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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창재 기자
    유창재 기자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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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마켓인사이트(IB) 팀장입니다. M&A, IPO, 채권발행, 대체투자, 자산운용 등 자본시장 전반에서 이뤄나는 일들을 커버합니다.

  •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 "은행株, 20년 만성 저평가 해소하겠다"

    “국내 은행들은 경제 성장에 비해 지나치게 빠르게 대출을 늘려왔습니다. 대출 증가 속도를 줄이고 그 돈으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확대하면 은행의 만성적인 저평가도 해소하고 금융 시스템 전반의 과도한 레버리지도 줄일 수 있습니다.”주주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의 이창환 대표는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은행들은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이 높고 이익도 잘 내는데 주가가 해외 은행에 비해 크게 저평가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은행들이 매년 10% 가까이 늘려온 대출 등 위험가중자산 증가율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수준(2~5%)으로 줄이고, 현재 25% 수준인 주주환원율(배당+자사주 매입·소각)을 최소 50%로 높이면 자본적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은행주의 매력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얼라인파트너스는 이날 국내 7대 상장 은행지주사를 상대로 주주 행동(캠페인)을 시작했다.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이다.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각 사 상황에 맞는 자본 배분 및 주주환원전략을 도입해 다음달 9일까지 공시할 것을 요구했다. 목표 주주환원율 50%를 예시로 제시했다.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주주환원 계획이 불충분하다고 판단되면 3월 주주총회에서 직접 주주제안에 나선다는 방침이다.얼라인파트너스는 우리금융 지분 1%와 JB금융 지분 14%를 보유하고 있다. DGB금융은 주주들로부터 지분 1%의 의결권을 위임받았다. 상법상 자본금 1000억원 이상 상장사의 주주는 지분 0.5%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하면 주주제안을 할 수 있다. 이 대표는 “나머지 은행들

    2023.01.02 17:34
  • '석상 갤러리' 20명이 지켜보는 홀…조금만 삐끗해도 물속에 '풍덩'

    워터 해저드를 피하는 최선의 방법은 물이 없다고 스스로를 세뇌하는 것이다. 쉬운 일은 아니다. 애써 못 본 척 ‘마인드 컨트롤’을 해봐도, 큼지막한 입을 벌리고 있는 연못에 눈이 가는 순간 불길한 예감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그린이 물에 둘러싸인 아일랜드 홀이라면 불안감은 더 커진다. 아름답기까지 하면 샷에 집중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경기 이천의 명문 퍼블릭 골프장 사우스스프링스CC의 시그니처홀은 레이크 8번홀이다. 멋스럽기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아일랜드 파3홀이다. 청초록색 연못 위에 떠 있는 그린의 양쪽 옆구리와 뒤에는 소나무 숲이 병풍처럼 자리잡고 있다. 갤러리 20여 명이 지켜보는 홀스윙에 집중하기 위해 풍광은 미리 감상했다. 감탄사를 쏟아낸 뒤 거리측정기를 꺼냈다. 핀은 중핀. 화이트티에서 140m 거리다. 하지만 10m 내리막을 감안해야 한다.살려면 방향보다 거리가 중요한 홀. 핀보다 길게 공이 떨어지면 그린 뒤 해저드로 흘러간다. 짧으면 그린 앞에 있는 두 개의 벙커에 빠지기 십상이다. ‘백팔번뇌’로 불리는 사우스스프링스의 108개 벙커 중 두 개다. 여기에 빠지면 사실상 파는 물 건너간다. 아일랜드홀에선 벙커샷을 치는 게 일반 홀보다 훨씬 까다롭기 때문이다. 자칫 ‘홈런’이 되면 그린 반대편 물에 들어가는 만큼 스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티샷을 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번뇌가 찾아왔다.8번 아이언을 꺼내들었다. ‘물은 없다’고 되뇌었다. 핀은 그린의 정중앙, 티잉 그라운드에서 보기에는 약간 오른쪽이다. 핀을 직접 노렸다가 조금이라도 밀리면 그린 중앙까지 파고든 오른쪽 벙커에 빠질 게 뻔했다. 그래서 왼쪽으로 방

    2022.12.09 18:13
  • 사우스스프링스 명물 '한옥 게스트하우스'

    사우스스프링스CC 안에는 생김새는 한옥인데, 이름은 영어인 건물이 한 채 있다. 코스 설계자 짐 파지오의 이름을 딴 게스트하우스 ‘파지오 하우스’다. 골프장 건물에 설계자 이름을 붙인 건 국내에선 매우 드문 일이다. 그만큼 사우스스프링스CC가 명문 코스로 인정받는 데 파지오의 역할이 컸다는 의미다.짐 파지오는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골프장 설계의 명문 집안 출신이다. 그의 삼촌인 조지 파지오는 1940~1950년대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뛰었던 유명 골프선수다. 선수 은퇴 후 골프 코스 설계에 뛰어들었다. 짐 파지오는 삼촌 영향을 받아 19세인 1980년부터 골프 코스 설계 일을 했다.그가 설계한 가장 유명한 골프장은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이다. 그는 몇 년 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는 골프장 설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데 주말마다 현장을 방문해 드라마틱한 무언가를 주문했다”며 “골프장에 좋은 주문은 아니었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그의 동생 톰 파지오는 형보다 더 유명하다.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미국 200대 골프장 중 46개를 설계한 덕분에 ‘골프장 설계의 피카소’로 불린다. 지난 10월 CJ컵이 열린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리지랜드의 콩가리 골프장도 그의 작품이다. CJ는 3년 연속 톰 파지오가 설계한 코스에서 CJ컵을 열었다. 2020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 크릭, 지난해 라스베이거스의 더서밋클럽 등도 톰 파지오의 손을 거쳤다.국내에서는 한솔그룹이 강원 원주에 지으려던 골프장 설계를 톰 파지오에게 맡겼지만 천문학적인 공사비 탓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

    2022.12.09 18:09
  • [토요칼럼] 어떤 리스크를 감수하고 계십니까?

    선사 시대를 살았던 인류의 조상들은 경제적 보상을 위해 육체적 리스크를 감수해야 했다.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날짐승들, 변화무쌍한 날씨 등 생명을 위협하는 온갖 불확실성을 무릅쓰고 동굴에서 나와 사냥과 채집을 해야 보상받을 수 있었다. 경제적 보상은 식량이었고 생존 그 자체였다. 위험이 두려워 동굴에서 나오지 않는 사람은 식량을 구하지 못해 굶어 죽어야 했다. 선사 시대에도 철학자가 있었다면 “삶의 본질은 위험 감수”라는 말을 남겼을지도 모를 일이다.경제적 보상을 받기 위한 리스크 게임은 선사 시대 이후로도 오랫동안 이어졌다. 배를 만들어 타고 척박한 고향 땅 스칸디나비아를 떠나 다른 유럽 국가들과 북미, 아프리카 대륙을 침략한 바이킹들은 배가 전복되거나 전투에서 패배해 목숨을 잃을 리스크를 감수했다. 신대륙을 찾아 떠난 스페인의 모험가들도 마찬가지였다.생명 리스크와 금전적 리스크가 분리되기 시작한 건 후추 커피 등의 해상 무역이 이뤄지면서다. 여전히 해적을 만나거나 배가 침몰해 목숨을 잃는 육체적 리스크가 동반됐지만, 직접 배를 타지 않는 무역상이나 투자자들은 경제적 리스크만 졌다. 심지어 보험 같은 금융 혁신을 통해 항해 실패에 따른 손실 리스크를 줄이기도 했다.근대에 들어서면서 금융은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각종 금융 상품의 등장으로 현대인들은 더 이상 경제적 보상을 위해 목숨을 걸 필요가 없어졌다. 원하는 경제적 보상의 정도(기대 수익률)만큼 금전적인 리스크를 감수하면 그만이다. 위험 감수 성향이 낮은 투자자는 국채나 우량 회사채를, 그보다 높은 수익을 원하는 사람은 하이일드 채권이나 주식, 파생상품 등

    2022.12.09 17:56
  • [토요칼럼] '경영권 프리미엄'은 콩글리시다

    한국에선 통용되지만 영어권 국가에선 아무도 알아듣지 못하는 영어 표현을 콩글리시라고 한다. 어떤 용어가 콩글리시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구글 검색창에 해당 단어를 영문으로 쳐보는 것이다. 콩글리시라면 한국어 사이트만 잔뜩 뜨거나 의도와 다른 엉뚱한 검색 결과가 나온다.‘경영권 프리미엄’이라는 용어는 어떨까. 한국에서는 흔히 경영권을 ‘management rights’로 번역한다. 네이버에서 ‘management rights’를 검색하면 ‘경영권’이라고 뜬다. 반면 구글 검색창에 똑같은 말을 쳐보면 호주의 공동 주택 단지 관리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엉뚱한 검색 결과다. 여기에 ‘premium’까지 붙이면 결과는 더 엉뚱해진다.국내 기업 인수합병(M&A) 거래에서 흔히 사용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라는 용어는 사실 한국에만 존재하는 개념, 즉 콩글리시다.경영권 프리미엄의 제대로 된 영어 표현은 ‘컨트롤 프리미엄(control premium)’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쓰이는 경영권 프리미엄과는 의미가 다르다. 어떤 상장사의 주가가 주당 100달러에 거래되고 있는데, 내가 이사회를 장악해 경영하면 주당 130달러로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치자. 여기서 나오는 주당 30달러의 기업 가치 차이가 바로 컨트롤 프리미엄이다. 이 프리미엄은 기존 경영진보다 경영을 더 잘해서 생길 수도 있고, 인수회사와 피인수회사 간 시너지 효과로 생길 수도 있다.어쨌든 인수자는 ‘내가 인수하면 회사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가정하에 주당 30달러의 프리미엄을 기꺼이 지불한다. 그리고 그 프리미엄은 기존 대주주뿐 아니라 전체 주주가 나눠 갖는다. 유럽, 일본 등 대부분

    2022.11.11 18:13
  • "에너지 전환은 제2 산업혁명…30년간 1京시장 열린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앞으로 30여 년간 9조2000억달러(약 1경3000조원)가 필요합니다.”앤드루 파이크 아레스매니지먼트 인프라부문 대표는 26일 “2050년 탄소중립(넷제로) 달성을 위한 ‘에너지 전환’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가장 큰 메가트렌드”라며 “자금 수요에 비해 투자금이 턱없이 부족해 엄청난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사 주최로 열린 ASK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외 100여 개 투자기관 대체투자 전문가 800여 명이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으로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를 이어나갈 테마를 집중 논의했다. 그중에서도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에 관심이 쏠렸다.파이크 대표는 “미국 국채 수익률이 치솟고 있지만 태양광, 풍력, 에너지저장장치 같은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는 오히려 가치 평가 시 할인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는 뜻이다.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한 분야와 안정적 배당이 가능한 자산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KIC는 녹색 인프라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유창재 기자

    2022.10.26 18:17
  • [토요칼럼] 세상이 끝나지 않는 한, 쇼는 계속된다

    9월 중순부터 3주를 미국 뉴욕에서 보냈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5~7일 뉴욕에서 연 ‘한경 글로벌마켓 콘퍼런스 NYC 2022’ 준비를 위해서다. 서울에 있는 지인들이 가장 궁금해한 건 뉴욕의 경기였다. 뉴욕 경기는 좋았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그랬다.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물가가 많이 올랐지만 거리엔 활기가 넘쳤고 유명 맛집은 예약이 안 됐다. 뉴요커들은 “올가을을 기점으로 코로나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간 느낌”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세상이 이렇게 흉흉한데….’사실 우문(愚問)에 우답(愚答)이었다. 미국에서 경제 활동을 하지도 않으면서 거리 분위기만으로 경기를 가늠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뉴요커들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라 살기가 더 팍팍해졌을 것이고, 속절없이 떨어지는 주가에 지갑 열기가 두려울 것이다. 하지만 콘퍼런스 연사들로부터 확인할 수 있었던 건 ‘회복탄력성(resilience)’에 대한 믿음이었다. 세상이 끝날 것같이 느껴지는 이 순간에도 혁신은 계속되고 있고 시장은 돌아올 것이라는 신뢰다.믿음은 세대를 막론했다. 요즘 미국 벤처캐피털(VC) 업계의 ‘록스타’로 불리는 조시 쿠슈너 스라이브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1985년생이다. 그는 2008년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골드만삭스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3개월 뒤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다. 세상이 끝난 줄 알았던 그때 누군가 말해줬다고 한다. “그래도 세상은 계속 돌아간다”고. 쿠슈너가 2009년 설립한 스라이브캐피털은 운용자산이 150억달러에 달하는 VC로 성장했다.쿠슈너는 “사실 기대가 크다”고 했다. “시장

    2022.10.14 17:49
  • 월가 투자 대가 하워드 막스 "지금 시장 떠나는 건 실수다"

    “지금 시장을 떠나는 것은 실수다.”월스트리트의 전설적 투자자인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은 “현재 주식 채권 등 투자 자산의 가격은 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적정 수준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시장에 남아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 중요한 때”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지난 6일 미국 뉴욕에서 연 ‘한경 글로벌마켓 콘퍼런스 NYC 2022’에서다. 막스 회장은 “지난해까지 시장을 지배하던 ‘과잉(excess)’은 사라졌고 특별히 과도하게 비싸거나 싼 자산은 보이지 않는다”며 “자산 가격이 평형(equilibrium) 상태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에는 투자 자산을 너무 많이 산 것이 실수였다면, 지금은 시장을 떠나는 것이 실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막스 회장은 “특히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으로 하이일드채권 금리가 연 8~9%로 올랐는데 이는 의미 있는 수준의 수익률”이라며 “지금은 채권시장에 적극 참여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어 “지난 40여 년간 투자자들이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건 저금리를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제 금리인상기에 맞춰 전략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막스 회장은 1640억달러(약 230조원)를 운용하는 크레디트 전문 운용사 오크트리캐피털의 공동 창업자다.뉴욕=유창재 기자 

    2022.10.10 18:08
  • [토요칼럼] 인플레이션 시대, 월급의 소중함

    유동성 장세가 한창일 때 심심치 않게 들리던 20~30대의 조기 은퇴 소식은 남은 자들을 흔들어 놓았다. 예컨대 A기업의 B사원이 암호화폐 투자로 50억원을 벌어 부서장에게 사표를 집어던지고 퇴사했다는 등의 스토리다. 술자리마다 ‘도대체 어떻게 투자하면 50억원을 벌 수 있나’ ‘50억원이 있으면 뭘 할 수 있을까’ 따위의 화제가 안줏거리로 올라왔다. 그럴 때 늘 하던 질문이 있다. “50억원이 과연 한창 젊은 나이에 은퇴까지 할 만한 돈인가?”계산해보니 큰돈이긴 했다. 한국 임금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2020년 말 기준 320만원. 연봉으로는 3840만원이다. 50억원을 은행에 넣어두고 연 2%의 이자만 받아도 연 1억원이 떨어지면 ‘스트레스 받아가며 굳이 일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만도 하다. 게다가 돈을 은행 계좌에만 넣어두지 않고 잘 굴리기라도 하면 눈덩이처럼 더 불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은가. 그 시기 암호화폐와 주식 투자 광풍이 분 건 ‘나도 조기 은퇴 스토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기대에서였을 터다.하지만 그런 현상이 유독 20~30대에서 많이 목격된 데는 다른 배경이 있다. 젊어서 위험감수성향이 높은 까닭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구조적인 이유는 세대 간 빈부격차다. 짧게는 전 세계 중앙은행이 돈을 뿌려대기 시작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부터, 길게는 이렇다 할 인플레이션이 없던 지난 40여 년간 자산 가격은 저금리를 타고 꾸준히 상승했다. 자연히 자산을 가진 기성세대는 더 부자가 된 반면 젊은 세대는 월급으로는 도저히 집을 가질 수 없게 됐다. 투자 대박 외에는 돌파구가 없다고 느꼈을 법하다.작년까지는 침묵하다가 이제야 이 얘

    2022.09.16 17:42
  • EMP벨스타, 콜드체인에 '베팅'…글로벌 국부펀드와 6억弗 투자

    에너지·인프라 전문 사모펀드 운용사인 EMP벨스타가 글로벌 국부펀드와 함께 콜드체인 물류센터의 전국망 구축에 나선다. 콜드체인 시장의 성장성에 베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콜드체인은 유통 과정에서 신선식품과 백신, 바이오 의약품 등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저온 물류 시스템을 말한다.15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EMP벨스타는 글로벌 국부펀드로부터 3억달러(약 4000억원)를 출자받아 물류센터 투자를 위한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했다. 기존에 운용하던 물류 펀드와 1 대 1 매칭 투자를 하는 형태여서 총 6억달러(약 8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 펀드는 전국 곳곳에 복합 물류센터를 조성하는 데 활용된다. 차입금을 포함하면 투자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EMP벨스타는 국내에서 콜드체인 특화 물류센터 운영사인 한국초저온을 통해 현대식 물류센터를 개발하고 운영해왔다. 액화천연가스(LNG)의 냉열을 활용해 에너지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다섯 개의 온도대를 구현할 수 있는 첨단 물류센터다.평택 오성 산업단지에 2019년 지은 첫 번째 물류센터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당시 마이너스 70도를 유지해야 하는 미국 화이자 백신의 보관을 담당하면서 유명해졌다. 현재 인천신항 배후단지와 부산신항 인근 국제산업 물류도시에 초저온 복합 물류센터를 추가로 짓고 있다. 한국초저온에는 SK㈜와 골드만삭스도 투자했다.이번 블라인드 펀드에 참여한 글로벌 국부펀드는 국내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 기회를 꾸준히 물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MP벨스타와 한국초저온이 보유한 물류센터 개발 및 운영 역량에 주목해 함께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나선

    2022.09.15 17:20
  •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클럽, 한경 뉴욕 콘퍼런스 온다

    전 세계 대체불가능토큰(NFT) 중 가장 크고 ‘핫’한 프로젝트인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ored Ape Yacht Club·BAYC·사진)’이 한국경제신문이 오는 10월 5~7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하는 ‘한경 글로벌마켓 콘퍼런스 NYC 2022’에 온다.BAYC를 운용하는 유가랩스의 니콜 뮤니즈 최고경영자(CEO)는 10월 5일 뉴욕 크리스티 갤러리에서 열리는 ‘웹3.0 세미나’에 참석하기로 했다. 이 회사에 투자한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본드캐피털의 채대권 제너럴파트너와 함께 BAYC 프로젝트를 자세히 소개하고 NFT의 미래에 대해 토론한다. 웹3.0 세미나는 2박3일로 예정된 이번 콘퍼런스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다. 자산의 일부를 암호화폐, NFT 등에 투자하고 싶은 ‘영리치’ 등 초고액자산가들을 위해 마련했다. NFT와 웹3.0의 미래BAYC는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1만 개의 NFT 컬렉션이다. 이 NFT를 보유한 사람은 지식재산권을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보유자들만 초대받는 각종 이벤트에 참석할 수 있다. 저스틴 비버, 마돈나, 에미넘, 패리스 힐튼, 스눕 독, 지미 팰런 등 미국 유명 연예인들이 사들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NFT가 됐다. 현재까지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세계 최대 미술품 경매회사인 크리스티도 웹3.0 세미나에 참여해 미래 예술로서의 NFT와 크리스티의 역할을 소개한다. 크리스티는 2021년 3월 처음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마이크 윙클먼)의 ‘에브리데이’ NFT 작품 경매를 진행해 6934만6250달러(약 900억원)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경매회사 중 처음으로 NFT 기반의 작품을 경매에 부치고 이더리움 결제를 허용했다. 이후 다

    2022.08.30 18:10
  • 품격·차원이 다른 글로벌 콘퍼런스…'투자의 심장' 뉴욕서 펼쳐진다

    글로벌 투자 정보를 앞장서 전달하는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최대 해외 주식 정보 플랫폼 ‘한경글로벌마켓’ 출범 1주년을 맞아 10월 5일부터 사흘간 세계 금융의 중심지 미국 뉴욕에서 대규모 투자 콘퍼런스를 엽니다. 글로벌 투자 자산 다변화를 꾀하는 국내 투자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한, 품격과 차원이 다른 행사입니다.월스트리트의 전설적 투자자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을 비롯해 에릭 로즌그렌 전 보스턴연방은행 총재, 알렉스 지 골드만삭스 파트너(프라이빗크레디트 대표),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칼라일 부회장 등 월가의 ‘셀럽’들이 총출동합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 전망, 이에 따른 미국 중앙은행(Fed)의 대응, 지정학적 환경 변화가 투자자에게 시사하는 점 등을 세계 최고 전문가들로부터 직접 듣고 질문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이번 콘퍼런스는 주식 정보에만 국한하지 않습니다. 부동산, 사모주식(PE) 및 사모크레디트, 헤지펀드, 벤처캐피털 등 다양한 투자자산의 정보와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을 다룹니다. 이를 위해 월가를 대표하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스타 펀드매니저, 이코노미스트, 애널리스트가 대거 연사로 나섭니다.호텔 콘퍼런스룸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맨해튼 곳곳에서 대체불가능토큰(NFT)과 암호화폐, 억만장자거리의 고급 콘도, 미술품과 와인, 주얼리 등 수준 높은 투자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다양한 투자자산을 직접 경험하는 ‘투자 필드트립’도 마련했습니다. 월가의 심장부를 경험할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세계 최고 투자 전문가 총출동전설적인 투자자 하워드 막스, 마켓 사이클 진단·투자

    2022.08.23 17:35
  • 한경 뉴욕 콘퍼런스…월가 大家들과 '투자축제'

    글로벌 투자 정보를 앞장서 전달하는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최대 해외 주식 정보 플랫폼 ‘한경글로벌마켓’ 출범 1주년을 맞아 10월 5일부터 사흘간 세계 금융의 중심지 미국 뉴욕에서 대규모 투자 콘퍼런스를 엽니다. 글로벌 투자 자산 다변화를 꾀하는 국내 투자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한, 품격과 차원이 다른 행사입니다.월스트리트의 전설적 투자자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을 비롯해 에릭 로즌그렌 전 보스턴연방은행 총재, 알렉스 지 골드만삭스 파트너(프라이빗크레디트 대표),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칼라일 부회장 등 월가의 ‘셀럽’들이 총출동합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 전망, 이에 따른 미국 중앙은행(Fed)의 대응, 지정학적 환경 변화가 투자자에게 시사하는 점 등을 세계 최고 전문가들로부터 직접 듣고 질문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이번 콘퍼런스는 주식 정보에만 국한하지 않습니다. 부동산, 사모주식(PE) 및 사모크레디트, 헤지펀드, 벤처캐피털 등 다양한 투자자산의 정보와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을 다룹니다. 이를 위해 월가를 대표하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스타 펀드매니저, 이코노미스트, 애널리스트가 대거 연사로 나섭니다.호텔 콘퍼런스룸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맨해튼 곳곳에서 대체불가능토큰(NFT)과 암호화폐, 억만장자거리의 고급 콘도, 미술품과 와인, 주얼리 등 수준 높은 투자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다양한 투자자산을 직접 경험하는 ‘투자 필드트립’도 마련했습니다. 월가의 심장부를 경험할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유창재 기자

    2022.08.23 17:32
  • [토요칼럼] 카카오T가 카카오를 떠나야 하는 이유

    국내 1위 모빌리티 플랫폼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기로에 섰다. 카카오 공동체에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떠날 것인가의 갈림길이다. 최대 주주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를 떠나보낼 준비가 됐다. “카카오가 빠지는 게 카카오모빌리티의 성장과 혁신에 도움이 된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공은 카카오모빌리티 구성원들에게 넘어갔다. 카카오 노조와 전국대리운전노조가 사모펀드로의 매각을 반대하고 있지만, 결국 류긍선 대표와 직원들의 결정에 달렸다. 카카오는 그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공동체를 떠나야 할까. 답은 회사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려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회사인가? 현재까지의 수익 구조로는 그렇다. 지난해 벌어들인 5464억원의 매출 대부분이 가맹 택시와 대리운전 호출 수수료에서 나왔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택시 회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하지만 2015년 카카오가 내비게이션 앱 김기사를 인수하며 모빌리티 사업에 뛰어든다고 했을 때 우리가 기억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비전은 데이터 회사였다. 이동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바탕으로 사람과 사물의 모든 이동을 편리하게 한다는 비전은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이었다.문제는 비전을 실행으로 옮기는 첫 단계에서 ‘사회적 책임’ 프레임에 발목 잡혔다는 점이다. 택시업계와 대리운전업계의 반발, 이를 의식한 정치권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카카오모빌리티는 방향성을 잃었다. 스마트호출 등 수익성을 높이려는 몇 번의 시도는 반발만 더 키운 채 좌절됐다. 혁신 기업이어야 할 카카오모빌리티는 사회의 걱정거리가 됐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모기업 카

    2022.08.12 17:01
  • [토요칼럼] 가이트너의 교훈…은행, 배당 늘려야 위기에 강해진다

    “캐피털, 캐피털, 캐피털.”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첫 재무장관을 지낸 티머시 가이트너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외우고 다녔다는 ‘만트라(mantra·주술문)’다. 가이트너는 미국의 금융위기 극복 과정을 돌아보며 쓴 2014년 회고록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은행들이 위기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법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충분한 자본(캐피털)을 확충하는 것”이라며 주술문의 의미를 설명했다.가이트너가 재무장관으로 임명된 건 2009년 1월이었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의 충격이 여전히 금융시장을 짓누르고 있었다. 가이트너는 사면초가였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AIG 등 위기에 빠진 금융회사를 정부가 빠르게 국유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월스트리트의 고위직들이 여전히 고액의 보너스를 챙겨가는데 정부가 눈을 감고 있다는 비난 여론도 거셌다. 하지만 가이트너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위기가 오면 정부가 사적 계약을 무력화시킬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면 안 된다고 봤다.그의 처방은 스트레스 테스트였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트레스 테스트를 한 뒤 결과에 따라 은행들이 필요한 만큼의 자본을 시장에서 유치하도록 하고, 그래도 모자라면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 덕분에 미국 주요 은행들은 중동과 아시아의 국부펀드로부터 자본을 유치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이 과정에서 가이트너가 지양한 게 있었다. 은행들의 배당 억제다. 상황이 가장 심각했던 씨티그룹을 제외하곤 배당을 금지하지 않았다. 가이트너는 “배당하지 못하게 하면 은행 주식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떨어져 위기 시 자

    2022.07.15 17:14
  • "M&A는 생존의 도구…선택과 집중 필요"

    글로벌 독립계 투자은행(IB)인 BDA파트너스의 유안 렐리 회장(사진)은 “불확실성이 큰 시장 환경에서 기업 인수합병(M&A)은 성장을 위한 전술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도구”라며 “선택과 집중을 위한 M&A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렐리 회장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지난 1분기 글로벌 M&A 시장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30% 위축됐지만, 기업들이 M&A 전략을 재정비하고 나면 시장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대기업의 비핵심사업 매각, 스타트업의 ‘동종업체 추가 인수(볼트온)’ 등이 선택과 집중을 위한 M&A”라며 “자신이 잘하지 못하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잘하는 사업은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렐리 회장은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경제 봉쇄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리쇼어링(해외 생산시설의 자국 이전) 및 현지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공급망 안정을 위해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물류 등의 분야에서 지속해서 M&A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테크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크게 하락했다”며 “이런 시기에 옥석을 가려 투자하면 적정 가격에 좋은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BDA파트너스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주로 크로스보더(국경 간) M&A 자문을 제공하는 독립계(부티크) 투자은행(IB)이다.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서울, 일본 도쿄, 싱가포르, 중국 상하이, 인도 뭄바이 등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싱가포르 전기&

    2022.07.06 15:08
  • [토요칼럼] ESG 또 하나의 유행어로 끝나지 않으려면

    블루오션 전략을 국내에 유행시킨 건 한국경제신문이었다. 경쟁이 치열한 기존 시장(레드오션)에서 벗어나 ‘가치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블루오션)을 창출하라는 블루오션 전략은 프랑스 인시아드대의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가 2004년 주창했다. 한경은 이듬해 ‘가치혁신연구소’를 만들고 블루오션의 개념을 국내에 전파했다. 필자도 취재팀의 일원으로 유럽에 날아가 이케아, JC데코 등 블루오션 창출에 성공한 기업을 취재하기도 했다.캠페인은 성공적이었다. 그야말로 블루오션 열풍이 불었다. 삼성전자 LG전자뿐 아니라 국내 웬만한 대기업은 모두 블루오션을 외쳤다. 김 교수와 마보안 교수는 한국 기업들의 특강 초청 1순위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블루오션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영전략이 아니라 유행어가 돼버렸다. 가치혁신에 대한 고민은 사라지고 기업들은 신사업이면 죄다 블루오션을 갖다 붙였다. 하다못해 새로 생긴 동네 노래방 이름에도 블루오션이 붙었다.급기야 2007년 남용 LG전자 당시 부회장은 블루오션 용어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 “블루오션은 그 자체로 훌륭한 전략이지만 LG전자의 모든 전략을 설명할 수는 없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회사 안팎에선 블루오션을 핵심 경영 전략으로 삼았던 전임 김쌍수 부회장의 색깔을 지우기 위한 조치로 해석했다. 그렇게 서서히 블루오션은 철 지난 유행어가 돼갔다.결은 조금 다르지만 ESG(환경·사회·지배구조)도 블루오션의 전철을 밟는 느낌이다. 올해 초까지 모든 사업 계획에 ESG 딱지를 붙이던 기업들 사이에서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는데 언제적 ESG냐”는 말이 나온다. 국내에 국한된 얘기

    2022.06.17 17:25
  • "美 상장 주식, 투기적 성격 강해져…이젠 사모펀드가 주류"

    “상장 주식은 더 이상 전통자산이 아닙니다. 오히려 대체투자 자산으로 불리던 사모주식(PE)이 전통자산이 돼 가고 있죠.”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파트너스그룹의 데이비드 레이튼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상장 주식시장은 실적을 확인할 수 없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 기술주에 편중된 투기적 시장으로 바뀌었지만 사모시장은 산업재 헬스케어 소비재 등 경제 전반을 광범위하게 반영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다. 상장 주식은 채권과 함께 전통자산에 속하고 사모주식(PE)은 대체자산이라는 기존의 분류가 더 이상 맞지 않다는 뜻이다.레이튼 대표는 “2020년 미국 증시에 새로 상장된 회사 중 주당순이익이 흑자인 회사의 비중이 20%에 불과했다”며 “상장 주식 투자자들은 점점 더 투기적 자산에 노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 주식시장으로 모이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이 사모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레이튼 대표는 “수십억달러를 굴리는 기관투자가들은 포트폴리오의 40% 이상을 사모시장에 투자하는데 개인투자자는 사모시장 접근이 어려워 불공평했다”며 “최근에는 미국의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제도인 401K가 사모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 개편이 논의되고 있는 등 민주화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그는 “파트너스그룹은 일찌감치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분기 단위 혹은 연 단위로 투자하고 환매할 수 있는 ‘에버그린형’ 상품이다. 펀드 약정 후 평균 12년 정

    2022.06.06 17:10
  • [토요칼럼] 윤석열의 연금개혁, 폴 마틴에게 배워라

    캐나다의 이미지는 언제나 총천연색이지만, 1990년대의 분위기는 잿빛이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높은 실업률에 막대한 재정적자까지…. 캐나다 경제는 암울했고,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았다.그중에서도 가장 공포스러운 건 연금이었다. 1992년 맥클린이라는 잡지에는 ‘연금은 안전한가’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20세부터 개인 저축을 시작했다는 24세 청년은 “우리가 은퇴할 때 캐나다연금(CPP)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런 세기말적 기사는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신문과 잡지, 방송을 도배했고 세대 간 갈등은 극에 달했다.1965년 시작된 캐나다의 국민연금 CPP는 노인 빈곤율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30여 년이 지나자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았다. 불과 20년 후에는 보험료를 대폭 올리지 않으면 은퇴자들에게 연금을 지급하지 못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쏟아져 나왔다. 예상보다 빠른 인구 고령화에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다.더 큰 비극은 국민이 정부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는 점이었다. 연방정부와 10개 주(州) 정부는 정치적으로 분열돼 아무 문제도 해결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정치인 중 누구도 연금개혁을 언급하지 않았다. 지역 상공회의소, 계리사연합회 등 민간의 보고서들만 ‘재앙’을 경고하고 있었다.캐나다에 국운(國運)이 따른 것일까. 그즈음 폴 마틴이라는 이름의 재무장관이 등장했다. 그가 소속된 자유당은 1993년 총선에서 압승했고 장 크레티앵 신임 총리는 자신의 정치적 라이벌인 마틴 하원의원을 재무장관에 임명했다. 마틴 장관은 재정적자가 심각하던 캐나다의 국가부채 비율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70%에서 50%로 낮췄다. 복지 혜택

    2022.05.20 17:09
  • "그린 에너지 투자 슈퍼사이클 온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은 한 세대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엄청난 투자 기회입니다.”(스콧 클레인만 아폴로글로벌 공동대표)글로벌 대체투자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탈(脫)탄소화는 이번 세기 최대 투자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사 주최로 열린 ASK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다.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우크라이나전쟁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졌지만, 에너지 전환이라는 메가트렌드는 장기적으로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날 ASK 콘퍼런스에는 국내외 100여 개 투자기관의 대체투자 전문가 800여 명이 모여 금리인상기 투자 전략을 논의했다.클레인만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세계는 20여 년간 탄소를 줄이기로 했으며 과거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여기에 투자되는 돈은 수십조달러가 아니라 수백조달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돈은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심지어 에너지 가격 급등에도 상관없이 투자될 것”이라며 “나의 투자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큰 슈퍼사이클”이라고 강조했다. 클레인만 대표는 1996년 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에 입사했다.프랑스에 본사를 둔 티케하우캐피털의 토마스 프라이드버거 대표는 “지구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여야 하는데 개인들이 행동 변화를 통해 기여할 수 있는 건 5% 미만”이라며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기존 친환경 기술과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는 “국제에너지기구(IEA

    2022.05.18 17:32
  • [토요칼럼] 머스크의 트위터 M&A작전을 보면서

    ‘Love me tender.’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포스팅이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유명한 노래 제목하나 올렸을 뿐인데 시장 반응이 뜨겁다. 머스크는 이달 초 트위터 지분 9.2%를 사들였다. 그리고 지난주 공개매수(tender offer)를 선언했다. 트위터 주식 전량을 주당 54.20달러, 총 434억달러(약 53조원)에 인수하겠다고 한다. 이런 무시무시한 제안 뒤에 Love me tender라니….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성사될지는 알 수 없으나 유머감각 하나는 인정해야 한다.머스크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미국 자본시장에서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이런 장면들은 경제 기자인 필자를 흥분시킨다. 케이블TV의 연예 프로그램이나 지상파 주말 드라마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 국내 자본시장에서는 이렇게 흥미로운 일들이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왜일까?머스크 덕분에 한국에서도 나름 핫한 키워드가 된 tender offer는 상장된 주식을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모두 사주겠다는 제안이다. 미국에서 대부분의 상장사 M&A는 적대적이든 그렇지 않든 공개매수를 통해 이뤄진다. 삼성전자가 2017년 미국 프리미엄 오디오 회사 하만을 인수할 때도 공개매수를 거쳤다. 공개매수를 의무화한 법 조항은 없지만, 모든 주주에게 대주주와 똑같은 가격에 주식을 팔 기회를 제공하지 않으면 이사회가 주주들로부터 거액의 집단소송을 당한다.누군가 공개매수를 선언하면 해당 회사의 이사회는 이 제안이 모든 주주에게 이익이 되는 제안인지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하면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여야 한다. 만약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더라도 유예기간을 두고 혹시

    2022.04.22 17:34
  • [영어 이야기] 주식 저가 매수할 땐 bargain-hunting…공격 매입할 땐 buying spree라고 표현하죠

    The sliding yen has prompted South Korean importers and households to go bargain-hunting for the Japanese currency, which they believe is near its trough.As of March 25, the balance of yen-denominated deposits at the country's top five retail banks reached its highest level ever of 596.3 billion yen ($4.8 billion) in aggregate, according to banking industry sources on Tuesday.Since the start of this month, Korean companies and individuals have stepped up their buying spree of the yen, which accelerated its downward run to scrape the lowest level in six and a half years against the dollar and a three-year trough to the Korean won this week.Their increased appetite for the yen seems to contrast with that of global investors, who have been fleeing the yen into high-yielding currencies. 해설이번주에는 환율 및 투자와 관련된 표현을 알아볼 수 있는 기사를 골랐습니다. 일본 엔화의 가치가 달러나 원화에 비해 급격히 하락하자, 쌀 때 엔화를 사두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엔화 예금이 불어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bargain-hunting이라는 표현은 주식이나 암호화폐 같은 자산의 가격이 떨어졌을 때 저가에 해당 자산을 매수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백화점 등의 바겐세일을 떠올리면 기억하기 편합니다. 본래 가치에 비해 할인된 가격에 물건을 사는 것과 같은 개념입니다.이와 관련해 buying spree라는 표현도 알아놓으면 좋습니다. spree라는 단어는 흥청망청 돈을 쓰거나 한바탕 일을 저지른다는 뜻입니다. 쇼핑에 많은 돈을 쓸 때 shopping spree라고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플렉스’ 정도의 의미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투자자들이 어떤 자산을 공격적으로 매입할 때도 이 표현을 많이 씁니다. 또 기업이 인수합병(M&A)을 통해 다른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사들일 때도 buying spree나 shopping spr

    2022.04.04 10:00
  • [영어 이야기] 대면 수업은 in-person class라고 하고…비대면 수업은 untact class 아닌 online class라 하죠

    In the latest sign that life is going back to something that resembles the pre-pandemic past, BTS is returning to the stage in Seoul.The K-pop band, which had performed in the US but not in its home country since 2019, is holding three in-person concerts in South Korea next month, the group’s management agency, HYBE Co., said on Wednesday.BTS’s return to action comes despite South Korea’s largest Covid-19 outbreak of the pandemic, which prompted the US State Department this week to advise Americans not to travel to the East Asian country. The move also comes as a fifth BTS member, out of the group’s seven individuals, tested positive for Covid-19.BTS performed on stage in front of fans in Los Angeles last fall - its first in -person performance since the pandemic began. The Los Angeles concerts sold 214,000 tickets and grossed $33.3 million, according to Billboard Boxscore.세상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과 비슷한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 가장 최근 신호 중 하나로 BTS가 서울에서 공연을 한다.하이브는 수요일 BTS가 다음달 세 차례에 걸쳐 한국에서 대면 콘서트를 연다고 밝혔다. BTS는 그동안 미국에서는 공연을 해왔지만 고국인 한국에서는 2019년부터 한 번도 콘서트를 열지 않았다.BTS의 복귀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유행이 정점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이뤄져 눈길을 끈다. 미국 국무부는 이번주 미국인들에게 한국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게다가 7명의 BTS 멤버 중 5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상태다.BTS는 지난가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팬들 앞에 섰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뒤 첫 대면 콘서트였다. 빌보드 박스스코어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콘서트 티켓은 21만4000장이 팔려 333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해설본문은 BTS가 한국에서 콘서트 무대에 복귀한다는 내용의

    2022.03.28 10:00
  • 유럽 핵심 도시 데이터센터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기술 혁신으로 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유럽 핵심 도시에 데이터센터 허브들이 등장했고, 투자자들에게는 유망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습니다.”프린시플 글로벌 인베스터스(Principal Global Investors)의 기욤 마세 유럽 자산운용 대표는 “프랑크푸르트, 런던, 암스테르담, 파리 등(FLAP 시장) 유럽 상업 중심지의 데이터센터에 대기업, 클라우드 사업자, 코로케이션(co-location: 여러 회사의 서버를 한 데 모아 놓은 상업용 데이터센터)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수요 증가에 비해 신규 데이터센터의 공급은 부족해 독특한 투자 기회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다.마세 대표는 “수요가 워낙 폭증해 유럽의 2군 도시들에도 데이터센터가 생겨나고 있지만, 이른바 FLAP 시장의 수요를 대체하기는 어렵다”며 “데이터센터의 핵심 요소는 연결성(connectivity)과 전력(power)인데 이를 위해서는 인구 밀집 지역에 위치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마세 대표는 “기관투자가들도 데이터센터의 투자 매력을 인지하고, 지난 10년동안 약 1000억 달러를 이 분야에 투자했다”며 “데이터센터 투자의 ‘기관화’가 이뤄지면서 계약서가 표준화되고 세금, 보험, 유지보수 비용을 임차인이 부담하는 소위 ‘트리플넷’ 임대가 보편화되는 등 투자자 입장에서 접근성이 매우 좋아졌다”고 설명했다.프린시플 글로벌 인베스터스는 지난해말 기준 5906억 달러의 고객 자산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에서 주식, 채권, 부동산, 헤지펀드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다음은 기욤 마세 대표와의

    2022.03.16 16:12
  • [영어 이야기] '한계가 있다'는 뜻으로 only so much…'넘쳐 난다'로는 be awash with를 쓰죠

    The two founding partners share a passion for and unwavering trust in the value of artificial intelligence, blockchain, and data science.The way Herbst puts it: “A big wave is coming and you better get on the wave.”Thanks to Deep Learning, Herbst said he is more bullish on technology than he has ever been. His reasoning is that there is only so much coding human engineers can pull off.The world is awash with data, be it videos, sound, financial data, and most of it goes unanalyzed. Using machine learning technology, the world can now process unprecedented amounts of data and extract immense value.두 창업 파트너는 인공지능, 블록체인, 그리고 데이터과학에 대한 열정과 확고한 믿음을 공유하고 있다. 허브스트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거대한 변화의 파고가 몰려올 때에는 그 파도에 올라타는 것이 좋습니다.”그는 과거 어느 때보다 기술 분야 투자에 낙관적이라면서 그 이유는 딥러닝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논리는 이렇다. 엔지니어들도 사람이고, 사람이 수행할 수 있는 코딩의 양에는 한계가 있다. 세상은 영상, 음성, 금융 데이터 등 온갖 데이터로 넘쳐나고 있고, 대부분의 데이터는 분석되지 못한 채 버려진다. (하지만)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면 전례 없는 규모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고 어마어마한 가치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해설본문은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의 두 공동 창업자와의 인터뷰 기사 중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큰 변화(big wave)가 오면 그 파도에 올라타는 것이 좋다(you better get on the wave)”라는 표현이 눈길을 끕니다. 앞으로 여러분이 직업을 정하거나 투자할 때 기억해 놓으면 좋은 내용입니다. 인터넷붐, 소셜네트워크의 부상에서부터 암호화폐, 메타버스 같은 혁신적인 기술이나 현상

    2022.03.14 10:00
  • [영어 이야기] 경제기사에 언급된 금리동결, hold 단어 대신…leave the base rate unchanged로 썼죠

    South Korea’s central bank expects consumer inflation to hit an 11-year high this year as oil prices jumped above the $100 a barrel level for the first time since 2014 following Russia's military attack on Ukraine.The Bank of Korea(BOK) on Thursday signaled further interest rate hikes later this year after leaving the base rate unchanged at 1.25% considering the impact of external factors such as the escalating crisis in Ukraine on the economy.The BOK raised its inflation forecast for this year to 3.1%, the highest since 2011 when consumer prices surged 4%, from the previous prediction of 2%. Prices in Asia’s fourth-largest economy rose by a decade-high 2.5% in 2021.“If the conflict between Russia and Ukraine develops into a full-scale war, that will cause an imbalance in raw materials supply and demand, pushing up domestic prices,” said BOK Governor Lee Ju-yeol in a press conference, adding the revised forecast has not reflected the worst case of an all-out war.한국의 중앙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가 11년 만에 최고치를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유가가 2014년 후 처음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급등했기 때문이다.한국은행은 지난달 2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 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하지만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외부 변수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서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2%에서 3.1%로 상향 조정했다. 이 수치가 현실화되면 4%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던 2011년 후 최대 상승폭이 된다. 지난해 한국 물가상승률은 2.5%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만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 원자재 수급에 불균형이 발행해 국내 물가의 상승 요인이 될

    2022.03.07 10:00
  • KKR 블래스톤 맥쿼리 아레스 밀레니엄, 한국 큰손 最愛 운용사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한국 기관투자가(LP)들이 가장 선호하는 글로벌 사모주식(PE) 운용사로 꼽혔다. 부동산 분야에선 블랙스톤, 인프라 분야에선 맥쿼리, 사모대출(PD) 분야에선 아레스가 베스트 운용사로 선정됐다. 베스트 헤지펀드 운용사로는 미국 밀레니엄 매니지먼트가 이름을 올렸다. 펀드오브펀드 PE 운용사 중에는 미국 해밀턴레인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한경글로벌뉴스네트워크는 3일 ‘제2회 코리안인베스터 베스트 자산운용사 어워드(Best Asset Managers by Korean Investors 2021)’ 수상 업체를 발표했다. 코리안인베스터는 국내 큰 손 투자자들의 해외 대체투자 소식을 글로벌 자산운용 업계에 전하는 영문 뉴스 플랫폼이다. 한경의 다국어 경제매체 KED Global의 핵심 콘텐츠다.어워드 수상업체는 연기금, 공제회, 보험사 등 국내 26개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국경제신문이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선정한다.사모주식(PE), 사모대출(PD), 부동산, 인프라, 헤지펀드 등 5개 자산군에 걸쳐 투자성과, 운영 적정성, 고객서비스 등 3개 부문에서 가장 우수한 운용사를 뽑았다. 대형 운용사에 쏠림을 막기 위해 라지캡(대형)과 미드캡(중형) 분야 어워드를 따로 마련했다.베스트 투자성과(Best performeance)는 위험대비수익률 등 실적이 가장 뛰어난 업체에, 베스트 오퍼레이션(Operational excellence)은 리스크 관리, 고객 커뮤니케이션, 핵심매니저 관리 등 회사 운영이 가장 우수한 업체에 돌아간다. 고객서비스(Best client service)는 각 LP의 투자 수요에 맞는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한 업체에 돌아갔다.각 자산군별로 세 개 부분에 걸쳐

    2022.03.03 11:58
  • 겨울아이가 그리는 하얀 수묵화

    ‘천상의 화원’을 수놓았던 봄꽃 철쭉과 여름꽃 범꼬리, 가을꽃 구절초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야생화를 대신해 하얀 눈꽃이 만개한 소백산의 겨울은 사계절 중 가장 눈부시다. 능선과 봉우리마다 수북이 쌓인 눈이 햇살과 하늘을 반사해 시퍼렇게 하얀 빛을 내뿜는다.겨울 왕국은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는다. 영하 20도의 한파를 이기고 눈 덮인 산길을 끝없이 오른 이들만 입장할 수 있다. 매해 겨울 설산 등반에 도전하는 이들이다. 그만한 가치가 있느냐고 물으면 미소로 답한다. 아무도 밟지 않은 능선 위 하얀 눈밭을 뽀드득 뽀드득 길을 내며 걷는 쾌감은 어차피 말로 설명할 수 없다.설산의 매력은 희귀함에 있다. 해발 1000m가 되지 않는 도심 주변의 산에서는 상고대를 보기 힘들다. 지리산이나 설악산, 소백산, 덕유산, 태백산, 한라산 정도는 돼야 언제 가더라도 눈꽃 핀 설산을 만날 수 있다. 의지와 체력이 필요한 만큼 봄이나 가을에 비해 인파가 적다. 다만 케이블카로 정상인 향적봉 근처까지 오를 수 있는 덕유산에는 등산객이 많은 편이다.북서풍이 나무와 부딪히며 내는 산 속 파도소리는 설산에서만 들을 수 있는 희귀품이다. 지리산 천왕봉이나 소백산 비로봉의 유명한 강풍을 마주하자면 대자연 앞 나약한 인간이 느껴진다.설산에는 포근함도 있다. 주목 군락을 소복이 덮은 눈의 푹신함에 등산객들의 목소리가 나직이 잠긴다. 왠지 나도 목소리를 낮춰야만 할 것 같다. 폭신한 눈을 밟으며 상고대 사이를 걸으면 그 비현실적 아름다움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눈의 밀도도 도심에서와는 다르다. 훨씬 더 뽀드득거리는 눈을 밟을 수 있다.날씨는 운이지만, 어떤 날씨를 만나도 상관 없다.

    2022.02.10 16:42
  • 칼라일은 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뛰어들었나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고차 방정식이다.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면서 정의선 회장의 지분율을 최대화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정부 등 이해관계자와 주주들의 지지를 동시에 끌어내야 한다. 정부가 사실상 재가했던 2018년 지배구조 개편안은 주주인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돌파구가 보이지 않아 3년 넘게 답보 상태인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글로벌 3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미국 칼라일그룹이 발을 담갔다.  지난달초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 부자(父子)로부터 현대글로비스 지분 10%를 사들이면서다. 정몽구 명예회장 지분 전량(6.7%)과 정의선 회장 지분 중 일부(3.3%)를 주당 16만3000원, 총 6113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거래의 1차 목표는 현대글로비스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회피다. 지난해까지는 규제 대상이 최대주주가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회사였는데 올해부터 20% 이상 보유 회사로 강화됐다. 칼라일이 지분을 사주면서 정 회장 일가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은 29.99%에서 19.99%로 내려갔다. 주가를 짖누르던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도 해소됐다. 시장에 풀릴 수도 있었던 지분 10%를 칼라일이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한꺼번에 인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1차 방정식이다. 단순히 일감몰아주기 규제 때문에 정 회장이 미국 사모펀드를 안방에까지 끌어들였을 리 없다. 칼라일도 마찬가지다. 향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추가 투자 기회를 확보하고 궁극적으로는 높은 투자수익을 거두기 위한 포석이라고 봐야 한다. 칼라일은 어떤 계산

    2022.02.09 08:51
  • 욘슨 EQT 회장 "성장 섹터에 전문성 갖고 투자하면 높은 가격 정당화"

    유럽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EQT의 창업자인 콘니 욘슨 회장은 “최근 투자 기업들의 가격이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장기 트렌드를 이해하고 해당 섹터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면 기업 가치를 얼마든지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경제신문사와 가진 인터뷰에서다.욘슨 회장은 “매력적인 섹터 내에서 좋은 기업을 발굴한 후 디지털화와 지속가능성을 통해 미래에 강한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EQT의 투자 전략”이라며 “모두가 사고 싶어 하는 회사를 만들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QT는 스웨덴 발렌베리 그룹 계열의 PEF 운용사다. 발렌베리 가문의 투자 지주회사 인베스터AB(Investor AB)가 주요 주주다. 욘슨 회장이 인베스터AB에서 7년간 일하다가 1994년에 설립했다. EQT는 현재 700억 유로(약 95조7000억원) 이상의 운용자산(AUM)을 관리하고 있으며 2019년 스웨덴 증시에 상장했다. 상장 이후 주가가 800% 이상 올랐다.최근 고객들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욘슨 회장은 “한국의 정보기술(IT) 서비스 섹터와 광통신 인프라 등에 투자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EQT는 최근 한국인 투자 전문가 2명을 영입하고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기회를 물색하고 있다. 아래는 욘슨 회장과의 일문일답. ▶최근 EQT가 가장 강조하는 투자 전략은 디지털화와 지속가능성 등 두개의 축을 활용해 ‘미래로부터 포트폴리오 기업을 보호(future proof)’한다는 것인데요. 어떤 기업에 투자하고 어떻게 기업 가치를 올리는 전략인지, 조금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EQT는 좋은 기업에 투자하기를 원합니다. 좋은 기업일수록 가치를 높이기도

    2021.12.1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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