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동네만 이러나"…'5억 급락' 마곡 집주인의 눈물 [김은정의 클릭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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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회복세 띠자 매수 시점 고민하는 실수요자들
강서구 아파트, 줄줄이 4억원씩 ‘뚝’
강서구, 서울 전역서 집값 하락 폭 제일 커
강서구 아파트, 줄줄이 4억원씩 ‘뚝’
강서구, 서울 전역서 집값 하락 폭 제일 커
"이제 집을 사도 될까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최근 부동산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라고 합니다. 부동산 리서치 업체에서 근무하는 한 전문가는 "주택 매수 시점을 묻는 질문은 항상 많았지만 최근 들어선 부쩍 더 많아진 느낌"이라며 "그만큼 실수요자들이 각기 다른 주택 시장 전망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단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올 들어 주택 시장 분위기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는 분석이 슬금슬금 나오고 있습니다. 소비 심리, 집값, 공급 물량 등 각종 부동산 시장 데이터를 해석하는 시각엔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지난해와 같은 거래 절벽, 집값 급락 추이가 계속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여전히 금리 수준이 높은 데다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해 단기간에 주택 시장이 극적으로 풀리진 않겠지만 조금씩 거래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란 얘기입니다.
실제 전국 부동산 소비심리지수는 8개월 연속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습니다. 주택 매입을 바라보는 실수요자들의 심리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국토연구원의 '올 1월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부동산 시장(주택+토지) 소비심리지수는 83.9를 기록해 전월 대비 5.9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가 전월에 비해 상승한 건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만입니다. 부동산 소비심리지수는 100을 넘으면 전월에 비해 '가격 상승·거래 증가'라고 답한 사람이 많은 것이고 100을 밑돌면 '가격 하락·거래 감소' 응답자가 더 많다는 것입니다.
특히 서울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93.8로 전월(82.1)에 비해 크게 뛰었습니다. 아직 100을 밑돌고 있지만 매매 심리가 풀리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강원(101.3)은 6개월 만에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가 100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매매 거래도 늘고 있습니다. 정부가 잇따라 부동산 규제를 완화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지난해 말 대출 규제 완화와 ‘1·3 부동산 대책’에 따른 정책 수혜 기대감이 수도권 거래량 반등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1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 계약 체결 건수는 6647건으로 전월(4882건)에 비해 36% 증가했습니다. 서울(1220건)과 인천(1163건)은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에 매매량이 1000건을 넘어섰습니다. 경기(4264건)는 지난해 12월(3150건)보다 거래량이 35% 늘었습니다. 최근 3년간 수도권의 1월 평균 매매량(2만2182건)과 비교하면 여전히 30% 수준에 불과하지만 4개월 연속 매매량이 증가세를 띠고 있습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올 1월 매매량만으로 거래 회복세를 판단하는 건 시기상조”라면서도 “추이를 고려했을 때 거래 절벽, 거래 실종 등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추가 감소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중저가 아파트가 매매 시장 회복을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물론 전 지역에서 이런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때 '제2의 판교'로 불리면 실수요자들의 관심의 받던 서울 강서구 마곡 지역이 대표적입니다. 올 들어 주택 시장 냉각이 풀릴 기미를 보이지만 이 지역엔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마곡13단지힐스테이트마스터(전용면적 84㎡ 기준)는 이달 3일 8층짜리가 11억9000만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전월인 올 1월 17일 10억9000만원(3층)에 비해선 1억원이 올랐지만 2021년 8월 26일 16억8000만원(7층) 최고가에 비해선 4억9000만원 떨어진 수준입니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14억원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던 이 단지는 지난해 말 11억원대로 내려앉았습니다.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에 있는 마곡수명산파크3단지(전용면적 84㎡ 기준) 역시 지난달 18일 13층짜리가 8억2500만원에 실거래됐습니다. 2021년 10월 최고가인 12억9000만원(12층)에 비해 4억6500만원 떨어졌습니다. 인근 우장산힐스테이트(전용면적 84㎡ 기준)도 지난달 12월 10억7000만원(9층)에 거래됐습니다. 2021년 10월 최고가 14억9000만원(15층)에 비해 4억2000만원 하락했습니다.
이런 영향으로 서울 강서구의 아파트 값은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 하락 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2월 둘째 주(지난 13일 기준) 서울 강서구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에 비해 0.54% 떨어졌습니다. 서울 전 지역 평균은 0.28% 하락이었는데 두 배가량 하락 폭이 큰 셈입니다. 용산구, 성동구, 성북구, 송파구 등은 올 들어 하락 폭이 줄어 0.10%대 아파트 값 하락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올해는 연초부터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발표돼 지난해만큼 가격 하락 폭이 크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역 특성과 수급, 금리 여건에 따라 차별화 속도가 거세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올 들어 주택 시장 분위기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는 분석이 슬금슬금 나오고 있습니다. 소비 심리, 집값, 공급 물량 등 각종 부동산 시장 데이터를 해석하는 시각엔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지난해와 같은 거래 절벽, 집값 급락 추이가 계속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여전히 금리 수준이 높은 데다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해 단기간에 주택 시장이 극적으로 풀리진 않겠지만 조금씩 거래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란 얘기입니다.
실제 전국 부동산 소비심리지수는 8개월 연속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습니다. 주택 매입을 바라보는 실수요자들의 심리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국토연구원의 '올 1월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부동산 시장(주택+토지) 소비심리지수는 83.9를 기록해 전월 대비 5.9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가 전월에 비해 상승한 건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만입니다. 부동산 소비심리지수는 100을 넘으면 전월에 비해 '가격 상승·거래 증가'라고 답한 사람이 많은 것이고 100을 밑돌면 '가격 하락·거래 감소' 응답자가 더 많다는 것입니다.
특히 서울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93.8로 전월(82.1)에 비해 크게 뛰었습니다. 아직 100을 밑돌고 있지만 매매 심리가 풀리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강원(101.3)은 6개월 만에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가 100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매매 거래도 늘고 있습니다. 정부가 잇따라 부동산 규제를 완화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지난해 말 대출 규제 완화와 ‘1·3 부동산 대책’에 따른 정책 수혜 기대감이 수도권 거래량 반등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1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 계약 체결 건수는 6647건으로 전월(4882건)에 비해 36% 증가했습니다. 서울(1220건)과 인천(1163건)은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에 매매량이 1000건을 넘어섰습니다. 경기(4264건)는 지난해 12월(3150건)보다 거래량이 35% 늘었습니다. 최근 3년간 수도권의 1월 평균 매매량(2만2182건)과 비교하면 여전히 30% 수준에 불과하지만 4개월 연속 매매량이 증가세를 띠고 있습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올 1월 매매량만으로 거래 회복세를 판단하는 건 시기상조”라면서도 “추이를 고려했을 때 거래 절벽, 거래 실종 등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추가 감소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중저가 아파트가 매매 시장 회복을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물론 전 지역에서 이런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때 '제2의 판교'로 불리면 실수요자들의 관심의 받던 서울 강서구 마곡 지역이 대표적입니다. 올 들어 주택 시장 냉각이 풀릴 기미를 보이지만 이 지역엔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마곡13단지힐스테이트마스터(전용면적 84㎡ 기준)는 이달 3일 8층짜리가 11억9000만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전월인 올 1월 17일 10억9000만원(3층)에 비해선 1억원이 올랐지만 2021년 8월 26일 16억8000만원(7층) 최고가에 비해선 4억9000만원 떨어진 수준입니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14억원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던 이 단지는 지난해 말 11억원대로 내려앉았습니다.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에 있는 마곡수명산파크3단지(전용면적 84㎡ 기준) 역시 지난달 18일 13층짜리가 8억2500만원에 실거래됐습니다. 2021년 10월 최고가인 12억9000만원(12층)에 비해 4억6500만원 떨어졌습니다. 인근 우장산힐스테이트(전용면적 84㎡ 기준)도 지난달 12월 10억7000만원(9층)에 거래됐습니다. 2021년 10월 최고가 14억9000만원(15층)에 비해 4억2000만원 하락했습니다.
이런 영향으로 서울 강서구의 아파트 값은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 하락 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2월 둘째 주(지난 13일 기준) 서울 강서구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에 비해 0.54% 떨어졌습니다. 서울 전 지역 평균은 0.28% 하락이었는데 두 배가량 하락 폭이 큰 셈입니다. 용산구, 성동구, 성북구, 송파구 등은 올 들어 하락 폭이 줄어 0.10%대 아파트 값 하락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올해는 연초부터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발표돼 지난해만큼 가격 하락 폭이 크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역 특성과 수급, 금리 여건에 따라 차별화 속도가 거세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