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값 급등에 인건비 상승이 맞물리면서 건설사들의 국내 주택건축 매출총이익률(GPM)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 활황기 때 고공행진하면서 18%까지 치솟았던 주택건축 GPM은 지난해 7%포인트 급락한 11%로 주저앉았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어 올해는 GPM이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4개 건설사의 평균 주택건축 GPM은 11%로 조사됐다. 2018년 14%를 기록한 이후 집값 상승 국면이던 2021년 18%까지 올랐던 주택건축 GPM은 지난해 7%포인트 떨어졌다.

수익성 지표인 GPM은 원가를 제한 뒤 매출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의 비율을 말한다. 원가가 빠르게 오르면 GPM이 낮아지는 게 일반적이다. 업계에선 지금 추세라면 올해는 10%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주택건축 GPM은 8%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엔 14%를 웃돌았는데 2분기 12%, 3분기 11%로 계속 낮아지더니 4분기에 10% 밑으로 내려앉았다.

이 같은 주택건축 GPM 급락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원가율의 영향이 크다. 이미 상위 건설사의 주택건축 원가율은 90% 수준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건설의 원가율은 90.4%, GS건설과 DL이앤씨는 각각 87.3%, 86.7%였다. 건설사 관계자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많지만 사들이는 매입 가격은 좀체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1조원을 벌어도 9000억원이 원가로 지출되니 영업이익을 개선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건설 GS건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2.8%, 14.22% 감소했다. DL이앤씨는 전년보다 48.2% 줄었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인건비 등 전반적인 공사원가 부담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데다 분양 실적 부진이 본격화하면서 올해도 유의미한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