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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립영화의 산실'로 평가받는 들꽃영화상(운영위원장 오동진, 집행위원장 달시 파켓)이 개최 10주년을 맞아 대대적으로 변신한다. 시상식과 영화제를 통합 운영을 하며, 다양한 아시아권 국가의 독립영화도 상영한다. 저예산·독립영화를 대상으로 한 들꽃영화상은 올해로 10회를 맞아 그동안 분리 운영해 왔던 영화제와 시상식을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명칭도 '제10회 들꽃영화제'로 통일한다. 들꽃영화제는 다음달 10~24일 약 2주간 서울 상암동 영상자료원 영화관에서 진행된다. 영화제 기간 동안엔 국내 작품뿐 아니라 일본과 홍콩, 캄보디아, 태국 등 아시아권의 독립영화 7편도 상영한다. 다카하시 반메이 감독의 '새벽까지 버스 정류장에서', 리우 지앤 감독의 '더 서니사이드 오브 더 스트리트', 드니 도 감독의 '1975 킬링 필드, 푸난' 등이 관객들과 만난다. 오동진 운영위원장은 "올해 10회를 기점으로 국제영화제로의 변신을 꾀할 것"이라며 "향후 5년간 해외 신작 상영을 꾸준히 늘려, 매년 50편의 작품까지 상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영화제 마지막 날인 24일 서울 북촌의 은덕문화원에서 개최된다. 예심 결과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불도저에 탄 소녀' '오마주' '다음 소희' 등이 극영화 감독상 후보에 올랐으며, '모어' '수프와 이데올로기'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 등이 다큐멘터리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이를 포함해 극영화 및 다큐멘터리 총 15개 부문에 대해 시상한다.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숫자 ‘4’를 뜻하는 그리스어 접두사(테트라)와 인기 스포츠 ‘테니스’를 더해서 만든 이름. 네 개의 정사각형으로 만들어진 조각들을 끼워 맞추는 게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아류작을 낳았고, 가장 많이 팔린 게임 2위에 오른 전설의 히트작. 바로 테트리스다. 밋밋하기 이를 데 없는 규칙 하나로 수십년간 지구촌 전자오락 시장을 군림한 테트리스가 영화로 나왔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플러스의 영화 ‘테트리스’다.영화는 테트리스 게임이 어떻게 세계적으로 확산됐는지의 과정을 그린다. 연출은 영화 ‘카스’ ‘필스’ ‘스탠&올리’ 등을 만든 존 S.베어드 감독이 맡았다. 태런 에저튼이 테트리스를 유통시키려는 게임 판매담당 로저스 역할을 연기했다. 영화는 1988년 로저스가 테트리스 게임을 우연히 접하게 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게임의 매력에 빠진 로저스는 판권을 확보하기 위해 소련으로 간다. 게임 발명자 알렉세이 파지트노프의 뜻과 무관하게 국가 소유가 됐기 때문이다.\ 냉전시대에 소련의 제품을 자유세계에 판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었을까. 영화는 게임의 탄생 과정을 조명하지 않는다. 전세계 유통망을 확보하는 과정에 오롯이 집중한다. 테트리스의 가치를 알아본 사람은 로저스뿐만 아니었다. 여러 사업자들이 소련 정부에 물밑 작업을 하면서 경쟁은 달아오른다. 영화는 누구나 다 아는 세계적 게임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초반부터 친근하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러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유통 이야기를 담아내 호기심을 자극한다. 게임 이미지와 장면을 영화 곳곳에 배치해
옷장 한쪽에 차곡차곡 모아둔 비상금을 가족에게 들킨 날, 내 몫으로 많은 돈이 남겨졌다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 날….살다 보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순간을 마주할 때가 있다. ‘돈’과 관련됐다면 극적 효과는 배가된다. 영화처럼 흥미로운 돈 이야기를 짧은 영상에 담아내는 ‘제9회 신한 29초영화제’가 열린다. 이 행사는 신한은행과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하고 29초영화제사무국이 주관한다.올해로 9회를 맞은 이번 영화제의 주제는 ‘영화 같은 돈 이야기’다. 소소한 일상은 물론 영화에서나 일어날 법한 비현실적인 에피소드까지 돈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29초 영상에 담으면 된다. 단, 촬영을 위해 돈을 훼손해선 안 된다. 범죄를 조장하거나 주최사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작품도 심사에서 제외한다.완성작은 29초영화제 홈페이지에 접속해 온라인으로 출품하면 된다. 기간은 10일부터 5월 31일까지다. ‘가로형 영상’으로 한정한 이전과 달리 이번 영화제부터는 ‘세로형 영상’도 받는다. 장르와 출품작 수에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 상금은 총 3300만원이다.수상작은 네티즌 심사 20%, 전문가 심사 80%로 정한다. 네티즌 심사에선 댓글·조회·추천 수 등을 종합 집계한다. 심사위원단은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해 엄격하고 공정하게 평가한다. 수상작은 사전고지 없이 시상식 당일 발표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돈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이 담긴 영화를 기다리고 있다”며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상상의 날개를 펼친 작품이 출품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김희경 기자
미국 출신 영화감독 웨스 앤더슨(1969~)은 ‘색채의 마술사’란 별명이 있다. 앤더슨만의 독특하고 매혹적인 미학이 고스란히 담긴 영화들은 많은 영화 애호가의 사랑을 받고 있다.광고업을 하는 아버지와 고고학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부모님의 뛰어난 재능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영화에 처음 관심을 가진 건 대학 시절이었다.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에서 철학을 전공한 그는 극작 수업을 듣다가 영화에 관심을 두게 됐다. 1996년 단편 ‘바틀 로켓’으로 데뷔했다. 첫 작품인데도 평단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후 소년·소녀의 모험담을 다룬 ‘문라이즈 킹덤’(2013)이 크게 흥행하며 이름을 알렸다.국내에선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로 많은 팬을 확보했다. 한 호텔에서 의문의 살인사건이 발생하며 일어나는 일을 담은 작품으로 레이프 파인, 틸다 스윈턴 등이 출연했다. 핑크빛 호텔, 오렌지빛 레스토랑 등 형형색색의 감각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촬영해 화제가 됐다. 이 작품으로 앤더슨은 골든글로브 뮤지컬코미디영화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20세기 가상의 도시 블라제의 기사를 싣는 저널리스트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렌치 디스패치’(2021)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오는 6월엔 가상의 사막도시에 모인 사람들을 그린 ‘애스터로이드 시티’로 관객들을 찾아온다.김희경 기자
“쾌감이 굉장히 컸어요. 킬러로서의 모습과 액션하는 모습을 전도연의 새로운 이미지로 받아들여 주셔서 기뻤습니다.”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의 주연 배우 전도연(사진)은 5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나 이같이 말했다. 전도연은 작품에서 전설적인 여성 킬러 길복순을 연기했다. 생동감 넘치고 실감 나는 액션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4개월 동안 액션 연습에 매달렸어요. 근육을 만들기 위해 처음으로 식단 조절까지 병행하며 최선을 다했습니다.”지난달 31일 공개된 이 영화는 ‘불한당’ ‘킹메이커’ 등을 만든 변성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공개 사흘 만에 넷플릭스의 비영어권 영화 부문 시청 시간 1위를 기록했다. 지난 2월엔 베를린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현지에서 상영됐다.1990년 TV 광고로 데뷔한 그는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도전을 해왔다. 지난달 종영한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선 50대에도 로맨스 연기를 선보였다. 전도연의 이 같은 행보엔 남모를 아픔이 숨어 있다. 그는 2007년 영화 ‘밀양’으로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로 인해 기회가 더 많아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제가 진지한 작품만 할 것이라고 여겨서 오히려 기회가 많지 않았죠. 이런 시도들이 ‘전도연이 이런 것도 해?’라며 저라는 배우에 대한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내가 이렇게 오래 했는데’보다는 ‘앞으로 뭘 할까’라고 기대하며 나아가는 배우가 되겠습니다.”김희경 기자
유명한 원작이 따로 있는 영화엔 장단점이 존재한다. 관객들의 심리적 장벽을 빠르게 허물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원작에 못 미칠 경우 오히려 큰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다. 지난달 29일 국내 개봉한 영화 '오토라는 남자'는 이같은 위험을 극복하고 원작 못지않은 매력을 발산한다. 명작 원작 소설에 명배우 톰 행크스가 만나 막강한 시너지를 내는 덕분이다. 탁월한 조합으로 따뜻하고 유쾌한 이야기가 스크린 가득 펼쳐진다. 영화는 스웨덴 출신의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 <오베라는 남자>(2015)를 원작으로 한다. 46개국에 출간돼 총 800만부가 판매됐다. 그중 한국에서만 50만부가 팔렸다. 이번 영화의 연출은 '월드워Z'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등을 만든 마르크 포르스터 감독이 맡았다. 영화의 내용 대부분은 소설과 동일하다. 소설의 배경과 주인공 이름만 바꿨다. 스웨덴이 아닌 미국으로, 주인공을 오베에서 오토로 변경했다. 오토(톰 행크스)는 까칠한 동네 꼰대다. 동네 주차 단속, 분리수거에 매일같이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사람들은 그런 오토를 ‘꼰대’라 하고, 오토는 이웃들을 ‘머저리’라고 부른다. 그런데 그에겐 남모를 사정이 있다. 사랑하는 부인을 먼저 떠나보낸 후, 아내를 따라 자신도 죽을 결심을 한다. 하지만 죽으려고 한 순간, 이사온 이웃 부부로 인해 뜻하지 않게 죽음을 미루게 된다. 이후에도 몇번이나 삶을 포기하려 하지만 그때마다 이웃들로 인해 죽음을 유보하게 된다. 그리고 점차 이민자·성소수자·독거노인 등 다양한 모습을 가진 이웃과의 공존하는 법
프로야구에서 LG트윈스의 존재감은 만만치 않다. 28년간 단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지만 최근 4년간 10개 팀 가운데 4위 이상을 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막판까지 얼마나 키움을 몰아붙였던가. 서울을 연고로 하는 전통의 구단으로 팬도 많다. 관중 동원력이 최강이다. 프로야구 다큐멘터리를 찍어야 한다면 LG트윈스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팀이다.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스포츠 다큐 ‘아워게임: LG트윈스’를 제작한 이유다. 총 8부작으로 이뤄진 다큐멘터리는 지난달 30일 첫선을 보였고 매주 2회차씩 공개된다. 이야기는 지난해 치러진 LG트윈스의 주요 경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다큐멘터리를 찍은 이현희 감독은 많은 구단 중에서도 LG트윈스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한국 야구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팀”이라고 밝혔다. 그는 “LG트윈스는 좌절과 영광의 역사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며 “그뿐 아니라 화를 내면서도 응원곡을 목 터지게 부르는 독특한 팬덤까지 있다”고 했다.다큐엔 경기 전 다양한 전략을 짜는 모습부터 경기가 진행된 당시 상황, 경기가 끝난 후의 이야기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를 통해 선수들의 치열한 노력, 그에 못지않은 감독과 코치의 고뇌를 집중적으로 그려낸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깊이 있게 다루는 방법으로 몰입감을 더욱 높였다.작품에서 눈에 띄는 점은 실패 이야기로부터 출발한다는 것이다. 1화와 2화는 LG트윈스의 가장 뼈아픈 순간으로 꼽히는 2022 플레이오프 2차전과 3차전 이야기로만 구성됐다. 2차전에서는 투수 플럿코의 실책이 이어졌고, 오지환은 번트 대신 강타를 시도했다가 중요한 기회를 날렸
올해 상반기 스크린은 스포츠 영화들이 채우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 열풍이 극장가를 휩쓸었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고교 복싱부 감독 이야기 ‘카운트’도 상영됐다. 고교 농구팀을 다룬 ‘리바운드’(사진)도 오는 5일 개봉한다.장항준 감독의 리바운드는 스포츠 영화 고유의 패턴을 따르면서도 진부하다는 인상을 성공적으로 막아냈다. 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부르지만 스포츠 영화는 ‘우여곡절 끝에 불가능한 승리를 쟁취한다’는 식으로 서사 구조가 비슷비슷하다. 리바운드는 기시감이 드는 설정과 장면을 최소화하고 스포츠 영화의 핵심인 경기 자체에 집중해 긴장감을 극대화한다.영화는 장 감독이 ‘기억의 밤’(2017) 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수리남’의 권성휘 작가, 장 감독의 부인이자 ‘시그널’ ‘킹덤’ 등을 쓴 김은희 작가가 함께 대본을 집필했다. 리바운드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에서 발군의 성적을 거둔 ‘최약체’ 부산 중앙고의 농구부 이야기를 그렸다.리바운드도 초반엔 다른 스포츠 영화와 비슷한 느낌을 강하게 풍긴다. 중앙고에 새롭게 부임한 젊은 코치 강양현(안재홍 분)은 학교의 부실한 지원 속에서 선수단을 꾸리고 좌우충돌한다. 다만 좌절과 갈등을 길게 끌고 가진 않는다.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모습에 주력한다. 무엇보다 전국 고교농구대회 첫 번째 예선 경기부터 결승전까지의 과정을 밀도 높게 담아낸다. 장면을 나누지 않고 하나의 컷으로 영상을 담아내는 롱테이크 기법은 관객이 선수들 곁에 서서 경기를 관람하는 느낌이 들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은 비정상이나 비주류로 취급받는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벨라 드파울르는 이같이 결혼이 비혼보다 이상적이라고 여기고, 비혼자에 대한 편견을 갖는 현상을 ‘싱글리즘(Singlism)’이라 부른다. 싱글리즘은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으며, 사회 구조와 시스템에도 고스란히 적용돼 있다.<에이징 솔로>는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소외당하고 있는 1인 가구, 그중에서도 비혼 중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일간지 기자 출신이며 여성가족부 차관을 지낸 김희경이 썼다. 그는 2021년부터 40~50대의 비혼 여성 19명을 인터뷰했다. 이를 통해 비혼자에 대한 사회의 잘못된 인식과 보완해야 할 점, 비혼자로 살아가는 법 등을 소개한다.많은 사람이 ‘1인 가구’라고 하면 미혼 청년 또는 사별한 노인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1인 가구 중 37.6%가 40~64세 중년이다. 중년 인구의 20.1%도 1인 가구에 해당한다.비혼자에 대한 대표적인 선입견 중 하나가 ‘고독’에 관한 것이다. 많은 사람이 혼자 살면 외로울 것이란 편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저자가 만난 비혼 여성 중 막상 외로움과 고독사에 대한 불안 문제를 심각하게 느끼는 사람은 없었다. 그중 한 여성은 “물론 외로움이 정말 문제인 사람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고정관념에 전염된 것 같다”고 지적한다. 비혼자가 되면 꼭 홀로 늙어가야 한다는 생각 또한 고정관념에 해당한다. 이미 많은 비혼 중년이 친구, 공동체 등을 통해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하지만 사회는 여전히 비혼 중년에 대한 장벽을 견고하게 세우고 있다. 실제 국내에서 1인 가구는 주택 청약에서 크게 불리하
2020년 문을 연 아르떼뮤지엄 제주는 미디어 아트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핫플’(핫 플레이스)로 꼽힌다. 3년밖에 안 된 신생 박물관인데도 제주도를 찾는 이들의 관광 일정표에 빠짐없이 오르는 명소가 됐다. 이 뮤지엄의 ‘주인장’은 디스트릭트코리아. 제주 아르떼의 성공에 힘입어 전남 여수와 강원 강릉에도 잇따라 분점을 열었다.지금은 연매출 500억원이 넘는 탄탄한 뮤지엄 기업이 됐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디스트릭트는 직원 월급을 주기 힘들 정도로 살림살이가 빠듯했다. 아르떼 제주를 짓느라 돈줄은 말랐는데, 입장료 수입이 들어오려면 1~2년을 더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이런 ‘보릿고개’를 디스트릭트가 이겨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있었다. 디스트릭트의 기술력과 아르떼 뮤지엄의 공익성 등을 높이 평가해 2020년부터 3년간 29억원을 지원한 것. 이 덕분에 디스트릭트는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수준 높은 미디어 아트 콘텐츠를 예정대로 만들 수 있었고, 이 작품이 들어선 아르떼뮤지엄은 420만 명이 찾는 명소가 됐다. 이성호 디스트릭트코리아 대표는 “그때 콘텐츠진흥원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르떼뮤지엄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K콘텐츠 ‘숨은 주역’ 콘진원콘진원이 ‘K콘텐츠 열풍’에 톡톡히 한몫하고 있다. 미디어 아트(디스트릭트)부터 드라마(‘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재벌집 막내아들’), 애니메이션(뽀로로)에 이르기까지 한국 대표 콘텐츠의 탄생에 큰 힘을 보태서다.콘진원은 29일 서울 동대문구 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K콘텐츠, 한국 경제의 게임체인저’
핑골프가 G430 시리즈의 초경량 버전인 ‘G430 HL(High Launch)’ 드라이버를 출시했다.G430 HL 드라이버는 기존 G430 드라이버의 관용성과 기술력,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탄성 초경량의 후지쿠라 스피더 NX 샤프트를 장착해 탄생했다. 샤프트는 30g대의 NX35와 40g대의 NX45 중 골퍼에게 맞는 스펙으로 선택할 수 있다. HL 전용 경량의 구질 조정 무게추가 장착돼 있어 스윙 스피드가 빠른 여성 골퍼나 스 윙스피드가 느린 남성 골퍼에게 최적화됐다.G425우드와 하이브리드에 적용되었던 핑의 특허 기술인 ‘스핀 시스텐시’ 기술도 드라이버에 최초로 적용됐다. 이 기술은 기존의 원형에서 벗어나 물방울 모양의 타원형으로 제작됐다. 임팩트 시 페이스 상단 부분 또는 하단 부분에 맞았을 경우 일정한 스핀량을 가질 수 있어 최대의 비거리를 낼 수 있다. 핑드라이버의 핵심기술인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터뷸레이터’도 그대로 적용됐다.타구감과 타구음도 개선됐다. 무게 대비 강성이 높아지면 소리가 달라지게 되는데 헤드의 크라운, 솔, 스커트 등의 꺾이는 부분들의 곡률을 조절해 강성을 키웠다.모델은 두 가지다. 최대 볼스피드로 비거리를 극대화 시켜주는 G430 HL MAX 모델, 슬라이스를 방지해주는 G430 HL SFT 모델로 출시됐다. G430 HL MAX엔 스핀 시스텐시 기술이 적용돼, 빗맞았을 경우에도 일정한 스핀량을 갖도록 하여 비거리를 증대시켰다. G430 드라이버와 동일하게 드로우와 페이드로 구질 조정이 가능하다. G430 HL SFT는 슬라이스 구질을 가진 골프에게 드로우성 구질로 방향을 바꿔준다. 골퍼의 체형과 스윙에 맞게 본사피팅센터 및 전국 핑 대리점에서 피팅 후 구매가 가능하다.김희경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은 비정상이나 비주류로 취급받는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벨라 드파울르는 이같이 결혼이 비혼보다 이상적이라고 여기고, 비혼자에 대한 편견을 갖는 현상을 ‘싱글리즘(Singlism)'이라 부른다. 싱글리즘은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으며, 사회 구조와 시스템에도 고스란히 적용돼 있다. <에이징 솔로>는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소외당하고 있는 1인 가구, 그중에서도 비혼 중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일간지 기자 출신이며 여성가족부 차관을 지낸 김희경이 썼다. 그는 2021년부터 40~50대의 비혼 여성 19명을 인터뷰했다. 이를 통해 비혼자에 대한 사회의 잘못된 인식과 보완해야 할 점, 비혼자로 살아가는 법 등을 소개한다. 많은 사람들이 '1인 가구'라고 하면 미혼 청년, 또는 사별한 노인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1인 가구 중 37.6%가 40∼64세 중년이다. 중년 인구의 20.1%도 1인 가구에 해당한다. 비혼자에 대한 대표적인 선입견 중 하나가 '고독'에 대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혼자 살면 외로울 것이란 편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저자가 만난 비혼 여성 중 막상 외로움과 고독사에 대한 불안을 문제를 심각하게 느끼는 사람은 없었다. 그중 한 여성은 "물론 외로움이 정말 문제인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고정관념에 전염된 것 같다"고 지적한다. 비혼자가 되면 꼭 홀로 늙어가야 한다는 생각 또한 고정관념에 해당한다. 이미 많은 비혼 중년들이 친구, 공동체 등을 통해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전북 전주시의 한 공공임대아파트엔 비혼 여성 23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상반기 스크린은 스포츠 영화들이 채우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 열풍이 극장가를 휩쓸었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고교 복싱부 감독 이야기 ‘카운트’도 상영됐다. 고교 농구팀을 다룬 ‘리바운드’와 홈리스 월드컵 도전기 ‘드림’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승부의 세계는 감동과 희열을 선사한다. 스포츠가 단골처럼 영화에 등장하는 이유다. 다음달 5일 개봉하는 장항준 감독의 ‘리바운드’는 스포츠 영화의 숙명을 성공적으로 이겨낸 작품이다. 스포츠 영화 고유의 패턴을 따르면서도 진부하다는 인상을 막아냈다.스포츠를 각본없는 드라마라고 부르지만 스포츠 영화는 ‘우여곡절 끝에 불가능한 승리를 쟁취한다’는 식으로 서사 구조가 비슷비슷하다. ‘리바운드’는 기시감이 드는 설정과 장면들은 최소화하고, 스포츠 영화의 핵심인 경기 자체에 집중해 긴장감도 극대화한다. 농구부 선수들의 훈련 모습과 경기 장면 등도 실감나게 재현했다. 영화는 장 감독이 ‘기억의 밤’(2017)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수리남’의 권성휘 작가, 장 감독의 아내이자 ‘시그널’ ‘킹덤’ 등을 쓴 김은희 작가가 함께 대본을 집필했다. ‘리바운드’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에서 발군의 성적으로 거둔 ‘최약체’ 부산 중앙고의 농구부 이야기를 그렸다. 교체선수도 없이 오로지 6명의 선수만으로 결승전에까지 올랐다. ‘리바운드’도 초반엔 다른 스포츠 영화와 비슷한 느낌을 강하게 풍긴다. 중앙고에 새롭게 부임한 젊은
“영화 ‘에어’는 인간 마이클 조던의 이야기예요. 조던이 허락하지 않았다면 영화를 만들지 않았을 겁니다.”영화 ‘에어’를 연출한 배우 겸 감독 벤 애플렉(사진)은 28일 오전(한국시간) 화상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에어는 전설의 농구선수 조던, 글로벌 1위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이야기를 함께 담은 작품이다. 조던과 친구인 애플렉은 조던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며 영화를 구상했다. “조던은 자신에게 의미 있는 모든 사람이 이 영화에 담기길 바랐어요. 또한 사실이 아닌 것은 절대로 영화에 담지 않길 원했고, 그걸 충실히 지켰습니다.”영화는 1984년 업계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나이키의 스카우터 소니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소니는 브랜드의 간판이 돼줄 새로운 모델로 NBA 신인 선수인 조던을 떠올리고, 그의 마음을 얻기 위한 전략을 구상한다. 소니 역은 맷 데이먼이 연기했다. 애플렉은 소니의 결정을 믿고 지지해주는 나이키의 창업주 필 나이트 역을 맡았다.영화에선 조던의 어머니인 델로리스 조던(비올라 데이비스) 캐릭터도 중요하게 다뤄진다. 조던을 맡은 배우의 얼굴은 끝내 나오지 않는다. 대사도 거의 없다. 대신 델로리스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소니가 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해 먼저 델로리스를 찾아갈 정도다. 애플렉은 “조던이 들려준 자신의 엄마 이야기는 정말 놀라웠다”며 “델로리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위대한 어머니였고 이를 영화로 잘 그려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데이먼은 영화에 참여한 배우들의 열정을 극찬했다. “이 작품의 대단한 점은 모든 배우가 다들 영화를 쓰기
블랙 코미디는 호불호가 명확하다. 황당하고 기괴한 설정으로 쓴웃음을 유발할 뿐이라며 싫어하는 사람이 있고, 지적 자극을 무기로 사회에 통렬한 울림을 전해줘서 좋다는 사람도 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 ‘화이트 노이즈’(사진)는 블랙 코미디 애호가들이 바라는 고유의 매력을 극대화한 작품이다.지난해 12월 공개된 이 작품은 영화 ‘결혼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은 노아 바움백 감독이 만들었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결혼 이야기’ ‘하우스 오브 구찌’ 등으로 팬층이 두터운 배우 애덤 드라이버가 함께 호흡을 맞췄다.영화는 미국 출신 소설가 돈 드릴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제목 ‘화이트 노이즈’는 ‘백색 소음’이란 뜻이다. 작품의 배경은 1970년대 미국 중서부의 한 마을이다. 이야기는 대학교수 잭(애덤 드라이버)과 그의 아내 바벳(그레타 거윅), 네 명의 자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잭은 히틀러를 연구하는 교수인데도 독일어를 잘 못 한다. 그래서 이런 사실이 알려질까 봐 전전긍긍한다. 그의 네 번째 아내 바벳은 건망증 때문에 아이들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평온하게만 보이던 가족에게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하나는 바벳이 먹는 약과 관련된 사건이다. 바벳의 건망증 증상을 수상하게 여기던 딸은 ‘다일라’라고 적힌 약통을 발견한다. 이후 수상한 약에 담긴 진실이 서서히 드러나며 가족의 불안과 갈등이 고조된다. 또 하나는 잭에게 발생한 일이다. 갑자기 마을에 큰 사고가 일어나며 독성 화학 물질이 퍼진다. 피난을 가던 잭은 화학 물질에 노출되면서 죽음에 대한 극심한 공포에 시달린다.감독은 죽음에 대
잘 만들어진 블랙 코미디 한 편이 주는 울림은 강하다. 어둡지만 웃기고, 황당하지만 통렬한 풍자로 깊은 깨달음을 선사한다. 이같은 묘한 매력 덕분에 블랙 코미디를 유독 좋아하는 애호가들도 많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 '화이트 노이즈'는 그 매력을 극대화해 블랙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지적인 대사와 설정, 예측 불가한 전개로 몰입도를 높인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이 작품은 영화 '결혼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은 노아 바움백 감독이 만들었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결혼 이야기' '하우스 오브 구찌' 등으로 팬층이 두터운 배우 애덤 드라이버가 함께 호흡을 맞췄다. 바움백 감독의 아내이자 배우 겸 감독인 그레타 거윅도 출연했다. 거윅은 '레이디 버드' '작은 아씨들'을 직접 연출해 큰 호평을 받기도 했다.영화는 미국 출신의 소설가 돈 드릴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제목 '화이트 노이즈'는 '백색 소음'이란 뜻으로, 현대 사회와 일상에 존재하는 불편한 상황과 현실을 소음으로 빗대어 표현했다. 작품의 배경은 1970년대 미국 중서부의 한 마을이다. 이야기는 대학 교수 잭(애덤 드라이버)과 그의 아내 바벳 (그레타 거윅), 4명의 자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잭은 히틀러를 연구하는 교수임에도 독일어를 잘 못하며, 이 사실이 알려질까 전전긍긍하는 인물이다. 그의 네 번째 아내 바벳은 건망증 때문에 아이들의 이름도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상대보다 먼저 죽고 싶다는 내용의 말들을 서로에게 속삭이며 사랑의 감정을 나누는 평범한 부부의 모습을 보여준다.그러나 평온하게만 보이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영화 ‘파벨만스’로 돌아온 할리우드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27일 한국 관객에게 친필 메시지(사진)를 보냈다.CJ ENM에 따르면 스필버그 감독은 배급사를 통해 전해온 메시지에서 “한국의 모든 팬 여러분이 제 영화 인생에서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를 다룬 영화 ‘파벨만스’에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제 가족 이야기를 여러분과 그리고 여러분의 가족과 나눌 수 있는 것은 정말 뜻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2일 개봉한 ‘파벨만스’는 극장에서 영화와 사랑에 빠진 소년이 카메라를 통해 일상을 촬영하며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된 뒤 어른으로, 감독으로 성장해나가는 내용을 그린다. 스필버그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는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고, 제95회 아카데미에서는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7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김희경 기자
추리물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부분은 대개 비슷하다. 관객이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반전의 연속, 그 결과 밝혀낸 범인의 놀라운 정체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데 지난 17일 공개된 온라인동영상서비스(SNS)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영화 ‘보스턴 교살자’(사진)는 추리물 공식에서 벗어나 결론보다는 과정, 반전보다는 메시지를 중요하게 다룬다. 이를 통해 저널리즘의 역할, 경찰의 부조리와 사회 시스템의 문제, 성별에 따른 차별 등을 전면에 부각한다.작품은 ‘부스터’ ‘크라운 하이츠’ 등을 만든 맷 러스킨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델마와 루이스’ ‘마션’ 등을 연출한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에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주인공 로레타 역은 키이라 나이틀리가 맡았다.영화를 지탱하는 큰 동력은 실화의 힘이다. 1960년대 미국 보스턴 일대를 공포로 몰아넣은 연쇄 살인 사건 이야기를 담았다. 당시 총 13명의 여성이 연이어 살해당해 큰 충격을 안겼다. 봉준호 감독이 ‘살인의 추억’을 만들 때 이 사건들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영화에서도 살인 사건이 끝없이 발생하고 혼란이 이어진다. 모든 사건이 실제 일어났다는 사실이 떠오를 때마다 불안과 공포는 더욱 커진다.이야기는 신문사 기자인 로레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는 어느 날 발생한 살인 사건을 살펴보다 이전 두 살인 사건과 연관성이 있다고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직접 취재하기 시작해 사건의 범인을 본격적으로 추리해 나간다.하지만 갈수록 진실은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한동안 나이 든 여성을 상대로 한 살인 사건이 벌어지다가, 젊은 여성이 살해당하는 등 불규칙적인
‘에어 조던 시리즈’는 연간 40억달러(약 5조1300억원)를 벌어들이는 나이키의 대표 브랜드다. 에어 조던은 1984년 신인 농구선수였던 마이클 조던과 나이키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업계 3위였던 나이키를 최고의 브랜드로 만들었고, 40년이 지나도록 그 명성을 지키며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다. 누구나 다 아는 이 ‘빅딜’ 뒤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다음달 5일 개봉하는 영화 ‘에어’는 나이키와 마이클 조던의 ‘세기의 만남’을 다룬다. 마이클 조던이 스타가 되어가는 과정이 큰 뼈대지만 장르를 굳이 따지자면 스포츠 영화라기보다 비즈니스 전기 영화에 가깝다. 나이키의 농구 담당 임원이자 스카우터 소니 바카로가 조던과 계약하는 과정에 집중하고 있어서다.에어의 연출은 배우이자 감독인 벤 애플렉이 맡았다. 그의 어린 시절 친구이자 할리우드 단짝인 맷 데이먼이 주인공 소니 역을 맡았고, 애플렉은 나이키 대표 필 나이트 역을 소화했다.당시 아디다스, 컨버스에 밀려 점유율 10%대에 머물던 나이키. 미국 프로농구(NBA) 상위권 선수들에겐 계약 제안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을 답답해하던 소니는 조던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농구 부문의 모든 지원을 조던에게 몰아주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한다. 회사 대표의 반대, 다른 브랜드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무릅쓰고 소니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영화의 결말을 이미 다수의 관객이 알고 있지만, 영화는 끝까지 몰입감을 놓치지 않는다. 소니가 조던 가족의 마음을 얻으려 하는 장면, 조던과의 계약 당시 나누는 대화, 필과 소니의 갈등과 그 안의 유머들, 탁월한 전략의 탄생 과정 등을 밀도 높게 그려낸다. ‘에어
데뷔 34년차 배우 최민식(사진)은 주로 영화를 중심으로 활동해왔다. ‘올드보이’(2003) ‘범죄와의 전쟁’(2012) ‘신세계’(2013)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2022) 등이다. 지난해 12월 그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의 드라마 시리즈에 등장했을 때 화제가 됐던 이유이기도 한다. 1997~1998년 방영된 MBC ‘사랑과 이별’ 이후 24년 만의 드라마 복귀였다. 최민식이 주인공 차무식 역으로 출연한 16부작 시리즈 ‘카지노’가 지난 22일 종영했다. 모처럼 드라마에 출연한 기분은 어땠을까.2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최민식은 “(출연 결정을) 매일 후회했다”며 웃었다. “필리핀 현지에서 하루에 14개 신을 찍은 적도 있어요. 영화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분량이었죠. 너무 힘겨워하면서 연기했다는 게 아쉬웠는데 다행히 작품을 잘 봐주신 것 같아 정말 감사합니다.”‘카지노’의 흥행 덕분에 디즈니플러스의 구독자는 크게 늘었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디즈니플러스 앱 설치자는 전년 동기(335만 명) 대비 51% 늘어나 505만 명에 달했다. 드라마가 처음부터 인기를 끈 건 아니다. 차무식의 어린 시절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시즌1(1~8회)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카지노 전설이 된 차무식이 위기를 겪고 인생의 마지막 베팅을 하는 이야기가 그려진 시즌2(8~16회)에 이르러서 관심이 급증했다. “반응을 신경 쓰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죠. ‘너무 재미없더라’라는 얘기까지 듣고는 ‘조금만 참으면 될 텐데’라고 생각하며 아쉬워했어요. 그래도 초연해지려고 노력했습니다.”그가 차무식 캐릭터
영국 출신의 영화감독 리들리 스콧(1937~)은 86세의 나이에도 활발히 활동하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영화 ‘에이리언’부터 ‘델마와 루이스’ ‘글래디에이터’ ‘마션’ ‘하우스 오브 구찌’까지 수많은 명작이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스콧은 웨스트 하틀풀 예술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다. 영국 최고 권위의 왕립예술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밟으면서도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영상에 관심을 두게 됐다. 왕립예술학교 졸업 후엔 광고 회사를 차리고 각종 CF를 찍었다. 영화감독이 돼서도 탁월한 영상미를 자랑하며 ‘비주얼리스트’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그는 1977년 ‘대결자’로 데뷔했다. 이후 ‘에이리언’(1979), ‘블레이드 러너’(1982) 등 SF물이 잇달아 성공하며 세계적 감독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특정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이어갔다. 두 여성을 내세운 로드무비 ‘델마와 루이스’(1993), 로마 제국의 검투사 이야기를 그린 ‘글래디에이터’(2000) 등도 큰 인기를 얻었다. ‘글래디에이터’로는 오스카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이후에도 ‘마션’(2015) ‘하우스 오브 구찌’(2022) 등을 제작하며 꾸준히 활동을 이어갔다. 지난 17일 국내에 공개된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영화 ‘보스턴 교살자’엔 제작자로 참여했다.김희경 기자
데뷔 34년차의 ‘국민배우’ 최민식(사진)은 주로 영화를 중심으로 활동해왔다. ‘올드보이’(2003) ‘범죄와의 전쟁’(2012) ‘신세계’(2013)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2022) 등이다. 지난해 12월 그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의 드라마 시리즈에 등장했을 때 화제가 됐던 이유기도 한다. 1997~1998년 방영된 MBC ‘사랑과 이별’ 이후 24년만의 드라마 복귀였다. 최민식이 주인공 차무식 역으로 출연한 16부작짜리 시리즈 ‘카지노’가 22일 종영했다. 모처럼 드라마에 출연한 기분은 어땠을까. 2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최민식은 “(출연 결정을) 매일 후회했다”며 웃었다. “필리핀 현지에서 하루에 14개 씬을 찍은 적도 있었어요. 영화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분량이었죠. 너무 힘겨워하면서 연기를 했다는 게 아쉬웠는데 다행히 작품을 잘 봐주신 것 같아 정말 감사합니다.” ‘카지노’의 흥행 덕분에 디즈니플러스의 구독자는 크게 늘었다. 애플리케이션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디즈니플러스 앱 설치자 수는 전년 동기(335만명) 대비 51% 늘어나 505만명에 달했다. 드라마가 처음부터 인기를 끌었던 건 아니다. 차무식의 어린 시절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시즌1(1~8회)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카지노 전설이 된 차무식이 위기를 겪고 인생의 마지막 베팅을 하는 이야기가 그려진 시즌2(8~16회)에 이르러서 관심이 급증했다. “반응들을 신경쓰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죠. ‘너무 재미없더라’라는 얘기까지 듣고 나니 ‘조금만 참으면 참으면 될텐데’라고 생각하며 아쉬워 했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는 그에 걸맞는 멋진 성공 스토리를 갖고 있다. 브랜드는 다수의 사람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탄생한다. 기획·개발, 마케팅 등 과정에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지만 이를 극복하며 성장하고 확산된다. 다음달 5일 개봉하는 영화 '에어'는 이 과정을 유쾌하고 흥미진진하게 그려낸다. 영화는 소재만으로도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한다. 글로벌 1위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전설의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의 이야기를 함께 담았다. 여기에 적절한 유머, 쫄깃한 긴장감을 더해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영화의 연출은 배우이자 감독인 벤 애플렉이 맡았다. 애플렉은 작품에서 직접 연기도 했다. 맷 데이먼도 함께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영화는 1984년 아디다스, 컨버스에 밀려 업계 3위에 그쳤던 나이키를 최고의 브랜드로 만든 주역인 소니(맷 데이먼)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소니는 나이키의 스카우터로, 농구 선수들을 섭외하고 그들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마땅한 선수를 찾지 못해 고민하던 소니. 그는 어느 날 농구 영상을 보다가 NBA 신인 선수였던 조던의 무한한 가능성과 위대함을 발견한다. 그리고 여러 명의 선수를 스카우트 해 분산 지원하던 것에서 탈피해, 조던 단 한 선수에게 지원을 몰아주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회사에 한다. 그러나 조던의 가능성을 알아본 건 나이키뿐 아니라 아디다스, 컨버스도 마찬가지다. 그들과의 치열한 섭외 전쟁에서 승리해야만 하는 큰 숙제가 소니에게 주어진다. 하지만 조던은 3위 브랜드 나이키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소니는 포기하지 않고, 조던의 마음을 얻기 위한
“섭외 연락이 왔을 때 이게 실화인가 싶었죠. 평소 즐겨 듣는 프로그램이어서 정말 기뻤어요.”KBS 라디오 채널 KBS클래식FM의 프로그램 ‘가정음악’의 DJ를 맡게 된 배우 윤유선(사진)은 2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윤유선은 이 방송을 5년간 진행한 배우 김미숙의 후임으로, 오는 27일부터 청취자와 만난다. 그는 “잘 모르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기분”이라며 “김미숙 선배님과 비교할 순 없겠지만, 저 나름의 색깔을 찾아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가정음악은 1980년부터 매일 아침(9~11시)을 열며 클래식 대표 방송으로 자리 잡았다. 43년간 클래식 애호가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윤유선은 “예전에 장일범 선생님이 진행했을 때부터 즐겨 듣던 프로그램이어서 DJ직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서울예대 방송연예과를 졸업한 그는 한때 성악과에 지원하기도 했다. 지난해 JTBC 예능 프로그램 ‘뜨거운 싱어즈’ 합창단에선 소프라노를 맡았다. “고등학교 때 음악을 하는 이모부를 쫓아 열심히 오페라를 보러 다니면서 오페라 가수의 꿈을 키웠어요. 하지만 제 실력을 깨닫고 마음을 접었죠. 지금 생각해 보니 가정음악을 진행하기 위해 쓴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김희경 기자
추리물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부분은 대개 비슷하다. 관객이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반전의 연속, 그 결과 밝혀낸 범인의 놀라운 정체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데 지난 17일 공개된 온라인동영상서비스(SNS)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영화 '보스턴 교살자'는 이 공식에서 크게 벗어난다. 결론보다는 주인공이 사건들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과정, 반전보다는 메시지를 중요하게 다룬다. 이를 통해 저널리즘의 역할, 경찰의 부조리와 사회 시스템의 문제, 성별에 따른 차별 등을 전면에 부각시킨다. 이 작품은 '부스터' '크라운 하이츠' 등을 만든 맷 러스킨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마션' '에이리언: 커버넌트' 등을 연출한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에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주인공 로레타 역은 키이라 나이틀리가 맡았다. 영화를 지탱하는 가장 큰 동력은 실화의 힘이다. 이 작품은 1960년대 미국 보스턴 일대를 공포로 몰아넣은 연쇄 살인 사건 이야기를 담았다. 당시 총 13명의 여성이 연이어 살해당해 큰 충격을 안겼다.봉준호 감독이 '살인의 추억'을 만들 때 이 사건들을 참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영화에서도 해당 살인 사건들이 끝없이 발생하고 혼란이 이어진다. 이 모든 것이 작품 속 모든 사건들이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점에서 불안과 공포는 더욱 커진다. 이야기는 신문사 기자인 로레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는 어느 날 발생한 살인 사건을 살펴보다, 이전 두 살인 사건과 연관성이 있다는 의심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직접 취재를 하기 시작, 사건의 범인을 본격적으로 추리해 나간다. 하지만 갈수록 진실은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된다.
“‘샤잠! 신들의 분노’가 개봉 이후 처음 맞은 주말에 ‘시장의 분노’를 느꼈다.”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샤잠의 속편에 대해 시장이 격분할 정도의 반응을 불러왔다고 전했다. ‘샤잠! 신들의 분노’는 2019년 DC코믹스의 히어로물 ‘샤잠!’의 흥행으로 기대를 높이며 지난 17일 극장에서 개봉했다. 19일까지 사흘간 3050만달러(약 400억원)를 벌어 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지만 내용이 좋지 못했다. 4년 전 첫 번째 작품은 같은 기간 5350만달러(약 7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지난 15일 세계 최초로 개봉한 한국에서의 실적은 더욱 나쁘다. 누적 관객 수는 6만 명이다. 4년 만에 돌아온 샤잠의 귀환이 반갑긴 하지만 작품을 보고 나면 흥행 성적표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시즌1은 DC코믹스의 새로운 히어로 탄생, 다양한 차별화 요소 등으로 호평받았다. 샤잠2는 스케일이 훨씬 커지고 스토리도 풍성해졌지만 어설픈 설정과 진부한 전개로 역효과가 났다.시즌2도 영화 초반엔 시즌1처럼 흥미롭게 전개된다. 아틀라스의 딸이자 그리스 여신인 헤스페라와 칼립소 자매는 남자 주인공 빌리와 그의 가족에게 빼앗긴 초능력을 되찾으려고 한다. 원래 히어로물 다수엔 신화적 요소가 많이 접목돼 있다. 하지만 그리스 여신을 직접 인간 세상을 무너뜨리는 최강 빌런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색다르게 느껴진다. 시즌1에 비해 유치한 대사와 설정이 많이 줄어든 점도 긍정적이다.그러나 스케일을 키우고 신화 등 다양한 이야기를 섞다 보니 전개가 느슨해져 버렸다. 그리스 여신 빌런이란 매력적인 캐릭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도 아쉽다. 가장 나쁜 빌런으로 그려진 칼립소에게
"'샤잠! 신들의 분노'가 첫 개봉 주말 '시장의 분노'를 느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보도한 기사의 첫 문장이다. '샤잠! 신들의 분노'는 2019년 개봉한 DC코믹스의 히어로물 '샤잠!'의 속편에 해당한다. 미국에서 17일 개봉한 이 작품은 17~19일 3050만 달러(약 400억원)을 벌어 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하지만 같은 기간 첫 시즌이 5350만 달러(약 701억 달러) 매출을 올린 것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작품은 DC코믹스 영화 중 가장 낮은 순위인 '버즈 오브 프레이'(3300만 달러)와 '수어사이드 스쿼드(2620만 달러) 사이에 오르는 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한국에서의 사정은 더 좋지 않다. 이 영화는 지난 15일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했다. 하지만 누적 관객 수는 6만명으로, 박스오피스 4위에 머물러 있다.4년 만에 돌아온 샤잠의 귀환이 반갑기는 하지만 작품을 보고 나면 흥행 성적표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시즌 1은 DC코믹스의 새로운 히어로의 탄생, 다양한 차별화 요소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나온 두 번째 시즌에선 훨씬 스케일이 커지고 스토리도 풍성해졌다. 하지만 아쉽게도 색다름과 진부함 사이를 오가는 어설픈 설정, 예상 가능한 전개로 인해 역효과가 났다. 영화는 우연히 초능력을 얻고 히어로가 된 소년 빌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빌리는 부모에게서 버려진 아픔을 갖고 있지만, 위탁 가정의 가족들과 함께 화목하게 지내며 이를 극복해 가는 평범한 소년이다. 그러다 그는 한 마법사의 선택에 의해 초능력을 얻게 된다. "샤잠!"이라고 외치면&nb
영국 잉글랜드 출신의 마틴 맥도나 감독(1970~)은 ‘21세기 셰익스피어’로 불린다. 그는 영화감독이자 각본가이며, 희곡을 쓰는 극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멋진 별명처럼 그의 작품에서는 매력적인 캐릭터, 문학적인 서사가 돋보인다.맥도나의 부모는 잉글랜드에 일하러 온 아일랜드 출신 노동자였다. 생계를 힘겹게 이어가야 했던 터라 그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글쓰기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 1998년 희곡 ‘뷰티 퀸’으로 데뷔했다.극작가로 경력을 쌓아가던 그는 영화감독인 친형 존 마이클 맥도나의 영향으로 영화에도 관심을 두게 됐다. 2004년 영화 ‘6연발 권총’의 첫 연출을 맡았으며 ‘킬러들의 도시’(2009) ‘세븐 싸이코패스’(2014) 등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맥도나의 대표작은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쓰리 빌보드’(2018)다. 딸을 잃은 엄마 밀드레드(프랜시스 맥도먼드 분)가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세상과 맞서는 이야기를 담았다. 맥도나는 이 작품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 골든글로브에서 각본상을 받았다. 지난 15일 국내 개봉한 ‘이니셰린의 밴시’는 갑자기 절교하게 된 친구 파우릭(콜린 패럴 분)과 콜름(브렌던 글리슨 분)의 이야기를 그린 블랙코미디다. 이 영화로는 영국 아카데미 작품상·각본상, 골든글로브 각본상 등을 수상했다.김희경 기자
스티븐 스필버그(77)의 위대함을 설명하는 데 ‘명장’이란 단어 하나론 부족하다. ‘죠스’ ‘E.T.’ ‘인디아나 존스’ ‘쥬라기 공원’ ‘쉰들러 리스트’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 영화사에 길이 남을 대작을 수없이 남겼기 때문이다. 농구의 마이클 조던, 골프의 타이거 우즈처럼 그의 이름 앞에 ‘역대 최고(GOAT·Greatest Of All Times)’란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스필버그는 어떻게 이런 걸작들을 60년 넘도록 쉼 없이 만들 수 있었을까. 그 비밀을 엿볼 수 있는 영화가 오는 22일 개봉한다. 스필버그의 자전적 영화 ‘파벨만스’(사진) 얘기다. 천재 감독이 된 소년의 꿈파벨만스는 ‘할리우드의 제왕’을 다룬 영화지만 화려한 할리우드의 불빛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어린 시절 스필버그의 소박한 이야기만 가득할 뿐이다. 주인공인 소년 새미(가브리엘 러벨 분)는 스필버그 자신이다.새미는 부모를 따라 처음 극장을 찾은 뒤 영화에 푹 빠진다. 기차 충돌 장면을 인상 깊게 본 그는 장난감 기차를 사서 온갖 장면을 연출하고 카메라로 찍어본다. 그런 그를 바라보는 부모의 시선은 엇갈린다. 아빠 버트(폴 다노)는 걱정하지만, 엄마 미치(미셸 윌리엄스)는 열렬한 지지를 보낸다. 엄마의 응원이 없었다면 오늘날 ‘영화감독 스필버그’는 없었을지도 모른다.엄마의 지지를 등에 업은 새미는 항상 카메라를 갖고 다니며 일상을 촬영한다. 동생들에게 이런저런 연기를 시킨 뒤 이를 영상에 담는다. 케첩으로 피 흘리는 장면을 연출하고, 휴지로 온몸을 감싸게 해 미라 연기를 시키는 식이다.하지만 새미는 그토록 사랑한 카메라 때문에
영화 자체를 소재로 삼은 영화들이 있다. 자신이 가장 잘 알면서도 사랑하는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고자 하는 영화 감독의 꿈과 의지가 반영됐다.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시네마 천국'(1990),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바빌론'(2023), 신수원 감독의 '오마주'(2022) 등이 대표적이다. 그중 다수는 주인공이 영화 감독이 된 이후를 그렸다. 영화 한편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 영화계의 어두운 이면, 각종 고난에도 끝까지 영화를 사랑하는 감독의 마음을 담았다. 그런데 오는 22일 개봉하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파벨만스'는 전혀 다르다. 영화를 소재로 삼은 것은 동일하다. 하지만 스필버그가 감독이 된 이후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유년 시절에 철저히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영화에 대한 꿈을 키워온 과정, 가족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의 스필버그를 만든 정신적 근원과 자양분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더욱 참신하면서도 따뜻하게 다가온다. 올해로 77세를 맞은 스필버그는 미국 할리우드를 상징하는 감독으로 꼽힌다. 1959년 '더 라스트 건'으로 데뷔했으며, '죠스' 'E.T.' '인디아나 존스' '쥬라기 공원' '마이너리티 리포트' '레디플레이어 원'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켰다. 그래서 휘황찬란한 할리우드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지만, 오히려 정반대다. 파벨만스엔 아담하고 소박한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를 통해 스필버그는 자신의 삶 자체가 되어준 영화에 대한 찬사, 그 동력이 되어준 가족들에 헌사를 함께 보낸다. 영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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