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 중인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건설업자로부터 1억7000만원대 금품을 챙긴 '개인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여환섭)는 원 전 원장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25일 구속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황보연 황보건설 대표로부터 2009년 7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원화 미화 등 현금 1억69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원 전 원장은 2...
업무 성과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는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고등법원 판결이 나왔다. 임금의 거의 대부분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수 있다는 판결이어서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산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업무 성과 연동돼도 통상임금” 서울고법 제15민사부(부장판사 김용빈)는 강모씨 등 GM대우(현 한국GM) 사무직 근로자 1025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 및 연월차수당 청구 소송에서 26일 원고 승소 판결했다...
현대그룹이 2010년 현대건설 인수전 당시 낸 계약 이행보증금 가운데 2000여억원을 돌려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윤종구)는 25일 현대상선이 채권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외환은행이 현대상선에 2066억2536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는 당시 이행보증금 2755억원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현대상선은 손해배상금 500억원도 청구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현대그룹이 매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지만 정밀실사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며 “인수자가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철회하는 경우와 달리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자금의 성격이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이후 밝혀진 이상 현대그룹은 추가 해명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채권단의 해명 요구에 성실히 응하지 않았다”며 양해각서(MOU) 해지에 대한 현대그룹의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재판부는 계약 이행보증금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대그룹이 채권단에 부담해야 할 손해배상금으로 정했다. 현대그룹은 2010년 현대건설 인수전 당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자 현대상선을 통해 이행보증금 2755억원을 채권단 주관은행인 외환은행에 냈다. 현대그룹은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이후 채권단이 나타시스은행에 보관하고 있다는 인수자금의 출처를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하자 현대그룹은 은행 명의의 대출확인서를 제출했지만 채권단은 현대그룹과의 양해각서를 해지했다. 현대건설은 이듬해 현대차그룹이 인수했다. 현대그룹은 일부 승소로 결론난 이번 판결을 받아들일지 고민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재판부가 우리 입장을 이해해준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
경기도 분당의 한 원룸텔에서 지난 23일 숨진 김종학 PD(사진)가 검찰을 비판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겨 검찰 수사 행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김 PD는 25일 주요 내용이 공개된 자필유서에서 자신을 조사한 서울중앙지검 김모 검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자네의 공명심에…”, “억지로 꿰맞춰”, “억울하다”는 등의 내용을 적었다. 또 자신을 변호한 변호사에게는 “꼭 진실을 밝혀 달라”고 부탁했다. 고인은 사업 실패와 생활고로 우울증에 시달린 것...
대법원 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5일 19대 총선을 앞두고 사전 선거운동을 하고 선거운동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무소속 김형태 의원(60·포항남 울릉·사진)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은 이날자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재판부는 “김 의원이 전화홍보원을 동원해 무작위로 설문조사를 한 것은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한다”며 “원심 판결은 위법이 없다”고 판결...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해외은닉 자산을 찾아내기 위해 해외 사법공조를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과 관세청에도 이들의 외국환 거래 관련 자료 협조를 요청했다. 검찰은 또 전 전 대통령 일가와 친인척, 주변 인물 등 40여명을 무더기로 출국금지했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전 전 대통령 일가의 해외 비자금 추적을 위해 싱가포르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미국 등에 조...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검사 강남일)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영업점에서 대출 가산금리를 무단 인상해 이자 303억원을 불법 수취한 혐의(컴퓨터 등 사용 사기)로 외환은행 전 부행장 권모씨 등 전·현직 임직원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기소 대상은 기업사업본부장(상무 및 부행장)을 지내고 퇴직한 권씨를 비롯해 기업마케팅부장을 지낸 박모씨(퇴직), 현 영업본부장 강모씨, 일선 영업점장 이모씨 등이다. 검찰은 미국에 체류 중인 전 ...
휴대폰의 01×(011 016 017 018 019) 번호를 010으로 강제 통합하도록 한 방송통신위원회의 계획은 헌법소원 대상이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5일 011 016 017 018 019 등의 번호를 사용하는 강모씨 등 1681명이 “방통위의 번호통합 계획은 헌법상의 행복추구권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낸 위헌확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대부분의 청구를 각하했다. 방통위는 휴대폰 식...
국민 혈세로 조성된 정부 보조금이 줄줄 새고 있다. 대학 총장과 중소기업 대표 종교단체 수장 등 사회 지도층부터 농어촌 주민까지 각종 보조금을 빼돌려 생활비와 카지노 도박자금, 주식 투자비 등으로 쓰다 적발됐다. 대검찰청은 작년부터 올 6월까지 전국 검찰청에서 정부보조금 비리를 집중 단속한 결과 총 70여개 업체 및 단체가 631억원 상당의 보조금을 거짓으로 받아낸 사실을 적발, 312명을 입건하고 93명을 구속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서울...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추징금 1672억원 환수에 나선 검찰이 차남 재용씨의 빌라를 압류하고 전씨 일가의 은행 대여금고를 압수했다. 부인 이순자 씨의 연금보험을 압류한 검찰이 최근 증권사에도 주변인물 등 40여명의 증권거래 내역을 통보하도록 하는 등 전방위 자금 추적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시중은행에서 전씨 일가 명의의 대여금고 7개를 압수했다고 24일 밝혔다. 검찰은 전날 전 ...
박근혜 정부 들어 '파밍' 등 전화를 이용한 사기는 감소세를 보였으나 불법 고리사채, 유사 수신행위 등 서민들의 경제적 빈곤 상태를 악용한 불법 행태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안전행정부 검찰 경찰 국세청 등 8개 기관이 참여하는 서민생활침해사범 합동수사본부(본부장 박민표 대검 형사부장)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서민 갈취 사범 등 2만6707명을 적발, 905명을 구속하고 326억원 상당을 범죄 수익으로 환수했다고 23일 발표했다. 당국의 ...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22일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와 관련된 주변 인물들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 3곳을 추가 압수수색 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차명재산 관리자 의혹을 받고 있는 전모씨가 포함돼 주목된다. 전씨는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미술품 구입을 10여년 넘게 대행하고 재산 관리에도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압수수색한 곳은 전씨의 자택과 사무실 등이며 지역은 서울 경기 제주인 것으...
국내 1위 솔벤트 생산업체인 C사가 수백억원어치의 가짜 석유를 유통시키다 검찰에 적발됐다. 가짜 석유를 단속해야 할 한국석유관리원 전·현직 간부들과 경찰, 세무공무원들은 장기간 단속 정보 등을 빼돌려 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구조적인 비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짜 석유 주도 국내 1위 솔벤트 업체 대전지검 천안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한웅재)는 940억원 상당의 가짜 석유를 제조·유통시킨 사범과 이를 비호한 공무원 등 모...
검찰이 이르면 22일부터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사업체와 자택 등에서 확보한 미술품 감정에 들어간다. 비자금 유입 의혹이 있는 부동산 거래 내역도 추적한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집행팀(팀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21일 압수 미술품을 보관한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미술품 분류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미술품 가운데 고가나 유명 작품 위주로 목록을 만든 뒤 이르면 이번주 초 분야별 감정 전문가를 섭...
미국 검찰이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21일 “미국 워싱턴연방검찰청이 윤 전 대변인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방검찰청이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일부에서 영장이 발부됐다는 이야기가 있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사법당국은 윤 전 대변인에 대해 경범죄 ...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 본인과 자녀, 친·인척의 자택, 사업체 등에서 가져온 압수물을 분석하고 계좌를 추적하는 등 미납추징금에 대한 본격적인 집행에 착수했다. 이들의 보험 가입 현황을 조사하기 위해 국세청까지 가세하는 등 전방위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내주부터는 관련자 소환 등 사법처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추징금 특별집행팀(팀장 김형준 외사부장)은 18일 전 전 대통령 일가 친척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무리짓...
검찰이 관할구역 내에 금융감독원, 증권사·은행 본사, 증권 유관기관 등이 있는 서울남부지검을 금융·증권 범죄 중점검찰청으로, 인천·부산지검을 외사·관세분야 중점검찰청으로 각각 지정한다. 비위 검사에 대한 감찰을 강화하기 위해 공인회계사 등 외부전문가를 특별조사관으로 채용한다. 채동욱 검찰총장(사진)은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임 이후 100여일간의 검찰 개혁 추진상황 및 향후 이행 계획을 발표했다. 검찰은 특...
전두환 전 대통령 가족의 보유 재산이 관심이다.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전두환추징법)' 개정에 따라 전 전 대통령 가족과 제3자도 불법재산임을 알고 증여 등으로 취득했다면 재산몰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검찰 등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의 3남1녀 자녀들이 보유한 재산은 확인된 것만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남 재국씨(50.53%), 부인과 형제들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출판사 시공사는 작년 442억원의 매출을 ...
월남전 파병 장병 약 32만명 중 1만6579명이 다우케미컬·몬산토 등 미국 고엽제 제조업체 두 곳을 상대로 제기한 제조물책임 상고심 소송에서 39명이 염소성 여드름 질병에 대해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고엽제 제조회사의 책임이 법원에서 일부라도 인정돼 확정된 것은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2심에서는 6795명이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지만 대법원 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12일 “39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고엽제와 질병 간에 인과관계가 인정...
컬러링 등 통화연결음 서비스를 받으려고 내는 이용료는 음악 저작권료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와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11일 통화연결음 서비스 이용료 배분을 놓고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각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다툰 소송에서 협회 측 손을 들어준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SK텔레콤·LG유플러스 가입자가 휴대폰을 받을 때까지 상대방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통화연결음...
의료사고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면책 약관이 있더라도 이를 보험 계약자에게 설명하지 않았다면 손해보험사에 보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모씨는 2006년 2월 L손해보험에 남편 김모씨를 피보험자로 상해사망을 담보하는 우리집종합보험 등 2건의 보험에 가입했다. 이후 2008년 1월 김씨가 복부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으나 의료진이 장에 구멍이 뚫린 장천공을 장마비 등으로 오진했고, 같은 해 7월 증상이 악화돼 김씨는 사망했...
수백억원대 탈세 및 횡령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5일 검찰에 출석한다. 검찰은 이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관계자는 23일 “이 회장이 25일 검찰에 출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이 회장에 대한 소환을 이날 오전 통보했다. 이 회장의 검찰 소환은 당초 이달 말이나 내달 초께로 예상됐다. 검찰이 CJ 측 차명계좌 주인과...
'묻지마 범죄'는 무더운 8월 밤 9~12시 수도권에서 무직자가 술을 마신 뒤 길거리에서 가장 많이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검찰청 강력부(검사장 김해수)는 지난해 대검에 접수된 묻지마 범죄 55건을 분석한 책자 '묻지마 범죄 분석'을 발간, 전국 주민센터와 경찰지구대 등에 배포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책자에 따르면 묻지마 범죄자 87%는 무직(63%) 또는 일용직 노동자(24%) 등이었다. 범죄자 10명 중 6명가량은 30~40대였고 ...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20일 남편 몰래 어린 아들을 데리고 베트남 친정으로 돌아갔다가 국외이송 약취, 피약취자 국외이송 등의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여성 A씨(26)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부모가 이혼했거나 별거 중인 상황에서 부모 중 한 명이 보호·양육하고 있는 미성년 자녀를 다른 한쪽이 탈취하는 경우 약취죄를 구성한다”며 “그러나 상대방의 동의가 없었더라도 평소 보호·양육하던 자녀의 ...
남편 뒷바라지와 생활비 마련 등을 위해 부인이 빚을 지게 됐다면 남편도 이를 분담해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이혼 당시 부부의 빚이 재산보다 많은 경우 재산(소극적 재산인 빚) 분할이 불가능하다는 종전 판례를 바꾼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20일 “남편을 뒷바라지하느라 빚을 지게 된 만큼 재산 2억원을 분할해달라”며 오모씨(39·여)가 허모씨(43)를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해마다 ‘Innovative Lawyers’(혁신변호사)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 로펌인 베이커앤드맥킨지에서 근무하다가 최근 광장으로 스카우트된 염정혜 변호사의 말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영국과 미국 등 유명 50개 로펌을 대상으로 기업법, 금융법, 고객서비스, 분쟁 해결, 기업전략 등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들의 혁신 점수를 산출해 등수를 매기고 있다. 모든 일을 법률에 근거해 처리하다 보니 보수적인 성향을 띠게 마련인 변호사들에 대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태도를 잣대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책자가 발간되면 영국 미국 등의 법호사 업계에는 신선한 충격을 준다. 한국의 법조계에는 창의적 혁신적 발상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창조적 변호사(creative lawyers)가 얼마나 있을까. 각양각색의 법률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수요자 입장에서 창조적 변호사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국내 대형 로펌에는 그러나 숨어 있는 창의적 변호사들이 적지 않다. 입소문에 의존하는 법조계 특성상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이달 초 서울 역삼동 법무법인 태평양이 들어선 건물 인근 한정식집에서 김광준 변호사와 마주 앉았다. ‘변호사에게 무슨 창조적인 일이 있겠냐’며 손사래를 치던 그는 30분가량 지나자 자신이 겪었던 사례를 소개했다. 김 변호사가 덤덤하게 설명한 사례에서는 기발한 발상들이 쏟아져 나왔다. 김 변호사는 2008년 12월 서울남부지검 부부장 검사를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퇴직하자마자 곧바로 국내 최대 인터넷포털 회사인 (주)NHN에서 법무그룹장(전무)으로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입사한 지 얼마 안돼 그에게 중요한 임무가 부여됐다. 몇몇 광고대행업
올초 두 건의 해외증권 발행이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1월 롯데쇼핑이 3212억원 상당의 교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원화표시, 달러화결제’라는 형식을 처음 선보였다. 원화표시채권은 달러나 유로표시가 아니어서 채권발행에 따른 환율변동 리스크를 원천봉쇄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2월에는 영원무역이 1억1400만달러 상당의 GDR(해외주식예탁증권)을 발행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외환위기 이후 해외투자자의 국내주식거래가 개방되면서 자취를 감췄던 GDR의 등장은 해외자금 조달 방식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다. 이 두 건에서 주간사단을 대리해 법률자문을 제공하고 투자설명서 작성을 주도한 사람이 바로 폴헤이스팅스의 김동철 변호사(사진)다. 동료들은 주저하지 않고 그를 ‘천재’라고 소개했다. 복잡한 법률문제나 거래구조를 단순화시키는 데 일가견이 있으며, 번쩍이는 아이디어도 많다는 것. 김 변호사는 1999년 사법연수원을 수석으로 수료(사법연수원 28기)하고 육군법무관을 마친 뒤 미국 변호사가 되기 위해 2002년 뉴욕으로 건너가 컬럼비아 로스쿨 과정을 밟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2005년 로스쿨 졸업 이후 뉴욕 로펌에서 근무하며 월스트리트의 여러 투자은행을 대리하는 경험을 쌓았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지수)의 뉴욕증권시장(NYSE) 상장, 씨티그룹의 채권발행건 등을 수행하기도 했다. 2008년 이후에는 홍콩에서 근무했는데 주로 한국 기업들의 해외증권발행업무가 많았다. 폴헤이스팅스 서울사무소에 합류한 것은 작년 11월이다. 서울에서도 증권발행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 미국으로 건너간 배경에 대해 김 변호사는 “군에서 미국
“다래에서는 공대 출신이 아니면 명함도 못 내밀어요.” 서울과학고와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출신 박석민 변호사. 다양한 스펙으로 무장한 로스쿨 출신이 아닌 사법연수원 출신이다. 이만한 경력이면 웬만한 대형 로펌들도 관심을 가질 만하지만 지식재산권 전문 1호 로펌인 다래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올초에 합류한 두 명의 변호사도 모두 서울공대 출신이다. 전체 17명 변호사 가운데 7명이 이공계 출신이고, 변리사는 19명이다. 1998년 특허법원 개원 당시 초대 판사를 지낸 박승문(사법연수원 13기)·조용식(15기) 변호사와 특허법원 기술심리관 출신인 김정국(전기·전자)·윤정열(기계) 변리사 등 4명으로 출범한 ‘꼬마로펌’이 전체 직원 110명의 중견 로펌으로 성장했다. 열린 마인드로 미래를 내다본 창업자들이 이공계분야 전문가들을 집중 영입해 지식재산권 한우물을 판 결과다. 박승문 대표는 “국내 법률시장 규모가 2조~3조원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대형 로펌들로 쏠림현상이 일어나면서 중견로펌들의 성장동력이 고갈되고 있다”며 “15년 전 다래 설립 당시도 같은 생각이었지만 국내 기업들과 로펌의 향후 먹거리는 지식재산권을 얼마나 잘 활용하고 지키느냐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래는 지식재산권 관련 사건이 전체 법원 사건의 55%를 차지할 정도로 지재권에 특화돼 있다. 다른 특허법인과 비교해서도 심판 대리 건수에서 수위를 점하고 있다.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총 457건(상대방이 특허청이 아닌 일반 기업이나 개인인 당사자계 기준)의 특허심판을 대리, 전체 특허법인 중에서 1위를 기록했다. 다래는 또 출원보다 심판 쪽에 더 전문화돼 있다. 이는 분쟁이 발생했을
손승철 코헨앤그레서(Cohen & Gresser) 변호사(사진)의 마케팅 포인트는 작지만 강한 로펌이다. 대형 로펌에 비해 수임료는 20~30% 정도 저렴한 반면 서비스의 질은 결코 뒤지지 않는 것이 코헨앤드그레서의 경쟁력이다. 코헨앤그레서는 미국 뉴욕에 본사가 있다. 지사는 서울지사가 1호다. 변호사도 총 50여명에 불과하며, 서울지사에 파견된 변호사도 그가 유일하다.혈혈단신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을 품을 만도 하다. 하지만 그를 한번 만나 보면 기우였음을 깨닫게 된다. 훤칠한 키에 호감형인 얼굴, 간단치 않은 그의 이력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미국 내 집단소송을 그에게 맡겨 짭짤한 재미를 본 LG전자가 대표적인 수혜기업이다.원고 측은 LG전자가 고의로 불량한 부속품을 사용해 LCD 및 플라스마 TV에서 열이 발생하는 데다 제품의 수명이 짧아지도록 했다는 이유를 들어 제소했다. 손 변호사를 비롯한 코헨앤그레서 측은 소장을 접수하자마자 답변서를 제출하는 통상의 대응방식 대신 각하신청서를 제출했다. 각하신청서는 원고 측 소송이 제소요건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만큼 소송에 자신이 있었다. 마침내 작년 8월 뉴저지연방법원은 원고에게 패소를 선고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로 법원에 소장을 제출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LG전자 측은 “미국 수출 20여년 만에 이처럼 획기적인 결과를 얻은 적이 없었다”며 환호했다고 한다. 손 변호사팀은 네바다주연방법원에 접수된 유사 사건에서도 같은 판결을 이끌어냈다. 현재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성능이 불량하다는 이유로 캘리포니아주연방법원에 계류 중인 집단소송 사건을 처리 중이다.손 변호사는
“45분짜리 가상기업 드라마를 제작해 마케팅용으로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소속 변호사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4200명에 작년 매출 24억달러로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영국로펌 DLA파이퍼의 창조변호사들은 어떻게 의뢰인의 마음을 사로잡을까. 김경화 변호사(사진)는 대뜸 로펌에서 직접 만들었다는 드라마를 소개했다. 내부 통제가 잘 되지 않는 기업의 경우 배임 횡령 같은 일들이 수시로 일어날 수 있음을 임원이나 리스크 관리자들에게 일깨우기 위한 취지다. 김 변호사는 “기업에서 불상사가 터지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비용면에서도 훨씬 적게 든다는 것을 드라마가 보여준다”고 말했다. DLA파이퍼 변호사들이 이런 예방적 기능을 잘 수행할 수 있으니 자문을 맡겨달라는 간접 마케팅인 셈이다. 김 변호사는 영국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몇 안되는 한국인이다. 영국로펌이 한국에 사무소를 내려면 김 변호사처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영국에서 3년 이상 변호사 생활을 하는 등 총 7년 이상 법률사무 수행 경력이 있는 대표가 1명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유학해 뉴욕주 등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딴다. 한국인으로서 영국 변호자 자격증을 취득한 김 변호사가 없었다면 DLA파이퍼의 한국 진출도 지금보다 훨씬 늦춰졌을 것이다. 김 변호사는 한국해양대 출신이다. 한진해운에서 항해사로 일하다 영국으로 유학, 카디프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1998년부터 해운소송분쟁 전문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리처드 버틀러’라는 로펌에 있다 DLA파이퍼에 파트너로 스카우트됐다. 김 변호사는 한국인으로는 처음 영국 로펌의 파트너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 분야가 전공인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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