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등 7개 국립대가 거둬온 기성회비를 학생에게 돌려줄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지난 25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법무법인 태평양 소송관련팀의 실력을 다시 한번 과시한 것이라는 평가다.원고 숫자만 2만여명에 달하는 기성회비 반환소송은 지금까지 1심 10여건, 2심 2건이 진행됐지만 대학교 측에서 이긴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승소 가능성이 희박했지만 이번 소송 2심부터 7개 국립대를 대리한 태평양 측이 대법원에서 처음으로 2심을 뒤집고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낸 것이다.태평양 관계자는 30일 “대법원장을 비롯해 13명 대법관 전원(법원행정처장 겸 대법관은 제외)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7 대 6으로 판단이 갈린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아슬아슬한 승부였다”고 회고했다.태평양 측에서는 고현철 고문(사법시험 10회)과 김재승(32회) 조병규(39회) 등 10명의 변호사가 투입됐다. 고현철 고문은 대법관 출신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뒤 2009년 태평양에 합류했다.김 변호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거쳐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16년 법관 생활을 마감한 뒤 2012년 태평양으로 옮겼다. 조 변호사는 2003년 법무법인 지평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으며, 2011년부터 태평양에 몸담고 있다.태평양 측은 ‘교육비 환원율’이라는 교육부 통계자료도 적절하게 활용했다고 한다. 교육비 환원율은 학생이 납부하는 금액 대비 학생 1인당 교육에 투자되는 금액 비율이다.교육비 환원율=교육비(보수+관리운영비+연구학생경비-입시관리비)÷등록금(수업료+기성회비)×100이 산식이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학생의 수혜 정도는 커진다.
한국이 국제중재 분야에서 세계 시장에 명함을 내밀 수 있게 된 배경은 실력과 경험을 앞세운 전문변호사들이 포진하고 있어서다. 세계적 국제중재기관에서 고위직을 맡는 변호사도 속출하고 있어 갈수록 인적 자산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영미계 국가에서 자격증을 딴 변호사들이 실력을 뽐낼 수 있는 곳도 국제중재 분야다. 유창한 외국어 실력은 물론 해외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국제중재 분야에서는 중요한 스펙이기 때문이다. 두터운 허리층 자랑하는 김앤장 김앤장...
지난달 31일 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 도착한 법무법인 광장의 국제중재팀 변호사들은 숨 돌릴 틈도 없이 캐리어에서 필요한 자료들만 챙겨서 35층 호텔 비즈니스센터 회의실로 향했다. 이틀 뒤 맥스웰 챔버스에서 열리는 중재심리(hearing)에 대비해 그동안 준비해온 구두 변론 및 증인신문 관련 자료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서울을 출발해 싱가포르로 오는 기내에서 줄곧 팀원들과 협의한 내용에 따라 파워포인트로 만든 변론 자료...
법무법인 동인 국내 10위권 로펌인 법무법인 동인이 세계에서 변호사 수가 가장 많은 로펌 다청-덴튼스와 합병 등 적극적인 제휴를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중국 관련 비즈니스에서 동인의 역량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검찰 출신이 주류를 이루는 전형적인 송무 중심 로펌이 중국 기업과 제휴해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이유는 뭘까. 이철 대표는 “한·중 간 경제교류의 확대로 한국 기업의 중국 투자, 중국 ...
국내에 진출한 외국 로펌들이 예상 외의 선전을 펼치고 있다. 조원 단위 국제소송을 거뜬히 수임하는 등 글로벌 로펌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역량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현재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로 정부의 설립인가를 받은 영미계 로펌은 총 23개(영국계 4개, 미국계 19개)로, 당초 예상치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변호사 숫자 등 덩치도 커지고 있다. 한 외국 로펌 대표는 “내년 이후(유럽연합은 2016년 7월, 미국은 2017년 3월) 법률시장...
광장 여변호사들의 화려한 경력을 보고 있자면 입이 딱 벌어진다. 변호사 자격증 하나만 갖고선 광장에서 명함도 못 내밀 정도다. “대표선수 10명만 꼽아 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난색을 표한 이유가 있었다. 10여년간 분야별 전문가 영입과 양성에 주력해온 법무법인 광장의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다는 단적인 예다. 광장에서 여변호사는 111명(국내 변호사 89명, 외국 변호사 22명)으로 전체의 25%가량이다. 최고선임은 노소라 변호사(사법연수원 19기)로 11년간의 판사 생활을 접고 2002년 광장에 합류했다.◆‘금융 분야 1위’ 오현주 등 파워우먼광장에서 첫손가락에 꼽는 팀은 금융그룹이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와 신문기자와 리먼브러더스 서울지점 사내변호사를 지낸 오현주 변호사(28기)는 사상 첫 30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에 성공하는 등 파생상품 구조 설계와 통화스와프 거래에 관한 한 국내 최고로 통한다.항공기 금융 분야의 손혜경 미국변호사, 선박금융의 서윤정(28기)·김현정(29기)·성희승(미국) 변호사, 투자자문의 김진 변호사(30기), 인수금융의 이소영 변호사(31기)도 실력파로 통한다.기업자문 분야에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 해킹 사건 등 개인정보 보호 사건과 KT-KTF 합병 등을 컨설팅한 베테랑 김유진(27기)·박성혜(미국) 변호사가 포진해 있다.공정거래위원회 송무담당관실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주현영 변호사(32기)와 김수련(34기)·김지연(38기) 변호사 등 12명으로 여변호사 비율이 월등히 높은 공정거래팀은 실적도 눈에 띈다. S그룹 계열사 부당 지원 행위와 관련한 350억원대 과징금 사건, 삼성-애플의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사건, 정유사 담
법무법인 동인이 세계 최대 로펌인 다청-덴튼스와 합병 등의 업무 제휴를 추진 중이다. 법률시장 완전개방(유럽연합은 내년 7월, 미국은 2017년 3월)을 코앞에 둔 시점에 국내외 로펌 간 ‘짝짓기’가 가시화되면서 향후 국내 법률시장의 세력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이철 동인 대표(사진)는 16일 “내년 법률시장 완전개방을 앞두고 동인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놓고 오랫동안 고민했다”며 “최근 양국 간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의 최대 로펌과 적극적인 업무 제휴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법무법인 동인은 창립 10년 만인 지난해 변호사 100명을 넘어섰으며 현재 국내 변호사(120명) 기준으로 10위권이다. 법원과 검찰의 고위직 출신이 많은 송무 위주 로펌이다. 1992년 설립 당시 20여명으로 출발해 짧은 기간에 등록 변호사 3300여명에 43개 분사무소를 둔 중국 최대 로펌으로 급성장한 다청 역시 송무 중심인 점 등이 동인과 닮아 양측이 ‘궁합이 잘 맞는다’는 평가다.양측의 제휴 방식은 합병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브랜드와 마케팅은 공동으로 하면서도 독립된 법인사무실에 수익과 보상도 따로 계산하는 버라인(verein) 구조를 염두에 두고 있다. 다청은 올초 스위스 제네바에 본점을 둔 덴튼스와 이런 구조로 합병해 세계 50여개국에 지사를 보유하고 6500여명의 변호사를 거느린 세계 최대 로펌이 됐다. 글로벌 톱20 로펌 중 베이커앤드매켄지, DLA파이퍼 등 7개가 버라인 구조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양측의 제휴는 상당히 진척됐다. 작년 11월 다청 본점이 있는 베이징사무소 형사팀 15명이 동인을 방문했으며, 이 대표는 지난달 22일 베이징사무소를 답방
법무법인 율촌이 올해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평가한 ‘가장 혁신적인 한국 로펌’에 선정됐다. 11일 FT에 따르면 율촌은 기업, 금융, 로펌경영 등 세 부문을 합산한 평가에서 국내 로펌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세종이 2위, 김앤장 3위, 태평양이 4위였다. 율촌은 아시아태평양 전체 로펌 중에는 킹앤드우드(호주·중국 합작), 길버트(호주), 모리하마다앤드마쓰모토(일본)에 이어 4위를 차지...
“여변호사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태평양만큼 조직적으로 지원해주는 로펌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전주혜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에 대한 소속 여변호사들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세계적 법률 및 금융매체인 IFLR과 유로머니가 ‘여변호사가 일하기 좋은 대한민국 최고 로펌’으로 2011년과 2013년 두 차례나 선정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변호사가 나오는 등 로펌 차원의 지원도 주목할 만하지만, 태평양에는 리더십과 실력으로 무장한 ‘여걸’도 수두룩하다.○로펌 최초로 여성전문가포럼 발족“여변호사들의 경쟁력을 높여야 로펌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것이 태평양 경영진의 생각이다. 2013년 발족한 ‘여성전문가포럼’은 태평양의 자랑이다. 4개 분과위원회로 구성된 이 모임은 외부연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세미나를 개최하며, 선후배 간 멘토링 활동도 하는 등 여성 전문가(변호사·회계사·세무사)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다.태평양에는 남녀 차별이 없다. 출산이나 양육에 따른 불이익이 없고, 기회도 동등하게 주어진다. 이은아 변호사(미국 뉴욕주)는 “혼자 아부다비까지 날아가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계약 협상에 임한 적이 있었다”면서 “여성이라고 해서 복잡하고 어려운 사건을 맡기지 않거나 해외 출장에서 제외하는 일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판사 출신 베테랑들, 전면에 포진전체 변호사 423명 중 여변호사는 105명(파트너는 10명)으로 약 24%를 차지한다. 맏언니는 조일영 변호사(사법연수원 21기)다. 조 변호사는 22년간 판사로 재직하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으로 사망한 환자의 유족이나 자가 격리된 사람은 병원이나 국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 의료전문 변호사들의 견해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해도 배상액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메르스 사망자의 유족이 병원이나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우선 병원 등에 고의나 과실 책임이 있어야 한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출신인 김연희 변호사는 “...
법무법인 율촌에는 율미회라는 여성변호사 모임이 있다. ‘율촌의 미인들 모임’ ‘율촌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 등 뜻이 여럿 있다. 특징은 선후배 여변호사 간 끈끈한 정으로 치면 국내 로펌 중 최고라는 것. 율촌 전체 291명 변호사 가운데 여성은 69명(23.7%)이다. 이들이 한꺼번에 모일 수 없기 때문에 소그룹별로 수시로 식사를 하면서 서로 멘토가 되거나 롤모델이 돼준다. 맏언니 격인 김세연 변호사(사법연수원 23기)는 “율미회는 여변호사들이 가고 싶어하는 로펌으로 율촌을 꼽는 이유 중 하나”라고 전했다. 그렇다고 율촌이 여변호사 간 소소한 정만 나누는 곳이라고 섣부르게 판단한다면 큰 오산이다.◆M&A·공정거래·송무 ‘막강’작년 인수합병(M&A)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를 몰고왔던 다음-카카오 간 합병은 율촌의 여변호사들이 주도했다. 신영재(26기) 신현화(32기) 이수연(34기) 변호사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측을 대리해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들은 또 올해 범한판토스 매각 건을 비롯해 한화L&C의 건자재사업부, 한화그룹 계열사 드림파마 등 매각에 관여했다.율촌에는 판사 경력 7년의 김세연 변호사를 비롯해 쟁쟁한 실력가가 즐비하다. 송무그룹의 김은진(30기) 성소영(31기) 곽희경(36기) 변호사, 조세그룹의 안수정(미국) 황인경(32기) 변호사, 공정거래그룹의 김경연 변호사(30기) 등이 대표선수다. 안 변호사는 미국 로펌 셔먼앤드스털링에서 일하는 등 국제거래 분야에서 광범위한 경력이 있으며, 김경연 변호사는 율촌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해 파트너에까지 오른 1호 여변호사다. 공정거래그룹은 현대상선의 터미널 매각, 하이닉
국무총리 후보자인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지난 23일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의 조종민 검사(사법연수원 40기)를 사위로 맞으면서 결혼 등을 통한 법조계 인맥이 화제다.장인이 법무부 장관 출신인 현직 검사는 황철규, 차경환, 최재만 등 세 사람이다. 황철규 서울서부지검장(19기)의 장인은 김정길 변호사다. 김 변호사는 김대중 정부에서 초대와 마지막 등 법무부 장관을 두 차례나 지냈다. 차경환 법무부 인권국장(22기)의 장인은 김영삼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을 지낸 김종구 변호사다. 최재만 수원지검 안양지청 검사(36기)는 법무부 장관을 지낸 천정배 국회의원의 사위다.대구지검 김준선 검사(37기)는 부친이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이고, 이명순 서울남부지검 1차장(22기)의 장인은 검찰총장을 지낸 김기수 변호사다. 권순일 대법관의 사위는 김진우 춘천지검 원주지청 검사(39기)다.부부가 법조인인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들어 사법연수원이나 로스쿨에서 짝을 찾는 경우가 흔해졌다. 하지만 여성 법조인이 적었던 20여년 전만 해도 부부 법조인은 이색적인 조합이었다. 조성욱 대전지검장(17기)-노정연 서울서부지검 형사2부장(25기), 김영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18기)-박계현 춘천지검 원주지청장(22기)은 부부 검사다. 조-노 커플은 ‘2호 부부검사’ 기록을 가지고 있다. ‘부부검사 1호’는 서울법대 3년 선후배 사이이면서 연수원 20기 동기인 오정돈(현 인천지검 부장검사)-최윤희(현 건국대 로스쿨 교수) 커플이다. 천정배 의원의 딸 지성씨(35기)는 수원지법 판사여서 최재만-천지성 커플은 판검사 부부다.형제 법조인으로는 임정혁 법무연수원장(16기)-임태혁 서울중앙
법조계에 부는 ‘여풍(女風)’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신임 판검사 절반 이상이 여성으로 채워진 지는 오래다. 성적대로만 뽑으면 법원 검찰이 온통 여성 치마폭에 싸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변호사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여성 변호사들은 유리천장을 깨부수고 커리어 우먼의 최선두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로펌에서 일하는 여성 변호사들의 면면을 차례로 소개한다.김앤장 전체 변호사 769명 가운데 여성은 181명으로, 4명에 1명꼴이다. 맏언니는 홍선경 변호사(69)고, 막내는 올해 로스쿨(4기)을 졸업한 새내기 변호사들이다. 대부분 SKY대(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으로 6년여 근무한 뒤 외국 유명 대학에서 1년 이상 유학했다. 외국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거나 글로벌 로펌 근무 경험이 있는 등 김앤장의 남성 변호사에 전혀 손색이 없는 스펙과 실력을 자랑한다.◆금융·경제통 수두룩홍선경 변호사는 수재들 집합소인 김앤장에서도 ‘전설’로 통한다. 서울대를 수석 입학하고 문리대를 수석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웰즐리대와 하버드대, 예일대 로스쿨을 차례로 나왔다. 힐러리 클리턴 전 미국 국무장관과는 웰즐리대 동기 사이. 존스데이 등 미국 로펌에서 8년간 일한 뒤 1993년 김앤장에 입사했다. 파생상품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실력가로 알려졌다.국내 변호사 중 최고참은 이지수 변호사(사법연수원 17기)다. 판사 출신으로 1996년 김앤장에 합류한 이후 2009~2010년에는 국세청 초대 납세자보호관(국장급)을 지내는 등 다양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행(은행감독원)에서 4년 가까이 근무한 뒤 진로를 바꾼 이선지 변호사(28기)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을 포
기업에서 법무실장 등을 지낸 사내변호사들이 법무법인으로 자리를 옮기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법무법인을 거쳐 사내변호사로 가는 것이 그동안 통상적인 수순이었다. 이에 대해 “사내변호사들이 해당 업계에서 쌓은 실력을 로펌에서 인정받은 결과”라는 분석과 함께 기업사건 수임을 놓고 출혈경쟁을 벌이는 로펌 측의 고육지책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몸값 오르는 사내변호사들현대중공업에서 준법경영담당 사장 등으로 5년간 일했던 이건종 변호사(사법연수원 15기)는 지난달 법무법인 화우에서 새 둥지를 틀었다. 검사생활 23년을 치면 세 번째 직장이다. 윤호일 화우 대표변호사로부터 “검사, 사내변호사를 지내면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을 후배 변호사들에게 전수해주면 좋겠다”는 부탁을 받고 입사를 결심했다고 한다. 김병주 변호사(19기)는 2006년부터 8년간 두산에서 법무실장 등을 지낸 뒤 작년에 바른에 합류했다. 부장판사 출신인 김 변호사는 “법정에서 변론을 더 경험해보고 싶었다”고 이직 배경을 밝혔다. 광장의 경우 작년과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서 6명의 국내외 변호사들이 옮겨와 지식재산권(IP)팀 등에 배치됐다. 사내변호사들의 로펌행이 증가 추세인 것은 사내변호사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2009년 500여명이던 사내변호사가 불과 5년 만인 2014년 1800여명으로 껑충 뛰었다. 점차 레드오션이 되고 있는 업계를 벗어나 상대적으로 희소가치를 인정받는 로펌을 택하는 것이다.여기에 소속 기업과 업계 동향에 대한 높은 이해도는 물론 감독기관과의 관계 등 사내변호사들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백승재 한국사내변호사회 회장(한영회계법
법무법인 광장은 5일 김홍도 금란교회 목사의 민·형사 사건 항소심 및 미국에서의 280억원 상당 손해배상 소송에서 대부분 승소했다고 밝혔다.김 목사는 2000년 미국의 한 선교단체로부터 헌금을 받고 약속대로 북한에 교회를 세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소송을 당해 패소했다. 이를 집행하기 위한 민사소송 1심에서도 져 약 60억원을 배상하게 됐다. 또 민사소송에서 위조된 문서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사기미수 등 혐의로 기소돼 김 목사는 1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선교단체는 미국에서 금란교회를 상대로 약 28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2차 소송을 제기했다.1심 판결 뒤 사건을 수임한 한양석 이경훈 박경호 김재환 등 광장 변호사들은 전세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24일 민사소송팀은 1심의 60억원 패소 판결을 뒤집는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어 28일 2차 소송(약 280억원)에서 미국 법원은 금란교회에 대한 관할권이 없다는 이유로 선교단체의 청구를 각하했다. 같은달 30일 형사사건의 항소심에서는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부분만 유죄로 판단했으며 김 목사에 대한 사기미수, 사문서위조 등 광장에서 무죄를 주장한 부분은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코오롱과 듀폰 간 영업비밀 침해 관련 민형사 소송이 양측 간 합의로 마무리된 직후인 지난 1일. 김종한 폴헤이스팅스 한국지사 대표가 미국에서 현지 분위기를 전해왔다. “6년 넘게 끌어온 소송이 끝나 홀가분합니다.”김 대표는 2009년 2월 첨단 섬유소재 아라미드 관련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듀폰이 코오롱을 상대로 법적 다툼을 벌인 첫날부터 코오롱 측을 대리해왔다. 코오롱이 민사 및 형사 합의금으로 각각 2억7500만달러와 8500만달러 등 3억60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지만 폴헤이스팅스 한국지사와 코오롱 경영진 간 긴밀한 의사소통이 없었다면 더 큰 비용을 지급했을 것이라는 게 그의 평가다.그는 “10여년 전만 해도 이런 큰 사건이 터지면 한국 기업 경영진이 짐을 잔뜩 싸들고 미국에 가 시차 때문에 쉬지도 못한 채 밤늦게 한국에 전화하느라 힘들었을 것”이라며 “지금은 한국지사가 있기 때문에 의뢰인이 부르면 언제든 달려가 자문에 응한다”고 말했다.국내 진출 4년째를 맞고 있는 외국로펌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 기업의 해외사업 자문 수요를 공략하며 법률시장에서 존재감을 점차 드러내고 있다. 최근 내수경기 침체로 한국 기업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며 외국 로펌에 먹거리를 만들어준 영향도 컸다. 해외 유명 로펌들은 글로벌 업무 인프라를 잘 갖춰 외국법 자문 수요에서 한국 로펌보다 경쟁력이 있다.코오롱 관련 1조원대 소송으로 유명해진 폴헤이스팅스 말고도 클리어리고틀립, 롭스앤드그레이, 코헨앤드그레서, DLA파이퍼 등 상당수 로펌이 국내 의뢰인으로부터 호평받으며 인력을 늘려가고 있다.클리어리고틀립은 지난해 한국 관련 해외증권
법무법인 세종이 올 1분기(1~3월) 기업 인수합병(M&A) 관련 법률자문 분야(경영권 이전 기준) 실적에서 1위를 기록했다. 분기별 실적에서 같은 기준으로 세종이 1위를 차지한 것은 6분기 만이다. 세종은 지난 한 해 전체 실적으로는 김앤장, 광장에 이어 3위를 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세종은 “작년부터 팀장의 권한을 명확히 하는 등 M&A팀 조직에 변화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특별히 팀원에게 마케팅을 독려하고 관련 정보를 보고토록 하는 등 컨트롤타워로서의 권한을 팀장에게 줬다. 세종의 한 변호사는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변호사들에게 위계질서를 만들어 실적을 내도록 다그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세종에는 총 40여명의 M&A 전문변호사가 포진해 있다. 임재우 변호사의 총괄 지휘 아래 송창현·신현식·이동건·이성훈·장재영 파트너 변호사가 팀장을 맡아 꾸려가는 체제다. 이들을 비롯해 40대인 중고참 파트너 변호사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클라이언트를 직접 상대하게 한 것이 세종 M&A팀 약진의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이성훈 변호사는 “저만 해도 8년차 파트너지만 클라이언트와 수시로 전화한다”고 말했다. 주니어 변호사에게 업무의 상당 부분을 맡기는 일부 로펌과는 질적인 면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파생한 문화가 ‘피어 프레서(peer pressure·동료 간 압박)’다. 세종에서는 파트너라고 해도 뒷짐 지고 앉아 있으면 “너 왜 일 안 하냐”고 대놓고 핀잔을 주는데, 그 압박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한다. 구성원들 간에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에서도 특이점이 있다. 일감을 따오는 이른바 &lsquo
법무법인들이 경제 사회 등 분야 외부인사를 영입하면서 싱크탱크를 속속 출범시키고 있다. 그동안 로펌들은 공정거래위원회나 금융감독원 등 금융·경제 전문가를 ‘고문’이라는 이름으로 스카우트해왔지만 앞으로는 외곽 지원조직을 보다 체계화해 적극적인 역할을 맡기겠다는 취지다.법무법인 지평은 최근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영입하면서 지평인문사회연구소를 신설했다. 김 전 위원장은 연구소 대표로서 경제뿐 아니라 인문사회 전반의 연구와 출판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양영태 지평 대표는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들을 추진하려면 식견과 경험이 풍부한 김 전 위원장 같은 분이 필요하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지평은 대법관 출신인 김지형 변호사를 영입하며 노동법 연구소(해밀)를 창설하고, 공익법인(두루)도 설치했지만 비법률 전문가로 연구소를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법무법인 광장은 ‘경제분석’ 전문가를 영입해 캐피탈경제컨설팅그룹(CECG)을 만들었다. 초대 그룹장은 미국 UC버클리 출신으로, 미국 공정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에서 10여년간 소송 등을 진행한 신동준 박사가 맡았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과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20년간 정보기술(IT) 산업과 공정거래 경제분석가로 활동한 홍동표 박사도 CECG에 합류했다. 외부 전문가로는 김진일 고려대 교수, 유진수 숙명여대 교수, 정광수 존스홉킨스대 교수,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재훈 광장 대표는 “외국은 이미 앞서 있지만 한국도 담합 등 공정거래 위반에 따른 손해산정 방식이 업그레이드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올초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공정거래조세
“우리 회사 감사 좀 해 주시겠습니까?”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SOS’를 쳐왔다. 조근호 변호사가 법무연수원장을 마지막으로 검찰에서 퇴임한 지 사흘 만인 2011년 8월5일이었다. “사내 비리행위는 없는지, 정보유출 가능성은 없는지 점검하고 싶은데 도와달라”는 요청이었다.사내 감사부서가 따로 있지만 현업부서→사내감사팀→외부전문가로 이어지는 ‘3선 방어’ 원칙에 따라 마지막 방어라인을 조 변호사에게 맡기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정 사장이 판단한 것이다. 마침 조 변호사도 퇴직 후 뭘 해야 할지 고민하던 참이어서 선뜻 응했다. 그리곤 검찰 출신 회계사, 전직 수사관, 내부감사 전문가 및 포렌식 전문가들을 섭외했다. 두 달 뒤 행복마루 컨설팅이 탄생했다. 행복마루는 현대카드와 1년 계약을 맺고 내부감사, 정보유출 조사, 외부 부정제보 채널 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우선 기업 내 임직원 비리 조사에 착수했다. 기존 감사기법으로는 잡아내지 못했던 비리들이 포렌식 등의 수사기법을 도입하자 드러나기 시작했다. 현대카드에서 수백만건의 개인정보를 위탁받아 처리하는 협력업체들의 개인정보 관리 실태도 포렌식 기법으로 점검했다. 조 변호사는 “K사의 경우 지난 4년간 250개 협력업체의 컴퓨터 1000여대를 열어봤다”고 말했다. 점검 결과를 토대로 협력업체 성적표를 매겨 하위 3개 업체는 계약을 해지하고, 상위 3개 업체는 단가를 더 높여주도록 회사에 권유했다.의뢰 기업의 자체 정보 보안도 문제였다. 대부분 보안시스템을 깔아놓으면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다. 또 외부 해커의 공격을 방어하는 데 집중했지 내부 임직
대통령부터 국무총리 법무장관 검찰총장까지 ‘부패척결’에 한목소리다. 그동안 보이지 않던 ‘비리덩어리’가 갑자기 크게 보이기 시작한 것일까. ‘땅’하고 출발신호가 나기 무섭게 뛰어나가는 달리기 선수들처럼 어떤 정해진 신호에 따라 일제히 움직인다는 느낌마저 준다. 언론들도 덩달아 취재경쟁에 뛰어들었다.기업의 비리를 척결한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거의 없다. “비리척결 없이는 경제가 도약하기 어렵다”는 대통령의 말에도 동의한다. 하지만 과거에도 비리척결을 내세운 비슷한 유형의 수사를 많이 봐 왔다. 이번 수사가 유행처럼 때가 되면 되풀이되는 이른바 ‘기획수사’ ‘표적수사’의 전형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부패척결에 사심 없어야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열풍에 온 나라가 휩싸였던 불과 얼마 전 모습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위헌소지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법 통과에 찬성표를 던진 국회의원들도 분명 뭔가에 단단히 홀렸던 게 틀림없다.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더치페이(비용을 각자 부담하는 것)하자는 것”이라고 했다.그러나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 몇 년 전 연수를 위해 방문한 일본 게이오대에서 크게 무안을 당할 뻔한 적이 있다. 일본인 교수가 식사를 함께하자고 하길래 지갑을 챙길 생각도 않고 약속 장소인 교수식당에 갔다. 그런데 그 교수는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태연하게 꺼내놓고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게 아닌가. 주머니 안에 있던 500엔짜리 동전 몇 개가 나의 체면을 겨우 살렸던 걸 생각하면 지금도 진땀이 난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몇 차례 더
강원도 인제오토테마파크 운영자 선정을 둘러싼 행정소송에서 법무법인 율촌이 최근 인제군 측을 대리해 소송에서 이겼다.인제오토테마파크의 사업시행자인 인제스피디움은 2013년 7월부터 개시된 임시 개장기간 동안 코리아레이싱페스티발을 임시 운영자로 선정해 테마파크 운영을 맡겼다가 2014년 3월 정식 개장을 앞두고 제3의 업체를 운영자로 선정했다. 인제군수가 이를 승인하자 코리아레이싱페스티발은 군수를 상대로 “선정을 취소해 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은 정식 운영자 선정 승인의 효력정지도 신청했다. 사업시행자인 인제스피디움은 인제군수의 보조참가인으로 참여해 율촌을 대리인으로 선임했다.소송 결과 법원은 코리아레이싱페스티발의 소를 각하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이와 관련해 곽상현 율촌 변호사(사진)는 “민간투자사업시행자의 운영자 선정과 관련한 주무관청의 승인에 대해서는 제3자가 그 취소를 요청할 법률적 자격이 없음을 최초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법률적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운영자 선정을 둘러싼 갈등으로 1년가량 가동이 중단된 인제오토테마파크가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지난해 간통죄로 기소된 892명 중 구속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도 1%대에 불과해 간통죄가 위헌 판결을 받아도 사회적 혼란은 없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간통죄로 입건된 사람은 4289명이었다. 이 중 기소된 사람은 892명, 기소율은 20.8%였다. 기소율은 2001년 15.2%에서 2010년 21.3%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하락하는 추세다. 간통죄 선고를 받은 769명 중...
‘변호사에게 사기당하지 않는 법’, ‘내 변호사는 왜 이리 느리고 무능할까’.현직 변호사가 이런 도발적인 내용으로 가득 찬 책 ‘변호사 사용법’을 펴냈다. 김향훈 변호사(사법연수원 33기·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10년 전 5000명에서 현재 2만명으로 폭증한 변호사들은 평범한 이웃일 뿐이며, 언제든 도울 준비가 돼 있는데 일반인들만 모르고 있다”고 발간 배경을 밝혔다. 그는 “2만명 변호사 중에는 악질 변호사 등 다양한 사람이 있는데 이들을 없애야만 일반인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고, 청년 변호사들이 설 자리가 있다”고 주장했다.책에서 그는 좋은 변호사 고르는 법, 전문변호사 식별법 등 유익한 팁을 제시한다. 또 ‘변호사가 싫어하는 의뢰인이 되지 말자’, ‘변호사 만나기 전 준비할 여섯가지’ 등 정보도 담았다. 또 ‘변호사는 판결 선고 자리에 오지 않는다’, ‘가장 강력한 협상 전략은 아니면 말고 전략’, ‘대법원 판례는 법률인가’ 등 재판의 실제도 소개한다. 김 변호사는 “사건 초기에 변호사 쇼핑을 잘 해야 한다”며 “요즘은 변호사 쇼핑을 제대로 하려면 상담료를 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과잉 입법’ ‘졸속 입법’ 논란이 끊이지 않는 국회의원의 입법 활동에 대해 법률 전문가 집단인 변호사단체가 처음으로 평가한 보고서가 나왔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위철환) 입법평가위원회는 2012년 5월30일부터 2013년 12월31일까지 19대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한 총 1203건의 법률 중 사회적 파장이 큰 16개 법률을 대상으로 제정 배경, 관련 입법 현황, 해당 법률의 내용과 정당성 등을 분석...
상고법원 설치에 대한 찬반이 팽팽하다. 대법관 한 사람이 한 해 3000건씩 상고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주장은 분명 설득력이 있다. 심지어 교통범칙금 사건까지 대법원에 쇄도하면서 중요한 재판이 늦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사회적 파급 효과가 큰 사건을 제때 판단하고 법해석상 통일을 기해야 하는 최고법원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는 데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하지만 별도의 상고법원 설치 반대론도 만만찮다. 헌법상 최고법원인 대법원에서 재판받고 싶은 당사자들의 권리가 침해받을 수 있다. 상고법원 판사들이 최종심을 맡을 실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상고사건 폭주는 대법관을 더 늘리는 등 다른 대안을 찾아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대법관 수를 늘리는 데 알레르기성 반응을 보이는 것은 권위주의적 발상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막말 댓글 판사, 사채왕 뇌물 판사 등 법관들의 비리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상고법원 도입 추진력도 떨어지고 있다. 대부분 선진국에선 별도의 상고법원 없이 최고법원이 상고 여부를 판단해 사건을 선별하는 등 우리와 제도가 다르다. 상고법원 설치 여부는 한국 사법사(史)에 획을 긋는 중차대한 일인 만큼 타당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 같다.찬성 / “폭증한 상고사건 양질의 심리…대법원은 정책 법원으로 가야”대법관 수 늘리면 전원합의체 운영 어려워상고법원에 관한 국회 논의가 시작됐다. 그간 상고제도 개선에 관해 논의만 무성하고 결론이 없어 국민의 불편은 쌓여갔다.작년 한 해 대법원 사건은 3만8000건에 육박한다. 지난 10년 동안 2배 늘었고, 작년에도 4.1% 증가했다. 그중에는 통상임금이나 안락사 사건과
박성재 대구고등검찰청장이 11일부로 신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에 임명되면서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에 합류했다. 하지만 검찰 내 ‘넘버2’로 통하는 서울중앙지검장도 이후 진로가 다양했다. 문민정부인 김영삼 정부가 처음 임명한 33대 송종의 지검장부터 이번 인사에서 대검찰청 차장으로 이동한 56대 김수남 지검장까지 서울중앙지검장 출신 24명을 한국경제신문이 10일 전수조사한 결과 검찰총장까지 승진한 사람은 4명에 불과했다. 법복을 벗고 대형 로펌(법무법인)으로 옮긴 사람이 8명으로 가장 많았다.◆재임기간 평균 10.8개월검찰총장까지 오른 사람은 박순용·김각영·임채진·한상대 씨다. 이들은 한 전 총장을 제외하곤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등 검찰 요직 출신이거나 지검장 이후 대검 차장, 법무부 차관 등을 지내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결국 검찰의 수장 자리를 꿰찬 경우다. 천성관 씨는 검찰총장으로 내정됐다가 각종 의혹으로 국회 인사청문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고려대 법대를 나온 박 신임 지검장은 검찰 내 ‘꽃보직’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는 점에서 한 전 총장을 닮았다는 평가다.이들 이외 지검장의 검찰 내 최종 직위는 법무연수원장이 4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검장(4명), 대검 차장(3명)과 대검 부장(2명) 등이었다. 김종구 씨와 송종의 씨, 이종백 씨가 각각 법무부 장관과 법제처장, 국가청렴위원장까지 올랐고, 이범관 씨는 국회의원에 유일하게 당선됐다.24명의 재임기간은 평균 10.8개월이었다. 절반은 1년을 넘겼고, 나머지 절반은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수사 논란(조영곤 씨) 등의 사유로 단명으로 중도 하차했다. 1년8개월을 지낸
지난해 연말 기업 상속공제 확대 방안을 담은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의 국회 부결을 전후해 상속 및 재산분할과 관련한 법률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 자문하는 재산의 덩치가 커지면서 종래 개인 변호사들 몫에서 대형 로펌의 신종 캐시카우로 텃밭이 이동하는 중이다.임채웅 태평양 변호사(사법연수원 17기)는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 출신이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가사2부는 서울에서 상속·재산분할과 관련한 재판이 열리는 유일한 곳이다.임 변호사는 판사 시절 책 ‘상속법연구’를 펴냈으며, 2011년 태평양에 합류해 가업승계·가사소송팀을 만들었다. 개인 블로그를 통해 상속 관련 사례를 꾸준히 소개하는 등 자타가 인정하는 상속법 전문가다. 그는 “재판을 하면서 상속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김상훈 바른 변호사(33기)는 국내 변호사로는 드물게 친족상속법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에 유학한 뒤 ‘미국상속법’을 저술하는 등 학구파로 통한다. 상속 재산의 절반을 생존 배우자가 먼저 상속받도록 하는 내용의 상속법 개정안을 내놓은 법무부의 민법 개정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가업승계의 핵심은 세제혜택이다. 하지만 관련 법률의 융통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는 “예컨대 두 개 이상 기업을 보유한 자산가가 자녀들에게 기업을 분산해서 물려줄 경우 상속공제를 제대로 받을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김현진 세종 변호사(34기)는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유명 회계법인 세 곳에서 일한 경험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최근엔 “혼인 전에 계약을 맺어 놓으면 이혼할 경우 재산분할 대상에
방위산업은 무기도입 계약을 비롯해 법률자문 수요가 다양하고 비리사건도 끊이지 않는 등 법률전문가의 도움이 필수적인 분야다. 하지만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군의 특수성 탓에 법의 사각지대처럼 전문변호사가 많지 않은 대표적인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국방부나 방위사업청 등지의 근무 경력만으로도 경쟁력이 돋보이는 이유다.로펌 중에서 유일하게 국방전문팀을 보유한 화우의 고석 변호사는 특이한 이력으로 탁월한 전문성을 자랑한다. 육사(39기)를 나온 뒤 서울대 법대에 편입해 사법시험(사법연수원 23기)에 합격했으며, 다시 법무장교로 들어가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을 끝으로 전역했다. 2013년 화우에 합류했으며, 예비역 준장이어서 로펌 내 호칭도 ‘장군님’이다. 육군본부, 합참, 방위사업청의 법무실장을 두루 지내며 린다김 군기법 위반사건, 해외 무기도입 계약(P-3C,VH-60) 관련 국제상사 중재, T-50 고등훈련기 연구개발추진사업단 법률자문총괄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고 변호사는 “방위산업은 작년 수출액이 35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한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산업으로 성장했다”며 “자주국방력 강화에 필요한 제도개선 컨설팅을 꾸준히 제공하고 각종 무기체계 사업과 관련, 기업들에 효과적인 법률지원 서비스를 확충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방사청 법무실에서 고 변호사와 함께 근무하기도 한 정원 변호사는 군법무관(13회) 출신으로 2009년 율촌에 둥지를 틀었다. 율촌은 부동산건설그룹 산하에 국방·공공계약팀을 두고 있다. 방사청과 전신인 국방부 조달본부에서 5년간 무기도입 관련 해외협상과 분쟁을 처리하는 등 풍부한 실무경험이 정 변호사
검찰로서는 작년이 ‘무기력했던 해’로 기록될 듯 싶다. 세월호 참사 와중에 코앞의 유병언을 못 찾아 허둥댔고, 한 지검장의 수치스러운 음란 행위는 검사들의 낯을 못 들게 만들었다.그런데도 김진태 검찰총장에 대한 검찰 내부의 평가는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잔소리 많은 시어머니 스타일이어서 “꽤나 힘들 것”이라던 취임 초기의 우려와 달리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물론 “새벽 두세 시에도 보고할 게 있으면 전화하라”는 통에 간부들은 늘 긴장 상태지만 업무 외적으로는 힘들게 하지 않는다는 평이다. 대검찰청의 한 간부는 “작년은 검찰로서도 다사다난한 한 해였지만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총장이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잘 잡아줬기 때문”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김 총장은 현장중시형이다. 그럴싸하게 포장한 정책 이벤트를 하달하기보다는 일선 지검의 고충을 헤아려 지원할 방도를 찾아나선다. 또 무슨 일이든 ‘정성’을 다하면 문제의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김 총장의 지론이다. ‘정성은 모든 것의 처음이자 마지막이고, 정성을 기울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뜻의 성자물지종시 불성무물(誠者物之終始 不誠無物). 그가 가장 즐겨쓰는 중용의 글귀다.김 총장이 매년 새해를 맞으면서 빼놓지 않고 하는 일이 있다. 지인들에게 책을 선물하는 것이다. 본인이 직접 훑어본 뒤 보통 7권 정도를 고른다. 올해는 ‘2015 세계경제대전망’(이코노미스트, 한경BP) ‘사회를 바꾸려면’(오구마에이지, 동아시아) ‘세상물정의 사회학’(노명우, 사계절) 등이 그의 눈에 들었다. 기자도 ‘철학자와
양승태 대법원장의 새해 첫 해돋이 소원도 ‘상고법원 설치’였다. 양 대법원장은 1일 오전 7시35분께 민일영 대법관 등 법원산악회 회원 70여명과 함께 강원 대관령 능경봉(1123m)에 올라 새해 첫 해돋이를 맞이했다. 양 대법원장은 전날 오후 오대산 기슭에 도착해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한 뒤 이날 오전 4시부터 등산을 시작했다. 그는 등산 중 동행한 기자들에게 “취임후 네 번째 신년 산행인데 이번처럼 훌륭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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