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오른쪽)이 지난달 24일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와 사업 협력 체결식을 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현대건설 제공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오른쪽)이 지난달 24일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와 사업 협력 체결식을 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이 원자력발전 설계부터 시공, 해체, 사용 후 핵연료 처리까지 모든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원전 토털 솔루션’ 업체로의 변신을 꾀한다.

14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윤영준 대표는 최근 임직원에게 발송한 창립 75주년 기념 메시지를 통해 “국내외 최고의 원전사업 선진사들과 협력해 총체적인 원자력 밸류 체인을 구축하고 있다”며 “글로벌 1위 ‘원전 토털 솔루션 공급자’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대형 원전 건설 시공 능력에선 글로벌 톱 수준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 1978년 고리 1호를 시작으로 한국형 대형 원전 34기 중 22기를 시공했다. 2010년 UAE 바라카 원전(1~4호기)을 수주하며 한국형 원전의 해외 첫 수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단순 원전 시공만으로는 수익성을 높이기 어려운 만큼 수년 전부터 원전을 미래 사업으로 키우기 위한 핵심 기술 확보에 나섰다. 소형모듈원전(SMR), 원전 해체,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등 원전 전후방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지난달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와의 전략적 협약은 현대건설의 원자력 밸류 체인을 완성하는 핵심 협약이었다. 웨스팅하우스사는 1886년에 설립된 세계적인 미국 원자력 회사로, 전 세계 약 50% 이상의 원자력 발전소에 원자로와 엔지니어링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 협약을 통해 현대건설은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형 대형원전(AP1000모델) 사업의 세계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현대건설은 원전 사업의 블루오션인 SMR과 원전 해체 분야에서도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작년 말 미국 홀텍사와의 협약을 통해 SMR 공동 개발과 국내 기업 최초 미국 원전 해체 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개발 중인 SMR-160 모델은 160㎿급 경수로형 소형모듈원전으로 사막, 극지 등 지역 및 환경적 제한 없이 배치할 수 있는 범용 원전이다. 캐나다 원자력위원회(CNSC)의 원자로 설계 예비 인허가 1단계를 통과했고 미국 원자력위원회(USNRC)의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4월엔 홀텍사와 미국 인디안포인트 원전 해체 사업에 대한 협약을 맺고 사업 초기 단계부터 직접 참여하며 원전 해체 기술력을 쌓고 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