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대철 기자
사진=임대철 기자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초고가 아파트부터 수십 년 된 노후 빌라까지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에는 토지거래허가제를 피한 준공업 지역에 상업용 시설을 지으려는 매수 사례도 크게 늘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동구 성수동1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198㎡는 지난 7일 95억원(40층)에 매매됐다. 같은 크기가 2021년 4월 55억2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년 새 40억원이 오른 셈이다. 이 단지는 재개발이 진행 중인 성수전략정비구역 밖이지만, 재개발 수혜 단지라는 평가에 호가가 크게 올랐다는 게 인근 중개업계 설명이다. 성수동 A공인 대표는 “같은 크기 매물 호가가 100억원으로 올랐다”며 “주변 재개발 소식 이후 오히려 매수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와 함께 성수동 초고가 아파트 시장을 이끄는 ‘트리마제’와 ‘갤러리아포레’ 매매가가 크게 올랐다. 트리마제 전용 140㎡는 지난 5월 47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2년 전(32억5000만원)보다 15억3000만원 오른 수준이다. 2021년 4월 59억5000만원에 거래된 갤러리아포레 전용 241㎡의 호가는 최근 100억원을 넘었다.

재개발 지역 인근 빌라나 다가구 주택도 투자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역 중개업계에 따르면 성수동1가의 한 다가구주택 전용 67㎡는 지난달 20억원에 손바뀜했다. 3.3㎡당 1억원 수준에 거래된 것이다. 현재 매물로 나온 다가구주택이나 빌라 가격도 3.3㎡당 1억원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래된 건물일수록 오히려 매수 문의가 많다”며 “재개발뿐만 아니라 상권 발달에 따른 가격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준공업지역 내 상가·공장 건물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재개발에 맞춰 상업시설로 개발하면 큰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소문에 준공업지역 가격은 최근 10년 새 여섯 배 이상 올랐다.

성수동 준공업지역은 토지거래허가제를 적용받지 않아 주택보다 거래가 활발하다. 실제로 이달 초 성수동1가 대지면적 100㎡짜리 공장은 52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인근에 비슷한 가격대에 거래가 진행 중인 곳도 많다.

최근 성수동에서 공장 건물을 매입한 한 개발업체는 “서울숲 인근뿐만 아니라 중랑천 인근 지역도 최근 100억원이 넘는 거래가 적지 않아 매매를 서둘렀다”며 “대지가 200㎡도 되지 않는 건물 가격이 100억원을 웃도는데도 수익 기대는 오히려 더 높아진 상황”이라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