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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사용해야 하는 자료인데 어디에 뒀는지 몰라 허둥대는 경우가 많다. 뭔가 중요한 일이 있는데 도대체 그 내용을 기억할 수 없어서 당혹스럽기도 하다. 많은 사람이 겪는 일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에 따르면 미국 직장인들은 엉뚱한 곳에 보관된 메모와 파일 등을 찾느라 소비한 시간만 1년에 평균 76시간이다. 은 정보와 지식을 제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다룬다. 효율성 높은 디지털 보관소를 구축하는 요령을 알려준다. 생산성 전문가로 개인과 조직의 창의성과 효율성 혁신 방안을 연구하는 미국 출신 티아고 포르테가 썼다. 저자는 위대한 지식인과 예술가들의 공통점을 살펴봤다. 아이작 뉴턴, 레오나르도 다빈치, 파블로 피카소 등은 기록을 습관화했다. 맨땅에서부터 시작한 것은 없었다. 평소에 영감이 될 만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발전시킨 것이다. 하지만 무작정 기록만 해서는 원하는 효과를 100% 얻을 수 없다. 저자는 ‘CODE’라는 단어로 기록의 순서를 제시한다. 수집(collect) 정리(organize) 추출(distill) 표현(express)이다. 먼저 관심 있는 자료나 떠오른 아이디어를 간단히 저장한다. 저장한 자료는 그대로 두는 게 아니라 단계별로 요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짧은 시간에 핵심만 파악하고 따로 정리해 둔다. 그런 다음엔 프로젝트나 목표를 실행할 때 필요한 정보만 골라내면 된다. 완전히 다른 분야의 정보를 서로 연결하는 연습도 해야 한다. 서로 다른 영역의 아이디어들을 연결 지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이다. 이후 작업한 결과물과 중간 과정을 여러 사람에게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많은 사람의 다양한 피드백을 취합하고 나만의 관점을 정교하게 다듬고 정립
“어딜 가나 ‘연진아’라고 불러주시더라고요. 엄마도 제 이름 대신 ‘연진아’라고 해요. 작품이 잘될 것이란 확신은 있었지만 이렇게 관심받을 줄은 몰랐는데, 정말 감사하고 행복합니다.”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열연한 배우 임지연(사진)은 17일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말했다. 임지연은 학창시절 문동은(송혜교 분)을 괴롭힌 박연진 역을 맡아 호평받았다. 동은의 내레이션으로 주로 나오는 “연진아”라고 하는 대사는 올 상반기 최고의 ‘밈(meme·유행어)’이 되기도 했다.지난 10일 공개된 더 글로리 파트 2는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17일 기준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1위에 올랐다. “SNS를 찾아주는 해외 팬이 늘어나는 걸 보면 놀라워요. 앞으로도 해외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이 많이 생길 것 같아요. 더 좋은 작품으로 해외 팬들을 만나고 싶습니다.”임지연은 이번 작품에서 “세상 사람들이 다 날 미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캐릭터를 잡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말했다. “처음엔 소시오패스 느낌으로 감정을 빼볼까, 오히려 감정적으로 접근해볼까 다양하게 고민했어요. 그러다 유명한 작품의 빌런들을 참고하거나 따라 하지 말고, 캐릭터를 ‘임지연화’하자고 생각했지요.”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를 졸업한 임지연은 2011년 재난 영화로 데뷔했다. 2014년 송승헌과 함께 주연을 맡은 ‘인간중독’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동시에 연기력 논란에도 시달렸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연진 역을 완벽히 소화하며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ldq
“어딜 가나 다들 ‘연진아’라고 불러 주시더라고요. 어머니도 제 이름 대신 ‘연진아’라고 부르시죠. 작품이 잘될 것이란 확신은 있었지만, 캐릭터 하나하나가 이렇게 관심을 받을지는 몰랐는데 정말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열연을 펼친 배우 임지연(사진)은 17일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임지연은 학창시절 문동은(송혜교 분)을 괴롭힌 박연진 역을 연기해 호평을 받았다. 동은의 내레이션으로 주로 나오는 “연진아”라고 하는 대사는 올 상반기 최고의 밈(meme‧유행어)이 되기도 했다. 지난 10일 공개된 더 글로리 파트 2는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17일 기준 TV쇼 부문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방문하는 해외 팬들이 늘어나는 걸 보면 놀라워요. 앞으로도 해외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들이 많이 생길 것 같아요. 더 좋은 작품으로 해외 팬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 임지연은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악역을 맡았다. 그는 "세상 사람들이 다 날 미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캐릭터를 잡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었다"고 설명했다. "처음엔 '소시오패스 느낌으로 감정을 빼볼까?', 오히려 감정적으로 접근해 볼까 다양하게 고민했어요. 그러다 유명한 작품의 빌런들을 참고하거나 따라 하지 말자고 생각하게 됐죠. 내 목소리, 내가 갖고 있는 표정, 몸짓으로 캐릭터를 '임지연화' 시키자고 결심했습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를 졸업한 임지연은 2011년 '재난영화'로 데뷔했다. 2014년 송승헌
“시장 과열과 치열한 인수전은 예상 밖이었어요. 주주 가치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흔들면서까지 인수를 감행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중단) 결론을 내렸습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사진)은 15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중단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하이브는 카카오와 치열한 인수전을 벌이다 사흘 전 인수 중단을 선언했다. 방 의장은 “인수하는 입장에선 인수에 들어가는 유무형의 비용이 크게 느껴진다”며 “그래서 인수 대신 원래 로드맵대로 글로벌로 나아가자는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방 의장은 이날 K팝 열풍에 관련된 기조연설 진행에 앞서 기자들로부터 SM엔터 인수전에 관한 질문 공세를 받았다. 그는 SM엔터 인수에 관한 검토를 2019년부터 했다고 밝혔다. “2019년에 이미 인수 제안을 두 차례 했습니다. 여러분이 루머로 들었듯 거절당한 것도 맞습니다. 그러다 작년에 한번 더 인수 논의가 있었고, 이번에 이수만 씨에게 연락이 와 진행이 됐습니다.”하지만 결국 SM엔터 경영권은 카카오에 돌아갔다. 하이브는 이들과 플랫폼 협업을 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방 의장은 “이렇게 말하면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한다는 분도 있겠지만, 플랫폼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내 저는 개인적으론 아주 만족한다”고 말했다.하이브가 보유하고 있는 15.8%의 SM엔터 지분에 대해선 추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 의장은 “사실 인수 관련 팀원을 모두 휴가 보냈다”며 “그분들이 오늘내일 다 복귀할 것이고, 추후 논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방 의장은 하이브의 인수
"시장 과열과 치열한 인수전은 예상 밖이었어요. 주주 가치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흔들면서까지 인수를 할수는 없다는 생각에서 (인수 절차 중단) 결론을 내렸습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중단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하이브는 카카오와 치열한 인수전을 벌이다 지난 12일 인수 중단을 선언했다. 방 의장은 "인수를 하는 입장에선 인수에 들어가는 유무형의 비용이 훨씬 더 크게 느껴진다"며 "그래서 인수보다 원래 로드맵에 있었던 대로 글로벌로 나가자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방 의장은 이날 K팝 열풍에 관련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이후 진행된 질의 응답 시간에 SM엔터 인수전에 관련된 질문이 이어지자, 예상한 듯 솔직하게 막전막후를 들려줬다. 그는 SM엔터 인수에 대한 검토를 2019년부터 진행했다고 밝혔다. "2019년에 이미 인수 제안을 두 차례 했습니다. 여러분이 루머로 들었듯이 거절당한 것도 맞습니다. 그러다 작년에 한번 더 인수에 대한 논의가 있었어요. 그땐 인수가 반드시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결론을 내렸죠." 하지만 올 상반기 이수만 SM엔터 전 총괄 프로듀서의 제안으로 또 다시 인수 검토가 시작됐다. "다들 하이브의 SM엔터 지분 인수가 갑작스러운 발표라고 느끼셨겠지만, 저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수만 씨에게 연락이 왔고, 지분 인수 의향을 물었죠. 과거엔 인수를 반대했지만, 그 요인들이 사라졌다고 판단해서 인수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결국 하이브의 인수 절차 중단으로 SM엔터의 경영권은 카카오가 가지게
스릴러나 범죄영화 등 이른바 장르물에서 로맨스는 일종의 ‘양념’ 같은 존재다. 극의 전개를 위한 설정이거나 분위기 환기를 위한 장치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지난달 24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되고 있는 애플TV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리에종’(사진)은 장르물의 전형을 거부했다. 테러와 스릴러를 내세우면서도 치명적이고 매혹적인 러브 스토리를 펼쳐 보인다.‘리에종’은 총 6부작으로 현재까지 4회분이 공개됐다. 매주 금요일 하나씩 에피소드가 더해진다. 시리즈는 2회째부터 애플TV플러스 전체 콘텐츠 1위에 올랐다. 미국 에미상 수상 드라마 ‘24’의 스티븐 홉킨스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프랑스 출신 뱅상 카셀, 에바 그린이 주연으로 나온다.이야기는 오랜 연인관계였던 민간 정보요원 가브리엘(뱅상 카셀 분)과 영국 내무부 장관의 보좌관 앨리슨(에바 그린 분)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들은 각자의 이유로 어느 해커 일당을 찾게 된다. 영국에 테러가 일어날 것을 알게 된 해커들이다. 작품 속에선 프랑스와 영국, 러시아와 시리아로 연결되는 국제적 이해관계 속에 온갖 첩보와 정치적 음모가 난무한다.시리즈의 초반은 테러물 장르의 특성이 부각되지만 1회 후반부터 가브리엘과 앨리슨의 치명적인 사랑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두 배우의 연기는 매우 인상적이다. 서로를 바라볼 때마다 장르 자체가 로맨스로 바뀌는 느낌까지 들 정도다. 극이 진행될수록 두 사람이 다시 끈끈하게 연결될 것 같은 가능성을 키우며 다음 편을 기대하게 한다. 테러 위협을 제거하는 과정과 사랑의 감정이 다시 깊어지는 전개가 강력한 상승작용을 불러온다.아쉬운 점은 팽팽한
“저의 여행은 작은 보트에서 시작됐습니다. 저는 난민캠프에서 할리우드의 가장 큰 무대까지 왔어요. 이것이, 이것이야말로 ‘아메리칸 드림’이지요.”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12일(현지시간) 열린 제95회 오스카(아카데미) 시상식장은 자주 눈물바다로 변했다. 베트남 전쟁으로 난민캠프에 머물다 미국으로 건너온 키 호이 콴(사진)은 남우조연상을 받고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는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 양쯔충(楊紫瓊)이 연기한 미국 이민 1세 에벌린의 남편 역할을 맡았다. 61세의 나이에 동양인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양쯔충도 눈물을 삼켰다. 부상과 우울증 등으로 대중의 기억 속에서 밀려났다가 남우주연상을 받은 브렌던 프레이저도 울먹였다. 61세의 양쯔충 “지금이 전성기”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주관하는 오스카는 미국 영화계 최고의 시상식으로 꼽힌다. 올해 시상식의 주인공은 ‘아메리칸 드림’을 소재로 삼은 영화 에브리씽이었다. 에브리씽은 오스카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포함해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편집상 등 7관왕을 차지했다.에브리씽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중국계 미국인 에블린과 그의 가족 이야기를 담았다. 에블린은 우연히 멀티버스라는 다른 세계에 수만 명의 자신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위기에 빠진 세상과 가족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에브리씽은 중국계 미국인 감독 대니얼 콴 감독에게 감독상(공동연출 대니얼 샤이너트 공동 수상)을 안겼다. 작품, 감독, 배우가 모두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낸 셈이다.
지금 당장 사용해야 하는 자료인데 어디에 뒀는지를 몰라 허둥대는 경우가 많다. 뭔가 중요한 일이 있는데 도대체 그 내용을 기억할 수 없어서 당혹스럽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일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에 따르면 미국 직장인들은 엉뚱한 곳에 보관된 메모와 파일 등을 찾느라 소비한 시간만 1년에 평균 76시간이다. 미국의 또 다른 보고서에서는 지식 노동자들이 평균적으로 업무 시간의 26%를 다양한 시스템에 분산된 정보를 찾고 통합하는 데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흩어진 정보들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는 비율은 56%에 불과했다. 절반 가까이 실패한다는 얘기다. 정보의 바다는 더욱 넓어지고 있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정작 필요한 정보를 찾지 못하는 현상은 더욱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세컨드 브레인>은 정보와 지식을 제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다룬다. 효율성 높은 디지털 보관소를 구축하는 요령을 알려준다. 생산성 전문가로 개인과 조직의 창의성과 효율성 혁신 방안을 연구하는 미국 출신의 티아고 포르테가 썼다. 포르테는 정보의 수집은 물론 이를 활용한 창작과 표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기억 장치이자 생산 도구를 ‘세컨드 브레인’이라고 부른다. 어떻게 하면 ‘제2의 뇌’를 가질 수 있을까. 저자는 위대한 지식인과 예술가들의 공통점을 살펴봤다. 아이작 뉴턴, 레오나르도 다빈치, 파블로 피카소 등은 모두들 기록을 습관화했다. 맨땅에서부터 시작한 것은 없었다. 평소에 영감이 될 만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발전시킨 것이다. 기록은 힘이 쎄다. 오늘 날에는 에버노트, 굿
3개월, 기다림의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휘몰아치되 격조를 잃지 않는 복수극을 만난 게 얼마 만인가.지난 1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 파트 2(사진)는 완벽하게 짜인 퍼즐판이었다. 총 16부작 중 8~16회분이 이날 공개됐다. 곧바로 글로벌 순위 3위에 오르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 일고 있다. 글로벌 5위까지 올랐던 파트 1을 단숨에 넘어섰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클릭했는지 서버가 잠시 다운될 정도였다.파트 1에선 과거 연진(임지연 분)과 그 무리의 학교폭력 이야기, 각 캐릭터 소개, 복수 전에 일어난 다양한 사건과 복선을 배치했다. 반면 파트 2에선 동은(송혜교 분)의 복수와 연진의 반격에 집중한다. 그리고 사건에 담긴 비밀과 ‘떡밥’ 회수 등을 통해 복수의 퍼즐 조각을 하나씩 보여준다.교묘하게 설계한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역시 김은숙’이란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 작품은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을 쓴 그의 첫 장르물이다. “내가 봐도 무섭도록 잘 썼더라”라는 김 작가의 얘기처럼 그만의 장점과 특색이 잘 드러난다. 복수는 동은이 가해자들을 살해하거나 구타하는 방식이 아니다. 연진을 포함한 가해자들끼리 상대를 배신하고 무너뜨린다. 반대로 피해자들은 끝까지 서로를 의지하고 연대한다.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도 촌스럽지 않다. 김 작가는 인상적이었던 댓글로 “신을 믿는 자와 신을 믿지 않는 자의 싸움”을 꼽았다. 동은을 괴롭힌 가해자들은 샤머니즘, 기독교, 불교 등 각자의 종교를 갖고 있다. 반면 동은은 신을 믿지 않고 자신이 직접 벌을 주려 한다. 하지만 “파트 2를
휘몰아치면서도 격조 있는 복수극이 펼쳐진다. 완벽하게 짜여진 하나의 퍼즐판이 윤곽을 드러낸 순간, 감탄이 나온다. 지난 10일 공개된 넷플릭스의 인기 시리즈물 ‘더 글로리’의 파트 2는 시청자들의 3개월의 기다림에 보답하듯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선보인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파트 1은 큰 인기를 얻었다. 글로벌 순위는 5위까지 올랐다. 이번엔 더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나고 있다. 이 작품은 총 16부작으로 이날 8~16회에 해당하는 분량이 일괄 공개됐다. 공개 직후 글로벌 순위 3위에 등극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파트 2가 공개되는)금요일 밤엔 약속을 잡으면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한번에 사람이 몰리며 일시적으로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파트 1에선 과거 연진과 그 무리들의 학폭 이야기, 각 캐릭터들의 소개, 복수 전에 일어난 다양한 사건과 복선을 배치했다. 반면 파트 2에선 파트 2에선 동은(송혜교 분)의 복수와 연진(임지연 분)의 반격에 집중했다. 그리고 사건에 담긴 비밀과 ‘떡밥’ 회수 등을 통해 복수의 퍼즐 조각들을 하나씩 드러냈다. 이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역시 김은숙 작가’라는&nb
1999년 개봉한 ‘식스 센스’로 M 나이트 시아말란 감독(1970~)은 순식간에 스타 감독이 됐다. ‘식스 센스’는 강렬한 반전으로 큰 충격을 선사한 작품인 만큼 오늘날까지도 ‘반전 영화의 대명사’로 꼽힌다. 시아말란 감독은 인도에서 태어났으나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쭉 자랐다. 의사 집안에서 자란 영향으로 의사가 되려 했다가 영화에 빠져 뉴욕대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1992년 영화 ‘분노를 위한 기도’로 데뷔했다. 그는 스물아홉 살에 선보인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영화 ‘식스 센스’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 작품으로 엠파이어 어워즈 최우수 감독상, 새틀라이트 어워즈 최우수 각본상 등을 휩쓸었다. 하지만 지나치게 큰 성공이 발목을 잡았다. 관객들은 이후 그의 영화에서 엄청난 반전 엔딩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시아말란 감독 역시 충격적 결말을 넣는 것에 주로 집중했다. 그러다 보니 전체적인 완성도와 짜임새 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시아말란 감독은 점차 이를 보완해 나갔다. 제임스 맥어보이를 주연으로 내세운 ‘23 아이덴티티’(2017), 그 속편인 ‘글래스’(2019)는 호평을 받았다. 흥행에도 성공하며 그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지난 8일엔 데이브 바티스타가 주연을 맡은 ‘똑똑똑’이 국내 개봉했다. ‘식스 센스’급의 결말을 기대하는 관객은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인물들의 감정은 물론 희생과 죽음, 구원의 의미를 잘 담아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사이비 종교는 우리 사회가 길러낸 괴물입니다.”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만든 조성현 MBC PD(사진)가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조 PD는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은 많은 여성에게 몹쓸 짓을 하고도 10년형을 선고받았지만, 미국판 JMS로 불리는 워런 제프스는 종신형에 20년형을 더 선고받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왜 교주들에게 안전한 나라가 됐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종교에 방관자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며 작품을 만들었습니다.”다큐는 JMS 총재 정명석과 오대양의 박순자, 아가동산의 김기순,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의 만행과 사이비 종교의 실체를 다룬다. 지난 3일 공개된 이후 넷플릭스 한국 톱10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이 작품은 조 PD가 MBC에서 기획하던 중 내부 이유로 중단됐다. 이후 그가 넷플릭스에 제안해 제작이 이뤄졌다. 그는 2년간 200여 명을 만나는 취재 과정에서 온갖 미행, 협박에 시달렸다. 그토록 어려운 작업이었는데도 그는 제작을 멈추지 않았다. “우리 가족 중에도 사이비 종교 피해자가 있습니다. 저한테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저 자신의 이야기였죠. ‘언젠가 이걸 꼭 다뤄야겠다’는 숙제 같은 주제였습니다.”그는 시즌 2 제작 가능성도 언급했다. “다루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공부를 시작했고, 또 다른 피해자도 만나고 있습니다.”김희경 기자
총 12편에 달하는 아시아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아세안 영화주간'이 오는 23일부터 서울, 부산, 전주 3개 도시에서 진행된다. 올해로 3회를 맞이한 아세안 영화주간은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운영하는 아세안문화원과 영화의전당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영화제의 부제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염원'이다. 오는 23~26일엔 서울 씨네큐브 광화문, 30일~4월 2일엔 부산 영화의전당, 7~8일엔 메가박스 전주객사에서 진행된다. 이번 행사에선 대중성을 고려한 작품 선정으로, 관객과 아시아 영화가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국 작품을 리메이크한 개막작 '7번방의 기적'을 포함해 베트남의 첫 판타지 영화 '마이카: 외계에서 온 소녀', 공포 영화 팬들을 위한 인도네시아의 '사탄의 숭배자' 등을 상영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인기 시리즈인 태국의 '그녀의 이름은 난노'도 스크린으로 감상할 수 있다. 필리핀의 거장 브리얀테 멘도자를 비롯해 다수의 영화감독과 프로듀서들이 함께 하는 관객과의 대화(GV)도 진행된다. 유튜브 ‘제3회 아세안 영화주간’ 채널에선 감독인사, GV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이번 행사의 홍보대사로는 배우 강형석(사진)이 위촉됐다.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월수금화목토' 등으로 잘 알려진 그는 이번 영화주간에서 상영되는 최초의 한국-싱가포르 합작영화 '아줌마'에도 출연한다. 싱가포르 출신 허슈밍 감독의 '아줌마'는 K드라마 열성 팬인 싱가포르 아줌마의 좌충우돌 한국 여행기를 다룬 작품이다. 지난해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이기도 하며,
장르물에 곁들여진 로맨스는 대부분 주변적 이야기에 그친다. 캐릭터간의 다양한 관계 중 하나로만 설정되거나, 분위기 환기를 위한 장치에 그친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첫 공개된 애플TV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리에종'은 이 공식에서 벗어나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테러와 스릴러를 내세운 전형적인 장르물임에도 치명적이고 매혹적인 사랑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명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이들의 눈빛 연기만으로도 압도되는 느낌이 들 정도다. '리에종'은 총 6부작으로 현재까지 2회분이 공개됐다. 나머지 회차는 매주 금요일 1회분씩 공개된다. 아직 2회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애플TV플러스 내 1위에 올랐다. 연출은 에미상 등을 수상한 드라마 ‘24’의 스티븐 홉킨스 감독이 맡았다. 유명 배우들이 출연해 공개 전부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프랑스 출신의 두 배우 뱅상 카셀, 에바 그린이 주연을 맡았다. 카셀은 모니카 벨루치의 전 남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작품은 민간 요원 가브리엘(뱅상 카셀), 영국의 장관 리처드의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는 앨리슨(에바 그린)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들은 각자의 이유로 영국에 테러가 일어날 것임을 해킹 과정에서 알게 된 젊은 시리아 해커들을 찾아나선다. 프랑스-영국-러시아-시리아로 연결되는 다양한 국가의 이해관계가 얽힌 테러물이자 첩보 스릴러물에 해당한다. 이 과정에서 온갖 첩보와 정치적 음모가 난무한다. 처음엔 장르 자체가 부각되지만, 1회 말부터 가브리엘과 앨리슨의 치명적인 사랑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오래 전 연인 관계였던 두 인물은 테러 사건으로 재회하게 된다. 두 배우의 연기는 매우 인상적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신카이 마코토는 2017년 ‘너의 이름은’으로 한국에서 380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지난 1월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381만 명(6일 현재)을 넘어서기 전까지 6년 동안 ‘일본 애니메이션 관객 수 1위’ 타이틀의 자물쇠를 굳게 걸어 잠갔다. 신카이 감독은 다시 한번 흥행 열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그의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사진)이 8일 선보인다. 개봉을 이틀 앞둔 6일 사전예매율 44.8%로 전체 1위에 올랐다. 쾌조의 스타트다.‘빛의 마술사’로 불리는 신카이 감독은 국내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너의 이름은’뿐만 아니라 ‘초속 5센티미터’(2007), ‘날씨의 아이’(2019) 등도 인기를 끌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신카이 감독의 재난 3부작 가운데 마지막 작품이다. 그는 2011년 일본 대지진 이후 재난에 대한 작품을 만들어왔다. ‘너의 이름은’에서는 지구가 혜성과 충돌하고, ‘날씨의 아이’에서는 좋은 날씨를 얻기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모습을 담았다.신카이 감독은 ‘스즈메의 문단속’에서 더욱 기발하고 섬세해진 세계관을 선보인다. 이야기는 스즈메라는 소녀가 수수께끼의 문을 여는 순간 마을에 지진이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스즈메는 재난의 문을 닫기 위해 일본 곳곳을 찾아다닌다. 남자 주인공은 스즈메와 비슷한 또래의 소타. 스즈메는 고양이의 마법 탓에 ‘말하는 의자’가 돼버린 소타를 데리고 다닌다. 신카이 감독은 어두운 재난 이야기를 밝은 특성의 애니메이션과 절묘하게 결합해 이름값을 유감없이 뽐냈다.작품에는 아기자기한 동화적 상상력이
영국의 해리 왕자는 작년 말 세계 호사가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른 인물 중 한 명이었다. 그와 아내 메건 이야기를 담은 6부작 다큐멘터리 ‘해리와 메건’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를 통해 12월 8일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영국 왕실의 비밀을 폭로한 해리 부부의 인터뷰가 담겨 큰 이슈가 됐다.하지만 한국에선 볼 수 없었다. 외신으로 간추린 내용만 접할 수 있었을 뿐이다. 국내에 공개된 것은 그로부터 28일 후인 올해 1월 4일이다. 국내 OTT에 방영하려면 사전에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심의를 받아 ‘18세 이상 관람가’와 같은 등급을 받아야 해서다. 한 달이 지나 공개된 이 작품은 국내 시청자에게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한물 간 이슈가 됐으니 당연한 일이다.앞으로는 이런 국내외 OTT 방영 시차가 사라진다. OTT 콘텐츠에 대한 영등위의 사전 심의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한국 시청자도 미국 드라마를 미국인과 같은 시점에 감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석 달 걸리던 사전 심의 사라져영등위는 3월 28일부터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등 OTT 업체가 자체적으로 영상 등급을 분류할 수 있는 ‘OTT 자체 등급 분류 제도’를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영등위가 수많은 OTT 콘텐츠를 하나하나 살펴보는 대신 OTT 업체가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방식이다. 지금은 미국 드라마 ‘털사 킹’을 티빙에 방영하기 전 영등위의 심의를 받아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는 방식이지만, 앞으론 티빙이 알아서 등급을 매긴 뒤 방영하는 식으로 바뀐다는 얘기다.영등위는 이처럼 업체에 자율심의권을 주고, 사후 모니터링만 한다. 누가
“연진아.”올 들어 온라인을 달군 최고의 ‘밈(meme·유행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더 글로리’의 캐릭터 이름 연진이다. 작품 속 주인공 동은(송혜교 분·사진)은 자신을 괴롭힌 연진(임지연 분)의 이름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그를 향한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시청자들이 그 이름을 따라부를 만큼 더 글로리는 열풍을 일으켰다.넷플릭스는 더 글로리의 파트 2 일부(9, 10회)를 언론에 먼저 공개했다. 전체 16부작 중 파트 1(1~8회)은 지난해 내놨고, 파트 2는 다음달 10일부터 순차적으로 방영된다. 더 글로리는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을 쓴 김은숙 작가와 ‘비밀의 숲’ 등을 만든 안길호 감독이 제작했다. 주연은 송혜교가 맡았다.9회는 사라진 손명오(김건우 분)의 실종 전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동은을 괴롭힌 인물 중 한 명인 손명오의 실종에 담긴 비밀이 한 꺼풀 벗겨진다. 이어 연진이 남편 도영(정성일 분)과 갈등이 깊어지는 모습이 그려진다.10회에는 동은의 실책과 연진의 반격이 담겼다. 연진은 자수를 권하는 동은의 얘기에 크게 비웃으며 이렇게 말한다. “내가 너를 상대할 고데기를 다시 찾겠다.” 뜨거운 고데기는 학창 시절 연진이 동은을 괴롭히는 데 쓰던 도구였다. 그리고 그 경고대로 연진은 동은이 예상치 못한 ‘두 개의 고데기’를 찾아내 숨통을 조여온다.파트 1처럼 곳곳에 숨겨놓은 복선을 찾아내고, 추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고등학생 시절 억울하게 살해당한 소희 사건의 범인과 손명오 실종에 관한 비밀 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판이 더 커진다. 10회 마지막에는 연진을 섬뜩
사기극은 영화나 드라마의 제작진과 관객이 펼치는 두뇌 싸움이다. 제작진은 하나의 거대한 퍼즐을 짜놓고 관객을 함정에 빠뜨린다. 다양한 상징과 복선을 곳곳에 숨겨놓고 비밀과 반전을 적절한 타이밍에 끌어낸다. 관객은 정교한 플롯에 깜빡 속을 때 ‘즐거운 패배’를 만끽하며 호평을 한다.애플TV플러스의 오리지널 영화 ‘샤퍼’는 관객을 압도하는 작품이다. 인물별로, 사건별로 물고 물리는 사기 행각과 함께 끝없는 반전의 연속에 감탄하게 된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또 무엇이 뒤통수를 칠지’ 궁금해질 정도다. 영화는 ‘더 크라운’ ‘셜록’ 등을 만든 벤저민 캐런 감독이 연출했다. 줄리안 무어, 세바스찬 스탠, 브리아나 미들턴, 저스티스 스미스 등이 출연한다.영화는 평범한 로맨스물처럼 시작한다. 서점을 운영하는 톰(저스티스 스미스 분)이 책방 손님이자 대학원생인 샌드라(브리아나 미들턴 분)와 사랑에 빠지는 모습이다. 둘은 사랑을 속삭이며 달콤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샌드라의 오빠 맥스가 찾아와 돈을 빌려달라며 괴롭힌다. 여자 친구가 괴로워하는 모습에 톰은 재력가 아버지에게서 받은 돈으로 거액을 빌려준다. 여기서 반전. 남자 친구의 돈을 받은 샌드라가 감쪽같이 사라지는 것이다.이후 영화는 본격적인 사기극으로 본색을 드러낸다. 사기와 연관된 인물들의 연결고리는 급속하게 밝혀진다. 샌드라의 정체, 샌드라와 오빠의 관계, 톰의 새어머니 매들린(줄리안 무어 분)과의 관계가 차례로 등장한다. 이들은 함께 사기를 도모했다가도 서로 배신하거나, 사이가 틀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등 예상을 뛰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명저 <국가> 마지막 부문엔 뜬금없는 대목이 나온다. 어떻게 보면 의미심장하기도 하지만. 플라톤은 유토피아에 이르기 위해선 이야기꾼(시인)을 모조리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야기꾼을 혐오하는 그의 마음 한쪽은 스승 소크라테스의 죽음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탁월한 이야기꾼이자 고대 그리스의 희극 시인 아리스토파네스는 연극 ‘구름’에서 소크라테스를 사기꾼으로 몰았다. 대중은 그의 이야기에 심취했고, 결국 소크라테스는 독미나리를 마시고 고통 속에 죽어갔다.<이야기를 횡단하는 호모 픽투스의 모험>은 영화, 드라마, 웹툰, 웹소설 등의 전성시대에 이야기가 가진 전염성을 경고한다. 미국 워싱턴제퍼슨대 영문학과 연구원이자 <스토리텔링 애니멀> 등으로 유명한 조너선 갓셜이 썼다. 인간은 이야기하는 동물 ‘호모 픽투스(Homo Foictus)’다. 하지만 저자는 스토리텔링의 특성을 ‘구슬림의 마법’이라고 규정한다. 상대를 이야기로 매혹하는 것은 공감, 이해, 평화 증진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분열, 불신, 증오의 씨앗을 뿌리는 데도 더없이 효과적”이라고 경고한다. 히틀러, 스탈린 등은 이를 악용한 대표적인 인물이다.저자는 “의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장·위조된 이야기 등을 선별해 낼 수 있어야 가치 있는 이야기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김희경 기자
마리아 칼라스(1923~1977)는 20세기 최고의 소프라노로 꼽힌다. 아름답고 청아한 고음을 선보여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노인과 바다>를 쓴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황금빛 목소리를 가진 태풍”이라고 극찬했다.칼라스는 그리스계 미국인이다. 어릴 때부터 천부적인 소질을 보였으며, 열아홉 살에 오페라 ‘토스카’로 데뷔했다. 스물일곱 살엔 이탈리아의 대표 오페라 극장인 라 스칼라 극장에서 오페라 ‘아이다’를 선보여 선풍적 인기를 얻었다. 이후 ‘나비부인’ ‘카르멘’ ‘노르마’ 등 총 46편에 달하는 오페라 무대에 올랐다. 엄청난 노력파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오페라 여주인공 역을 맡기 위해 30㎏을 감량하기도 했다.칼라스의 사랑 이야기도 유명하다. 그는 스물여섯 살에 사업가 조반니 바티스타 메네기니와 결혼했지만, 10년 후 헤어졌다. 서른네 살에 그리스의 ‘선박왕’으로 불린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와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오나시스는 칼라스를 버리고,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부인이었던 재클린 케네디와 결혼했다.칼라스가 태어난 지 100주년을 맞은 올해엔 이를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무대가 펼쳐진다. 예술의전당에서 오는 4월엔 ‘마리아 칼라스&엔리코 카루소를 위하여’ 공연이, 10월엔 오페라 ‘노르마’ 공연이 열린다.김희경 기자
크리스토퍼 놀런(1970~)은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독창적인 영화를 만들면서도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둬온 감독이다. ‘메멘토’부터 ‘다크나이트’ ‘인셉션’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테넷’까지 많은 명작이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는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광고회사에 다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곱 살 때 직접 카메라를 들고 짧은 영화를 만들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 진학해 영문학을 공부하면서도 꾸준히 영화를 찍었다. 첫 장편 데뷔작은 ‘미행’(1998)이며, 토론토영화제 등 주요 국제 영화제에서 호평받았다. 두 번째 장편 영화 ‘메멘토’(2001)를 통해선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차례로 나온 ‘다크나이트’ 3부작에서는 배트맨과 조커의 이야기를 담아 흥행 열풍을 일으켰다. ‘인셉션’(2010) ‘인터스텔라’(2014) ‘덩케르크’(2017) ‘테넷’(2020) 등의 작품엔 놀런만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철학이 담겨 있다. 이들 작품을 관통하는 단어는 ‘시간’이다. 서로 다르게 흐르는 시간 속 이야기를 하나로 엮어내는가 하면 시간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오는 7월 개봉 예정인 ‘오펜하이머’에서도 미국 물리학자 오펜하이머와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접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한국 영화에선 여성 킬러가 부각되는 경우가 드물다. 김옥빈 주연의 ‘악녀’(2017) 등에서 여성 킬러를 다루긴 했지만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여성 킬러 영화의 불모지에 ‘길복순’이 등장했다. 영어 제목은 ‘Kill boksoon(복순을 죽여라)’이다.다음달 31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은 독보적 여성 킬러를 내놨다. 자비 없는 살인으로 섬뜩함을 전해주면서도 어딘가 매력적이고 때로는 작은 연민마저 불러일으키는 다층적 캐릭터다. 지난 16일부터 열리고 있는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영화는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전도연이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 역을 맡았고, 설경구는 킬러들을 고용해서 돈을 버는 회사의 사장을 연기했다. 구교환은 길복순의 킬러 후배로, 이솜은 킬러를 키워내는 간부로 나온다. 황정민이 야쿠자로 특별 출연해 오프닝을 장식한다. 영화 ‘불한당’ ‘킹메이커’를 만든 변성현 감독의 작품이다.영화는 길복순이 자신을 고용한 킬러 회사와 재계약하기 직전에 엄마로서 정체성이 커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길복순은 시종일관 잔인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킬러로 묘사되지만 행동 하나하나에 모성애가 깔려 있다. 딸에게는 어쩔 줄 모르는 서툰 싱글맘이다. 지난달 시작한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서 보여준 밝고 억척스러운 싱글맘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전도연의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다. 야쿠자(황정민)와 입담을 과시하며 펼쳐보이는 액션은 압권이다.액션 연출도 인상적이다. 킬러의 존재감은 감각적 미장센과 촬영기법으로 훨씬 강렬해진다. 영화 ‘존 윅’을 연상
마블의 ‘앤트맨’은 작지만 강한 히어로다. 버튼 하나로 몸을 개미처럼 작게 만들 수도 있고, 빌딩만큼 크게 불릴 수도 있다. 이 능력을 활용해 적진을 휘젓고 다니며 악당을 무찌른다. 몸 크기를 자유자재로 늘리거나 줄인다는 참신한 아이디어에 많은 마블 팬이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5년 만에 돌아온 앤트맨에선 정작 앤트맨 특유의 매력이 사라졌다. 지난 15일 개봉한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앤트맨 3)는 마블의 새로운 세계관과 막강한 빌런에게 집중하느라 주인공인 앤트맨을 소홀히 했다. 영화는 앤트맨(폴 러드 분)과 가족 등이 미지의 ‘양자 영역’ 세계 속에 빨려 들어가며 시작된다. 양자 영역은 다양한 괴생명체가 가득한 신비로운 공간으로 묘사된다. 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하지만 영화는 양자 영역이란 새로운 세계관을 풀어내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빌런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도 많다. 앤트맨은 양자 영역 세계에서 우주 정복자 ‘캉’(조너선 메이저스)을 만나 대립한다. 마블은 영화 개봉 전 캉을 ‘어벤져스’ 시리즈의 빌런 ‘타노스’를 뛰어넘는 최강 빌런으로 소개했다. 그러나 캉은 뭘로 보나 타노스만 못하다. 밋밋하다는 느낌이다. 앤트맨과 캉의 대립이 너무 늦게 이뤄지는 것도 영화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대목이다. “마블이 히어로 영화의 성공방정식을 잊어버린 것 같다”는 얘기가 영화가에서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오랜만에 돌아온 앤트맨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편이다. 국내에선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미국에선 개봉 첫 주말에 매출 1억달러를 넘겼다. 앤트맨 시리즈 가운데 역대 최고 오프닝 기록이다.
세계 최고 오케스트라 베를린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는 모두 남성이었다. 에바 브루넬리, 에델 레진스카, 안토니아 브리코 등 여성 지휘자들이 베를린필과 호흡을 맞추긴 했으나 상임지휘자는 아니었다. 상임지휘자는 실질적인 리더로서 악단의 실력을 키우고 색깔을 입힌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TAR 타르’는 ‘베를린필에 여성 상임지휘자가 있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최초의 여성 상임지휘자는 지적이고 우아하며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가 다음달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6개 부문 후보로 올린 작품이다.영화는 토드 필드 감독이 ‘리틀 칠드런’ 이후 1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베를린필 상임지휘자로 선임된 리디아 타르 역할로 열연을 펼쳤다. 영화 초반엔 타르가 인터뷰하는 모습, 줄리아드 음대에서 강연하는 듯한 모습 등을 담아낸다. 타르가 말하는 내용은 실제 악단 지휘자가 할법한 이야기들로 구성됐다. 음악에 관한 지휘자로서의 견해와 생각 등도 깊이 있게 다뤄진다. 그래서 타르라는 인물의 일상을 생생하게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불어넣는다.압권은 타르가 지휘대에 올라 단원들과 리허설하는 장면이다. 연주해야 할 음악을 오롯이 이해하고 온몸으로 악단을 지휘하는 블란쳇의 연기가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완벽한 실력과 제왕적 카리스마로 무대를 제압했던 베를린필의 상임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을 떠올리게 할 만큼 압도적이다. 카메라는 지휘대에 선 타르의 모습을 정면과 아래에서 비추며 지휘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타르가
국내에서 최초로 논스크립트콘텐츠 연구 단체 '국제논스크립트콘텐츠협회'가 출범했다. 논스크립트 콘텐츠(Non-scripted Content)는 정형화된 스크립트가 필요하지 않은 모든 콘텐츠를 일컫는 포괄적 용어다. '빅 브라더(Big brother·1999)' '서바이벌(Survivor·2000)' 등의 리얼리티쇼가 초기의 대표 사례에 해당한다. 국내에선 '아빠 어디가' '런닝맨' '복면가왕' '너의 목소리가 보여' 등이 있다. 최근엔 리얼 버라이어티, 게임 쇼, 토크쇼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모션캡쳐,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여러 가지 첨단기술이 융합된 쇼의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이같은 발전에도 국내엔 전문적인 연구단체나 협회가 전무했다. 국제논스크립트콘텐츠협회는 학술적 연구를 바탕으로 논스크립트 콘텐츠의 질적 향상을 위해 설립됐다. 논스크립트 콘텐츠 제작 원리 및 유통·수용 현황 제반에 관해 연구하고 국제교류 확대에 나선다. 초대 회장으로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을 지낸 박양우 전 중앙대 연구부총장이 추대됐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스포츠 영화는 ‘양날의 검’을 갖고 있다. 극본 없는 드라마로 불릴 정도로 감동적인 스토리를 자랑하지만 이야기 구조와 전개가 기존 작품들과 비슷할 수밖에 없다는 약점에 노출되기 마련이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카운트’(사진)에서도 확인되는 부분이었다.영화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판정 시비에 휘말린 복싱 선수 박시현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다. 경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선수다. 영화 속 시헌(진선규 분)은 국내외 여론의 질타를 받고 은퇴해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일한다. 그러다 승부 조작으로 기권패를 당한 윤우(성유빈 분)를 만나며 삶의 전환점을 맞는다. 시헌은 복싱부를 만들고 감독으로서 학생들을 훈련시킨다.영화는 ‘범죄도시’ ‘극한직업’ ‘공조2’ 등에서 조연으로 출연한 배우 진선규가 데뷔 19년 만에 맡은 첫 주연작이다. 진선규는 “단독 주연으로 전체 서사를 끌고 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 떨리고 부담됐다”며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 ‘해결사’를 만든 권혁재 감독이 경쾌한 코믹 영화로 그려냈다.카운트는 배우들이 오랜 시간 복싱 훈련을 받은 덕분에 시원시원한 ‘타격감’을 자랑한다. 실화가 가진 힘과 여운 또한 잘 살려냈다. 박시현 선수가 금메달을 따고 나서 겪은 고통과 극복 과정을 상세히 그려내면서다. 진선규는 영화를 힘있게 이끌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많다. 묘지에서 주인공이 등장하는 장면이나 유튜브 ‘먹방’을 예견한 장면은 어디선가 본 듯하다. 경상도 사투리가 다소 어색하고, 조연들의 캐릭터가 좀
스포츠 영화의 매력은 크다. 큰 고난과 역경,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굳은 의지와 꾸준한 연습, 긴장감 넘치는 경기 장면 등이 어우러져 감동을 준다. 그러나 그만큼 차별화가 쉽지 않다.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도 나고 기존 흥행작들과 비교되기도 쉽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카운트’는 이같은 스포츠 영화의 장단점을 모두 갖고 있다. 경쾌한 스포츠물에 실화를 모티브로 한 스포츠 영화라는 점에서 흥미를 자극한다. 하지만 일부 어색하고 기시감이 드는 설정으로 아쉬움을 남긴다. 이 영화는 ‘범죄도시’ ‘극한직업’ ‘승리호’ 등에 조연으로 출연했던 배우 진선규가 데뷔 19년만에 맡은 첫 주연작이다. 진선규는 “단독 주연으로 전체 서사를 끌고 간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며 “떨리고 부담도 되지만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출은 영화 ‘해결사’를 만든 권혁재 감독이 맡았다. 영화는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경기에서 크게 고전했지만 금메달을 따 판정시비에 휘말렸던 복싱 선수 박시헌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현대인은 다양한 디지털 기기에 온갖 기억과 개인정보를 남겨 놓는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는 것이 어떤 상상보다도 무서운 이유다. 누군가 온라인 세상에 뿌려진 나의 흔적을 모두 갖게 된다면? 생각만으로도 섬뜩해지는 순간을 담은 영화 두 편이 극장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나란히 공개된다. 2018년 개봉해 호평받은 영화 ‘서치’의 후속작(22일 개봉)과 넷플릭스의 한국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17일 개봉)가 주인공들이다.영화 ‘서치2’는 니콜라스 D 존슨과 윌 메릭이 연출을 맡았다. 스톰 리드가 주연으로 등장하며 한국 팬층이 두터운 다니엘 헤니는 연방수사국(FBI) 조사관으로 출연한다. 5년 전에 나온 ‘서치1’은 컴퓨터,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아빠가 사라진 딸을 찾는 내용을 담았다. 러닝타임 내내 기기의 화면을 비추며 편집해 디지털 시대에 부합하는 참신한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서치2에서는 딸이 엄마를 찾는다. 기본 설정은 전작과 비슷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한층 진일보한 모습이다. 10대 딸을 중심으로 추리를 시작하는 만큼 훨씬 다양한 디지털 기기와 플랫폼이 활용된다. 스마트워치의 정보까지 타고 들어가며 소셜미디어 플랫폼도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 와츠앱 등으로 늘어났다.편집기술도 세련되고 발전했다. 빠른 속도와 다양한 앵글로 디지털 기기 화면을 담아 편집의 묘미를 살렸다. 스토리 전개도 갈수록 흥미로워진다. 초반엔 잃어버린 가족을 찾는 설정 등 1편과 비슷한 점이 많아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갈수록 새로운 전개 방식을 보여주며, 누구도 예상하기 힘들 정도의 대반전으로 놀라움을
2021년 당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가 처음 보유 지분 매각에 나섰을 때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기업은 카카오와 CJ엔터테인먼트였다. 드라마 영화 등을 주로 다루는 콘텐츠 업체들이 K팝 기획사에 관심을 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K팝만큼 당장 돈이 될 뿐 아니라 다른 분야로 확장성을 갖춘 장르가 별로 없어서다.K팝은 아티스트의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활용해 음원, 예능 공연, 드라마, 영화 등으로 언제든 영역을 넓힐 수 있다. 작품이 공개될 때만 반짝 뜨는 여느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K팝 스타가 나오는 콘텐츠는 강한 팬덤 덕분에 찾는 수요가 꾸준하다.이번 SM엔터 인수전에서 패배하는 업체가 새로운 ‘사냥감’을 찾을 것이란 관측이 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카카오와 하이브 모두 지갑이 두툼한 기업인 만큼 SM엔터 인수전에서 낙마해도 다른 K팝 기획사를 인수합병(M&A)하거나 자체적으로 덩치를 키울 것이란 얘기다.실제 충분한 ‘실탄’을 보유한 카카오와 CJ는 오랜 기간 K팝 분야 강화에 힘을 쏟아왔다. 이들 회사는 최근 몇 년간 K팝 기획사를 직접 설립하거나 인수하며 덩치를 불렸다.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가상 K팝 오디션 프로그램 ‘소녀 리버스’를 제작해 카카오TV에서 지난해 11월 처음 공개했다. 뉴욕타임스(NYT)가 “한국이 보여준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산업의 미래”라며 이 프로그램을 소개했을 정도다. 카카오엔터는 이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웹툰과 웹소설을 만들어 지난 6일 공개하기도 했다. 여기에 안테나, 스타쉽, 크래커 등 K팝 기획사를 잇달아 인수해 소속 아티스트를 늘렸다.CJ ENM은 하이브와 손잡고 K
인류는 20만 년 전 아프리카 대륙에서 맨 처음 출현했다. 그리고 12만 년 전 위대한 여정을 떠났다.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 남아시아, 동아시아 등 다른 대륙으로 진출했다. 이들은 왜 이주하려고 생각한 것일까. 학자들에 따르면 미지를 향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두 발로 서서 걷기 시작하고 뇌용량이 커지면서 호기심이 자라난 것이다. 경계를 넘어서는 인류의 발걸음은 크고 작은 길을 냈고, 그 길을 따라서 새로운 문명이 창조됐다.<세계사가 재미있어지는 39가지 길 이야기>는 세계의 역사를 인간이 만들어낸 길을 중심으로 풀어낸다. 역사, 문화 등을 연구하는 일본 단체 ‘일본박학클럽’에서 썼다.‘모든 역사는 길 위에서 이뤄졌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세계사에서 길은 중요하다. 길은 역사의 발전을 이끌었으며, 반대로 역사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냈다. 저자들은 그리스 아테네에 민주주의 길을 만들어준 페르시아 원정길, 유럽 사회를 탈바꿈시킨 바이킹의 원정길 등 다채롭고 흥미로운 길 이야기를 통해 그 의미를 되새긴다.김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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