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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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동·평창동 등 전통 부촌에서 고급 단독주택 경매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고급 주택은 일반 매매시장에도 자주 나오지 않을 정도로 희소성이 높다. 아파트에 비해 시세를 파악하기 까다로운 만큼 입찰에 유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5일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성북구 성북동의 고급 단독주택(대지 926㎡)이 다음달 11일 입찰을 앞두고 있다. 이 주택은 수영장과 차고 등이 딸린 고급주택으로, 감정가는 48억원이다. 성북동 고급주택 밀집 지역에 있다.

작년 4월 경매 시장에 나와 세 차례 유찰이 이뤄져 현재 최저입찰가는 31억1200만원까지 낮아졌다. 이 주택은 2017년에도 경매 시장에 나와 당시 감정가(40억8300만원)의 83.3%인 34억여원에 매각됐다. 당시 두 차례 유찰 후 두 명이 경합을 벌였다. 최저입찰가가 6년 전 매각가보다 낮은 셈이다.

고급 단독주택은 경매 시장에 흔하게 나오는 물건이 아니라 투자자의 관심을 끌지만 입찰자가 많이 몰리진 않는다. 아파트에 비해 가격대가 높고 실거래가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종로구 평창동의 한 고급주택(대지 588㎡)은 지난 3월 감정가(33억원)의 70%인 23억3000만원에 매각됐다. 두 차례 유찰로 최저입찰가가 낮아진 후에야 응찰자 두 명이 나섰다. 이 물건은 대부업체로부터 빌린 대출금의 이자를 갚지 못해 임의 경매(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로 나온 물건이었다.

다음달 4일 입찰에 들어가는 강남구 율현동의 고급주택(대지 215㎡)도 관심을 끈다. 서울지하철 3호선·수인분당선·수서고속철도(SRT)가 정차하는 수서역 인근 방죽마을에 있다. 이 주택은 한 차례 유찰돼 감정가 27억여원보다 20% 낮은 최저입찰가 22억원에 경매에 들어간다.

성북동 고급 단독주택 경매 나와…최저 입찰가 31억 [심은지의 경매 인사이트]
고급주택은 일반 아파트 시장과 달리 부동산 시장 흐름과 별개로 움직이고 건물 가치보다 토지가치에 연동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희소성이 높은 대신 환금성은 낮은 편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고급주택은 아파트 실거래가처럼 시세를 조사할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가치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며 “내부 주택 상태가 나쁠 경우엔 리모델링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만큼 접근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