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아파트 가격 내려갈까 [김진수의 부동산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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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을 비롯한 부동산 시장 동향은 늘 관심입니다. 하반기가 시작된 지도 3일이 지났습니다. 하반기 아파트 매매와 전세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시장 전망에 앞서 최근 주택 시장을 둘러싼 전반적인 환경을 살펴보면 썩 좋지 않습니다. 원자재와 에너지값이 치솟고, 공사비가 뛰고 있습니다. 금리도 인상하는 분위기이고, 정부의 대출 규제는 여전히 팍팍하기만 합니다.
부동산 관련 기관들이 보통 6월 하순에 하반기 시장 전망을 합니다. 올해 부동산 전망을 내놓은 곳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처음입니다. 지난달 27일 '2022 하반기 건설 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는 연말까지의 주택 매매, 전·월세 시장 전망과 건설경기 동향을 내놨습니다. 요약하면 하반기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은 0.5%, 전국으로는 0.7%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상반기 수도권 주택매매시장은 통계상 보합(0.0%)을 보였습니다.
전셋값은 상반기 0.1% 오른 데 이어 하반기 2.5% 올라 연간 상승 폭이 2.6%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솔직히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변수가 너무 많아 정확히 예측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다만 연구기관이 개별 변수에 가중치를 두고 전망치를 냈으니 참고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하반기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어떤 게 있을까요.
주택 가격을 내리게 할 하방 요인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거시경제 환경이 불안정합니다.
기대인플레이션(미래 물가 상승률)이 높아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기준 금리를 두 번 인상해 현재 1.75%입니다. 오는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상 첫 ‘빅 스텝(0.5%포인트) 인상’에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0%까지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물가 안정을 위해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1800조원을 넘는 가계부채가 가파른 금리 인상에 부실화할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기준 금리를 인상하고 있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르는 추세입니다.
아파트의 절대적 가격 수준이 높습니다. 한 정보업체에 따르면 3.3㎡당 서울 아파트값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2041만원에서 2021년 5월 3806만원으로 4년간 86.5% 올랐다고 합니다. 문재인 정부 때 체감 아파트값은 두 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물가 상승률이나 임금 상승률을 고려할 때 시장 수요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셈입니다. 금리 인상과 금융 규제가 지속될 경우 현재 가격 수준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지방은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는 등 분양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연간 공급 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다만 지난달 30일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 지역 등 지방을 중심으로 규제지역을 일부 완화한 건 해당 지역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럼 아파트값이 상반기 조정을 거쳐 다시 상승할 요인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임대료 상승이 첫 번째입니다.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 및 월세 가격이 강보합세입니다. 2018년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4년간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30%가량 상승했습니다. 전세 선호 현상은 지속되겠지만 전세금 상승 부담이 커 월세·반전세 거래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임차인이 매매로 돌아설 수 있습니다. 수요 우세 지역인 서울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공급량이 적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서울의 입주 물량도 줄어듭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520가구로 지난해(3만2012가구)보다 약 35.9% 줄어든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시공 관련 비용도 덩달아 뛰고 있습니다. 공사비 급등이 아파트 공급(분양)을 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부담입니다. 물론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제도를 일부 개선한 건 그나마 다행입니다.
하반기에는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상반기와 달리 매물이 줄어 가격 상승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게 건산연의 분석입니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됩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서도 지난달 30일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2022년 2분기)를 통해 주택시장 전망을 했습니다. 상반기 주택시장은 새 정부 기대감과 세제 완화 조치 등에도 불구하고 수급 심리가 안정되면서 가격의 하향 안정세가 유지됐다고 분석했습니다. 하반기에도 주택시장 수급 심리와 가격 안정 추이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아파트 가격 순환변동에서 매매와 전셋값 모두 수축 국면이 유지되고 있어 향후 주택가격 안정세가 기대된다는 얘기입니다.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기조가 유지되고 금리상승 등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해 주택시장은 지속적으로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부동산 시장은 심리에 많이 좌우됩니다. 글로벌 경제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국내외 소비자가 위축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수를 염두에 두고 실수요자나 투자자가 움직이는 게 현명해 보입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시장 전망에 앞서 최근 주택 시장을 둘러싼 전반적인 환경을 살펴보면 썩 좋지 않습니다. 원자재와 에너지값이 치솟고, 공사비가 뛰고 있습니다. 금리도 인상하는 분위기이고, 정부의 대출 규제는 여전히 팍팍하기만 합니다.
부동산 관련 기관들이 보통 6월 하순에 하반기 시장 전망을 합니다. 올해 부동산 전망을 내놓은 곳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처음입니다. 지난달 27일 '2022 하반기 건설 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는 연말까지의 주택 매매, 전·월세 시장 전망과 건설경기 동향을 내놨습니다. 요약하면 하반기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은 0.5%, 전국으로는 0.7%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상반기 수도권 주택매매시장은 통계상 보합(0.0%)을 보였습니다.
전셋값은 상반기 0.1% 오른 데 이어 하반기 2.5% 올라 연간 상승 폭이 2.6%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솔직히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변수가 너무 많아 정확히 예측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다만 연구기관이 개별 변수에 가중치를 두고 전망치를 냈으니 참고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하반기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어떤 게 있을까요.
주택 가격을 내리게 할 하방 요인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거시경제 환경이 불안정합니다.
기대인플레이션(미래 물가 상승률)이 높아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기준 금리를 두 번 인상해 현재 1.75%입니다. 오는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상 첫 ‘빅 스텝(0.5%포인트) 인상’에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0%까지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물가 안정을 위해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1800조원을 넘는 가계부채가 가파른 금리 인상에 부실화할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기준 금리를 인상하고 있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르는 추세입니다.
아파트의 절대적 가격 수준이 높습니다. 한 정보업체에 따르면 3.3㎡당 서울 아파트값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2041만원에서 2021년 5월 3806만원으로 4년간 86.5% 올랐다고 합니다. 문재인 정부 때 체감 아파트값은 두 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물가 상승률이나 임금 상승률을 고려할 때 시장 수요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셈입니다. 금리 인상과 금융 규제가 지속될 경우 현재 가격 수준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지방은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는 등 분양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연간 공급 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다만 지난달 30일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 지역 등 지방을 중심으로 규제지역을 일부 완화한 건 해당 지역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럼 아파트값이 상반기 조정을 거쳐 다시 상승할 요인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임대료 상승이 첫 번째입니다.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 및 월세 가격이 강보합세입니다. 2018년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4년간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30%가량 상승했습니다. 전세 선호 현상은 지속되겠지만 전세금 상승 부담이 커 월세·반전세 거래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임차인이 매매로 돌아설 수 있습니다. 수요 우세 지역인 서울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공급량이 적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서울의 입주 물량도 줄어듭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520가구로 지난해(3만2012가구)보다 약 35.9% 줄어든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시공 관련 비용도 덩달아 뛰고 있습니다. 공사비 급등이 아파트 공급(분양)을 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부담입니다. 물론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제도를 일부 개선한 건 그나마 다행입니다.
하반기에는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상반기와 달리 매물이 줄어 가격 상승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게 건산연의 분석입니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됩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서도 지난달 30일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2022년 2분기)를 통해 주택시장 전망을 했습니다. 상반기 주택시장은 새 정부 기대감과 세제 완화 조치 등에도 불구하고 수급 심리가 안정되면서 가격의 하향 안정세가 유지됐다고 분석했습니다. 하반기에도 주택시장 수급 심리와 가격 안정 추이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아파트 가격 순환변동에서 매매와 전셋값 모두 수축 국면이 유지되고 있어 향후 주택가격 안정세가 기대된다는 얘기입니다.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기조가 유지되고 금리상승 등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해 주택시장은 지속적으로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부동산 시장은 심리에 많이 좌우됩니다. 글로벌 경제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국내외 소비자가 위축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수를 염두에 두고 실수요자나 투자자가 움직이는 게 현명해 보입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