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최상위 공간계획…사회여건 반영, 도시계획 유연성 강화
용도지역제→비욘드 조닝 전면개편, 35층 높이 규제 삭제
지상철도 단계적 지하화, 3도심(서울도심,여의도,강남) 기능 고도화
서울시가 이같은 내용이 담긴 디지털 대전환시대 미래공간전략을 담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가 추진할 각종 도시계획의 지침이 되는 최상위 공간계획이자 '국토계획법'에 따른 법정계획으로 향후 20년 서울이 지향하는 도시공간의 미래상을 담은 장기계획이다. 1990년 최초로 법정 도시기본계획이 수립된 이후 다섯 번째로 마련하는 것으로 국토계획법상 5년마다 재정비해야 한다. 이번 계획은 2014년에 수립된 '2030 서울플랜'을 대체한다.
서울시는 이번계획에서 기존의 경직적‧일률적 도시계획 규제에서 탈피하고 다양한 미래의 도시모습을 담을 수 있는 유연한 도시계획 체계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뒀다. 시민들의 일상생활공간 단위에 주목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크게 6대 공간계획으로 구분해 ▲‘보행 일상권’ 도입 ▲수변 중심 공간 재편 ▲중심지 기능 강화로 도시경쟁력 강화 ▲다양한 도시모습, 도시계획 대전환 ▲지상철도 지하화 ▲미래교통 인프라 확충 등의 내용을 담았다.
도시를 주거와 공업, 산업, 녹지로 구분하는 ‘용도지역제’는 새로운 도시계획 패러다임인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으로 전면 개편에 나선다. 용도 도입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복합적인 기능 배치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도시계획체계다. 이와 함께 일률적이고 절대적인 수치기준으로 작용했던 ‘35층 높이기준’도 삭제해 보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건축이 가능한 스카이라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다. 다만 35층 높이 기준이 없어진다고 해도 건물의 용적률이 상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동일한 밀도(연면적‧용적률)에서 높고 낮은 건물들이 조화롭게 배치될 수 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주거‧업무 등 공간경계가 사라지는 디지털 대전환시대를 맞아 ‘보행 일상권’ 개념을 새롭게 도입했다. 주거 용도 위주의 일상공간을 전면 개편해 서울 전역을 도보 30분 범위 내에서 주거‧일자리‧여가를 모두 누리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서울 전역에 고르게 분포돼있는 61개 하천을 통해 시민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생활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안양천‧중랑천‧홍제천‧탄천 등 4대 지천은 특화거점을 찾아 명소화하고 접근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성장이 둔화된 3도심(서울도심‧여의도‧강남)은 기능을 고도화하여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높인다. 서울도심의 경우 보존 중심의 규제, 정비사업 제한으로 떨어진 활력을 되살리기 위해 정책방향을 재정립하고, 남북 4대 축(광화문~시청 ‘국가중심축’, 인사동~명동 ‘역사문화관광축’, 세운지구 ‘남북녹지축’, DDP ‘복합문화축’)과 동서 방향의 ‘글로벌산업축’의 ‘4+1축’을 중심으로 서울도심 전체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지상철도는 지하화해 신 도심활력을 이끄는 새로운 공간으로 전환한다. 자율주행 등 새로운 미래교통 인프라를 도시계획적으로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전역에 ‘모빌리티 허브’를 구축하고 서로 연계해 입체적인 교통도시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대한 공청회, 국토교통부 등 관련 기관·부서 협의, 시의회 의견청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각계각층 의견을 청취하고, 연말까지 최종 계획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향후 20년 서울시정의 이정표 역할을 할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는 비대면·디지털전환 및 초개인·초연결화 등 다양한 사회적 변화와 요구를 수용하고, 미래지향적인 고민을 충분히 담아냈다"며 "차질 없이 실행해 서울시민의 삶의 질과 도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