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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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 속한 동북권의 매수심리지수가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70선 아래로 떨어졌다. 대출 금리에 민감한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이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6.0으로 지난주(76.9)에 비해 0.9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9년 6월 둘째주(76.0) 이후 약 3년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는 100보다 낮으면 매도 수요가 매수보다 높다는 의미다.

노도강 지역이 속한 동북권 매매수급지수는 이번주 69.8을 기록했다.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12년 7월 이후 처음으로 70선이 무너졌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족’의 매수세가 강했던 2021년 8월 첫째주에는 113.2까지 올랐다가 2년 사이 43.4포인트 떨어졌다.

실제로 최고가보다 2억~3억원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북구 미아동 ‘삼각산아이원’ 전용면적 84㎡는 지난 5일 6억6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10월 최고가 9억원보다 2억40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도봉구 도봉동 ‘한신아파트’ 전용 84㎡는 6일 5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최고가 7억4000만원에 비해 약 2억원 내린 셈이다.

시세 통계에서도 노도강 지역의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이번주 도봉구는 전주 대비 0.42% 떨어지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노원구도 0.41% 떨어져 두 번째로 낙폭이 깊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가파른 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의 수요가 꺾인 것”이라며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집을 내놓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