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를 맛볼 때,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 우울하다고 느낄 때, 그림을 감상하는 동안 감동이 밀려들 때, 당신은 전적으로 뇌의 생물학적 기계 부품들에 의존하고 있다. 당신을 당신답게 만드는 것은 바로 당신의 뇌다.” 2000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세계적인 뇌과학자 에릭 캔들은 신간 《마음의 오류들》에서 이성과 감성, 몸과 마음을 나누는 이분법을 거부한다. 그는 “인간이 느끼는 모든 감각은 뇌 안의 수천억 ...
“나도 아직 사람이 덜된 것 같은데 나한테 애가 생긴다고?” 고백한다. 결혼 후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기쁨과 동시에 이 같은 두려움이 용솟음쳤다. 모든 순간이 조심스러워지고, 아이가 태어난 뒤엔 젖을 먹이거나 분유를 타는 법, 기저귀를 갈거나 목욕을 시켜주는 방법도 제대로 몰라 끙끙 앓았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를 거치며 아이를 걱정하는 단계도 달라지고, 그만큼 아이에게 감정적으로 대할 때도 많아졌다. 아마 부...
“전쟁에는 미래가 있다. 전쟁은 격한 논쟁과 모종의 폭력이 결합하면 어디서든 나타날 수 있다. 국제 체제에는 국가 간에 혹은 국가 내부에 알려진 단층선이 있으며, 언제든지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전략의 역사》로 잘 알려진 영국 전쟁학·군사전략 연구자 로렌스 프리드먼은 《전쟁의 미래》에서 이같이 서술했다. 이 책의 부제는 ‘인류는 어떻게 다가올 전쟁을 상상했는가’다. 프리드먼은 책 제목...
‘있어빌리티’란 신조어가 유행이다. ‘있어 보인다’와 능력을 뜻하는 영단어 ‘어빌리티(ability)’를 합쳐 만든 단어다. 남들에게 뭔가 있어 보이게 포장하고 싶은 욕망 또는 그럴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있어빌리티의 영역은 크게 물질과 정신으로 나뉜다. 물질적 측면에선 인스타그램이 대표적이다. 자신이 산 명품, 예쁜 여행 등의 사진과 후기를 올리면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 이...
“이 책을 읽으면서 몸과 마음이 많이 아플 겁니다. 진정한 부모가 되려면 자신의 무의식 속 잠들어 있는 ‘못생긴 나’와 정면으로 만나야 한다는 내용이거든요. ‘아무리 빨리 읽어도 하루에 10페이지를 넘기기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 《푸름아빠 거울육아》를 쓴 최희수 씨(59·사진)는 지난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lsqu...
“일본은 항상 스스로 기러기떼 맨 앞에서 선도하는 기러기로 여겼다. 이제 더는 그렇지 않다.” 27년간 일본을 연구해온 미국인의 시선으로 최근 10여 년 사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일본의 정치, 경제, 사회 시스템 등을 바라본 책이 나왔다. 일본 다마대 룰형성전략연구소(CRS) 부소장이자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퍼시픽포럼 선임고문인 브래드 글로서먼이 쓴 《피크 재팬: 마지막 정점을 찍은 일본》이다. ...
‘고스트라이터(ghostwriter).’ 유명 인사의 자서전이나 회고록을 대신 써주는 작가를 일컫는다. 철저히 타인의 뒤에 숨어 필력을 발휘해 ‘고객의 일생’을 최대한 체계적이고도 아름답게 서술하는 게 고스트라이터의 일이다. 고스트라이터에게 자서전 업무를 맡기는 사람들은 대부분 정치인이나 기업인, 연예인 등 사회적 거물급 인사다.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많은 성공담을 담고 싶어 한다. 이번에 나온 ...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익법인 GKL사회공헌재단(이사장 김용삼)은 26일부터 ‘2020년 찾아가는 문화예술체험 북버스킹’ 사업을 시작한다.GKL사회공헌재단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가 출연해 2014년 5월 설립했다. 관광문화 생태계 조성, 해외공헌, 교육과 문화 활성화 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북버스킹은 지난해부터 시작됐으며, 올해엔 도서산간 지역을 포함해 총 15회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북버스킹 프로그램은 환경을 주제로 1인극 공연, 환경영화 상영, 재활용품 활용 체험학습 등으로 구성됐다. 인천 강화를 시작으로 강원 인제, 강원 원주, 전남 여수, 충남 보령, 전북 고창, 제주도 서귀포, 강원 양구, 충북 제천, 전남 순천, 경기 여주, 충남 부여, 인천 옹진, 경기 양평, 전북 익산 순으로 진행된다. 김용삼 GKL사회공헌재단 이사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외 모두 침체된 상황이지만, 문화예술 공연을 통해 지역 참가자들이 힐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장 방역을 최우선으로 두고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한반도의 허리를 가르고, 수많은 생이별을 낳은 동족상잔의 비극 6·25전쟁이 일어난 지 올해로 70주년을 맞았다. 관련 도서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는 가운데 《1950》과 《고백하는 사람들》은 전쟁을 일으킨 지도자들의 시선이 아니라 전쟁 속에서도 살아내야 했던 민중의 이야기로 6·25전쟁 전후를 되돌아보게 한다. 당시 모습을 사진으로, 그 시대 사람들의 육성이 담긴 기록으로 직관할 수 있다. 그렇기에 전쟁의 상흔이 더욱 ...
“내가 누군지 나조차 모르겠어” “내 마음이 너무 아픈데 다른 사람들은 몰랐으면 좋겠어” “왜 자꾸 나한테만 이렇게 재수없는 일이 몰릴까”…. 하루에도 몇 번씩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을 것이다. 각자도생의 시대라 그런지 타인의 아픔에 점점 더 무심해지는 세상이다. ‘나 자신’에 대해 알고 싶고, ‘나 자신의 아픔’을 어떻게 치...
실리콘밸리가 막 형성되던 시기, 어느 스타트업의 팀 리더가 겪은 일이다. 갓 입사한 사원의 ‘사수’ 역할을 맡긴 엔지니어가 찾아와서는 “이 사원과 도저히 같이 일을 못하겠으니 당장 그를 해고해 달라”고 했다. 성격은 건방지고, 몸에선 끔찍한 냄새까지 풍긴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팀 리더의 눈에는 이 특이한 사원에게 뭔가 특별한 게 보였다. 그는 두 사람이 서로 교대로 업무를 처리하도록 했다. 같은 시간에...
문화체육관광부가 6·25전쟁 70주년을 맞이해 전시회와 공연, 영화 상영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부분의 행사가 온라인으로 우선 진행된다. 국립극장은 국립국악관현악단의 ‘2020 겨레의 노래뎐’을 17일 오후 8시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무관중으로 연다.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한민족의 삶과 역사가 담긴 음악을 선보인다. 공연 실...
문화체육관광부가 6·25전쟁 70주년을 맞이해 전시회와 공연, 영화 상영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행사들은 온라인으로 우선 진행된다. 국립중앙극장은 국립국악관현악단의 ‘2020 겨레의 노래뎐’을 오는 17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무관중으로 개최한다.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한민족의 삶과 역사가 담긴 음악을 ...
킵차크 칸국, 금장한국(金帳汗國), 주치 울루스(주치의 땅)…. 모두 한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다. 13세기 몽골제국의 지배를 받았던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지역 일대다. 몽골제국의 대영토 중 중국 대륙은 원(元)나라, 페르시아 지역은 일 칸국이라는 단일 명칭이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몽골제국 역사를 연구해 온 미국 사학자 찰스 핼퍼린이 쓴 《킵차크 칸국》은 칭기즈칸의 후손들이 세운 킵차크 칸국(1240~1480)이 러시아 지역을 지배...
누구나 한 번쯤은 책상 위에 놓인 하얀 종이 앞에서 덜덜 떨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학교 숙제일 수도 있고, 마감이 코앞에 닥친 보고서일 수도 있다.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는 소설이나 에세이 작품일 수도 있고, 발표용 원고일 수도 있다.글쓰기가 두려운 사람들을 위한 신간 세 권을 소개한다. 초심자부터 전업 작가들까지 모두 아우르는 내용이다.《나를 찾는 하루 10분 글쓰기》는 영국 소설가이자 글쓰기 강사 조이 캔워드가 ‘작문의 즐거움’으로 독자들을 이끄는 책이다. 저자는 글을 쓸 때 다른 사람의 방식을 따라 하는 걸 “아기가 모방을 하며 말을 배우듯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만족시킬 만한 목적으로만 글을 쓰면 진정한 자기 모습을 잃는다”며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글쓰기가 훨씬 수월하다”고 강조한다. 글감 고르기부터 소설 뼈대 구성, 완성에 이르는 법을 100여 가지 예제로 풀어낸다. 글쓰기를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어휘 사용 관련 기술, 글 위에 운율과 리듬을 얻는 방법, 입체적 캐릭터와 스토리를 창조하는 방식 등을 제시한다.《위반하는 글쓰기》는 아마추어를 넘어 정식 작가가 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책이다. 20여 년간 출판 편집기획자로 일했으며 요리 에세이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인문분야 스테디셀러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등으로 유명한 강창래 작가가 ‘프로의 글쓰기 기술’을 안내한다. 저자는 글을 잘 쓰고 싶어 하는 이들이 현혹되기 쉬운 글쓰기 원칙과 통념을 ‘소문’이라 부른다. “지난날의 원칙에 얽매여 있다면 글을 잘 쓰기는 어렵다”며 ‘글 잘 쓰
“우리 회사를 알게 된 당신은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물론 우리는 당신이 누구인지 관심 없습니다. 우리는 직업 안정을 보장하지 않으며, 당신의 경력 개발에 도움이 될 어떤 프로그램도 제공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애플과 아마존, 테슬라 등으로 대표되는 ‘첨단 정보기술(IT)의 성지’ 실리콘밸리 기업들이다. 자유분방한 아이디어 산실로 여겨지는 실리콘밸리가 실제로는 업계 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서점가를 강타했다. 국내 최대 서점 교보문고에서 올 상반기 온라인 매출이 처음으로 오프라인 영업점 매출을 앞질렀다.교보문고가 8일 발표한 ‘2020년 상반기 도서 판매 동향 및 베스트셀러 분석’에 따르면 올 1~5월 채널별 도서 판매 비율은 모바일(33.4%)과 웹(22.9%)을 합친 온라인이 56.3%로 오프라인 매장(43.7%)보다 높았다. 온라인 채널 판매가 오프라인 영업점을 추월한 것은 교보문고가 온라인 매출 집계를 시작한 1997년 이후 처음이다. 온라인 판매 권수는 전년 동기에 비해 23.3% 증가한 반면 오프라인 영업점 판매 권수는 7.4% 감소했다. 전체 판매 권수는 8.6% 늘어났다.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17년 43.1%, 2018년 46.1%, 2019년 49.5% 등으로 매년 확대돼 왔으나 올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매장 방문 대신 모바일 또는 웹사이트를 통한 구매가 늘어나면서 증가세가 가팔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분야별 판매에서도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확인됐다. 코로나19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교 등교개학이 연기되면서 유아·아동·초등학습 분야 도서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온라인 수업과 가정 학습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초등학습 분야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6.2% 늘었다. 과학 분야는 46% 증가했다. 아동 도서는 22.5%, 가정생활 관련 책도 16.2% 늘었다.‘집콕 생활’에 따른 독자들의 취향 변화도 확인됐다. 이른바 ‘확찐자’가 증가하면서 체중 감량과 운동 관련 도서 판매가 늘어났다. 다이어트 분야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48.3% 확대됐다. 운동&mid
“오프라 윈프리는 단순한 방송인이 아닙니다. 유명인이든 평범한 사람이든 똑같이 존중하며 인터뷰하죠. 그에겐 사람들의 내면을 보듬으며 지혜를 이끌어내는 힘이 있어요.” 오프라 윈프리의 신간 《언제나 길은 있다》를 번역한 안현모 씨는 지난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동시통역사인 안씨는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과 지난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인의 시 ‘꽃’의 앞부분이다. 만약 꽃이라 부른 존재를 그냥 지나치거나 밟아버린다면, 꽃이라 불린 존재는 어떤 심정일까. 꽃이 아니라 잡초나 쓰레기라 명명돼 사람의 손에 의해 땅에서 뜯겨 생명을 잃는다면 그는 꽃이되 꽃이 아닐 것이다. 말과 글 역...
문화체육관광부가 수도권 지역 공공시설 운영을 29일 오후 6시부터 6월 14일까지 중단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에 따른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서울·덕수궁·과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어린이청소년도서관, 국립한글박물관 등 9개 소속 박물관·미술관·도서관이 휴관한다. 국립중앙극장과 국립국악원 서울본원, 정동극장, 명동예술극장 등 4개 국립공연기관도 당분간 문을 닫는다. 국립극단,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현대무용단, 국립합창단, 서울예술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등 7개 국립예술단체 공연도 중단한다.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수도권 국립문화예술시설의 재개관과 국립예술단체의 공연 재개 여부는 코로나19 확산 움직임에 따라 중대본과 협의할 예정이다. 수도권 이외의 지역은 ‘생할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휴관 없이 운영된다. 문체부는 지난 6일부터 제한적 관람을 전제로 일부 시설을 부분 재개관했다. 거리 유지(1~2m)가 가능한 범위에서 개인 관람만 허용한다. 인원 제한과 분산을 위해 사전 예약제를 실시한다. 시간대별 관람 가능 인원을 비롯한 사전 예약 관련 안내는 각 시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시설 이용자의 발열검사, 개인 위생 체크, 이름과 연락처 등 정보 수집은 계속된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영미권과 유럽에선 과학사(科學史)가 독립된 학문 분야로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패러다임 이론’을 제시한 《과학혁명의 구조》를 쓴 토머스 쿤이 대표적인 과학사가다. 영국 역사학자 데이비드 우튼이 쓴 《과학이라는 발명》도 과학사를 다룬다. ‘1572년에서 1704년 사이에 태어나 오늘의 세계를 만든 과학에 관하여’란 부제에서 이 책의 주제를 알 수 있다. 1572년엔 덴마크의 천문학자 튀코 브라헤가...
5월 하늘빛이 코발트블루로 물들었다. 동해 바다빛 같다. 당장이라도 바깥으로 뛰어나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에게서 하늘과 바다와 길을 빼앗았다.‘집콕 생활’과 마스크에 지친 독자들에게 걷기와 달리기의 즐거움을 새로이 상상하게 하는 책이 잇달아 나왔다. 달리기의 희열에 가득 찬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와 한국의 구석구석 숨은 보석처럼 빛나는 길들을 도보로 여행하는 사람의 에세이, 중년 갱년기에 시달리다가 90대 마라토너를 우연히 알게 된 후 다시 두 다리로 땅을 박차는 사람의 ‘인터뷰 일기’ 등이다.《달리기가 나에게 알려준 것들》은 세 번의 사고로 무너진 몸 때문에 스스로와 세상을 원망하다가 달리기로 새 삶을 찾은 오세진 작가의 이야기다. 저자는 ‘달알못(달리기를 알지 못하는 사람)’에서 마라톤 풀코스를 뛰고, 고비사막 250㎞를 완주하는 철인으로 변모했다. 어제의 나보다 한 걸음이라도 더 움직인 자신을 응원하며,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나답게 행복을 누리고 싶은 사람들에게 달리기의 기쁨을 알려준다.저자는 “달리기는 신발을 신고 나가기까지가 제일 힘들다”며 “막상 나가서 몸을 움직이다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고 말한다. 또 “그냥 하는 게 제일”이라며 달리기를 꺼리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민다.《걷는자의 기쁨》은 자유여행을 즐기는 박성기 작가가 달마고도, 덕산기계곡, 울진 십이령길, 포항 내연산, 태백 함백산, 태안 바람길 등 도보여행을 떠났던 35곳을 소개한다. 그는 “길에는 이야기가 있고, 이야기꾼을 만나면 객주처럼,
2013년 《21세기 자본》을 통해 세계 소득 불평등 담론에 불을 붙였던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사진)의 새 책 《자본과 이데올로기》가 출간됐다. 전작이 자본주의에 내재된 불평등에 경제학적으로 접근했다면, 이 책은 역사와 정치, 사회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불평등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주력한다. 저자는 “불평등은 이데올로기적이고 정치적”이라고 주장한다. 사회의 지배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세력 균형에 따라 불평...
페라리는 세계적인 슈퍼카 브랜드다. 페라리를 타고 레이싱을 즐기는 글로벌 부호들의 모습부터 떠오른다. 그런데 만약 ‘기업 페라리’의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 현금흐름 등이 담긴 재무제표를 사람들에게 보여준다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가치투자 연구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애스워드 다모다란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의 신작 《내러티브 앤 넘버스》에 등장하는 예시다. 저자에 따르면 세상 사람들은 ‘스토리텔러...
여기 두 질병이 있다. 하나는 외부 세균에 감염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몸의 내부 면역체계가 교란돼 스스로 파괴되는 것이다. 경로는 전혀 다르지만 결말은 똑같다. 죽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세균과 면역을 각각 다룬 신간들이 나왔다. 《공기의 연금술》로 유명한 과학분야 저술가 토머스 헤이거의 《감염의 전장에서》와 뉴욕타임스 과학전문기자 출신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맷 릭텔의 《우아한 ...
“한민족의 해양사는 그동안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과거 역사라 하면 여전히 조선시대만 떠올리니까요. 그 때문에 고구려 광개토태왕의 해양활동도, 장보고와 최치원으로 대표되는 통일신라시대의 해양 인적·물적 교류도, 고려와 아라비아 상인들 간 해양 무역의 역사 등도 제대로 연구되지 않고 있어요. 우린 해양민족입니다.”해양사학자이자 고구려 연구 전문가인 윤명철 동국대 명예교수(사진)는 지난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윤 교수는 이달 초 출간한 《한민족 해양활동 이야기 1·2》(수동예림)에서 바다를 무대로 펼쳐졌던 우리 민족의 역사적 활약상을 소개했다. 1권은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 2권은 고려시대부터 근대까지를 다뤘다.윤 교수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바다를 동해·황해·남해라고 부르는 대신 ‘동아지중해(東亞地中海)’란 용어를 쓴다. 한반도를 중심축으로 동아시아 해양 역학을 새롭게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그는 “역사를 중국 대륙을 중심으로만 해석했기 때문에 자연히 한반도가 속한 해양마저도 중국을 기준으로 보고 있다”며 “이 때문에 동아시아 해양에서 벌어지는 각종 영토 분쟁, 역사와 경제적 갈등을 우리 고유의 관점으로 해석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윤 교수가 가장 강조한 부분은 삼국시대의 해양정책이다. 그는 “고구려는 육지에선 영토 팽창을, 해양에선 활발한 물류정책을 펼쳤다”며 “고구려를 단순히 땅 위의 기마민족이라고만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설명했다. 또 “백제와 신라, 가야는 바다 건너 일본과 끊임없이 전쟁과 교류를
‘성격심리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미국 심리학자 고든 올포트를 대표하는 저서가 번역됐다. 《편견: 사회심리학으로 본 편견의 뿌리(원제 ‘The Nature of Prejudice’)》다. 성격심리학은 인간의 성격을 파악하면서 개인과 가족 간 관계, 사회 현상과 역사 등을 폭넓게 분석하는 학문이다.이 책의 초판은 1954년 나왔다. 이번에 출간된 번역본은 미국에서 초판 25주년을 맞이해 1979년 나온 개정판이 원본이다. 올포트는 편견 이론의 권위자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은 동서고금과 지역을 막론하고 언제나 존재해온 타자에 대한 적개심과 편향성을 논한다. 책이 세상에 나온 지 반세기가 넘었지만 여전히 사회과학 분야에서 최고의 명저로 꼽힌다.저자는 편견을 “충분한 근거 없이 다른 사람을 나쁘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잘못된 일반화에 근거해 어떤 집단과 그 구성원에 대해 지니는 적대적 태도와 감정이다.편견의 형태는 크게 세 가지다. 적대적인 말, 차별적 행위, 물리적 공격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편견을 적대적인 말로 표현하는 데 그친다. “그 사람들은 너무 돈에 집착해” “그 동네는 더럽고 위험해서 밤에 거리를 나다닐 수가 없어” 등이다. 편견의 언어가 일상이 되면 ‘그 사람’과 ‘그 동네’에 대한 차별적 행위에 나서게 된다. 이 같은 편견은 훗날 이유 없는 증오로 연결돼 크나큰 비극을 낳는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테러가 대표적이다.저자는 편견을 ‘성격화된 편견’과 ‘동조 편견’으로 구분한다. 성격화된 편견을 지닌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소수 집단에 대한 자신의 편견을 바꾸지 않는다. 가
“자신은 실용주의자라서 사상 따위에 영향받지 않는다고 자처하는 사람은 대개 어느 죽은 경제학자의 노예다. 하늘의 계시를 듣는다는 미치광이 권력자들도 몇 년 전에 어느 학자가 끄적거려 놓은 글에서 자신의 망상을 뽑아낸다.” 2019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부부 경제학자 아비지트 배너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와 에스테르 뒤플로 MIT 경제학과 교수가 펴낸 신간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에서 인용한 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가장 빠르게 연결되도록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개인화된 쇼핑경험을 서비스한다.”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슬로건이다. 단 한 줄로 아마존의 주력 업무를 설명한다. 브랜드 메이킹 전문가인 조연심 MU그룹 대표 겸 엄마마켓연구소 소장은 신간《퍼스널 브랜딩에도 공식이 있다》(힘찬북스, 328쪽, 1만6000원)에서 이를 ‘원샷 메시지’라 정의한다. 저자는 “누구나 처음은 있고 누구나 빈 페이지에서 시작한다”며 “마케팅에서 셀링 포인트를 정리할 때 사용하는 용어 즉, 특징(Feature), 장점(Advantage), 이익(Benefit)을 활용하라”고 강조한다. ‘FAB’를 통해 기업과 개인 모두 자신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더욱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개인과 기업이 브랜드가 된다는 것은 자신의 비전과 강점을 비롯한 모든 것이 표현되고 이것이 그대로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최근 국내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 중 열에 네 권은 번역서다. 독자들은 책의 작가와 번역가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누가 그 많은 책들을 수입해 오는지에 대해선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김희순 에릭양 대표(사진)는 해외에서 책을 가져오는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한다. “훌륭한 해외 작가를 훌륭한 출판사와 연결시키는 게 제 일입니다. B2B(기업 간 거래)라 일반 독자들에겐 알려질 일이 거의 없죠.” 김 대표는 자신의 업무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이 짧은 답변 안엔 많은 팩트가 숨겨져 있다. 에릭양은 1995년 설립됐다. 해리포터 시리즈, 스티브 잡스 자서전 등 굵직한 베스트셀러들이 에릭양을 거쳐 수입됐다. 90여개국의 5000여개 출판사와 계약을 맺었으며, 누적 계약 책은 5만여 권에 달한다. 2006년엔 중국 지사도 세웠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수입한 책을 일렬로 세우면 지구 한 바퀴는 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판 에이전시 업계는 저자와 직접 함께 일하는 프라이머리 에이전시, 저자를 대표해 해외 각국과 계약을 맺는 서브 에이전시로 구분된다. 한국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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