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 집값이 주춤한 가운데 그동안 소외지로 꼽히던 강원에서 신고가 행진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동해안의 속초와 강릉 지역 신축 단지가 강세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속초 동명동에 짓는 ‘속초디오션자이’ 펜트하우스(전용 131㎡) 분양권은 지난 2월 최고가인 17억4008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5월 거래가(16억9008만원)보다 5000만원 올랐다.

속초 교동 ‘속초교동시티프라디움’ 전용 84㎡는 지난달 신고가인 5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가인 3억5300만원보다 1억6000여만원 오른 가격이다. 강릉 송정동 ‘강릉아이파크’ 전용 75㎡도 지난달 신고가인 5억2000만원에 팔렸다. 기존 실거래가(4억7800만원)보다 4000여만원 올랐다.

신축 단지들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속초 조양동의 ‘속초2차아이파크’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달 최고가인 4억7857만원에 거래됐다. 강릉 교동의 ‘강릉롯데캐슬시그니처’ 전용 114㎡ 분양권도 지난달 6억5034만원에 매매돼 최고가를 경신했다. 속초 G공인 관계자는 “주로 세컨드하우스를 찾는 외지인이 대부분”이라며 “거래량이 많진 않지만 거래되면 신고가”라고 말했다.

춘천, 원주 등 수도권과 가까운 내륙과 달리 강릉, 속초 등은 생활패턴 변화가 매수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수도권 지역이 비싸서 눈을 돌리는 투자 수요도 있지만 해변 지역은 자산가들이 세컨드하우스를 찾는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 지역엔 마땅한 호재가 없고 단기간에 큰 폭으로 집값이 오른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속초 G공인 관계자는 “구축 아파트도 몇 천만원씩 올라 현지인은 매수를 꺼리고 있다”며 “한동안 거래가 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