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이 3000건을 돌파해 1년8개월 만에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경기 지역도 1만 건에 가까운 주택 거래가 이뤄졌다. 반면 부산과 대구는 전체 아파트 단지의 절반가량이 올해 들어 한 건도 거래되지 않았다. 거래량이 회복세를 보이는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극심한 ‘거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분기(1~3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16만2783건으로, 전년 동기(18만9920건)보다 14.3% 감소했다. 서울 등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거래량 격차가 컸다. 서울과 경기는 올초 정부 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대출 등에 힘입어 각각 75.4%, 12.9%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이날 기준 3000건으로, 작년 월평균 거래량(997건)을 크게 웃돌았다.

지방은 정반대 분위기다. 전북은 작년 1분기보다 62.5% 급감했다. 전남(-53.3%), 경북(-50.4%), 광주(-14.9%) 등도 거래 절벽이 이어졌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부산은 전체 3635개 단지 중 절반이 넘는 1865개 단지가 올 들어 거래량 ‘제로’를 나타냈다. 대구도 전체 1963개 단지 중 972개 단지가 단 한 건도 거래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연간 거래량 100만 가구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2014년 처음으로 100만 가구를 넘어선 뒤 8년 연속 100만 가구를 웃돌았지만, 작년 64만여 가구로 뒷걸음질 쳤다. 금리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아파트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실수요자가 매수를 주저하고 있어서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고금리와 시장 침체 속에서 가격 반등에 대한 확신이 없는 한 수도권과 지방의 거래 디커플링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이인혁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