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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일규 기자
    김일규 기자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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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플레 빨라지는 日

    일본 근로자의 실질임금이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임금 인상이 물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인플레이션이 확산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일본 후생노동성이 10일 발표한 1월 근로통계조사에 따르면 직원 5인 이상 업체의 1인당 평균 명목임금은 월 29만5505엔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8% 늘었다. 그러나 물가를 감안한 실질임금은 작년 동월 대비 1.8% 줄어 3개월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실질임금 계산에 쓰이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4.7%로 명목임금 상승분을 웃돌면서다.쌀, 양배추 등 식품 가격이 치솟으며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고 있다.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물가가 진정되지 않으면 춘투(봄철 임금 협상) 영향이 미치기 전인 3월까지는 (실질임금의) 마이너스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에 말했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 렌고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32년 만의 최고 수준인 6%대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물가 상승으로 일본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에 국채 금리는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일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한때 연 1.575%까지 상승(채권 가격은 하락)했다. 2008년 10월 이후 16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날 5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투자자 수요가 저조함에 따라 채권 매도세가 확산했다.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지난 5일 “경제와 물가가 예측대로 움직이면 금리를 계속 올려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는 오는 18∼19일 열릴 예정이다.도쿄=김일규 특파원

    2025.03.10 17:46
  • 日기업, 사실혼 직원도 가족수당·육휴 준다

    일본에서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부부로 생활하는 사실혼을 법률혼과 동등하게 취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사실혼 상태인 직원도 결혼축하금, 육아휴직, 가족수당 등을 받을 수 있다.9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 1∼2월 일본 주요 기업(응답 64곳)을 설문조사한 결과 57.8%(37곳)가 복리 후생 등 사내 규정에서 사실혼과 법률혼을 똑같이 취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혼은 호적에 ‘남편’ 또는 ‘아내’가 기재되는 법률혼에 비해 부부라는 것을 증명하기 어렵지만, 이들 기업은 주민등록등본 등으로 동일 가구임을 확인한다.사실혼을 인정한 기업 중 절반가량은 최근 5년 사이 규정을 바꿨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가족이나 혼인 양상 변화에 따른 가치관 다양화’ ‘사실혼 증가’ 등을 들었다. 마이니치는 “다양한 요구에 맞춰 기업이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도쿄=김일규 특파원

    2025.03.09 17:37
  • "이러다 결혼도 못 하겠어요"…비명 쏟아낸 남성들, 왜? [김일규의 재팬워치]

    일본 지방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많은 ‘남초 현상’이 심각하다. 젊은 여성이 커리어를 찾아 도시로 떠나면서 지방에서 남성 비율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결혼과 출산이 감소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일본에선 여성이 지방을 떠나는 이유 중 하나로 ‘육아와 가사를 강요당하기 쉬운 환경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저녁 후쿠시마역 근처 시립 교류 공간에 20~40대 미혼 남녀 19명이 모였다. 후쿠시마시가 주최하는 ‘결혼 활동 대학’ 세미나에 참가하기 위해서다.참석한 남성들은 “여성과 라인(일본의 국민 메신저)이 계속되지 않는다”거나 “세 번째 데이트에서 항상 차인다”는 등 고민을 털어놨다. 한 30대 남성은 “남성은 경쟁률이 높다. 결혼 이벤트에 신청해도 추첨에서 떨어지곤 한다”고 한탄했다. 이날 참가한 19명 중에서도 여성은 두 명뿐이었다.후쿠시마현은 일본 47개 도도부현 중 ‘남성 초과’ 1위다. 내각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후쿠시마의 20~34세 미혼 여성 한 명당 미혼 남성은 1.355명이었다. 출생 시 남녀 비율인 1.05대 1을 크게 웃돈다.후쿠시마에 이어 남성 비중이 높은 현은 이바라키(여성 한 명당 남성 1.335명), 도야마(1.318명), 도치기(1.316명), 후쿠이(1.307명) 순으로 집계됐다. 같은 지역에 사는 남녀 인구 비율이 무너지면 결혼 상대를 찾기 어려워진다.지방에서 젊은 여성이 사라지는 배경에는 마땅한 일자리가 없는 것과 함께 ‘무의식적 편견’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사와 육아는 여성의 일’, ‘남성은 일해서 가정을 지탱해야 한다’는 등이 대표적이다. ‘지방

    2025.03.09 16:59
  • "혼인신고 안 해도 육아 휴직 가능"…日 기업들 '파격 결단'

    일본에서 혼인 신고를 하지 않고 부부로 생활하는 사실혼을 법률혼과 동등하게 취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사실혼 상태인 직원에게도 결혼 축하금, 육아 휴직, 가족 수당 등을 지급하는 모습이다.9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이 신문이 지난 1∼2월 일본 주요 기업(응답 64곳) 설문 결과, 57.8%(37곳)가 복리 후생 등 사내 규정에서 사실혼과 법률혼을 똑같이 취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혼은 호적에 ‘남편’ 또는 ‘아내’가 기재되는 법률혼에 비해 부부라는 것을 증명하기 어렵지만, 이들 기업은 주민등록등본 등으로 동일 가구임을 확인했다.사실혼을 인정한 기업 중 18곳은 최근 5년 사이에 규정을 바꿨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가족이나 혼인 양상 변화에 따른 가치관 다양화’, ‘사실혼 수요 증가 경향’ 등을 들었다. 마이니치는 “다양한 요구에 맞춰 기업이 유연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사실혼을 동등하게 취급하지 않는 기업은 그 이유로 ‘국가가 법률로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 ‘혼인 관계 확인에는 법률혼이 적절’ 등을 들었다. 다만 이들 기업 중 일부는 올해 규정 개정을 검토 중이거나 규정이 없어도 관례상 동등하게 취급하는 경우도 있었다.일본인이 사실혼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결혼 후 성(姓)을 바꾸고 싶지 않아서다. 일본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혼인신고서를 제출할 때 부부가 같은 성을 쓰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성을 바꾸는 것은 90% 이상이 여성이다. 유엔(UN) 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개선을 권고하는 사항이기도 하다.일본에서도 부부가 다른 성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선택적 부부 별성제’ 

    2025.03.09 14:15
  • "제2 플라자 합의 공포"…일본, 트럼프 발언에 '초긴장' [김일규의 재팬워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일본을 지목해 통화 약세를 유도한다고 비판하자 엔화 가치가 오름세다. 외환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강세를 바로잡기 위한 새로운 국제적 틀 구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장은 최대 리스크로 ‘제2 플라자 합의’를 경계하는 모습이다.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서 주목받는 것은 미국 헤지펀드 허드슨베이캐피털이 작년 11월 내놓은 41페이지 분량의 보고서 ‘글로벌 무역 시스템 재편을 위한 유저 가이드’다. 이 보고서에 등장한 ‘마러라고 합의’가 세계 외환시장 유행어다.보고서를 쓴 사람은 트럼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으로 지명된 스티븐 미란이다. 미란은 보고서에서 “달러는 세계의 외화 준비금으로서 수요로 인해 고평가되고 있다”며 “미국 내 제조업과 무역 가능한 재화의 생산자가 그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같다.실제로 달러 가치는 상승하고 있다. 무역량을 감안한 화폐의 실력을 나타내는 ‘실효환율’에 달러 강세가 비치고 있다. 명목 기준 달러는 1985년 9월 플

    2025.03.07 15:56
  • 日 세븐일레븐의 파격 부양…5년 내 자사주 2조엔 매입

    세계적 편의점업체 세븐일레븐의 지주사인 일본 세븐&아이홀딩스가 2030년까지 2조엔 규모 자사주를 매입한다. 시가총액의 40%에 달하는 금액이다. 주주 환원을 위해 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다.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븐&아이는 6일 2조엔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매입 자금은 슈퍼마켓사업 매각 자금과 북미 편의점 상장 뒤 주식 매각 자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세븐&아이는 2026년 이후 미국 세븐일레븐(SEI)의 기업공개(IPO) 후 주식 1조엔어치 이상을 매각할 방침이다.세븐&아이 주가는 부진하다. 지난달까지 주당 2400엔 안팎에 거래됐지만 창업 가문의 세븐&아이 인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급락했다. 이날 종가는 2120엔이었다. 세븐&아이 창업 가문은 편의점 서클K를 운영하는 캐나다 유통업체 ACT의 인수 제안에 대항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뒤 세븐&아이 주식을 추가 취득하고 상장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 계획 참여를 검토하던 이토추상사가 출자를 단념하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앞서 ACT는 세븐&아이에 주당 18.19달러 인수를 제안했다. 제안을 거부한 세븐&아이는 시장의 이해를 얻기 위해선 주가 상승이 시급한 상황이다. 자사주 매입은 자기자본이익률(ROE) 향상으로 이어진다.세븐&아이는 이날 사장도 교체했다. 2016년 취임한 이사카 류이치 사장 대신 스티븐 헤이스 데이커스 세븐&아이 사외이사(전 세이유 사장)를 새 사장으로 선임했다. 외국인이 이 회사 사장에 오른 것은 그가 처음이다.도쿄=김일규 특파원

    2025.03.06 18:02
  • "트럼프 관세에도 해운 수요 늘 것"…日컨선 ONE, 250억달러 투자

    세계 6위 컨테이너선 회사인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가 해운 수요 증가에 대응해 2030년까지 250억달러를 투자한다. 신규 선박 건조,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수송 능력을 30% 키우고 항만도 정비한다.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ONE은 2028년까지 컨테이너선 42척을 새로 건조하고 수송량은 작년 8월 대비 57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늘릴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기준 컨테이너선 243척을 보유했고, 수송량은 190만TEU로 세계 6위다. 일본 해운 업체 닛폰유센, 상선미쓰이, 가와사키기선이 컨테이너선 사업을 통합해 2017년 설립했다.ONE은 자체 투자와 동시에 제휴도 한다. 지난달부터 세계 1위 업체인 스위스 MSC와 아시아 및 유럽을 잇는 항로에서 화물 공간을 서로 돌려쓰는 등 협업을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는 ONE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배경에 대해 “컨테이너 해운 수급이 계속 타이트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무역량은 전년 대비 2.7% 증가했고, 올해도 3.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세계적인 컨테이너선 부족에 대응하려는 목적도 있다. 중동 정세 악화에 따라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선박이 홍해 대신 거리가 먼 아프리카 희망봉 경유 항로를 택하면서 수송 일수가 늘고, 가동 중인 선박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항만에서 수송을 기다리는 짐이 많아지고 있다”며 “자사 소유의 배를 늘리면 점유율 확대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발동에도 해운 수요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는 “대중국 관세는 세계 기업이 생산 거

    2025.03.04 18:08
  • 16조 넘게 쏟아부었는데…日, 아기 울음소리 줄어든 까닭

    일본 정부가 아동수당을 대폭 확대하는 등 ‘저출생 대책’을 시행했지만 출생아 수 감소에 제동이 걸리지 않자 대책 실효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단순한 금전 지원으로는 저출생 추세를 되돌리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태어난 아이(외국인 포함)는 72만988명으로, 9년 연속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일본인으로 한정하면 70만 명을 밑돌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일본인 출생아가 전년 대비 5.7% 감소한 68만6000명, 합계출산율은 같은 기간 0.05명 줄어든 1.14명으로 나타났다.2023년 ‘차원이 다른 저출생 대책’을 내세운 일본 정부는 아동수당 확충을 기둥으로 삼았다. 소득 제한을 철폐하고, 셋째 아이부터 1인당 월 1만5000엔에서 3만엔으로 인상했다. 추가 예산 3조6000억엔 중 1조7000억엔을 아동수당 등 경제적 지원 강화에 충당했다.아동수당을 ‘육아 지원’으로 본다면 1인당 월 1만엔(셋째부터 3만엔)으로는 경제적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 부담이 예전보다 육아 가구를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동수당을 ‘저출생 대책’으로 보지만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야마구치 신타로 도쿄대 교수는 아동수당을 1조엔 늘려도 출산율은 0.1명 정도밖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추산했다.일본의 저출생은 애초 결혼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49만9999쌍으로, 전후 두 번째로 적었다. 니혼게이자이는 “출생아와 초혼자 혼인이 각각 반세기 만에 60% 줄었다”며 “감소율에 연동성이 보인다”고 분석

    2025.03.04 17:19
  • 도요타 주식 사면 '전자화폐 3만엔' 받는다

    일본 상장사 시가총액 1위 도요타자동차가 처음으로 주주 우대 정책을 도입했다. 보유 주식 수와 기간에 따라 도요타그룹 스마트폰 앱에서 쓸 수 있는 전자화폐 최대 3만엔 상당을 지급한다.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지난달 31일 기준 이 회사 주식을 100주 이상 보유한 주주를 대상으로 우대 정책을 시행한다. 도요타그룹은 자동차 대출 신청 및 각종 결제용 앱 ‘TOYOTA 월렛’을 운영하는데, 보유 주식 수 등에 따라 이 앱에서 쓸 수 있는 전자화폐를 지급하기로 했다. 100주 이상·1년 미만 계속 보유하면 500엔, 1000주 이상·5년 이상 보유하면 3만엔 상당을 부여한다.도요타가 출전하는 레이스 이벤트 티켓 등 추첨에도 응모할 수 있다. 올해 개최되는 세계적인 내구 레이스 대회 ‘월드인듀어런스챔피언십(WEC)’ 등 티켓을 증정한다. 도요타가 만든 토트백, 렉서스 시트 가죽을 사용한 펜 케이스 등도 제공한다.도요타 주주는 작년 3월 말 기준 94만 명이 넘는다. 주주 구성으로 보면 개인 및 기타 비율은 12.6%에 그치고 외국 법인 및 금융회사 등이 다수다. 니혼게이자이는 “주주 우대 정책은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 도입하는 기업이 많다”고 전했다. 새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에 따라 개인투자자가 늘어난 것도 배경이다.도쿄=김일규 특파원

    2025.03.04 17:16
  • '이러다 스모 사라질 판' 대위기…일본에 무슨 일이 [김일규의 재팬워치]

    일본의 국기(國技)인 스모 선수 감소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1990년대 정점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앞으로 스모가 지속 가능할까’라는 의문마저 나오고 있다.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달 봄 대회에 등록된 선수는 588명으로 헤이세이(일본 연호·1989~2019년) 이후 가장 적다. 사상 첫 형제 요코즈나(최고 등급) ‘와카다카 형제’ 붐이 일었던 1994년 여름 대회(943명) 대비 60% 규모로 줄었다. 향후 절반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크다는 전망이다.지난달 도쿄 료고쿠 국기관에서 소년 스모 대회 ‘하쿠호배’가 열린 가운데 2027년부터 전국중학교체육대회에서 스모가 사라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연습해도 결과를 낼 수 있는 대회가 없으면 스모를 하는 아이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다. 일본 중학교체육연맹에 따르면 중학교 스모부 설치율은 지난해 겨우 1.7%였다.선수층도 얇아지고 있다. 올해 봄 대회 스모 선수는 25년 전보다 21% 줄었다. 지난해 일본에서 태어난 아이는 약 72만명으로, 9년 연속 사상 최저였다. 출생아 감소는 스모 선수 예비군이 더 줄어들 것을 의미한다. 외국인 선수 입단이 헤야(도장)당 1명으로 제한된 가운데 ‘인구 1억명’ 붕괴가 임박한 2050년에는 정점의 절반인 464명 정도로 쪼그라들 것이란 계산이다.쇼와 시대(1926~1989년) 돈벌이가 되는 프로 스포츠는 야구나 스모였다. 와카다카 형제의 아버지이자 전 오제키(요코즈나 다음 등급) 다카노하나는 수영으로 올림픽까지 노릴 수 있는 실력이었지만, “수영으로는 밥을 먹지 못한다”며 스모계에 입문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헤이세이 시대가 시작되면서 1993년 J리

    2025.03.03 16:40
  • 日, 중성원자 기반 양자컴 연내 가동

    일본 국립 분자과학연구소와 히타치제작소 등이 신형 양자컴퓨터를 연내 가동한다.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신형 양자컴퓨터는 일본 최초 ‘중성원자’ 기반 양자컴퓨터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췄다. 양자비트(큐비트·계산 단위) 50개를 사용해 가동을 시작하며 향후 500양자비트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다. 오모리 겐지 분자과학연구소 교수는 “늦어도 2030년도에는 1만 양자비트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조건을 조합한 복잡한 문제를 초고속으로 풀어낼 수 있다. 배터리 소재, 신약 개발, 금융 등 각종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양자컴퓨터가 2040년 세계적으로 최대 8500억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측했다.양자컴퓨터는 양자비트 제작 방법에 따라 여러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중성원자 방식은 한 개 원자를 양자비트로 사용한다. 안정성이 높아 대량 계산에 적합하다. 일본은 이미 이화학연구소, 후지쓰 등이 개발한 ‘초전도’ 기반 양자컴퓨터를 가동하고 있다.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는 미국 인텔과 ‘실리콘’ 방식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다.양자컴퓨터 개발은 미국이 선도하고 있다. IBM, 구글 등이 초전도 방식 양자컴퓨터를 가동 중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은 여러 방식으로 최고 수준의 연구를 하는 것이 강점”이라고 분석했다.도쿄=김일규 특파원

    2025.03.02 17:59
  • 한국은 박사도 '셋 중 하나는 백수'인데…日 놀라운 상황 [김일규의 재팬워치]

    일본에서 내년 봄 대학을 졸업하는 3학년생 대상 채용 설명회가 지난 1일 시작됐다. 인력 부족 탓에 조기 전형으로 학생을 선점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미 입사가 내정된 3학년생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박사 학위 수여자 10명 중 3명꼴로 ‘백수’인 한국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취업 정보 기업 마이나비는 1일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합동 기업 설명회를 열었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 캐논 등 약 160개 기업이 참가했다. 대학생 약 1300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단 면접, 그룹 토론 등을 연습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해 취업 활동을 지원한다.지바의 한 사립대 3학년생은 “친구는 이미 내정을 받은 것 같다”며 “오늘은 시야를 넓히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취업 정보 업계 조사에 따르면 2월 하순 기준 내년 봄 졸업 예정인 대학생(대학원생 포함)의 입사 내정률은 전년 동기 대비 16.2%포인트 증가한 54.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일본항공(JAL)은 이날 마쿠하리 멧세를 포함해 전국 3개 취업 이벤트에 참가했다. 지원자 수는 코로나19 이전 규모를 회복하고 있지만, 일부 사무직에선 지원자를 아직 충분히 모으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 채용 그룹장은 “오늘은 승부의 날이다. 문·이과를 불문하고 조금이라도 많은 학생과 접점을 늘리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일본 정부의 채용 활동 규칙에 따르면 대학 3학년 대상 기업 홍보 해금(解禁·금지 해제)은 3월 1일, 4학년 대상 전형 시작은 6월 1일이다. 다만 벌칙 규정이 없는 이 규칙을 지키는 기업은 적다. 해금일 기준 절반이 넘는 학생이 입사 내정을 받는 현

    2025.03.02 15:44
  • 기미야 다다시 "韓·日, 각자 떠드는 외교 안먹혀…한목소리 내야 美·中 귀 기울일 것"

    제106주년 3·1절이다. 일본 도쿄에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기념사를 총영사가 대독한다. 윤석열 정부에서 크게 개선된 한·일 관계는 한국의 정치적 혼란 탓에 앞날이 불투명하다. 올해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기도 하다. 40년간 한·일 관계를 연구한 대표적 지한파 학자인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65)는 그 어느 때보다 양국 간 협력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미·중 갈등, 북·러 밀착 등 세계정세 격변 속에 한국과 일본의 이해관계가 겹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기미야 교수는 한·일이 목소리를 합쳐야 미·중이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선 한국의 진보와 일본의 보수가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난 19일 도쿄대 연구실에서 기미야 교수를 만나 한·일 관계 발전 방안을 들어봤다.▷올해가 한·일 수교 60주년입니다. 일본에선 어떻게 보나요.“한·일 관계가 비대칭적에서 대칭적으로 바뀌었죠. 힘의 관계, 정치 체제, 교류 범위, 인적 교류 등 크게 네 가지 분야에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신다면요.“한국은 1960년대 초만 해도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습니다. 일본은 1970년대에 이미 선진국이 됐죠. 지금은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을 넘어섰습니다. 수교 당시 한국은 독재 정권이었지만 이제 한국과 일본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완전히 공유하는 관계가 됐습니다.”▷교류 범위와 규모도 크게 늘었습니다.“그렇죠. 1960년대 한·일 관계는 정치·경제 지도층끼리의 관계뿐이었습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사람은 한 해 1

    2025.02.28 17:51
  • 日 직장인들은 좋겠네…대놓고 '사내연애'하면 이런 혜택이 [김일규의 재팬워치]

    ‘사내 연애’를 지원하는 일본 기업이 늘고 있다. 기업이 직원의 사생활까지 신경 쓰냐는 지적도 있지만, ‘인적 자본 경영’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직원의 행복감을 높이는 조직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가전 양판점 노지마는 사내 결혼 이벤트 ‘NOJIKON(노지콘)’을 운영하고 있다. 2017년부터 다섯 차례 개최해 38쌍의 커플이 탄생했다. 그중 2쌍은 결혼했다. 사내 부부가 되면 1인당 월 5000엔의 수당을 지급한다. 노지마는 작년 11월에도 크루즈선을 빌려 노지콘을 열었고, 총 68명이 참가했다.노지마는 가전 제조사가 파견하는 판매원 대신 자사 직원의 고객 응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매상 할당은 없지만, 개인에게 주체적인 행동이 요구돼 업무 부담이 높다. 그래서 회사에 대한 소속감 형성이 중요하다. 노지마 히로시 사장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이면 애사심이 높아지고, 궁극적으로 고객에 대한 기여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매칭 앱을 통해 직원 이직을 막는 기업도 상당수다. 2021년 11월 출시된 매칭 앱 ‘Aill goen(에일 고엔)’을 도입해서다. 심사를 통과한 자사 직원을 다른 회사 직원에게 소개하는 앱이다. 지난 1월 말 기준 1200개 이상 기업이 도입했다. 리소나, NTT 등 굴지의 기업도 많다.리소나는 2000년대 초반 공적 자금 투입에 따른 ‘리소나 쇼크’로 남성 직원 퇴사가 잇따랐다. 여성 직원 비중이 늘면서 결혼이나 배우자 전근 탓에 어쩔 수 없이 퇴사하는 직원도 증가했다. 일과 생활을 모두 지키고 싶은 직원을 위해 회사가 지원에 나선 것이다.이리야마 아키에 와세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ldq

    2025.02.27 15:25
  • 日, 올해부터 고교무상교육…재원 대책은 빠져

    일본 여야가 고교 무상 교육 등을 담아 2025년도 예산안을 수정하는 데 합의했다. 지난해 중의원(하원) 선거(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해 ‘소수 여당’으로 전락한 집권 자민당이 예산안 통과를 위해 야당 요구를 수용했다. 하지만 수천억~수조엔에 달하는 재원을 마련할 대책은 빠져 논란이 일고 있다.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총리(자민당 총재),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연립 여당) 대표, 요시무라 히로후미 일본유신회(제2야당) 대표는 지난 25일 국회에서 ‘2025년도 예산안을 수정해 연내 조속히 통과시킨다’는 합의문을 교환했다. 예산안을 수정하는 것은 29년 만으로, 예산안 찬성 조건으로 고교 무상 교육을 내건 일본유신회 요구를 여당이 받아들였다.여야는 2025년도(2025년 4월~2026년 3월)부터 모든 가구를 대상으로 국공립, 사립 구분 없이 취학지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공·사립 상관없이 연 수입 910만엔 미만인 가구면 연 11만8000엔을 지원하는데 올해부터 소득 제한을 없애기로 한 것이다. 사립의 경우 연 수입 590만엔 미만이면 연 39만6000엔을 지원했지만 내년부터 소득 제한을 없애고, 지원액은 연 45만7000엔으로 올리기로 했다. 지원 대상은 총 170만 명가량이다.고교 무상 교육에 필요한 돈은 6000억엔에 달한다. 그러나 해당 재원 마련 대책은 뒤로 밀려났다. 합의문에는 ‘정부 전체가 철저한 행정·재정 개혁을 실시하는 등 안정적 재원을 확보한다’고만 적혀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소수 여당이 야당 협력을 얻기 위해 실수령 소득 증가 정책을 우선시하고 있다”며 “재정 부담 논의는 뒤로 미루면서 재정 운영 위기를 불러올

    2025.02.26 18:21
  • 日국채 금리, 中역전 임박…'머니무브' 오나

    일본과 중국 간 1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전이 임박했다. 지난해 11월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처음 역전된 데 이어 장기 금리 지표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도 역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전망에 일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5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대규모 금융 완화 조치가 예상되는 중국 국채 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이 ‘아시아 최저 금리’를 벗어나면서 글로벌 자금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본 장기 금리 15년 만에 최고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21일 한때 연 1.455%까지 상승했다. 이는 2009년 11월 이후 약 15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장기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는 예외적인 상황에서 기동적으로 국채 매입 증액을 시행하겠다”고 말한 뒤 장기 금리는 다소 하락했다. 25일에는 연 1.385%를 기록했지만 비교적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미치야 에이지 SBI증권 수석채권전략가는 “다음달 5일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의 강연 등을 통해 금리 인상 관측이 힘을 받으면 장기 금리는 연 1.5%를 향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영국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중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1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5%대로 떨어졌다. 최근에도 연 1.7%대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중국은 작년 12월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적절히 완화적인 금융정책’ 전환을 내세웠다. 인민은행이 완화 기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중소 금융기관 등이 국채 매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중국에선 부동산 불황 장기화에 따른 역자산 효과와 고용

    2025.02.25 17:54
  • "한국 여행 갈래요" 돈 팍팍 쓴다…日 '메리하리' 뭐길래 [김일규의 재팬워치]

    일본에서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Z세대가 소비를 견인하고 있다. 일본의 Z세대는 물가와 임금이 오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인플레이션 세대’다. 이들은 쓸 때 쓰고, 아낄 때 아끼는 ‘메리하리(メリハリ) 소비’로 일본 경제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이스미토모카드의 데이터 분석 서비스로 작년 신용카드 결제금액을 분석한 결과 20대는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에 비해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 결제금액 증가율 1위다.니혼게이자이는 “Z세대는 인플레이션 세대이기도 하다”며 “일하기 시작한 뒤 물가와 임금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고, ‘잃어버린 30년’을 거의 경험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임금구조기본통계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20대 대졸자의 기본급을 나타내는 ‘소정 내 급여’는 10% 정도 증가했다. 40대는 3~5%가량 느는 데 그쳤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각 세대가 경험한 물가상승률 평균치는 20대가 2% 수준으로 두드러진다. 30~60대는 높아봐야 1% 정도다.Z세대의 특징은 절약하면서도 원하는 것에는 돈을 쓰는 ‘메리하리(강약) 소비’에 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K팝 붐을 계기로 한국을 여행하는 젊은 여성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지난해 해외여행 지출을 2019년과 비교하면 20대가 30%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다. 전체 세대에서 10%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기업은 고가 상품을 투입해 Z세대를 유인하고 있다. 식품 기업 가고메가 지난해 여름부터 가을까지 한정 판매한 토마토 주스 가격은 385엔 전후로 일반 제품에 비해 40% 비싸다. 미용 효과가

    2025.02.24 13:43
  • 파친코장도 반도체 공장으로…47조 빨아들인 '실리콘 아일랜드'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아라오시의 한 파친코장. 작년까지도 도박 중독자가 드나든 곳이지만 올가을엔 반도체 장비용 부품을 만드는 공장으로 거듭난다. 대만 부품 업체 피드백테크놀로지가 공장을 짓기 위해 이 건물을 사들였다. 이 회사는 미국 고객사의 증산 요청에 새 공장 부지를 찾던 중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가 진출한 구마모토에 공장을 세우기로 결정했다.1980년대 일본 반도체산업의 메카 역할을 한 규슈섬. 한때 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10%를 차지했지만 일본 반도체산업 몰락과 함께 ‘갈라파고스’로 전락한 규슈가 TSMC 공장 개소 1년 만에 ‘실리콘 아일랜드’로 부활했다. TSMC가 진출을 결정한 2021년 이후 규슈 지역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는 100건을 돌파했고, 투자액은 5조엔(약 47조5000억원)을 넘었다. 양배추밭이었던 공장 주변은 상전벽해 수준으로 바뀌었다. ◇ 1공장 가동·2공장 착공지난 12일 찾은 1공장을 오가는 직원들의 표정엔 활기가 넘쳤다. 1공장은 작년 12월 양산을 시작해 소니 등에 납품하고 있다. 작년 2월 공장 개소식 때 밝힌 양산 일정을 지켰다. 개소식에서 “일본 반도체 제조의 르네상스가 시작됐다”고 한 모리스 창 TSMC 창업자의 말 그대로였다. 공장 관계자는 “대만 TSMC 공장과 완전히 동일한 품질로 라인 가동에 성공했다”고 했다.1공장 바로 옆 약 32만㎡의 광활한 부지는 높이 3m의 흰색 담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담 안쪽에선 터 파기가 한창이었다. TSMC 2공장이 들어서는 곳이다. 2공장은 일본 내 공장 중에선 가장 앞선 6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로직 반도체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2027년 말 가동이 목표다

    2025.02.18 17:47
  • 韓 삐걱대는 사이, 日 반도체 질주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 있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대만 TSMC 제1공장. 지난 12일 찾은 이곳은 간간이 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에도 트럭과 작업자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었다.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2월 24일 문을 연 TSMC 1공장은 그해 12월부터 12~16나노미터(㎚·1㎚=10억분의 1m) 반도체를 양산해 소니그룹 등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1공장 바로 옆에서는 2공장 건설을 위한 터파기가 한창이었다. 인구 4만여 명의 기쿠요마치는 1년 전만 해도 온통 양배추밭이었다. 이곳에 TSMC가 반도체 공장을 지으면서 이 일대는 상전벽해 수준으로 바뀌고 있다. 일본은 1980년대만 해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석권했다. 그중에서도 규슈는 일본 반도체산업의 메카였다. 하지만 미·일 무역 마찰과 한국, 대만 등의 부상으로 일본 반도체산업은 경쟁력을 잃고 급속히 쇠퇴했다. 그런 일본이 절치부심 끝에 ‘반도체 부활’을 선언하며 심혈을 기울여 유치한 게 TSMC 공장이다.일본 정부는 TSMC 공장을 붙잡기 위해 1공장 건설비의 절반에 가까운 4760억엔을 보조금으로 지급했다. TSMC도 1년 365일 내내 24시간 ‘광속 공사’를 해 평소라면 5년 걸릴 반도체 공장을 20개월 만에 지었다. 그 결과 1공장은 가동 시작 10개월 만인 지난해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 TSMC는 여기에 더해 1공장 바로 옆에 2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2공장은 6㎚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며, 2027년 말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TSMC 효과’로 소니그룹, 도쿄일렉트론, 미쓰비시전기, 후지필름 등이 구마모토로 집결하고 있다. 규슈 전역으로 보면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앰코테크놀로지

    2025.02.18 17:47
  • "TSMC 잡으려 국제학교까지 늘려…3공장도 유치할 것"

    “구마모토에 대만 TSMC 공장 유치가 결정된 뒤 기업 투자 건수가 매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기무라 다카시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지사(사진)는 지난 13일 현청을 찾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TSMC 유치 후 고용과 투자, 소비가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TSMC 공장이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을 두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반도체 관련 기업 유치 효과다. 그는 “TSMC가 진출을 결정한 2021년 11월부터 작년 12월까지 신·증설을 결정한 반도체 관련 기업이 구마모토현에서만 62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구마모토현이 속한 규슈 지역 전체로는 이보다 투자 규모가 더 많다.둘째, 해외 자본 유치 효과다. 기무라 지사는 “일본은 30년간 경제가 성장하지 않았다”며 “외국 자본에 문을 열어주지 않는 등 갈라파고스처럼 꼭꼭 숨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TSMC에 문을 연 뒤 대만과의 비즈니스가 크게 확대됐다고 했다. 그는 “국제선이 새로 생겨 대만 관광객이 찾아오고, 여기서도 대만에 간다”며 “귤·딸기 등 농산물의 대만 수출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TSMC 유치 과정에서 구마모토현이 쏟은 노력도 소개했다. 기무라 지사는 “TSMC 측이 ‘중요한 것은 직원 자녀가 다닐 학교’라고 했다”며 “기존의 작은 국제학교를 확장하고, 일본인 학교에 영어 교육 코스를 만들고, 대만어 통역사를 배치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가동 중인 TSMC 1공장과 건설 중인 2공장에 이어 3공장 유치 의지도 밝혔다. 그는 “3공장을 반드시 유치하고 싶다는 의사를 (TSMC에) 전달했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3공장을 통해 최

    2025.02.18 17:36
  • 구마모토의 힘 ! 저렴한 電, 풍부한 水

    TSMC가 일본 구마모토에 공장을 지은 데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없어선 안 될 전기와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규슈 지역 핵심 전원(電源)인 원자력발전소를 빼놓을 수 없다. 규슈전력은 가고시마현과 사가현에 총 4기의 원전을 보유하고 있다. 규슈 전원 구성에서 원전 비중은 23%로, 일본 평균(6%)보다 훨씬 높다. 이 덕분에 규슈전력의 전기요금은 일본에서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한다.구마모토현의 물도 수질과 수량 면에서 우수하다. 구마모토는 화산 쇄설암으로 뒤덮여 있으며, 물이 지하로 빠지면서 자연스레 오물이 걸러진다. 미세한 반도체 제조에 필수인 ‘초순수’를 만드는 데 유리한 환경이다. 스즈키 가즈토 도쿄대 교수는 일본 중앙공론 기고에서 TSMC가 구마모토를 선택한 배경으로 “풍부한 전력과 물”을 꼽았다.구마모토현은 TSMC 1공장 인근에 공장 폐수 처리에 특화한 하수 처리장도 지을 방침이다. 일부 지역 주민이 ‘공장 때문에 지하수가 오염되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이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조치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까지도 지역 주민의 반발과 지방자치단체의 소극 행정으로 안정적 전력·용수 확보에 차질을 빚은 것과 대비된다.구마모토=김일규 특파원

    2025.02.18 17:35
  • 日 상장사 순이익 크게 늘었다

    일본 상장기업 실적이 호조세다. 3월 결산 기업 약 1100곳의 2024회계연도 1~3분기(2024년 4~12월)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약 43조엔으로 집계됐다. 4~12월 기준 2년 연속 역대 최대다.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실적을 견인한 것은 비제조업이다. 비제조업 순이익은 24% 증가한 24조엔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 혜택을 받은 금융업이 호조세를 보였다. 은행, 증권 등의 순이익은 43% 늘었다. 일본 금리 상승으로 이자 마진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은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자산운용업도 견조하다. 노무라홀딩스는 순이익이 2.5배 늘었다.해운업은 순이익이 2.3배 증가했다. 미국 소비에 힘입어 아시아발 북미 항로의 화물 운송이 늘어난 영향이다. 중동 정세에 따라 선박이 부족한 점이 운임 시황을 끌어올리고 있다.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난 덕에 관련 기업 실적도 훈풍을 탔다. JR도카이는 관광객 승차권 가격 인상 등으로 순이익이 18% 늘었다. 미쓰코시이세탄 등 백화점도 호황이다.제조업은 회복세다. 작년 4~12월 순이익은 5% 증가한 19조엔으로 집계됐다. 4~9월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기, 기계, 화학 등이 뒷심을 발휘했다. 인공지능(AI) 관련 산업 성장에다 엔화 약세가 제조업 회복을 뒷받침하며 철강, 자동차 등의 고전을 만회했다. 도쿄일렉트론은 AI 반도체용 제조장비 주문이 늘어 순이익이 68% 증가했다.일본 상장사 실적이 개선되면서 봄철 임금협상인 춘투에서 임금을 올리는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망했다. 이 경우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에도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도쿄=김일규 특파원

    2025.02.16 18:29
  • "우린 메이드 인 코리아, 韓·日 정치가 경제 흔들면 안돼"

    2019년 일본 정부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포토레지스트 등 3개 핵심 소재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한·일 협력은 어두운 터널로 들어갔다. 일본이 2018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한 것이다. 정치·외교가 경제·산업을 뒤흔든 대가는 기업들이 치러야 했다.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은 직접 일본 출장길에 올라 소재 긴급 물량을 확보하느라 뛰어다녔다. 피해를 본 것은 일본 기업도 마찬가지다. 포토레지스트 글로벌 점유율 1위(23%)인 일본 도쿄오카공업이 한국 평택에 공장을 추가로 짓는 이유다. 한국에 공장을 더 세워 양국 정치·외교 문제로 반도체 공급망이 흔들리는 것은 막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 도쿄오카공업 본사에서 다네이치 노리아키 사장(사진)을 만나 향후 협력 방안을 들었다.▷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어떻게 전망합니까. “세계적으로 왕성한 인공지능(AI) 투자를 배경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그래픽처리장치(GPU), 낸드플래시 등 세 개 분야 수요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다만 차량, PC, 스마트폰용 반도체 시장 회복은 아직입니다. 올 하반기부터 이 시장이

    2025.02.11 14:50
  • [특파원 칼럼] '24시간 R&D' 일본 반도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대만 TSMC의 일본 첫 제조 거점인 규슈 구마모토 1공장은 작년 12월 양산을 시작해 소니그룹 등에 납품하고 있다. 작년 2월 공장 개소식 때 밝힌 일정을 그대로 지켰다. 일본 각지의 대학을 다니며 밤낮으로 연구개발(R&D)에 몰두할 박사급 인력을 끌어모은 덕분이다.구마모토 공장엔 모리스 창 TSMC 창업자의 ‘24시간 R&D’ 원칙이 그대로 이식됐다. 2010년대 삼성전자, 인텔과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인 TSMC는 R&D를 매일 8시간씩 주간, 야간, 심야 등 3교대로 24시간 가동했다. 생산 라인이 아닌 R&D를 24시간 돌린 것은 당시 반도체업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日에 릴레이 R&D 심는 TSMC일본 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2022년 기준 1626시간으로 한국(1904시간)보다 짧다. 일본은 연장근로를 월 45시간, 연 360시간으로 제한하지만 업무량 폭증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노사 합의로 월 100시간, 연 720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다. 구마모토 공장이 TSMC의 ‘릴레이 R&D’를 일본에서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배경이다. TSMC는 일본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더 치고 나가고 있다. 2027년 가동을 목표로 1분기 중 구마모토 2공장 공사를 시작한다. 1·2공장 총투자액은 약 2조9600억엔이며, 일본 정부가 최대 1조2000억엔을 보조한다. 구마모토는 TSMC에 3공장까지 요청했다.일본 남단 규슈에서 TSMC가 뛰고 있다면, 북단 홋카이도에선 일본의 ‘반도체 연합군’ 라피더스가 달릴 채비를 마쳤다. 오는 4월부터 시험 생산을 시작한다. 미국 브로드컴에 6월까지 최첨단 2나노(㎚·10억분의 1m) 반도체 시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2027년부터 양산 공장을 가

    2025.02.10 17:56
  • 트럼프 코드 맞춘 이시바 '거래의 기술'…관세·방위비 얘기 없었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 8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첫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거래의 기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대미 투자 확대와 ‘오모테나시’(마음을 다한 환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는 데 성공하며 관세, 방위비 증액 등 일본 입장에서 민감한 문제를 일단 피했고 안보에서도 실리를 챙겼다. 금빛 사무라이 투구 선물미·일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유지하고 미·일 관계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일 황금시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미국의 황금시대는 이제 시작된다”고 한 데서 따왔다. 이시바 총리는 자신의 지역구인 돗토리현 인형 가게에서 제작한 금빛 사무라이 투구 장식을 선물하기도 했다. 투구 가격은 16만8000엔(약 162만원)으로 영원히 빛을 발하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한다. 총리 관저 관계자는 니혼TV에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손자들도 기뻐하는 선물일 것”이라고 말했다. 손자들까지 염두에 두고 골랐다는 것이다.이시바 총리는 ‘선물 보따리’도 대거 풀었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미국에서 일본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늘린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은 머지않아 역사에 남을 기록적인 양의 미국산 천연가스 수입을 시작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이시바 총리는 일본의 대미 투자를 1조달러까지 끌어올리겠다고도 했다. 일본의 대미 투자 잔액은 2023년 기준 7833억달러로, 2019년 이

    2025.02.09 19:00
  • "우린 메이드 인 코리아, 韓·日 정치가 경제 흔들면 안돼"

    “우리는 한국에 공장이 있는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기업입니다. 한국 사회의 동료로 인정해주면 좋겠습니다.”다네이치 노리아키 일본 도쿄오카공업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한·일 양국 정치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도쿄오카공업은 반도체 회로를 그릴 때 사용되는 감광성 물질인 포토레지스트 분야에서 세계 1위(점유율 23%) 기업이다. 2013년부터 인천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데 최근 경기도와 투자 협약을 맺고 평택에 제2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다네이치 사장은 “한·일 모두 에너지 등 자원이 부족한 나라로 외국에서 사온 물건을 가공해 부가가치를 더하는 비즈니스에 강점이 있다”며 “양국은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손잡고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6월 22일)을 맞아 최근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 본사에서 다네이치 사장을 만났다.다네이치 사장은 “일본 정부가 (2019년) 반도체 소재의 대(對)한국 수출 관리를 강화하면서 한국에 원료를 보낼 때마다 경제산업성 허가를 받아야 했다”고 회상했다. 일본이 2018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길에 올라 반도체 소재를 확보하느라 뛰어다니는 등 기업들이 혼란을 겪었는데, 도쿄오카공업도 피해를 본 것이다. 이후 한·일 관계가 회복하긴 했지만 도쿄오카공업은 양국의 정치·외교 문제로 반도체 공급망이 흔들리는 걸 막기 위해 평택에 제2공장을 짓기로 했다. 다네이치 사장은 “한국의 반도체산업 성장에 대응해 제대로 공

    2025.02.09 18:21
  • 한일 수교 60년…日 정·관계 거물 총출동

    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행사에 일본 정·관계, 재계, 언론계 등 거물급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한국 정치 상황은 혼란스럽지만, 이와 무관하게 양국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일본 측 의지가 담긴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주일대사관이 이날 개최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하는 모임’ 행사에는 일본 각계 유력 인사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오는 6월 22일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열렸다. 박철희 주일대사는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라는 역사적 해를 맞아 양국 관계를 되돌아보고, 한층 더 성숙한 관계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일본 정·관계에선 집권 자민당 소속인 누카가 후쿠시로 중의원(하원) 의장, 나카타니 겐 방위상, 아베 도시코 문부과학상 등이 참석했다.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유신회 공동대표,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 등 야당 대표도 행사장에 나타났다.도쿄=김일규 특파원

    2025.02.07 21:42
  • 일본, 美 인텔과 손잡고 차세대 양자컴 만든다

    일본 국립 연구기관이 미국 인텔과 손잡고 차세대 양자컴퓨터를 공동 개발한다. 양측이 개발한 차세대 양자컴퓨터는 일본 기업의 신약 개발, 금융 등 각종 비즈니스에 활용할 계획이다.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는 인텔의 최첨단 칩을 사용해 올봄에 문을 여는 이바라키현 양자연구센터에서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기로 했다. 양측은 이미 협력 각서를 체결했으며,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이들이 공동 개발하는 것은 ‘실리콘 양자컴퓨터’다. 2030년대 전반까지 수만 양자비트(큐비트)급 양자컴퓨터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주류를 이루는 양자컴퓨터 성능의 100배 이상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큐비트는 양자컴퓨터의 성능 수준을 나타내는 계산 단위다.개발 자금은 경제산업성이 양자연구센터에 출연하는 1000억엔 규모의 예산에서 투입된다. 개발에 성공하면 일본 기업들이 사용료를 내고 양자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제약회사가 신약을 만들거나 물류기업이 날씨, 도로 상황, 적재량 등 조건을 조합한 최적의 배송 경로를 수립하는 데 쓸 수 있다.AIST는 미국 IBM과 초전도 방식의 차세대 양자컴퓨터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초전도 방식과 실리콘 방식 중 무엇이 주류가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니혼게이자이는 “현재 기술로는 계산 오류가 많아 실용화는 아직 진행 중”이라고 짚었다.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조건을 조합한 복잡한 문제를 초고속으로 풀어낼 수 있다. 다만 개발하기까지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 투자가 중요하다. 2023년까지 중국 정부는 이 분야에 세계에서 가장

    2025.02.06 17:27
  • 우에다 "지금은 인플레 상황" vs 이시바 "디플레 탈출 아직"

    일본에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논쟁이 불붙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일본 경제를 ‘인플레이션 상태에 있다’고 진단한 반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내서다. ◇중앙은행 총재와 총리 충돌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우에다 총재는 전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작년에도 말했듯 현재는 디플레이션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상태라는 인식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 물가 상황이 디플레이션이냐, 인플레이션이냐’는 요네야마 류이치 입헌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다. 우에다 총재는 작년 2월에도 일본 경제가 인플레이션 상태에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반면 요네야마 의원의 같은 질의에 이시바 총리는 “일본 경제는 디플레이션 상태에 있지 않지만 탈출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 인플레이션으로 단정 짓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는 “(이시바 총리가) 인플레이션 여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인식의 차이가 부각됐다”고 전했다.일본 정부는 ‘잃어버린 30년’을 겪으며 ‘디플레이션 탈출’을 목표로 삼고 대규모 금융완화를 추진해왔다. 아베노믹스 ‘세 개의 화살’ 중 하나다. 그러나 일본은행은 작년 3월 17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폐기했다.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중앙은행의 물가 목표치인 2% 수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실제 일본 물가는 상승세다. 총무성에 따르면 작년 소비자물가지수(CPI·신선식품 제외)는 전년보다 2.5% 올라

    2025.02.05 17:43
  • 백일몽 된 '세계 3위 車'…닛산-혼다 통합 멈춘다

    일본 2위, 3위 완성차 업체 혼다와 닛산자동차 간 경영 통합이 무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 주도권을 쥐려는 혼다에 닛산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지주사 방식의 통합 협상이 중단됐다. 두 회사가 합칠 경우 단숨에 세계 3위로 올라설 수 있지만 사실상 없던 일이 되면서 양사 모두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산은 혼다와의 경영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철회할 방침을 굳혔다. 당초 2026년 지주사를 설립하고 그 아래에 두 회사가 들어가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통합 비율 등 조건이 맞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는 “통합 협의를 다시 할지, 전기차 등 협업만 계속할지는 향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혼다는 경영 통합 조건으로 실적이 부진한 닛산이 재건 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닛산은 회생 플랜을 짰지만 구조조정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며 지연되고 있었다. 경영 주도권을 쥐려는 혼다와 대등한 관계를 요구한 닛산은 지주사 통합 비율을 둘러싼 조정에서도 난항을 겪었다.혼다는 닛산의 재건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닛산을 자회사로 만드는 방안도 타진했다. 혼다가 주도해 닛산 재건을 추진하는 방안이다. 대등한 경영 통합을 원하는 닛산 내부에서 반발이 거셌다. 니혼게이자이는 “양사 견해차가 커지면서 통합 협의는 일단 중단됐다”고 했다.닛산의 미래가 어두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닛산은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4~9월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한 192억엔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적자였던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나카 미치아키 릿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2025.02.0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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