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 10명 중 7명꼴로 새 정부 출범 첫해인 올해 아파트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세 가격도 오름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10일 한국경제신문이 77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참여자의 29.9%가 올해 아파트값이 ‘3~5%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8.6%는 1~3% 상승을 점쳤지만 10.4%는 5% 이상 상승을 예상했다.

이 같은 집값 상승 전망엔 실수요자·투자자들의 심리적인 요인과 국내외 시장 상황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다. 우선 부동산 규제 완화를 내건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집값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기대 심리 확산에도 단기적으로 주택 공급 물량이 충족되는 건 쉽지 않기 때문에 결국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또 물가 상승률이 가팔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멘트·철근 등 원자재 가격 급등은 신규 아파트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의견도 많았다.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높아지면 주변 시세까지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공사 원가 상승은 직접적으로 아파트 분양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정비사업 활성화는 지역 가치 개선으로 필연적으로 가격 상승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 정부 출범 첫해에 아파트 전세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84.5%에 달했다. 임대차3법에 대해선 59.7%가 ‘단기적으론 시장 불안 요인을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철폐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오동훈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오는 8월이면 개정 임대차법이 도입 2년을 맞는데, 이에 맞춰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돼 임대인들이 전세 가격을 높이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집값 상승 전망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내 집 마련 시점에 대해선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28.6%)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은정/이혜인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