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약발 이젠 안 먹히네"…의왕·상록수, 억대씩 '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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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GTX-C 추가 정차 발표에 '꿈틀'했지만
높은 호가에 매수 끊기고 하락 거래만 체결
높은 호가에 매수 끊기고 하락 거래만 체결
"발표 이후에 집값이 반짝 오르는 듯하더니 매수 문의가 끊겼습니다. 공사가 시작되거나 눈에 보이는 변화가 있다면 몰라도 당장은 지금 상황이 이어질 것 같네요."-안산시 상록구 본오동의 한 공인중개사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추가 정차로 들썩이던 경기도 안산·군포·의왕 부동산 시장이 다시 얼어붙었다. 지난 2월 GTX-C노선 추가 정차 발표 이후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며 매수자들의 관심이 빠르게 식었다는 평가다.
정부는 2월 24일 GTX-C 노선에 왕십리·인덕원·의왕·상록수역 등 4개 역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 'GTX 추진현황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상록수역에서 가장 가까운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월드아파트'는 이날 전용 38㎡가 4억5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신고가를 썼다. 이 평형의 직전 거래가는 3억8000만원이었다.
다만 이날 체결된 2건의 거래 이후로 매수자 발길은 끊긴 상태다. 본오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발표 당일 문의가 늘고 신고가 체결이 이뤄지면서 집주인들도 덩달아 호가를 올렸다"며 "값이 오르는 듯했지만, 높아진 가격에 매수자들의 관심이 식었다"고 말했다. 그는 "GTX-C 개통은 한참 뒤의 일이니 새 정부에서 상황을 좀 지켜보겠다는 반응이 많다"고 덧붙였다. 인근에서는 2억원이 하락한 거래도 발생했다. 건건동 '건건e-편한세상' 전용 84㎡는 지난 9일 5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7억6000만원에 비해 2억3000만원 떨어졌다. 이 단지는 2020년까지 3억원 내외에서 거래되다 지난해 GTX-C 상록수역 추진 소식이 전해지며 급등해 매매가 6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8월 안산·군포·의왕 3기 신도시가 발표되며 재차 급등해 11월 신고가를 기록했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는 "해당 거래는 정상 거래"라면서도 "1층인데다 세금 때문에 당일 잔금을 치러야 하는 급매물이어서 다소 낮은 가격에 체결됐다"고 설명했다. 통상 1층 매물은 로열층에 비해 15% 저렴한 편이다. 다른 공인중개사는 "GTX-C 상록수역이나 3기 신도시 등 호재는 많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한 이야기"라며 "호재가 쏟아질 때는 전용 84㎡ 호가가 10억원을 넘겼지만, 거래가 끊기며 다시 7억원까지 내려왔다. 다른 평형 가격도 하락세"라고 설명했다.
상록수역과 함께 추가 정차가 발표된 인덕원역과 의왕역 인근 상황도 다르지 않다. 인덕원역에서 가장 가까운 단지인 '인덕원마을삼성' 전용 59㎡는 지난달 10일 7억9500만원에 매매됐다. 1층 매물이었기에 다소 저렴했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직전 거래가인 10억5000만원과의 차이가 작지 않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7월 13억3000만원에 매매된 이후 거래가 없는 상태다. 의왕역 서쪽 군포시 부곡동 인근 단지들은 올해 들어 거래가 1건도 없다. 역 동쪽 의왕시 삼동의 경우에도 3건의 매매가 이뤄진 '파크푸르지오'를 제외하면 사실상 거래가 없는 상태다. 그나마도 전용 84㎡ A는 1월 7억7500만원에 팔려 직전 거래인 10억5000만원에서 2억7500만원 내렸고 전용 84㎡ B도 2월 8억4500만원에 손바뀜되며 직전 거래 9억5000만원에서 1억500만원 하락했다.
이들 지역의 정체된 모습은 통계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안산 상록구는 2월 마지막 주 0.16% 상승한 이후 지난달 0.06% 오르는 데 그쳤다. 군포는 올해 들어 0.22% 하락했고, 의왕은 지난해 12월 셋째 주부터 15주 동안 하락과 보합을 반복하는 상황이다.
삼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GTX 호재가 나올 당시 인근 대단지 전용 84㎡ 호가가 13억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매수자들 사이에서는 그 가격에 평촌이나 인덕원에 간다는 반응이 나왔다"며 "매수세가 끊겨 호가도 9억원까지 내려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