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뉴스를 발행하지 않습니다.
영화 감독의 대부분은 특정 장르의 작품을 만들며 깊이를 더해 간다. 이와 달리 보기 드물게 여러 장르에 걸쳐 다양한 시도를 하는 ‘변신의 귀재’도 있다.호주 출신의 영화 감독 조지 밀러(1945~)가 대표적이다. 뉴사우스웨일스대 의대에 진학한 그는 학교에서 영화 특강을 듣다가 영화에 관심을 두게 됐다. 이후 정형외과 의사가 됐지만, 결국 감독의 길을 택했다. 그의 선택은 적중했다. 1980~2015년 총 4편에 달하는 ‘매드맥스’ 시리즈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 영화로 그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세계 종말을 다루는 장르)’를 대표하는 감독이 됐다.하지만 그는 이 영광에 안주하지 않았다. 1996~2000년엔 아동 영화 ‘꼬마 돼지 베이브’ 시리즈를, 2006년엔 애니메이션 ‘해피 피트’를 제작했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이후 7년 만에 꺼내든 신작 ‘3000년의 기다림’ 역시 전혀 다른 장르다. 지난 4일 국내에서도 개봉한 이 작품은 서사학자(틸다 스윈턴 분)와 정령 지니(이드리스 엘바 분)의 만남과 사랑을 담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영화를 들고 올지 예측할 수 없기에, 그의 작품은 더욱 기다려진다.김희경 기자
부유한 상인의 딸인 이네스. 아름답고 우아한 분위기를 가진 그는 한 궁정화가의 모델이자 뮤즈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네스에게 큰 불행이 닥칩니다. 식당에서 돼지고기를 먹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교도라는 의혹을 받고 종교재판소에 가게 된거죠. 이네스는 억울하지만 가혹한 고문을 이기지 못해 결국 거짓 자백을 합니다. 어려움에 처한 이네스의 사정을 알게 된 화가는 그를 돕기 위해 로렌조 신부를 소개해 줍니다. 하지만 로렌조는 이네스에 빠져 탐욕을 드러내고 맙니다. 급기야 이네스는 아이를 낳게 되고, 로렌조는 자신의 과오를 숨기기 위해 이 아이마저 해외로 추방시키려 하죠. 그리고 모든 것을 알게 된 화가는 분개합니다. 이 화가는 스페인 출신의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1746~1828)입니다. 밀로스 포먼 감독의 영화 '고야의 유령'(2008) 내용입니다. 영화는 궁정화가 출신이었음에도 끊임없이 사회의 부조리를 직시하고 화폭에 담은 고야의 시선을 따라갑니다. 이네스와 로렌조는 상상으로 만들어낸 허구의 인물입니다. 감독은 두 사람을 바라보는 고야의 시선과 그림을 통해 사회의 부조리와 타락을 부각시킵니다. 포먼 감독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아마데우스' 등을 만든 유명 감독입니다. 출연진도 화려합니다. '맘마미아!2' '듄' 등에 나온 스텔라 스카스가드가 고야 역을 맡았습니다. '블랙스완' '천일의 스캔들' 등에 나온 나탈리 포트만은 이네스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하비에르 바르뎀은 로렌조를 연기합니다. 고야는 영화에서처럼 잘나가는 궁정 화가로 활동했습니다. 왕족과 귀족들의 초상화들을 주로 그렸죠.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았
“아! 아름다운 밤, 사랑의 밤. 오, 사랑의 아름다운 밤이여.”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이 폴란드 아우슈비츠에 만든 강제수용소에서 난데없이 오페라가 울려 퍼진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잡혀 온 귀도(로베르토 베니니 분)가 독일 장교의 방에 들어갔다가 틀어놓은 노래다. 그는 함께 수감된 아내 도라(니콜레타 브레스키 분)가 어디선가 듣길 바라며 목숨을 걸고 축음기를 틀었다. 확성기를 통해 흘러나온 가락은 ‘호프만 이야기’의 삽입곡 ‘뱃노래’. 귀도와 도라는 ‘호프만 이야기’를 공연하는 오페라 극장에서 눈빛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웠다. 도라는 ‘뱃노래’가 들리자 남편의 선물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눈물을 글썽인다.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1997·사진)는 세계 영화 팬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 물론 영화 같은 일이고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그중에서도 비현실적인 일을 하나 꼽으라면 ‘뱃노래’ 아리아가 유대인 수용소에 울려 퍼진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오페라 ‘호프만 이야기’를 만든 인물은 자크 오펜바흐(1819~1880)로, 그도 유대인이다. 유대인의 오페라 음악이 유대인 수용소에 가득 울려 퍼진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독일 장교의 방에 유대인 오페라 음반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베니니 감독은 오히려 이 같은 모순을 활용해 비극을 극대화했다. 오펜바흐는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극심한 인종 차별을 겪고 프랑스로 떠났다. 이곳에서 음악 실력을 갈고닦아 오페라 음악감독이 됐다. 36세엔 작은 건물 하나를 사들여 공연장으로 운영했다. 오펜바흐는 100여 편에 달하는 ‘오페레타’를 만들었다. 오페레타는 오페
화려한 액션으로 점철되고 선혈이 낭자하는 복수극이 아니다. 우아하고 정교하게 쌓아올린 다음, 처참하게 무너뜨린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더 글로리’가 차별화된 매력을 내세우며 K복수극 열풍을 만들어내고 있다. 더 글로리는 공개 직후 넷플릭스 드라마 부문의 글로벌 순위 5위에 올랐다. 빠른 속도로 상위권에 진입하며 새해 K콘텐츠 열풍의 포문을 열었다.기존 작품들과는 다른 매력과 분위기의 복수극이라는 점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매체 포브스도 지난 1일(현지시간) "상처입은 송혜교가 더 글로리로 이끄는 K복수극"이란 제목의 기사를 냈다.이 작품은 총 16부작으로 파트 1에 해당하는 8회까지만 먼저 공개됐다. 파트 2에 해당하는 나머지 8부작은 3월께 공개된다. 더 글로리는 방영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스타 제작진과 스타 배우의 만남이 성사됐기 때문이다.‘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 수많은 히트작을 쏟아낸 김은숙 작가가 집필했다. 연출은 ‘비밀의 숲’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nb
인간은 끝없이 이야기를 갈망한다. 4일 개봉하는 ‘3000년의 기다림’(사진)은 이야기에 대해 열렬히 탐닉하고 찬사를 보내는 영화다. 감독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를 통해 전 세계 영화계를 화끈하게 달궈놓은 조지 밀러. 7년 만에 다시 돌아온 밀러 감독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며 전작과 아주 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작품의 원작은 페르시아 설화 ‘천일야화’를 토대로 지어진 A S 바이엇의 소설 이다. 감독은 작품 초반부터 이야기를 연구하는 서사학자 알리테아(틸다 스윈턴)의 내레이션 등을 통해 인간의 삶에서 이야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풀어놓는다. 그러면서 소원을 들어주는 정령 지니(이드리스 엘바)가 지난 3000년 동안 일어난 일들을 알리테아에게 쏟아내도록 한다. 솔로몬 왕과 시바 여왕의 사랑 이야기, 사람 목숨을 가볍게 여기다 이야기에 빠져 살육을 멈춘 어느 왕의 이야기 등 고전적 설화들이 줄거리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이 이야기들을 듣고 있으면 이야기가 지닌 매력 자체에 흠뻑 빠지게 된다. 영화는 이야기와 더불어 사랑에 대한 찬사를 보낸다. 알리테아는 결국 지니와 사랑에 빠진다. 혼자서도 잘살고 있던 알리테아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새로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셈이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인간 본연의 고독과 갈망을 드러낸다. 그리고 이를 어루만져줄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서로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낸다. 영화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볼 맛을 더한다. ‘설국열차’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등으로 잘 알려진 스윈턴, ‘분노의 질주: 홉스&쇼’ ‘비스트’ 등에 출연한 엘바의 호흡이 잘 어
"K팝의 영향력을 활용한 나무 심기 운동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총괄 프로듀서(사진)가 1일 열린 'SM 서스테이너빌리티 포럼'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SM엔터는 온라인 무료 콘서트 ‘SM타운 라이브 2023: SMCU 팰러스@광야’와 함께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초로 지속성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는 이 프로듀서와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샘 리처드·로리 멀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 프로듀서는 "지속가능한 미래는 인류 공통의 어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음악 한 곡이 우리의 인생을 바꾸듯, 나무 한 그루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저도, SM도 지구를 살리는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데 동참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프로듀서는 지난해 몽골·중동 등을 방문해 ‘나무를 심는 K팝 페스티벌’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생활문화 생태계 조성을 통해 미래 도시의 건설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안나 네트렙코와 엘리나 가랑차가 함께 부른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의 아리아 '뱃노래'. /도이치그라모폰 유튜브 채널"아름다운 밤, 오 사랑의 밤! 내 마음은 도취되어 미소 짓네." 오페라 '호프만 이야기' 공연이 무대 위에서 한창 열리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선율의 아리아 '뱃노래'도 함께 울려 퍼지죠. 그런데 객석에 앉아있는 귀도(로베르토 베니니)는 무대를 바라보지 않고 있습니다. 멀리 떨어진 곳에 앉아있는 여성 관객 도라(니콜레타 브레스키)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도라도 자신을 바라봐 주길 애타게 기다리면서 말이죠. 그 절절한 마음이 닿은 듯 도라는 귀도를 발견하고 함께 바라봅니다.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은 마침내 부부가 됩니다. 하지만 행복한 시간도 잠시, 두 사람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혀 서로 얼굴도 보지 못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귀도는 수용소에서 독일군 만찬의 서빙을 돕다가, 독일군 책상에서 과거 도라와 봤던 오페라 음악이 담긴 LP 판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수용소 어딘가에 있을 도라가 들을 수 있도록, 확성기를 활용해 '뱃노래'를 크게 틀죠. 도라는 음악을 듣자마자 남편이 자신에게 보내는 사랑의 메시지임을 직감하고, 눈물을 글썽입니다. 전 세계 사람들의 가슴속에 길이 남은 명작,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1997)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로베르토 베니니가 직접 연출을 하고 귀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죠. 순수하면서도 유쾌하고 사랑이 가득한 귀도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그가 수용소에 갇혀서도 도라와 아들 조수아를 위해 보여준 행동들은 큰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아
2019년 극장에서 개봉한 추리 영화 ‘나이브스 아웃’은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누적 매출이 1억6530만달러(약 2094억원)에 달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는 이 작품의 열풍에 주목해 후속작 2편과 3편의 제작권을 4500만달러(약 570억원)에 사들였다.그로부터 3년 만에 2편에 해당하는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사진)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나왔다. 넷플릭스의 판단은 적중했다. 23일 공개된 직후부터 넷플릭스 영화 부문 글로벌 순위 1위에 올랐다. 통쾌하고 풍자 가득한 추리극에 전 세계 시청자들이 열광하고 있다.1편이 미국의 부유한 범죄 소설가 할런의 죽음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았다면 2편은 억만장자 마일스가 친구들과 함께 그리스의 한 섬에서 벌이는 살인 사건 게임을 다룬다.작품의 가장 큰 힘은 무엇보다 주인공 캐릭터에 있다.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탐정 브누아 블랑(대니얼 크레이그 분)이 등장해 사건 해결의 중심에 선다. 블랑의 캐릭터는 기존 탐정들과 사뭇 다르다. 셜록 등 다른 추리극 인물들에 비해 여유롭고 느긋하다. 유쾌하고 멋진 신사를 떠오르게 한다. 그러나 타고난 추리력을 발휘하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2편은 1편보다 훨씬 입체감이 있다. 먼저 플롯 자체가 다양하게 구성됐다. 처음엔 그저 한가롭게 펼쳐지는 호화 파티에서 일어나는 사건 정도로만 보인다. 하지만 이 안엔 회사 설립을 둘러싼 다양한 욕망이 겹쳐 흐른다. 여러 살인 사건이 겹쳐져 하나의 진실을 향해 가는 구조도 흥미롭다. 용의자로 지목된 인물들도 저마다의 사연이 있어 개연성을 높인다. 파티에 초대된 친구들도 겉보기엔 친하고 평화로워 보인다. 하지만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13년 만에 선보인 ‘아바타’ 신작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의 국내 누적 관객 수가 26일 550만 명을 돌파했다. 개봉 12일 만의 기록으로 전작에 비해 3일 정도 빠르다. 전작을 능가하는 성적의 가장 큰 비결은 압도적인 영상미가 꼽힌다. 특히 엄청난 규모의 물을 3차원(3D) 영상으로 생생하게 표현해 호평받고 있다. 영화에 참여한 뉴질랜드 특수효과 업체 웨타FX의 한국인 스태프 2명은 이날 화상 인터뷰를 하고 아바타2에 담긴 비밀을 밝혔다. 최종진 CG 슈퍼바이저와 황정록 시니어 아티스트다. 이들은 “영화에 나오는 물의 99%는 컴퓨터그래픽(CG)으로 만들어졌다”며 “수중 장면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새 기술을 개발했고 물 표현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했다”고 말했다. 아바타2 작업에 참여한 웨타FX의 인원만 2000여 명이다. 그중 최종진은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아이언맨’ 등에, 황정록은 ‘트랜스포머3’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등 다수 작품으로 실력을 인정받아 이번 작업에 참여했다. 이들은 실감 나는 바다 촬영을 위해 ‘수중 퍼
“자화상을 그리는 건 별이 무수히 반짝이는 하늘을 그리는 것과 같다.”‘핀란드의 뭉크’로 불리는 헬렌 쉐르벡(1862~1946). 그는 음울하고 어두우면서도 개성 넘치는 그림을 그렸다. 무엇보다 자화상을 많이 남겼다. 평생에 걸쳐 남겨놓은 작품 1000여 점 가운데 상당수가 자화상이다. 자화상에 쓰인 독특한 색감과 기법은 미술계에 강렬한 인상을 줬다. 안티 조키넨 감독의 영화 ‘헬렌: 내 영혼의 자화상’(2021·사진)도 그의 자화상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영화는 이젤 위에 거울을 걸어두고 자기 얼굴을 바라보는 쉐르벡을 화면에 담으며 시작한다. 그는 한참 동안 거울을 본 뒤에야 캔버스에 붓칠을 시작한다. 자기 얼굴을 화폭에 담는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누구보다 잘 아는 대상이지만, 또 그만큼 표현하기 어려운 게 자기 자신 아닐까. 쉐르벡은 배우 로라 비른이 연기했다.영화에서는 50대의 쉐르벡을 주인공으로 삼아 그의 굴곡진 삶과 험난한 사랑을 보여준다. 하지만 쉐르벡의 삶은 50대뿐만 아니라 인생 전체가 순탄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네 살 때 계단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평생 다리를 절어야 했다. 영국 화가와 약혼했지만 다리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예비 시댁으로부터 파혼당했다.가정 형편은 어려웠고 어머니는 가부장적인 사고 탓에 딸을 심하게 차별했다. 사회에서도 여성 화가라는 이유로 푸대접받았다. 전쟁과 가난을 소재로 삼은 이유가 뭐냐는 이야기까지 들어야 했다.그래도 23세에 그린 자화상에는 당참과 자신감이 묻어난다. 미술 아카데미에서 공부하고 창작의 나래를 마음껏 펼친 시기였다. 그는 미술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 장학생으로 아카데미에 입학할 수
곤충은 전체 생물 종의 4분의 3을 차지한다. 지난 4억 년간 있었던 다섯 번의 집단 멸종도 이겨내고 꿋꿋하게 생존했다. 그런데 최근 곤충이 놀랄 만한 속도로 빠르게 죽어가고 있다. 덴마크의 한 시골 마을에선 서식하던 곤충의 97%가 사멸했다. 미국 전역에선 호박벌이 사라졌고, 일본에서는 나비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인섹타겟돈>은 지구 생태계 전반에 위협을 가하는 곤충의 위기를 다룬다. 이 같은 곤충 멸종 사태를 가리켜 과학자들은 ‘인섹타겟돈(Insectageddon: Insect+Armageddon)’이라 칭한다. 곤충을 뜻하는 ‘인섹트’와 지구 종말의 ‘아마겟돈’을 합쳐 만든 조어다. 미국 가디언의 환경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올리버 밀먼은 이 현상을 깊이 파헤쳤다.세계 작물 생산량의 3분의 1은 벌, 나비, 파리와 같은 곤충이 일으키는 수분 작용에 의지한다. 그런데 곤충이 사라지면 식량 생산 시스템이 붕괴돼 영양 결핍과 기아 문제가 발생한다. 또 곤충이나 식물을 먹이로 삼는 작은 동물부터 차례로 사라져 생물 다양성이 감소한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곤충의 죽음은 새, 쥐, 개구리 등의 개체 수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저자는 “곤충이 사라지면 생태계는 아래에서부터 무너져 내린다”고 강력하게 경고한다.곤충 멸종을 막기 위한 다양한 시도도 일어나고 있다. 미국 뉴욕의 뉴타운 크리크는 중공업 중심지로 오염되고 악취가 심했던 지역이었다. 하지만 옥상에 목초지를 마련해 곤충들이 살 수 있게 했고, 자연스럽게 환경 문제가 개선됐다. 저자는 강조한다. “현재 곤충의 위기는 인류의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세상을 다채롭고 풍요롭게 만드는 곤충
"자화상을 그리는 건 고된 작업이다. 별이 무수히 반짝이는 하늘을 그리는 것과 같다." 한 화가가 이젤 위에 거울을 걸어두고 끊임없이 자신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캔버스에 그리기 시작하죠. 자신의 얼굴을 화폭에 담는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요.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외면당한 비참한 순간의 얼굴을 그릴 때, 나이 들어 잔뜩 주름진 모습을 그릴 때의 기분은 어떨까요. 누구보다 잘 아는 대상이지만, 또 그만큼 표현하기 어려운 게 자신 스스로가 아닐까요. 안티 조키넨 감독의 영화 '헬렌: 내 영혼의 자화상'(2021)은 독특한 색감과 기법으로 많은 자화상을 남겼던 화가 헬렌 쉐르벡(1862~1946)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쉐르벡은 핀란드를 대표하는 화가로 꼽힙니다. 다소 음울하고 어두우면서도 개성 넘치는 그림을 그려 '핀란드의 뭉크'라고 불리죠. 2020년 헬싱키의 아테네움 미술관에서 개최된 쉐르벡 전시회는 1887년 미술관 개장 이래 가장 많은 일일 방문객을 기록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쉐르벡의 자화상은 나이대별로도 그 특색이 다른데요. 영화는 그중에서도 50대 쉐르벡의 삶과 사랑을 비추며, 당시 그가 그린 자화상을 함께 담아냈습니다. 쉐르벡 역은 배우 로라 비른이 연기했습니다. 쉐르벡의 인생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4살 때 계단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평생 다리를 절었습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이어가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술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 미술 아카데미에 장학생으로 들어가 공부했습니다. 23살에 그린 자화상을 보면 그의 당차고 자신감 있는 모습이 담겨 있죠. 그러나 그는 평생
소설이나 영화 속의 탐정에게는 판에 박힌 이미지가 있다. 고독하고 괴짜인 데다 남성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에놀라 홈즈’(사진)는 고정관념 속 탐정의 모습을 멋들어지게 부수며 반향을 이어가고 있다. 그것도 탐정소설의 백미로 꼽히는 영국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를 비틀면서다.미국 소설가 낸시 스프링어는 셜록 홈즈에게 여동생이 있다는 설정으로 <에놀라 홈즈>를 썼다. 쾌활하고 적극적인 ‘왈가닥’ 에놀라 홈즈의 캐릭터는 원작 소설에서도 영화에서도 인기만점이었다. 영화 ‘에놀라 홈즈’는 1편이 2020년, 2편은 지난달 공개됐다. 두 편 모두 전 세계 팬을 사로잡으며 모두 넷플릭스 인기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원작이 가진 추리극의 묘미를 살리면서도 모험, 액션, 로맨스를 적절히 결합하는 등 영화에 걸맞은 각색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셜록 홈즈>와 <에놀라 홈즈> 팬들 모두가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원작을 좋아하는 팬들을 위해 셜록의 하숙집 ‘베이커가 221B’를 넣는 등의 서비스도 마다하지 않았다.1편은 에놀라가 갑자기 사라진 엄마를 찾아 나서며 시작된다. 오빠들로부터 늘상 천방지축 취급을 받던 에놀라는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놀라운 탐정 본능을 발휘한다. 2편은 자신의 이름을 건 탐정사무소를 차린 에놀라를 그린다. 에놀라는 어렵게 첫 사건을 맡아, 한 성냥 공장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죽음에 관련된 진실을 파헤친다. 여성 탐정으로 난관이 많지만 당차게 사건을 해결해 간다. 작품은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동시에 사건들을 통해 다양한 역사적·사회적 의미를 담아낸다. 1편
멋지게 바뀐 서울의 모습과 앞으로 기대하는 미래상을 담아낸 ‘제8회 서울 29초영화제’가 21일 열렸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담은 동시에 서울시의 다양한 정책을 이해하고 접목한 작품이 다수 출품돼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서울 29초영화제는 서울시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하고 29초영화제사무국이 주관한다. 11월 24일~12월 13일 공모를 진행한 이번 영화제의 주제는 ‘새로고침 F5 서울’이다. 인터넷 브라우저를 이용할 때 단축키 F5를 누르면 페이지가 새로 고쳐지는 것처럼, 새롭게 바뀌고 변화할 서울의 모습과 일상 이야기를 담는 것이었다.일반부 대상을 차지한 정홍재 감독의 ‘서울 살 결심’은 드라마 속 남녀의 모습을 통해 서울의 새로운 모습들을 알게 된 예비부부가 서울에서 살 결심을 하는 과정을 그렸다. 영화 ‘헤어질 결심’ 제목을 패러디한 재치도 호평받았다. 일반부 최우수상을 받은 유은빈 감독의 ‘진짜인 고니?’는 영화 ‘타짜’를 패러디해 서울시의 청년 정책을 재밌게 펼쳐 보였다.구경석 감독의 ‘물은 내가 구해오겠소’는 일반부 우수상을 차지했다. 이화여고 김가영 감독의 ‘자취생 기자 회견’은 청소년부 우수상을 받았다. 양현서 감독의 ‘가보자! 서울런과 함께’, 차재영 감독의 ‘서울런이 함께 뜁니다’, 임민투 감독의 ‘도킹’은 일반부 특별상의 영광을 안았다. 연화중의 최동현·한채원 감독은 ‘우리 커플은 서울에서’란 작품으로 청소년부 특별상을 차지했다.수상 결과는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상금은 총 2000만원.김희경 기자
복수극은 과격하고 잔인하다. 한 맺힌 분노가 폭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30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더 글로리’는 다르다. 우아하고 섬세하다. 학교 폭력에 시달린 어느 여학생의 ‘핏빛’ 복수 여정은 처연하고 언뜻 아름답기까지 하다. 넷플릭스의 요즘 최대 기대작이다.감각적인 복수극에 내로라하는 연출진과 배우들이 대거 출동했다.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의 히트작을 쏟아낸 김은숙 작가는 이번에 처음 장르물에 도전했다. 그는 20일 서울 동대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집필 배경을 이렇게 밝혔다. “고등학생 2학년인 딸이 어느 날 ‘엄마는 내가 누굴 죽도록 때리면 가슴 아플까, 내가 죽도록 맞고 오면 가슴 아플까’라고 물었는데 충격을 받았어요. 순간적으로 많은 이야기가 스쳐 지나갔고 작업실에 가 컴퓨터를 켰죠.” 연출은 ‘비밀의 숲’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을 제작한 안길호 감독이 맡았다.배우 송혜교는 주인공 ‘동은’으로 출연한다. 장르물은 송혜교에게도 처음인데 차분하면서도 서늘한 모습의 동은을 인상 깊게 표현하며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그는 “항상 이런 역할에 배고팠는데 드디어 만나게 됐다”고 했다. 이도현 임지연 염혜란 등도 만나볼 수 있다.‘더 글로리’는 2개의 파트로 나뉘어 8회씩 모두 16회로 구성됐다. 파트 2는 내년 3월께 공개된다. 작품은 학교 폭력으로 몸과 영혼이 부서진 동은이 오랜 시간 치밀하게 복수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이야기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내년부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작품의 지원금을 최대 두 배로 늘린다. 조현래 콘텐츠진흥원장(사진)은 20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 규모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콘텐츠진흥원은 OTT 드라마에 작품당 15억원을 주던 지원금을 최대 3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비드라마는 작품당 4억원까지 제공한다. 지원작은 총 27편으로 드라마 17편, 비드라마 10편이다. 콘텐츠진흥원의 정부 지원 예산은 올해 5472억원에서 내년 6200억원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OTT 등 방송·영상 콘텐츠 사업비가 421억원에서 1108억원으로 증가한다. 미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청년기업 할당제’도 도입한다. 청년들의 관심과 수요가 많은 8개 사업의 청년 참여 비율을 30% 이상 보장한다. 콘텐츠진흥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도 나선다. 현행 7개 본부를 5개로 재편하고 한류지원본부를 신설한다. 본부장과 팀장 등 보직자 수를 44명에서 35명으로 줄여,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인력을 최대한 늘린다. 조 원장은 “지원부서와 유사 업무 수행 부서는 축소·통합하고, 핵심 기능을 중심으로 인력과 조직을 재정비한다”고 설명했다. 콘텐츠진흥원은 ‘혁신추진 특별전담팀’(TF)을 상시조직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콘텐츠혁신추진협의체도 신설한다. 협의체는 혁신과제를 계속 점검·발굴하고 업계와의 소통도 확대할 계획이다. 각종 지원 사업의 평가위원도 현장 중심 전문가로 다시 꾸린다. 조 원장은 “제대로 된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평가위원 인
13년 만에 돌아온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이 개봉 5일 만에 2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한겨울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다. ‘아바타1’(2009년)보다 하루 일찍 200만 명을 넘겼다. 1333만 명이 관람해 역대 외화 흥행 순위 3위까지 오른 전작처럼 아바타2 또한 영화사에 남을 신기록을 세울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지난 14일 개봉한 아바타2는 개봉 5일 차인 18일 오전 7시 기준 누적 관객수 241만4000여 명을 기록했다. 개봉 이후 첫 번째 토요일인 17일 하루 동안에만 82만8000여 명이 극장을 다녀갔다. 영화를 더욱 실감 나게 즐길 수 있는 아이맥스(IMAX), 돌비 시네마 등 특수관 영화표 값은 한 장에 2만원대지만 없어서 못 파는 지경이다. 특수관 티켓이 암표 시장에서 2~3배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모습까지 나타났다.아바타2는 판도라 행성에서 나비족이 된 인간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 분)가 네이리티(조 샐다나)와 가족을 이루며 시작된다. 설리 가족은 악당을 피해 열대 우림에서 바다로 이동하는데 그곳까지 쫓아온 인간과 전쟁을 벌여야 한다.아바타2의 흥행 배경은 대대적인 기술 혁신으로 이뤄낸 압도적인 영상미가 꼽힌다. 캐머런 감독은 광활한 바다를 구현하기 위해 90만 갤런에 달하는 물탱크를 만들고 세계 처음으로 ‘수중 퍼포먼스 캡처’ 기술을 적용했다. 물속에서도 배우들의 미세한 표정 연기를 담아낼 수 있는 기술이다. 배우들은 연기에 앞서 두 달간 특별 잠수 훈련을 받고 수중 연기를 해야 했다. 캐머런 감독은 선박 프로펠러 2개로 ‘레이스 트랙’도 설치했다. 일렁이는 물결, 부서지는 파도를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서다. 프로펠러가
수많은 역사 속 인물 가운데서도 두고두고 회자하는 사람이 있다. 600년 역사의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가장 유명하고 많은 사랑을 받은 황후 엘리자베트 폰 비텔스바흐(1837~1898)가 대표적이다. 엘리자베트는 빼어난 미모와 우아함을 갖춘 동시에 자유분방한 영혼을 가진 매혹적인 인물이었다. 그 덕분에 그의 캐릭터는 영화, 드라마 등으로 꾸준히 재창조되고 있다.그런 엘리자베트의 모습을 새롭게 조명한 마리 크로이처 감독의 영화 ‘코르사주’가 오는 21일 개봉한다. 코르사주는 드레스 등을 입을 때 배와 허리를 조여 매는 교정용 여성 속옷을 의미한다. 지난 9월 나온 넷플릭스 시리즈물 ‘황후 엘리자베트’가 황제와의 결혼을 앞둔 열여섯 살의 엘리자베트를 담았다면, 이 작품은 마흔 살이 된 중년의 황후를 그린다. 그가 황실에서 화려한 생활을 누리는 모습보다, 자유를 갈망하고 꿈꾸는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영화는 엘리자베트가 잘록한 허리를 강조하기 위해 코르사주를 조여 맨 것을 부각한다. 엘리자베트는 실제 남들의 눈을 의식하며, 아름다운 미모와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곧 황후에 대한 세상의 시선과 기대, 즉 왕관의 무게를 의미하기도 한다.엘리자베트는 그 무게에 짓눌린 삶에 강한 염증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자주 황실을 떠나 바깥세상으로 여행을 간다. 엘리자베트는 말을 즐겨 타고, 달이 뜬 밤 호수에서 마음껏 헤엄치며 자유를 만끽한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바깥세상을 즐길 수는 없는 법. 카메라는 황실 안, 황실 밖을 반복적으로 오갈 수밖에 없는 엘리자베트의 운명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그의 깊은 고뇌를 드러낸다.영화는 엘
물이 3D(3차원) 영화와 상극이란 건, 이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다 아는 상식이다. 미세한 물방울의 움직임과 물결의 흐름을 눈앞에 만질 수 있는 것처럼 표현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아서다. 3D 영화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아바타1’(2009년)에 푸른 하늘을 나는 장면은 있어도 물속을 누비는 신이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그렇게 13년이 흘렀다. 그사이 엄청나게 발전한 영상 기술은 “물을 3D로 실감 나게 표현해 보겠다”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줬다. 14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하는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의 키워드는 물이다. 3D 안경을 끼는 순간 ‘첨벙’하고 바닷속에 빠져든다. 눈앞에 열대어들이 지나가고, 귓가엔 파도 소리가 가득 찬다. 이런 점에서 아바타2는 모든 영화인의 궁극의 목표인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에 매우 근접한 영화임에 틀림없다. 눈앞에 펼쳐지는 물의 세계아바타1은 작품성과 재미를 두루 갖춘 마법 같은 영화로 통한다.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번 영화’란 타이틀을 13년째 지키고 있다. 무려 28억달러(약 3조6540억원)를 벌었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첫 외화라는 기록을 세웠다. ‘터미네이터1, 2’와 ‘타이타닉’ 등으로 거장 반열에 오른 캐머런 감독은 이 영화로 ‘3D 영화의 혁명가’란 칭호를 추가로 얻게 됐다.전편의 ‘후광 효과’에 이 시대 최고의 거장이 13년이나 공을 들였다는 설명이 곁들여지니, 영화팬들의 관심이 안 쏠릴 리 없다. 13일 기준 국내 예매율(국내 전체 상영작 중 예매 비
중년의 남성 바이올리니스트 시몽 다우드는 작은 초등학교에서 음악 수업을 시작한다. 그는 석 달간 아이들을 가르쳐 파리교향악단 공연에 참여해야 한다. 연주해야 하는 곡은 ‘셰에라자드’. 러시아 출신의 림스키코르사코프(1844~1908)가 지은 곡이다. ‘아라비안나이트’ 또는 ‘천일야화’로 잘 알려진 이야기가 음악 소재다.라시드 하미 감독의 영화 ‘라 멜로디’(2018)는 시몽이 수업 첫날부터 좌절에 빠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학생들은 연주는커녕 바이올린을 제대로 잡지도 못한다. 팝가수 셀린 디옹을 클래식 성악가로 아는 학생까지 있다. 수업 분위기는 얼마나 산만한지 30초도 집중할 수 없다. 그러던 차에 아놀드가 나타난다. 몰래 수업을 엿보던 그는 천부적인 바이올린 실력을 보여준다. 다우드는 아놀드와 함께 아이들을 이끌면서 연주회에 나갈 실력을 키워나간다. 철부지 아이들이 음악을 함께 배우며 성장하고, 훌륭한 연주를 해내는 모습이 감동적인 작품이다.정식 교육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은 아이들뿐만 아니다. 작곡가 림스키코르사코프도 마찬가지였다.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림스키코르사코프는 부모가 원하는 대로 해군사관학교에 들어갔다. 그러다 운명적으로 18세에 작곡가 밀리 발라키레프를 만나게 됐다. 림스키코르사코프는 바다에 나가지 않는 날이면 그를 찾아 음악을 배웠다. 정규 교육을 받지 않았던 림스키코르사코프의 관현악법에는 남다른 개성이 담겨 있다. 신비롭고 매혹적인 분위기, 풍요로운 색채감을 느낄 수 있다. 그가 러시아 전설이나 문학을 중심으로 방대한 서사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음악을 만든 영향도 크다.아라비안나이트는
모두가 다 아는 뻔한 스토리를 영화로 만드는 건 두 배 어려운 일이다. 관객을 놀래켜줄 ‘깜짝 반전’이나 ‘예상과 다른 결론’을 넣기 어려워서다.‘해운대’와 ‘국제시장’으로 ‘쌍천만 감독’ 타이틀을 가진 윤제균 감독은 8년 만의 복귀작으로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초등학생도 다 아는 안중근 의사를 택했다. 대신 ‘뮤지컬 영화’란 흔치 않은 장르로 선보였다. 뻔한 소재를 새로운 형식으로 감싼 것이다. 윤 감독의 전략이 먹혔는지 영화를 보는 내내 ‘형식의 신선함’이 ‘소재의 익숙함’을 눌렀다는 느낌이 들었다.오는 21일 개봉하는 ‘영웅’(사진)의 원작은 2009년 처음 무대에 오른 뮤지컬 ‘영웅’이다. 이 작품을 뮤지컬 영화로 만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예 뮤지컬에서 안 의사 역을 맡아온 정성화를 주연으로 캐스팅했다. 영화는 안 의사가 드넓은 설원 위를 힘겹게 걷다가 자작나무 숲에 이르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안 의사는 이곳에서 동지들과 네 번째 손가락을 잘라내는 ‘단지동맹’을 맺는다. 핏빛으로 물든 눈길 위에서 이들은 ‘그날을 기약하며’를 부른다. 목소리에는 비장함과 굳은 의지가 배어 있다.뮤지컬 영화답게 곳곳에 뮤지컬 특성을 넣었다. 안 의사의 사형 장면에서 어둡던 배경이 갑자기 밝게 전환되는 장면, 첩보원 설희(김고은 분)가 있던 밝은 무도회장이 갑자기 어두워지며 설희가 홀로 노래 부르는 장면 등에서 그랬다. 공연 무대에서 조명을 활용해 분위기와 장면을 전환하는 기법을 들여온 것이다.하이라이트는 마지막 10여 분이다. 중국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어머니
2009년 나온 영화 ‘아바타’는 모든 게 실험이었다. 온라인 게임에만 존재했던 ‘분신’(아바타)을 영화로 끌어온 것부터 그랬다. 3차원(3D) 안경을 쓰고 관람하도록 한 것도 당시로선 생경했다. 요즘말로 ‘폭망’(폭삭 망하다)할 요소로 가득 찼던 아바타가 13년째 ‘역대 세계 영화 흥행 1위’(28억달러)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건 ‘터미네이터 1, 2’ ‘타이타닉’ 등을 제작한 ‘명장’ 제임스 캐머런 감독(사진)이 솜씨 좋게 꿰맨 덕분이다.그런 그가 신작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오는 14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 개봉을 앞두고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의 옆에는 존 랜도 프로듀서와 주연인 샘 워싱턴(제이크 설리 역), 조 샐다나(네이티리 역) 등이 함께했다.캐머런 감독은 한국에서 아바타2 포문을 연 이유에 대해 “한국은 세계 영화의 표준이 형성되고 있는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라며 “아바타1이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끈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바타1은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첫 외화였다.영화계에선 아바타2가 전작의 기록을 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영화 관람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데다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개봉을 5일 정도 앞둔 상황에서 예매율이 57%가 넘는 등 국내 영화팬들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캐머런 감독은 아바타1처럼 이번에도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건네겠다고 했다. 그는 “관객들에게 최고의 영화적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목표”라며 “
지난 10월 발생한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고’는 큰 논란이 됐다. 특히 카카오T와 카카오맵 서비스를 중심으로 피해 보상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했다. 직접적인 피해 규모는 크지 않았다. 운전자 등이 입은 손실 정도였다. 각자의 피해는 작았지만 전체 피해 규모는 간과하기 어려울 정도로 컸다. 결국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자들을 중심으로 한 ‘소극 보상론’과 모든 이용자가 직간접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는 ‘적극 보상론’이 맞서게 됐다. 소극 보상론이 타당할까, 적극 보상론이 타당할까.<토론의 힘 생각의 격>은 국내외 주요 시사 이슈 70개를 골라 찬성과 반대 양쪽의 근거 자료를 풍부하게 담았다. 나아가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관점을 제시한다.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이 썼다.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갈등은 그 양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 많은 정보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얻는 세태는 이런 대립을 심화시키고 있다. 알고리즘에 의해 자기와 같은 생각을 담은 콘텐츠만 더 자주 접하게 되고, 다른 관점은 접할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눈앞에 마주한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립을 넘어 합의점을 찾아야만 한다.이를 위해선 일부러 다른 생각에 귀 기울이는 훈련을 해야만 한다. 허 위원은 이슈별로 ‘찬성-반대-생각하기’ 3단계 과정을 거쳐 훈련하도록 한다. 찬반 주장을 살펴본 뒤 생각하기 단계에 이르러선 각 주장을 현실에 대입했을 때 고려해야 할 점들을 지적한다. 논설위원으로서 다양한 사설을 써야만 했던 허 위원 역시 이 같은 훈련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그는 “사설을 잘 쓰기 위해 해당 아
러시아 필하모닉이 연주한 '세헤라자데'./러시아 필하모닉 유튜브 채널중년의 남성 바이올리니스트인 시몽은 작은 초등학교에서 음악 교육을 시작합니다. 파리교향악단의 공연에서 학생들이 연주를 하도록 가르쳐야 하는 임무를 맡은거죠. 그 곡은 '아라비안 나이트' 또는 '천일야화'로 잘 알려진 이야기를 소재로 한 교향곡 '세헤라자데'입니다. 러시아 출신의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1844∼1908)가 만든 음악입니다. 그런데 그가 맡은 학생들은 악기 한 번 제대로 연주해 보지 못한 아이들입니다. 게다가 단 30초도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장난만 칩니다. 시몽이 좌절하고 있던 사이, 바이올린에 관심을 갖는 아이 아놀드가 나타납니다. 몰래 수업을 엿보던 아놀드는 혼자 연습까지 하더니 탁월한 실력을 보여줍니다. 라시드 하미 감독의 영화 '라 멜로디'(2018)입니다. 철부지 아이들이 음악을 함께 배우며 성장하고, 훌륭한 연주를 해내는 모습이 감동적인 작품입니다. 열심히 연주 연습을 하고, 그 결과물을 직접 청중들 앞에 선보이는 일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세상엔 아무리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가 명확하다 하더라도, 음악은 그 경계를 넘나드는 것 같습니다. 진정성 있는 연주를 한다면 어린아이라도 큰 감동을 선사할 수 있죠. 림스키코르사코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역시 음악을 정식으로 배우지 못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를 허물고, '세헤라자데'뿐 아니라 '왕벌의 비행' 등 명곡들을 만들어냈죠. 누구보다 독창적이고 새로운 음악 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귀족
걸그룹 블랙핑크가 미국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엔터테이너’에 올랐다고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6일 밝혔다. 이 부문에서 걸그룹이 선정된 것은 블랙핑크가 처음이다.타임은 “블랙핑크는 트렌드를 이끄는 시대의 아이콘이자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세계에서 가장 큰 여성 밴드”라며 “올해 글로벌 음악 차트에서 가장 큰 활약을 보인 K팝 그룹이자 두 번째 정규 음반으로 여러 기록을 갈아치운 그룹”이라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블랙핑크는 “우리는 음악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며 “매 순간 행복하게 즐기면서 임하기에 좋은 성과가 함께 따라왔다”고 말했다. 블랙핑크는 2019년 타임 선정 ‘넥스트 100인’에 올랐고, 2020년에는 ‘올해의 인물’ 후보로 뽑히기도 했다.김희경 기자
“난 이미 알고 있었어. 보통보다 뛰어나려면, 누군가가 나를 기억하게 하려면, 모든 걸 추월해야 한다는 걸. 예술도, 인생도 사람들이 믿는 모든 것을 넘어서야 해.”한 남성이 확신에 찬 말투로 말한다. 그 목소리에는 남들보다 더 잘하고 싶고, 성공하고 싶은 욕망이 담겨 있다. 옆에 있던 다른 남성은 그 모습을 지긋이 바라본다. 그를 신기해하면서도 매력적으로 여기는 것 같다.폴 모리슨 감독의 영화 ‘리틀 애쉬: 달리가 사랑한 그림’(2010)의 한 장면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성공 욕망에 사로잡힌 이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초현실주의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1904~1989)다. 그를 바라보던 남성은 스페인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1898~1936)다. 두 사람은 마드리드대에서 만나 친분을 쌓았다. 로버트 패틴슨이 달리 역을, 자비엘 벨트란이 로르카 역을 맡았다.스페인 중산층에서 태어난 달리는 어릴 때부터 미술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그래서인지 늘 자기애가 넘쳤다. “나의 꿈은 내가 되는 것이다.”하지만 이런 달리의 내면엔 강한 트라우마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가 태어나기 전에 친형이 죽었는데, 형의 이름은 다름 아닌 ‘살바도르 달리’였다. 달리는 어머니가 형의 이름을 자신에게 붙인 걸 알고 괴로워했다. 자신은 죽은 형을 대신하는 사람이 아니라 독립적인 존재란 걸 증명해야 한다는 강박과 자신도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불안 때문이었다.달리의 대표작 ‘나르키소스의 변형’ ‘기억의 지속’ ‘나의 욕망의 수수께끼’ 등에 그런 상처가 담겨 있다. ‘나르키소스의 변형’은 그리스 신화 속 나르키소스의 모
오랜만에 극장에 갈까, 집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즐길까. 올 연말은 이런 행복한 고민에 빠지는 사람이 여느 때보다 많을 것 같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아바타’ 신작이 13년 만에 개봉해 스크린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8년 만에 귀환한 윤제균 감독의 영화 ‘영웅’도 극장에 걸린다. OTT에서도 연말을 겨냥한 화제작이 쏟아진다. 대작들 귀환에 극장가 들썩‘아바타’와 ‘영웅’은 극장에서 가서 봐야 할 대작들로 꼽힌다. 특히 오는 14일 공개되는 캐머런 감독의 신작 ‘아바타: 물의 길’은 3차원(3D) 영화의 새로운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터미네이터’ ‘타이타닉’ 등을 만든 캐머런은 2009년 아바타 1편을 선보였다. 총 28억달러(약 4조원)에 달하는 수익을 달성해 13년째 세계 역대 흥행 기록 1위를 유지하고 있다. 1편은 지구 에너지 고갈을 해결하기 위해 판도라 행성으로 향한 인류와 원주민 나비족의 대립을 그렸다. 2편은 나비족이 된 인간 제이크 설리(샘 워딩턴)가 네이리티(조 샐다나)와 가족을 이룬 시점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캐머런 감독은 배경을 우림에서 바다로 옮겨 스크린을 거대한 바다로 바꿔놓을 예정이다.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공개된 18분짜리 푸티지 영상(특정 장면을 담은 영상)도 큰 화제가 됐다. 물결의 흐름, 파도의 높낮이까지 실감나게 구현해 객석에 있어도 바다에서 자유자재로 헤엄치고 있는 기분이 들 정도다. 캐머런 감독은 반드시 극장에서 영화를 즐길 것을 당부했다. 때때로 TV나 OTT로 영화를 볼 때가 있다는 그는 “하지만 어떤 영화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여정을 떠나도록 하는데, 아바타가 그런 영화”라고 강조했다
"난 이미 알고 있었어. 보통보다 뛰어나려면, 누가 날 기억하게 하려면 모든 걸 추월해야 한다는 걸. 예술도, 인생도 사람들이 믿는 모든 것을 넘어서야 해." 한 남성이 확신에 찬 말투로 말합니다. 남들보다 더 잘하고 싶고, 성공하고 싶은 욕망이 잘 느껴집니다. 옆에 있던 다른 남성은 그 모습을 지그시 바라봅니다. 그를 신기해하면서도 매력적으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폴 모리슨 감독의 영화 '리틀 애쉬: 달리가 사랑한 그림'(2010)의 한 장면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죠. 남다른 성공 욕망을 보이는 인물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초현실주의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1904~1989)입니다. 그를 바라보고 있던 남성은 스페인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1898-1936)입니다. 두 사람은 마드리드 대학에서 만나 친분을 쌓게 됩니다. 로버트 패틴슨이 달리 역을, 자비엘 벨트란이 로르카 역을 연기했습니다. 스페인 중산층에서 태어난 달리는 어릴 때부터 미술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실제 모습도 영화 속 모습과 비슷했습니다. 자신만만하고 자기애가 넘쳤죠. "나의 꿈은 내가 되는 것이다." "내가 다른 초현실주의자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나야말로 초현실주의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달리의 내면엔 강한 트라우마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태어나기 전에 친형이 죽었는데요. 형의 이름은 다름 아닌 '살바도르 달리'였습니다. 형이 죽고 동생이 태어나자, 그의 어머니가 동생에게 형의 이름을 그대로 붙인 거죠. 달리는 이 사실을 알고 오랜 시간 괴로워했습니다. 죽은 형을 대신해 살
정해인·고경표 등이 출연하는 '커넥트', 25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최민식의 '카지노'···. 월트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잇달아 선보인다. 1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개최된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에선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엔 작품에 참여한 배우와 제작진들이 대거 참석했다. 먼저 오는 7일 공개되는 시리즈물 '커넥트'의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작품은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죽지 않는 몸을 가진 새로운 인류 ‘커넥트’ 동수(정해인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동수는 장기밀매 조직에 납치당해 한쪽 눈을 빼앗긴 뒤, 자신의 눈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마 진섭(고경표 분)에게 이식됐다는 것을 알고 그를 쫓는다. 이 작품으로 첫 SF 장르에 도전한 정해인은 "컴퓨터 그래픽(CG) 촬영을 처음 해봤다"며 "상상하며 연기하는 게 이상했지만 촬영장 분위기가 좋은 덕에 어색함을 떨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경표는 "기존에 선보인 캐릭터와 다른 모습인 만큼 표현 방식에 차이를 뒀다"며 "새롭게 봐주시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김혜준은 "액션과 CG 촬영 등 많은 걸 시도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연출은 '라플라스의 마녀', '악의 교전' 등을 만든 일본의 유명 감독 미이케 타카시 감독이 맡았다. 미이케 감독은 "한국 배우들과 처음 작업한 순간인만
월트디즈니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를 한국에 내놓은 건 작년 이맘때다. 글로벌 기업의 상륙 소식에 국내 콘텐츠 업체들은 전전긍긍했다. 넷플릭스와 싸우는 것도 버거운데, 그에 못지않은 거대 기업이 하나 더 들어오면 토종 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기우였다. 디즈니플러스는 1년이 다 된 지금 넷플릭스는 물론 티빙, 웨이브 등 토종 OTT에도 밀리는 신세가 됐다. 디즈니는 해법을 찾기 위해 절치부심했고, 그 결과물을 30일 공개했다. 요약하면 디즈니만의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대폭 늘리고, 그 중심에 한국 작품을 놓겠다는 것이다. ‘무빙’(500억원), ‘카지노’(200억원) 등 거액을 들인 ‘디즈니표 한국 드라마’가 내년부터 쏟아질 예정이다. 루크 강 월트디즈니컴퍼니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사장(사진)은 이날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에서 “디즈니는 미국 할리우드에서 한류 콘텐츠를 선보이는 등 백년대계를 준비해 왔다”며 “앞으로도 아태지역에서 세계 최고의 이야기들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선 이달부터 내년까지 공개할 50여 편(극장 개봉작 포함)의 디즈니 작품이 소개됐다. 가장 중점적으로 다룬 건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다. 이날 공개한 작품 가운데 한국 콘텐츠가 12편으로 가장 많았다. 가장 공을 들인 작품은 조인성·류승룡·한효주 등이 출연하는 ‘무빙’이다. 과거 비밀 요원이었던 부모들로부터 물려받은 초능력을 숨긴 채 사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내년 공개된다. 오는 21일 방영되는 ‘카지노’는 최민식이 25년 만에 출연하는 드라마다. 카지노의 왕이 된 남
기자를 구독하려면
로그인하세요.
김희경 기자를 더 이상
구독하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