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도 놀란 집값 추락…"그래도 집 살 생각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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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매수심리 또 '위축'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70.2까지 밀려
서울은 63.1까지 떨어져
통계집계 이래 가장 낮아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70.2까지 밀려
서울은 63.1까지 떨어져
통계집계 이래 가장 낮아
#. 최근 수년간 집값 급등기에 집을 사지 못하고 가격이 오르는 것만 지켜보던 박모씨(48)는 작년까지만 해도 집값이 하락하면 서울에 집을 꼭 마련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생각은 싹 사라졌다. 집값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 데다 금리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이자 부담도 커졌기 때문이다. 박씨는 "일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집을 살 시기를 가늠해보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아파트 매수심리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집값이 더 내릴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확산하고 있고 집을 구매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인 금리가 여전히 고공행진하고 있어서다.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넷째 주(2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0.2를 기록했다. 전주(71)보다 0.8포인트 더 내렸다. 2012년 7월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5주 연속 역대 최저치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우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고, 200에 가까우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단 뜻이다. 전국 아파트 시장에서 아파트를 사겠다는 실수요자보다 팔겠다는 집주인의 비중이 더 크단 뜻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3.1을 기록해 전주(64)보다 0.9포인트 내렸다. 2012년 7월 첫째 주(58.3) 이후 10년 5개월 만에 가장 낮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셋째 주(99.6) 이후 1년 넘게 100을 밑돌고 있다.
서울 대부분 지역의 매수 심리가 위축됐다. 은평·마포·서대문구 등이 있는 서북권 지수가 56.3을 기록해 서울 5개 권역 중에 가장 낮았다. 전주 58에서 1.7포인트 더 떨어졌다. 영등포·양천구가 있는 서남권은 61.3에서 60.1로 내렸다. 강북권역이 61.6에서 61로, 도심권이 64.6에서 62.4로 하락했다. 강남권역(66.3→65.1), 동남권(72.8→71.7) 등도 내렸다. 반면 노원·도봉·강북구가 있는 동북권은 62.2에서 62.3으로 반등했다. 대부분 지역의 매수심리가 바닥을 친 것은 집값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평구 녹번동에 있는 '북한산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8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올해 최고가인 12억7500만원보다 4억500만원 내렸다. 마포구 아현동에 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3단지’ 전용 59㎡도 지난달 11억3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 15억원(4월)보다 3억7000만원 급락했다.
마포구 아현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이 급매물에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며 "급급매 정도는 돼야 그나마 문의가 있다. 집값이 내릴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가파를지는 몰랐다"고 설명했다.
금리가 고공행진 하는 점도 실수요자들이 집을 사는 데 부담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재 기준금리는 연 3.25%다. 지난해 11월 연 1%였던 기준금리는 8번의 금리 인상을 통해 2.25%포인트 급등했다. 기준금리 급등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중순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 7.668%에 육박한다.
은평구 녹번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대부분의 실수요자가 집을 살 때 대출이 꼭 필요한데 금리가 높아 이자 부담이 커졌다"며 "이에 거래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KB부동산에 따르면 12월 기준 서울 주택 시장 매수우위지수는 20.5를 기록했다. 지난달 19.9에서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매도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국 매수우위지수도 17.5를, 6개 광역시는 10.8로 0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정부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아파트 매수심리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집값이 더 내릴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확산하고 있고 집을 구매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인 금리가 여전히 고공행진하고 있어서다.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넷째 주(2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0.2를 기록했다. 전주(71)보다 0.8포인트 더 내렸다. 2012년 7월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5주 연속 역대 최저치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우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고, 200에 가까우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단 뜻이다. 전국 아파트 시장에서 아파트를 사겠다는 실수요자보다 팔겠다는 집주인의 비중이 더 크단 뜻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3.1을 기록해 전주(64)보다 0.9포인트 내렸다. 2012년 7월 첫째 주(58.3) 이후 10년 5개월 만에 가장 낮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셋째 주(99.6) 이후 1년 넘게 100을 밑돌고 있다.
서울 대부분 지역의 매수 심리가 위축됐다. 은평·마포·서대문구 등이 있는 서북권 지수가 56.3을 기록해 서울 5개 권역 중에 가장 낮았다. 전주 58에서 1.7포인트 더 떨어졌다. 영등포·양천구가 있는 서남권은 61.3에서 60.1로 내렸다. 강북권역이 61.6에서 61로, 도심권이 64.6에서 62.4로 하락했다. 강남권역(66.3→65.1), 동남권(72.8→71.7) 등도 내렸다. 반면 노원·도봉·강북구가 있는 동북권은 62.2에서 62.3으로 반등했다. 대부분 지역의 매수심리가 바닥을 친 것은 집값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평구 녹번동에 있는 '북한산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8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올해 최고가인 12억7500만원보다 4억500만원 내렸다. 마포구 아현동에 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3단지’ 전용 59㎡도 지난달 11억3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 15억원(4월)보다 3억7000만원 급락했다.
마포구 아현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이 급매물에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며 "급급매 정도는 돼야 그나마 문의가 있다. 집값이 내릴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가파를지는 몰랐다"고 설명했다.
금리가 고공행진 하는 점도 실수요자들이 집을 사는 데 부담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재 기준금리는 연 3.25%다. 지난해 11월 연 1%였던 기준금리는 8번의 금리 인상을 통해 2.25%포인트 급등했다. 기준금리 급등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중순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 7.668%에 육박한다.
은평구 녹번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대부분의 실수요자가 집을 살 때 대출이 꼭 필요한데 금리가 높아 이자 부담이 커졌다"며 "이에 거래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KB부동산에 따르면 12월 기준 서울 주택 시장 매수우위지수는 20.5를 기록했다. 지난달 19.9에서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매도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국 매수우위지수도 17.5를, 6개 광역시는 10.8로 0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