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치닫는 청약시장…홍남기 "하향 안정세, 임대차법 긍정적"[식후땡 부동산]
수도권 청약시장에서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심화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위치했지만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에 본 청약은 물론 무순위 청약에서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단지가 있는가 하면,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단지는 수백 대 1의 경쟁률도 기록했습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시공사업단과 조합의 갈등으로 중단 위기에 내몰렸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마지막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으로 연결하지 못해 송구하다"면서도 "시장 안정화 흐름을 조성했다"고 자평했습니다. 오늘도 부동산 관련 뉴스 전해드립니다.

◆서울은 미달, 검단은 흥행…수도권 청약도 '옥석 가리기'

서울에서 무순위 청약 미달이 발생하는가 하면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청약에서는 높은 경쟁률이 나타났습니다. 지난 12일까지 1순위 청약을 받은 △힐스테이트 검단 웰카운티는 80.12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일부 주택형에서 세 자릿수 경쟁률도 나왔습니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해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결과입니다.

반면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와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송도 럭스오션SK뷰'는 무순위 청약에서 미달이 발생했습니다. 이들 단지는 주변 시세보다 비싸거나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습니다. 분양업계에서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청약 대기자들이 가격과 입지, 브랜드를 더 깐깐하게 따지기 시작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임대차법에 빨라진 '전세의 월세화'…가격도 '급등'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2018년 28.6%였던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지난해 37.6%까지 확대됐습니다. 업계에서는 올해 월세 비중이 4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된 전세 매물이 반전세 개념의 월세 물량으로 돌아서고, 희소해진 전세의 가격이 오르며 월세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 월세는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은 2019년 1월 109만6000원이었던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 지난해 7월 121만4000원까지 오른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1년에 2만원 수준으로 오르던 것이 임대차법 시행 이후 1년 사이 10만원 가까이 급등한 것입니다.

◆'공사중단' VS '계약 해지'…표류하는 둔촌주공 재건축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시공사업단이 오는 15일부터 공사 현장에서 모든 장비와 인력을 철수하고 공사를 중단할 예정입니다. 유치권도 행사한다는 방침입니다. 1만2032가구 규모로 진행되는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현재 공정률은 52%입니다. 절반 넘게 진행된 대단지 아파트 재건축 공사가 멈춰서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는 셈입니다.

조합은 이에 맞서 대의원회를 열고 '시공사업단 조건부 계약 해지 안건의 총회상정안'을 가결했습니다. 시공사업단이 10일 이상 공사를 중단하면 총회를 열어 계약 해지 안건을 상정한다는 방침입니다. 시공사업단과 조합의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4786가구 규모로 예정됐던 일반분양도 무기한 연기가 불가피해졌습니다.

◆"시장 안정화 흐름 조성"…자화자찬으로 회의 끝낸 文 정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지막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부동산 시장 안정으로 연결하지 못해 송구하다"면서도 "시장 안정화 흐름을 조성했다"고 자평했습니다. 임기 내 시장 안정이라는 결과를 낳진 못했지만, 그 흐름은 만들었다는 의미입니다. 임대차 3법에 대해서도 "긍정적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규제로 수요가 서울 핵심지로 몰리는 '똘똘한 한 채'의 영향이 계속되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급격하게 올랐다고 지적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시작된 2017년 5월 서울 중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억326만원이었지만 올해 3월에는 16억1059만원으로 급등했습니다. 이 기간 6개 지방 광역시 중형 아파트와의 평균 매매가 격차도 4억6718만원에서 10억618만원으로 확대됐습니다.

식후땡 부동산은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서 '오디오'로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