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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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부터 서울 도심과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총 1만1000가구에 대한 사전 청약이 시작된다. 서울 도심 3289가구, 수도권 공공택지 7302가구다.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청년·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50만 가구 공급 계획’의 일환이다.

청년층이 최소한의 부담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주택이 주변 시세의 70~80% 이하 분양가로 공급되고, 최저 연 1%대 저금리 모기지도 지원된다. 특히 잠재 수요가 많은 서울 동작구 옛 수방사 부지와 대방 공공주택 지구(옛 군 부지), 강동구 고덕강일3단지, 송파구 옛 성동구치소 부지 등에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그래픽=허라미 기자
그래픽=허라미 기자

서울 도심에서 3200가구 사전 청약

정부는 올해 말부터 2027년까지 수도권에서 총 35만6000가구의 공공분양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내년까지 사업 승인 절차가 완료되는 7만6000가구 중 1만600가구에 대한 사전 청약 접수가 다음달부터 시작된다. 사전 청약은 조기 주택 공급 효과를 위해 본청약보다 1~2년 앞서 신청을 받는 제도로, 공공분양주택의 경우 작년 7월부터 시행 중이다.

올해 공급 물량은 고덕강일3단지 500가구, 경기 고양 창릉 1322가구, 남양주 진접2 754가구 등 총 3125가구다. 내년 상반기엔 옛 수방사 부지(263가구), 옛 성동구치소 부지(320가구), 강서구 마곡 10의 2(260가구), 안양 관양(276가구), 구리 갈매역 역세권(300가구)에서 총 3646가구가 입주자 모집에 들어간다. 하반기에도 동작구 공공주택 지구 836가구를 포함해 3784가구에 대한 사전 청약이 예정돼 있다.

공공분양 사전 청약 유형은 세 가지로, 각 유형에 맞춘 금융 지원 방안이 마련됐다. ‘청년 원가 주택’과 ‘역세권 첫 집’을 합친 ‘나눔형’은 인근 시세의 70% 이하 분양가로 총 6000가구가 사전 청약을 통해 공급된다. 분양가가 싼 대신 의무 거주 기간(5년) 후 공공에 되팔 때 시세 차익의 70%만 가질 수 있다. 수요자의 초기 자금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80%까지 허용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적용하지 않는다. 최대 5억원을 연 1.9~3.0% 금리로 최장 40년간 빌릴 수 있다. 가령 시세 5억원짜리 나눔형 주택의 분양가는 3억5000만원으로 책정되고, 최대 2억8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7000만원만 있으면 내 집 마련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선택형은 저렴한 임차료로 6년간 거주한 뒤 분양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이다. 입주 시 분양가의 절반을 보증금으로 납부하고, 나머지 절반에 대한 월세는 시세 70~80% 수준으로 부담한다. 입주 시점에 보증금의 80%까지 저금리(연 1.7~2.6%)로 빌릴 수 있고, 6년 이후 분양받을 때 나눔형과 똑같은 조건으로 대출을 지원받을 수 있다. 기존 유형인 일반형은 기존 공공분양주택과 마찬가지로 인근 시세보다 20% 저렴한 분양가로 공급된다. 일반형은 디딤돌 대출 한도도 종전 2억7000만원(신혼부부 기준)에서 4억원까지 확대됐다.

“수방사·성동구치소 부지 ‘원 픽’”

정부는 지난달 공급 계획을 통해 기존 기혼자 중심의 공공분양 청약 제도도 개편했다. 선택형·나눔형 주택 청약에 미혼 청년 대상 특별공급 물량(전체의 15%)을 신설했다. 청년 특별공급 자격은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는 19~39세로 월평균 소득(1인 가구 기준) 140% 이하, 순자산 2억6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그간 100% 가점제로 당첨자를 뽑았던 일반형(일반 공급분) 20%에 추첨제가 적용돼 청약저축 납입액이 적은 청년층의 청약 문턱을 낮춘 것도 특징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미혼 청년 특별공급이 신설된 만큼 20·30대 사회 초년생은 청약통장 가입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금 마련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중·장년층을 위해 일반형은 일반 공급 비중을 현행 15%에서 30%로 늘렸다. 공공분양주택 사전 청약은 당첨되더라도 다른 아파트 청약(사전 청약은 불가)에 도전할 수 있다.

부동산업계에서 꼽는 유망 사전 청약 지역은 단연 강남 도심과 가까운 수방사 부지와 대방 공공주택 지구, 성동구치소 부지 등이다. 올초 사전 청약을 받은 대방 지구(신혼희망타운)는 115가구 모집에 7693명이 신청해 역대 신혼희망타운 최고 경쟁률인 66.9 대 1을 기록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신혼희망타운은 집을 되팔 때 시세차익의 최대 50%가 귀속된다는 단점에도 입지 요건이 뛰어나 많은 실수요자가 몰렸다”고 설명했다. 한강 조망권을 갖춘 고덕강일3단지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개통 호재가 있는 3기 신도시 고양 창릉(1322가구), 남양주 왕숙(1517가구) 등에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