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원 이하 주택에 한해 5억원까지 빌릴 수 있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 1주일 만에 10조원을 넘어섰다. 대출의 약 60%는 기존 대출 갈아타기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례보금자리론' 초반 흥행…1주일 만에 10조원 넘겼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주택금융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은 지난달 30일 처음 출시한 뒤 이달 7일까지 총 10조5008억원이 공급됐다. 7일(영업일 기준) 만에 전체 기금(39조6000억원)의 26.5%가 소진된 것이다. 최 의원 측은 “지난해 하반기에 선보인 3차 안심전환대출이 두 달이 넘는 동안 10조원 정도 집행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라고 설명했다.

용도별 신청 현황을 보면 기존 대출 상환이 58.4%(6조1345억원)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신규주택 구입 33.4%(3조5010억원), 임차보증금 상환 8.2%(865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신규 주택 구입보다는 대출 갈아타기 수요가 많았다는 얘기다.

1주일 만에 3조5000억원 규모의 신규 주택수요가 발생하면서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의 거래도 일부 살아나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서울의 지난 1월 아파트 거래량은 949건으로 전달의 836건을 이미 넘어섰다. 아직 1월 거래 신고기간이 이달 말까지 남아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에 10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9억원 이하 아파트는 전체 물량의 68%다. 지방은 대부분이 9억원 이하 주택에 해당한다. 5대 광역시는 93%, 지방 중소도시는 99%에 달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일시적 2주택자의 경우도 기존 주택 처분 조건으로 대출이 가능해 서울은 물론 전국에 쌓여 있는 9억원 이하 급매물 거래 증대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라며 “현재 거래량 하락세도 안정화 추세라서 특례보금자리론 효과가 본격 반영되는 2~3월에 거래량 반등 지표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