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사진=한경DB
금리 인상 여파로 집값이 급락하면서 공시가격보다 낮은 금액에 거래된 아파트가 지난해 약 800건에 달했다. 일부는 공시가격보다 1억8000만원 이상 낮은 금액에 거래되는 등 같은 단지 내 최저 공시가를 크게 밑도는 거래도 적지 않았다.

18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에서 해당 단지 내 최저 공시가격보다 낮은 금액에 매각된 아파트는 784건이었다. 월별로 살펴보면 10월 49건, 11월 95건, 12월 124건으로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2억 싸게"…최저 공시價 밑도는 '급매 거래' 급증
단지별로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센트럴푸르지오’ 전용 59㎡가 지난달 6억350만원에 직거래됐다. 단지 내 같은 평형의 최저 공시가격인 7억8400만원보다 1억8050만원 낮은 가격이다.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DMC래미안e편한세상’ 전용 84㎡는 같은 달 6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최저 공시가격인 8억3200만원보다 1억4200만원 낮다.

경기에서는 의왕시 ‘휴먼시아청계마을1단지’ 전용 121㎡가 최저 공시가(8억4900만원)보다 1억4900만원 떨어진 7억원에 집주인을 찾았다.

부동산 상승기에 시세를 이끌었던 강남권 주요 단지 역시 공시가격에 가까운 금액으로 거래되고 있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지난달 21일 15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이전 최고가(23억8000만원)보다 7억9000만원 내려간 액수다. 공시가격인 15억2100만원보다 7000만원 높은 수준이다.

실거래가의 평균 71.5%에서 결정된 지난해 공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는 것은 그만큼 낙폭이 컸다는 얘기다. 거래절벽에 급급매 위주로만 거래되다 보니 공시가격보다 낮은 매매가로 계약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의 하락세가 이어지면 올해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오는 4월 발표되는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월 1일을 기준으로 하며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시한다. 정부는 올해 공시가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인 69.0%로 환원할 예정이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시가격을 산정할 때는 통상 정상 범위 내 거래만을 반영하기 때문에 급매물 몇 건의 거래가 공시가격 하락세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지난해는 역대급 하락폭을 보이며 하락 거래가 속출해 공시가격이 소폭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