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안전진단 풀리나…목동·상계, 분당 등 1기 신도시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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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1호 부동산 규제완화' 가능성 높아
2018년 이후 '2차 통과' 4곳에 불과…줄줄이 탈락·보류
태릉우성·목동11 등 "구조안전성 비중 낮추면 통과 기대"
1기 신도시 5만가구 30년 지나…분당 첫 준비위 결성
2018년 이후 '2차 통과' 4곳에 불과…줄줄이 탈락·보류
태릉우성·목동11 등 "구조안전성 비중 낮추면 통과 기대"
1기 신도시 5만가구 30년 지나…분당 첫 준비위 결성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9일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서울 노원구 상계동, 양천구 목동 등 노후 아파트 단지 밀집 지역에서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윤 당선인은 선거 기간 안전진단,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어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재건축 초기 단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돼 온 안전진단 기준 완화는 국토교통부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해 오는 5월 새 정부 출범 후 가장 먼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과거 안전진단에서 탈락했거나 일정을 보류했던 단지들이 속속 안전진단을 재추진하고 있다.
안전진단은 △구조 안전성 △주거 환경 △건축 마감 및 설계 노후도 △비용편익 등 네 가지 항목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현 정부는 2018년 주거 환경 비중을 종전 40%에서 15%로 낮추고 구조 안전성 비중은 20%에서 50%로 높였다. 주차 공간 부족 등 이유로 살기 불편하더라도 구조적으로 문제없으면 재건축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실제 구조 안전성 비율이 높아진 이후 서울에서 2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는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 등 네 곳에 불과하다.
작년 3월 정밀안전진단에서 최종 탈락한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1단지’도 안전진단 기준이 바뀌는 대로 안전진단을 다시 신청할 예정이다. 목동신시가지11단지 재건축 추진 준비위 관계자는 “윤 당선인과 오세훈 서울시장 둘 다 재건축에 우호적이어서 재건축 추진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하려면 2억원가량의 비용을 또다시 주민들에게 걷어야 해 부담”이라고 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 역시 안전진단 기준 개정이 확정되면 작년 한 차례 연기했던 2차 정밀안전진단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상계주공6단지 측은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구조 안전성 비중만 낮아지면 안전진단 통과가 거의 확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노원구에선 이번 대선을 전후해 재건축을 처음 추진하려는 단지도 늘고 있다. 노원구 관계자는 “상계동 ‘임광’ ‘한신1차’, 중계동 ‘경남롯데상아’ 등이 최근 예비 안전진단 관련 문의를 해왔다”고 했다.
분당에선 서현동 ‘시범한양’과 ‘시범우성’, ‘삼성·한신’, ‘시범현대’가 작년 10월 1기 신도시 중 처음으로 재건축 추진 준비위를 공동 결성했다. 준비위 관계자는 “안전진단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 재건축 사업의 활로가 될 것”이라며 “올해 분당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가 정비 예정 구역으로 지정되면 안전진단을 비롯한 본격적인 재건축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는 윤 당선인의 공약 사항인 ‘준공 30년 차 이상 단지의 안전진단 면제’ 이행 여부를 일단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이다. 2020년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고배를 마신 신정동 ‘목동신시가지9단지’ 재건축 추진 준비위 측은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구조 안전성 비중이 30%로 줄어든다 해도 안전진단을 통과하리란 보장이 없다”며 “안전진단 면제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안전진단 평가 항목 개정과 달리 안전진단 면제는 법 개정 사안이어서 시행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국회 과반인 172석의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면 정책을 추진할 방법이 없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 역시 마찬가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초과이익환수제 등 현 정부가 만들어 놓은 법적 규제를 바꾸기가 쉽지 않아 재건축 사업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하헌형/이혜인 기자 hhh@hankyung.com
특히 재건축 초기 단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돼 온 안전진단 기준 완화는 국토교통부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해 오는 5월 새 정부 출범 후 가장 먼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과거 안전진단에서 탈락했거나 일정을 보류했던 단지들이 속속 안전진단을 재추진하고 있다.
법 개정 없이 시행령만 바꾸면 가능
노원구 공릉동 ‘태릉우성’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14일 “윤 당선인 인수위원회에서 안전진단 기준 완화 방침이 확실해지면 정밀안전진단에 재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85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작년 7월 2차 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 결과 60.07점(법정 기준 55.00점 이하)을 받아 재건축 추진이 좌절됐다. 윤 당선인 공약대로 안전진단 항목 중 ‘구조 안전성’ 비중이 현행 50%에서 30%로 낮아지는 대신 ‘주거 환경’ 비중이 15%에서 30%로 높아지면 정밀안전진단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준비위 측 설명이다.안전진단은 △구조 안전성 △주거 환경 △건축 마감 및 설계 노후도 △비용편익 등 네 가지 항목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현 정부는 2018년 주거 환경 비중을 종전 40%에서 15%로 낮추고 구조 안전성 비중은 20%에서 50%로 높였다. 주차 공간 부족 등 이유로 살기 불편하더라도 구조적으로 문제없으면 재건축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실제 구조 안전성 비율이 높아진 이후 서울에서 2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는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 등 네 곳에 불과하다.
작년 3월 정밀안전진단에서 최종 탈락한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1단지’도 안전진단 기준이 바뀌는 대로 안전진단을 다시 신청할 예정이다. 목동신시가지11단지 재건축 추진 준비위 관계자는 “윤 당선인과 오세훈 서울시장 둘 다 재건축에 우호적이어서 재건축 추진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하려면 2억원가량의 비용을 또다시 주민들에게 걷어야 해 부담”이라고 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 역시 안전진단 기준 개정이 확정되면 작년 한 차례 연기했던 2차 정밀안전진단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상계주공6단지 측은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구조 안전성 비중만 낮아지면 안전진단 통과가 거의 확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노원구에선 이번 대선을 전후해 재건축을 처음 추진하려는 단지도 늘고 있다. 노원구 관계자는 “상계동 ‘임광’ ‘한신1차’, 중계동 ‘경남롯데상아’ 등이 최근 예비 안전진단 관련 문의를 해왔다”고 했다.
분당 등 1기 신도시도 탄력받을 듯
경기 성남시 분당과 고양시 일산 등 입주한 지 30년을 넘긴 수도권 1기 신도시도 재건축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아파트 27만9314가구 중 5만1616가구(18.5%)가 준공 후 30년이 지났다. 양천구(3만2148가구)나 도봉구(3만2804가구)보다 많다. 윤 당선인은 공약에서 △정비사업 인·허가 절차 간소화 △안전진단 기준 및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 △용도지역 종상향을 통한 용적률 상향 등을 담은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촉진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분당에선 서현동 ‘시범한양’과 ‘시범우성’, ‘삼성·한신’, ‘시범현대’가 작년 10월 1기 신도시 중 처음으로 재건축 추진 준비위를 공동 결성했다. 준비위 관계자는 “안전진단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 재건축 사업의 활로가 될 것”이라며 “올해 분당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가 정비 예정 구역으로 지정되면 안전진단을 비롯한 본격적인 재건축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는 윤 당선인의 공약 사항인 ‘준공 30년 차 이상 단지의 안전진단 면제’ 이행 여부를 일단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이다. 2020년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고배를 마신 신정동 ‘목동신시가지9단지’ 재건축 추진 준비위 측은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구조 안전성 비중이 30%로 줄어든다 해도 안전진단을 통과하리란 보장이 없다”며 “안전진단 면제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안전진단 평가 항목 개정과 달리 안전진단 면제는 법 개정 사안이어서 시행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국회 과반인 172석의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면 정책을 추진할 방법이 없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 역시 마찬가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초과이익환수제 등 현 정부가 만들어 놓은 법적 규제를 바꾸기가 쉽지 않아 재건축 사업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하헌형/이혜인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