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인력 구조조정 명분을 쌓기 위해 고의로 적자를 부풀렸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전문가 분석 결과가 나왔다. 앞서 서울남부지방법원이 쌍용차 회계조작 의혹에 대해 '증거가 없다'는 판결을 하고, 금융감독원이 '무혐의' 처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27일 쌍용차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쌍용차 회계조작 의혹에 대한 특수 감정을 의뢰받은 최종학 서울대 교수(회계학)는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최 교수는 서울고법에 제출...
폭스바겐이 내년부터 한국에서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처럼 중고차 구매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사진)은 2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존 고객들이 폭스바겐의 새 차로 바꾸고 싶을 때 기존 차량을 중고차로 사들이는 프로그램을 내년 중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폭스바겐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고객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비스 강화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쿨 사장은 “딜러 및 투자자들과 논의해 지방에도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장시켜 나가겠다”며 “양적으로 성장하는 것보다는 서비스 만족도가 가장 높은 수입차 업체가 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에도 신차 출시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른 지역보다)한국시장을 우선 순위에 놓고 최대한 빠른 시기에 신차를 들여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9월 초 부임한 쿨 사장은 한국에서 인상 깊었던 점에 대해 삼성의 정교한 고객서비스 관리를 꼽았다.그는 “최근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자동차경주서킷)에서 고객 시승행사를 열었는데 트랙과 관중석은 물론 잔디 조경 등 세세한 부분까지 생각해 꾸며놓은 점에 감명받았다”고 했다. 이어 “삼성이 소니 등을 제치고 글로벌 리더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작은 부분에까지 완벽함을 추구해 전체적인 완성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독일 청소년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인 쿨 사장은 인도에서 폭스바겐의 기업전략 업무를 맡다가 한국에 부임했다.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이 오는 26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리는 신형 제네시스 발표회에 참석한다. 정 회장이 현대·기아차의 신차 출시 행사장을 찾는 것은 작년 5월 기아차 K9 이후 1년6개월 만이다. 신형 제네시스는 현대차가 고급차 브랜드의 본고장인 유럽시장에 처음 출시하는 프리미엄 대형차로, 정 회장의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현대차의 야심작 신형 제네시스 발표회에 나와 행...
현대자동차그룹은 2008년 창단한 대학생들의 글로벌 청년봉사단인 해피무브(사진)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청년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 육성하겠다고 17일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서울 안암동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해피무브 홈커밍데이' 행사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미래 비전과 핵심가치, 슬로건을 내놨다. 또 해피무브 문화봉사단을 발족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보호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행사에는 정진행 현대차그룹 사장과 김종훈 새누리당 국회...
재계의 총본산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961년 출범 이후 52년 만에 일대 변신을 꾀한다. 제조업 중심의 일부 대기업 이해만 대변한다는 지적에 따라 중견기업과 서비스업체도 신규 회원사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특히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회장단 활동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50대 그룹에 속한 기업의 총수를 회장단으로 영입하기로 했다. 전경련은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회장단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발전 방향을 내놓았...
산업용 전기요금이 10% 오르면 국내 제조업체의 영업이익이 2조원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조만간 전기요금 인상률을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기업들은 전기료 부담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수출경쟁력 저하 등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매출 기준 600대 기업 중 127곳을 상대로 공동설문을 한 결과 기업들은 산업용 전기료가 10% 인상되면 영업이익이 평균 2.9%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노동조합의 상습적이고 고질적인 불법·과격 투쟁과 ‘떼쓰기’식의 억지 주장에 대해 기업들이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원칙 대응을 하면서 강성 노조들이 설 자리를 점점 잃고 있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불법파업을 선동해 회사에 피해를 입힌 노조원에게 손해배상 소송 등으로 끝까지 책임을 묻는 등 기업들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명분과 실익이 없는 ‘묻지마’식 강경투쟁에 등을 돌리는 조합원도 늘어나 합리적인 노선으로 전환하는 노조가 잇따르고 있다.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노무총괄)은 10일 전화통화에서 “(현대차) 노조에서 변화가 시작됐다”며 “앞으로 국내 노동계 전반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생산 차질을 빚더라도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고수했고 이는 무리한 파업을 이끄는 강성 노조에 대한 노조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노조원들이 강경노선보다 실리주의를 선택한 것은 △파업·특근거부로 얻은 것이 없고 △국내 공장의 경쟁력 저하로 내부 위기감이 높아진 데다 △명분 없는 파업에 대한 여론의 시선이 따가워졌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홍성 한국경영자총협회 노사대책2팀 전문위원은 “기존 노조는 무리한 파업으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었다”며 “파업을 하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적용돼 조합원들의 임금이 줄기 때문에 무파업이 더 낫다는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을 지낸 유지수 국민대 총장은 “해외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노조의 묻지마식 파업이 설 자리를 잃게 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제부터는 문화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임직원들의 역사의식 함양에 힘을 쏟고 있는 데 이어 문화예술 분야에도 장기적이고 대대적인 후원에 나선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은 최근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 활동은 문화와 산업이 함께 발전하는 새로운 형태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7일 한국 현대미술의 발전과 대중화를 위해 국립현대미술관에 내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120억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기존의 일회성 미술관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세계적 역량을 확보한 기성작가의 국내 개인전 전시를 지원하고 △기성 및 신진작가의 ‘창작 지원-전시’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개별 예술가의 창작 활동을 북돋우고 이들이 기량을 펼쳐보일 멍석을 깔아주겠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먼저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한국 중진작가의 개인전 개최에 10년간 90억원을 후원한다. 국립현대미술관과 함께 매년 1명의 작가를 선정하고 최대 9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최고 수준의 전시회를 열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작품 창작, 전시뿐 아니라 작품에 대한 도서 발간, 세계적 평론가 초청 학술세미나 개최 등 기획 단계부터 전시, 글로벌 홍보까지 총괄 지원해 한국 미술가가 세계 예술계와 소통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국내 관람객들도 해외에서만 볼 수 있던 한국 유명 작가의 세계적 전시회를 국내에서 감상할 수 있게 돼 미술 관람의 문턱을 낮추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현대차는 기대했다. 현대차는 또 회화, 조각, 공예 등 분야의 신진작가를 포함한 유망작가들에게 30억원을 후원하고 국립현대미술관 내 갤러리 아트 존에서 전시
한라그룹 계열의 자동차부품업체인 만도가 독일의 자동차 부품업체를 인수했다. 만도는 주행 보조 시스템(DAS·Drive Assistant System)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DAS 엔지니어링 서비스 전문업체인 독일 DSP-보이펜(Weuffen)을 인수했다고 6일 발표했다. 만도 유럽법인이 지난달 15일 프랑크푸르트에서 DSP-보이펜의 지분 8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지난 4일 인수대금을 납부했다. 지분 인수금액은 300만 유로(약 43억원)다. 만도는 DSP-보이펜 인수를 통해 주행 보조 시스템용 센서(카메라·레이더·초음파 센서 등) 개발에 필수적인 DSP(디지털 신호 처리) 기술을 확보, 주행 보조 시스템용 센서 양산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SP-보이펜은 유럽 주행 보조 시스템 기술 개발의 메카인 독일 린다우에 있으며, 회사 인력의 90% 이상이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기술 중심 회사다. 카메라 여러 개를 달아 차량의 360도 주변 광경을 보여주는 AVM(Around View Monitoring)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만도 관계자는 “DSP-보이펜의 주력제품인 AVM은 혼잡한 주차 공간에서 편리하고 안전한 주차를 도와주는 제품”이라며 “관련 제품을 개발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간 자산순위 상위 30대 그룹의 연평균 종업원 증가율(이하 국내기준)은 4.8%로 같은 기간 전체 임금근로자 증가율(2.4%)의 2배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별로는 삼성의 종업원 수가 12만4422명 늘어나 증가폭이 가장 컸다. 현대차는 30대 그룹 중 유일하게 12년간 한 해도 빼놓지 않고 근로자 수를 늘렸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0대 그룹의 종업원 수(비정규직 포함)를 집계·분석한 결과 2000년 69만...
현대자동차가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는 사내하청업체 근로자들에게 최대 1조원 이상을 지급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296일 동안 ‘철탑농성’을 벌였던 최병승 씨(37·사진)에게 8억4000만원의 임금을 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현대차 사내하청업체에서 일하던 최씨는 노조활동을 이유로 해고되자 현대차를 상대로 소송을 내 정규직으로 인정받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정창근 부장판사)는 31일 최씨가 현대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현대차가 최씨에게 8억4058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최씨가 해고된 2005년 2월부터 받지 못한 임금 2억8000여만원에 200%의 가산금을 더한 액수다. ○현대차 최대 1조원 이상 부담해야 재판부는 ‘부당해고로 판명된 경우 평균임금의 200%를 가산해 지급한다’는 현대차 노사의 단체협약이 최씨에게도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최씨는 2002년 현대차 울산공장의 사내하청업체인 예성기업에 입사, 정규직화 투쟁을 벌이다 2005년 해고됐다. 그는 하청업체가 아니라 실질적 고용주인 현대차가 부당해고를 했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작년 2월 “하청업체에 고용됐지만 현대차 사업장에 파견돼 직접 노무지휘를 받는 파견근로자”라며 최씨의 승소를 확정했다. 최씨는 ‘현대차 내 모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작년 10월17일 울산공장 송전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였다. 농성중이던 올해 1월 현대차 정규직으로 발령났지만 채용을 거부한 채 출근하지 않고 있다.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되면 현대차는 최대 1조원 이상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씨처럼 부당해고됐
“골프 티샷하다 OB가 나도 배임죄로 걸릴까 두렵습니다. 볼은 페어웨이로 보내고 파4홀에선 네 번 만에 홀아웃을 해야 하는 게 임무잖아요.” 요즘 기업인들 사이에 오가는 골프 농담이다. OB는 주어진 임무에 반하는 '배신행위'인 데다 자신의 실수로 타인(동반자)이 이득을 취하게 한다는 점에서도 위험하다는 것이다. 의도(경영상의 판단)와 과정, 결과 중 어느 하나라도 '삐끗'하면 걸려드는 배임죄의 불합리성을 성토하는 우스갯소리다. 최준선 성균관...
“기업은 국세청 세무조사 받고 기업인은 국회에 불려다니며 준범죄인 취급을 받잖아요. 정치와 사회가 경제를 짓누르면서 기업가정신의 불씨를 퍼뜨리는 게 아니라 끄고 있어요.” 원로 경제학자인 송병락 서울대 명예교수는 27일 “지금은 기업전쟁 시대인데 우리 사회가 기업가의 중요성을 너무나 모른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기업인들 스스로도 '기업가정신'이 급속히 퇴조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올해로 6회째인 기업가정신주간(10월28~31일)을 맞아 ...
“자동차로 치면 감속에 감속을 거듭하다가 설 정도죠.”(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둔화하는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를 빗댄 말이다. 조 교수는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상황에서는 창의적이고 위험을 무릅쓰는 도전의식인 기업가정신에서 성장동력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견·중소기업인이 더 위축 기업가정신 위축에 대해 대기업보다 중견·중소기업인의 우려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가정신주간(10월28~31일)을 맞아 ...
경제 전문가들은 우리의 기업가정신이 '바닥 수준'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식어가는 경제성장 엔진을 다시 돌리려면 대한민국 창업 1세대들이 가졌던 기업가정신으로 재무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송병락 서울대 명예교수(경제학)는 “생산의 4대 요소는 노동, 자본, 토지, 기업가정신인데 우리는 기업가정신을 빼고 3개만 가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미국 월마트가 전 세계에서 고용한 종업원 수가 220만여명으로 한국 대기업 3300여개...
하루 총 근로시간 20시간→17시간, 시간당 생산대수(울산·아산공장) 402대→432대, 휴일특근 생산량 하루 4700여대→6800여대. 현대자동차가 지난 3월 주간연속2교대를 도입한 이후 나타난 변화다. 이 방식은 말 그대로 심야근로를 없애 근로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현대차 46년 역사상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다. 2003년부터 10년간의 논의 끝에 주간연속2교대제를 실시한 지 8개월 가까이 지난 지금 노조는 근로시간 단축과 삶의 질 향상을, 회사 측은 생산성 향상을 얻어내 노사 모두 ‘윈-윈’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과거 주야2교대제일 때는 근로자들이 주·야간조로 나눠 각각 10시간씩(잔업 각 2시간 포함) 일했다. 야간조는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밤샘 근무를 했다. 하지만 현재는 1조가 오전 6시50분부터 8시간 일하고, 2조가 오후 3시30분부터 새벽 1시30분까지(8시간+잔업1시간) 작업한다. 2개조가 일하는 시간은 총 17시간으로 종전보다 3시간 줄었다. 연간으로 계산하면 1인당 평균 230시간이 감소했다. 현대차 노사는 새 제도를 도입하면서 근로시간 감소에도 불구하고 임금은 줄이지 않기로 했다. 대신 생산 속도를 높여 생산량을 맞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울산·아산공장의 시간당 생산대수(UPH)는 402대에서 432대로 30대(7.5%) 늘었다. 기아차 소하리·화성·광주공장은 308.3대에서 338.3대로 증가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줄어든 생산량을 만회하기 위해 생산라인의 컨베이어벨트 속도를 높여 현대차는 연간 18만5000대, 기아차는 17만9000대를 추가 생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노조가 한동안 주말(휴일)특근을 거부, 생산에 차질을 빚기도 했지만 정상화되면
‘미국에선 한국보다 훨씬 싸게 판다.’ ‘수출용에만 스마트 에어백이 달린다.’ 지난 15일 국회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충호 현대차 사장이 받은 질문들이다. 현대차를 둘러싼 국내외 가격 및 제품 차별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오래전부터 인터넷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나돌면서 상당수 사람들이 사실인 것처럼 믿게 된 오해 중 하나다. ◆현대차 미국이 훨씬 싼가? 꼭 그렇지 않다. 현대차의 주력 판매모델인 아반떼와 쏘나타는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 비싸게 팔린다. 그랜저는 비슷하고 최고급 모델 에쿠스는 미국이 싸다. 세금을 포함한 주력 모델의 최종판매가가 한국보다 미국이 비싼 것은 그동안 미국에선 품질 개선을 바탕으로 ‘제값받기’ 노력을 꾸준히 해왔고, 한국에선 내수 침체와 수입차 공세로 가격을 낮추는 등 ‘거품 빼기’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해 초 쏘나타 등 주요 차종 가격을 일제히 내린 후 새로 내놓는 신차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있다. 한·미 양국 간 차값을 살펴보면 아반떼(이하 풀옵션 기준)는 한국(1.6 프리미엄)에서 2370만원에 팔린다. 미국(1.8 리미티드)에서는 2899만원으로 한국보다 529만원 비싸다. 2014년형 쏘나타의 경우 한국(2.0 터보 프리미엄)은 3190만원, 미국(2.0 터보 리미티드)은 3663만여원으로 47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그랜저는 한국(3.3 셀러브리티)이 4453만원, 미국(3.3 단일 모델)이 4193만원으로 한국이 비싸다. 하지만 미국 모델에는 없고 한국 제품에는 있는 어라운드뷰모니터(360도 모니터링 시스템)와 어드밴스트크루즈컨트롤(첨단 정속주행장치) 등 사양 차이(234만원)를 감안하면 한국이 4219만원
최근 만난 재계 인사는 우리 산업계 현실을 ‘SOS’로 표현했다. 경제성장 속도가 느려졌고(slow), 고령화(old)가 심해지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sandwich)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간단한 통계로 쉽게 알 수 있다. 2003~2012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3.61%로 같은 기간 세계 경제성장률(3.83%)보다 낮았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07년(2만1590달러) 처음 2만달러를 넘어선 뒤 5년째(2012년 2만3113달러, IMF 발표 기준)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다. 일본과 스웨덴은 5년 만에 2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갔고, 독일은 4년 만에 도달했다. 위협받는 기업생태계지난 50년간 한국의 주요 산업구조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10대 산업에서 1위(매출 기준)인 기업들의 평균 나이(창립 기준)는 54세로 늙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현대중공업, SK에너지 등이 창립 50년을 넘겼다. 업종 분포도 제한돼 편중이 심하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명단에 미래 유망분야로 꼽히는 군수·항공·엔터테인먼트·제약 부문에서는 한국 기업이 명함을 못 내민다. 미국은 직업 종류가 3만개인 데 비해 한국은 1만개다. 직업이 100개만 늘어도 10만명이 새 일자리를 찾게 된다고 한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르다. 2000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를 넘어 고령화사회로 접어든 한국은 2018년 고령사회(14%), 2026년엔 초고령사회(20%)에 진입할 전망이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의 추격과 엔저(低)에 힘입은 일본 업체들의 가격경쟁력 회복으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는 2010년 2.5년에서 지난해 1.9년으로 좁혀졌
전국경제인연합회 출판자회사인 FKI미디어는 '대한민국을 바꾼 경제거인 시리즈' 제8탄으로 코오롱그룹 창업주를 다룬 '이원만처럼-나일론에서 쏘아올린 섬유 강국의 신화'(사진)를 15일 펴냈다. 이 회장은 1953년 국내 최초로 나일론을 소개해 의생활 혁신을 끌어낸 '한국 섬유공업의 기수'이자 '수출한국의 선구자'로 꼽힌다. 책은 “이 회장은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에 물음표를 달았다”며 “남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것을 사업에 접목시켰던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그룹 회장·사진)이 개인 돈을 들여 대한상의 임원들과 팀장급 이상 간부 64명에게 갤럭시노트 태블릿 1대씩을 선물해 화제다. 5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박 회장은 최근 상의 팀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취임 선물로 갤럭시노트 태블릿을 전달하고 업무에 적극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갤럭시노트를 들고 다니면 필요할 때마다 이메일을 확인하고 업무자료도 수시로 볼 수 있다”며 “편리한 점이 아주 많기 때문에 적극 활용했으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온라인 채용서비스 업체와 손잡고 대기업에서 퇴직한 중장년층이 중견·중소기업에 재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에 나선다.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는 2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링크나우(www.linknow.kr)와 중장년 채용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대기업 퇴직자 재취업 지원사업을 벌인다고 발표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전경련은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 주요 대기업에서 퇴직한 2000여명의 인재 정보를...
한라그룹 계열의 자동차부품업체인 만도 노사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임금교섭을 무분규로 타결했다. 만도 노동조합은 22일 ‘임금인상을 회사측에 위임하자’는 안을 놓고 조합원(2138명) 찬반투표를 벌여 71.1%(1954명)의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만도 노조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임금인상을 회사에 위임했다. 이에 회사측은 특별격려금 320만원을 포함한 730만원과 성과급 150%, 기본급 월 7만9500원 인상 지급 등으로 화답했다. 노조에 ‘고용안정’도 약속했다. 성일모 만도 수석사장은 “회사 안정과 발전이 곧 전 직원들의 고용안정이라는 점에서 결국 노사의 목표는 같다”며 “이제 노사가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병옥 노조위원장은 “‘노사가 함께 상생 발전해야 한다’는 인식을 통해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답했다. 만도는 1987년 노조 설립 이래 2008년과 2009년 두 차례를 제외하고 해마다 장기파업을 했다. 작년 6월에도 금속노조 만도지부의 주도로 44일간 파업을 벌였던 대표적인 노사분규 사업장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파업 직후 전체 조합원 96% 가입한 새 노조가 출범하면서 노사관계가 급변했다. 지난해 금속노조 만도지부가 현장 조합원들의 정서를 외면한 채 장기파업을 하는 것에 반발해 고용안정과 정치투쟁 결별, 사회공헌활동 등 온건하고 합리적인 노선을 내세운 새로운 노조가 만들어졌다. 새로 출범한 노조에는 전체 조합원 2237명 중 96% 가량인 2138명이 가입했다. 기존 금속노조 만도지부 소속 조합원은 99명이다.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
인터뷰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 “프리미엄 자동차업체에 대한 공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올라갈 것입니다.”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65·사진)은 22일 “세계 일류 타이어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품질을 높여갈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보성고·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서 부회장은 1973년 한국타이어에 입사, 올해로 40년째 ‘타이어 외길’을 걷고 있다. 해외마케팅 담당 이사, 미국법인장(상무), 해외영업본부장·마케팅본부장(부사장), 구주지역본부장(사장),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09년 11월 부회장에 올랐다. 현재 한국타이어의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작년 9월 지주회사(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사업자회사(한국타이어)로 분할됐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7조291억원의 매출에 912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각각 8.4%, 61.2% 늘었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는 각각 7조3686억원, 9315억원이다. ▶경기가 침체했는데도 실적이 좋은 비결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었습니다. 세계적인 모터스포츠 대회에 직접 참가하거나 후원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은 덕분이죠. 고급차에 장착되는 신차용 타이어와 고부가가치 상품인 초고성능(UHP) 타이어 판매가 증가한 것이 실적 호전의 밑바탕이 됐습니다.” ▶주요 시장별 하반기 전망은 어떻게 봅니까. “유럽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봅니다. 천연고무와 합성고무 등 원자재 가격 안정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실적도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서울상의 부회장·58·사진)이 손경식 전 회장(CJ비상경영위원회 위원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대한·서울상공회의소 새 회장으로 추대됐다. 이로써 두산그룹은 그룹 창업자인 고(故) 박두병 초대회장과 전문경영인으로 두산 회장을 지낸 고 정수창 전 회장,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에 이어 4명의 상의 회장을 배출하게 됐다. 서울상공회의소는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회장단 회의를 열고 박 회장을 새 회장으로 추대했다. 이동근...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92.7로 4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고 28일 발표했다. 부문별로는 내수 94.8, 수출 98.9, 투자 98.7, 자금사정 96.5 등으로 나타났다. BSI 전망치가 100보다 낮으면 다음달 경기가 이번달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 전경련은 중국 경기...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사진)은 “양도소득세 중과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 수직 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을 국회가 빨리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추 차관은 지난 20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2013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특별강연을 통해 “부동산경기가 살아야 서민경제도 살고 가계부채 문제도 해결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아직 발목이 잡혀 있는데 국회에서 조만간 해결해줄 것을 기대한다”며 “그러면 정부가 훨씬 힘차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 차관은 ‘세금을 더 거두기 위해 국세청이 전방위 세무조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재계의 우려를 의식한 듯 기획조사설 등에 대해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일부 현장에서는 이런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을 꺼낸 그는 “최근 국세청장을 만났더니 세무조사로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하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다만 “세금을 내야 할 소득이 있는 곳에서 세금을 거두는 것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처럼 무리한 세무조사를 해서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차관은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논의도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는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민주화 논의가) 중소기업에 실제 주름살을 주는 부분도 있고 경제심리를 많이 위축시킨 부분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추 차관은 “정부는 대선 공약에 제시한 10여개 과제를 중심으로 (경제민주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4월과 6월 국회에서) 대체로 급한 것은 일단
회원수 14만명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공식 직함만 50여개에 달한다. 전국 상공인을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세제발전심의위원장, 지속가능경영원 이사장, 한국경영교육인증원 이사장, 한미경제협의회 고문 등 다양한 직책을 함께 맡는다. 대한상의는 법률(상공회의소법)에 따라 설립된 공익법인으로, 대기업은 물론 중견·중소기업까지 회원사로 두고 있어 영향력이 막강하다. 지난 9일 손경식 회장(CJ그룹 경영위원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대한상의 후임 회장을 ...
“지금 여건에서 어느 기업이 투자하겠습니까. 정부가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로 불리던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서강대 경제학부 교수·사진)이 정부에 '쓴소리'를 했다. 멍석(투자 여건)도 깔아주지 않은 채 투자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국세청의 전방위적인 세무조사에 대해서는 “마치 수술할 때 잘못해 (환부가 아닌) 주변 부위까지 도려내듯 하니까 기업들이 부담을 갖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
=한국 기업들, 중국 토종 글로벌 기업에 직접 납품해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17일 “국내 기업들이 중국 소비재 시장과 서부 개발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날 서귀포 신라호텔에서 개막한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특별강연을 통해 “중국 소비재 시장이 유망한데 우리 기업들이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또 국내 (중소)기업들이 중국 글로벌기업에 대한 부품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레노버, 화웨이 등 중국에서도 세계적인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며 “이들 기업에 부품을 직접 납품하는 방식을 개척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도 수출 상담회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부품업체가 대기업과 동반 진출, 현지 기업에 납품하거나 국내에서 수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중국 현지 대형 유통업체들을 활용해 부품을 직접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시안과 충칭 등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중국의 서부 대개발 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이 이 지역에 관심을 갖고 진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 “농산품을 비롯해 양국 모두 개방에 민감한 품목이 있다”며 “오는 9월 상하이에서 열리는 7차 협상 결과에 따라 기초적인 1단계 협의를 끝내고 본격적인 2단계로 넘어갈 지 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 측이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 중 하나는 중국의 비관세 장벽”이라며 “중국은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가 각각 달라 일관성이 없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정부의 통상 정책에 대해 “과거에는 한국이 중심
“임금 및 단체협상을 통해 고용과 회사의 미래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사진)은 지난 12일 임단협이 타결된 뒤 이렇게 말했다. 프로보 사장은 “고용과 우리의 미래는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며 “이번 결정이 반드시 후회하지 않을 결정이었다는 것을 같이 증명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르노삼성 노동조합은 지난 8일 마련된 임단협 타결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여 51.5% 찬성률로 승인했다. 핵심 내용은 △기본급 동결 △격려금 100%+50만원 지급 △고통분담을 위한 개인 연차 18일 사용 △경영정상화 때까지 명절 및 기념일 선물비 지급 유보 △부산공장 작업 효율화를 위해 100억원 투자 등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임단협 타결은 회사의 현재 상황과 미래비전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통해 극적으로 이끌어 낸 결과”라며 “모든 협상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그동안 차질을 빚었던 생산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극심한 판매부진에 시달려온 르노삼성은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가 6차례에 걸쳐 부분파업을 벌여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달 내놓은 SM5 TCE는 1200여대에 가까운 계약 물량에도 불구하고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로 360여대밖에 출고하지 못했다. 르노삼성은 임단협이 마무리됨에 따라 내수판매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다.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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