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도심항공교통(UAM) 예상도.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의 도심항공교통(UAM) 예상도. 사진=현대자동차
'드론택시', '플라잉카'로 유명한 도심항공교통(UAM)이 미래 교통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관련 기술도 국내외에서 빠르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2023년이면 해외 선진국에서 드론택시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우리나라도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한화그룹, SK텔레콤·KT·유플러스 등 통신3사까지도 UAM 개발사 인수 또는 개발협력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바로 며칠 전 SK텔레콤은 UAM으로 세계 최장 비행기록을 보유한 미국 '조비 에비에이션'과 미래형 UAM 활용방법인 '메타 커넥티비티(Meta Connectivity)' 구현을 위한 협력을 하기로 했습니다.

UAM은 우리의 주거 방식을 빠르게 바꿔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드론택시를 타면 여의도에서 수서역까지 자율주행으로 5분 만에 날아간다고 합니다. 백화점이나 쇼핑몰, 병원 등의 옥상에 드론 정류장도 배치되겠죠.

이러한 내용은 이미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9월에 발표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운용개념서 1.0'에 담겨있습니다. 국내는 관련법규가 어느정도 완성되는 2025년부터 인천공항에서 김포공항, 여의도, 잠실까지 드론택시 운행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지난해 인천시 중구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도심항공교통(UAM) 비행 시연 행사’에서 멀티콥터형 2인승 드론택시 '볼로콥터'가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해 인천시 중구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도심항공교통(UAM) 비행 시연 행사’에서 멀티콥터형 2인승 드론택시 '볼로콥터'가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해외에서는 드론택시가 상용화 수준에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의료용과 소방용으로 이미 상용화됐고 두바이와 싱가포르에서도 조만간 플라잉카로 만나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올해 1월에는 슬로바키아에서 비행 안전 테스트를 통과, 비행면허증만 있으면 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1년 이내에 유럽비행안전국(EASA)의 추가 승인을 받아 유럽 전체에서 상용화된다고 하네요.

이런 변화가 국내 부동산 시장, 특히 집값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지금 전세계에서 개발되는 속도를 볼 때 2030년이면 자가용을 타듯이 드론택시를 타고 다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자율주행모드로 운행하기에 누구나 쉽게 스마트폰으로 예약·탑승 등을 할 것 같습니다. 도심에 대규모 드론택시 정류장인 버티포트도 만들어지겠죠.

그렇게 되면 은퇴하신 분들이 강남에서 비싼 종합부동산세를 내며 살 이유가 없어질 겁니다. 여의도에서 수서역까지 5분이 걸린다면 가평, 양평 등지에서 강남까지도 10분이면 날아갈테니까요. 교통 문제가 해결되면 공기 좋고 물 좋은 산간지역이나 도서지역이 최고의 주택지로 부상하지 않을까요?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 인천, 광주, 대구, 대전 등의 상황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요즘은 5G를 활용한 스마트홈으로 주택을 건설하니 산이나 강, 해변가에 있어도 재택근무, 재택교육, 온라인 쇼핑 등이 모두 간단하게 해결됩니다. 드론택배는 더 빨리 정착될 전망이기에 산간지역이나 도서지역도 빠른 배송이 가능해지겠죠.

그러면 도심내 대규모 아파트 수요는 직주근접을 위한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될 것이고, 집값이 오를 이유도 덜어질 것입니다. 코딩이나 IT, 메타버스, 인공지능, 로봇 등 미래산업이 빠르게 발전되면 국영수 위주의 교육도 크게 바뀌겠죠. 교통 때문에 도심으로 몰리던 상황이 UAM 하나로 바뀔 수 있는 겁니다. 국내도 미국의 교외 단독주택 단지형태로 변화하지 않을까 점쳐봅니다.
SK텔레콤의 도심항공교통(UAM) 이·착륙 플랫폼인 버티포트 상상도.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의 도심항공교통(UAM) 이·착륙 플랫폼인 버티포트 상상도. 사진=SK텔레콤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 속에서나 보던 자율주행 자동차도 테슬라가 자율주행 모드를 옵션으로 판매하며 현실로 다가왔으니 말입니다. 결국 UAM과 같은 미래기술이 발전하면 도시개발 정책도 이런 새로운 교통혁명을 반영해 바뀌어야 합니다.

도시계획을 시대의 흐름에 맞게 바꾸지 않아 문제가 된 대표적인 경우가 신도시의 상업용지들입니다.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190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음식 배달도 4년 만에 9배가 늘었다고 합니다.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며 필요 없어진 상업용지는 팔리지 않았고, 결국 지자체들은 그 자리에 상가가 아닌 생활형 숙박시설이 올라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도시계획에도 변화가 반영되어야 하는 시점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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