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규슈 구마모토 1공장을 찾았다. 최대 10조원이 넘는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는 만큼 고용과 투자의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목적에서다. TSMC는 1공장과 같은 구마모토 기쿠요마치 지역에 2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반도체 부활’ 움직임이 갈수록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TSMC 1공장 찾은 기시다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지난 6일 TSMC 구마모토 1공장을 방문해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났다. 지난 2월 개소한 이 공장은 시험생산을 거쳐 올해 4분기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12~28㎚(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수준의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를 월 5만5000장 이상 제조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이 공장 투자비 1조3000억엔(약 11조5000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4760억엔을 지원한다.기시다 총리는 TSMC 구마모토 1공장에 대해 “일본 전체에 큰 파급 효과를 미칠 것”이라며 “현지 경제 성장이나 임금 인상, 고용 확대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1공장의 현지 조달률이 2030년 6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 것이다. 규슈경제조사협회는 구마모토 지역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의 경제 효과가 2021년부터 10년간 10조5360억엔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웨이 CEO는 기시다 총리에게 구마모토 2공장과 관련, “1공장이 있는 기쿠요마치에 건설한다”고 밝혔다. 2공장 건설 계획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입지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2공장은 연내 건설을 시작해 2027년 말 가동할 계획이다. 일본 내에선 가장 첨단인 6㎚ 수준의 반도체를 생산한다. 일본 정부는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미국의 저명한 투자자 워런 버핏이 일본 대형 상사(株)주 추가 매입 의사를 밝힌 지 약 1년이 지났다. 그 뒤 상사주는 ‘일본 재발견’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주가가 급등했다. 닛케이지수가 2%가량 하락한 지난 5일에도 일본 5대 상사 주가는 보합세를 유지하며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투자의 신’을 의식한 일본 상사들의 자기 연마는 올해도 이어진다. 일본의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가 시작되자마자 이토추상사가 포문을 열었다. 이토추는 지난 3일 올해 공격적인 경영 계획을 발표했다.순이익 목표치를 전년 대비 10% 증가한 8800억엔(약 7조8000억원)으로 잡았다. 배당금 하한선은 200엔으로, 전년 대비 40엔 인상했다. 자사주 매입은 사상 최대인 1500억엔 규모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토추상사 주가는 지난 4일 6811엔을 기록,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앞서 2월엔 미쓰비시상사가 5000억엔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대규모 주주 환원은 주가 급등의 동력이 됐다. 이토추상사가 이에 자극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일본의 대형 상사들이 버핏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버핏은 지난 2월 ‘주주 서한’에서 버크셔 해서웨이의 일본 상사 주식 보유량이 약 9%라고 밝혔다. 버핏이 상한선으로 설정한 9.9%를 눈앞에 두고 있다.이런 가운데 일본 상사업계에선 ‘우리 회사 주식만 팔리면 부끄러울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버핏의 매도 대상에 먼저 오르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미다. 노무라자산운용의 미야자키 요시히로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감시받고 있다’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물가 상승률 목표치 2%를 달성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면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우에다 총재는 5일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춘투(봄철 임금 협상) 결과가 물가에도 반영돼 가는 가운데 목표 달성 가능성이 점점 커져 간다”고 밝혔다.‘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이 실현되면 연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데이터에 달려 있다”며 “목표가 (소비자물가 상승률) 2%의 지속적·안정적 달성이므로 목표치와의 거리(달성 수준)에 따라 금리를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우에다 총재는 엔저에 따른 수입 비용 상승분을 제거하면 아직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은 2%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마이너스 금리를 포함한 대규모 금융 완화를 해제하면서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이 좀 더 높아지면 단기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과도한 엔저가 물가에 영향을 주면 이 역시 추가 금리 인상의 근거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밝혔다. 최근 달러당 151엔대인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지고, 수입 물가가 급등하면 금리 인상 정책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우에다 총재는 대규모 금융 완화로 사들인 국채와 상장지수펀드(ETF) 처분에 대한 기본적인 방침도 밝혔다. 그는 “장래에 보유 잔액을 줄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언제, 어떤 속도로 잔액을 줄일지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도쿄=김일규 특파원
해외 투자자의 일본 주식 매수가 가속하고 있다. 지난해 순매수액은 약 7조7000억엔(약 68조원)으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았다.견인차는 영국, 중국, 한국 투자자들이다. 영국을 거쳐 중동에서 ‘오일 머니’도 가세했다. 세계 각국의 투자자가 엔저를 지렛대로 저렴한 일본 주식을 사들이는 모습이다.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지난 4일 발표한 투자부문별 매매동향에 따르면 2023년 해외투자자의 순매수액은 7조6906억엔으로 집계됐다. 3년 만의 순매수다.순매수액은 금융 완화, 재정 확대, 성장 전략을 담은 아베노믹스가 시작된 2013년(9조5387억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일본 주식의 ‘큰손’은 유럽 투자자다. 일본 주가 상승에 탄력이 붙은 2023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유럽의 일본주(펀드 포함) 순매수액은 8조7038억엔으로, 해외 투자자 전체 순매수액의 90%를 차지했다.눈에 띄는 것은 영국이다. 같은 기간 월평균 순매수액은 8231억엔으로, 2018년 4월~2023년 3월 월평균 순매수액이 74억엔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영국 자금의 배후에는 오일 머니가 있다. 런던은 1970년대부터 중동 각국의 자금을 세계에 분산 투자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런던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쿠웨이트 투자청(KIA) 등이 거점을 두고 있다.오일 머니는 중국의 경기 불안에 따라 중국 주식 투자금 일부를 일본 주식으로 돌리는 모습이다. 환율도 한몫하고 있다. 파운드화 대비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영국 투자자 눈에 일본 주식은 싸게 보일 수밖에 없다.영국 다음은 홍콩이다. 월평균
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연내 액티브형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 기준이나 정보 공개 기준 완화를 추진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4일 보도했다. 닛케이지수 등 지수와 연동하는 패시브형 ETF와 달리 액티브형 ETF는 운용사가 편입하는 종목을 자유롭게 선택, 지수를 웃도는 성적을 노린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지난해 9월 액티브형 ETF의 상장을 허용했지만, 규제 탓에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도쿄증시의 액티브형 ETF는 총 11개, 잔액은 450억엔(약 4000억원) 수준이다.도쿄증권거래소는 액티브형 ETF의 종목 관련 정보 공개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일본 운용사는 현재 선택한 모든 종목의 정보를 매일 공개해야 한다. 운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만, 운용 노하우를 공개하는 것은 부담으로 지적됐다.도쿄=김일규 특파원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5일 발표될 미국 노동부의 3월 고용 지표가 호조세를 보일 경우 엔화 가치가 더욱 하락, 달러당 152엔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2엔을 넘은 것은 1990년이 마지막이다.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 거시 지표 등으로 ‘엔화의 실력’을 따지면 달러당 130~140엔대가 합리적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그러나 엔화를 둘러싼 자금 흐름 변화와 투기 세력의 움직임이 이론치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지난 3일 밤 미국의 민간 고용이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1엔 후반대까지 치솟았다. 앞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달러당 152엔을 ‘방어 라인’으로 설정, 이를 넘을 경우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에서 힘을 얻었다.‘적정 환율’을 추정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는 금리 차이다. 2022년 이후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확대되면서 이에 비례해 엔화 약세가 이어졌는데, 현재 두 나라의 2년물 국채 금리 차이(약 4.5%)를 적용하면 달러당 142엔 정도가 적정하다는 게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분석이다.교역 조건, 대외 채무 등 거시 지표로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니혼게이자이연구센터가 추정한 2023년 7~9월 적정 환율은 달러당 133엔이었다. 같은 기간 실제 환율은 145엔으로, 12엔 정도 괴리가 있었다.이론치와 실제치가 크게 괴리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본 국내에선 실수요, 해외에선 투기 세력의 움직임이 엔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분석한다.일본 국내에선 기업, 개인의 실수요에 따른 엔화 매도 압력이 강하다.
지난해 일본 도쿄증시 상장기업 가운데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도요타자동차인 것으로 나타났다.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시총 증가액 순위를 집계한 결과 도요타가 1년 만에 31.19조엔(약 275조원) 늘면서 1위에 올랐다. 도요타의 시총은 61.86조엔을 기록, 일본 기업 사상 처음으로 60조엔을 돌파했다.다이하쓰 등 계열사의 품질 인증 부정 이슈가 있었지만 실적 자체는 호조세다. 차량 가격 인상에다 미국 등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차종 판매가 증가한 덕분이다.도요타는 올해 들어서도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1~3월 미국에서만 작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약 56만5000대를 판매했다. 미국에서 전기차(EV) 판매가 줄어드는 가운데 하이브리드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세계적인 인공지능(AI) 수요에 힘입어 일본 반도체 관련주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이 시총 증가액 순위 2위에 이름을 올렸다.도쿄일렉트론 시총은 작년 한 해 11.09조엔 증가해 18.66조엔으로 늘었다. 도쿄일렉트론은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에 막을 입히는 성막장치와 세정장치 등 8개 품목에서 세계 점유율 1~2위를 고수하고 있다.반도체 웨이퍼 절단 장비업체 디스코도 8위에 들었다. 디스코 시총은 4.54조엔 증가해 6.19조엔으로 늘었다. 9위는 실리콘 웨이퍼 소재를 만드는 신에츠화학이다. 신에츠화학 역시 4.52조엔 늘어 13.17조엔을 기록했다.3위의 미쓰비시상사(7.64조→14.57조엔)나 10위의 미쓰이물산(4.39조→10.75조엔) 등 주주 환원에 힘을 쓰는 상사 대기업도 시총이 크게 늘었다. 미국의 저명한 투자가 워런 버
일본 최고의 부자는 누구일까.미국 포브스가 2일(현지시간) 발표한 2024년 세계 부자 순위에서 1위는 프랑스 LVMH의 최고경영자(CEO) 베르나르 아르노(75)가 차지했다. 2년 연속 1위다. LVMH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티파니 등을 거느리고 있다. 아르노의 자산은 2330억달러(약 35조엔, 311조원)로 전년보다 10% 늘었다.2위는 미국 전기차(EV) 기업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52·1950억달러)다. 이어 미국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60·1940억달러)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3위 모두 작년과 동일하다.일본인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인물은 의류 체인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타다시 회장 겸 사장(75)이다. 야나이의 자산은 428억달러(약 58조원)로 29위를 차지했다. 작년보다 102억달러 늘었다. 순위도 작년(39위) 대비 10계단 올랐다. 패스트리테일링 주가는 올 들어서만 31%가량 뛰었다.일본인 중 야나이의 뒤를 잇는 사람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겸 사장(66)이다. 그는 327억달러(약 44조원)로 51위를 차지했다. 손 회장 역시 작년 대비 자산은 103억달러 늘었고, 순위는 18계단 뛰었다. 소프트뱅크 주가도 올해 들어 44%가량 상승했다.반도체 장비 등 수출주가 주도하던 일본 증시의 상승 동력은 최근 내수주로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증시에서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에 주당순이익(EPS)이 가장 큰 폭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섹터는 소매업종이다. 이 업종의 이 기간 EPS 전망치는 전년보다 107.5%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일본 내수주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은 가
반도체 산업 부활을 노리는 일본 정부가 자국 반도체 업체 라피더스의 첨단 반도체 개발에 최대 5900억엔(약 5조2700억원)을 추가 지원한다고 2일 발표했다.사이토 겐 경제산업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런 계획을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라피더스는 도요타, 키오시아, 소니, NTT, 소프트뱅크 등 일본 대표 대기업 8곳이 첨단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설립한 회사다. 최첨단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제품을 2025년 시험 생산하고, 2027년부터 양산한다는 목표다.일본 정부는 이미 라피더스에 3300억엔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지원금은 총 9200억엔(약 8조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추가 보조금 5900억엔 중 500억엔 이상이 후공정 기술 연구개발(R&D)에 사용된다고 보도했다.일본 정부가 후공정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 이하 초미세 공정부터는 미세화를 통한 성능 향상에 한계가 있어 반도체 업체들은 후공정인 패키징 기술을 통해 성능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일본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 부활을 위해 2021년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을 수립하고 4조엔 규모의 지원 예산을 확보했다. 지난 2월 가동한 대만 TSMC의 규슈 구마모토현 1공장에는 최대 4760억엔의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도쿄=김일규 특파원
일본 경제산업성이 최첨단 반도체 제조를 목표로 하는 라피더스에 연내 추가로 5900억엔(약 5조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처음으로 후공정 기술 개발에 500억엔 이상을 보조한다. ‘사무라이 반도체’의 부활에 사활을 걸었다는 분석이다.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경제산업성은 금명간 라피더스 추가 지원책을 발표한다. 경제산업성이 지금까지 밝힌 보조금만 3300억엔에 이른다. 이번에 추가 지원하는 5900억엔을 합치면 총 1조엔에 가까운 규모가 된다. 도요타자동차, NTT 등이 출자한 라피더스는 2020년대 후반 2㎚(나노미터·1㎚=10억분의 1m)급 차세대 반도체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5900억엔 중 500억엔 이상은 후공정 기술 연구개발(R&D)에 사용한다. 후공정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회로 미세화가 한계에 이르면서 여러 반도체를 같은 기판 위에 쌓아 성능을 높이는 3차원 장치나 서로 다른 여러 반도체를 조합한 칩렛 등 후공정 기술이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경제산업성은 지난달 29일에도 도요타, 닛산 등의 차량용 반도체 R&D에 10억엔을 보조한다고 발표했다. 자율주행 등에 쓰이는 첨단 제품으로, 2030년 이후 상용화가 목표다. 이 반도체 역시 라피더스에서 양산하겠다는 구상이다.앞서 대일본인쇄는 라피더스 전용으로 회로 형성에 사용하는 포토마스크를 2027년부터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내에서 최첨단 반도체의 공급망 구축까지 본격화한 것이다.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램리서치 등 해외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 역시 홋카이도에 라피더스 지원 거점을 설치할 예정이다.홋카이도에 라피더스가 있다면 규슈 구마모토에선 지난 2월 세
일본 최고의 대학으로 꼽히는 도쿄대. 도쿄대 졸업생의 진로는 매년 주목 대상이다. 공무원 지망생이 줄어드는 것은 한국과 비슷하다. 최근엔 취직 기업 랭킹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대학신문 집계 결과 도쿄대 학부(문과) 졸업생의 취업 희망 기업 1위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일본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이 차지했다.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켰던 금융, 상사 등 대기업을 밀어냈다. 2~5위는 미쓰비시UFJ은행, 액센추어,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쓰비시상사다.라쿠텐은 왜 도쿄대 졸업생에게 가장 인기가 있을까. 지난해 도쿄대를 졸업하고 라쿠텐에 입사한 엔지니어직 남성 직원은 영어가 공용어인 점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한다. 그는 “70~80%의 팀에 외국인이 배치돼 있다”며 “대만인 상사나 러시아인 상사와도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영어로 대화하면서 글로벌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쿠텐이 영어를 공용어로 선언한 것은 벌써 10년 전이다.승진 제도도 매력적이다. 지난해 도쿄대를 졸업한 법인 영업 직원은 “4~5년 차에 과장 등 관리직이 될 수 있다”며 “야근을 해서라도 성장하
디지털 사회를 지탱하는 ‘21세기 석유’ 반도체. 세계 각국이 첨단 제품의 국산화를 위해 뛰고 있다. 일본 역시 반도체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2030년 세계 반도체 시장은 2022년 대비 70% 늘어난 1조달러(약 135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일본의 ‘대표 선수’는 반도체 제조장치 대기업 도쿄일렉트론이다.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일본 기업이기도 하다. 이 회사를 이끄는 가와이 도시키 사장은 지난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라의 지원에 완전히 의지하지 않고 기업이 스스로 버는 힘을 키워 성장을 위한 투자를 계속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 투자 줄일 때 한국은 늘려”가와이 사장은 최근 반도체 투자 열풍에 대해 ‘붐’이 아니라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나 뇌의 신경세포를 본뜬 양자컴퓨팅이 기폭제가 됐다는 설명이다. 1990년대 PC와 인터넷, 2000년대 스마트폰에 이은 흐름이라는 것이다.일본은 1980년대까지 세계 반도체 1위였지만 이후 힘을 잃었다. 가와이 사장은 이에 대해 “반도체는 기술 혁신이 빠르고 시장 변화가 심하다”며 “과거 반도체 시장이 크게 침체된 시기에 일본 기업들은 투자를 줄였다”고 지적했다.반면 해외, 특히 아시아 기업들은 오히려 투자를 강화했는데 그 차이가 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가와이 사장은 당시 영업 담당이었다고 한다. 그는 “대만과 한국 고객사에서 여러 수주를 받았다”며 “일본 기업이 투자하지 못했을 때 아시아 고객들은 계
주가는 천장을 모르고 치솟고 있다. 기업들이 알아서 월급도 올려준다. 그런데 정권 지지율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일본 얘기다.주가도, 월급도 대부분 일본 서민과는 상관이 없다. 수십 년째 꿈쩍 않던 물가가 오르면서 오히려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내각 지지율이 정권 퇴진 수준까지 떨어진 이유다.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현지 민간 데이터 업체 조사 결과 주요 식품 메이커 195개 회사가 4월에 2806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한다. 작년 10월 이후 6개월 만에 가격 인상 품목이 2000개를 넘어선다. 원재료 가격 급등에 물류비까지 늘어난 탓이다.4월 가격 인상 품목은 햄, 소시지 등 가공식품이 2077개로 가장 많다. 니혼햄 등 대기업이 일제히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5월에는 식용유 대기업이 올리브 오일을 최대 80% 인상한다. 기상 이변에 따른 세계적인 농작물 흉작 때문이다.일본의 물가 상승은 상당수 대기업이 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증가분을 판매 가격에 전가한 영향도 크다. 앞서 도요타 등 일본 대기업들은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의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도요타는 최대 월 2만8440엔(약 25만원)을 올리기
일본 정부가 2033년까지 혼슈 동북부 도호쿠에서 서남부 규슈에 이르는 고속도로에 자율주행차 우선 차로를 도입한다. 자율주행차 보급을 늘리고, 물류업계 운전자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서다.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전날 발표한 ‘디지털 라이프 라인 전국 종합 정비 계획’에 이런 방안을 포함했다. 고속도로 차로 중 하나를 자율주행차가 다닐 수 있도록 비우는 식이다. 자율주행차 우선 도로에는 센서와 카메라를 설치해 차량 운행을 뒷받침하기로 했다.일본 정부는 우선 연내 수도권과 나고야 지역을 잇는 신토메이고속도로의 하마마쓰 휴게소와 스루가완누마즈 휴게소 사이 약 115㎞ 구간에 자율주행 차로를 마련한다. 편도 3차로인 이 구간은 곧게 뻗은 길이 많고, 차량 정체가 거의 없어 자율주행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일본 정부와 기업은 자율주행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이날 도요타, 닛산 등 완성차 업체의 차량용 반도체 연구개발(R&D)에 10억엔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자율주행차 등에 쓰이는 첨단 반도체로, 2030년 이후 상용화가 목표다. 개발한 반도체 양산은 일본의 민관 합작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가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일본 정부는 드론에 대한 디지털 관리 계획도 제시했다. 10년 내 국가가 관리하는 총길이 1만㎞의 전국 하천 상공과 4만㎞의 송전망 상공을 ‘드론 항로’로 정돈한다는 목표다. 이 항로에 드론을 날려 물자 운반이나 송전선 점검 등도 실시할 계획이다.지하 수도관과 가스관에 대해서도 2033년까지 전국 50개 도시의 인프라를 원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대규모 재해로 수도관이 파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8일 2024년도 정부 예산안이 참의원 본회의를 통과한 뒤 기자회견에서 “디플레이션에서 완전히 탈피하는 천재일우의 역사적 기회를 맞았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의 잇따른 임금 인상, 주가 상승 등에 따른 발언이다.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일본 정부 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의 방위비(7조9496억엔) 등을 담아 112조5717억엔(약 1000조원) 규모로 편성됐다. 기시다 총리는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을 실현하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6월에는 1인당 4만엔씩 소득세와 주민세를 감세해 가처분소득을 늘리겠다고 덧붙였다.일본 경제가 ‘새로운 경제 스테이지’로 이행하는 데 최대 열쇠는 중소기업의 임금 인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물가 상승을 웃도는 소득을, 내년 이후에는 물가 상승을 웃도는 임금 인상을 반드시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2030년대 중반까지 최저임금을 시간당 1500엔으로 높인다는 목표에 대해선 “더 빨리 달성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변경과 관련해선 “완화적 금융환경이 유지되는 것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기시다 총리는 “북한과 성과를 내는 관계 실현은 쌍방 이익에 합치한다”며 북일 정상회담 추진 노력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정상회담을 위한 일본과의 접촉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북일 정상회담이 ‘납북자를 한 번에 귀국시키기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상대가 있는 문제”라며 답변을 피했다. 4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 도쿄디즈니랜드가 수백억 원을 투자해 처음으로 미국 마블스튜디오의 캐릭터로 마블관을 마련한다. 지난해 티켓값을 16%나 올렸음에도 방문객이 증가함에 따라 돈을 쓸어 담으면서 새로운 투자에 나선 것이다.도쿄디즈니랜드를 운영하는 일본 오리엔탈랜드의 시가총액은 9조엔(약 80조원)으로, 현대자동차(약 51조원)의 1.5배에 달한다. 제조업 위주의 한국 증시와 달리 다양한 업종이 이끄는 도쿄 증시의 상징적 종목 중 하나다.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오리엔탈랜드는 놀이공원 내 판타지랜드의 어트랙션 ‘잇츠 어 스몰월드’에 내년 1부터 약 6개월간 마블 캐릭터가 등장한다고 발표했다. 도쿄디즈니랜드 어트랙션을 마블 캐릭터로 꾸미는 것은 처음이다. 기존 판타지랜드 어트랙션은 백설공주, 신데렐라, 피터팬, 미녀와 야수, 피노키오 등 캐릭터가 차지하고 있었다.오리엔탈랜드는 올해 가을부터 잇츠 어 스몰월드의 문을 닫고 공사를 시작한다. 마블의 슈퍼히어로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등장하는 인기 캐릭터 ‘그루트’ 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내년 1~3월 첫 공개가 목표다. ‘아이 엠 그루트’라는 대사로 유명한 이 캐릭터는 특히 어린이에게 인기가 많다.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도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도쿄디즈니랜드의 끊임없는 투자는 ‘돈 버는 힘’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3월 결산하는 오리엔탈랜드는 작년 4~12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6% 급증한 998억엔(약 9000억원)에 달했다. 5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3월 결산 기준 사상 최대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개업
일본인의 약 절반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꽃가루 알레르기’ 시즌이 돌아왔다. 이 알레르기 탓에 노동생산성이 하락, 하루 2340억엔(약 2조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분석도 있을 만큼 일본에선 치명적이다. 한국인 관광객 역시 준비 없이 방문했다간 관광 내내 눈이 고통스러울 수 있다.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서 꽃가루에 노출되는 기간이 긴 ‘고위험 지역’에 사는 인구가 갈수록 늘면서 꽃가루 알레르기에 괴로워하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봄철 꽃가루를 흩날리는 삼나무와 편백나무 등 인공림이 들어선 지역이 대거 수도권 베드타운으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국토 면적의 20%가 삼나무와 편백나무 인공림이다.최근 도쿄에선 코로나 앤데믹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시민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있다. ‘철이 드니 꽃가루 알레르기를 앓고 있더라’는 얘기마저 나올 정도로 환자가 많다. 한 20대 학생은 “마스크와 항알레르기제로 견디고 있지만 더 이상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한국인 관광객도 마찬가지다. 최근 도쿄를 찾은 직장인 신모 씨는 “눈이 계속 따가워 주변에 물어보니 알레르기라고 했다”며 “눈을 씻는 안약으로 버텼다”고 전했다. 안경을 쓰는 사람의 경우 아예 고글처럼 눈을 보호하는 테까지 쓰기도 한다.도쿄 하치오지 지역은 풍부한 녹지와 도심 접근성 덕분에 인기 있는 주택지다. 현지 부동산 정보지 ‘살고 싶은 거리’ 랭킹에서도 상위권이다. 문제는 삼나무나 편백나무가 많다는 것. 기상 회사 웨더뉴스의 꽃가루 관측 데이터에 따르면 이
일본 정부가 현대자동차의 전기차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30%가량 대폭 삭감했다. 전기차 전환에 한발 늦은 도요타 등 자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더 높였다. 12년 만에 일본에 재진출한 현대차가 뒤통수를 맞았다는 지적이 나온다.26일 업계, 외신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올해 전기차(EV) 차종별 보조금을 최근 공표했다. 가솔린차보다 가격이 비싼 전기차의 구입 금액을 일부 보조해 소비를 촉진하는 정책이다. 전체 예산은 1291억엔(약 1조1500억원)에 달한다.올해 일본의 전기차 한 대당 보조금 상한액은 최대 85만엔(약 750만원)이다. 최저액은 12만엔으로, 최대액과 73만엔이나 차이가 난다.일본 정부는 올해 보조금 책정 때 충전 거점의 정비 상황 등을 새로운 평가 항목으로 넣었다. 지난해까지는 한 번 충전했을 때 최대한 달릴 수 있는 거리 등 차량 성능이 핵심이었지만, 제조사가 충전기 설치를 늘리도록 유도한 것이다.차종별로 보면 닛산 리프와 도요타 렉서스, 테슬라 모델 3가 최고액인 85만엔을 받게 됐다. 마쓰다 MX-30과 메르세데스벤츠 EQA는 보조금이 65만엔으로 책정됐다. 현대차 코나는 45만엔, 비야디(BYD) 돌핀은 35만엔으로 각각 결정됐다.닛산 도요타 등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보조금을 받는 것과 달리 현대차는 지난해 대비 20만엔 깎였다. BYD는 30만엔 덜 받게 됐다.일본 현지에 충전 정비 거점을 설치하기 어려운 한국, 중국 등 해외 메이커에 불리하게 제도를 설계했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일본 정부는 자사 정비망이 없어도 다른 회사와 제휴하면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일본 완성차 업체가 경쟁 관계인 현대차에 손을 내밀 가능성은 없다는 분석이다.2009년 일본에서 철수
“그동안 접한 전형적인 ‘일본 드라마’답지 않아 재밌습니다. 저도 한국 남자 마음을 알고 싶어요.”지난 20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 있는 히카리에빌딩. 20·30대 여성 1000여 명이 선 줄이 100m를 넘었다. 일본 TBS 드라마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의 팬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TBS는 이 드라마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굿즈 판매, 주연 배우와의 만남 프로그램 등으로 이날 행사를 마련했다. 팬페스티벌에 참가한 하라다 아오이(30)는 “어렸을 때 엄마가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고 했다.‘아이 러브 유’는 일본인 여주인공과 한국인 남주인공이 출연하는 ‘일본이 만든 한류 드라마’다. 눈을 보면 상대의 속마음을 알 수 있는 여주인공이 한국어를 모르는 까닭에 처음으로 속마음이 읽히지 않는 남주인공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다. 지난 1월 첫 방영 이후 일본 TV 다시보기 사이트 티버에서 줄곧 드라마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지 넷플릭스에서도 10위 내를 유지하고 있다.이날 행사 역시 드라마의 인기를 반영, 티켓값이 1만2000엔(약 11만원)에 달했지만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마감됐다. 오후 3시 행사 시작 세 시간 전부터는 입장을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문화콘텐츠 전문가들은 이번 드라마가 과거 한류와는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이 제작해 일본에서 열풍을 일으킨 ‘겨울연가’ 같은 드라마나 방탄소년단(BTS) 등 K팝과 달리 일본에서 자생적으로 한류 콘텐츠를 내놨다는 점에서다. 한류 콘텐츠 전문가인 황선혜 일본 조사이국제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일본 내 한류 팬이 10~30대로 확장되면서 드라마, 음식, 한국
“일본이 만든 드라마답지 않게 재밌습니다. 저도 한국 남자 마음을 알고 싶어요.”지난 20일 도쿄 최대 중심가 시부야의 마천루 히카리에 빌딩. 일본 TBS 드라마 ‘Eye Love You’의 팬 페스티벌에 참석한 하라다 아오이(30) 씨는 “어렸을 때 엄마가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TBS는 이 드라마가 현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굿즈 판매, 주연 배우와의 만남 등 프로그램으로 이날 행사를 마련했다.‘Eye Love You’는 일본인 여주인공과 한국인 남주인공이 출연하는 ‘일본이 만든 한류드라마’다. 눈을 보면 상대의 속마음을 알 수 있는 여주인공이 한국어를 모르는 탓에 처음으로 속마음이 읽히지 않는 남주인공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다. 지난 1월 첫 방영 이후 일본 TV 다시 보기 사이트 ‘티버’에서 줄곧 드라마 랭킹 1위를 달리고 있으며, 현지 넷플릭스에서도 줄곧 10위 내를 유지하고 있다.이날 행사 역시 드라마의 인기를 반영, 티켓값이 1만2000엔(약 11만원) 달했지만,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동이 났다. 오후 3시 행사 시작 세 시간
스티브 므누신 전 미국 재무장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틱톡 인수를 추진한다.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므누신 전 장관은 틱톡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 그는 CNBC에 나와 “(외국의 적이 통제하는 앱으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는) 법안이 통과돼야 하고 (틱톡은) 매각돼야 한다”며 “틱톡은 훌륭한 사업이고, 틱톡을 인수하기 위해 그룹을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17~2021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재무부 장관을 지냈다.므누신 전 장관의 발언은 미 하원이 틱톡을 사실상 미국에서 퇴출하는 법안을 처리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그는 “이것(틱톡)은 미국 기업이 소유해야 한다”며 “중국도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이런 회사를 소유하도록 허용할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도 유튜브, 페이스북 등을 금지하고 있다.앞서 뉴욕타임스(NYT)는 틱톡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틱톡의 미국 사업 부문만 따져도 몸값이 상당히 비싸고, 일부 분석가는 이를 500억달러(약 65조8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한다고 NYT는 전했다.김일규 기자
세계 최대 완성차업체 도요타 등 일본 대기업들이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의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이날 노동조합의 임금 인상 요구를 전면 수용해 직종·계급별 최대 월 2만8440엔(약 25만원)을 올리기로 했다. 1999년 후 25년 만의 최대 규모다. 닛산자동차도 월 1만8000엔 인상하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6000엔 더 늘어난 것으로 2005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일본제철은 주요 대기업 중에서도 가장 많은 월 3만5000엔을 올린다. 노조 요구액(3만엔)보다 많으며 정기승급을 포함한 인상률은 14.2%에 달한다. 전자업계도 임금을 대폭 올렸다. 도시바와 파나소닉홀딩스가 1만3000엔 인상했다. 두 회사 모두 전년 인상액의 두 배 수준이다. IHI(1만8000엔) 히타치제작소(1만3000엔) 후지쓰(1만3000엔) 등도 모두 1만엔을 웃돌았다.지난해 일본 기업(1000명 이상) 임금 인상률은 평균 3.6%였다. 그러나 고물가가 지속돼 실질 임금은 2년 가까이 전년 동월 대비 하락했다. 일본 최대 노조 조직인 렌고는 올해 협상에서 1993년 이후 최대인 5.85%의 평균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인상 폭이 5%가량 되면 전례 없는 통화 완화 정책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그동안 “정책 변화를 위해선 임금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일규 기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고소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번엔 자신이 세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의 챗봇인 ‘그록’을 오픈소스화하기로 했다. 오픈AI의 챗GPT를 정조준했다는 분석이다. 생성형 AI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렉스 프리드먼과의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오픈소스 AI의 개념 자체가 마음에 든다”며 “그록을 이번주에 오픈소스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록은 챗GPT와 같은 생성 AI 챗봇이다. 지난해 12월 머스크는 그록을 소셜미디어 X 유료 가입자를 대상으로 먼저 배포했다.WSJ는 “머스크의 움직임은 올트먼과의 오랜 불화에 이어 또 다른 불화의 신호탄”이라고 해석했다. 머스크는 이달 초 오픈AI, 올트먼 등을 고소하며 오픈AI의 영리사업이 회사 설립 당시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2015년 올트먼과 함께 오픈AI를 세울 때 ‘인류의 이익’을 위한 비영리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는데, 돈을 버는 데 관심을 뒀다는 것이다. 오픈AI 설립 초기 자금을 댔던 머스크는 2018년 회사를 떠났다.머스크는 작년 11월 그록을 공개하며 “인류의 이해와 지식 탐구를 지원하는 AI 도구를 만들기 위해 정보 검색, 코딩 지원 등을 처리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특히 다른 AI보다 이점이 있으며, 약간의 재치와 반항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WSJ는 그록의 오픈소스 전환에도 상업적 동기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록의 어떤 부분이 무료로 공개될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오픈소스 버전은 개발자와 잠재 고객이 이 모델을 더 빨리 채택하도록 유도할 수 있으
러시아에서 한국 국민이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고 11일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이 보도했다.타스통신은 이 간첩 범죄 사건 수사의 일환으로 수색 활동을 벌이던 중 한국 국적 백모씨의 신원이 확인돼 그를 구금했다고 전했다. 현지 사법 기관 관계자는 “법 집행관들은 백씨를 블라디보스토크에 구금했고, 수사를 위해 그를 모스크바로 이송했다”고 말했다. 통신은 이 한국인의 실명도 공개하면서 한국인이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러시아는 지난달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옥중 돌연사한 뒤 당국이 곳곳에서 검열과 통제를 강화하는 모습이다.김일규 기자
중국이 사상 최대 규모인 270억달러 이상의 ‘칩 펀드’를 조성한다.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 통제에 대응해 첨단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은 세 번째 칩 펀드를 위해 2000억위안(약 36조원)이 넘는 자금을 지방정부, 국유 기업으로부터 모으고 있다. 이른바 ‘빅 펀드’의 세 번째 단계로, 미국이 중국 칩 및 인공지능(AI) 발전을 막아선 데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강력한 기술 부처가 직접 감독하는 훨씬 더 큰 규모의 펀드 설립은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을 활용하려는 노력이 부활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앞서 블룸버그는 중국 화웨이가 제휴사인 SMIC와 공동으로 개발해 최신 스마트폰에 장착한 반도체 칩이 미국 기술로 만들어졌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첨단 기기에 필요한 특정 해외 부품과 장비를 아직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빅 펀드는 자금 대부분을 지방정부, 국유 기업에서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의 목표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주요 프로젝트를 위해 전국적으로 자본을 모으는 것이라고 전했다.미국이 네덜란드, 독일, 한국, 일본 등 동맹국을 대상으로 중국의 반도체 기술 접근에 대한 제한을 더욱 강화하면서 중국의 자립 의지가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상하이 등 지방정부와 중국청퉁홀딩스그룹, 국가개발투자공사 등이 각각 수십억위안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펀드 오브 펀드’ 구조로 조성되며, 현지 기업을 직접 지원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김일규 기자
중국이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한 일련의 법을 추가로 제정할 계획이다. 외국 기업을 더 옥죄는 법이 되지 않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8일 로이터와 AFP통신에 따르면 당 서열 3위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업무보고를 통해 비상관리법과 원자력법, 에너지법 등을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내 국방교육과 사이버 보안에 관한 법률도 개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이번 입법 계획은 국가안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상무위원회 보고서는 법안 내용과 추진 일정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은 채 “외국 문제와 관련한 분야에서 입법을 강화하고 치외법권 적용을 위한 법체계를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자오 위원장은 “법적 수단을 써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를 옹호하고 주권과 안보, 개발 이익을 단호하게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고인민법원 업무보고에도 올해 업무에 전반적인 국가안보 개념을 적용하겠다는 내용이 들어갔다.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초기인 2014년 이후 반테러와 국가기밀정보, 데이터보안 등 국가안보 관련 입법에 주력해왔다. 지난해에는 간첩 행위의 범주를 확대한 개정 반간첩법을 승인,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간주할 경우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게 됐다.지난달에는 국가기밀 범위를 넓히는 쪽으로 국가기밀보호법도 14년 만에 개정됐다. 반간첩법과 기밀법 때문에 중국 법인을 축소하거나 폐쇄한 외국 기업들은 새 법안이 마련되면 더 긴장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 부진에 시달리는 중국이 외국 기업들의 우려를 키우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김일규 기자
한국보다 16년 일찍 의대 정원 확대를 시작한 일본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의사가 한국보다 많은데도 여전히 의대 정원을 늘리고 있다.8일 일본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일본은 올해 의대 정원을 9403명으로 정했다. 작년보다 19명 늘었다. 일본 인구는 한국의 2.4배 수준인데, 의대 정원은 세 배 더 많다.일본은 1960년대 의대 정원이 현재 한국과 비슷한 3000명 수준이었다. 경제 성장과 인구 증가에 따라 꾸준히 의대 정원을 늘려 1981년엔 8280명에 달했다. 이후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의사 과잉 공급’ 지적이 나오자 정원을 다소 줄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2007년까지 7625명을 유지했다.2007년 일본을 발칵 뒤집은 사건이 일어났다. 나라현에서 만삭의 임신부가 출산이 임박해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1곳에서 퇴짜를 맞은 뒤 태아를 사산한 사건이다. 일본의 응급의료 체계가 허점투성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다시 의대 정원 확대가 추진됐다.일본 정부는 2008년 168명 증원을 시작으로 매년 정원을 늘려왔다. 2007년과 올해를 비교하면 17년간 1778명(23.3%) 증가했다. 일본 역시 핵심은 지역 의사, 필수의료 의사 부족이다. 단순히 의사 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 의무근무 제도’ 등을 도입해 장학금을 주고 일정 기간(9년) 의사가 적은 특정 지역에서 근무하도록 한다.그러나 국내에선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의료계를 중심으로 ‘일본은 의대 정원을 줄인다’는 식의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일본도 줄이는데 한국은 왜 늘리냐는 것이다. 일부 매체는 이 주장을 사실처럼 보도하는 상황이다.‘가짜 뉴스’는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를 왜곡한 결과다. 후생노동성은 매년 &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일본 만화 ‘드래곤볼’ 등을 그린 작가 도리야마 아키라가 지난 1일 급성 경막하출혈로 별세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68세.일본 ‘주간소년점프’는 8일 “도리야마가 1일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그는 1978년 주간소년점프에 ‘원더 아일랜드’를 연재하며 데뷔했다. 1980년부터 실은 ‘닥터 슬럼프’가 인기를 얻으며 이름을 알렸다. 대표작 드래곤볼은 1984년부터 11년간 연재됐다. 단행본은 20개가 넘는 언어로 번역됐으며, 약 2억6000만 부가 간행됐다.김일규 기자
일본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주가순자산비율(PBR) 1 미만인 투자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재선임에 반대하기로 했다. PBR 1배 미만이면 회사가 보유한 모든 자산을 매각하고 청산했을 때 가치보다 주가가 낮은 수준이란 의미로, ‘주가를 의식한 경영’을 하지 않으면 자리에서 끌어내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UFJ자산운용은 2027년 4월부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최근 3년 연속 8%를 밑돌고, PBR이 1 미만인 기업에 대해 주주총회에서 CEO 재선임에 반대하기로 했다.미쓰비시UFJ자산운용은 인덱스펀드 등을 통해 거의 모든 일본 증시 상장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약 900조원의 일본 주식을 편입한 현지 운용사들이 엄격한 의결권 행사에 나서면 상장사 경영개혁이 한층 가속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닛세이자산운용도 PBR이 1 미만이면서 도쿄증권거래소의 ‘자본비용과 주가를 의식한 경영’ 요구에 응하지 않는 회사의 CEO 선임에 반대하기로 했다. 내년 3월 결산 뒤 각 기업의 대응 현황을 확인하고, 내년 6월 주총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대기업 중심인 프라임 시장 상장사의 약 4분의 1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도쿄증권거래소는 지난해 3월 프라임과 스탠더드, 두 시장의 상장사에 대해 주가 상승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프라임 시장에서 구체적 방안을 공개한 기업은 726개로, 전체의 40%에 불과하다.자산운용사들은 의결권 행사를 통해 기업 변화를 끌어내겠다는 목표다. 이들은 의결권 행사가 최후의 수단인 만큼 행사에 앞서 투자 기업과 대화를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은 독자적인 모델을 활용해 기업의 자
한국보다 16년 일찍 의대 정원 확대를 시작한 일본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의사 수가 한국보다 많음에도 여전히 의대 정원을 늘리고 있다.7일 일본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일본은 올해 의대 정원을 9403명으로 책정했다. 작년보다 19명 늘었다. 일본 인구는 한국의 2.4배 수준인데, 의대 정원은 세 배 더 많다.일본은 1960년대 의대 정원이 현재 한국과 비슷한 3000명 수준이었다. 경제와 인구 성장에 따라 꾸준히 의대 정원을 늘려 1981년엔 8280명에 달했다. 이후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의사 과잉 공급’ 지적이 나오자 정원을 다소 줄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2007년까지 7625명을 유지했다.2007년 일본을 발칵 뒤집은 사건이 일어났다. 나라현에서 만삭의 임신부가 출산이 임박해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1곳에서 퇴짜를 맞은 뒤 태아가 사산된 사건이다. 일본의 응급의료 체계가 허점투성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다시 의대 정원 확대가 추진됐다.일본 정부는 2008년 168명 증원을 시작으로 매년 정원을 늘려왔다. 2007년과 올해를 비교하면 17년간 1778명(23.3%) 증가했다. 일본 역시 핵심은 지역 의사, 필수 의료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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