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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호 기자
    유승호 기자 경제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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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살리자니 인플레 걱정…스태그플레이션 '딜레마'

    바닥 경기가 한겨울 추위만큼이나 차갑다. 1450원을 훌쩍 넘은 원·달러 환율은 물가에도 조금씩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경기가 안 좋은데 물가까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를 뜻하는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과 전반적·지속적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한마디로 최악의 조합이다. 상식을 깨는 경제 현상경제학자 대다수가 동의하는 경제 기본 원리 중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과 실업은 상충 관계’라는 것이 있다. 경기가 나빠지면 실업이 증가하고 유효 수요가 감소해 물가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기가 좋아지면 취업자가 늘고 유효 수요가 증가해 물가가 상승한다. 이런 상식을 거스르는 현상이 스태그플레이션이다.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물가는 오른다. 일자리는 안 생기고 소득은 줄어드는데 물가는 비싸지니 살림살이가 이중으로 어려워진다.스태그플레이션은 공급 충격이 발생했을 때 일어난다. 공급 충격이란 기업의 생산 비용에 급격한 변화가 생기는 일을 말한다. 기상 이변으로 농산물 수확량이 급감해 식료품 생산 비용이 확 오른다거나 중동에서 전쟁이 발발해 석유 제품 가격이 급등하는 것이 공급 충격의 사례다. 공급 충격이 오면 나라 경제의 총공급 곡선이 왼쪽으로 이동한다. 그렇게 되면 경제 전체 생산량이 감소하는 동시에 물가가 오른다.생산 비용이 높아져 기업이 투자를 줄이면 총수요가 감소해 경기는 더 가라앉는다. 물가가 높아진 만큼 근로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해 인건비가 상승하면 기업의 생산 비용이 올라 물가가 더 뛰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2025.01.20 17:33
  • [경제야 놀자] 법정 최고금리 내리면…서민 대출 더 힘들어지는 '역설'

    사상 초유의 정치적 혼란 속에 지난해 말 국회에서 ‘민생 법안’ 하나가 통과됐다. 이자율이 법정 최고금리(연 20%)의 3배 이상이면 대출 계약을 무효로 한다는 내용의 대부업법 개정안이다. 종전에는 연 20%가 넘는 금리로 대출했을 때 이 상한선을 초과하는 이자만 무효로 봤다. 이제는 금리가 연 60% 이상일 경우 원금과 이자 전액이 무효가 된다. 법정 최고금리를 더 엄격하게 적용해 취약계층을 보호하겠다는 것이 법 개정 취지다. 그러나 법정 최고금리 규제는 의도한 바와 다른 결과를 낳을 위험도 안고 있다. 대부업자가 돈을 버는 방법간단한 사고 실험을 해보자. 한 대부업자가 있다. 이 사람이 10명에게 100만원씩 빌려준다. 대출금리는 연 30%, 대부업자의 조달금리는 연 10%이고, 돈을 빌린 10명 중 1명은 갚지 않고 떼어먹는다고 가정하자. 이때 대부업자의 이자수익은 270만원(30만원×9명)이다. 여기서 조달 비용 100만원(10만원×10명)과 떼어먹힌 돈 100만원을 뺀 70만원이 대부업자의 순이익이다.어느 날 정부가 고금리에 시달리는 서민을 보호하겠다며 대출금리를 연 20%로 제한했다. 이제 대부업자의 이자 수익은 180만원(20만원×9명)이다. 조달 비용 100만원, 떼어먹힌 돈 100만원을 빼면 대부업자는 20만원을 손해 본다. 금리가 낮아진 덕분에 고객이 못 갚는 돈이 50만원으로 줄어든다고 해도 대부업자의 순이익은 전보다 감소한다. 대부업자는 꾀를 낸다. 돈을 못 갚을 것 같은 사람은 빼고 7명에게만 대출해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이자수익은 140만원(20만원×7명)으로 낮아지지만, 조달 비용도 70만원(10만원×7명)으로 줄어 대부업자는 전과 같은 70만원의 순이익을 얻을 수 있다.

    2025.01.20 10:00
  • 영어 배우고 경제용어 익히고…"어려울까 걱정했는데 재밌어요"

    “What is saving?”(저축이 뭐예요?) 선생님이 묻자 한 학생이 답한다. “Keeping money for the future.”(미래를 위해 돈을 보관해 두는 것이요)선생님의 질문이 이어진다. “Is saving good or bad?”(저축은 좋아요, 나빠요?) 학생들이 “Good”이라고 답하자 선생님은 “Why?”라고 묻고 이에 한 학생이 손을 들고 “We can use the money for good purposes.”(돈을 좋은 목적에 쓸 수 있으니까요)라고 말한다. “I save money to donate.”(기부하고 싶어서 저축해요)라고 답하는 학생도 있었다.지난 17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본사에서 열린 초등학생 영어 경제캠프 ‘2025 주니어 생글생글 윈터 스쿨’의 한 장면이다. 한경이 발행하는 어린이 청소년 경제·논술신문 주니어 생글생글은 어린이 영어교육 전문 기업 이비전과 함께 13~17일 이 행사를 열었다.주니어 생글 윈터 스쿨은 교사와 학생들이 단순히 영어로 대화를 주고받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경제와 금융에 관한 기초 지식을 익힐 수 있도록 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학년별로 나눠 1~2학년 학생은 화폐의 기능, 판매와 구매, 소비와 저축을 영어로 배우고, 용돈과 소비에 대한 자기 생각을 영어로 말해 보는 기회를 가졌다. 3~4학년 학생은 은행의 역할, 예금과 적금의 차이,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개념을 영어로 배웠다. 5~6학년 수업에선 국내총생산(GDP), 국민소득, 무역, 환율 등 제법 어려운 경제 용어를 다뤘다.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다니며 무역학, 경영학 등을 전공한 전문 영어 강사가 수업을 진행했다. 하루 총 네 시간 수업 중 후반부 두 시간은 게임과 활동 중심으로 구성해 학생들의 흥미를 유도했다. 그날 배

    2025.01.19 17:13
  • 법정 최고금리 내리면…서민대출 더 힘들어지는 역설

    사상 초유의 정치적 혼란 속에 지난해 말 국회에서 ‘민생 법안’ 하나가 통과됐다. 이자율이 법정 최고금리(연 20%)의 3배 이상이면 대출 계약을 무효로 한다는 내용의 대부업법 개정안이다. 종전에는 연 20%가 넘는 금리로 대출했을 땐 이 상한선을 초과하는 이자만 무효로 봤다. 이제는 금리가 연 60% 이상일 경우 원금과 이자 전액이 무효가 된다. 법정 최고금리를 더 엄격하게 적용해 취약계층을 보호하겠다는 것이 법 개정 취지다. 그러나 법정 최고금리 규제는 의도했던 바와 다른 결과를 낳을 위험도 안고 있다. 대부업자가 돈을 버는 방법간단한 사고 실험을 해보자. 한 대부업자가 있다. 이 사람이 10명에게 100만원씩 빌려준다. 대출 금리는 연 30%, 대부업자의 조달 금리는 연 10%이고, 돈을 빌린 10명 중 1명은 안 갚고 떼어먹는다고 가정하자. 이때 대부업자의 이자 수익은 270만원(30만원×9명)이다. 여기서 조달 비용 100만원(10만원×10명)과 떼어먹힌 돈 100만원을 뺀 70만원이 대부업자의 순이익이다.어느 날 정부가 고금리에 시달리는 서민을 보호하겠다며 대출 금리를 연 20%로 제한했다. 이제 대부업자의 이자 수익은 180만원(20만원×9명)이다. 조달 비용 100만원, 떼어먹힌 돈 100만원을 빼면 대부업자는 20만원을 손해 본다. 금리가 낮아진 덕분에 고객이 못 갚는 돈이 50만원으로 줄어든다고 해도 대부업자의 순이익은 전보다 감소한다. 대부업자는 꾀를 낸다. 돈을 못 갚을 것 같은 사람은 빼고 7명에게만 대출해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이자 수익은 140만원(20만원×7명)으로 낮아지지만, 조달 비용도 70만원(10만원×7명)으로 줄어 대부업자는 전과 같은 70만원의 순이익을 얻을 수 있

    2025.01.13 19:00
  • [경제야 놀자] 임금도 수요·공급이 결정…무작정 올리면 일자리 줄어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0원이다. 지난해보다 1.7% 인상되며 처음으로 1만원을 넘겼다. 노동계는 해마다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한다. 물가가 오른 만큼 근로자들의 임금도 높아져야 한다는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며 한숨을 내쉰다.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자.최저임금제는 실업을 낳기도시장경제에선 노동의 가격인 임금도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수요·공급 원리를 따른다. 정부 개입이 없다면 임금은 <그림1>에서처럼 노동 공급(근로자)과 수요(고용주)가 만나는 ‘균형임금’에서 결정된다. 균형임금은 시장 임금이 된다. 만일 정부가 개입해 최저임금을 균형임금보다 높이면 <그림2>처럼 노동 공급량은 증가하고 수요량이 감소한다. 노동 공급량이 초과한 만큼 실업이 발생한다.최저임금이 시급 9000원에서 1만원으로 오른 경우 근로자의 생산성이 시간당 1만원을 넘는다면 고용주는 근로자를 계속 고용한다. 그러나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사업장은 생산성이 그렇게 높지 않은 곳이 많다. 그렇다고 최저임금 미만으로 임금을 주면 불법이다. 이 때문에 고용주는 근로자를 해고하고 대신 가족을 투입하려는 인센티브에 노출된다.결국 최저임금이 9000원이었다면 고용됐을 근로자의 소득 기회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사라질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소득 근로자의 소득을 높이겠다는 ‘선의’가 실업이라는 나쁜 결과를 낳는 것이다. 최저임금을 너무 많이 올리면 임금 부담을 이기지 못한 작은 사업체들이 문을 닫는 것은 그 때문이다.美 흑인 실업률 높

    2025.01.13 10:00
  • [토요칼럼] 한국은 엄두도 못낸 아르헨식 '밸류업'

    작년 한 해 주가지수가 거의 세 배로 오른 나라가 있다. 한국에서 지구 정반대편에 있는 아르헨티나다. 아르헨티나의 대표 주가지수인 메르발(MERVAL)지수는 지난해 무려 172.52% 상승했다. 작년 1년간 10% 가까이 내린 코스피지수는 말할 것도 없고 S&P500지수(23.31%)의 7배가 넘는 불장이었다. 새해 들어서도 10%대 오름세다.메르발지수의 급등세는 언뜻 보면 이해하기 힘든 면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정한 작년 아르헨티나 경제성장률은 -3.8%다. 상대적 빈곤율은 50%가 넘는다. 더구나 아르헨티나는 채무 불이행 선언을 밥 먹듯이 하는 나라다. 그럼에도 주가가 날아오른 이유가 있다. 작년 12월 취임 1년을 넘긴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개혁 정책이다. 선거 유세 때 가죽 재킷 차림에 전기톱을 들고나와 다소 우스꽝스럽게 비치기도 했던 인물이다. 그 전기톱 퍼포먼스는 허세가 아니었다.취임 후 기존 18개이던 정부 부처를 8개로 줄이고 공무원을 5만 명 넘게 해고했다. 전기·가스 요금과 대중교통 요금에 지급하던 보조금을 중단하고 은퇴자에게 주는 연금은 동결했다. 작년 물가 상승률이 200%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연금을 3분의 1로 깎은 것이나 다름없다.허리띠 졸라매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정부 부처를 통폐합하는 와중에도 규제 완화를 담당하는 부처는 신설해 각종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했다. 임업, 관광, 에너지, 철강 등의 산업에 2억달러 이상 투자한 기업에 법인세율을 10%포인트 인하해 주는 등 투자 촉진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파열음이 뒤따르기는 했다. 지하철 요금은 여섯 배로 올랐고 소고기가 세계에서 가장 싸다는 나라의 1인당 소고기 소비량이 10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

    2025.01.10 17:50
  • [경제야 놀자] 돈 풀고 금리 내린다고…'경제암초' 피해 갈까

    ‘한국 경제’라는 배 앞에 경기 침체, 대통령 탄핵이라는 암초가 나타났다. 선장 역할을 하는 정부가 재정이라는 방향키를 확 틀었다. 올해 예산의 75%를 상반기에 몰아 쓰기로 했다. 방향을 더 확실하게 돌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항해사(야당)도 있다. 연초부터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자는 것이다. 경기침체, 물가상승 등을 피하기 위해 정책당국이 돈을 풀거나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것을 경제 안정화 정책이라고 한다. 이렇게 방향키를 돌리기만 하면 경제는 암초를 피해 순항할 수 있을까. 정부는 기다릴 수 없다경기는 변동한다. 경제 상황이 좋다가도 어느 순간 불황이 와서 실업자가 늘어나고, 경기가 과열되면 물가가 오르는 부작용이 생긴다. 이럴 때 실업을 줄이고 물가를 누르기 위해 정부가 내놓는 것이 경제 안정화 정책이다.경제 안정화 정책은 주로 총수요를 조절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총수요를 늘리는 정책이다. 수요 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경제 전체 생산량이 증가한다.재정 지출 축소와 기준금리 인상은 총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이다. 수요 곡선이 왼쪽으로 움직여 경제 전체 생산량이 줄어든다. 조세도 주요한 수단이다. 감세는 총수요를 늘리고 증세는 총수요를 누른다.일부 경제학자는 정부가 단기적 경기 변동에 개입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감기가 들었을 때 2~3일 푹 쉬면 약을 안 먹어도 몸이 회복되는 것처럼 경기도 자연적으로 조절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업자가 불어나거나 물가가 치솟는 게 뻔히 보이는데 모르는 체할 정부와 정치인은 거의 없다. 그래서 정부는 경제 안정을 주요 목표로 삼

    2025.01.06 10:00
  • 돈 풀고 금리 내린다고…'경제암초' 피해갈 수 있을까

    ‘한국 경제’라는 배 앞에 경기 침체, 대통령 탄핵이라는 암초가 나타났다. 선장 역할을 하는 정부가 재정이라는 방향키를 확 틀었다. 내년 예산의 75%를 상반기에 몰아 쓰기로 했다. 방향을 더 확실하게 돌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항해사(야당)도 있다. 연초부터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자는 것이다. 경기 침체, 물가 상승 등을 피하기 위해 정책당국이 돈을 풀거나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것을 경제 안정화 정책이라고 한다. 이렇게 방향키를 돌리기만 하면 경제는 암초를 피해 순항할 수 있을까. 정부는 기다릴 수 없다경기는 변동한다. 경제 상황이 좋다가도 어느 순간 불황이 와서 실업자가 늘어나고, 경기가 과열되면 물가가 오르는 부작용이 생긴다. 이럴 때 실업을 줄이고 물가를 누르기 위해 정부가 내놓는 것이 경제 안정화 정책이다.경제 안정화 정책은 주로 총수요를 조절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총수요를 늘리는 정책이다. 수요 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경제 전체 생산량이 증가한다.재정 지출 축소와 기준금리 인상은 총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이다. 수요 곡선이 왼쪽으로 움직여 경제 전체 생산량이 줄어든다. 조세도 주요한 수단이다. 감세는 총수요를 늘리고 증세는 총수요를 누른다.일부 경제학자는 정부가 단기적 경기 변동에 개입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감기가 들었을 때 2~3일 푹 쉬면 약을 안 먹어도 몸이 회복되는 것처럼 경기도 자연적으로 조절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업자가 불어나거나 물가가 치솟는 게 뻔히 보이는데 모르는 체할 정부와 정치인은 거의 없다. 그래서 정부는 경제 안정을 주요 목표로

    2024.12.30 17:19
  • [경제야 놀자] 외모도 스펙?…예쁘고 잘 생기면 돈도 잘 벌까

    12월과 1월은 성형외과의 최고 대목이다. 수능을 치르고 대학 입시를 마무리한 고3과 재수생이 성형외과로 몰려들기 때문. 처진 눈꺼풀을 끌어올리고 이마 주름을 펴겠다며 성형외과를 찾는 50대 남성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 취업 준비생은 “외모도 스펙”이라고 말한다. 잘생기고 예쁜 사람이 노동시장에서도 좋은 대우를 받는다는 실증 연구가 많다. 훌륭한 외모가 유리하게 작용하는 ‘뷰티 프리미엄’이다. 이런 현상에도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편견이고 차별일 뿐일까. 외모·소득 상관관계는뷰티 프리미엄에 관해 가장 유명한 연구 결과는 대니얼 해머메시 텍사스 오스틴대 명예교수와 제프 비들 노터데임대 교수가 1994년 발표한 논문 ‘아름다움과 노동시장(Beauty and the Labor Market)’이다. 두 사람은 18~64세 남자 1279명과 여자 1495명을 외모에 따라 다섯 등급으로 나누고 외모와 소득의 관계를 조사했다.연구 결과 외모가 2등급 이상인 여성의 소득은 평균치보다 8% 높았다. 남성도 외모가 1~2등급이면 평균 대비 4% 높은 소득을 올렸다. 반면 외모 4~5등급 여성의 소득은 평균보다 4%, 남성은 13% 낮았다.국내에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있다. 류근관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이수형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010년 결혼정보회사 선우 회원 2만689명을 외모에 따라 A, B, C, D등급으로 나누고 이들의 소득을 조사했다.A등급 남성의 임금은 C등급 남성보다 9%, A등급 여성의 임금은 C등급 여성보다 5% 높았다. 배우자의 소득 수준에도 차이가 있었다. A등급 남성의 결혼 상대는 C등급 남성의 배우자보다 연 소득이 15% 높았다. 여성 역시 외모가 A등급이면 C등급 여성보다 소득 수준이 6%

    2024.12.23 10:00
  • '외모도 스펙'이라는데…예쁘고 잘생기면 돈도 잘벌까

    12월과 1월은 성형외과의 최고 대목이다. 수능을 치르고 대학 입시를 마무리한 고3과 재수생이 성형외과로 몰려든다. 처진 눈꺼풀을 끌어올리고 이마 주름을 펴겠다며 성형외과를 찾는 50대 남성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 취업준비생은 ‘외모도 스펙’이라고 말한다. 잘생기고 예쁜 사람이 노동시장에서도 좋은 대우를 받는다는 실증 연구가 많다. 훌륭한 외모가 유리하게 작용하는 ‘뷰티 프리미엄’이다. 이런 현상에도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편견이고 차별일 뿐일까. 돈 많은 사람과 결혼하려면?뷰티 프리미엄에 관해 가장 유명한 연구 결과는 대니얼 해머메시 텍사스 오스틴대 명예교수와 제프 비들 노터데임대 교수가 1994년 발표한 논문 ‘아름다움과 노동시장(Beauty and the labor market)’이다. 두 사람은 18~64세 남자 1279명과 여자 1495명을 외모에 따라 다섯 등급으로 나누고 외모와 소득의 관계를 조사했다.연구 결과 외모가 2등급 이상인 여성의 소득은 평균치보다 8% 높았다. 남성도 외모가 1~2등급이면 평균 대비 4% 높은 소득을 올렸다. 반면 외모 4~5등급 여성의 소득은 평균보다 4%, 남성은 13% 낮았다.국내에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있다. 류근관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이수형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010년 결혼정보회사 선우 회원 2만689명을 외모에 따라 A, B, C, D등급으로 나누고 이들의 소득을 조사했다.A등급 남성의 임금은 C등급 남성보다 9%, A등급 여성의 임금은 C등급 여성보다 5% 높았다. 배우자의 소득 수준에도 차이가 있었다. A등급 남성의 결혼 상대는 C등급 남성의 배우자보다 연 소득이 15% 높았다. 여성 역시 외모가 A등급이면 C등급 여성보다 소득 수준이 6% 높은

    2024.12.16 19:16
  • [경제야 놀자] 학생 수 줄었는데…교육청 직원은 왜 늘었을까

    초·중·고교생이 한 해가 다르게 감소하고 있다. 초저출생의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학생에게 쓰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줄지 않고 있다. 써도 써도 돈이 남아서 전국 시도교육청에 쌓여 있는 돈이 11조원이다. 교육청 공무원도 오히려 늘었다. 공공 부문 운영이 방만한 것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 공동수장을 맡을 일론 머스크는 “연방정부 직원을 절반 이상 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무원이 불필요하게 많아지는 것은 보편적 현상이다. 이를 이론적으로 규명한 법칙까지 있다.공무원수와 업무량은 무관시릴 노스코트 파킨슨 영국 해양사학자는 1955년 11월 시사 잡지 이코노미스트에 ‘파킨슨의 법칙’이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기고했다. 그는 칼럼에서 제1차 세계대전 후 영국 해군의 인력 구조 변화에 특이한 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1914년부터 1928년까지 영국 해군 장병은 14만6000명에서 10만 명으로, 함정 수는 62척에서 20척으로 대폭 줄었는데 해군본부에 근무하는 공무원은 2000명에서 3569명으로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영국 식민성의 인력 구조 변화도 의아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영국 식민지 대부분이 독립했는데, 식민성 직원은 1935년 372명에서 1954년 1661명으로 네 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파킨슨은 공무원 수와 업무량은 관련이 없으며, 업무량과 무관하게 공무원이 증가한다는 ‘파킨슨의 법칙’을 제시했다.그는 이런 현상의 배경에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봤다. 첫째, 부하 배증의 법칙이다. 관리자 위치에 있는 사람이 부하 직원을 늘리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부하 직원이 많으면 자기 업무를

    2024.12.16 10:00
  •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왜 교육청 직원은 더 늘었을까

    초·중·고교생이 한 해가 다르게 감소하고 있다. 초저출생의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학생에게 쓰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줄지 않고 있다. 써도 써도 돈이 남아서 전국 시도교육청에 쌓여 있는 돈이 11조원이다. 교육청 공무원도 오히려 늘었다. 공공 부문 운영이 방만한 것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 공동수장을 맡을 일론 머스크는 “연방정부 직원을 절반 이상 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무원이 불필요하게 많아지는 것은 보편적 현상이다. 이를 이론적으로 규명한 법칙까지 있다. 공무원이 늘어나는 이유시릴 노스코트 파킨슨 영국 해양사학자는 1955년 11월 시사 잡지 이코노미스트에 ‘파킨슨의 법칙’이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기고했다. 그는 칼럼에서 제1차 세계대전 후 영국 해군의 인력 구조 변화에 특이한 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1914년부터 1928년까지 영국 해군 장병은 14만6000명에서 10만 명으로, 함정 수는 62척에서 20척으로 대폭 줄었는데 해군본부에 근무하는 공무원은 2000명에서 3569명으로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영국 식민성의 인력 구조 변화도 의아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영국 식민지 대부분이 독립했는데, 식민성 직원은 1935년 372명에서 1954년 1661명으로 네 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파킨슨은 공무원 수와 업무량은 관련이 없으며, 업무 양과 무관하게 공무원이 증가한다는 ‘파킨슨의 법칙’을 제시했다.그는 이런 현상의 배경에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봤다. 첫째, 부하 배증의 법칙이다. 관리자 위치에 있는 사람이 부하 직원을 늘리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부하 직원이 많으면 자기 업무

    2024.12.09 17:49
  • [경제야 놀자] 한은 "내년 1%대 성장"…일자리 얼마나 줄어들까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가난한 근로자는 국가가 정체 상태일 때 비참해진다”고 썼다. 국민 복지를 증진하려면 나라 경제가 성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요즘 들려오는 뉴스는 우리의 기분을 우울하게 한다. 한국은행은 최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4%에서 2.2%로 낮췄다. 내년 성장률은 1.9%로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 나라 경제와 국민 삶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GDP 증가는 생활 수준 향상 의미경제성장률은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 GDP)의 증가율을 뜻한다. GDP는 한 나라의 가계, 기업,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가 일정 기간 새로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해 합산한 것이다. 한 나라의 경제력과 국민 생활수준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 중의 지표, ‘황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은 한 나라의 생산량이 증가하는 것이며, 이는 곧 국민의 소비(지출)와 소득(분배) 수준의 향상(삼면등가의 법칙:생산=분배=지출)을 의미한다.GDP는 명목 GDP와 실질 GDP로 구분한다. 실질 GDP는 명목 GDP에서 물가 상승분을 뺀 것이다. 2023년 한국의 명목 GDP는 2401조1894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77조4000억원 늘었는데, 실질 GDP는 약 31조원밖에 늘지 않았다. 46조원 정도는 실제 생산량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물가가 올라 금액만 커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경제성장률은 실질 GDP의 증가율이다.GDP가 늘어난 결과치가 아니라 향후 성장동력을 예측해볼 수 있는 지표로 잠재성장률이란 것이 있다. 잠재성장률은 노동, 자본 등 한 나라의 생산 요소를 모두 활용해 물가상승 압력을 일으키지 않고 달성

    2024.12.09 10:00
  • [경제야 놀자] '지옥 제재'에도 러 경제 호황…데스노믹스의 역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난 지 만 3년이 돼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부터 강력한 대러 경제 제재를 가했다. 러시아의 돈줄을 죄어 우크라이나에서 물러나게 하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런데 웬걸. 러시아 경제는 침체는커녕 과열을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옛 소련이 붕괴한 후 사상 최고 호황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어찌 된 일일까.2만 가지 제재에도 끄떡없는 경제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2022년 2월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에 2만 가지에 달하는 경제 제재를 가했다. 이를 두고 ‘지옥 같은 제재’라고 했다. 하지만 3년 가까이 지난 현재 러시아 경제는 지옥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경제성장률은 전쟁 첫해인 2022년 -2.1%로 떨어졌을 뿐 작년 3.6%로 반등했고, 올해도 전년 동기 대비 1분기에 4.1%, 2분기 5.4%, 3분기에 3.1%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러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3.6%로 전망했다. 석 달 전보다 0.4%포인트 높여 잡은 수치다. 전쟁 직전 8%대이던 실업률은 지난 9월 2.4%로 내려갔다. 옛 소련이 붕괴한 이후 최저치다.제재 우회하는 ‘유령 선단’지옥 같은 제재라고 했지만, 서방의 대러 경제 제재엔 구멍이 많이 뚫려 있었다. 국내총생산(GDP) 세계 2위 중국과 5위 인도가 제재에 전혀 동참하지 않았다. 주요 7개국(G7)과 EU 등 27개국은 2022년 12월부터 러시아산 원유 가격을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제한했다. 이 기준을 지키지 않는 해운사에는 미국과 유럽의 보험 서비스를 받을 수 없도록 했다. 중국과 인도는 이런 조치를 오히려 반겼다. 이 덕분에 러시아산 우

    2024.12.02 10:00
  • '지옥의 제재'에도 러 경제 호황…데스노믹스의 역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난 지 만 3년이 돼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부터 강력한 대러 경제 제재를 가했다. 러시아의 돈줄을 죄어 우크라이나에서 물러나게 하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런데 웬걸. 러시아 경제는 침체는커녕 과열을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옛 소련이 붕괴한 후 사상 최고 호황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어찌 된 일일까. 2만 가지 제재에도 끄떡없는 경제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2022년 2월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에 2만 가지에 달하는 경제 제재를 가했다. 이를 두고 ‘지옥 같은 제재’라고 했다. 하지만 3년 가까이 지난 현재 러시아 경제는 지옥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경제성장률은 전쟁 첫해인 2022년 -2.1%로 떨어졌을 뿐 작년 3.6%로 반등했고, 올해도 전년 동기 대비 1분기에 4.1%, 2분기 5.4%, 3분기에 3.1%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러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3.6%로 전망했다. 석 달 전보다 0.4%포인트 높여 잡은 수치다. 전쟁 직전 8%대이던 실업률은 지난 9월 2.4%로 내려갔다. 옛 소련이 붕괴한 이후 최저치다. 제재 우회하는 유령 선단지옥 같은 제재라고 했지만, 서방의 대러 경제 제재엔 구멍이 많이 뚫려 있었다. 국내총생산(GDP) 세계 2위 중국과 5위 인도가 제재에 전혀 동참하지 않았다. 주요 7개국(G7)과 EU 등 27개국은 2022년 12월부터 러시아산 원유 가격을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제한했다. 이 기준을 지키지 않는 해운사에는 미국과 유럽의 보험 서비스를 받을 수 없도록 했다. 중국과 인도는 이런 조치를 오히려 반겼다. 이 덕분에 러시아산 우랄

    2024.11.25 17:28
  • [경제야 놀자] 트럼프가 불러온 강달러…기축통화 지위 언제까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오르는 강달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세우는 자국 우선주의가 달러 강세를 촉발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세계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감소하면서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은 무역에서 자국통화인 위안화 사용 비중을 높이면서 달러를 위협하고 있다. 달러는 과연 몰락의 길을 걸을 것인가. 위안화는 달러를 제치고 기축통화가 될 수 있을까. 빚을 져도 달러 빚을 진다기축통화란 국가 간 무역 거래와 금융결제에서 기본이 되는 통화를 말한다. 기축통화국은 여러 이점을 지닌다. 외환위기에 대한 걱정 없이 필요에 따라 통화량을 조절할 수 있고, 다른 나라에 대한 금융 제재를 외교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미국 달러는 두 차례 세계대전을 거치며 기축통화로 부상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미국은 세계 총생산의 50%를 차지하는 압도적 최강대국이자 세계 최대 금 보유국이었다. 1944년 브레턴우즈 회의에서 미국이 금 온스당 35달러로 교환 비율을 정하고, 다른 나라들은 자국 통화의 환율을 달러에 고정하기로 했다. 이를 ‘브레턴우즈 체제’라고 한다.미국이 1960년대 베트남전을 치르면서 달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자 각국은 달러를 금으로 바꿔달라고 미국에 요구했다. 미국의 금 보유량은 급격히 줄었다. 이에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은 1971년 금 태환 포기를 선언했다. 이로써 브레턴우즈 체제는 무너졌지만, 그 후로도 달러는 기축통화의 위상을 유지했다. 국제 결제의 45%가 달러로 이뤄진다. 세

    2024.11.25 10:00
  • [경제야 놀자] 유통 대기업이 '올·다·무' 유치 열 올리는 까닭

    요즘 유통업계에서는 ‘올다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통한다고 한다. 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의 줄임말이다. 롯데·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은 최근 백화점, 복합 쇼핑몰을 새로 열 때마다 이 세 브랜드를 모시기 위해 공을 들인다. 올다무가 손님을 많이 끌어들여 다른 매장까지 활성화하는 ‘키 테넌트(핵심 점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외부효과의 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올다무 외에도 외부효과는 우리 일상 곳곳에서 나타난다.주택가 편의점의 또 다른 역할외부효과란 한 개인이나 기업의 행위가 제3자의 경제적 후생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에 대한 대가나 비용은 지급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외부효과엔 긍정적 외부효과와 부정적 외부효과가 있다.올다무가 주변 상권을 살리는 것은 제3자에게 이득을 주는 긍정적 외부효과의 사례다. 주택가 골목의 편의점이 24시간 영업하면서 심야 시간 주민들의 안전한 귀가를 돕는 것도 긍정적 외부효과라고 할 수 있다. 경제학 교과서에는 과수원과 양봉업자의 사례가 자주 나온다. 양봉업자의 벌이 사과나무의 수분을 도우면 사과 생산량이 증가하고, 벌은 과수원에 핀 꽃에서 꿀을 채취할 수 있다. 공장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행위는 부정적 외부효과의 전형적 사례다. 공장 활동으로 인해 제3자가 피해를 입어도 그에 대한 보상은 대부분 이루어지지 않는다.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소음 탓에 주변 주민들이 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면 그 또한 부정적 외부효과라고 할 수 있다. 부정적 외부효과는 종종 사회적 갈등과 분쟁의 원인이 된다.외부효과와 시장실패외부효과는 시장이 효율적 자원배분에 실패할 수

    2024.11.18 10:00
  • 대기업 쇼핑몰들은 왜…'올·다·무' 모시기에 열 올리나?

    ‘올다무’라는 말이 요즘 유통업계에서 유행어처럼 통한다고 한다. 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의 줄임말이다. 롯데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은 최근 백화점, 복합쇼핑몰을 새로 열 때마다 이 세 브랜드를 모시기 위해 공을 들인다. 올다무가 손님을 많이 끌어들여 다른 매장까지 활성화하는 ‘키 테넌트’(핵심 점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외부효과의 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올다무 외에도 외부효과는 우리 일상 곳곳에서 나타난다. 주택가 편의점의 또 다른 역할외부효과란 한 개인이나 기업의 행위가 제3자의 경제적 후생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에 대한 대가나 비용은 지급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외부효과엔 긍정적 외부효과와 부정적 외부효과가 있다.올다무가 주변 상권을 살리는 것은 제3자에게 이득을 주는 긍정적 외부효과의 사례다. 주택가 골목의 편의점이 24시간 영업하면서 심야 시간 주민들의 안전한 귀가를 돕는 것도 긍정적 외부효과라고 할 수 있다. 경제학 교과서에는 과수원과 양봉업자의 사례가 자주 나온다. 양봉업자의 벌이 사과나무의 수분을 도우면 사과 생산이 증가하고, 벌은 과수원에 핀 꽃에서 꿀을 채취할 수 있다.공장의 오염물질 배출은 부정적 외부효과의 전형적 사례다. 공장 활동으로 인해 제3자가 피해를 보지만, 많은 경우 그에 대한 비용은 지급하지 않는다.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주변 주민들이 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면 그 또한 부정적 외부효과라고 할 수 있다. 부정적 외부효과는 종종 사회적 갈등과 분쟁의 원인이 된다. 때로는 국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한국으로 날아와 대기오염

    2024.11.11 17:19
  • [경제야 놀자] 채솟값·외식비 다 올랐는데…물가상승률은 1%대?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1.3%로 집계됐다. 두 달 연속 1%대이자 3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물가상승률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부 발표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장을 보다 보면 ‘헉’ 소리가 난다. 외식 가격도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그런데 물가상승률은 낮아지고 있다니 어떻게 된 것일까. 주부의 물가, 직장인의 물가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물가 지표와 개개인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체감물가 사이엔 차이가 있다. 통계청이 조사하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 7월 전년 동월 대비 2.6%에서 8월 2.0%, 9월 1.6%, 10월 1.3%로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체감물가는 다르다. 한국은행은 매달 ‘물가 인식’을 조사한다. 일반인이 1년간 물가가 얼마나 올랐다고 생각하는지를 조사하는 것이다. 지난 7월 3.6%에서 8월 3.5%, 9월 3.4%, 10월 3.3%로 큰 변화가 없다. 마트에서, 식당에서, 공공요금 고지서에서 느끼는 물가상승률도 1%대는 아니다.공식 물가와 체감물가의 차이는 많은 부분이 심리적·주관적 요인에서 비롯한다. 소비자물가지수는 458가지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조사해 산출한다. 반면 소비자 개개인은 연령, 직업, 가족 구성원 등에 따라 주로 구입하는 품목이 다르다. 따라서 어떤 품목을 많이 구입하느냐를 토대로 체감물가에 차이가 생긴다.주부는 어느 날 장을 보러 갔다가 배춧값이 두 배가 된 것을 보고 물가가 두 배로 뛰었다고 생각한다. 직장인은 7000원이던 김치찌개가 9000원으로 오른 것을 보고 ‘3%는 무슨, 20%는 더 올랐구먼’이라고 판단한다.또 사람들은 물가가 내린 것보다 오른 것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1년 전과 비교해 치킨 가격이 크게 올랐고,

    2024.11.11 10:00
  • 논술학원 보낼까? 주니어 생글생글 'AI 논술과외'로 고민 끝

    한국경제신문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논술 학습 프로그램 ‘주니어 생글생글 AI 논술’을 선보였다. 국내 언론사 최초의 AI 논술 서비스다. 학원이나 개인 과외를 통해서만 받을 수 있던 논술 첨삭을 인터넷에서 간편하게 할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발행하는 어린이 청소년 경제·논술신문 주니어 생글생글 구독자는 홈페이지(jrsgsg.hankyung.com)에서 무료로 AI 논술을 이용할 수 있다. 주니어 생글에서 뽑은 논술 주제주니어 생글생글 AI 논술은 언제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는 원스톱 논술 학습 프로그램이다. 창간호부터 최신 호까지 주니어 생글생글에 실린 모든 콘텐츠를 학습한 AI가 사람이 하던 논술 과외 교사 역할을 수행한다.AI가 주니어 생글생글 기사를 바탕으로 글쓰기 주제를 제시한다. ‘노키즈 존’ 찬반을 묻는 문제부터 금리 변동이 가정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서술하라는 문제까지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를 아우르는 다양한 논술 문제를 제시한다. 글을 써서 입력하면 AI가 불과 1~2분 만에 상세한 평가 리포트를 내놓는다. 논술 학원 비용에 부담을 느끼거나 자녀 논술 지도를 직접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고민하는 학부모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AI가 1~2분 만에 읽고 피드백AI 논술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먼저 주니어 생글생글 홈페이지에 접속해야 한다. 상단 메뉴바 또는 메인 페이지에 있는 배너를 클릭하면 AI 논술 소개 페이지로 넘어간다. 여기에서 ‘AI 논술 체험하기’ 버튼을 누르고 한경 통합 ID로 로그인하면 AI 논술 페이지로 이동한다.첫 페이지엔 주니어 생글생글이 호별로 정렬돼 있다. 그중 하나를 선택하고 기사 목록에서 관심 있는 것을

    2024.11.10 18:07
  • [경제야 놀자] 1000만 관중 프로야구…실적도 '홈런' 쳤을까

    올해 한국프로야구(KBO)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관중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정규리그 720경기에 1088만7705명이 입장해 지난해보다 34.4% 증가했다. 종전 최고 기록이던 2017년 840만688명을 가볍게 넘어섰다. 포스트시즌 경기도 매진 행진 중이다. 그렇다면 기업으로서 프로야구단의 경영 실적은 어떨까. 흥행만큼이나 프로야구는 돈이 되는 사업일까.흥행 대박, 존속 능력엔 의문KBO 10개 구단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라는 말이 다소 무색해진다. 작년 10개 구단의 총매출은 6150억원, 평균 615억원으로 중소기업 수준에 그친다. 기아 타이거즈, LG트윈스, KT 위즈, 한화이글스 등 네 곳이 영업적자를 냈다. 흑자 구단 중에서도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는 영업이익이 각각 3억3000만원과 5억6000만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전년도인 2022년에는 6개 구단이 적자였다.키움 히어로즈를 제외한 9개 구단은 결손금을 안고 있다. 야구단을 운영하면서 돈을 까먹고 있다는 뜻이다. 기아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한화이글스는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즉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SSG랜더스의 작년 감사보고서엔 다음과 같은 주석이 달려 있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180억원 초과합니다. 기업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합니다.”모기업 지원을 빼면 사정은 더 나빠진다. 프로야구 경기를 보면 선수 유니폼, 헬멧, 모자 등에 그룹 계열사 이름이 들어간 것을 볼 수 있다. 그렇게 제작하고 광고비 명목으로 돈을 받는 특수관계자 거래다. 모기업이 없는 키움 히어로즈 외에 9개 구단은 특수관계자 매출이 전체의 30~50%에 이른다.뉴욕 양키스 > KBO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다르다. 뉴욕 양키스의 작년 매

    2024.11.04 10:00
  • 1000만 관중 끌어모은 프로야구…실적도 '홈런' 쳤을까

    올해 한국프로야구(KBO)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관중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정규리그 720경기에 1088만7705명이 입장해 지난해보다 34.4% 증가했다. 종전 최고 기록이던 2017년 840만688명을 가볍게 넘어섰다. 포스트 시즌 경기도 매진 행진 중이다. 그렇다면 기업으로서 프로야구단의 경영 실적은 어떨까. 흥행 대박만큼이나 프로야구는 돈이 되는 사업일까. 흥행 대박, 존속 능력엔 의문KBO 10개 구단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라는 말이 다소 무색해진다. 작년 10개 구단의 총매출은 6150억원, 평균 615억원으로 중소기업 수준에 그친다. 기아 타이거즈, LG 트윈스, KT 위즈, 한화 이글스 등 네 곳이 영업적자를 냈다. 흑자 구단 중에서도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는 영업이익이 각각 3억3000만원과 5억6000만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전년도인 2022년에는 6개 구단이 적자였다.키움 히어로즈를 제외한 9개 구단은 결손금을 안고 있다. 야구단을 운영하면서 돈을 까먹고 있다는 뜻이다. 기아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는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즉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SSG 랜더스의 작년 감사보고서엔 다음과 같은 주석이 달려 있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180억원 초과합니다. 기업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합니다.”모기업 지원을 빼면 사정은 더 나빠진다. 프로야구 경기를 보면 선수 유니폼, 헬멧, 모자 등에 그룹 계열사 이름이 들어간 것을 볼 수 있다. 그렇게 제작하고 광고비 명목으로 돈을 받는 특수관계자 거래다. 모기업이 없는 키움 히어로즈 외에 9개 구단은 특수관계자 매출이 전체의 30~50%에 이른다. 뉴욕 양키스 > KBO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다르다. 뉴욕

    2024.10.28 18:12
  • [경제야 놀자] 경상흑자 무조건 좋다?…내수 침체돼도 발생

    한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연간 수출액이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넘는다. 수출이 잘돼 경상수지와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면 일반적으로 경제 상황이 좋은 것으로 평가한다. 올해도 경상수지와 무역수지는 대규모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경상수지와 무역수지는 반드시 흑자여야 하는 것일까. 경상수지와 무역수지의 차이는 무엇일까. 경상수지와 무역수지는 별개?경상수지와 무역수지 중 포괄하는 범위가 더 넓은 것은 경상수지다. 무역수지는 상품 수출입 금액만 집계하는 데 비해 경상수지엔 상품 수출입에 더해 여행·운수 등 서비스 거래와 해외투자에 대한 배당·이자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상품 수출입이 적자를 내더라도 여행수지가 흑자거나 해외 주식 또는 채권에 투자해 얻는 배당·이자 소득이 높으면 경상수지는 흑자를 낼 수 있다.경상수지의 범위가 더 넓지만 그렇다고 경상수지가 무역수지를 포함하는 개념은 아니다. 두 가지는 별도 개념이다. 집계 기관도 경상수지는 한국은행, 무역수지는 산업통상자원부로 다르다. 다만 경상수지의 세부 항목 중 무역수지와 비슷한 개념이 있다. 상품수지라는 항목이다. 상품수지도 무역수지와 마찬가지로 상품 수출입을 나타낸다. 하지만 집계 방식과 대상에 차이가 있다.국내 조선사가 해외 선사에서 주문받아 배를 만드는 것을 예로 들어보자. 국내 조선사가 선금, 중도금, 잔금을 나눠 받으면 상품수지에는 그때그때 받은 금액이 수출로 반영된다. 그러나 무역수지엔 배를 완성해 해외 선사에 넘길 때 수출로 집계된다.국내 기업의 해외 법인 수출도 상품수지와 무역수지 간 차이를 일으키는 요인이다. 삼성전

    2024.10.28 10:00
  • [경제야 놀자] 담합과 배신…'카르텔'이 실패하는 이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에 합의했다.”이런 뉴스가 나올 때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자원 빈국의 현실을 절감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 OPEC 회원국 중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약속을 깨고 석유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사실 OPEC 회원국 간에는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는다. 인도네시아·카타르·에콰도르·앙골라는 불만을 품고 탈퇴했다. 한국과 같은 비산유국 입장에선 다행스러운 일이다. OPEC 회원국이 반복하는 담합과 배신은 과점시장에서 종종 발생하는 카르텔과 그 이면에 숨은 불안정성을 잘 보여준다.누이 좋고 매부 좋은 카르텔과점시장이란 소수의 공급자가 비슷하거나 동일한 상품을 생산하는 시장을 말한다. 철강, 정유 등 초기 투자비가 많고 생산시설 운영에 막대한 고정비용이 들어가는 산업이 대체로 과점 형태를 띤다. 과점시장에선 적게는 2개, 많아도 5개 정도 기업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미국·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가 전 세계 생산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석유 시장도 과점 사례다.과점시장 생산자는 ‘전략적 상황’에 놓인다. 전략적 상황이란 상대방의 대응을 생각해가면서 나의 전략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을 뜻한다. 예를 들어 LG전자가 냉장고를 대폭 할인하기로 했다고 치자. 이때 LG전자는 삼성전자의 대응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똑같이 할인 판매로 대응하면 LG전자의 할인 효과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독점시장과 완전경쟁시장에선 이 같은 전략적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 독점기업은 남 눈치 볼 필요가 없고, 완전경쟁시장에선 경쟁자가 너무 많아 남을 신경 쓰는 것이 의미가 없다.과점

    2024.10.21 10:00
  • 담합과 배신…과점시장 '카르텔'이 실패하는 이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에 합의했다.”이런 뉴스가 나올 때마다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자원 빈국의 현실을 절감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 OPEC 회원국 중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약속을 깨고 석유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사실 OPEC 회원국 간에는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는다. 인도네시아 카타르 에콰도르 앙골라는 불만을 품고 탈퇴했다. 한국과 같은 비산유국 입장에선 다행스러운 일이다. OPEC 회원국이 반복하는 담합과 배신은 과점 시장에서 종종 발생하는 카르텔과 그 이면에 숨은 불안정성을 잘 보여준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카르텔과점 시장이란 소수의 공급자가 비슷하거나 동일한 상품을 생산하는 시장을 말한다. 철강, 정유 등 초기 투자비가 많고 생산시설 운영에 막대한 고정 비용이 들어가는 산업이 대체로 과점 형태를 띤다. 과점 시장에선 적게는 2개, 많아도 5개 정도 기업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미국 사우디 러시아가 전 세계 생산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석유 시장도 과점 사례다.과점 시장 생산자는 ‘전략적 상황’에 놓인다. 전략적 상황이란 상대방의 대응을 생각해 가면서 나의 전략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을 뜻한다. 예를 들어 LG전자가 냉장고를 대폭 할인하기로 했다고 치자. 이때 LG전자는 삼성전자의 대응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똑같이 할인 판매로 대응하면 LG전자의 할인 효과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독점 시장과 완전경쟁 시장에선 이 같은 전략적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 독점 기업은 남 눈치를 볼 필요가 없고, 완전경쟁 시장에선 경쟁자가 너무 많아 남을 신경 쓰는 것이 의미가 없다.과점 시장의 기업들은 담합

    2024.10.14 18:27
  • [경제야 놀자] 공급차단 vs 수요억제…마약퇴치 뭐가 더 효과적?

    한국은 한때 ‘마약 청정국’이었다. 지금은 옛날 얘기다. 유명 연예인부터 10대 청소년, 명문대 재학생까지 마약을 투약하고 유통했다는 뉴스가 줄을 잇는다. 비록 불법이지만, 마약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재화의 한 종류다. 마약도 수요와 공급이 상호작용하는 시장 원리를 따른다. 마약 퇴치 정책 역시 수요와 공급 양쪽으로 나눠볼 수 있다. 마약 공급을 잡는 것과 수요를 억제하는 것 중 더 효과적인 해결책은 무엇일까. 마약 단속의 역설공급 억제 정책부터 살펴보자. 마약 단속 인원을 늘리고, 마약 사범의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마약 판매에 수반되는 비용과 위험 부담이 커져 마약 공급이 감소한다. 마약 공급곡선이 왼쪽으로 이동한다. 다만 마약 수요곡선에는 변화가 없다. 이에 따라 마약의 균형 가격은 상승하고, 균형 거래량은 감소한다. 즉 마약 소비가 줄어든다. 하지만 이것만 갖고 마약 공급 억제 정책이 성공했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마약 수요가 가격에 대해 비탄력적이기 때문이다. 마약은 중독성이 강하다. 마약이 비싸졌다고 해서 중독자가 마약을 끊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따라서 마약 공급이 줄어들면 마약 가격은 크게 오르지만, 거래량은 소폭 감소한다. 그 결과 마약 공급업자의 수입은 오히려 증가한다. 마약 중독자들이 마약 구입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절도, 강도 등 범죄를 저지를 위험도 커진다.과거 미국의 금주법이 실패한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술 제조를 금지하자 웃돈을 얹어 거래하는 밀주 시장이 커지고 술 수요는 별로 줄어들지 않았다. 비싼 돈을 주고 밀주를 살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공업용 알코올 등으로 술을 만들어 마

    2024.10.14 10:00
  • [경제야 놀자] 돈으로 행복 살 수 있다…단, 어느 정도까지만

    당신은 행복합니까. 이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답할 사람은 얼마나 될까.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가 내놓은 ‘2024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주관적 행복도는 10점 만점에 6.058점으로 조사 대상 143개국 중 52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선 최하위권이다. 경제적 수준과 비교해도 한국인의 행복도는 낮은 편이다. 2022년 기준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5990달러로 세계 25위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는 것일까. 잘사는 나라 국민이 더 행복하다돈과 행복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이번 행복도 조사에서 7.741점으로 1위에 오른 핀란드는 1인당 GNI가 5만1178달러로 한국의 1.4배다. 2~5위로 집계된 덴마크·아이슬란드·스웨덴·이스라엘도 1인당 GNI가 5만~7만 달러에 이르는 고소득 국가다. 반면 저소득 국가가 많은 아프리카에서는 행복도가 6점을 넘은 나라가 하나도 없었다.돈이 있으면 의식주 등 기본적인 물질적·생리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 최소한의 생활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행복감을 느끼긴 어렵다. 건강도 돈과 연결된다. 부유한 나라의 국민은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는다. 이 덕분에 기대수명이 길고 유아 사망률이 낮다.부유한 나라의 국민은 더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한다.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 더 큰 비용을 쓸 수 있다. 여가에 취미 활동을 즐기고, 여행을 다니고, 공연과 전시를 관람하는 것도 어느 정도 물질적 조건이 갖춰졌을 때 가능한 일이다. 이스털린의 역설돈과 행복이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기는 하지만 돈에도 한계효용 체감 법칙이 작용한다. 한계효용 체감 법칙이란 재화와 서비스를 한 단위 더 소

    2024.10.07 10:00
  • 공급 억제 vs 수요 억제…마약 퇴치, 뭐가 더 효과적일까

    한국은 한때 ‘마약 청정국’이었다. 지금은 옛날얘기다. 유명 연예인부터 10대 청소년, 명문대 재학생까지 마약을 투약하고 유통했다는 뉴스가 줄을 잇는다. 비록 불법이지만, 마약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재화의 한 종류다. 마약도 수요와 공급이 상호작용하는 시장 원리를 따른다. 마약 퇴치 정책 역시 수요와 공급 양쪽으로 나눠 볼 수 있다. 마약 공급을 잡는 것과 수요를 억제하는 것 중 더 효과적인 해결책은 무엇일까. 마약 단속의 역설공급 억제 정책부터 살펴보자. 마약 단속 인원을 늘리고, 마약 사범의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마약 판매에 수반되는 비용과 위험 부담이 커져 마약 공급이 감소한다. 마약 공급곡선이 왼쪽으로 이동한다. 다만 마약 수요곡선에는 변화가 없다. 이에 따라 마약의 균형 가격은 상승하고, 균형 거래량은 감소한다. 즉, 마약 소비가 줄어든다.하지만 이것만 갖고 마약 공급 억제 정책이 성공했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마약 수요가 가격에 대해 비탄력적이기 때문이다. 마약은 중독성이 강하다. 마약이 비싸졌다고 해서 중독자가 마약을 끊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따라서 마약 공급이 줄어들면 마약 가격은 크게 오르지만, 거래량은 소폭 감소한다. 그 결과 마약 공급업자의 수입은 오히려 증가한다. 마약 중독자들이 마약 구입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절도, 강도 등 범죄를 저지를 위험도 커진다.과거 미국의 금주법이 실패한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술 제조를 금지하자 웃돈을 얹어 거래하는 밀주 시장이 커지고 술 수요는 별로 줄어들지 않았다. 비싼 돈을 주고 밀주를 살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공업용 알코올 등으로 술을 만들어

    2024.09.30 17:56
  • [경제야 놀자] 1%대 성장도 아슬아슬…우울한 '피크 코리아' 예언

    2.2%, -0.7%, 4.3%, 2.6%, 그리고 1.4%. 2019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한국 경제성장률이다. 코로나19 기저효과가 있었던 2021년을 제외하면 3%를 넘긴 해가 없다. 연평균 2%에 못 미치는 감질나는 성장이다. 그런 가운데 저출산·고령화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피크 코리아(peak Korea)’, 즉 한국의 국력이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암울한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세계를 놀라게 한 ‘한강의 기적’은 이렇게 막을 내리는 것일까.한국은 끝났다?피크 코리아의 가장 뚜렷한 징후는 추세적 경제성장률 하락이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외환위기를 겪은 1990년대에도 연평균 7%가 넘었다. 그러던 것이 2000년대 4%대, 2010년대 3%대로 떨어졌다. 최근엔 2% 성장도 쉽지 않다. 한국은행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2.4%에 그친다. 지난 2분기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2%로 뒷걸음쳤다.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성장률이 내려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경제 규모가 훨씬 큰 나라와 비교해봐도 한국의 성장률 하락세는 심상치 않다. 미국과 일본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각각 2.6%와 1.9%로 한국보다 높다. 잠재성장률마저 1%대 중·후반으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노동과 자본 등 생산요소를 최대한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한다.이런 추세라면 선진국 따라잡기도 어려워진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6194달러였다. 사상 처음 일본을 앞질렀지만, 4만 달러대인 영국·프랑스, 5만 달러대인 독일·캐나다, 7만 달러대인 미국과는 격차가 크다.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과 가장 빠른 고령화는 선진국 따라잡기를 더 어렵게 하고 있

    2024.09.30 10:00
  • [경제야 놀자] '빵 사무관'으로 물가 잡을 수 있다고?

    얼마 전 추석을 앞두고 식품 회사들이 내놓은 선물세트가 예년보다 가벼워졌다고 한다. 가격은 올리지 않고 구성품의 크기나 개수를 줄인 것이다. 이처럼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은 그대로인데 내용이 줄어 실질적으로는 가격이 오른 것과 같은 현상을 ‘슈링크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일종의 꼼수 가격 인상이다. 주요 생활 물가가 급격히 오를 때마다 정부는 품목별 담당 공무원까지 정해 물가 단속에 나선다. 하지만 정부의 물가 단속은 종종 슈링크플레이션으로 이어져 실패로 끝난다. 영수·영호·광수·상철의 소금빵우리나라에 소금빵 생산자가 네 명뿐이고, 소금빵의 시장 균형 가격은 3000원이라고 가정하자. 생산자의 이름은 영수·영호·광수·상철이다. 네 사람이 소금빵 한 개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각자 다르다. 영수는 1000원, 영호는 1500원, 광수는 2000원, 상철은 2500원을 쓴다.어느 날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인도에 폭우가 내렸다. 밀가루·설탕 등 재료 가격이 급등해 소금빵 생산 비용이 500원씩 높아졌다. 영수·영호·광수·상철은 각각 소금빵 가격을 3500원으로 올렸다. 그러자 소비자들이 “소금빵이 너무 비싸다”고 아우성쳤다. 정부는 소금빵 가격을 올리는 사람은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했다. ‘소금빵 사무관’도 지정했다.정부의 으름장에 생산자들은 슬그머니 가격을 3000원으로 내렸다. 그러나 그럴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상철이다. 소금빵 생산 비용이 3000원으로 높아진 상철은 3000원에 팔아서는 이윤을 낼 수 없다. 고민 끝에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소금빵을 아주 살짝 작게 만드는 것이다. 상철네 가

    2024.09.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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