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잔금대출도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이 되면서 대출을 받지 못해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한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4명 "잔금대출 안돼 미입주"
주택산업연구원은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인 주택건설업체 500여 곳을 대상으로 전국 아파트 미입주 사유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8.6%가 ‘잔금대출 미확보’를 꼽았다고 17일 밝혔다.

잔금대출 미확보를 응답한 비율이 처음 40%를 넘었던 지난해 12월(40.7%)보다는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한 10가구 가운데 4가구는 잔금대출을 받지 못한 것을 이유로 꼽았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 요건을 크게 강화했다. 올해부터 잔금대출도 개인별 DSR 산정에 포함돼 대출 한도가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대출을 받지 못해 입주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잔금대출 미확보 다음으로는 △‘기존주택 매각 지연’(33.3%) △‘세입자 미확보’(17.5%) △‘분양권 매도 지연’(3.5%) 등을 미입주 이유로 들었다.

전국적으로 입주 경기도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전국 입주경기실사지수(HOSI) 이달 전망치는 76.9, 지난달 실적치는 77.3으로 전달 대비 각각 5.7포인트, 4.0포인트 하락했다. HOSI는 공급자 입장에서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입주 중인 아파트 단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100 이상이면 입주 여건이 ‘양호’, 100 미만이면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

지역별로는 충남(93.3), 전남(86.6), 전북(84.6), 대전(83.3), 서울(80.5) 등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70선을 기록했다. 경남(66.6)과 대구(56.0)는 70선에 미치지 못하는 전망치를 보였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