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보증전문기관인 전문건설공제조합이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의 70%를 조합원에게 배당했다. 주로 건설시장에서 하도급을 맡는 조합원의 유동성 공급에 힘을 보태기 위해 ‘통 큰’ 배당을 했다는 평가다. 이에 비해 주로 원도급사(종합건설사)를 조합원으로 둔 건설공제조합은 전문공제조합보다 더 많은 이익을 거뒀음에도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은 45%에 그쳤다.

호실적 건설공제조합, 전문공제조합보다 '배당'은 더 적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전문건설공제조합은 작년 순이익(836억원)의 71%인 600억원을 조합원에게 현금 배당하기로 했다. 전문공제조합은 작년에 수익 4216억원을 거둬 2021년(4283억원)보다 매출은 1.5%가량 감소했다. 순이익은 2021년(1451억원) 대비 42% 줄었다. 보증·공제 상품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수익은 선방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급격한 통화 긴축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전문공제조합이 통 큰 배당을 결정한 건 조합원의 유동성 공급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공제조합은 철근콘크리트, 실내 건축, 토공(토사 취급 공사), 창호, 조경 등 14개 분야 전문건설업 5만7000여 개사가 100% 출자한 민간 기관이다. 대부분 조합원이 종합건설사인 건설공제조합과 달리 규모가 작은 하도급업체가 많다.

전문공제조합 관계자는 “통상 순이익의 60~70%를 배당금으로 지급했다”며 “작년은 이익이 많이 줄었지만 유동성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전문건설업체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배당률을 정했다”고 말했다. 전문공제조합은 최근 모든 조합원을 대상으로 3000억원 규모의 특별융자도 했다.

건설공제조합은 지난 29일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작년 순이익 1150억원의 45%인 516억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전문공제조합보다 수익은 많지만 배당금과 배당성향이 모두 낮다. 건설공제조합은 조합원 1만3883개사로, 자본금이 6조5000억원에 이른다.

건설공제조합의 작년 수익은 2021년(5140억원)보다 4.8% 감소한 4892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도 2021년 1638억원에서 작년 1150억원으로 29.8% 줄었다.

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조합원 배당금은 통상 순이익의 50% 이상으로 이뤄졌으나 올해는 실적 악화로 다소 줄었다”며 “보증 잔액 증가에 맞춰 충당금(미래 발생할 비용이나 손실)을 많이 쌓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