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몽골 검찰과의 국제 공조를 통해 해외로 유출된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해외 소재 자산에 대한 첫 환수 사례다. 검찰은 다른 국가로 유출된 범죄수익 환수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대검찰청은 불법 사행성 게임장 업주 안모씨(49)가 17억원 상당의 범죄 수익을 몽골로 유출해 현지에서 건축한 호텔을 압류한 뒤 매각해 이 중 3억7000만원가량을 환수했다고 16일 밝혔다. 안씨는 2005~2008년 서울 면목동에서 불...
차기 대한변호사협회장이 되려는 후보들이 하나같이 현행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변호사 시험제도를 바꿀 것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현직 서울지방변호사협회장을 지낸 김현 변호사와 오욱환 변호사는 로스쿨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숫자를 현행 1600명 선에서 절반 수준인 800명 정도로 줄이고, 예비시험으로 200명을 뽑는 정책을 1순위 공약에 올려놓았다. 양삼승 변호사(화우 고문)는 로스쿨 출신을 1000명, 현 사법시험을 유지해 200명을 각각 뽑자고 주장한다.예비시험은 로스쿨을 다니지 않았지만 독학 등을 통해 로스쿨 출신과 동등한 정도의 학식을 가졌는지 평가하는 시험이다. 예비시험 합격자에게 로스쿨 변호사 시험을 칠 자격을 주자는 것이다. 김현 변호사는 “로스쿨에 갈 수 없는 가난한 사람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로스쿨 측은 “로스쿨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포퓰리즘적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완용 경희대 로스쿨 학장은 “변호사 시험 합격자를 줄이면 로스쿨 수업이 시험위주로 진행되고, 학교별 특성화 교육은 물건너 갈 것”이라고 했다. 로스쿨을 도입하면서 학부과정의 법과대학을 없앴는데, 법과대학을 남겨둔 일본식 예비시험을 모방하자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도 덧붙였다.변호사들의 주머니 사정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성공보수를 선불로 받는 약정을 금지하는 변호사윤리장전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는 공약까지 나왔을 정도다. 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변호사의 97%가 성공보수금을 떼인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익단체인 대한변협이 회원 변호사들의 목소리를 십분 반영하고, 변호사들의
상습적으로 가짜 세금계산서를 주고받는 사업자에게 최고 징역 2년형까지 선고형을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14일 대법원에 따르면 양형위원회는 오는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조세포탈 범죄에 대한 구체적 형량을 정한 양형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선 상습적으로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사람을 가중처벌할지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현행 조세범처벌법(3조4항)은 이중장부를 작성하거나 재산을 숨기는 등의 방법으로 탈세하...
국립 한국방송통신대학교(총장 조남철, 이하 방송대)는 내년 1월10일까지 2013학년도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별도의 시험은 없으며 신입생의 경우 고등학교 성적, 편입생의 경우 출신대학의 성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편입학만이 가능한 간호학과와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몇 개 학과를 제외하고는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다.모집인원은 2·3학년 편입생 등 모두 16만여명이다. 모집학과는 4개 단과대학 내 22개 학과에서 모집한다. 인문과학대학에는 국문학과, 영어영문학과, 중어중문학과, 불어불문학과, 일본학과가 있고, 사회과학대학에는 법학과, 행정학과, 경제학과, 경영학과, 무역학과, 미디어영상학과, 관광학과가 있다. 자연과학대학 내에는 농학과, 가정학과, 컴퓨터과학과, 정보통계학과, 환경보건학과, 간호학과가 있고, 교육과학대학 내에는 교육학과, 청소년교육학과, 유아교육과, 문화교양학과가 있다.1학년 신입생의 경우 복수전공이 가능하나 가정학과(식품영양학 전공), 간호학과, 교육학과, 청소년교육과, 유아교육과의 5개 전공은 제외된다.방송대는 4년제 국립대학으로 졸업 후에는 국내외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고, 현역입영 대상자는 24세까지 병역을 연기할 수 있다. 재학생의 80%가 직장인으로, 체계적이고 다양한 학업지원을 받으면서 자기계발을 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한 학기 등록금은 35만원(인문·사회과학대학 기준) 내외다. 일반 대학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 사이버대의 5분의 1 수준이다. 여기에 성적우수 장학금 외 교육보호대상자, 기초생활수급권자, 장애학생 등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학비감면제도도 운영 중이어서 큰 부담이 없다.윤병준 학생처장(사진)은 “모든 강
인하대(총장 박준배)는 2013학년도 정시모집 원서를 12월21일부터 26일까지 인터넷으로 접수한다. 가군과 나군으로 나눠 진행되며, 가군 728명과 나군 887명 등 총 1615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일반학생 선발전형의 경우 가군은 수능 100%, 나군은 수능 70%와 학생부 30%를 일괄합산하여 선발한다. 단, 나군에서 예체능을 제외한 일반학생 선발시 모집단위별 선발인원의 30%는 수능우선선발(수능 100%)을 실시한다. 농어촌학생전형과 특성화(전문계)고교출신자 전형은 정시 나군에서 수능 70%와 학생부 30%를 일괄합산하여 선발한다. 정시 나군에서 특성화(전문계)고졸재직자전형을 신설, 특성화(전문계)고교 졸업 후 3년 이상 재직자를 대상으로 9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수능성적을 반영할 때 언어, 수리 가·나, 외국어는 표준점수를 반영하고 사회·과학·직업탐구는 백분위를 활용한 상위 두 과목의 자체변환표준점수를 반영한다. 인문계열은 언어와 외국어 각 30%, 수리 나와 사회탐구는 각 20%를 반영한다. 자연계열은 수리 가형 30%, 언어 20%를 그대로 반영하고, 올해부터 외국어와 과학탐구 영역을 각 25% 동일하게 반영하도록 변경했다. 자연계열 전 모집단위는 수리 ‘가형’을 반영하되, 수리 ‘가·나형’ 을 동시에 반영하는 모집단위로는 간호학과, 건축학부, 생활과학부(자연)가 있다. 김정호 인하대 입학처장(사진)은 “이들 학과들의 경우 수리 ‘가형’ 지원자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아태물류학부와 글로벌금융학부는 표준점수의 3%를, 간호학과, 건축학부, 생활과학부(자연), 특성화(전문계)고교출신자전형 자연계열은 표준점수의 10%를 가산점으로 부여한다”고 말했다.학생부 반영 교과목은 나군의 일반학생 선
고등검사장 출신의 변호사가 최근 부장검사의 10억원대 금품수수, 수습검사의 성추문 등 검찰의 잇따른 비리와 관련, 기업의 윤리경영을 해법으로 제시한 고언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퇴임한 조근호 전 법무연수원장(53ㆍ사법연수원 13기·사진)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매주 띄우는 '월요편지' 10일자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과거에는 검사를 믿고 일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 가설이 깨져가고 있다...
김진태 검찰 총장 직무대행(사진)은 6일 “남의 잘못을 단죄하는 업무를 맡은 우리에게 부정과 비리가 있다면 어떠한 관용과 자비도 베풀어줄 수 없고, 조직의 일원이라고 해도 보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행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대검 과장급 이상 간부, 연구관, 서기관급 이상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모든 권력은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검찰권도 마찬가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공직자는 정상적으로...
법무부는 최근 검찰 지휘부 내분 사태의 책임을 물어 4일 채동욱 대검찰청 차장검사(53·사법연수원 14기)와 최재경 대검 중앙수사부장(50·연수원 17기)을 전격 교체했다. 후임 대검 차장으로는 김진태 서울고검장(60·연수원 14기), 대검 중수부장에는 김경수 전주지검장(52·연수원 17기)이 각각 전보 발령됐다. 채 전 차장은 서울고검장으로, 최 전 중수부장은 전주지검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최근 사태에 대한 책임 차...
“이 와중에 또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한상대 검찰총장(사진)이 잇따른 검사 비리에 책임을 지고 3일 오후 공식 퇴임식과 함께 물러났지만 검찰의 '비리 시리즈'는 현재진행형이다. 뇌물 검사, 성추문 검사, 위장개혁 검사 사건이 터진 지 불과 며칠 만에 지방검찰청 중 핵심인 서울중앙지검에서 평검사의 사건 알선 비리 의혹이 또다시 터졌다. 검찰 안팎에선 “이대로 조직이 와해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끝간 데 없는 검사 비리...
“대기업 회장 35명을 2주 동안 모두 불러 조사했는데 중수부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었죠.” 1995년 노태우 비자금 사건 수사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을 지냈던 문영호 변호사의 회고다. 특수수사에서 10년 이상 잔뼈가 굵은 베테랑 검사가 수십명씩 달라붙기 때문에 대형 권력형 비리 사건을 신속히 수사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는 “수사는 기싸움인데 중수부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기가 죽어 금방 제압된다”며 “위세가 대단했다”고 전했다....
“사람이 책임져야 할 문제인데 왜 제도를 걸고 넘어지면서 꼼수를 부리는지 몰라.” 심재륜 변호사(사진)의 직설적인 화법은 여전했다. 심 변호사는 1997년 대검 중앙수사부장으로 발탁되자 한보철강 불법로비 사건을 맡았다. 그는 “중수부장은 국민이 뽑아준 것”이라며 현직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를 구속하는 강단을 보였다. 존폐위기에 몰린 대검 중수부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예상대로 심 변호사는 중수부 폐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
한상대 검찰총장이 30일 사퇴했다. 최재경 대검 중앙수사부장도 “감찰 조사가 마무리된 후 공직자로서 합당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대검 중수부 폐지 등 검찰개혁안을 놓고 초유의 수뇌부 간 갈등을 빚은 두 사람이 결국 '동반 사퇴'하는 선에서 검찰 내홍이 일단 수습될 전망이다. 한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 15층 회의실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부장검사 억대 뇌물 사건과 피의자를 상대로 한 검사의 성행위 등 차마 말씀...
30일로 예정된 검찰개혁안 발표를 앞두고 검찰이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냈다. 검찰 간부들이 집단으로 검찰 수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검란(檢亂)의 형국이다. 최재경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에 대한 감찰 착수와 검찰개혁방안을 둘러싼 수뇌부 간 이견이 직접적 도화선이 됐다. 하지만 검찰 내부의 곪은 상처가 일시에 터져나왔다는 지적이다. 이참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며 통제받지 않는 권력으로 ‘군림’해온 검찰에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은 “검찰총장은 자리 보전을 위해 중앙수사부 폐지라는 거짓된 말을 하고 중수부장은 중수부 존치를 위해 총장더러 사퇴하라고 한다”며 “사상 최고의 검붕(검찰붕괴) 사건을 맞아 국민도 멘붕이 됐다”고 성토했다.○대검중수부 폐지 vs 총장 퇴진 대검 중수부 폐지론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끊임없이 불거져 나왔다. 그럼에도 중수부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됐던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됐기 때문에 여론의 지지를 받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한상대 검찰총장이 “중수부 폐지 등 정치권의 검찰개혁안을 백지상태에서 검토하겠다”고 언급하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부 반발에 부딪쳤다. 주로 형사부서와 법무부를 거쳐 중수부에서 근무한 적이 없는 한 총장이 검찰의 자존심인 중수부 폐지를 거론한데 대해 불만이 터져나왔다. 중수부를 희생양 삼아 최근 일련의 검찰비리에 따른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무리수’라고 판단한 것이다. 채동욱 대검차장을 비롯해 서울중앙지검의 특수부 금융조세조사부 등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검사
한상대 검찰총장(사진)이 30일 오후 2시 검찰개혁안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후 사표를 제출하기로 했다. 대검찰청 대변인실은 29일 “한 총장이 개혁안 발표 후 신임을 묻기 위해 사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총장은 이날 대검 부장들에 이어 대검 기획관 및 단장급 간부들이 용퇴를 건의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 8층 총장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날 “국민 걱정이 크니 권재진 법무...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28일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에 대해 감찰조사에 전격 착수했다. 유진그룹 등으로부터 9억원대 뇌물수수 혐의로 특임검사팀 조사를 받고 있는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부장검사급)에게 최 부장이 언론대응을 조언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하지만 최 부장이 “검사로서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발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준호 대검 감찰본부장은 이날 저녁 긴급 브리핑을 통해 “대검 중수부장이 감찰기간 중 김 검사에게 (휴대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감찰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검찰이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30일 한상대 검찰총장이 내놓을 검찰개혁안 및 대국민 사과 내용을 놓고 한 총장과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 간 알력이 감찰의 배경으로 알려지면서 검찰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 속으로 빠져드는 분위기다. ◆중수부 폐지·수뇌부 사퇴 놓고 내홍 사태의 발단은 최 부장이 김광준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에게 조언한다며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낸 것에서 비롯됐다. 최 부장은 “언론에 ...
여성 절도 피의자(43)와 검찰청 검사실과 모텔 등에서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은 초임 검사 전모씨(30)를 엄벌해 사태를 조기 진화하려던 검찰이 적용 법규가 마땅치 않아 난처하게 됐다. '뇌물수수' 혐의로 26일 법원에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검찰은 27일 일본의 판례까지 소개하며 같은 혐의로 영장을 재청구했다. 대검찰청 감찰본부 안병익 감찰1과장은 “여성 측이 제출한 녹취록에 따르면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기타 증거들을...
경찰의 수사권을 확대 내지 독립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또 다시 제기됐다. 경찰의 수사역량이 크게 나아져서가 아니다. 수사권을 독점하다시피 한 검찰이 못 미더워서다. 현직 부장검사가 10억원대 금품비리 의혹에 휩싸이고, 초임검사는 검사실에서 피의자와 부적절한 성접촉을 가진데다, 청탁을 받고 편파수사를 한 의혹이 제기된 중견검사가 나오는 등 검찰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을 개정해 경찰의 수사개시권을 인정하는 등 일부 조정도 이뤄졌다. 하지만 막상 현실에 부딪치자 주도권 다툼에 빠져 ‘수사 가로채기’ ‘이중수사’ 논란을 낳고 있다. 경찰 측은 이참에 검찰의 수사권 자체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찰은 수사권, 검찰은 기소권을 각각 나눠 갖는 외국 사례도 거 한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권 없는 기소권의 효율성을 문제삼는다. 또 경찰 조직이 사법 및 정보·교통 등으로 혼재돼있는 이상 경찰에 독립된 수사권을 맡긴다는 것은 위험천만하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실제 일선 경찰이 각종 사업자들과 불법유착한 사례도 매우 많아 경찰도 갑자기 수사권을 주기에는 미덥지 못한 조직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이처럼 검찰과 경찰이 모두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조직으로 전락하면서 뾰족한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 검찰과 경찰에서 그럴 듯한 주장들은 밀려나오지만 양쪽 모두 현실성이나 논리 구조에서 문제가 있다. 경찰의 수사권 독립 문제라는 검ㆍ경 사이의 해묵은 갈등거리를 전문가의 시각으로 양쪽 입장을 다시 정리해 들어본다.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4·11 총선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자 선출을 위한 인터넷 투표에서 동일한 인터넷주소(IP)에서 2건 이상 투표한 사례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 등 부정 대리 투표가 전국적으로 행해진 사실이 확인됐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임정혁)는 전국 14개 지방검찰청에서 지난 3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자 경선 온라인 투표 과정에서 중복·대리 투표를 한 혐의(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로 1735명을 수사, 20명을 구속 기소하고 442명을 불구속 기...
“슬라브와 슬레이트를 구분 못하는 판사가 요즘도 있는지 모르겠어요.”얼마 전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철수 명지대 석좌교수는 “20대의 미혼인 가정법원 판사나 변호사들은 이혼소송이 들어오면 무조건 ‘이혼하라’고 부추기던 시절이 있었다”는 등 웃지 못할 일화들을 들려주었다. 법조계 하면 법률과 상식으로 똘똘 뭉친 엘리트 집단을 떠올리기 쉽지만,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심심찮게 벌어지곤 한다.최근 대법관들까지도 ‘횡성한우’ 판결로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대법원은 다른 지역 소를 횡성으로 가져와 1~2개월 풀을 먹인 뒤 도축했더라도 ‘가짜 횡성한우’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기간을 기준으로 무자르듯 일률적으로 판단할 게 아니라 사료의 종류와 제공방법, 소의 체중 변동 여부 등 구체적 상황을 좀 더 심리했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자 횡성지역 축산농가가 들고 있어났고, 2심 판사는 “법의 형식적인 의미에만 집착해 본질에 맞지 않는 이상한 결론을 냈다”고 반발했다. 이런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작년 5월 ‘12개월 이상’ 사육한 곳이라야 원산지로 표시할 수 있다고 관련법이 개정된 점만 봐도 대법원의 판결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워 보인다. “의심스러울 땐 피고인 이익” 시도 때도 없이 수사 주도권을 놓고 경찰과 씨름하는 검찰 역시 일반의 기대나 상식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적지 않다. 자기들 식구인 김모 부장검사의 거액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하면서도 자성하기는커녕 검사를 ‘의사’에, 경찰을 ‘간호사’에 빗대며 키재기나 하는 모습에서 경찰수사를 지휘할 만한 자격은 찾기 힘들다. 대검 중수부 폐지나 상설특검·고위공직자비리수
“이념대립이 심할 때 헌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판도라 상자를 여는 결과가 될 수 있어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비롯해 정치권을 중심으로 헌법개정 논란이 한창이지만 ‘한국 헌법학계 거두’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 겸 명지대 석좌교수(79·사진)는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그는 팔순을 맞아 지난 60년간 헌법 전공자로서 써온 칼럼과 에세이 등을 모은 ‘헌법정치의 이상과 현실’(소명), 연구논문을 총망라한 ‘헌법과 정치’(진원사)를 최근 잇따라 발간했다. 대선을 앞두고 쏟아지는 헌법 이슈들에 대한 그의 견해를 듣고자 지난 8일 김 교수가 이사장으로 있는 서울 상도동의 한국헌법연구소를 찾았다. 그는 국회가 중심이 되는 의원내각제나 그 전단계로 ‘분권형 대통령제’가 제왕적 대통령에 대한 대안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래서인지 대선 후보들이 대체로 공감대를 보이는 ‘4년 중임제 개헌’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지금 있는 헌법만 잘 지켜도 대통령의 과잉권력은 막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 김 교수는 ‘가장 안 지켜지는 헌법 조항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통령의 공무원 임면권”이라고 답했다.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과 해임건의권은 형식적이잖아요. 대통령이 대법원장도 임명하고 헌법재판소장도 임명하고, 게다가 임명권이 없는 공사 사장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좌지우지되는데 국회는 정부 거수기가 돼서 대통령을 견제하지 못하니 개헌 얘기가 나오는 겁니다.” 김 교수는 “주권자인 국민이 헌법이 잘못돼 있다고 하면 헌법을 개정하는 게 옳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무상복지나 재벌해체 국유화도 헌법에 넣자고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
작년 7월 한·유럽연합(EU), 지난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법률시장 빗장(1단계)이 열린 이래 예상을 뛰어넘는 수의 외국 로펌들이 국내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8일 법무부에 따르면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 설립 인가를 받은 외국 로펌은 이날까지 11개에 달한다. 예비심사가 진행 중인 로펌까지 합치면 총 17개다. 영국계가 3곳이고, 나머지 14곳은 미국계다. 특히 영국계는 DLA파이퍼, 허버트스미스, 클리포드챈스 등으로 국제 법...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사진)가 오세인 대검 기획조정부장(검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청문회 준비단을 가동했다. 준비단은 정책, 검찰운영, 신상팀 등 3개 팀으로 구성됐다. 채 후보자는 재산이나 병역 등 신상문제와 관련해선 현재까지 큰 하자가 드러나지 않았다. 작년 3월 아파트 임야 예금 등 총 11억10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고, 병역도 육군 중위로 마쳤다. 청문회에서는 채 후보자의 검찰개혁 의지와 실행 방안이 먼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을 지내는 등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알려질 정도의 경력으로 인해 그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대로 대검 중수부를 폐지하는 등 검찰 권한을 축소하고 검사장 숫자도 대폭 줄이는 쪽으로 구체적인 검찰개혁 방안을 청문회에서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문위원들은 지난 정부에서 끊임없이 논란이 제기된 검찰의 정치적 중립 유지 방안도 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 BBK 주가조작 의혹, 4대강 입찰 의혹 등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의 답변이 주목된다.채 총장 체제에서 검사장들이 몇 명 퇴진할지와 그에 따른 후속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대선을 앞두고 단골 메뉴인 검찰 개혁 방안이 또 나왔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을 통해 대통령 친인척과 권력 실세들의 부정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특별감찰관제를 도입하고 특별검사제를 상설화해 특별감찰관 고발사건을 다루도록 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을 공약했다. 권력형 비리 수사를 검찰 이외 별도 조직에 상시적으로 맡기겠다는 점에서 세 후보의 생각은 엇비슷하다. 지금은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등 특별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특별법을 만들고 특검을 임명해 수사를 맡기고 있다. 대선 후보들의 공약대로라면 검찰의 칼날은 무뎌질 수밖에 없다. ‘게이트’급 대형 사건들은 모조리 특검에게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이 “결국 검찰 문을 닫으라는 얘기”라며 강력 반발하는 이유다. 문제는 ‘제2 검찰’을 만들었을 때 드는 비용과 국가 사법권의 효율성이다. 결국은 국가 개입을 확대해 ‘큰 정부’로 가겠다는 것이고, 여기에 드는 비용은 국민들 호주머니에서 나와야 한다. 상설 특검의 수사 결과가 마음에 안들 때는 또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까지 열 번의 특검도 썩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특검제 수출국인 미국도 성과가 별로 없어 지금은 제도 자체를 폐지한 상태다. 대선 후보의 공약은 공약일 뿐이다. 새로운 권력이 들어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검찰을 수족처럼 끌어안으려고 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고 현재의 검찰이 만족스런 것은 결코 아니다. 대검 중수부장에 서울고검장까지 지낸 안대희 위원장이 검찰을 못믿겠
한상대 검찰총장(사진)이 22일 모교인 고려대에서 강연하기 위해 학교까지 갔다가 일정을 취소하고 발길을 돌렸다. 진보신당 소속 학생 등이 강연장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인 것이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장은 이날 낮 12시 고려대 신법학관 5층강당에서 ‘젊은 법조인이여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법학도 후배들에게 특별강의를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신법학관 강당 앞에는 진보신당 고려대 청년학생위원회 소속 학생 등 10여명이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학생들은 진보신당 청년대선캠프에서 활동 중인 김정도 씨(22·동국대 불교학과)가 북한 트위터 계정 ‘우리민족끼리’에 올라온 글을 리트위트(RT)하는 등 혐의(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등)로 지난 11일 경찰의 압수수색을 당했다며 이에 대해 한 총장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학생들은 “트위터에서 북한 정권을 비꼰 글을 리트위트했을 뿐인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공안당국의 압수수색과 조사를 받게 하는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며 “한 총장은 후배들 앞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강연 예정 시간인 낮 12시께 강당에 모인 학생들에게 강연이 취소됐다고 공지했다.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기업인의 횡령·배임죄 처벌을 강화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이 이르면 12월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재계가 “대표적인 포퓰리즘 입법”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법조계도 법 조항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우려를 표시하고 있어 최종 입법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개정 법안을 대표 발의한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 측은 21일 “법률 개정안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라며 “여야가 모두 경제민주화 법안을 우선 처리한다는 ...
'업무상배임죄는 필요악인가. 대안은 없나.' 정치권을 중심으로 처벌 강화 방안이 제기되는 업무상배임죄는 모호한 법조문 자체의 문제점 외에도 경제사범에 대한 국가권력의 개입 문제 등 다양한 이슈를 내포하고 있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1년의 경우 횡령·배임 혐의로 1심 형사재판을 받은 사건 총 5716건 가운데 1496건(26.2%)만 실형 선고됐다. 집행유예 건수는 2081건(36.4%)이었다. 이처럼 현실적으로 집행유예가 적지 않...
외국에선 업무상배임을 형벌로 다루기보다 민사적 손해배상으로 접근하는 게 대세다. 미국에선 업무상배임을 우리 상법에도 규정돼 있는 이사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다룬다. 이사가 신중한 주의를 기울여 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면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한다. 동시에 미국에선 19세기부터 '경영판단의 원칙'이라는 판례를 통해 이사의 주의의무 위반 책임에 상당한 면죄부를 주고 있다. 형법에 업무상 배임죄를 명문화한 곳은 독일 일본...
업무상배임죄 관련 법원 판결은 경영판단 주장의 반영 여부에 따라 들쭉날쭉하다. 계열사에 합리적인 채권회수 조치 없이 자금을 대출해준 신동아그룹 회장, 계열사로 하여금 모회사에 자금을 대여하도록 한 청구그룹 회장, 계열사로 하여금 다른 계열사의 회사채 등을 인수하도록 한 거평그룹 회장 등은 업무상배임죄로 처벌됐다. '경영상판단'을 이유로 업무상배임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판결도 있다. 대표적 사례가 2004년 7월 대한보증보험 사건이다. 대한보증...
안대희ㆍ최재경 전ㆍ현직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충돌했다.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위원장(전 대검 중수부장)이 “대통령 친인척과 권력형 비리를 관리 감독하는 특별감찰관제를 두되 이를 상설특검제로 연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히자 후배이자 현직인 최 중수부장이 “검찰 문 닫으라는 얘기냐”며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최 중수부장은 17일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자청, 안 위원장의 ‘특별감찰관제-상설특검제 연계방안’에 대해 ‘쇼킹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검찰(중수부)을 무력화ㆍ형해화하려는 시도로,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낭비적ㆍ비합리적 제도가 될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상설특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이를 특별감찰관제와 연계시키면 검찰이 완전히 배제되면서 ‘제2의 검찰’을 만드는 결과를 낳게 된다”며 “중수부가 남아있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대통령 친인척이나 고위 공직자의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없게 돼 오히려 중수부 수사로부터 권력자들을 비호해 주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쏘아붙였다. 이날 발언의 배경과 관련, 최 부장은 ‘중수부장 명의의 입장발표’라고 선을 그었지만 한상대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전체의 안 위원장에 대한 불만을 대변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검 중수부장에 이어 부산고검장까지 지내 ‘친정’의 속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안 위원장이 정치권에 뛰어든 뒤 검찰을 개혁 대상으로 계속 몰아붙이는 데 대한 서운함을 최 부장이 이날 한꺼번에 쏟아냈다는 것이다.안 위원장은 최근 대통령 친인척 및 권력실세 비리와 부패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조사권과 고발권이 있는 특별감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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