디에이치자이개포 / 사진=한경DB
디에이치자이개포 / 사진=한경DB
"다들 줍줍은 선당후곰(먼저 당첨된 이후에 고민하라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제 조건으로 디에이치 자이 개포 청약 도전할 수 있을까요?"(부동산 커뮤니티 게시글에서)

서울 강남에서 당첨만 되면 15억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역대급 '줍줍'(무순위 청약)이 시작됐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8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자이 개포' 미계약분 5가구가 최초 분양가로 풀린다. 전문가들은 당첨되면 시세 차익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청약 가점에 상관없이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아 최소 20만명의 청약자들이 몰릴 것으로 봤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 ‘줍줍’ 스타트

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디에이치 자이 개포는 이날부터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당첨자는 18일 발표된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이른바 '줍줍'이라고 불리는 무순위 청약은 본 청약이 끝난 후 부적격 당첨 등으로 계약이 취소되거나 해지된 물량을 다시 공급하는 제도다.

이번 무순위 청약은 모집 공고일 기준 서울 거주 무주택 가구 구성원(만 19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하다.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추첨으로 당첨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청약 가점이 낮은 사람도 당첨을 기대할 수 있다.

총 5가구가 공급된다. 전용 84㎡ 1가구, 전용 118㎡ 4가구다. 분양가는 최초 공급 당시와 같이 전용 84㎡의 경우 14억1760만원, 전용 118㎡는 18억8780만원이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해 8월 30억3699만원에 거래됐다. 현 시세도 30억원 수준이다. 옵션 비용과 세금 등을 제외해도 분양가와 시세의 차이가 15억원에 달한다.
"무주택자 무조건 도전"…강남 '15억 로또' 역대급 줍줍 시작
의무 거주 기간이 없기 때문에 전세보증금을 끼고 잔금을 치르는 ‘갭투자’ 수요도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용 84㎡ 기준으로 분양가의 20%(약 2억80000만원)를 계약금으로 마련하면 된다. 나머지 80%는 10월29일까지다. 계약금만 마련하면 나머지는 전세자금을 메우면 된다. 다만 당첨 후 계약을 포기하면 향후 다른 아파트 청약에 10년 간 도전할 수 없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 ‘줍줍’ 소식에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도 관련 문의 글이 폭주하고 있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 청약 가능할까요?’ ‘계약금만 마련하면 추후에는 전세로 충당 가능한 거죠?’ ‘만약 당첨됐는데 전세 계약이 안 나가면 어떻게 하나요?’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줍줍의 열기는 인근 부동산 공인 중개업소에서도 확인된다. 강남구 일원동의 한 공인 중개 관계자는 “최근 디에이치 자이 개포 무순위 청약과 관련된 문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시세의 절반 가격에 강남 아파트를 구할 수 있다고 하니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최소 20만명 몰리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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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무순위 청약을 두고 전문가들은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만~25만명의 청약자들이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1순위 통장을 대략 300만개 정도로 잡았을 때 이번 청약은 같은 가구에서 1명만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 약 6분의 1 수준인 50만개로 줄어든다"며 "관심이 없거나 정보를 모르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20만~25만개의 통장이 몰릴 것"이라고 했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는 2018년 상반기 진행했던 분양 당시에도 주변 시세보다 3억~4억원가량 저렴해 '로또'로 통했다. 당시 당첨자 가점은 개포지구에서 나온 신규 분양 단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평균 가점 65.9점을 기록했다. 분양 후 집값이 꾸준히 오르면서 무순위 물량은 더 큰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무주택자들은 이번 청약에 도전할 가치가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분양가 상한제 이후로 서울에서는 분양 물량이 씨가 마른 상황"이라며 "실수요자들은 전용 84㎡를 기준 분양가 8억~9억원을 원하는데, 분양가 대비 40%의 현금이 있어야 청약을 도전해볼 만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디에이치 자이 개포의 경우 3억원가량의 계약금만 준비하면 된다는 점에서 분명히 매력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주택자들은 무조건 청약을 넣어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