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큰 공원이 우리나라에 처음 조성된 때는 1973년 5월 5일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건설 지시로 서울 광진구 능동에 어린이대공원이 문을 열었다. 어린이를 위한 변변한 놀이시설은 물론 공원조차 없던 시절, 어린이대공원은 창경원(현 창경궁)과 함께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어린이와 부모들에게 사랑받았다. 크고 작은 재조성 사업을 거쳐 지금은 53만6000㎡ 부지에 놀이동산, 동물원, 식물원, 축구장 등을 갖춘 서울의 대표 공원으로 자리 잡았다. 원래 어린이대공원 부지에는 골프장이 있었다. 소수만 이용할 수 있는 ‘특권의 땅’이었다. 일제는 1930년 영친왕이 기부한 조선 왕실 부지에 경성골프구락부를 완공했다. 이 골프장은 6·25전쟁으로 폐허가 됐고, 이승만 전 대통령 지시로 ‘서울컨트리구락부골프장’(서울CC)으로 재개장했다. 서울CC는 박 전 대통령이 자주 이용했다. 그러다 경호상 우려가 제기되자 고양 원당의 한양CC에 18홀을 신설해 이전했다. 어린이대공원은 바로 서울CC 자리에 건설된 것이다. 어제 서울 한복판에 ‘용산어린이정원’이 개장했다.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부지 일부에 조성됐다. 개장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해 어린이들과 함께 정원을 둘러봤다. 용산어린이정원 부지는 무려 120년간 ‘금단의 땅’이었다. 1904년 한일의정서 체결 후 일본군이 주둔했고, 광복 이후 지금까지 미군기지로 활용돼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에는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들이 마음껏 뛸 수 있는 그런 넓은 잔디밭 하나 제대로 없다”며 공원을 조성한 배경을 설명했다. 일반에 개방한 30만㎡의 정원은 미국 장군들이 거주했던
4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2023 상하이모터쇼’(4월 18~27일)는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무대였다. 급성장한 비야디(BYD), 지리(Geely), 창안(changan) 등이 신차를 대거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지커(Zeekr·지리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의 준중형 SUV ‘지커X’가 시선을 끌었다. 르노코리아 2대 주주인 지리가 한국에 들여와 판매할 것으로 예상되는 모델이어서다. 전자동 도어, 좌우 이동 스크린, 위로 접히는 뒷좌석, 560㎞의 주행거리 등을 갖추고도 가격은 약 3850만원(20만위안)이다. 중국 전기차산업 발전과 전환 속도는 현기증이 날 정도다. 중국에서 지난해 팔린 승용차는 2054만 대로 전년 대비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전기차(순수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90% 급증한 567만 대에 달했다. 전체 판매 승용차의 약 27.6%가 전기차였다. BYD를 필두로 한 중국 기업들의 질주가 무섭다. BYD는 지난해 2021년(59만 대)보다 세 배 많은 약 180만 대를 판매했다. 급팽창하는 내수시장 덕에 테슬라(글로벌 131만 대)를 제치고 세계 1위 전기차 기업으로 부상했다. BYD의 마케팅 전략은 독특하다. 중국 역대 왕조(진·한·당·송·원)의 이름을 차명으로 쓴다. 애국 소비 트렌드와 맥이 닿는다. 이런 효과 때문일까. 작년 중국 판매량 상위 10개 전기차 중 6개가 BYD 차였다. 이 중 5개는 왕조 시리즈 차다. 콤팩트 SUV 쑹(宋·Song)이 47만 대로 1위였고, 친(秦·Qin) 플러스 세단이 4위(31만 대), 탕(唐·Tang) SUV는 9위(14만 대)를 차지했다. BYD의 굴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내연기관 차량까지 합친 중국 내 판매량 순위에서 올 1분기 44만 대 이상을 판매해 폭스바겐을 처음으로 추월했다는 소식이다. 중국의 전기차 굴기는 우리에
2021년 1분기 세계 자동차시장의 최대 이슈는 ‘애플카’였다. 애플이 현대자동차·기아, 닛산 등 완성차 업체 5~6곳과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위해 협상하고 있다는 뉴스가 국내외 언론을 달궜다. 그러나 양측의 생각은 달랐다. 소프트웨어 기술 협력을 기대한 완성차 업체와 달리 애플은 자신이 원하는 스펙대로 제품만 생산해 달라고 요구했다. 기존 자동차 업체로선 ‘애플만 좋은 일’에 들러리 설 이유가 없었다. 협상은 한 달여 만에 모두 결렬됐다.‘슈퍼 갑(甲)’ 애플의 위세에 눌려 내놓고 말은 못하지만, 협력사들이 전하는 애플의 갑질 사례는 한둘이 아니다. 주문한 부품을 생산해 놓으면 제때 구매하지 않다가 재고가 쌓이면 이른바 ‘떨이’로 가져간다는 소문도 들린다. 지난해 말 폭스콘의 중국 정저우 공장 노동자의 대규모 시위가 애플 특유의 빡빡한 통제가 누적된 결과라는 분석도 있었다.기술과 인력을 사실상 탈취한 사례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애플이 부르면, 그것은 죽음의 키스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 중소기업 경영진, 발명가, 변호사 등을 인용해 “애플이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과 파트너십 구축을 논의하다 결국 인력과 기술을 모두 가져간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애플은 2018년 혈액 산소 측정기 업체 마시모의 설립자 조 키아니에게 먼저 연락해 협업을 요청했다. 하지만 애플은 키아니와의 만남 이후 기존 연봉의 2배를 제안하며 마시모의 엔지니어와 최고의료책임자 등을 시작으로 30여 명의 인력을 잇달아 빼갔다. 이듬해 마시모 기술과 유사한 센서 특허를 출원했고, 혈중 산소 농도 측정 기능을
외교·통상 현안에서 상대국을 향해 반대 의견을 내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 나라를 찾아가 직접 따지겠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차 공식 협상이 열린 2006년 6월, 민주노총과 전국농민연맹 등이 주축이 된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미국 워싱턴DC로 원정시위를 떠났다. 당시 정부는 5개 부처 합동 담화문을 내고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는 원정시위 계획을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비판 여론에도 40여 명의 원정시위대는 현지에서 집회와 시위,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의 과격하고 유치한 언행이 새삼 떠오른다. 우리 협상단을 ‘매국노’로 칭한 것도 모자라 FTA가 체결되면 1300만 노동자가 모두 비정규직이 될 것이며, 농업은 파탄날 것이라고 선동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국의 지난해 대미 수출은 1095억달러, 수입은 816억달러로 2012년보다 각각 87%, 89% 늘었다.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279억달러로 82% 증가했다.이번엔 일본을 찾아간다고 한다. 시민단체도 아닌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성곤·양이원영·윤영덕·윤재갑 의원이다. 오늘부터 2박3일 후쿠시마에서 원전 오염 처리수 방출과 수산물 수출 문제에 항의하겠다는 것인데, 도쿄전력과 일본 의원들 섭외가 여의치 않은 모양이다. 당연한 일이다. 일본 정부가 뭣하러 정치적 의도가 뻔한 사람들을 상대하겠나. 책임있는 어느 누구도 만나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올 공산이 커졌다. 그걸 알면서도 일본 방문을 감행하는 게 더 문제다.이들의 진짜 관심사는 원전 오염의 정도나 수출입 현황이 아닐 것이다. 이미 정부가 “후쿠시마 수산물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를 이제야 봤다. 여러 가지로 뒷맛이 개운치 않다. 그중에서도 반성 없는 가해자들이 피해자에게 끝없이 내뱉는 욕설은 인간성의 바닥이 어디인지 생각하게 한다. 주인공 ‘문동은’은 협박에 굴하지 않고, 계획한 복수를 마무리한다.드라마 속 비이성적 언어폭력이 나에겐 다르게 오버랩됐다. 정치권 주변에서 난무하고 있는 욕설의 일상화다. 댓글과 문자 폭탄은 그나마 양반이다. 최근에는 카메라를 들이대고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을 거친 욕설로 몰아붙인다. 조금만 더 나가면 ‘정치테러’로 규정해도 될 듯하다. 여기엔 극렬 유튜버들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면전에서 욕설…협박받는 의원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이후 국회 바로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이탈자’로 지목된 의원들이 건물을 나와 이동할 때 누군가 따라붙는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로 추정되는 사람들이다. 처음엔 “왜 부결에 투표하지 않았느냐”고 묻는다. 의원들의 무대응에 말은 점점 격해지고 이내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이 쏟아진다.언어폭력은 의원들이 화면에서 사라질 때까지 계속된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주눅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비명계 한 의원은 “과격한 행태에 위축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며 “극렬한 사람이 늘어날수록 합리적인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진다”고 토로했다.비명계를 중심으로 사퇴론이 확산하고, ‘수박 색출’에 나선 강성 지지층의 공격이 의원들을 넘어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로 향하자 이 대표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던
내년도 예산안과 예산 부수법안이 지난 24일 새벽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정 처리기한을 22일이나 넘긴 ‘늑장처리’다. 국민 대다수가 잠들었을 시간, 여론의 비판에 몰린 여야는 밤 12시를 넘기며 또 그렇게 ‘일’을 했다. “한국 국회는 정말 열심히 일한다. 이런 나라를 본 적이 없다”는 외국 언론사 한 특파원의 얘기는 조롱에 가깝다.본회의 직후 양당 원내대표가 ‘합의’와 ‘타협’을 강조하며 예산안 처리에 의미를 부여한 것도 볼썽사납다. 국민은 둘의 밀실 담판에서 어떤 ‘거래’가 오갔는지 그 내막이 궁금하다. 법인세는 왜 전 과표구간에서 1%포인트씩 ‘찔끔’ 인하됐는지, ‘나라의 생사가 달려 있다’던 반도체산업의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은 어쩌다 야당안(대기업 기준 10%)에도 못 미치는 정부안(8%)으로 합의된 것인지…. 소상히 설명하는 게 유권자에 대한 예의다. 오만과 무능이 문제였다김진표 국회의장은 전날 밤 본회의를 시작하며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했다. 어찌 김 의장의 잘못일까 싶다. 새 정부 ‘나라살림’을 다수당 뜻대로 칼질한 더불어민주당의 오만, 대통령실과 야당 사이에서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한 국민의힘의 무능에 대한 비판이 크다.돌이켜 보면 올해 심야까지 이어진 상임위원회 회의가 유난히 많았다. 낮엔 싸우고 밤늦게 일하는 문화는 한국 정치의 고질병이 돼 버렸다. 하나의 패턴인 듯하다. 회의 초반 각 당의 공격수가 나선다. 방송사 등 매체들의 생방송을 의식해 서로를 자극하는 격한 말을 쏟아낸다. 고성이 오가고 정회와 파행이 잇따른다.
대구 경북대 동물병원으로 보내져 건강검진을 받았을 ‘곰이’와 ‘송강’은 북한 혈통의 풍산개다. 본적은 함경남도 풍산군(현 양강도 김형권군)으로, ‘호랑이 잡는 사냥개’로 불릴 정도로 용맹스러운 견종이다.이들은 혈통뿐만 아니라 유복함도 타고났다. 북한 최고권력자의 관심 속에 지내다 곰이가 태어난 지 18개월, 송강은 10개월 되던 2018년 9월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선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국가원수 자격으로 받아 ‘대통령기록물’이라는 법적 지위도 생겼다. 정치에 휩쓸려 들어온 풍산개‘고향’을 떠나는 마음이야 동물이라고 달랐을까. 그래도 새로운 삶터가 나쁘지 않았다. 청와대 경내라는 자연환경, 새 주인으로 여겼을 문 전 대통령 부부의 사랑까지…. 문 전 대통령은 2021년 8월 관저 뜰에서 곰이와 또 다른 풍산개 ‘마루’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들과 망중한을 보내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이들 풍산개가 정치의 한복판으로 휩쓸려 들어왔다. 문 전 대통령 측이 지난 7일 곰이와 송강을 정부에 반환하겠다고 밝힌 게 논란이 되고 있다. 반환 결심에 이유가 없진 않다. 퇴임 직전 대통령기록관과 협약을 맺었는데, 후속 조치인 시행령 개정이 ‘하세월’이라는 것이다. 협약엔 사육에 필요한 예산을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당장 국민의힘에선 “사료값이 아까워 정든 개를 보내냐”며 비판을 쏟아냈다. 야박함과 몰인정이 부각됐다. 이에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겉으로는 호탕하게 ‘데려가서 키우라’고 해놓고 속으로는 평산마을에서 키우는 행위를 합법화하는 일에 태클을 거는 대통령
정치인의 말과 글에 흠칫 놀랄 때가 있다. 대체로 두 가지 경우다. 하나는 ‘새로운 발견’이다. 일상이 바쁜 사람이라면 ‘이런 국회의원이 있었나’ 하고 생각할 법한 A의원을 최근 만났다. 입법과 정책에 관한 전문성과 정치인으로서의 사명감이 충만해 보였다. 무엇보다 말에 품격이 있었다. “OOO 의원님은…”, “OOO 장관께서는…”. 대화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에게 깍듯하게 존칭을 썼다. 물어봤다. “점잖은 것도 좋지만, 언론에 주목받으려면 때론 강하게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느냐”고. 그는 “기사에 안 나오더라도 내 스타일대로 해보겠다”고 했다. 말은 인격을 담는 그릇다른 하나는 ‘예상 밖의 당혹감’을 느낄 때다.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B의원이 그랬다. 식사 자리 초반의 어색함이 사라지자 대화 속 다른 정치인들에 대한 뒷담화가 이어졌다. 직함은 생략, 나이와 관계없이 “OOO은…”이었다. 다른 당을 논할 때는 비속어가 튀어나왔다. 품격 없는 말들로 그동안 B의원에게 가졌던 좋은 이미지는 싹 사라져 버렸다.물론 한두 번 만남으로 정치인을 평가할 수는 없다. 그의 삶과 정치 역정, 축적된 콘텐츠를 짧은 시간에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도 말은 인격을 담는 그릇이다. 두 의원의 인상은 말을 통해 머릿속에 각인됐다.말도 말이지만, 요즘엔 글도 문제다. 트위터를 주로 활용하는 미국 정치인들과 달리 한국 정치인 절대다수는 페이스북을 한다. 정치부 기자들은 의원들이 올리는 글과 그 이면을 취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다. 페이스북은 유용한 정치 수단이다. 기자들을 만나거나, 전화 또는 문자를 할 필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처음으로 아프리카와 피라미드 상공을 날며 국산 항공기의 우수성을 뽐냈다.블랙이글스는 3일(현지시간) 카이로 기자 대피라미드 인근에서 열린 '피라미드 에어쇼 2022'에 참가해 이집트 공군 특수비행팀 '실버스타즈'와 합동비행을 선보였다.이번 비행은 블랙이글스가 운용하는 T-50B에 전투임무를 더한 FA-50 등 국산 항공기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공군과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FA-50 도입을 검토 중인 이집트 공군이 공동으로 기획했다.외국 공군 특수비행팀의 피라미드 상공 에어쇼는 이번이 처음이며 블랙이글스가 아프리카에서 난 것도 최초다. 4500년 역사의 피라미드 인근은 비행 허가가 까다로워 이집트 공군 외 외국군의 에어쇼가 열린 적이 없었다.이집트가 한국 공군을 첫 피라미드 에어쇼 파트너로 선정한 것은 한국 조종사와 항공기의 우수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한국과의 방산 협력을 원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피라미드 에어쇼엔 이집트 모하메드 압바스 힐미 하쉼 공군 사령관과 관광유물부·청소년스포츠부·민간항공부장관 등 군·정 고위 당국자가 대거 참석했다. 한국 측에선 홍진욱 주이집트대사와 공승배 공군교육사령관(소장) 등이 교민 100여명과 함께했다.에어쇼는 한국과 이집트 국기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퍼포먼스로 시작했다. 실버스타즈는 중국산 K-8E '카라코룸' 항공기로 약 11분간 편대 비행, 교차 비행, 배면 비행, 트위스트 비행 등을 선보였다.뒤이어 블랙이글스가 등장했다. 피라미드 상공의 블랙이글스는 붉은색과 푸른색 연막을 분사했고 마치 1대처럼 근접한 상태에서 다이아몬드
지난달 중순 네 살 꼬마를 데리고 휴가를 떠나볼까 했는데, 졸지에 집에 갇히고 말았다. 가족 모두 코로나19에 걸렸다. 몸 컨디션은 그렇다 치고, 답답하고 지루하기 이를 데 없었다. “(격리 기간이) 2주였던 사람들은 어땠을까”. 이런 생각을 위안 삼아 7일을 지냈다. 보통 직장인이 이럴진대, 대통령은 오죽할까.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부터 서울 서초동 자택에 머물고 있다. 당초 지방의 대통령 전용 휴양시설로 휴가 갈 계획이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다 여권의 3축(대통령실·여당·내각)이 총체적 위기에 빠져들면서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택에서 ‘휴가 아닌 휴가’를 보내게 된 배경이다. 스스로 밝힌 원칙 돌아볼 기회휴가지로 향하려던 윤 대통령의 발길을 잡은 표면적인 이유는 지지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갤럽의 7월 넷째 주(26~28일) 조사에선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가 28%까지 하락했다. 어떤 대통령이라도 이런 지지율 속에 지방에서 휴가를 즐기기는 어려웠을 것이다.돌이켜보면 취임 이후 지방선거 때까지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엔 거침이 없었다. 취임식에 이은 한·미 정상회담, 그리고 지방선거 승리…. 지난 대선이 박빙 승부였다는 걸 감안하면 지지율도 나름 견조했다. 출근길 도어스테핑, 기업인들과 격의 없이 만나 기를 북돋웠던 행사는 분명 과거 대통령과 다른 행보였다.위기는 바로 그때 찾아왔다. 각종 인사 논란이 이어지는 와중에 정제되지 않은 대통령 발언들이 국민을 불편하게 했다. 정부 내 정책 불협화음과 여당의 내홍까지 겹치면서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의 문자 노출은 지지
입법부 공백 상태가 보름 넘게 이어지고 있다. 21대 국회 전반기 회기가 지난달 29일 끝났지만, 후반기 원(院) 구성은 하세월이다. 국회의장 선출도, 상임위원장 배분도 늦어지고 있다. 여야의 ‘네 탓 공방’만 매일 들려온다.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이 크다는 비판이 많다. 후반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주기로 한 약속을 뒤집은 탓이다. 여러 이유를 대고 있지만, 근저에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 때 중재안 합의를 파기한 것은 국민의힘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왜 우리만 약속을 지켜야 하느냐’는 것이다.국정을 책임질 여당이 된 국민의힘도 의지가 커 보이지는 않는다. 당장 경제위기 극복과 규제개혁을 위한 과제가 산적해 있는데도 말이다. “약속 파기는 저쪽이 했고, 국회 파행이 지속되면 결국 민심이 민주당에서 더 멀어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입법부 공백' 피해는 국민 몫전반기 국회는 지난달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 강행으로 끝이 났다. 국민들 기억 속에 전반기 회기의 마지막 장면은 ‘막장’과 ‘아수라장’으로 남아 있다. 그래서일까. 국회가 열리지 않으니 세상이 조용하고, 나쁠 게 없지 않으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하지만 입법부 공백의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화물연대 파업에 미리 대응하지 못해 산업계 피해를 키웠고,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한 상임위 차원의 대응도 이뤄지지 않았다. 손실과 피해가 잇따르는 가상자산 시장 관련 규제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인사청문회는 또 어떤가. 청문회엔 여야의 정략이 반영되고, 과도한 사생활 침해 등과 같은 부작용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750만 재외동포 여러분,그리고 자유를 사랑하는 세계 시민 여러분,저는 이 나라를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역사적인 자리에 함께해 주신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문재인, 박근혜 전 대통령,그리고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포스탱 아르샹쥬 투아데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더글러스 엠호프 해리스 미국 부통령 부군,조지 퓨리 캐나다 상원의장,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을 비롯한세계 각국의 경축 사절과내외 귀빈 여러분께도깊이 감사드립니다.이 자리를 빌려지난 2년간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는 과정에서큰 고통을 감내해주신국민 여러분께 경의를 표합니다.그리고 헌신해주신 의료진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세계 시민 여러분,지금 전 세계는 팬데믹 위기, 교역 질서의 변화와 공급망의 재편,기후 변화, 식량과 에너지 위기,분쟁의 평화적 해결의 후퇴 등어느 한 나라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이슈에 묻히긴 했지만, 지난 22일 주목해야 할 뉴스가 있었다. 한국갤럽이 19~2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직무 수행과 관련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42%까지 하락했다. 전주보다 8%포인트 급락한 수치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3%포인트 상승한 45%로 나타났다. ‘인사’(26%), ‘대통령 집무실 이전’(21%), ‘독단적·일방적’(9%) 등이 부정평가 이유로 조사됐다.윤 당선인의 취임 전 지지도는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의 주변에선 “밑에서 출발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제는 그렇게만 볼 일은 아닌 것 같다. ‘갸우뚱’하는 국민이 늘면서 새 정부가 출범도 하기 전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참신함 부족한 첫 내각 면면낮은 지지도의 근저엔 초박빙으로 승부가 갈린 대선 결과가 있다. “아직도 마음을 열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허니문’ 기간도 사라져 버렸다. 그런데도 윤 당선인은 ‘대선의 추억’을 즐기는 듯하다.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지역을 찾아가 ‘어퍼컷 세리머니’를 재연하고, 스스로를 특정 지역의 아들로 칭한다.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적절한 언행이었을까.더 큰 문제는 역시 인사였다. 첫 조각에서 새로운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 모른다. 내각과 대통령 비서실 인선은 참신함과 거리가 있었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김대기 비서실장 내정자…. 모두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다.
“다들 ‘비장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을 겁니다. 누가 되더라도 하루이틀 사이에 문서로 만들어 들이밀 수 있어야 하거든요.” 최근 만난 한 경제부처 국장은 “중앙부처 국·과장 정도 되면 대선 직후 출범하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할 공약 이행 방안 등을 머릿속에 정리해놓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자신을 포함해서다. 정권 교체기는 공무원들의 생각이 많아지고, 마음이 바빠지는 시기다.공직사회뿐일까.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에 경제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업인들을 만나면 “누가 될 것 같나” “언론에선 분위기를 어떻게 보느냐”고 묻는다. 새 정부의 정책이 기업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터라 뭔가 근거있는 답을 기대하는 눈치다. 곤란할 때가 많다. 대선 관련 대화는 “언제 기업하기 좋은 때가 있었나”라는 푸념으로 끝나곤 한다. 구두선에 그쳤던 규제개혁기업들은 이번 대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시장과 민간의 자율보다 공공의 역할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오랜 기간 검찰에 몸담으며 기업을 수사의 대상으로 여겨왔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이들의 삶의 궤적을 보면 기대보다 걱정이 크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선거 때야 친기업을 표방하지만, 막상 정권을 잡고 시간이 흐르면 과거 정부에서 그랬던 것처럼 기업을 ‘동원의 대상’ 정도로 여기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대기업 임원은 “기업 환경이 정부 초기 반짝 나아지는 듯하다가 결국엔 다시 반기업 정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정치 지도자들의 일시적 친
148만9000대 vs 146만6000대.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일본의 혼다보다 약 2만3000대를 더 팔아 5위에 올랐다는 소식이다. 현대차보다 27년 앞선 1959년 미국에 진출한 혼다를 처음으로 따라잡았다.현대차의 미국 진출사(史)에서 ‘혼다 추월’이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현대차가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엑셀을 미국으로 처음 실어 보낸 건 1986년이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온 ‘작은 차’에 소비자들은 선뜻 지갑을 열지 않았다. 생소한 기업이고, 품질에 대한 신뢰도 없던 때였다. 美서 6위→5위, 10년 걸려현대차 사람들을 더 당황하게 만든 건 “혼다의 아류가 아니냐”는 소비자와 딜러의 반응이었다. ‘Hyundai’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고 ‘Honda’와 헷갈려 했다. “현다이, 헌다이, 혼다?”라고 되묻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여기에 ‘H’를 활용한 두 회사의 엠블럼까지 비슷했다. 현대차는 한동안 ‘짝퉁 혼다’라는 소비자의 냉소와 경쟁사의 마타도어에 시달려야 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현대차는 진출 첫해 약 16만8000대를 팔았다. ‘가격 경쟁력’ 덕분이었다.현대차는 이후 품질 혁신과 차종 다변화를 통해 미국 진출 15년째인 2001년 50만 대, 25년 만인 2011년 100만 대 판매를 달성했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 순위는 6위까지 상승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각축하는 시장에서 ‘게임체인저’가 아닌 기업이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혼다를 밀어내고 ‘톱5’가 되는 데는 10년이 더 걸렸다. 4위 스텔란티스(178만5000대), 3위 포드(189만 대) 추격엔 또 얼마의 시간과
지난주 놀라운 소식이 하나 전해졌다. 국산 지대공미사일 ‘천궁Ⅱ’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될 것이라는 뉴스였다. 금액만 4조원이 넘는, 한국 방위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미국 ‘패트리엇’, 이스라엘 ‘바락8’과의 경쟁 끝에 따낸 성과라 의미가 크게 다가온다.대규모 무기 도입 내용을 최종 계약에 앞서 이례적으로 발표한 것도 주목을 끌었다. UAE 국방부가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한국형 방공체계 M-SAM(천궁Ⅱ)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것. 계약 규모까지 129억디르함(약 4조1500억원)으로 명시했다. 보안을 중시하는 국제 무기 거래 관행과 달랐다. 천궁 선택한 UAE중동 무역·금융의 중심으로 떠오른 UAE가 자국 방어 무기체계의 하나로 천궁Ⅱ를 선택한 배경은 뭘까. 뛰어난 성능을 우선 꼽을 수 있다. 초기형인 천궁I과 달리 천궁Ⅱ는 탄도미사일 요격 기능을 갖추고 있다. 최대 속도 마하 5로, 초속 5㎞로 낙하하는 적의 미사일을 요격한다. ‘미사일 잡는 미사일’로 불리는 이유다. 국방기술품질원의 2017년 시험발사에선 100% 명중률을 기록하기도 했다.천궁Ⅱ는 미사일뿐 아니라 사격통제소, 다기능레이더, 발사대차량 등이 어우러져 1개 포대를 이룬다.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 기아 등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이들 무기체계에 집약돼 있다. 이 역시 수출 성공의 요인이었다.천궁Ⅱ의 쾌거는 UAE가 한국에 보내는 신뢰의 크기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2009년 한국의 UAE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 수주를 계기로 본격 시작된 양국 간 협력이 국방 등의 분야로 전방위적으로 확산한 결과라는 것이다. 사실 1990년대만 해도 UAE는 크게 주목받
동국제강은 국내 중후판 시장의 강자였다. 지금은 연 150만t으로 줄었지만 2011년까지 동국제강의 중후판 생산능력은 430만t에 달했다. 포스코에 이어 2위였다. 2000년대 중후반 동국제강의 초호황기 역시 후판 부문이 견인했다.2011년 하반기부터 주요 전방 산업인 조선업 불황이 시작되고, 국내 시장에서도 경쟁이 심화됐다. 동국제강이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는 브라질 제철소 CSP도 헤알화 약세 등의 영향을 받아 사정이 어려워졌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주력 사업인 후판 부문의 생산 능력을 감축했고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회사인 유니온스틸과의 합병도 단행했다.2015년 말부터 상황이 나아졌다. 중후판 업황은 여전히 좋지 않았지만 국내 부동산 경기가 개선되면서 동국제강 매출의 약 50%를 점유하는 봉형강 부문 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한 것이다. 물량 중심에서 수익성 위주로 정책이 전환하면서 실적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열연 등 상공정을 보유하지 않아 매출 총이익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여겨지던 냉연·도금·컬러강판 등 냉연도금류 업황이 좋아진 것도 이때다.원료로 사용하는 열연강판의 역내 공급이 늘어나면서 이 회사의 롤 마진(제품과 원료의 가격 차)이 확대됐다. 2016년에는 상황이 더 좋아졌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반등한 데다 중국 철강산업이 구조조정을 시작하면서 동국제강의 영업이익은 1000억~2000억원 수준에 안착했다. 놀랄 만한 개선이다.이 시기 시장은 럭스틸(Luxsteel)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컬러강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프리미엄 컬러강판은 고급 건축자재, 가전용으로 사용되는 소재다. 라미나, UV 코팅 등 고도화된 후처리 공정으로 높은 해상
영상보안기업 한화테크윈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코로나 방역 종합 솔루션’을 14일 출시했다. 영상기기 앞에 있는 사람들이 방역 지침인 1~2m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지 측정하는 기술이다. 이를 위반하면 스피커와 모니터로 알려준다. 전시회, 박람회, 강연 장소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엔 마스크 착용 감지, 실내 적정 인원 관리 솔루션을 선보였다.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속에 맞이한 올해는 희망이란 말이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2020년은 살아남기 위해 절치부심한 해였다. 인류를 덮친 코로나19는 세계적으로 8310만 명을 감염시켰고, 181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국내 상황도 악화일로다. 확진자가 매일 약 1000명씩 급증하는 ‘혹독한 겨울’을 살고 있다. 답답한 마스크에 어느덧 익숙해진 코흘리개 아이, 자...
조합원 수 5만 명, 1인당 평균 연봉 9600만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산하 최대 사업장인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과연 달라지고 있는 것일까. 상대적 온건파로 분류되는 이상수 위원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 계속되고 있는 질문이다. 지난 1월 취임한 이 위원장은 조합원들에게 “무분별한 파업을 지양해야 한다” “회사가 생존해야 조합원도, 노조도 유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식적인 내용이지만,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한창인 지난 5월 중국을 찾았다. 2박3일의 짧은 일정이었음에도 코로나19 검사만 세 번을 받았다. 출국 전 건강상태 확인서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한 차례, 중국 입국과 귀국 직후에도 각각 한 차례씩 검사를 거쳤다. 이 부회장이 번거로움을 무릎쓰고 중국행 비행기에 오른 것은 시안 공장이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반도체 생산기지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 전쟁 등으로 어수...
“천재지변에 맞먹는 위기 아닙니까. 살아 보겠다고 내놓은 땅이잖아요. 그런데 거기다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초를 쳐 버리면 누가 관심을 갖겠어요.” 얼마 전 저녁 자리에서 대한항공의 ‘송현동 땅’ 얘기가 나오자 한 대기업 임원이 한 말이다. 그는 “기업의 사정을 조금이라도 고려했다면 서울시가 공원화를 추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10일 이뤄진 송현동 땅 매각 입찰 결과는 ...
경기 김포시 양촌읍에 있는 중견 가전업체 원봉은 정수기 냉온수기 공기청정기 등을 러시아 중동 동남아시아에 수출한다. 창업자인 김영돈 회장과 직원들은 요즘 달라진 국가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성공적으로 이겨나가고 있는 한국의 스토리가 세계에 큰 울림을 주면서 “수출제품에 태극기를 부착해 달라”는 해외 바이어의 요청이 늘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5년 전부터 중동 바이어의 ...
삼성그룹이 2020년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3급)를 6일 시작했다. 삼성은 이날 삼성커러어스닷컴에 채용공고를 올려 “오는 13일 오후 5시까지 입사지원서를 받는다”고 밝혔다. 삼성의 상반기 공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당초 계획보다 한 달 늦춰졌다. 삼성은 6일부터 8일까지 전자·금융·기타 계열사 순으로 채용공고를 올린다. 6일부터 접수를 받는 전자계열 5개사는 삼성...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기업 총수들은 “위기가 일상화 되고 있다. 적당히 타협하는 관습에서 벗어나 다시 핵심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신년사에 담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모든 것을 어중간하게 잘 하는 것이 아닌, 근본적인 단 하나의 역량을 확실하게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세계 각 계열사가 ‘어중간하게 잘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라’는 주문과, ...
서울 성북동 대사관로. 북악산 자락에 있는 한가하던 동네에서 요즘은 주말마다 ‘주차 전쟁’이 벌어진다. 760㎡ (약 230평) 규모로 들어선 ‘성북동 빵공장’ 때문이다. 건물 안에 들어서면 7m나 되는 높이에 압도당한다. 여기서 빵 만드는 모습을 직접 보고, 2층에서는 쉬면서 커피와 빵을 먹을 수 있다. 152석의 좌석은 항상 붐빈다. 이곳은 4년 만에 연매출 100억원을 올리는 ‘핫플레이...
최근 만난 한 유통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 근황을 물었더니 지방의 시장과 군수를 만나러 다니느라 바쁘게 지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시장, 군수님들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매장에 농수축산물 등 지역 특산품을 더 납품하도록 해달라는 부탁(?)부터 “장사하는 데 어려움이 생기면 해결해줄 테니 뭐든 얘기해 달라”는 요청까지. 상당수 기초자치단체장이 ‘비...
이랜드그룹엔 요즘 투자하겠다는 금융회사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랜드가 전국에 보유한 땅 495만㎡(약 150만 평)의 개발에 대한 관심이다. 주력인 패션 부문 등에서 협업하자는 요청도 끊이지 않는다. 2015년 말 그룹 지주회사 이랜드월드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때와는 딴판이다. 이랜드는 최근 3년여간 알짜 브랜드와 부동산 등을 대거 매각했다. 하지만 다른 브랜드들이 ‘화수분’처럼 성장해 ...
닭 120만 마리가 하루 96만 개의 계란을 낳는 곳. 경기 포천 가산면에 있는 가농바이오의 국내 최대·최첨단 산란계 직영농장이다. 이 회사를 경영하는 유재흥 회장(64)에겐 20여 년간 풀지 못한 숙제가 있었다. 닭이 새벽에 낳은 가장 신선한 계란을 그날 소비자들이 먹을 수 있게 해주는 것. 그의 꿈이자 숙원이었다. 계란 유통기간은 약 30일이다. 소비자들은 닭이 5~7일 전에 낳은 계란을 마트 등에서 산다. 유통단계를 거치기 ...
유재흥 가농바이오 회장은 1980년대 후반 가업을 이어받았다. 이후 30년간 그는 혁신을 거듭했다. 가농의 포천 농장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첨단 생산시설과 방역 시스템을 견학하려는 국내외 양계업 종사자들이 찾아온다. 가농의 모태는 창업자 유시련 명예회장(90)이 1955년 설립한 ‘유경사료상회’. 양계사업은 사료공장의 제품을 테스트하기 위해 1976년 시작했다. 대학 졸업 후 사료공장에서 일하던 유 회장은 1982년 미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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