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종상향 등을 통해 초고층 개발을 허용하는 역세권 활성화사업 대상지가 지난해보다 세 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층수 제한을 폐지하고 과감한 인센티브 등을 지원하면서 개발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강남 여의도 등과 가깝지만 상대적으로 상업지가 낙후돼 있던 동작구가 가장 큰 수혜를 받고 있다.

○대림삼거리역 등 초고층 개발 추진

대림삼거리·상도역세권도…고층개발 '봇물'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동작구는 조만간 서울시에 대림삼거리역, 한독병원 부지, 본동 441 일대, 상도역 남측 등 네 곳을 역세권 활성화사업 대상지로 신청할 계획이다. 이들 지역은 앞서 ‘동작구형 정비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동작구와 토지주는 입지적 강점 등을 살려 역세권 활성화사업 추진이 적합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을 위한 주민 동의율 30%를 확보한 상태다.

역세권 활성화사업은 서울의 지하철 역세권을 고밀도로 복합 개발해 지역에 필요한 시설을 확충하고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용도지역을 상향해 용적률을 높여주고 용적률의 50%를 생활서비스시설, 공공주택 등으로 확보한다. 서울시는 2019년 주택 공급과 지역 균형 발전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로 이 사업을 도입해 정기적으로 대상지를 선정하고 있다.

입지에 비해 노후 건축물이 많은 동작구는 서울에서도 역세권 활성화사업 추진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다. 상반기에만 성대시장 특별계획구역, 신대방삼거리역 북측, 남성역 일대 등 세 곳이 역세권 활성화사업 대상지로 지정됐다. 여기에 네 곳이 추가로 선정되면 올해만 총 7곳이 역세권 활성화 사업 방식으로 노후 주거지 등을 정비하게 된다. 2019년 시범사업 등으로 선정된 이수역, 보라매역, 장승배기역까지 포함하면 동작구 내에서만 10곳의 역세권이 이 사업을 통해 주상복합 단지 등으로 개발되는 것이다.

동작구는 해당 지역의 역세권 중심 기능을 강화하고 생활 서비스 시설을 확충해 랜드마크로 조성할 방침이다. 신대방삼거리역이 대표적이다. 지난 5월 선정된 성대시장 특별계획구역의 경우 기존 준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상향되고, 지상 30층 이상 초고층 주상복합 랜드마크 건축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기존 7호선 신대방삼거리역과 신림선 외에 서부선·난곡선 경전철이 지날 예정인 만큼 향후 교통 요충지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신대방삼거리역 북측(대방동 396의 66)은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 및 근린상업지역으로 상향되고, 지하 5층~지상 29층, 3개 동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공동주택 596가구 포함)이 추진되고 있다.

○역세권에 주택 공급 효과 기대

역세권 활성화사업은 올 들어 가속도가 붙고 있다. 상반기에만 성북구 안암역, 서초구 내방역, 강동구 강동역B, 관악구 봉천역 등 7곳이 신규로 선정됐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두 곳에 그쳤다. 2019년 이후 선정된 사업장은 총 33곳이다. 지난해 9월 이후 선정 요건과 층수 규제 등이 완화된 데다 재건축 등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도 사업장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시는 역세권 초고층 개발 등을 통한 랜드마크 효과와 주거 공급 등의 순기능이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동구 왕십리역A는 최고 55층에 공동주택과 관광숙박시설을 넣는 주상복합으로 계획하고 있다. 구로구 온수역(40층)과 금천구 신독산역(41층) 역시 고층 개발이 추진 중이다.

수요가 많은 역세권을 활용한 주택공급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사업계획이 확정된 11개 구역에서 공급되는 주택은 총 2400가구다. 사업계획 결정고시를 예정하고 있는 강북구 삼양사거리역(118가구)을 포함해 강동구 강동역A(294가구), 둔촌동역A(128가구), 마포구 홍대입구역(319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