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어지면 뭐하나요…분양가도 금리도 오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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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분양 물량 2만7781가구…규제 완화 수혜 볼까
"고분양가·고금리, 예비 청약자 '신중'"
"고분양가·고금리, 예비 청약자 '신중'"
지난해 미분양까지 내몰렸던 서울 분양시장이 살아날지 주목된다. 정부가 중도금 대출, 실거주 의무, 전매 제한 등 시장을 옥죄던 규제를 대폭 완화해서다. 전문가들은 청약 문턱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 침체 우려, 고공 행진하는 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 집값 하락 지속 등으로 단지별로 ‘옥석 가리기’가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이 계획된 물량은 총 2만7781가구로 전년(2만7048가구)보다 733가구 증가했다. 정부가 내놓은 규제 완화 방안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하고 21개구가 규제지역에서 해제됐다.
비규제지역에 예정된 주요 분양 단지들을 살펴보면 다음 달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 디센시아’(1806가구)가 있다. 이 단지는 휘경3구역을 재건축한 단지다. 이 단지는 지난해 9월 일반 분양 일정을 잡았다가, 시장 분위기가 침체되면서 일정을 미룬 끝에 2월로 날을 잡았다.
내달 △은평구 역촌동 '센트레빌아스테리움시그니처'(752가구) △서대문구 영천동 '서대문영천반도유보라'(199가구)가 예정됐다. 3월에는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4321가구), 4월에는 △동대문구 이문동 ‘래미안라그란데’(3069가구) 5월 △은평구 대조동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대조1구역·2083가구) 등이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비규제지역은 눈에 띄게 청약 조건이 완화됐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해제되면서 실거주 의무가 사라졌다. 수도권 기준 최대 10년에 달했던 전매제한 기간도 1년으로 줄어들었다. 분양가와 상관없이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고 1인당 보증 한도 제한도 없어졌다.
특별공급 물량도 나온다. 청약에 당첨된 1주택자가 기존 주택을 당첨된 주택에 입주한 이후 2년 이내 처분해야 하는 의무도 폐지됐고,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도 앞으로는 보유 주택 수와 상관없이 도전할 수 있다.
규제지역인 강남 3구에서도 분양 물량이 나온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진주재건축'(2678가구)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1265가구) △강남구 청담동 '청담삼익롯데캐슬'(1261가구) △서초구 방배동 '방배6구역'(1097가구)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3307가구) 등이다. 용산구에서는 현재까지 집계된 물량은 없다.
규제지역에선 완화된 모든 규제를 누릴 순 없지만, 전매제한이 3년으로 감소하고 실거주 의무가 없어져 전세를 놓아 잔금을 치를 수 있다는 점, 분양가와 상관없이 중도금 대출(5억원 한도)이 가능하다는 점, 분양가가 9억원이 넘어도 특공 물량이 있다는 점 등이 매력이 될 전망이다. 규제가 완화하면서 분양시장 문턱이 낮아졌지만, 고분양가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분양가는 오르면서 가격차가 줄었기 때문이다. 땅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데다 건축비를 포함한 건축자재비 인상, 고금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1522만원으로 2000년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상승액도 1311만원에서 211만원 올라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조합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일반 분양가 수준을 높게 책정하다보니 고분양가 이슈가 지속될 것"이라며 "가격 수준에 따른 청약 온도 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금리도 고공행진하고 있어 서울 분양시장에서 지속 제기돼 왔던 '양극화' 현상도 계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5.27∼8.25%로 집계됐다. 지난해 해도 7%대였던 금리 상단은 올해들어 8%를 넘어섰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여전히 금리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도금 대출 금리가 8~10% 수준으로 형성됐기 때문에 예비 청약자들이 쉽게는 청약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강남권 분양은 여전히 '현금 부자'나 '고소득자'의 영역으로 남아 양극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봤다.
한편 청약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평균 청약 경쟁률은 6.7대 1을 기록했다. 2021년 19.5대 1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수도권 청약 경쟁률도 30.3대 1에서 7.7대 1로, 지방 청약 경쟁률도 14.4대 1에서 6.3대 1로 감소했다.
평균 당첨 가점도 하락중이다. 지난해 전국 평균 당첨 가점은 21점으로 전년(34점)보다 32.23%(13점) 내렸다. 수도권 평균 당첨 가점은 46점에서 28점으로, 지방은 27점에서 16점으로 낮아졌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이 계획된 물량은 총 2만7781가구로 전년(2만7048가구)보다 733가구 증가했다. 정부가 내놓은 규제 완화 방안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하고 21개구가 규제지역에서 해제됐다.
비규제지역에 예정된 주요 분양 단지들을 살펴보면 다음 달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 디센시아’(1806가구)가 있다. 이 단지는 휘경3구역을 재건축한 단지다. 이 단지는 지난해 9월 일반 분양 일정을 잡았다가, 시장 분위기가 침체되면서 일정을 미룬 끝에 2월로 날을 잡았다.
내달 △은평구 역촌동 '센트레빌아스테리움시그니처'(752가구) △서대문구 영천동 '서대문영천반도유보라'(199가구)가 예정됐다. 3월에는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4321가구), 4월에는 △동대문구 이문동 ‘래미안라그란데’(3069가구) 5월 △은평구 대조동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대조1구역·2083가구) 등이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비규제지역은 눈에 띄게 청약 조건이 완화됐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해제되면서 실거주 의무가 사라졌다. 수도권 기준 최대 10년에 달했던 전매제한 기간도 1년으로 줄어들었다. 분양가와 상관없이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고 1인당 보증 한도 제한도 없어졌다.
특별공급 물량도 나온다. 청약에 당첨된 1주택자가 기존 주택을 당첨된 주택에 입주한 이후 2년 이내 처분해야 하는 의무도 폐지됐고,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도 앞으로는 보유 주택 수와 상관없이 도전할 수 있다.
규제지역인 강남 3구에서도 분양 물량이 나온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진주재건축'(2678가구)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1265가구) △강남구 청담동 '청담삼익롯데캐슬'(1261가구) △서초구 방배동 '방배6구역'(1097가구)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3307가구) 등이다. 용산구에서는 현재까지 집계된 물량은 없다.
규제지역에선 완화된 모든 규제를 누릴 순 없지만, 전매제한이 3년으로 감소하고 실거주 의무가 없어져 전세를 놓아 잔금을 치를 수 있다는 점, 분양가와 상관없이 중도금 대출(5억원 한도)이 가능하다는 점, 분양가가 9억원이 넘어도 특공 물량이 있다는 점 등이 매력이 될 전망이다. 규제가 완화하면서 분양시장 문턱이 낮아졌지만, 고분양가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분양가는 오르면서 가격차가 줄었기 때문이다. 땅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데다 건축비를 포함한 건축자재비 인상, 고금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1522만원으로 2000년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상승액도 1311만원에서 211만원 올라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조합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일반 분양가 수준을 높게 책정하다보니 고분양가 이슈가 지속될 것"이라며 "가격 수준에 따른 청약 온도 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금리도 고공행진하고 있어 서울 분양시장에서 지속 제기돼 왔던 '양극화' 현상도 계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5.27∼8.25%로 집계됐다. 지난해 해도 7%대였던 금리 상단은 올해들어 8%를 넘어섰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여전히 금리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도금 대출 금리가 8~10% 수준으로 형성됐기 때문에 예비 청약자들이 쉽게는 청약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강남권 분양은 여전히 '현금 부자'나 '고소득자'의 영역으로 남아 양극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봤다.
한편 청약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평균 청약 경쟁률은 6.7대 1을 기록했다. 2021년 19.5대 1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수도권 청약 경쟁률도 30.3대 1에서 7.7대 1로, 지방 청약 경쟁률도 14.4대 1에서 6.3대 1로 감소했다.
평균 당첨 가점도 하락중이다. 지난해 전국 평균 당첨 가점은 21점으로 전년(34점)보다 32.23%(13점) 내렸다. 수도권 평균 당첨 가점은 46점에서 28점으로, 지방은 27점에서 16점으로 낮아졌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