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값이 10년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서울과 수도권, 지방 등 모든 지역에서 부동산 침체기였던 2012년 수준의 집값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서 이달 첫째주(5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7%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2년 5월 이후 10년4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집값 10년來 최대폭 하락…수도권·지방 구분없이 떨어져
수도권, 서울, 지방 등을 가리지 않고 모든 지역의 하락폭이 커졌다. 부동산원이 집계하는 전국 176개 시·군·구 가운데 154곳에서 가격이 떨어졌다. 수도권은 전주 -0.20%에서 -0.21%로 낙폭을 키웠다. 같은 기간 서울은 -0.13%에서 -0.15%로, 지방은 -0.11%에서 -0.13%로 내림세가 가팔라졌다. 지방 광역시(-0.18%→-0.20%), 8개 도(-0.05%→-0.07%), 세종(-0.41%→-0.44%)의 하락폭도 커졌다.

서울 아파트값은 0.15% 내려 15주 연속 하향곡선을 그렸다. 낙폭은 2012년 12월 24일(-0.15%) 이후 가장 컸다. 도봉구(-0.30%), 노원구(-0.30%), 서대문구(-0.25%) 등 서울 강북 지역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권도 서초구(-0.03%), 강남구(-0.09%), 송파구(-0.16%) 등 모든 지역의 낙폭이 커졌다. 특히 송파구에선 잠실동 대단지와 오금·문정동의 구축 및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가 속출하고 있다.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전용면적 84㎡는 신고가(21억원·작년 9월)보다 4억3000만원 떨어진 16억7000만원에 지난달 팔렸다.

인천(-0.29%), 경기(-0.22%) 등 수도권 지역의 약세도 지속되고 있다. 경기 화성(-0.39%)은 입주 물량이 몰린 동탄신도시에서, 양주(-0.38%)는 옥정신도시 인근 지역에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 광명(-0.39%), 오산(-0.37%) 등도 낙폭이 커졌고 공약 파기 논란 이후 실망 매물이 쏟아진 1기 신도시에선 고양(-0.11%→-0.13%)과 안양(-0.23%→-0.24%)이 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성남 분당구는 전주 -0.12%에서 -0.09%로, 부천도 -0.13%에서 -0.11%로 내림폭이 축소됐다.

지방 부동산시장에선 세종(-0.46%), 대구(-0.29%), 대전(-0.27%)의 낙폭이 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주택 가격 추가 하락 우려로 거래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급매물 위주로 간헐적으로 거래가 이뤄져 하락폭이 매주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