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형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단칸(短觀)지수’가 2년3개월 만에 최고치로 반등했다. 엔화가치 하락 등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일본은행은 지난 2분기 대형 제조업체의 단칸지수가 +4로 전분기(-8)보다 12포인트 높아졌다고 1일 발표했다. 2011년 1분기 +6을 기록한 이후 9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단칸지수는 ‘단기경제관측지수’의 줄임말로 일본 내 1만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분기마다 집계한다. 기준점은 ‘0’이다. 단칸지수가 플러스를 기록하면 향후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다고 예측하는 기업들보다 많다는 뜻이고, 마이너스면 그 반대다. 단칸지수가 호전되면서 엔화가치도 약세를 지속, 달러당 100엔 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장중 한때 달러당 99.71엔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5일(99.72엔) 이후 약 한 달 만의 최저치다. 엔화가치는 지난 5월23일 103엔대까지 하락했다가 지난달 중순 94엔대로 급등했고, 최근엔 미국의 경기회복세를 배경으로 다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미국 내 3위 이동통신업체인 스프린트넥스텔에 대한 일본 소프트뱅크의 인수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스프린트는 25일(현지시간)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소프트뱅크의 인수안을 발행주식 기준 80%의 찬성으로 최종 승인했다. 소프트뱅크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심사를 거쳐 다음달 초 스프린트의 지분 78%를 216억달러(약 25조원)에 사들일 예정이다. 일본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미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위원회가 이번 인수건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여서 소프트뱅크가 FCC의 승인 절차도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합병이 성사되면 소프트뱅크는 매출액 기준으로 중국의 차이나모바일과 미국의 버라이존, AT&A에 이어 세계 4위 통신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작년 10월 스프린트와 총 201억달러에 지분 70%를 사들이기로 계약을 맺었지만 지난 4월 디시네트워크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한 차례 진통을 겪었다.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지난 23일 치러진 도쿄 도의원 선거는 두 가지 뉴스를 낳았다. 하나는 자유민주당의 압승.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다. 59명의 후보를 내 모두 합격증을 받아냈다. 자민당의 연립 파트너인 공명당도 선전했다. 23명의 후보 전원이 지방의원 배지를 달게 됐다. 두 당을 합친 의석 수는 82석. 전체(127석)의 65%를 쓸어 담았다. 다른 하나의 뉴스는 공산당의 약진. 17석을 확보하며 민주당과 일본유신회 등 기존 거대 야당을 제치고 단숨에 ‘제3당’의 위치에 올라섰다. 예상외의 성적표다. 우경화 바람이 불고 있는 일본에서 공산당이 인기를 끌다니. 물론 “난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할 때 등장하는 공산당과는 거리가 멀다. 사유재산제를 인정하며 강령에서 전투적인 문구를 삭제한 지도 오래다. 그래도 대중성과는 그동안 거리가 멀었다. 현재 일본 중의원(총 480석) 중 8석(1.7%), 참의원(총 242석) 가운데 6석(2.5%)만을 차지했을 뿐이다. 딱 이 정도가 공산당의 보통 위상이다. 때문에 이번 선거 결과는 공산당의 평소 실력을 한참 뛰어넘은 것이다. 일본 언론들이 내놓은 공산당 선전의 원인은 ‘대안 세력의 부재’라는 하나의 문구로 모아진다. 아베 신조 총리 지지율이 고공행진 중이지만 모두가 자민당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반대 표가 모일 만한 정당이 없다는 것. 1년 전만 해도 집권여당이었던 민주당은 15석을 건지는 데 그치며 제4당으로 밀려났다. 아베 독주에 아무런 견제를 하지 못하는 민주당에 대해 민심은 기대를 접는 분위기다. 일본유신회는 하시모토 도루 공동대표의 위안부 망언으로 아예 거덜이 났다. 34명의 후보를 냈지만 겨
일본의 연립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다음달 치러지는 일본 참의원 선거의 전초전 격인 도쿄도(都)의회 선거에서 압승했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23일 도쿄지역 지방의원을 뽑는 도의회 선거(총 127석)에서 밤 12시 현재 82석을 확보, 과반을 넘어섰다. 자민당은 선거 전 39석에서 59석으로 크게 늘어 제1당의 자리를 되찾았고, 공명당도 23석을 확보해 제2당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민당과 공명당 후보의 선전은 엔저를 기반으로 경제 재도약을 노리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직 기반이 탄탄한 양당은 이번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둠으로써 내달 참의원 선거에서도 목표로 삼은 과반 의석 확보 가능성을 높였다.반면 선거 전 43석으로 제1당이었던 민주당은 15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위안부 망언으로 궁지에 몰린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공동대표)의 일본유신회도 부진했다. 선거 전 3석에서 2석으로 밀려 제2당을 노리던 당초 목표에 크게 미달했다. 하시모토 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공동대표 자리를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간사장은 판세가 가려진 뒤 NHK에 출연, “도민 여러분의 고마운 심판을 받았다”며 “이 결과를 다음 (참의원) 선거에 연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호소노 고시 민주당 간사장은 “결과를 매우 엄격하게 받아들인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43.50%로 역대 두 번째로 낮았다. 42개 선거구에서 도쿄도 지방의원 127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여성 후보자 53명을 포함해 총 253명이 나섰다. 정당별로는 자민당 후보가 59명으로 가장 많았
일본이 법인세 인하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감세를 통한 설비투자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정상은 21일 각료회의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법인세 인하와 관련, “경제 성장을 위해 앞으로 검토해야만 하는 과제”라며 “기업들의 설비투자를 촉진할 수 있도록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무엇이 경제 살리기에 필요한지를 생각하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법인세 인하도 그중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감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일본 집권 자민당도 ‘대담한 법인세 인하’를 다음달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용 공약으로 내걸며 감세를 위한 여론 조성에 나설 방침이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법인세를 낮추는 데 소극적이었다. 재계의 꾸준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달 초 발표한 성장 전략에는 감세 방안이 제외됐다. 개인의 소비세는 인상하면서 기업만 혜택을 주느냐는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서다. 법인세 인하를 둘러싼 일본 정부의 태도는 최근 들어 바뀌기 시작했다. 아베 신조 총리의 성장 전략에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승승장구하던 주가도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법인세율은 2011년 세제 개편을 통해 한 차례 인하됐지만 여전히 30%대 중반으로 다른 경쟁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국 중국 등은 20%대 초중반이며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의 법인세율도 일본에 비해서는 낮다.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한때 ‘원전 제로(0)’를 선언했던 일본 정부가 원전 재가동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원전 반대 여론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가동 중지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 무역수지 악화 등 각종 부작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14일 “원자력 규제위원회가 안전성을 인정한 원전은 재가동한다”는 방침을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의 세 번째 화살로 불리는 ‘성장전략’에 명기했다. 안전하다고 확인된 원전부터 재가동하겠다는 뜻을 굳힌 것이다. 선거를 앞둔 정치인 입장에서는 ‘손해 보는 장사’다. 아사히신문이 이달 초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원전 재가동에 대한 반대(59%)가 찬성(29%)을 크게 웃돌았다. 이런 여론에도 정부가 원전 재가동을 밀어붙이려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일본은 재작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54개 원전을 모두 가동 중단하면서 국가경제 전반에 부담을 안아야 했다. 미국의 두 배, 한국의 세 배 등 가뜩이나 전기요금이 비싼데 원전 가동 중단 조치가 장기화하면 추가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도쿄전력을 포함한 대부분의 전력회사는 이미 10% 안팎의 전기요금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원전 가동 중단에 따라 화력발전 의존도를 높인 전력회사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원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와 석유의 사용량이 크게 늘어났다. 도쿄증시에 상장돼 있는 10개 전력회사의 작년 말 기준 총 부채규모가 25조3000억엔(약 300조원)으로 덩달아 불어났다. 이는 상장법인(3월 결산법인) 전체 부채(184조엔)의 18% 수준이다. 동일본 대지진이 터진 뒤 2년 동안 10개 전력회사의 부채가 4조엔(
‘사고의 법칙’. 책 제목은 심심하지만 작게 적혀 있는 ‘톱 1%의 사람들만 실천하고 있는’이라는 수식어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저자인 나가타 도요시는 일본 최대 취업정보업체인 리크루트에서 신규사업 부문을 담당하다가 2005년 ‘쇼케이스TV’라는 정보기술(IT) 컨설팅회사를 설립한 기업인이다. 그가 책을 통해 주장하는 핵심 키워드는 ‘실패’다. 그리고 결론은 ‘실패가 기업을 강하게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기업은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면 종업원들에게 이런 지시를 내린다. “새로운 수익 사업을 발굴하라.” 곧이어 ‘신규 사업팀’이라는 조직이 꾸려지고, 각 부서의 에이스들이 차출된다. 여기까지는 어느 기업이나 동일하다. 다만 작전에 성공하는 기업은 드물다. ‘1%만 실천하는’ 이라는 말은 이런 의미다. 저자는 “이노베이션(혁신)은 시행착오와 동의어”라고 주장한다. 혁신은 언제나 수많은 실패를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는 목표라는 얘기다. 따라서 기업의 조직도 사원들의 실패를 허용하고, 오히려 장려하는 형태로 탈바꿈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인사시스템을 꼽았다. 얼마나 많은 성공을 거뒀는지에 초점을 맞춘 이전의 인사고과 제도로는 새로운 발상을 낳기 어렵다. 대신 얼마나 많은 도전을 했는지가 평가의 핵심요소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고의 법칙’은 여러 글로벌 기업의 성공 사례를 통해 혁신을 이끌어내는 사고방식을 더듬는다. 아마존은 대규모의 소량 주문을 어떻게 능숙하게 처리하게 됐는지 등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이라는 주제를 깔고 상세히 설명한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기업인과 직장인들에게 던지는 경고는 단순하다.
카메라 플래시가 어지럽게 터지는 기자회견장. 백발의 노신사가 머리를 땅에 닿도록 조아린다. “정말 죄송합니다.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습니다.” 지금까지 일본엔 이런 모습이 흔했다. 여기에 ‘할복’이라는 선정적인 단어까지 더해져 대외적으로는 ‘책임의식이 강한 일본인’이라는 피상적인 이미지가 형성됐다. 지난 12일 일본 프로야구를 총괄하는 일본야구연맹(NPB) 회의실. 가토 료조 NPB 커미셔너(총재)가 기자들 앞에 앉았다. 이날 기자회견 주제는 NPB가 공인구(球)의 반발력을 높인 사실을 은폐해 왔다는 것. 올해 일본 프로야구에서 이상할 정도로 많은 홈런이 쏟아졌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언론이 은폐 사실을 확인해 보도한 직후였다. 가토 커미셔너가 앉자마자 질문이 쏟아졌다. “일본 공인구의 반발력을 높였다는 사실을 왜 프로야구 구단에조차 알리지 않았습니까?” 그는 “난 모르는 일이었다”고 딱 잡아뗐다. 그러고는 옆에 동석한 실무자를 쳐다봤다. NPB 실무자는 “반발력 조정 사실은 극히 일부만 알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질문은 다시 가토 커미셔너를 향했다. “NPB 내에서 구체적으로 몇 명이 알고 있던 사실입니까?” 그는 못마땅하다는 듯 기자들을 둘러본 뒤 “그게 왜 중요하냐”고 되받아쳤다. 사퇴 의향이 있느냐는 마지막 질문에 “일본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동문서답을 했다. 기자회견 후 일본 여론은 들끓었다. ‘어이없는 답변’이라는 비판이 주류였다. 언론에는 연일 가토 커미셔너가 자진사퇴해야 하며, 결국 그렇게 될 것이라는 보도가 줄을 이었다. 우에무라 하루키 일본유도연맹 회장도 엉덩이가 무겁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축소에 대한 공포가 아시아 증시를 강타했다. 13일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날 대비 6.35% 폭락한 12,445.38로 마감했다. 하락폭은 지난달 23일(7.32%) 이후 올 들어 두 번째로 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중앙은행이 출구전략을 검토하고 있다는 우려에다 아베 내각에 대한 시장의 실망이 겹치면서 지난 4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 발표 이전 수준으로 주가가 되돌아갔다”고 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내세운 성장 전략에 법인세 감면 등 기업들이 요구하는 사안이 모두 빠진 데다 지난 11일 열린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별다른 금융시장 안정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해외 투자자를 중심으로 실망 매물이 폭증했다는 분석이다. 엔화가치도 이날 장중 한때 전날보다 3엔가량 높은 달러당 93엔대까지 상승하며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를 흔들었다. 중국 홍콩 태국 등 증시도 외국인들의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급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중국 단오절 연휴(10~12일) 직전인 지난 주말보다 2.74% 하락해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국내 주식시장도 외국인의 9500여억원 순매도로 1.42% 떨어지며 1900선이 무너졌다.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13일 일본 주요 신문들의 1면 기사는 비슷한 내용으로 채워졌다. 아베 신조 총리가 전날 정부의 산업경쟁력회의에서 밝힌 성장전략이 핵심이었다. 10년 내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을 6만달러로 높이겠다는 장밋빛 청사진도 다시 한 번 강조됐다. 그러나 일본의 금융시장은 아베를 외면했다. 주가는 급락했고, 한때 달러당 103엔까지 갔던 엔화 가치는 93엔대로 급등했다. 알맹이 빠진 성장전략에 대한 실망이 주류였다. 이날 오전장 마감 무렵 아베 총리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긴급 회동을 하고 “조만간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메시지로 진화에 나섰지만 오후 들어 낙폭은 더 커졌다.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가 금융시장의 신뢰를 빠르게 잃어가는 모양새다. ○시장의 복수아베 총리는 지난 5일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로 불리는 성장전략을 처음 발표하면서 법인세 감세 등 민감한 사안은 모두 뒤로 미뤘다. 개인에게 부과하는 세금(소비세)은 올리면서 기업에만 특혜를 주느냐는 비판을 의식해서다. 아베 내각이 경제 성장보다는 다음달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를 우선시한다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감세 방안 등은) 올가을 다시 추진한다”는 모호한 말로 비켜갔다. 지난 11일엔 구로다 총재가 시장에 실망을 안겼다. 장기 금리가 급등하고, 주가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그는 “현시점에서는 별다른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 나중에 필요해지면 검토하겠다”는 말로 시장의 기대를 무시했다. 기쿠치 마코토 묘조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금융시장과 대화하려고 하지 않는 일본은행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와 구로다의 연이은 ‘실
“정상을 향한 한걸음, 한걸음은 희망의 궤적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멋진 건 살아서 돌아온 것이었다. 그것이 새로운 꿈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지난달 만 80세 나이에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정상(해발 8848m)에 오른 일본인 모험가 미우라 유이치로(사진)는 도쿄신문 11일자에 실은 도전기에서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이미 70세, 75세 때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던 미우라는 고령에 더해 지병인 부정맥, 76세 때 입은 골반 골절, 올해 받은 심장수술 등 여러 난관을 노력과 의지로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자문했고, 결국 그간의 경험에 입각한 새로운 등반 아이디어와 장비, 참신한 훈련방법 등을 활용해 도전에 나섰다. 정상으로 가는 길의 마지막 캠프인 C5에 올라설 때는 발밑에서 눈덩이가 마치 지옥으로 떨어지듯 무너져 내리고, 거센 눈보라가 몰아치는 등 위기를 맞았다고 회상했다. 그때 딸에게서 ‘무리하지 말라’는 전화가 왔지만 ‘무리하지 않으면 세계 최고봉 정상까지 오를 수 없다’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고 미우라는 전했다. 결국 에베레스트 정상에 섰을 때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지구를 조망하고 아득한 우주를 올려다보니 그 이상 행복할 수 없었고, 또 그 이상 피곤할 수 없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하산이야말로 ‘사투’였다고 했다. C5에 도달하기 직전엔 장시간의 고지생활, 영양공급 부족에 의한 피로와 탈수증세로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등 또 한번 위기에 봉착했으나 간신히 몸을 일으킨 뒤 C5에서 휴식과 음식물 섭취로 원기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미우라는 지난달 16일 해발 5300m 지점의 베이스캠프를 출발한 지 7일 만인 같은 달 23일 정상에 올
일본의 지난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1년 만에 연간 기준으로 4%대에 올라섰다.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수치에 일본 증시는 모처럼 5% 가까운 급등세를 나타냈다. 일본 내각부는 10일 “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로는 1.0%, 연율(분기별 성장률을 연간으로 환산한 것)로는 4.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성장률은 0.8%, 연율 기준으로 3.2%에 그쳤다. 일본의 분기별 GDP가 4% 이상 늘어난 것은 동일본 대지진의 복구 수요가 반영됐던 작년 1분기 이후 1년 만이다. 1분기 성장률이 민간 조사기관들의 전망치(3.5%)를 넘어서면서 증시에도 매수세가 몰렸다. 닛케이225지수는 전 주말 대비 4.94% 뛴 13,514.20에 마감됐다. 성장률과 함께 발표된 일본의 4월 경상수지가 시장 예상치(3500억엔)의 두 배를 넘는 7500억엔의 흑자를 냈다는 소식도 주가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주가 상승과 엔화가치 하락세가 서로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도 일어났다. 이날 엔화가치는 전 주말보다 2엔 가까이 떨어진 달러당 98엔대를 기록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추가적인 성장전략을 구상 중이라고 밝힌 것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연립정권 파트너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올가을쯤 기업의 설비투자 감세 등을 골자로 한 성장전략 제2탄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금까지는 보통 연말에 세제 개편을 진행해 왔지만 일본 경제 재생과 관련한 정책을 속도감 있게 실행한다는 차원에서 설비투자 감세는 연말까지 기다리지 않겠다는 방침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작년 말 취임하면서 ‘세 개의 화살’을 준비했다. 금융완화와 재정확대라는 첫 번째와 두 번째 화살은 과녁을 향해 잘 날아가다 최근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장기금리 상승이라는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났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라는 장애물도 등장했다. 아베 총리가 5일 발표한 ‘성장 전략’은 ‘세 번째 화살’이자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의 최종판이다. 명중 여부에 따라 아베노믹스 전반의 성패가 결정된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주가는 3.8% 급락하고, 엔화가치는 다시 99엔대로 상승했다. ○아베가 제시한 10년 후 청사진 아베 총리는 이날 세 번째 화살을 쏘아 올리며 여러 가지 목표를 구체적인 숫자로 제시했다. 시중 통화량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했던 금융완화 정책과 마찬가지로 손에 잡힐 듯한 목표를 내걸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10년 내에 150만엔(약 1700만원) 이상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일본의 1인당 GNI(2011년 기준)는 약 450만엔(4만5180달러). 그의 약속이 실현되면 현재의 환율 기준으로 1인당 GNI가 10년 뒤엔 6만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해 ‘국가전략특구’를 설립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2020년까지 외국 기업의 일본 내 직접투자액을 35조엔으로 확대하겠다는 수치를 덧붙였다. 농산물 및 식품 수출 1조엔, 풍력·태양광 등 대체에너지 투자 30조엔, 인프라수출 30조엔 등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4월 발표했던 의약산업 육성 및 여성 노동력 활용 방안과 지난달 선보인 민간분야 설비투자 확대 방안 등도 이번 최종판에 모두 포함됐다. ○역효과 낳
지난 3월19일 시라카와 마사아키 전 일본은행 총재의 마지막 기자회견장. 정치권의 압력에 밀려 조기 퇴임하는 그에게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한 견해를 묻자 “위험한 발상”이라고 잘라 말했다. 금융완화로 물가상승률 목표치 2%를 달성하겠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 그러나 아무런 메아리도 없었다. 정권을 빼앗겨 야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에서조차 지원 사격이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아베노믹스의 성과는 눈부셨고, 여론의 지지는 단단했다. 분위기는 지난달 말부터 바뀌는 조짐이다. 일본 증시가 10% 이상 밀렸고 엔화 가치가 높아지면서 봉인됐던 비판 여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일본이 흥미진진한 시장에서 두려운 시장으로 바뀌었다는 분석기사를 실었다. ◆일본 야당, 아베노믹스 공세 본격화 가이에다 반리 일본 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아베노믹스의 독은 국채 가격 폭락과 장기 금리 상승”이라며 “주식 및 채권시장의 상황이 참의원 선거에서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노믹스를 여권 공세의 주요 소재로 삼겠다는 의도다. 그는 이어 “지난 4월 일본은행이 발표한 과감한 금융완화 정책이 고용 확대와 임금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는 ‘나쁜 물가상승’을 야기하고 금리를 급등락시킬 우려가 있다”며 “아베 정부가 ‘2년 내 물가 2% 상승’이라는 목표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징후 나타나는 아베노믹스 그동안 일본 야당이 숨을 죽였던 것도, 이제 와서 칼을 갈기 시작한 것도 원인은 모두 아베노믹스다. 최근 들어 아베노믹스는 곳곳에서 균열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엔화 가치 상승세
엔화가치가 근 한 달 만에 달러당 90엔대로 진입했다. ‘엔저(低)’라는 동력을 상실한 일본 증시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일본 입장에서는 엔고(高)와 주가 하락이 맞물려 돌아가는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3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장중 한때 달러당 98.86엔까지 하락했다. 전날에 비해 2엔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엔·달러 환율이 90엔대에 들어선 것은 지난달 9일 이후 24일 만이다. 엔화가치는 지난달 10일 달러당 100엔을 상향 돌파한 뒤 한때 103엔을 넘기도 했지만, 미국과 유럽 증시 하락 등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엔화 매수세가 다시 늘어났다. 일본 증시의 조정 국면도 길어지고 있다. 이날 일본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512.72포인트(3.72%) 하락한 13,261.82로 마감됐다. 지난 4월18일(13,220.07) 이후 약 한 달 반 만의 최저치다.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22일(15,627.26)에 비해서는 열흘 만에 15% 이상 주가가 떨어졌다. 이날 하락폭은 올 들어 세 번째로 큰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양적완화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지난 주말 미국 주가가 하락한 것이 일본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엔화가치가 오르며 일본 수출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것도 주가의 발목을 잡은 요인이다. 일본 국채 금리 상승세도 증시에 부담이 됐다. 일본 장기금리 지표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월 연 0.3%대에서 최근엔 연 0.8%대로 높아진 상태다. 장기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국채 보유량이 많은 일본 금융회사들이 대규모 손실을 볼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이시구로 히데유키 오카산증권 애널리스트는 “장기금리 상승세가 일
미국 양적완화 정책 축소와 일본 장기금리 상승세에 대한 불안이 겹치면서 일본 증시의 조정 국면이 길어지고 있다. 3일 일본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512.72포인트(3.72%) 하락한 13,261.82로 마감됐다. 지난 4월18일(13,220.07) 이후 약 한 달 반 만의 최저치다.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22일(15,627.26)에 비해서는 열흘 만에 15% 이상 주가가 떨어졌다. 이날 하락폭은 올 들어 세 번째로 큰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양적완화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지난 주말 미국 주가가 하락한 것이 일본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일본 국채 금리 상승세도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일본 장기금리 지표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4월 연 0.3%대에서 최근엔 연 0.8%대로 높아진 상태다. 장기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국채 보유량이 많은 일본 금융회사들이 대규모 손실을 볼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이시구로 히데유키 오카산증권 애널리스트는 “장기금리 상승세가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불신과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10일부터 열리는 일본은행의 이달 금융정책결정회의가 단기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화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주가 하락세를 부추긴 요인이다. 이날 엔화 가치는 장중 한때 달러당 100.00엔까지 상승했다.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의 부작용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1차적인 타격은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이다. 수입 원료 의존도가 높은 식료품과 해외에서 부품을 들여오는 공산품 등의 가격이 일제히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전기료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는 것도 가계 살림에는 부담이다. 반면 자동차 등 수출 업종은 날개를 달았다. 실적이 개선되면서 차입금이 줄고, 생산설비 가동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아베노믹스의 명암이 뚜렷하게 갈리는 양상이다. ◆수입 제품 가격 일제히 상승 대규모 양적완화를 골자로 한 아베노믹스로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수입 제품 가격은 뜀박질을 시작했다. 애플이 지난달 말 아이패드와 아이팟 등 주요 제품의 일본 내 판매가격을 최대 20% 인상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 PC 생산라인이 모두 해외에 있는 도시바도 이달 중 판매 예정인 컴퓨터 가격을 지난 2월 발매한 제품에 비해 5000~2만엔가량 올리기로 했다. 일반 가계의 살림살이와 맞닿아 있는 식료품 가격도 오름세가 뚜렷하다. 수입 밀의 사용량이 많은 야마사키제빵과 시키시마제빵은 지난달 하순 식빵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식용유와 마요네즈 등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다른 식료품도 상황은 마찬가지. 재작년 원전 사고 이후 화력발전 비중이 급증한 전력회사들이 일제히 전력 요금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것도 내수 시장에는 큰 부담이다. 일본의 10개 전력회사들은 다음달부터 가정용 전력요금을 10%가량 올릴 예정이다. 장기금리 상승으로 국채 금리에 연동되는 주택 관련 대출금리가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 역시 아베노믹스의 효과를 갉아먹는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파열음은 주식시장에서 가장 요란하다. 일본 증시의 바로미터인 닛케이225지수는 최근 1주일 새 10% 이상 밀렸다. 엔화가치마저 상승세로 반전되는 분위기다. 아베노믹스의 ‘아킬레스건’으로 불리는 장기금리 상승세도 여전하다. 다음달 발표되는 성장전략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진 것도 불안 요인이다. 법인세 감세 등 핵심 사안들은 논의 대상에서 아예 제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노믹스가 내세운 ‘세 개의 화살’에 모두 금이 가는 양상이다. ○경고등 켜진 주식시장 단기간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일본 증시를 냉각시킨 근본 요인이다. 닛케이225지수는 아베 내각이 들어선 작년 말 이후 60% 가까이 급등했다. 매도 타이밍을 엿보던 투자자들은 채권 시장에서 가장 큰 ‘변명거리’를 찾아냈다. 지난달 초 연 0.3% 수준까지 떨어졌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일본은행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이 발표되자마자 오히려 상승세로 돌변, 지난 주말엔 장중 한때 연 1% 선을 뚫기도 했다. 장기금리의 상승세는 아베노믹스의 효과와 지속 가능성에 물음표를 던졌다. 장기금리가 오르면 시중 은행들의 대출금리도 덩달아 상승한다. 기업의 설비투자와 가계의 소비심리는 위축될 공산이 크다. 징후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 등 상당수 일본 금융회사들은 이번달에 이어 다음달에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다. ‘돈폭탄’을 터뜨려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으려던 아베 총리의 구상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금리 상승은 일본의 재정상황에도 악재다. 국채 이자 및 발행비용이
28일 일본 나고야 중심부의 이토추빌딩 4층. 111.5㎡(약 33평)의 크지 않은 사무실에 도요타 덴소 등 일본 자동차업체와 부품 제조업체 관계자들이 모여들었다. 사무실엔 ‘KAPP(Korea Auto Parts Park)’란 간판이 걸려 있다. 이곳은 KOTRA 나고야무역관이 설립한 한국 자동차부품업체 전용 수출 지원 거점으로 이날 문을 열었다. KAPP는 일본에 독자적인 사무실을 만들기 어려운 한국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들을 위해 마련된 일종의 공동 사무실이다. 입소 기업은 일흥 평화기공 등 7개. 올해 안에 10개 정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김현태 KOTRA 나고야무역관장은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업체를 뚫기 위한 한국 부품업체들의 전초기지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나고야는 일본 자동차산업의 심장이다. 도요타 미쓰비시 스즈키 등의 본사와 주요 생산시설이 몰려 있다. 일본에서 만들어지는 자동차의 40%가량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일본 업체들이 판단하는 한국 부품업체의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일본 최대 자동차부품업체 덴소의 모리 하루야 조달기획실장은 “몇몇 고급 기술을 제외한 범용제품의 양국 간 기술력 차이는 이제 없다고 봐야 한다”며 “일본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중소 부품업체들에 대한 조언을 주문하자 “조언보다는 어떻게 하면 그렇게 싸고 빠르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요즘 시장 상황이 한국 업체들에 유리하진 않다. 급격히 떨어진 엔화가치가 한국 부품의 가격 경쟁력을 크게 갉아먹고 있어서다. 엔저 여파로 한국산 자동차부품의 일본 내 수입량은 올 들어 지난 3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한국
하시모토 도루 일본유신회 공동대표 겸 오사카 시장이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과 관련한 피해자들의 증언은 신빙성에 의문이 있다”며 또다시 망언을 퍼부었다. 하시모토 대표는 2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외신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일본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를 만들 때도 강제연행 증언을 뒷받침할 확립적인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시모토 대표는 “위안부 제도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었다”며 “일본만 비난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자신의 종전 발언을 되풀이했다. 일본 유신회는 하시모토 대표의 ‘위안부 망언’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어느 당을 찍겠느냐’는 질문에 일본유신회를 선택한 응답자는 전체의 3%에 불과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지지율 고공 행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망언 파동을 비롯해 헌법 개정과 원전 재가동 등 찬반 논란이 거센 이슈로 부각되면서 지지층에 균열이 생겼다. 지난 24~26일 실시된 니혼게이자이신문과 TV도쿄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은 68%로 전달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지지율 고공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헌법 개정과 원전 재가동 등 찬반논란이 거센 이슈가 부각되면서 지지층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TV도쿄와 공동으로 지난 24~26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베 내각 지지율은 68%로 전달에 비해 8%포인트 하락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도 19%로 한 달 전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경제’에 묻혀 있던 일본 내 주요 이슈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이 지지율 상승세가 한풀 꺾인 요인이다. 대표적인 것이 아베 총리가 몰두하고 있는 헌법 개정 문제. 헌법 96조 개정(개헌 발의요건 완화)에 대해서는 이번 조사에서도 반대(41%)가 찬성(34%)보다 여전히 많았다. 아베 내각의 원전 재가동 움직임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는 대답이 절반을 넘는 52%로 집계됐다. 찬성은 30%에 그쳤다. 한편 일본유신회는 하시모토 도루 공동대표의 ‘위안부 망언’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어느 당을 찍겠느냐’는 질문에 일본유신회를 선택한 응답자는 전체의 3%에 불과했다. 자민당에 이어 줄곧 2등을 달렸던 정당 지지율 순위도 민주당과 공명당에 밀려 4위로 내려앉았다.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세계 각국에서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주요국의 성장 속도가 떨어지면서 설비투자와 내수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불어난 자금도 생산활동보다는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에서만 맴도는 양상이다. ○돈은 푸는데 물가는 그대로 최근 들어 세계 주요국들은 경쟁적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불을 붙인 것은 일본이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초 시중 유동성을 2년 내 두 배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곧바로 유럽연합(EU)이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0.5%로 낮췄고, 이달 들어 인도 호주 한국 베트남 이스라엘 터키 등이 줄줄이 금융완화 행렬에 동참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과잉유동성의 양을 재는 지표 중 하나인 ‘월드 달러’가 이번 달에 6조달러로 불어났다”고 보도했다.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07년에 비해 3배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돈은 풀렸지만 물가는 잠잠하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달 대비 오히려 0.4% 떨어졌다. 2008년 12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같은 기간 유럽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2010년 2월 이후 최저치인 1.2%에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전체의 지난 1분기(1~3월)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도 1.7%로 2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JP모건체이스가 집계한 신흥국 포함 주요 30개국의 1분기 평균 물가 상승률 역시 2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2.4%에 불과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를 디스인플레이션으로 표현했다. ○자산 거품 붕괴 우려도 낮은 물가 상승률은 그만큼 경기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선
‘위안부 망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하시모토 도루 일본유신회 공동대표(오사카 시장)가 점점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국내외에서 비판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의 면담을 통해 반전의 기회를 잡으려던 계획도 무산됐다. 일본을 순회하며 피해 사실을 증언하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7)·길원옥(84) 할머니는 24일 오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를 통해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하시모토 시장의 잘 짜인 사죄 퍼포먼스 시나리오에 들러리 설 수 없다”며 “예정됐던 면담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시모토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30분간 위안부 피해자와 면담을 하고, 면담 상황을 모든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었다. 김 할머니 등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면담은 하시모토 시장이 사죄 퍼포먼스를 미리 짜놓고 언론 플레이용으로 준비한 것”이라고 면담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할머니들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하시모토에 대해 (사죄와 발언 철회를 하리라는) 기대를 했지만 면담 일정이 가까워져올수록 (하시모토의 계속된 문제 발언을 통해) 그가 면담의 대상이 아니라 심판의 대상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하시모토에 대한 해외의 비판적인 시각도 이어졌다. 전 세계 비정부기구(NGO) 68개 단체는 이날 하시모토의 위안부 정당화 발언을 비난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하시모토 시장의 발언을 비판하고 위안부가 중대한 인권 침해였음을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하시모토가 정치적 우군이라고 생각했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과거사 논란에서 슬슬 발을 빼는 모습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23
일본 증시가 폭락했다.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이 직접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국채금리 상승 등으로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아베노믹스)이 위기를 맞은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하락폭을 키운 요인이다. 23일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날 대비 7.32% 떨어진 14,483.98로 마감했다. 하락폭은 2000년 4월17일 이후 약 13년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역대 11위 수준이다. 이날 하루 동안 주가 변동폭은 1260포인트에 달했다.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인 2011년 3월15일의 하루 변동폭(1214포인트)을 웃돌았다. 이 역시 13년1개월 만의 최대치다. 거래대금도 5조8376억엔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장 초반은 상승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오후장 들어 중국 경기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면서 하락세로 급반전했다. 이날 영국 금융회사인 HSBC는 중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7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치인 50을 밑돌았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일본 증시가 지나치게 많이 오른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올 들어서만 60%가량 급등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발 악재로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이 몰리면서 증시 낙폭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증시가 크게 출렁이면서 주가지수 선물시장에서는 오후 한때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2년2개월 만에 발동됐다.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양적완화 정책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증시를 흔든 요인이다. 일본 국채시장도 요동쳤다. 장기 지표금리인 일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오전 한때 연 1.0%까지 올랐다가 장 막판 연 0.835%까지 떨어졌다. 불안한 국채시장이 아베노믹스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
일본 증시는 아베 신조 총리 취임 이후 줄곧 상승세를 지속했다. 아베가 일본 자유민주당 대표로 임명됐던 작년 11월만 해도 9000선을 맴돌던 지수는 최근 들어 15,000선을 훌쩍 넘었다. 모두가 과열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계속 올랐다. 아베의 경제정책(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가 어지간한 악재는 모두 묻어버렸기 때문이다. 결국 한 차례 매도 광풍이 불었다. 23일 닛케이225지수는 7% 이상 떨어졌다. 폭락 배경에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불안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너무 앞서간 일본 증시 아베노믹스는 그간 승승장구했다.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외환시장에서 거뒀다. 고질병으로 불리던 엔고를 단숨에 해결했다. 작년 하반기 달러당 70엔대 후반에 머물던 엔화 환율은 아베 내각 출범 후 5개월 만에 100엔 선을 뚫어버렸다. 모처럼의 엔저는 수출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이어졌고, 자연스레 주가를 밀어올렸다. 그러나 너무 나갔다. 올 들어 주가 상승폭은 60%를 넘나들었다. 반면 실적이 개선된 기업은 자동차 등 몇몇 업종에 불과했다. 수입가격 상승으로 내수기업 중에는 오히려 실적이 뒷걸음질친 곳도 적지 않다. 주가 상승을 지탱하던 아베노믹스가 하나둘 부작용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도 부담이 됐다. 대표적인 것이 무역수지. 지난 22일 발표된 일본의 4월 무역수지는 10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지속했다. 적자폭도 4월만 놓고 볼 때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엔화 가치 하락으로 화력발전의 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수입액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떨어지면 아베노믹스는 밑둥부터 흔들리게 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주가 하락이 엔고를 부르고, 엔고가 다시 주가
일본은행이 지난달 내놓은 대규모 금융완화 조치를 앞으로도 지속하고, 최근의 장기금리 상승에 대해서는 특별한 추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22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 자국 내 경기 상황에 대한 판단 문구는 지난달의 ‘하락세를 멈추고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에서 ‘회복되고 있다’로 상향 조정했다.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가 엔화 약세와 주가 상승을 이끌면서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장기금리 상승세를 억누르기 위한 별도 대책은 발표하지 않았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사진)는 “지난달 금융완화 조치 이후 장기금리가 오르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경기가 회복 중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적완화 정책이 없었다면 오히려 장기금리가 지금보다 더 높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금융완화 정책이 채권시장에도 일정 수준의 효과를 내고 있는 만큼 수정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장기금리 지표인 일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달 초 연 0.3%에서 최근엔 0.8%대 후반으로 높아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행은 금리의 상승 폭보다 변동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며 “기존의 정책 수단만으로도 충분히 금리 상승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게 일본은행의 기본적인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아베노믹스로 엔화 가치가 떨어진 탓에 일본의 무역수지는 10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지속했다. 이날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4월 무역수지(수출-수입)는 8799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7월 이후 10개월 연속 적자다. 이는 2차 오일쇼크가 발생해 원유가격
일본 정치권의 위안부 망언으로 대내외적인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유엔도 일본 정부에 국수적인 역사교육을 수정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유엔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위원회(CESCR)는 22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공식 견해를 통해 “일본은 다른 민족을 증오하는 발언을 하거나 종군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을 모욕하는 자국 내의 행위를 막기 위해 국민들에게 위안부에 대한 착취 문제를 (제대로) 교육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회는 이어 “우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악영향과 군 위안부 출신 할머니의 경제·사회·문화적인 권리 향유와 보상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일본은 군 위안부 문제를 다루고 할머니들의 경제·사회·문화적인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취하라”고 덧붙였다. CESCR은 유엔의 인권 보장 조약인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사회권 규약)’ 체결국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견해를 발표하고 있다. 사회권 규약을 체결한 국가의 정부는 이 위원회의 견해를 성실하게 받아들일 의무를 진다. 위원회의 견해가 법적인 구속력을 갖지는 않는다.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일본 정부가 엔저(低) 속도 조절에 나섰다. 엔화 가치 하락으로 촉발된 주가 상승이 국채 가격의 급락으로 이어질 경우 일본 경제 전반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정상(사진)은 지난 19일 NHK에 출연, “지금까지의 엔화 약세는 예전 강세가 되돌려지는 과정”이라며 “약세가 더 진행되면 사람들이 부정적 효과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엔화 가치가 과다하게 뛰거나 떨어지는 것 모두 경제에 좋지 않은 것”이라며 “그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 당국자가 직접 나서 엔저 부작용을 지적한 것은 이례적이다. 엔화 가치는 아베 정권이 출범한 작년 연말 이후 20% 이상 급락, 달러당 103엔대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나친 엔저를 걱정하기 시작한 계기는 국채 가격의 하락세다. 장기금리의 지표가 되는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일본은행이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달 5일 연 0.315%까지 떨어졌다가 지난주엔 연 0.92%까지 급등했다. 국채 매도 주문이 몰리면서 그만큼 국채값이 떨어진 것이다. 국채 가격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이다. 도쿄증시의 바로미터인 닛케이225지수는 올 들어서만 50% 가까이 급등했다. 엔저로 일본 기업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국채를 팔고 주식을 사려는 수요가 늘었다. 일본 정부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아마리 경제재정상은 “장기 금리가 오르는 것을 막으려면 국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국채 이자 부담 및 발행비용이 증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망언 릴레이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엔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를 걸고 넘어졌다. 아베 총리는 20일 미국 외교전문매체인 ‘포린어페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질문에 “미국 국민이 전사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장소인 알링턴 국립묘지를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대통령도 그 곳(알링턴 묘지)에 가고, 나도 일본 총리 자격으로 방문했다”며 “(미국 남북전쟁 당시의) 남부군 장병이 안장됐다고 해서 알링턴 묘지에 가는 게 노예제도를 찬성하는 건 아니라고 조지타운대의 케빈 독 교수도 지적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나서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아베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일본 지도자로서는 아주 당연한 것으로, 다른 국가의 지도자들이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앞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하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동일본 대지진이 라인을 탄생시킨 원동력입니다.” NHN 일본법인인 ‘라인’의 ‘UX(사용자 경험)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나가키 아유미 씨(31·사진). 그에겐 요즘 일본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줄을 잇는다. 일본에서 대박을 터뜨린 모바일 메신저 ‘라인’ 개발의 주역이기 때문이다. 라인을 개발하게 된 배경을 물었다. 그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얘기부터 꺼냈다. “지진이 터지자 모든 통신수단이 끊겨 버렸어요. 유일하게 모바일 메신저 몇 개만 간간이 터졌을 뿐입니다. 소중한 사람들과 연결되는 ‘핫라인’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했지요.” 곧바로 회사 내에 모바일 메신저 개발팀이 꾸려졌다. 이나가키씨는 이 팀의 리더로 임명됐다. 다양한 부서의 생각을 하나로 묶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라인의 성공 비결로 ‘스피드’를 꼽았다. “다른 IT기업에 비해 아이디어가 실행으로 옮겨지는 속도가 빨랐습니다. 일본에서 모바일 메신저를 TV 광고로 내보낸 것도 우리 회사가 처음입니다. 초기에 시장을 장악한 것이 성공의 가장 큰 요인입니다.” 2011년 6월 출시된 라인의 일본 가입자 수는 현재 5000만명 수준. 스마트폰 사용자 10명 중 9명이 라인으로 약속을 잡고 잡담을 한다. 일본에선 라인을 모르면 간첩이라는 소릴 들을 정도다.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가입자 수는 1억5000만명에 달한다. 예상을 웃도는 성공으로 지난달 일본 법인명도 ‘NHN재팬’에서 ‘라인’으로 아예 바꿔버렸다. 한·중·일 3개국 회사에서 모두 근무해 봤다는 그에게 기업문화 차이를 물었다. “중국에서는 회의가 거의 싸움하는 분위기예요. 서로 자기 의견을 내려고 난리입니다.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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