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강남권 뉴타운인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공공재개발을 추진 중인 거여3구역(거여새마을) 일대. /이혜인 기자
유일한 강남권 뉴타운인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공공재개발을 추진 중인 거여3구역(거여새마을) 일대. /이혜인 기자
서울 강남권의 유일한 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인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 개발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장기간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던 마천1·3·4구역도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개발 후 1만여 가구가 들어서는 거여·마천뉴타운은 인근 위례신도시(5만 가구)와 더불어 동남권 신흥 주거 타운으로 탈바꿈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마천4구역, 다음달 시공사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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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처음 개발이 추진된 거여·마천뉴타운은 거여동 3개 구역, 마천동 5개 구역 등 총 8개 구역으로 이뤄져 있다. 서울지하철 5호선이 지구 한가운데를 가로지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년간 개발에 난항을 겪었다. 2017년 거여2-2구역을 재개발한 ‘e편한세상 송파파크센트럴’(1199가구·2020년 6월 준공)이 처음 분양하며 사업이 재개됐다. 거여2-1구역에 들어서는 ‘송파시그니처 롯데캐슬’(1945가구)도 내년 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마천동에서도 개발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마천4구역이다. 지난 4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데 이어 내달 초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제안한 현대건설이 수주를 따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 구역은 지하 3층~지상 최고 33층, 10개 동, 1383가구로 탈바꿈한다. 준공은 2027년 예정이다. 마천동 P공인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조합원 매물을 찾는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실거주를 원하는 조합원이 많아 매물은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마천1·3구역도 개발이 순조롭다. 뉴타운 사업 지구에서 해제될 뻔한 마천3구역은 작년 6월 조합설립 인가를 받고 건축 심의를 준비 중이다. 마천4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내년 말까지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 구역 내 대지 지분 28㎡ 다세대주택은 호가가 10억원에 이른다. 올초보다 1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거여·마천뉴타운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마천1구역도 조합 설립을 위해 주민 동의를 얻고 있다.

‘호수(가구 수) 밀도’ 기준이 충족되지 않아 존치구역으로 지정됐던 마천2구역은 정비구역 재지정을 추진 중이다. 마천2구역 재개발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서울시가 뉴타운 호수 밀도 기준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조만간 재개발 사업이 다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근 위례신도시와 복합도시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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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주거지 개발이 속속 가시화하면서 인근 신축 아파트값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 1월 입주하는 송파시그니처 롯데캐슬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현재 16억5000만~16억8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올초 실거래가(12억4000만원)보다 4억원 넘게 올랐다. 지난 2월 신고가인 13억5000만원에 팔린 e편한세상 송파파크센트럴 전용 59㎡ 호가도 14억7000만~15억원까지 뛴 상태다.

존치구역인 거여3구역(거여새마을)은 지난 3월 공공 재개발 사업 후보지로 선정됐다. 하지만 주민 간 의견이 갈리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 주민은 지난 5월 사업자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제시한 용적률이 기대보다 낮다며 반발하고 있다. 거여3구역 재개발 준비위 관계자는 “맞은편 e편한세상 송파파크센트럴의 용적률이 278%였기 때문에 공공 재개발 인센티브를 적용받으면 300%는 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 사이에선 마천동처럼 민간 재개발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거여·마천뉴타운 개발이 완료되면 인근 위례신도시와 함께 복합도시를 형성해 인기 주거지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하철 5호선 마천역~8호선 복정역~위례신사선 신설역을 잇는 성내선 트램이 2023년 준공되면 강남 등으로 이동하기 훨씬 쉬워지기 때문이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