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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서울 전역에 경계경보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북한이 추가 발사를 예고하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긴박한 상황에서는 외교적 해법이 최우선으로 고려된다. 한 치의 양보도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갈등을 최소한으로 노출한 채 사건을 봉합하는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 제작사들은 비밀리에 벌어지는 이런 과정에 오래전부터 관심을 기울여왔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최근 공개한 오리지널 시리즈 ‘외교관’은 복잡한 국제 정치 이야기를 한 명의 여성 외교관을 중심으로 풀어내는 드라마다. 실제 국제 정세를 결합해 몰입도를 높이면서 드라마적 요소를 적절히 활용했다. ‘웨스트 윙’ ‘홈랜드’ 등 미국 유명 정치 드라마를 쓴 데버라 칸이 제작에 참여하면서 공개 전부터 눈길을 끌었던 작품이다. 시리즈는 이란 해역을 항해하던 영국 항공모함이 피격당하면서 시작된다. 영국 장병 41명이 희생됐다. 이란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사건 해결을 위해 케이트(케리 러셀 분)가 갑자기 주영 미국 대사로 투입된다. 케이트는 공격 주체를 이란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진실을 파헤친다. 작품 속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이란 관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 현실 정세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실제 국제 정치의 주요 이슈와 허구로 구성된 드라마적 요소가 탁월하게 결합했다는 점에서 감탄을 자아낸다. 비결은 제작진의 치열한 취재에 있다. 이들은 외교관은 물론 군사·정보 분야 전문가 등 60여 명을 2년에 걸쳐 취재하고, 국제 정치와 관련된 방대한 지식과 정보를 대본에 녹여냈다. 캐릭터도 매력적이다. 케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다. 대체로 둘 사이의 갈등과 상처를 그린다. 그래야 현실적이니까. 접근 방식도 대체로 비슷하다. 서로의 면전에서 치열하게 다투고 울며불며 갈등을 고조시킨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플러스의 영화 ‘레이먼드 & 레이’는 다르다. 아버지와 아들들의 갈등을 다루지만 아버지는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영화는 죽은 아버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얽히고설킨 오해와 원망의 실타래를 고인의 묘지에서 풀어낸다. 가정폭력 트라우마 극복기의 매력에는 화려한 출연진이 한몫한다. 에단 호크와 이완 맥그리거가 각각 이복형제 레이와 레이먼드를 연기했다. 연출은 영화 ‘세레나’ ‘광야의 40일’ 등을 제작한 로드리고 가르시아 감독이 맡았다. 영화는 레이먼드(이완 맥그리거 분)가 수년 만에 이복형 레이(에단 호크 분)의 집을 찾아오며 시작된다. 레이먼드는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형 레이에게 전한다. 레이는 아버지가 죽었다는 사실을 듣고도 슬퍼하는 기색이 없다. 오히려 담담한 표정으로 아버지가 자살했는지 묻는다. 사연이 많은 가족의 인상을 단번에 알려주는 오프닝이다. 레이는 이복동생이 직접 찾아와 부고를 하는데도 장례식에 가지 않으려고 한다. 동생의 설득에 결국 이복형제는 고향으로 간다. 아버지의 유언은 고약했다. 그는 자신의 묫자리를 아들들에게 직접 파달라고 했다. 형제는 어쩔 수 없이 하루 종일 삽을 들고 무덤을 판다. 삽질하는 동안 가족의 겪은 숨은 사연이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아버지의 폭력적인 언사와 여성 편력 등으로 인해 상처받은 이야기들이다.
정치물은 미드(미국 드라마) 가운데서도 가장 인기 있는 장르다. '웨스트 윙' '홈랜드' '하우스 오브 카드' 등이 그랬다. 대중성 뿐 아니라 작품성도 잡은 덕분에 평단의 호평도 받았다. 이 계보를 이을 정치 미드가 넷플릭스에 올랐다. 지난달 공개된 '외교관'이다. 이 작품은 복잡한 국제 정치 이야기를 외교관 케이트를 중심으로 풀어낸다. 현실의 국제 정세를 결합시켜 몰입도를 높이면서도, 드라마적 요소를 적절히 활용해 재미를 더했다. '외교관'은 공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웨스트 윙' '홈랜드' 등을 썼던 데버라 칸이 제작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크레에이터·쇼러너·총괄 프로듀서 역할을 맡았다. 이야기는 영국 항공모함이 이란 해역을 항해하던 중 공격을 받고 폭발하면서 시작된다. 이로 인해 41명의 영국 장병이 희생된다. 이란이 공격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케이트(케리 러셀)는 이 사건 해결을 위해 갑자기 주영 미국 대사로 투입된다. 케이트는 이 공격을 누가 했는지 밝혀내야 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물론 미국과 영국과의 전략적 동맹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 과정에서 케이트는 이란의 소행이 아니라고 여기게 되고,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다. 작품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미국과 이란과의 관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 현실 정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실제 국제 정치의 주요 이슈와 상상력이 가미된 드라마적 요소가 탁월하게 결합했다는 점에서 감탄을 자아낸다. 비결은 제작진의 치열한 취재에 있다. 이들은 외교관은 물론 군사·정보 분야 전문가 등 60여명을 2년에 걸쳐 취재하고, 국제 정치와 관련된 방대한 지식과 정보를
미국 출신 제임스 그레이 감독(1969~)은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들어 왔다. ‘투 러버스’부터 ‘이민자’ ‘잃어버린 도시 Z’ ‘아마겟돈 타임’까지 인기작을 꾸준히 찍었다. 국내외 관객은 물론 평단에서도 호평받고 있다.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러시아계 유대인이다. 어렸을 때 그림을 좋아했지만, 10대가 되면서 영화의 매력에 빠졌다. 이후 서던캘리포니아대 영화과에 진학했으며, 24세에 감독으로 데뷔했다. 데뷔작 ‘비열한 거리’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데뷔와 동시에 이름을 널리 알린 그레이 감독. 그는 초반엔 ‘더 야드’(2000), ‘위 오운 더 나잇’(2007) 등 범죄 영화를 주로 만들었다. 그러다 멜로 영화 ‘투 러버스’(2008)부터 다양한 장르로 확장해 나가기 시작했다. 시대극 ‘이민자’(2013), 영화사에 길이 남은 앨프레드 히치콕 감독에 대해 다룬 다큐멘터리 ‘히치콕 트뤼포’(2016), 모험을 떠나는 내용을 그린 ‘잃어버린 도시 Z’(2017),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아마겟돈 타임’(2022) 등을 찍었다.그는 감각적이면서도 고전적인 느낌을 주는 연출로 관객에게 묘한 매력을 선사한다. 호아킨 피닉스, 로버트 패틴슨 등 유명 배우들도 그레이 감독의 작품에서 대거 만날 수 있다.김희경 기자
영화 '오래된 참나무'. 올해로 76주년을 맞은 칸 국제영화제가 16일 화려한 막을 올렸다.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제'라는 명성을 증명이나 하듯이 세계적인 거장들이 총출동한다. 86세의 노익장을 자랑하는 영국 출신의 켄 로치 감독부터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일본 출신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까지 칸을 찾는다. 과연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누가 차지할까. '칸 국제영화제 관전 포인트 3'를 뽑아봤다. ①거장들의 승부… 켄 로치 VS 고레에다 히로카즈 이번 영화제에 참여한 감독들 중엔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감독이 다섯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올해 가장 눈여겨 볼 인물은 로치 감독과 고레에다 감독이다. 로치 감독은 2번, 고레에다 감독은 1번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특히 노장 로치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 여부가 관건이다. 그가 경쟁 부문에 진출한 건 이번이 15번째이다. 로치 감독의 출품작 '오래된 참나무'는 영국 북동부의 쇠락한 광산마을에 시리아 난민이 들어오며 벌어지는 상황을 그렸다. 이곳의 술집 주인과 시리아 난민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정을 쌓아간다. 로치 감독은 오랫동안 난민, 노동자 등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큰 호평을 받아 왔다. '나, 다니엘 브레이크'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내비게이터' 등이 대표적이다. 영화 '괴물'. 고레에다 감독은 지난해 개봉한 한국 영화 '브로커'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작품으로 배우 송강호는 지난해 칸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번엔 '괴물'로 칸에 입성했다. 어린 아들의 이상한 행동에 의문을 품은 엄마가 아들의 학교에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을 담았다.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사카모토 류이치가 음악
영화 '잠'. 올해로 76주년을 맞은 칸 국제영화제가 16일 막을 올린다. 한국 영화는 경쟁 부문 진출에 실패했으나 비경쟁 부문에서 장편 5편과 단편 2편 총 7편을 선보인다. 비경쟁 부문 출품작은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 유재선 감독의 ‘잠’, 김창훈 감독의 ‘화란’ 등이다. ‘거미집’은 1970년대 영화의 결말을 다시 찍으려는 감독이 정부 검열, 배우들의 비협조에도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았다. 송강호가 주연을 맡았다. ‘잠’은 잠드는 순간 끔찍한 공포를 느낀 신혼부부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선균, 정유미가 출연한다. 영화 '거미집'.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소년 연규(홍사빈 분)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을 만나게 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작품들이 비경쟁 부문에서 수상할 가능성은 있다. 신인 감독에게 주어지는 황금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대상 등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감독주간 폐막작으로는 홍상수 감독의 ‘우리의 하루’가 선정됐다. 영화 '화란'. 켄 로치(출품작 ‘오래된 참나무’)·고레에다 히로카즈(‘괴물’) 등 세계적인 거장 감독들은 황금종려상을 두고 격돌을 펼친다. 독일 빔 벤더스 감독의 ‘완벽한 날들’, 이탈리아 난니 모레티 감독의 ‘보다 밝은 내일’, 튀르키예 누리 빌게 제일란 감독의 ‘마른 풀잎들에 관하여’도 경쟁 부문에 진출한다. 영화제는 27일까지.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칸 국제영화제는 특별히 총애하는 주제가 있다. 전쟁도 그렇고 인종 차별이나 빈부격차 같은 계층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에서도 칸의 선호가 드러난다.17일 개봉하는 ‘슬픔의 삼각형’도 지난해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차지했다. ‘크루즈판 기생충’이라는 평가 속에 계층 간 문제를 통렬한 풍자로 파고든 영화다. 다른 점이 있다면 호화로운 선박을 무대로 삼았다는 것이다. 예상하기 힘든 전개와 실소가 나올 만큼 코믹한 상황들이 매력적인 작품이다.영화를 감독한 스웨덴 출신의 루벤 외스틀룬드는 ‘더 스퀘어’로 2017년에도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야기꾼이다. 이번 영화엔 ‘마티아스와 막심’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가재가 노래하는 곳’ 등에 출연해 많은 인기를 얻은 해리스 디킨슨이 출연했다.오프닝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영화다. 오디션을 보려고 남자 모델이 잔뜩 모여 있는데 모두 상반신을 벗고 있다. 모델들이 인터뷰하는 장면이 영화의 시작이다. 카메라를 앞에 둔 모델들은 언급되는 패션 브랜드에 따라 표정을 달리 지어 보인다. 고급 브랜드 모델 역할을 해볼 때는 카리스마 있게 상대를 압도하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저렴한 브랜드에서는 가볍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한다. 감독은 모델들의 표정 변화만으로 단숨에 부의 차이와 계층의 문제를 걸고넘어진다.영화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1부는 모델 커플인 칼(해리스 디킨슨)과 여자친구 야야의 이야기를 그린다. 야야는 칼보다 돈을 더 잘 벌지만 밥값을 내는 건 남자인 칼에게 자주
올해로 76주년을 맞은 칸 국제영화제가 16일 막을 올린다. 한국 영화는 경쟁 부문 진출에 실패했으나 비경쟁 부문에서 장편 5편과 단편 2편 총 7편을 선보인다. 비경쟁 부문 출품작은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 유재선 감독의 ‘잠’, 김창훈 감독의 ‘화란’ 등이다. ‘거미집’은 1970년대 영화의 결말을 다시 찍으려는 감독이 정부 검열, 배우들의 비협조에도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았다. 송강호가 주연을 맡았다. ‘잠’은 잠드는 순간 끔찍한 공포를 느낀 신혼부부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선균, 정유미가 출연한다.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소년 연규(홍사빈 분)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을 만나게 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작품들이 비경쟁 부문에서 수상할 가능성은 있다. 신인 감독에게 주어지는 황금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대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감독주간 폐막작으로는 홍상수 감독의 ‘우리의 하루’가 선정됐다. 켄 로치(출품작 ‘오래된 참나무’), 고레에다 히로카즈(‘괴물’) 등 세계적인 거장 감독들은 황금종려상을 두고 격돌을 펼친다. 영화제는 27일까지.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뮤지컬 작품 속에 나온 음식, 또는 뮤지컬에서 영감을 받은 음식을 실제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나와 뮤지컬 애호가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뮤지컬 스토리텔링 레스토랑 '몽드샬롯'의 프로그램이다. 몽드샬롯은 지난해 12월 설립됐다.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뮤지컬 전용 극장 샤롯데씨어터에 오르는 주요 작품들을 테마로 한 음식들을 코스로 선보이고 있다. 오픈 후 첫 테마는 뮤지컬 '스위니토드'였다. 대부분의 회차가 매진됐으며, 주말에도 평균 점유율 90%를 기록했다. 지난달부턴 '오페라의 유령'을 테마로 운영하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은 13년만에 한국어 공연을 올려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조승우, 최재림, 김주택, 전동석 등 국내 최정상급 캐스팅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몽드샬롯이 선보이는 '오페라의 유령' 테마 코스는 흥미진진한 원작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다채로운 요리로 구성됐다. 음식과 식기부터 작은 소품, 식자재까지 작품의 분위기를 담았다. 음식을 먹을 땐 스토리텔러의 공연 이야기를 함께 들을 수 있다. 이번 테마는 시즌제로 운영된다. 샤롯데씨어터에 작품이 오르는 7월까지 첫 번째 시즌이 진행된다. 개막 이후엔 전면 리뉴얼된 두 번째 시즌이 진행된다. 두 시즌 모두 '오페라의 유령'을 테마로 하는 것은 같지만, 완전히 다른 요리와 스토리텔링을 제공한다. 윤세인 롯데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팀장은 "'오페라의 유령'은 2001년 첫 한국 공연 이후 20년간 다섯 시즌 밖에 공연되지 않은 희소성이 높은 작품"이라며 "몽드샬롯을 찾으면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이 작품을 음식으로 먼저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
다큐드라마 ‘미켈란젤로’. 넷플릭스 제공 “나는 대리석을 조각하며 터득한 기술을 그림에 쏟아붓기로 결심했어. 몸통과 힘줄, 근육으로 천장을 전부 채워서 기적이라고 할만한 작품을 그릴 계획을 세웠지.”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가 ‘천지창조’를 그리기 전 이렇게 말합니다. ‘천지창조’는 로마 바티칸 시국의 시스티나 성당에 그려진 천장화입니다. 미켈란젤로는 높은 천장에 매달려 홀로 무려 340명을 그려 넣으며, 미술사에 길이남을 명작을 탄생시켰습니다. 다큐드라마 ‘미켈란젤로’는 위대한 화가 미켈란젤로(1475~1564)의 삶과 명작의 탄생 순간을 생생하게 재현한 작품입니다. 내레이션 기반의 다큐멘터리이면서도 배우가 출연해 연기를 하는 드라마적 구성을 띠고 있습니다. 엠마누엘 임부치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엔리코 로 베르소가 미켈란젤로를 연기했습니다. 이탈리아 작품으로 2021년 개봉했습니다. 지난 1월부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도 제공되고 있습니다. 작품에선 미켈란젤로의 끈질긴 집념으로 탄생한 명작들의 파노라마가 화면 가득 펼쳐집니다. 조각 ‘피에타’ ‘다비드’부터 명화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까지 다양한 그의 작품들을 클로즈업하고 여러 각도로 비추기 때문에 더욱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천지창조’가 그려진 시스티나 성당. 다큐의 기본이 되는 내레이션 설정부터 독특합니다. 배우 이바노 마레스코티가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이자 미술사가로 유명한 조르조 바사리 역을 맡아 직접 내레이션을 합니다. 즉, 바사리가 미켈란젤로의 이야기를 설명해 주는 컨셉트입니다. 다큐에서 가장 부각되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칸 국제영화제는 특별히 총애하는 주제가 있다. 전쟁도 그렇고 인종 차별이나 빈부격차 같은 계층 문제도 관심이 많다.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에서도 칸의 선호가 드러난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슬픔의 삼각형’도 지난해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차지했다. ‘크루즈판 기생충’이라는 평가 속에 계층간 문제를 통렬한 풍자로 파고든 영화다. 다른 점이 있다면 호화로운 선박을 무대로 삼았다는 것이다. 예상하기 힘든 전개와 실소가 나올 만큼 코믹한 상황들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영화를 감독한 스웨덴 출신의 루벤 외스틀룬드는 ‘더 스퀘어’로 2017년에도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야기꾼이다. 이번 영화엔 ‘마티아스와 막심’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가재가 노래하는 곳’ 등으로 많은 인기를 얻은 해리스 딕킨슨가 출연했다. 오프닝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영화다. 오디션을 보려고 남자 모델들이 잔뜩 모여있는데 모두들 상반신을 벗고 있다. 모델들이 인터뷰를 하는 장면이 영화의 시작이다. 카메라를 앞에 둔 모델들은 언급되는 패션 브랜드에 따라 표정을 달리 지어 보인다. 고급 브랜드 모델 역할을 해 볼 때는 카리스마 있게 상대를 압도하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저렴한 브랜드에서는 가볍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한다. 감독은 모델들의 표정을 변화만으로 단숨에 부의 차이와 계층의 문제를 짚어낸다. 영화는 크게 3개 부분으로 나뉜다. 1부는 모델 커플인 칼(해리스 딕킨슨)과 여자친구 야야의 이야기를 그린다. 야야는 칼보다 돈을 더 잘 벌지만 밥값을 내는 건 남자인 칼에게 자주 미룬다. 이로 인해 두 사람은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다. 대체로 둘 사이의 갈등과 상처를 그린다. 그래야 현실적이니까. 접근 방식도 대체로 비슷하다. 서로의 면전에서 치열하게 다투고 울며불며 갈등을 고조시킨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플러스의 영화 ‘레이먼드 앤드 레이’는 다르다. 아버지와 아들들의 갈등을 다루지만 아버지는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영화는 죽은 아버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얽히고 설킨 오해와 원망의 실타래를 고인의 묘지에서 풀어낸다. 가정폭력 트라우마 극복기의 매력에는 화려한 출연진이 한 몫한다. 에단 호크와 이완 맥그리거가 각각 이복 형제 레이와 레이먼드를 연기했다. 연출은 영화 ‘세레나’ ‘광야의 40일’ 등을 만든 로드리고 가르시아 감독이 맡았다. 영화는 레이먼드(이완 맥그리거)가 수년 만에 이복 형 레이(에단 호크)의 집을 수년 만에 찾아오며 시작된다. 레이먼드는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형 레이에게 전한다. 레이는 아버지가 죽었다는 사실을 듣고도 슬퍼하는 기색이 없다. 오히려 담담한 표정으로 아버지가 자살했는지 묻는다. 사연이 많은 가족의 인상을 단번에 알려주는 오프닝이다. 레이는 이복 동생이 직접 찾아와 부고를 하는데도 장례식에 가지 않으려고 한다. 동생의 설득에 결국 이복 형제는 고향으로 간다. 아버지의 유언은 고약했다. 그는 자신의 묫자리를 아들들에게 직접 파달라고 했다. 형제는 어쩔 수 없이 하루 종일 삽을 들고 무덤을 판다. 삽질을 하는 동안 가족의 겪은 숨은 사연들이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아버지의 폭력적인 언사와 여성 편력 등으로 인해 상처받
“요리 보고 조리 봐도 알 수 없는 둘리 둘리.” 대한민국 중장년층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아기공룡 캐릭터 ‘둘리’. 둘리가 올해로 탄생 40주년을 맞았다. 둘리가 처음 우리 곁을 찾아온 것은 1983년 만화잡지 4월호에서였다. 연재가 이어지며 인기가 높아졌고 마침내 애니메이션까지 제작되며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둘리의 ‘마흔 살’을 기념해 1996년 상영된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27년 만에 고화질 디지털로 복원됐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이다. 둘리 시리즈의 유일한 극장판으로, 과거 개봉 당시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한 작품이다. 원작자이자 영화의 연출을 맡은 김수정 작가 겸 감독(73·사진)은 8일 서울 CGV명동씨네라이브러리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소회가 남다르다고 했다.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닌데 지속적으로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과거 작업에 참여한 스태프 중 남아 있는 분이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열정을 추억하고 되살리는 기회가 된 것 같아 기쁩니다.”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김 작가는 집안 사정으로 어린 시절부터 생계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그림을 꾸준히 그리며 만화가의 꿈을 키웠다. 그러다 ‘초능력을 가진 아기공룡’이란 독특한 설정의 캐릭터 둘리를 내세워 꾸준한 관심을 얻었다. 비단 둘리뿐만 아니다. 국민 아버지 고길동부터 고씨 집안의 실세 아기 희동이, 방구석 슈퍼스타 마이콜까지 골고루 인기를 얻었다. 최근에도 온라인에서 다수의 캐릭터가 반복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특히 “어린 시절엔 둘리가 좋았는데 어른이 된 후엔 아버지 고길동에게 감정 이입하게
음악이 없는 영화는 앙꼬 빠진 찐방과 같다. 영화음악이 있기에 우리는 영화의 반짝이는 진가를 발견하고, 그 감동을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다. 영화 ‘시네마 천국’의 OST ‘Love Theme’를 들으면 필름이 돌아가는 장면, 스크린을 바라보던 소년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함께 떠오른다. ‘Moon River’를 들으면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환하게 웃던 오드리 헵번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이렇듯 수많은 명작엔 영화를 빛낸 음악이 있다. 연재 기획 ‘영화음악 세계로의 초대’는 영화 속에 숨겨진 영화음악의 세계로 안내한다. 사카모토 류이치부터 한스 짐머, 존 윌리엄스, 엔리오 모리꼬네까지 영화음악 거장들의 삶과 그들의 음악을 살펴본다. 영화 ‘마지막 황제’(1988),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2016), ‘남한산성’(2017)….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명작들이다. 이 작품들엔 공통점이 있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음악이 영화를 더욱 빛나게 했다는 점이다. 이 음악들을 만든 주인공은 지난 3월 7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일본 출신 영화음악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다. 서양 이름 표기 방식의 류이치 사카모토로도 잘 알려진 그는 전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음악가다. 사카모토의 음악이 없었다면, 그가 손 댄 40여편 영화의 감동은 반감됐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사카모토는 ‘Rain’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 등의 음악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직후 국내에선 사카모토의 음악 인생과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 (2018), ‘류이치 사카모토: 에이싱크’(2018)가 나란히 재개봉하기도 했다. 사카모토의 음악 인생은
화가 마르크 샤갈과 막스 에른스트 그리고 철학자 발터 벤야민과 한나 아렌트…. 이들 유대인은 독일 나치 정권의 표적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해받으며 도망 다닐 때 숨은 조력자가 있었다. 세계적 인도주의 기구인 국제구조위원회(IRC)다. IRC는 이들을 포함해 4000명이 넘는 난민의 망명을 도왔다. IRC의 시초가 된 긴급구조위원회(ERC)의 난민 구출 작전을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대서양을 건너는 사람들’(트랜스아틀란틱)이 최근 공개됐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줄리 오링거의 소설 가 원작이다. 드라마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 마르세유를 배경으로 한다. 나치 정권의 눈을 피해 난민들을 망명시키려는 작전이 펼쳐지는 곳이다. 난민 가운데는 샤갈, 에른스트, 벤야민 등 당대의 예술가와 철학자로 명성이 높은 인물들이 등장해 생동감을 높여준다. 이야기는 미국 자산가의 딸로 태어나 난민을 돕는 데 앞장서는 메리 제인 골드(길리언 제이컵스 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는 난민 여성에게 자신의 고급 옷을 벗어주고, 돈까지 쥐여줄 정도로 난민 구호에 열심이다. 제인 골드와 난민 구호자들의 활동은 한 편의 첩보 스릴러처럼 그려진다. 도망가는 곳마다 나치 병사들이 나타나 쑥대밭이 되고 만다. 혼신의 힘으로 도망치는 난민들과 이들을 돕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 역사적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예술가와 철학자 등의 탈출 과정은 비극을 극대화한다. 작품 초반에 등장하는 벤야민의 고통이 크게 다가온다. 인상적인 장면 중에는 난민들의 파티가 있다. 박해받는 예술가들이 모여 독특한 복장을 하고 왁자지껄 파티를 여는 모습은 비극적
거장 감독들의 작품엔 자신만의 확고한 스타일과 세계관이 담겨있다. 이는 탄탄한 팬덤을 만드는 기반이자 거장의 명성을 더욱 드높이는 동력이 된다. 영화 '로제타' '내일을 위한 시간' 등을 만든 벨기에 출신의 다르덴 형제 감독이 대표적이다. 형 장 피에르 다르덴 감독, 동생 뤽 다르덴 감독이 함께 만들어온 영화의 가장 큰 특성은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를 무너뜨린다는 점이다. 가상의 캐릭터와 이야기를 담았지만, 한 편의 다큐처럼 현실을 담은 사실주의적 경향을 띤다. 그리고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사회의 변화를 촉구한다. 지난 27일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토리와 로키타'엔 다르덴 형제의 스타일과 세계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영화는 유럽으로 이민 온 아이들이 처한 극한의 상황을 그린다. 실제 어린 이민자들의 하루하루를 카메라에 담은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생생하다. 전작들 못지않은 날카로운 시선과 통렬한 메시지도 돋보인다. '다르덴 형제' 영화 세계를 발전시키고 완성하는 또 다른 수작이다. 영화는 아프리카에서 벨기에로 건너온 어린 이민자들의 삶을 그린다. 서로 깊은 우정을 나누는 이민자 토리(파브로 실스)와 로키타(졸리 음분드)는 벨기에 체류증을 얻어 함께 살고자 한다. 하지만 이민자들인 이들에겐 그조차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가족들에게 보낼 돈도 마약 운반을 통해서나 벌 수 있고, 그렇게 번 돈조차 밀입국 브로커에게 모조리 빼앗기고 만다. 여성인 로키타는 이 과정에서 성착취까지 당한다. 그러다 체류증을 받는 게 더욱 어려워지자, 이들은 막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 다르덴
현존하는 세계 최고 오르가니스트로 꼽히는 올리비에 라트리의 내한공연이 6년 만에 열린다. 라트리는 오는 16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오르간 리사이틀을 진행한다. 바그너부터 리스트, 생상스 등 주요 음악가들의 명곡을 오르간 연주로 들려준다. 라트리는 1985년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최연소 오르가니스트로 발탁됐다. 이후 30년 동안 프랑스가 자랑하는 오르간 거장으로서 전 세계 무대를 누비고 있다. 이번 공연은 바그너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중 1막 서곡으로 시작된다. 이어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발췌곡(이신영 편곡), 프랑크의 '오르간을 위한 영웅적 소품', 비도르의 '오르간 교향곡 제 5번 바단조' 등 독일부터 프랑스까지 다채로운 오르간 음악을 선보인다. 앙코르 무대에선 즉흥연주도 즐길 수 있다. 라트리는 빼어난 즉흥연주로 정평이 나 있다. 2017년 내한 당시 그는 사전에 로비에서 관객들이 메모지에 적어낸 멜로디 중 '애국가'와 '카카오톡 알림'을 즉석에서 골라 연주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이탈리아 출신의 작곡가 움베르토 조르다노의 대표 오페라 '페도라'가 스크린에 가득 펼쳐진다. 페도라는 오는 16~27일 메가박스 센트럴, 코엑스, 분당 지점 등에서 상영된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이하 메트 오페라)가 지난 1월 올린 공연으로, 메트 오페라의 페도라를 선보인 건 25년 만이다. 페도라는 자신의 약혼자를 살해한 로리스 백작과 사랑에 빠지는 미망인 페도라 공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페도라 공주는 약혼자 블라드미로 백작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블라드미로 백작이 살해되고, 범인으로는 앞집에 살고 있는 로리스 백작이 지목된다. 페도라 공주는 자백을 이끌어 내기 위해 로리스 백작을 만난다. 그리고 마침내 블라드미로 백작의 죽음 뒤에 숨겨진 놀라운 진실을 알게 되고, 로리스 백작과 사랑에 빠진다. 페도라 공주 역은 소프라노 소냐 욘체바가 맡았다. 테너 표트르 베차와가는 로리스 백작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무대 세트도 눈여겨 봐야 한다. 오페라의 배경이 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궁전, 파리의 살롱, 스위스 알프스 등을 아름답고 섬세하게 구현해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영화계에선 형제 감독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코엔 형제, 루소 형제 등이 그렇고, 세계 최초의 영화 ‘열차의 도착’(1895)을 만든 뤼미에르 형제부터 그랬다. 오늘날의 대표적인 형제 감독으로는 다르덴 형제가 꼽힌다. 이들은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거장 감독이다. 형 장 피에르 다르덴(72) 감독, 동생 뤽 다르덴(69) 감독이 함께 27일 한국을 처음 찾았다. 다르덴 형제는 이날 개막한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참석해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한국에 처음 오게 돼 정말 기쁘다”며 “한국에 유명한 영화감독이 많아서 한국을 영화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한국에 대해 더 깊이 알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다르덴 형제는 ‘로제타’ ‘더 차일드’ ‘내일을 위한 시간’ ‘언노운 걸’ ‘소년 아메드’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다룬 영화를 만들어왔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날카로운 시선과 탁월한 통찰력으로 작품마다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알코올 중독 어머니와 살아가는 10대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로제타’가 2019년 개봉한 직후 벨기에에선 저소득 청년층을 돕는 ‘로제타 플랜’이 실시됐다. 다르덴 형제의 첫 내한은 신작 ‘토리와 로키타’가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이뤄졌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75주년 특별상을 받은 작품이다. 영화는 아프리카에서 벨기에로 건너온 어린 이민자들의 삶을 그린다. 서로 깊은 우정을 나누는 이민자 토리(파브로 실스)와 로키타(졸리 음분드)는 벨기에 체류증을 얻어 함께 살고자 한다. 하지만 이민자들인 이들에겐 그조차 쉽게 허락되지 않는
지난해 2월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를 불러 일으켰다. 러시아가 서방의 다양한 경제 제재안에 맞서,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무기로 활용한 것이다. 유럽연합(EU)로 향하는 자국산 가스를 실어나르는 송유관을 닫아버린 것이 대표적이다. 영국 경제전문매체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 전쟁 도중 총칼에 맞아 사망하는 군인보다 푸틴의 에너지 무기화로 사망하는 민간인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선 에너지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는 물론 인류사에서 에너지는 줄곧 국가간 경쟁의 주요 목적이자 무기가 됐다. 그리고 에너지 전쟁의 승패에 따라 인간들의 삶 또한 커다란 변화를 맞았다. 신간 는 에너지가 인류사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앞으로 인류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전망한다. 펜실베니아주립대 알투나캠퍼스에서 역사 및 환경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는 브라이언 블랙이 썼다. 제러드 다이이몬드는 인류사를 "가진 자과 갖지 못한 자 사이의 충돌의 역사"라고 정의했다. 이 책은 여기서 나아가 '에너지를 가진 자'와 '에너지를 갖지 못한 자' 사이의 충돌로 인류사를 바라본다. 인간의 최초 에너지원은 불이었다. 불을 사용하며 인간은 난방과 요리 등을 할 수 있게 됐다. 이후 에너지로 인해 인류사에 변화가 일어난 결정적인 계기는 '범선'의 출현이었다. 범선은 선체 위 돛이 바람을 받으면, 그 풍력으로 나아가는 배를 의미한다. 중국은 1400년대 처음으로 범선을 이용해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했다. 유럽의 탐험가들보다 먼저 인도와 아라비아를 탐험했고, 인도양의 국가들을 자국의 조공 체계
스포츠 영화에서 승부는 핵심 요소다. 인물들이 우여곡절 끝에 얻어낸 값진 승리는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그런데 26일 개봉하는 영화 ‘드림’은 승부 자체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 승부보다 새로운 도전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다양한 이유로 세상의 리그에서 밀려난 ‘낙오자’들이 모여 한바탕 멋진 낙오전을 펼치는 과정을 담는다. 그래서인지 쫄깃한 긴장감은 떨어지지만 그 이상의 값진 가치와 메시지를 담아낸다.작품은 영화 ‘극한직업’(2019)으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하고, 드라마 ‘멜로가 체질’로 많은 인기를 얻은 이병헌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배우 박서준, 아이유가 출연한다. 아이유는 “원래부터 감독님의 개그 코드를 좋아했다”며 “‘극한직업’이 TV에서 재방송될 때마다 영화를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2010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홈리스 월드컵 대회에 출전한 한국 팀 이야기다. 홈리스 월드컵은 오갈 데 없는 노숙자들의 자립 의지를 키우기 위해 마련된 국제축구대회다.‘드림’은 만능 2위인 프로 축구선수 출신 홍대(박서준 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는 물의를 일으키고 은퇴를 준비하던 중 어쩌다 홈리스 월드컵 출전팀의 감독을 맡게 된다.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 분)은 팀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오합지졸 선수들로 구성된 이 팀은 어설픈 솜씨에도 월드컵에 나가게 되고, 각국 선수들과 경합을 벌인다.스포츠 영화임에도 영화의 초점이 스포츠가 아니라 홈리스 이야기에 맞춰져 있다. 흥미진진한 스포츠물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다소 실망할 순 있
정치 드라마의 주인공은 십중팔구 남자였다. 저돌적 기세의 권력욕이 오로지 남성성을 통해서만 표현됐다. 주인공 역할만 남자라면 그나마 다행. 주변 인물까지 모조리 남자인 경우도 허다하다. 해외 작품들도 마찬가지다.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퀸메이커’는 다르다. 주요 배역이 모두 여성이다. 일반적인 정치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성별만 바꿨을 뿐인데도 참신하다. 남성 중심의 정치판이 여성에 의해 흔들리는 모습에 박진감이 느껴진다.드라마를 이끄는 배우는 김희애와 문소리다. 김희애는 은성그룹 오너가의 해결사 역할을 하는 전략기획실장 황도희로, 문소리는 여성 노동인권 변호사 오경숙으로 출연한다. 드라마는 황도희의 도움으로 오경숙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하는 내용이다. 이질적인 인생을 살아온 두 여성이 점차 서로를 이해하고 호흡을 맞춰가는 ‘워맨스’가 돋보인다.오경숙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TV 토론에서 코르셋을 갑자기 벗어 던지는 장면은 드라마의 백미 가운데 하나다. 여성의 틀을 깨고 진정한 정치인의 길로 들어서는 모습을 진정성 있게 드러내 주면서다. 주연뿐만 아니다. 은성그룹 회장을 맡은 서이숙, 3선 국회의원 역할의 진경 등 여러 여성 배우가 작품을 떠받치는 점도 인상적이다.드라마는 흥미진진하다. 서울시장 자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오경숙과 은성그룹 오너가 사위 백재민의 경합도, 자신의 후보가 당선되도록 지략싸움을 벌이는 황도희와 칼 윤(이경영 분)의 대립도 눈길을 끈다. 글로벌 인기 순위 7위, 한국 순위 1위에 오른 배경이다.다만 더욱 명확한 메시지를 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단조로운 선악 대결 구도에
"어쩌다 보니 한동안 슬픈 역할을 많이 제안 받았어요. 그러던 중 영화 '드림'으로 오랜만에 밝고 심플한 캐릭터를 연기할 기회가 생겨 기쁘고 반가웠습니다." 아이유(사진)는 오는 26일 개봉하는 영화 '드림'에서 '나의 아저씨' '브로커' 등 전작들과 전혀 다른 느낌의 캐릭터를 연기한다. 열정 없는 다큐멘터리 PD 소민 역으로, 웃는 얼굴로 할 말을 다 하는 솔직한 성격을 가진 인물이다. 소민은 홈리스 국가대표팀 선수들과 팀 감독을 맡은 홍대(박서준 분)과 티격태격하면서도, 그들의 성장을 카메라에 생생하게 담아낸다. 아이유는 최근 화상 인터뷰를 갖고 "당시 밝고 사연 없는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컸다"며 "그래서 소민이라는 캐릭터에 더욱 눈길이 가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드림'은 '극한직업'(2019)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하고, 드라마 '멜로가 체질'로 많은 인기를 얻은 이병헌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원래부터 이병헌 감독님의 개그코드를 좋아했어요. '극한직업'은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라 재방송이 많이 됐는데, 그때마다 보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됐죠. 또 감독님께서 '멜로가 체질' 대본집을 선물로 주셔서 재밌게 읽었어요." 영화는 2010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홈리스 월드컵 대회에 출전한 한국 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홈리스 월드컵은 홈리스의 자립 의지를 키우고 부정적 사회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된 국제축구대회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의식과 취지가 좋았어요. 여러 선배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멀티캐스팅 영화라는 점도 끌렸죠. 현장에서 선배님
정치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은 항상 남성이었다. 정치인도, 정치인을 보좌하는 인물도 모두 남성으로 그려졌다. 국내는 물론 해외 작품에서도 불문율처럼 여겨지던 일이었다. 그런데 지난 14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물 '퀸메이커'는 이 공식을 깨고 주요 배역을 모두 여성으로 내세웠다. 성별만 바꿨을 뿐인데 참신하게 다가온다. 이야기 자체는 일반 정치 드라마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정치판을 뒤흔드는 여성 캐릭터들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해외에서도 '새롭게 하기' 전략이 통하고 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지난 10∼16일 ‘퀸메이커’의 시청 시간은 1587만시간으로 비영어권 TV 부문 1위를 기록했다. 드라마를 이끄는 주역은 배우 김희애와 문소리다. 김희애는 은성그룹의 해결사 역할을 하던 전략기획실장 황도희 역을 맡았다. 도희는 어느 날 그룹 오너 손영심(서이숙 분) 회장의 사위인 백재민(류수영 분)의 성폭력으로 여성 비서가 세상을 떠나자 큰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정의의 코뿔소'로 불리는 여성 노동인권 변호사 오경숙을 만나 서울 시장에 출마시킨다. 오경숙 역은 문소리가 연기한다. 가장 약세 후보로 꼽혔던 오경숙이 황도희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과정은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극과 극의 삶을 살아온 황도희와 오경숙이 점차 서로를 이해하고 호흡을 맞춰가는 '워맨스'도 돋보인다. 두 인물뿐 아니라 손영심 회장을 맡은 서이숙, 3선에 빛나는 여성 국회의원 서민정 역을 연기한 진경 등 여러 여성 캐릭터가 작품 전체를 떠받치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들의 활약으로 이야기는 더욱 생동감 있게 느껴진다. 오경숙이 TV토론 도중 코르셋을 벗어 던지는 장
2020년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로 큰 사랑을 받은 배우 박서준(사진). 그는 의도치 않게 긴 공백기를 가졌다. 팬데믹의 영향 등으로 일부 예능을 제외한 작품들의 공개가 모조리 늦어진 탓이다. 특히 스크린 공백기가 길어졌다. 2019년 영화 '사자' 이후 관객과 만날 수 없었다. 그런 그가 4년만에 이병헌 감독의 신작 '드림'으로 돌아온다. 박서준은 18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나 "4년만에 개봉을 하는 거라 걱정도 되지만 엄청 설렌다"고 말했다. "작품으로 많은 관객들을 만나며 얻는 에너지가 있잖아요. 오랜만에 그걸 느끼게 돼 기쁩니다." 박서준은 '이태원 클라쓰' 이후 끊임없이 촬영을 했지만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 슬럼프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촬영은 많이 했는데 세상에 나온 게 없으니까 정체된 느낌이 들었어요. 호평이든 혹평이든 계속 들어야 일을 해나가는 의미가 있잖아요. 그런데 몇 년동안 보여줄 수 없다보니 일을 하는 이유를 잃어가는 느낌이었어요. 그래도 '나라도'라는 생각에 혼자 극장을 찾으며 극복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결과물들이 올해 잇달아 공개된다. '드림'을 시작으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더마블스', 넷플릭스 시리즈물 '경성 크리처'까지 나온다. 첫 스타트선은 오는 26일 '드림'이 끊는다. 이 작품에서 박서준은 축구선수 홍대 역을 맡았다. 홍대는 물의를 일으키고 선수 생활을 접게 된 후, 어쩌다 홈리스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의 감독이 된다. '홈리스'는 집 없이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홈리스 월드컵은 홈리스의 자립 의지를 키
스포츠 영화에서 승부는 핵심 요소다. 인물들이 우여곡절 끝에 얻어낸 값진 승리는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그런데 오는 26일 개봉하는 영화 '드림'은 승부 자체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 승부보다 새로운 도전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다양한 이유로 세상의 리그에서 밀려난 '낙오자'들이 모여 한바탕 멋진 낙오전을 펼치는 과정을 담는다. 그래서인지 쫄깃한 긴장감은 떨어지지만, 그 이상의 값진 가치와 메시지를 담아낸다. 이 작품은 영화 '극한직업'(2019)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하고, 드라마 '멜로가 체질'로 많은 인기를 얻은 이병헌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배우 박서준, 아이유가 출연한다. 영화는 실제 2010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홈리스 월드컵 대회에 출전한 한국 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홈리스'는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홈리스 월드컵은 홈리스의 자립 의지를 키우고 부정적 사회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된 국제축구대회다. 이야기는 만능 2위인 프로 축구선수 출신 홍대(박서준 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는 물의를 일으키고 은퇴를 준비하던 중, 어쩌다 홈리스 월드컵 출전팀의 감독을 맡게 된다.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 분)은 팀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오합지졸 선수들로 구성된 이 팀은 어설픈 솜씨에도 월드컵에 나가게 되고, 각국 선수들과 경합을 벌인다. 스포츠 영화임에도 영화의 초점은 스포츠가 아닌, 홈리스 이야기에 맞춰져 있다. 흥미진진한 스포츠물을 기대한 관객 입장에선 다소 실망할 순 있다.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이 감독이 장르와 형식이 아닌 사회적 메시지에 집중하고
숫자 ‘4’를 뜻하는 그리스어 접두사(테트라)와 인기 스포츠 ‘테니스’를 더해서 만든 이름. 네 개의 정사각형으로 만들어진 조각들을 끼워서 맞추는 게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아류작을 낳았고, 가장 많이 팔린 게임 2위에 오른 전설의 히트작. 바로 테트리스다. 밋밋하기 이를 데 없는 규칙 하나로 수십 년간 지구촌 전자오락 시장을 군림한 테트리스가 영화로 나왔다.지난달 31일 공개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플러스의 영화 ‘테트리스’다. 영화는 테트리스 게임이 어떻게 세계적으로 확산했는지 그 과정을 그린다. 연출은 영화 ‘카스’ ‘필스’ ‘스탠&올리’ 등을 만든 존 S 베어드 감독이 맡았다. 태런 에저튼이 테트리스를 유통하려는 게임 판매담당 로저스 역할을 연기했다.영화는 1988년 로저스가 테트리스 게임을 우연히 접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게임의 매력에 빠진 로저스는 판권을 확보하기 위해 소련으로 간다. 게임 발명자 알렉세이 파지트노프의 뜻과 무관하게 국가 소유가 됐기 때문이다. 냉전시대에 소련의 제품을 자유세계에 판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었을까.영화는 게임의 탄생 과정을 조명하지 않는다. 세계 유통망을 확보하는 과정에 오롯이 집중한다. 테트리스의 가치를 알아본 사람은 로저스뿐만이 아니었다. 여러 사업자가 소련 정부에 물밑 작업을 하면서 경쟁은 달아오른다.영화는 누구나 다 아는 세계적 게임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초반부터 친근하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러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유통 이야기를 담아내 호기심을 자극한다. 게임 이미지와 장면을 영화 곳곳에 배치해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다양한 인물
영화계에선 형제, 자매 감독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세계 최초의 영화 ‘열차의 도착’(1895)을 제작한 뤼미에르 형제부터 그랬다. 오늘날 대표적인 형제 감독으로는 다르덴 형제가 꼽힌다. 형 장 피에르 다르덴(1951~·사진 왼쪽), 동생 장 뤽 다르덴(1954~) 감독이다.다르덴 형제는 벨기에 태생으로, 벨기에와 프랑스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두 사람은 함께 연극을 배우다가 다큐멘터리 영화에 관심을 갖고 감독의 길을 가기 시작했다. 형은 주로 촬영과 편집을, 동생은 사운드 등을 맡아서 작업한다.데뷔는 1986년 ‘플러스’로 했다. 이후 ‘로제타’(1999), ‘더 차일드’(2006), ‘내일을 위한 시간’(2014), ‘언노운 걸’(2016), ‘소년 아메드’(2019)에 이르기까지 많은 명작을 탄생시켰다. ‘로제타’와 ‘더 차일드’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두 번이나 받기도 했다.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칸 국제영화제를 휩쓸 수 있었던 비결은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과 탁월한 통찰력에 있다.오는 27일 시작하는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토리와 로키타’도 유럽 내 어린 이민자의 삶을 그렸다. 다르덴 형제는 처음으로 내한해 이 영화제에 참석한다.김희경 기자
월간 문화전문지 쿨투라의 설재원 편집장(사진)이 한국인 최초로 '제81회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국제 투표단의 투표위원으로 선정됐다. 골든글로브 국제투표단은 국제 미디어 매체에서 활동하는 미국 이외 지역 거주자 중 선발된다. 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자격 증명 위원회에서 자격을 부여한 이들로 구성된다. 이번 국제 투표단 유권자로는 한국, 카메룬, 코스타리카, 쿠파 등 새롭게 추가된 국가를 포함해 총 76개국에서 온 총 215명이 선정됐다.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설 편집장은 지난 10여년 간 국내외 주요 영화제를 취재해왔다. 설 편집장은 "한국 콘텐츠의 우수성을 골든글로브 시상식 투표단에 알리고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내년 1월 7일 개최된다.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화가인 마르크 샤갈과 막스 에른스트, 철학자 발터 벤야민와 한나 아렌트···. 역사적으로 굵직한 업적을 남긴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모두 독일 나치 정권의 표적이 된 유대인들이다. 뛰어난 업적을 남겼음에도 박해를 받으며 도망 다녀야 했다. 그런데 그 뒤엔 숨은 조력자가 있었다. 세계적 인도주의 기구인 국제구조위원회(IRC)다. IRC는 이들을 포함한 4000명 이상의 난민들의 망명을 도왔다. IRC의 시초가 된 긴급구조위원회(ERC)의 주요 멤버들을 중심으로 한 난민들의 구출 작전을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대서양을 건너는 사람들'(트랜스아틀란틱)이 지난 7일 공개됐다. 드라마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1940년 마르세유를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나치 정권의 눈을 피해 반드시 난민들을 망명시키려는 각종 작전이 펼쳐진다. 난민들 가운데 샤갈, 에른스트, 벤야민 등 당대 유명 예술가와 철학자도 작품에 등장해 더욱 생동감을 더한다. 이 드라마는 줄리 오링거의 실화 바탕 소설인 '비행 포트폴리오'를 원작으로 한다. ERC의 창립 멤버이자 미국 기자인 배리언 프라이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총 7부작으로 길리언 제이콥스, 루카스 앵글란더 등이 출연한다. 이야기는 미국 자산가의 딸로 많은 돈을 들여 난민들을 돕는 메리 제인 골드(길리언 제이콥스)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는 난민을 돕는 일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다.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난민 여성 우르줄라를 위해 그 자리에서 자신의 고급스러운 옷과 다 낡고 더럽혀진 옷을 바꿔입을 정도다. 게다가 돈을 쥐어주고 밀항까지 적극 돕는다. 그는 이 과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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