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사진=한경DB
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사진=한경DB
지난달 전국과 수도권 집값이 2003년 조사 개시 이래 월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파트값만 놓고 보면 전국과 수도권, 서울 모두 역대 최대 낙폭을 새로 썼다. 서울 강북 지역에서는 3년 전 가격으로 돌아간 단지도 적지 않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과 수도권 주택(아파트·연립·단독) 종합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각각 1.37%, 1.77%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이 2003년 12월 시세 조사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 하락이다. 서울 주택 종합 매매가격도 전월 대비 1.34% 하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12월(-1.39%)과 견줄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경기도와 인천은 1.19%, 2.41% 하락하며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아파트 가격만 놓고 보면 전국과 서울, 수도권 가릴 것 없이 역대 최대 낙폭을 새로 썼다. 전국 아파트값은 2.02 하락했고 수도권 아파트값도 2.49% 급락했다. 서울 역시 2.06% 내리면서 종전 아파트값 낙폭을 갈아치웠다. 경기도와 인천도 2.54%, 3.37% 주저앉았다.

서울 자치구별로는 노원구가 중계·상계동 정비사업 추진 단지 위주로 2.82%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면서 3년 전 가격으로 돌아갔다.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 전용 59㎡는 지난달 23일 5억1000만원(12층)에 매매됐다. 지난해 기록한 9억4000만원(8층)에 비해 4억3000만원 떨어졌는데, 3년 전인 2019년 9월 5억2000만원(9층)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하계동 '하계1차청구' 전용 84㎡도 지난달 9일 7억1000만원(4층)에 팔리며 7억원(11층)에 팔렸던 2019년 11월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같은 달 월계동 '동신' 전용 93㎡도 6억1000만원(3층)에 손바뀜됐다. 2020년 최저 거래가격인 6억4700만원(9층)보다 3700만원 낮은 가격이다.
한국부동산원 1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사진=한국부동산원
한국부동산원 1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사진=한국부동산원
노원구 다음으로는 도봉구가 창·방학·쌍문동 대단지 중심으로 2.20% 내렸고 송파구도 잠실·가락동 주요단지 중심으로 1.73% 떨어졌다. 성북구(-1.62%), 강동구(-1.53%), 영등포구(-1.50%), 동대문구(-1.42%)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계속되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부동산 가격 하락 장기화 전망으로 시장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매물 적체가 두드러지는 대단지 위주로 낙폭이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셋값과 월세도 동반 하락했다. 지난달 전국 주택종합 전세가격은 1.55% 빠졌다. 서울이 1.84% 내렸고 인천과 경기는 각각 2.42%, 2.36% 하락하며 2% 이상 주저앉았다. 대출금리 상승과 전세 기피현상으로 인한 매물 적체가 동반되며 대단지 위주로 가격이 약세를 보였다.

지난달까지 나홀로 오르던 전국 월간 주택종합 월세가격도 0.11% 내리며 하락 전환됐다. 서울은 0.04%, 인천과 경기는 각각 0.28%, 0.30%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은 "전세에서 월세 전환된 물량이 소진되고 전세가가 급격하게 하락한 일부 지역 위주로 동반 하락 발생했다"며 "경기는 시흥·김포 매물 적체가, 인천은 대단지 입주물량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