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 갤러리아백화점
도시-자연 경계 '큰 바위 콘셉트'
정육면체 외관 유리물결 휘감아

신도시 한가운데 큰 퇴적암이?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신도시에 자리한 이 건물은 지하 1층~지상 12층, 연면적 15만㎡(영업면적 7만3000㎡) 규모의 백화점이다. OMA건축사사무소와 간삼건축사사무소가 공동 설계해 2020년 3월 문을 열었다.
“백화점업계는 온라인 매장과 전쟁 중이에요. 생존을 위해서는 기존 백화점과 180도 다른 획기적인 전략이 필요했죠. 쇼핑이 아닌, 커피 한 잔 하러 오는 공간. 매력적이지 않겠어요?”
그렇게 생각해낸 게 ‘빛’이다. 갤러리아 광교는 국내 백화점 최초로 모든 층에 빛이 들어오는 파격을 선보였다. 이전까지 백화점엔 창문이 없었다. 시계도 없었다. 쇼핑객들이 건물 밖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아야 더 많은 시간 실내에 머물며 쇼핑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전적인 백화점의 마케팅 방법은 건축가들의 손에서 뒤집혔다. 더 오래 붙잡기 위해 과감하게 빛을 활용했다.
“물건을 사러 오는 곳이 아니라 ‘머물고 싶은 공간’이 돼야 했어요. 주변 호숫가와 멋진 건물들이 있어 ‘호수뷰’와 ‘시티뷰’를 동시에 누릴 수 있도록 해야겠다 싶었죠.”

이 루프가 감싸고 있는 외벽은 퇴적암 문양에서 착안했다. 건물 자체의 콘셉트는 ‘도시와 자연의 경계에 있는 큰 바위’. 실제로 손바닥만 한 퇴적암을 확대한 문양을 패턴화해 14가지 종류의 화강석과 12만5000장의 석재로 구현했다. 당초에는 트래버틴 대리석(구멍이 많이 뚫린 자재)으로 외벽 시공을 하려다 산성비가 많이 오는 우리나라 기후 특성을 고려해 단단한 화강석으로 대체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모두의 쉼터’로 자리잡다

“내부를 수직으로 오르내리는 이동의 순간에도 층에 따라 달라지는 개성 넘치는 독특한 공간 디자인을 통해 시각적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했어요.”
설치 미술품도 눈을 사로잡는다. 1층 정문에서는 수백 개의 빛으로 구현된 오로라 조형물이 사람들을 맞이한다. 출입구 천장에 자리한 오로라 작품은 부드러운 곡선 형태로 이어진 수백 개의 원기둥과 그 속의 LED 모듈을 이용해 연출했다.
갤러리아 광교에는 지난 2년간 연령대와 성별 관계없이 많은 이들이 머물다 갔다. 반경 7㎞ 이내 수원, 용인뿐만 아니라 화성, 오산, 성남, 평택 등 원거리 거주자들도 자주 찾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LG시그니처 키친스위트 매장 등 가구 특화 매장은 ‘혼수의 성지’로 자리 잡았고, 세계에서 가장 큰 삼성 프리미엄 스토어는 지난해 전국 매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