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특별법 환영은커녕…평촌 집주인들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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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법, 재건축에 초점…리모델링은 가구 수 증가 뿐
평촌·산본 조합들 내에서도 의견 '분분'
"조합원들, 용적률 500%만 보고 사업 선회 요구"
평촌·산본 조합들 내에서도 의견 '분분'
"조합원들, 용적률 500%만 보고 사업 선회 요구"
정부의 1기 신도시 특별법을 두고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불쾌감을 표하고 있다. 어렵사리 추진하고 있는 리모델링 사업에 방해를 받을까봐서다. 일부 조합에서는 조합원들은 재건축을, 조합장 및 임원들은 기존의 리모델링을 주장하면서 갈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1기 신도시에서 인가를 받은 리모델링 조합은 평촌신도시 8곳, 산본신도시 6곳에 달한다. 평균 용적률이 평촌 204%, 산본 205%로 200%를 넘고 소형 면적 비중도 높아 재건축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단지들이다.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던 단지들은 최근 새로운 변수를 마주했다. 정부가 발표한 '노후계획도시 정비 특별법(1기 신도시 특별법)'이 그것이다. 특별법에는 1기 신도시를 비롯한 노후 도시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는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해 용적률 최대 500%, 안전진단 면제 등의 특례를 주는 내용이 담겼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재 1기 신도시 용적률은 200% 안팎인데, 특별법으로 종 상향이 이뤄지면 300~350%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5~20층인 아파트가 30층 이상으로 높아지는 셈이다. 역세권 등의 일부 지역은 최대 500%를 적용한다. 제3종 일반주거지역을 일반상업지역으로 바꿔 용적률을 300%에서 600%로 늘리는 일도 가능하다.
재건축 사업성이 대폭 높아지자 리모델링 단지에서는 사업 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양 평촌 A 단지 리모델링 조합 관계자는 "정부가 특별법을 발표한 이후 재건축을 하자는 건의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조합원들 문의가 늘어난 탓에 업무를 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막연하게 재건축을 하면 용적률 500%가 적용될 것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며 "실상 발표 내용을 따져보면 500%를 줄 수도 있다는 가능성 제시에 불과하다. 정부가 불확실한 내용으로 조합원들을 희망고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설령 모든 용적률을 받게 되더라도, '닭장 아파트'같은 미관도 피할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평촌의 B 단지 리모델링 조합도 "소형 면적이 많은 탓에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을 택했다"며 "용적률을 두 배로 늘린다면 재건축이 가능하지만 실제로 용적률 상향이 이뤄질지는 다시 한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자체 기본계획이 언제 나올지도 알 수 없다"며 "당장 생활이 불편한데 불확실한 기대만 가지고 사업을 무작정 미룰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리모델링은 수평증축과 수직증축으로 나뉜다. 리모델링 단지들은 사업성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수직증축을 선호한다. 면적을 넓히는 수평증축은 안전진단 C등급을 받으면 되지만 층수를 늘리는 수직증축은 B등급을 받아야 하기에 더 까다롭다. 국내에서 안전성 검토를 모두 통과한 단지는 서울 송파구 성지아파트뿐이다.
건물 하중을 견디거나 분산하는 용도의 가구 간 내력벽도 붕괴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철거가 금지되어 있다. 가구 간 내력벽이 유지되면 낡은 평면을 최신 4베이(발코니와 맞닿은 방과 거실의 수) 평면으로 바꾸기 어렵다. 때문에 리모델링 추진 단지에서는 내력벽 철거 요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국토부의 특별법 발표에 담긴 리모델링 관련 내용은 가구 수 증가 한 꼭지 뿐이다. 현행 15%보다 더 늘린다는 방침인데, 증가 범위는 시행령으로 정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20% 안팎을 예상하고 있다. 리모델링 안전진단 규제 완화 등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완전 철거 후 다시 짓는 재건축과 기존 구조물을 유지하는 리모델링은 다르다"며 "안전 문제를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1기 신도시에서 인가를 받은 리모델링 조합은 평촌신도시 8곳, 산본신도시 6곳에 달한다. 평균 용적률이 평촌 204%, 산본 205%로 200%를 넘고 소형 면적 비중도 높아 재건축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단지들이다.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던 단지들은 최근 새로운 변수를 마주했다. 정부가 발표한 '노후계획도시 정비 특별법(1기 신도시 특별법)'이 그것이다. 특별법에는 1기 신도시를 비롯한 노후 도시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는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해 용적률 최대 500%, 안전진단 면제 등의 특례를 주는 내용이 담겼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재 1기 신도시 용적률은 200% 안팎인데, 특별법으로 종 상향이 이뤄지면 300~350%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5~20층인 아파트가 30층 이상으로 높아지는 셈이다. 역세권 등의 일부 지역은 최대 500%를 적용한다. 제3종 일반주거지역을 일반상업지역으로 바꿔 용적률을 300%에서 600%로 늘리는 일도 가능하다.
2배 늘어난 용적률에 재건축 선회 요구 빗발
재건축의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안전진단 규제도 완화된다. 기존에는 안전진단에서 D등급(조건부)이나 E등급을 받아야 재건축이 가능했다. 정부는 앞서 구조안정성 비중을 50%에서 30%로 낮추는 등 규제를 완화했는데, 특별정비구역 안전진단은 추가로 완화할 방침이다. 대규모 광역 교통 시설 등의 기반시설을 확충하거나 자족기능을 향상하는 방식으로 공공성을 높이면 안전진단을 아예 면제받을 수 있다.재건축 사업성이 대폭 높아지자 리모델링 단지에서는 사업 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양 평촌 A 단지 리모델링 조합 관계자는 "정부가 특별법을 발표한 이후 재건축을 하자는 건의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조합원들 문의가 늘어난 탓에 업무를 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막연하게 재건축을 하면 용적률 500%가 적용될 것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며 "실상 발표 내용을 따져보면 500%를 줄 수도 있다는 가능성 제시에 불과하다. 정부가 불확실한 내용으로 조합원들을 희망고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설령 모든 용적률을 받게 되더라도, '닭장 아파트'같은 미관도 피할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평촌의 B 단지 리모델링 조합도 "소형 면적이 많은 탓에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을 택했다"며 "용적률을 두 배로 늘린다면 재건축이 가능하지만 실제로 용적률 상향이 이뤄질지는 다시 한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자체 기본계획이 언제 나올지도 알 수 없다"며 "당장 생활이 불편한데 불확실한 기대만 가지고 사업을 무작정 미룰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리모델링 멈추고 기다리라는 건가…사업 훼방"
군포 산본 C 단지 리모델링 조합 역시 "재건축 용적률은 두 배가 늘어나는데 리모델링은 가구 수만 조금 늘리고 끝"이라며 "안전진단 완화에서도 배제됐고 (리모델링 사업에 중요한) 내력벽 철거나 수직증축 이야기는 나오지도 않았다. 대놓고 재건축 밀어주기"라고 분통을 터뜨렸다.리모델링은 수평증축과 수직증축으로 나뉜다. 리모델링 단지들은 사업성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수직증축을 선호한다. 면적을 넓히는 수평증축은 안전진단 C등급을 받으면 되지만 층수를 늘리는 수직증축은 B등급을 받아야 하기에 더 까다롭다. 국내에서 안전성 검토를 모두 통과한 단지는 서울 송파구 성지아파트뿐이다.
건물 하중을 견디거나 분산하는 용도의 가구 간 내력벽도 붕괴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철거가 금지되어 있다. 가구 간 내력벽이 유지되면 낡은 평면을 최신 4베이(발코니와 맞닿은 방과 거실의 수) 평면으로 바꾸기 어렵다. 때문에 리모델링 추진 단지에서는 내력벽 철거 요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국토부의 특별법 발표에 담긴 리모델링 관련 내용은 가구 수 증가 한 꼭지 뿐이다. 현행 15%보다 더 늘린다는 방침인데, 증가 범위는 시행령으로 정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20% 안팎을 예상하고 있다. 리모델링 안전진단 규제 완화 등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완전 철거 후 다시 짓는 재건축과 기존 구조물을 유지하는 리모델링은 다르다"며 "안전 문제를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