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7%→0.22%→0.15%→0.11%→0.09%.’지난달 2일 이후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의 주간 변동률이다. 2월 2일 상승률(0.27%)이 한 달 내내 이어졌다면 월간 상승률은 1.08%, 연간으로는 약 13%에 달한다. 10억원짜리 아파트라면 1년 새 1억3000만원 뛰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집값이 물가 상승률(연 2~3%)만큼 오르는 것을 정상적인 흐름으로 본다.비정상적인 집값 상승에 제동이 걸린 배경은 ‘다주택자 규제 강화’로 요약된다. 규제 신호가 나오자 시장에는 매물이 쏟아지고 호가 하락도 뒤따르고 있다. 시장이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무주택 실수요자의 매수로 이어지는 후속 과정이 필요하다. 규제 움직임에 매물 급증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메스를 들이댄 것은 지난해 ‘6·27 대책’부터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묶은 데 이어 ‘9·7 대책’ ‘10·15 대책’ 등이 잇따라 발표됐다. 그럼에도 시장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았다.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1월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를 겨냥해 “자기가 살지도 않으면서 투자용으로 오래 보유했다고 세금을 깎아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면서 정책 기류가 달라졌다. 1월 23일 새벽 SNS에 올린 글에서는 “이번 5월 9일 만기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면제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1주택도 1주택 나름이다. 부득이 세제를 손본다면 거주용과 비거주용은 달리 취급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가 매물을 막고 투기를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 “임대사업자 등록만
서울 은평구에 사는 직장인 K씨는 아들의 고교 입학을 앞두고 전세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오자 올해 초부터 학원가가 형성된 지하철 6호선 구산역 일대 전셋집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세는 물론 전세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 물건조차 품귀였다. 중개업소마다 돌아오는 답은 같았다. “지금은 나올 게 없습니다.”K씨는 운 좋게 아파트와 구조가 비슷한 오피스텔 한 곳을 찾아냈다. 내부와 주차 여건을 확인한 뒤 서둘러 계약을 맺었다.아파트, 빌라, 오피스텔을 가리지 않고 주거시설 전반에서 전세난이 일상이 되고 있다. 지난 2일 기준(한국부동산원)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53주 연속 상승했다. 서민 주거와 직결된 전·월세 시장 안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서울 전세는 1년째 상승곡선거래 감소 속에 전셋값이 1년째 오르는 전형적인 공급 부족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전세난이 다시 일상이 된 배경은 복합적이지만 방향은 하나다. 입주 물량은 줄고, 전셋값은 오르며, 수요자는 외곽으로 밀려난다는 점이다. 지난해 4만6000가구였던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는 4100가구로 급감하고 내년에는 1만 가구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최근 몇 년간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위축은 신규 착공을 크게 줄였다. 여기에 지방 미분양 누적으로 건설사의 공급 여력도 눈에 띄게 약화했다. 그 여파가 이제 수도권 전·월세 시장으로 옮겨붙고 있는 것이다.최근 서울 전세 물건은 약 2만 건으로 1년 전에 비해 30%가량 줄었다. 지난해 계약갱신청구권 활용 비율은 50% 정도로 높은 편이다. 기존 세입자가 눌러앉으면서 신규 전세 물량이 시
지난달 22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상황 점검회의’에서 부동산 PF 건전성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놨다. 디벨로퍼(시행사)의 자기자본비율에 따라 건전성 규제와 충당금 적립, 대출 제한을 차등화하고 5년 내 자기자본비율 요건을 단계적으로 20%까지 끌어올리는 내용이 핵심이다. 2030년 이후 새로 개발사업을 추진할 때 토지비가 아닌, 총사업비의 20%를 자기자본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자본력을 보유한 업체가 오랜 인허가 기간과 수시로 바뀌는 정부 정책의 리스크를 지고 개발사업에 나설 이유가 있을까. 업계에서 ‘부동산 개발업의 종말’이라는 표현까지 나오는 이유다. 자기자본 비율, 2030년까지 20%금융위는 PF 사업비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기준으로 위험가중치·충당금 등을 차등화하고, 일정 기준 미달 시 대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1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2027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신규 취급분부터 적용하고, 자기자본비율 ‘5%→10%→15%→20%’로 2030년까지 4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상향한다. 저축은행, 상호금융, 여신전문금융사, 새마을금고 같은 업권에는 PF 대출 때 사업비 대비 자기자본비율 20%를 기준으로 대출 취급 여부를 판단한다.이런 조치의 배경은 이해할 만한 측면이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2년 10월 레고랜드발 부동산 PF 대출 신뢰 위기가 불거졌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건자재와 공사비가 급등했고, 아파트 분양가는 치솟았다. 지방은 수요 부족으로 미분양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 결과 부실 PF 프로젝트가 양산됐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금
최근 한 저녁 자리에서 만난 전직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에게 부동산 시장 안정책을 물었다. 그는 2000년대 이후 시장 과열기에는 진정 대책을, 침체기에는 활성화 정책을 설계한 주택 분야 전문가다. 그는 “서울 강남 수요를 단기간에 만족하는 공급책을 마련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시장이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는 착공과 입주 등 실제 공급 상황을 투명하게 알리고 민간이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정부는 연내 발표를 목표로 공급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농지 확보만으로 풍년이 보장되지 않듯 먼저 전체 공급 전략의 큰 그림을 제대로 그리고, 농부(건설사·시행사)가 열심히 농사(주택 인허가 및 공급)를 짓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 주택 용지 발굴에 사활 건 정부11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주택공급 촉진 관계장관회의’ 1차 회의가 열렸다. 기재부와 국토부를 포함해 16개 부처에 ‘주택을 지을 수 있는 가용지를 최대한 확보하라’는 지침이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내 부동산 관계장관회의가 있음에도 별도 회의를 마련한 건 그만큼 공급책이 다급하다는 신호로 읽힌다.11월 20일에는 용산에서 국토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합동 공급 TF 및 LH 주택공급특별본부’ 현판식을 열었다. LH는 별도로 사장 직무대행이 본부장을 맡는 주택공급특별대책본부도 신설했다. 국토부 역시 부처 내 흩어져 있는 공급 기능을 통합·강화하는 조직 개편을 논의 중이다. 당시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전 정부에서 검토된 후보
불붙은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실거주·대출·세금 카드를 모두 꺼냈다. 서울 전역과 경기 남부 12곳을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10·15 부동산 대책’은 초강력 수요억제책이다. 단순한 집값 안정 대책이 아니라 부동산에 몰린 유동성을 금융시장으로 이동시키려는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문제는 시장 반응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4개월 만에 나온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공급 없이 수요만 억누르는 방식이어서 ‘문재인 시즌2’라는 비판이 나온다. 공공의 역할을 강조한 ‘9·7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대한 실망이 여전한 데다 인위적인 수요 억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아서다. 금리 인하 여부도 집값이 결정할 판이다. 여당 내부에서도 “연내 공급 대책을 별도로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을 덮친 '삼중 규제'이번 대책은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규제 카드를 썼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조정대상지역의 담보인정비율(LTV)은 70%에서 40%로 낮아지고, 총부채상환비율(DTI)은 40%로 축소됐다.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양도소득세 중과, 분양권 전매 제한, 청약 재당첨 제한도 동시에 시행된다. 여기에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지방자치단체 허가를 받아야 하는 토지거래허가제가 적용돼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수요까지 차단했다. 사유재산권과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대출 규제는 더 강력하다. 시가 15억~25억원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만 빌릴 수 있다. “대출받아 집 사는 모든 사
‘유구무언(有口無言)’. 새 정부가 내놓은 ‘주택 공급 확대 방안’(9·7 부동산 대책)에 관해 한 업계 관계자가 내놓은 평가다. ‘어이가 없어 말이 나오지 않는다’는 의미로 들렸다.정부는 수도권에 2030년까지 매년 27만 가구씩 총 135만 가구를 착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조성한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직접 시행하는 등 공공의 역할을 전면에 내세운 게 특징이다.2022년 이후 국내 부동산 경기는 장기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 공사비와 금리가 급등한 탓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경색과 지방 미분양 누적에 최근엔 중대재해처벌법 대응까지 악재가 꼬리를 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공공 주도의 공급 확대만 강조한다면 사면초가에 빠진 민간이 느끼는 소외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수도권에 5년간 135만 가구 착공이번 대책은 당초 7월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두 달 늦게 나왔다. 정부는 주택 공급 목표를 ‘인허가’가 아니라 ‘착공’ 기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명시했다. 수도권의 연간 적정 수요가 25만 가구인데, 최근 3년간 연평균 15만8000가구가 공급되는 데 그쳤다는 진단도 내놨다. 매년 10만 가구 가까이 공급이 부족했다는 계산이다.정부는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공공의 역할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LH는 향후 5년간 직접 시행과 비주택 용지 용도 전환 등을 통해 12만1000가구를 추가로 착공할 계획이다. 공공택지에서만 37만2000가구 공급이 목표다. 서울 도심에서는 노후 공공임대 재건축(2만3000가구), 공공청사 복합개발(2만8000가구), 미사용 학교부지 개발(3000가구), 국공유지 활용(4000가구), 도심복합사업(5
“우리는 땅을 사서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주식으로 돈을 벌고 있으니….”한 부동산 개발업체 대표의 말이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자체 자금 50억원으로 원자력 테마주에 투자해 수십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외형만 보면 성공적인 투자 같지만 이 수익은 본업이 멈췄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최근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업체)업계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코로나19 직후 토지를 사지 않은 회사는 운이 좋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올 정도다. 2021~2022년 고점에 토지를 매입한 디벨로퍼는 대부분 브리지론(초기 토지 확보를 위한 단기대출)에 얽매여 자금 조달은 물론 사업 착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좌초하는 민간 개발시장국내 개발시장이 멈춰 섰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폐업하거나 등록이 취소된 개발업체는 100곳을 웃돈다. 관련 제도가 시행된 2007년 이후 반기 기준 최대치다. 최근 2년간 문을 닫은 디벨로퍼는 350여 곳에 이른다. 지난해 부동산 개발업 매출은 28조217억원으로 2021년(54조6832억원)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문제는 이들이 사라지면 주택 공급 생태계도 함께 무너진다는 점이다. 디벨로퍼는 아파트뿐 아니라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 상업시설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며 민간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 재건축·재개발 조합, 건설회사와 함께 주택 생태계를 구성하는 실질적 주체다.하지만 최근 수년간 금리 인상, 자재비 급등, 인허가 지연, 지방 미분양 증가 등 악재가 겹치며 궁지에 몰렸다. 금융권의 만기 전 자금회수(EOD·기한이익상실) 요구까지 이어지며 수많은 프로젝트가 좌초 상태에 놓였다.그 여파는 공
올해 들어 서울과 인접 지역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다. 규제 지역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는 물론 성동·마포·광진구 등 ‘한강 벨트’까지 집값 상승이 들불처럼 확산하고 있다. ‘진보 정권 때 집값이 뛴다’는 속설이 다시 회자되는 이유다.시장의 과열 기류가 심상치 않자 이재명 정부는 ‘가계대출 관리 방안’(6·27 부동산 대책)을 서둘러 내놨다. 수도권 고가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파격적인 규제책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투자 수단이 부동산으로 한정되다 보니 주택이 투기 수단으로 되면서 주거 불안정을 초래했다”며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을 주식 등으로 분산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대체 투자시장 육성과 함께 제대로 된 공급 시그널을 내놔야 시장 안정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진보 정부 때 집값이 오른다?"최근 20년간 정부별 아파트값 변동률(부동산R114 기준)을 보면 문재인 정부(2017~2022년) 시기 누적 상승률은 72.5%에 달했다. 노무현 정부(2003~2007년)가 63.8%로 뒤를 이었다. 박근혜 정부(2013~2017년) 땐 22.6% 올랐고, 이명박 정부(2008~2012년)와 윤석열 정부(2022~2024년 4월 기준) 때는 각각 -3.05%, -6.15%로 뒷걸음질 쳤다.‘진보 정부 집값 급등설’이 단순한 편견은 아닌 셈이다. 다만 그 배경은 보기보다 복잡하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도입된 부동산 규제 완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도입, 코로나19 사태, 초저금리 기조, 공급 지연 등 거시경제와 제도적 변수가 교차하며 과열과 침체의 시장 흐름을 만들었다.다양한 대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유권자의 삶과 직결되는 부동산 문제는 주요 쟁점에서 밀려나 있는 느낌이다. 주요 후보의 공통된 공약이라고 해봐야 공공임대를 통한 공급 확대, 재건축·재개발 촉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 확충 정도다. 제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는 250만 가구, 이재명 후보는 311만 가구 공급을 약속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대선은 ‘부동산 공약 실종 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후보자들이 말을 아끼고 이전 주요 정책을 답습하는 배경에는 복잡하게 얽힌 시장 현실과 여야 모두 자유롭지 못한 책임론이 있다. 그러나 침묵이 해결책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건설부동산업이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말이 나돈다. 3년째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시중 유동성 급증으로 부동산 시장 과열이 2~3년 더 지속됐다. 2022년 상반기 아파트 가격이 단기 고점을 찍은 후 하향 곡선을 그렸다. 금리 상승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뒤따랐다. 특히 그해 9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PF 시장 경색과 아파트 분양 감소가 본격화했다.수요 위축은 미분양 증가로 이어졌다.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지난 3월 말 기준)은 2만5117가구로 11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3년간 인허가 및 착공 물량이 급감하면서 공급 가뭄 우려까지 더해졌다. 금융권의 PF 부실은 개발업계 생태계를 무너뜨렸고, 상당수 사업은 토지 매입 단계(브리지론)에서 멈춘 채 경·공매로 내몰리고 있다. 공실에 상가와 지식산업센터 시장은 초토화됐다.건설사도 손을 놓진 않았다.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최고 3
업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 중 하나가 취업자 수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3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건설업 취업자는 194만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만5000명(8.7%) 급감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3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건설업 취업자 수는 최장기간인 11개월 연속 줄었다.그동안 건설업은 고용 창출과 내수 진작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최근 산업 전반에 이상 조짐이 뚜렷하다. 고용 기반이 흔들리고, 연관 산업으로의 파급력도 약화해 국가 경제에 부담이 될 지경이다. 조만간 조기 대선이 실시된다. 건설업을 ‘낡은 산업’이 아니라 생활 인프라(SOC)에 기반을 둔 ‘성숙 산업’으로 인식하고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할 때다.흔들리는 인프라 기간산업건설업은 아파트 같은 주택과 건축물, 도로와 지하철 같은 토목 등 생활 인프라를 담당하는 기간산업이다. 국내총생산(GDP)의 5%를 차지하고, 지역 경제의 20~25%를 책임진다.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업 생산유발계수(2020년 기준)는 2.017로 전 산업 평균(1.875)을 10.5% 웃돈다. 건설업의 고용 유발 효과도 생산액 10억원당 10.8명으로 제조업 평균(6.5명)보다 1.7배 높다. 건설업이 ‘취업자의 보고’로 불리는 이유다.2022년 이후 이어진 고금리,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등 복합 악재로 건설업은 깊은 침체 늪에 빠졌다. 지방 미분양과 준공 후 미분양 증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도 부담이다. 이 여파로 올해에만 신동아건설, 삼부토건 등 시공능력평가 200위 내 건설사 중 10곳가량이 줄도산했다.건설업 침체는 고용시장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한때 전체의
“건설사와 시행사(개발업체) 사장이 전화를 받으면 살 만한 상태고, 해외 로밍으로 넘어가면 잠수탄 것이고, 며칠째 휴대폰이 꺼져 있으면 사고(법정관리) 난 것입니다.”최근 한 건설회사 대표가 건설·부동산업계 상황이 심각하다며 전한 말이다. 올해 들어 중견 건설사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과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3년 전부터 이어진 고금리, 공사비 인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의 삼중고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금융당국 등 정부 부처는 물론 여야가 건설·부동산시장 연착륙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쪼그라드는 건설·부동산업건설·부동산업은 고용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련이 깊다. 건설업 위축이 고용 감소와 내수 침체로 이어진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지난해 건축허가면적(대한건설정책연구원 기준)은 1억2589만㎡로 전년보다 6.8% 줄어들었다. 실제 착공에 들어간 면적은 7931만㎡로 허가 면적의 63.0%에 그쳤다. 건설 수주도 209조8000억원으로 2022년(248조4000억원)에 비해 크게 뒷걸음질 쳤다. 올해 1~2월 폐업을 신고한 종합건설업체(국토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가 모두 109곳에 달한 이유다.올해 아파트 분양 시장은 개점휴업 상태다. 1월 전국에 공급된 일반 분양 아파트는 총 3751가구로, 작년 12월(9435가구)에 비해 60%가량 급감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공급 물량은 5385가구로 월초 예정 물량(1만2676가구)의 42%에 불과했다. 시장 불확실성 확대, 수요자의 청약 심리 위축, 건설사의 공급 연기가 맞물린 결과다.취업자 수도 내리막길이다. 올 1월 건설업 취업자(통계청 기준)는 지
올해 들어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의 새로운 정책 못지않게 세계의 관심을 끄는 건 중국 생성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출현이다. 개발비만 수천억원이 드는 생성 AI 시장에서 딥시크가 저가 반도체 칩으로 내로라하는 AI보다 더 나은 성능의 모델(R1)을 선보여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비싼 칩만이 능사는 아니다’는 발상의 전환이다.딥시크는 AI 생태계뿐 아니라 건설업 등 다른 산업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무한 경쟁에서 혁신만이 살길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건설업, 도전의 역사해방 이후 국내 건설업 역사는 혁신과 도전 정신으로 쓰였다. 경부고속도로는 ‘하면 된다’는 믿음을 준 대표 사례다. 1967년 시작된 2차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중화학공업 기반이 갖춰지고 수출이 늘어 운송 수요가 급증했다. 서울과 부산을 잇는 고속도로 필요성이 대두했다. 당시 선진국의 고속도로 건설비는 ㎞당 6억~8억원이었다. 경부고속도로 공사비는 1967년 국가 예산(1643억원)의 두 배인 3400억원으로 추정됐다. 국내 건설업계는 연인원 900만 명과 장비 165만 대를 투입했다. 그 결과 1970년 7월 최소 비용(㎞당 1억원)과 최단시일(2년5개월)에 430㎞의 교통 대동맥을 완공했다.해외에서도 ‘제2경부고속도로 신화’가 이어졌다. 현대건설이 1976년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항만공사(9억3000만달러)의 관건은 공사 기간을 단축하고 인건비와 자재비를 아끼는 것이었다. 항만 매립에 필요한 대형 철 구조물 89개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만들어 배로 운송하겠다는 발상의 전환이 성공 비결로 꼽힌다. 구조물 하나가 10층 건물 높이(36m)에 무게만 550t에 달했다. 바지선은 중
새해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될까. 신규 주택 공급 부족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시장 경색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난해 9월 대출 규제 강화 이후 매물이 쌓이고 거래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기존 아파트 거래 시장이 수요 관망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작년 말 수도권 아파트값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에서도 청약 경쟁률이 낮아졌고 미분양은 6만 가구대에서 횡보세다. 올해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시장 침체가 지속할 것이라는 걱정과 한숨이 곳곳에서 들린다. 정책 불확실성 리스크한국경제신문 건설부동산부는 지난해 말 ‘건설사의 새해 아파트 공급 물량’을 조사하고, ‘부동산 시장 전망 및 투자 전략’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올해 시공능력평가 300위 내 건설사를 대상으로 아파트 등 주거시설 공급 물량을 조사한 결과 47개 건설사가 270개 단지에서 24만9087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도권이 13만6428가구, 지방은 11만2659가구로 집계됐다. 건설사가 작년 말 수립한 올해 연간 분양 목표치(27만9826가구)보다 10.9%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목표 대비 실제 공급 물량이 74%인 것을 고려하면 실제 공급 물량은 더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원자재값과 인건비 증가로 인한 공사비 상승, 대통령 탄핵 사태에 따른 정책 공백 장기화 등으로 건설사가 공급 시기를 저울질할 공산도 크다.건설사, 시행사, 학계, 금융권 등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시장 전망 설문에서 응답자 38명은 올해 전국 아파트값이 하락한다고 전망한 반면 서울의 집값은 62%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과 서울 집값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연말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신년 사업 계획을 세우며 희망찬 미래를 그렸다. 하지만 올해 건설업계는 뒤숭숭하다. 1년이 다 갔지만 연초와 달라진 게 별로 없어서다. 대형 건설사든, 소형 건설사든 어렵긴 마찬가지다. 하반기 10대 건설사 중 다섯 곳의 대표가 바뀌었을 정도다.인건비와 건자재값 급등으로 현장에선 연중 손실 만회를 위해 안간힘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도 여전히 뇌관이다. 가계대출 규제로 매물이 쌓이고 가격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1년 내내 금융은 부동산을 손가락질하고, 부동산은 금융만 탓한다. “터널이 길기만 하다”는 한숨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켜켜이 쌓인 난제산적한 난제가 건설·부동산업계를 짓누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 3년간 공사비가 최소 30% 뛰었다. 보통 건설사는 총공사비의 10%인 수익을 벌기 위해 3년가량인 아파트 건설 도급계약을 맺는다. 산술적으로 봐도 20% 손실을 본다는 얘기다. 게다가 원자재값은 내려도 시멘트값은 요지부동이다.대형 건설사도 손실 현장이 부지기수다. 지난 3분기 기준 국내 시공능력평가 10위 내 건설사 중 공사미수금, 분양미수금, 매출채권 등으로 미수금 항목을 공개한 9개 건설사의 미수금은 17조637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16조9336억원)보다 4.2% 늘어난 수준이다.이 와중에 서울 강남과 한강 벨트 아파트값만 강세다. 지방 부동산 시장은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공급 과잉 상태인 세종시의 아파트값은 올해만 6% 가까이 빠졌다. 지난 10월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6만5836가구로 연초(6만3755가구) 이후 줄어들 기미가 없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
꼬일 대로 꼬여 있었다. ‘사기 분양’이라며 분양계약자가 법무법인과 손잡고 시공사와 시행사를 상대로 제기한 기획 소송이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연말까지 숙박시설로 쓰거나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를 바꾸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처지였다. ‘레지던스’로 불리는 생활숙박시설 얘기다. 말 그대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부동산 시장의 뇌관이었다.정부가 지난 16일 경기도, 인천시 등 17개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생활숙박시설 합법 사용 지원 방안’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합법적인 길이 마련됐다며 환영하고 있다. 분양계약 취소 소송과 손해배상청구 소송 해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국토교통부가 건설사와 시행사, 분양계약자 등을 두루 만나서 조언을 구하고 의견을 모았다는 후문이다. 레지던스 논란 왜 커졌나레지던스는 장기 체류 외국인 관광 수요 증가에 대응해 2012년 취사 가능한 숙박시설로 도입됐다. 2017년 집값 상승기 때 아파트와 달리 세제·금융·청약 규제가 없는 이른바 ‘규제 무풍지대 투자상품’으로 각광받았다. 복도 폭, 주차장 규모 같은 건축 규제도 오피스텔에 비해 느슨했다. 전국적으로 18만8000실까지 불어났다. 이 중 사용 중인 곳이 12만8000실(숙박업 미신고 물량 5만2000실),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이 6만 실에 달한다.2021년 정부가 ‘생숙 불법전용 방지대책’을 꺼내 들면서 오피스텔 용도 변경 때 건축 기준을 한시적으로 완화해 퇴로를 열어놨다. 하지만 복도 폭 등 넘어야 할 산이 높아 용도 전환은 전체 물량의 1% 남짓에 그쳤다.이번 대책은 경직되고 획일적
최근 빌라 건설업체 S 대표가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4년 전 서울 강남 한복판에 투룸짜리 빌라 16채를 지었다. 대출 규제로 인해 개별적으로 팔기보다 전체를 통으로 넘기려고 임대로 줬다고 했다. 그런데 2022년 ‘빌라왕 사건’이 인천과 경기 부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졌다. 전세사기 이슈가 불거졌고 빌라는 ‘기피 주택 1호’가 됐다. 그사이 금리가 큰 폭으로 뛰면서 은행 대출이자만 수십억원이 나갔다고 했다. 그는 “해결 기미가 안 보인다”며 한숨지었다.성실하게 동네에서 연립주택을 지어 판 이른바 ‘집장사’가 생존의 갈림길에 몰리고 있다. 정부가 비아파트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빌라 시장은 여전히 소비자 관심권에서 멀어져 있다. 흔들리는 주거 사다리빌라는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을 아울러 부르는 말이다. 전국에 빌라(2023년 국가통계포털 기준)는 연립 53만8000가구와 다세대 230만3000가구 등 총 289만여 가구가 있다. 아파트(1263만여 가구)와 단독주택(386만 가구)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주택 유형이다.빌라는 서민의 대표적인 주거 시설로 꼽힌다. 아파트로 옮겨가기 전에 거주하는 ‘주거 사다리’ 첫 계단이다. 사회초년생이 아파트를 구하는 데 필요한 전세금이나 목돈을 마련할 때까지 저렴한 빌라에 전세나 월세로 거주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빌라를 개별적으로 사서 거주하는 사람도 있지만, 다수는 여러 채를 보유해 월세 등 임대수익을 받는다.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거주와 거래는 위험하다’는 낙인이 찍힌 지 오래다.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은 사람만 지난 8월 기준 2만 명을 넘어섰다. ‘빌라 포비아(공포증)’ 확산으로
지난달 정부가 주택 공급 대책을 예고했을 때 업계에서는 8월 말께나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휴가 시즌인 지난 8일 전격적으로 대책이 발표됐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인식한다는 얘기다. 대책의 제목도 일반적인 정상화 방안이 아니라 ‘주택 공급 확대 방안’으로 명시했다. ‘공급’에 초점을 맞춘 대책인 셈이다.정부 대책이 나온 이후 서울의 아파트값은 2주째 올랐다.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지금 당장 따지기엔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큰 틀에서 주택 공급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곳곳에 녹아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정부가 야심 차게 내놓은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특례법’이 향후 도심에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확충하는 밑바탕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심 공급의 핵심은 재건축·재개발이번 대책은 공급 관련 방안을 망라한 게 특징이다. 단기적으로 비아파트 무제한 매입(매입임대 확대), 중장기적으로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가 눈길을 끈다.정부가 당장 아파트를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주거 취약층과 서민을 위한 빌라 오피스텔 등을 사들이는 매입임대 주택을 내년까지 11만 가구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전세사기 등으로 위축된 비아파트 시장을 되살려 주거 사다리를 복원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강남권을 포함한 서울과 인접 지역 그린벨트를 해제해 8만 가구 규모의 택지지구를 조성하는 건 일종의 무력 시위(?)다. 최고급 입지에 아파트를 지어 강남권 수요를 흡수하는 동시에 심리적 불안을 차단해 가격 상승을 억제하려는 포석이다.서울 등 도심에서 주
정부가 지난 18일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 이어 25일 ‘제1차 부동산시장 및 공급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었다. 그 회의에서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모든 가용 수단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다음달 공급대책에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택지지구 추가 지정,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 등이 거론된다. 공교롭게도 TF 회의를 개최한 날 서울 아파트 주간 상승률은 최근 6년 새 가장 높은 0.3%를 기록했다. 이상과열 조짐을 보이는 수도권 집값 해결책은 없을까. 지난 2년간 공급 부족 경고음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많다. 그중 하나가 기준금리다. 3년 전 연 0.5%에서 연 3.5%까지 오른 뒤 1년 반 가까이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2022년 9월 말 강원중도개발공사의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상환 거부 사태가 벌어졌다. 이때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금융당국이 신규 PF 대출을 사실상 중단하면서 민간 개발사업이 멈춰 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공급망 붕괴 등으로 건자재 값과 인건비가 덩달아 뛰었다. 안전과 품질관리 이슈까지 불거져 공사기간이 연장되는 바람에 전체 공사비가 2년 새 50% 가까이 올랐다는 게 건설업계의 설명이다.이 같은 변수는 주택공급 선행지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2021년 54만5400가구이던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지난해 42만8700가구로 줄었다. 같은 기간 착공은 58만3700가구에서 24만2100가구로 반토막 났다. 분양도 33만6500가구에서 19만2400가구로 쪼그라들었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착공과 분양 물량은 각각 10만6500가구, 9만800가구 등으로 작년 동기
“모처럼 반갑고 고마운 소식이네요.” “큰 힘이 됩니다.” “재건축 조합과 좀 더 적극적으로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 같습니다.”대법원이 최근 “민간 공사 계약에서 물가 상승분을 공사비 증액에 반영하지 않는 ‘물가 변동 배제 특약’ 효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판결한 소식이 알려진 뒤 나온 반응이다.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통해 평행선을 달리던 건설사와 발주처(조합) 간 공사비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됐다고 보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건설사와 발주처가 대화와 타협으로 서둘러 절충점을 찾아야 공사 중단과 입주 차질이라는 파국을 막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깔려 있다.건설사 조절 한계 넘어선 공사비지난 3년간 공사비 파동으로 존폐의 갈림길에 내몰린 건설사가 한두 곳이 아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폐업 신고 공고(변경·정정·철회 포함)를 낸 종합건설사는 전국 240곳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보면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전문건설사를 포함한 폐업 업체는 1301곳에 달한다.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망가지고 시멘트 철근 같은 건자재와 인건비가 50% 가까이 뛰어 공사비가 치솟았다는 게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대외적인 요인으로 공사비가 뛴 만큼 건설사가 조절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다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업계에서 “최근 3년간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파동은 천재지변에 준하는 현상”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돈다.공사비 이슈는 법정으로 옮겨졌다. 건설사는 예상을 뛰어넘은 공사비 상승 부
정부가 지난 13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방안’을 내놨다. 230조원에 달하는 국내 PF 사업장 중 수익성이 부족한 ‘구조조정 대상 사업장’(유의·부실우려 등급)이 전체의 5~10% 수준일 것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추산이었다. 부동산 개발업계가 당초 우려했던 만큼 높은 비율은 아니었다. 개발업계에서는 지난 2년여간 지속된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 기존 아파트값 하락 등을 반영할 경우 전체 사업장의 90% 가까이가 ‘좀비 프로젝트’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안도하고 환영해야 할 개발업계가 정부 대책에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왜 그럴까. 사업 주체인 시행사 배제금융당국은 이번 대책에서 사업성 평가 등급을 기존 3단계(양호·보통·부실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하고, 사업성이 부족한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은 적극적인 사후 관리를 유도하기로 했다. 유의 사업장은 재구조화 자산 매각을, 부실우려 사업장은 상각이나 경·공매를 통한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다. 금융회사는 다음달부터 개별 프로젝트를 새 기준에 따라 재평가하고, 금융당국은 오는 7월부터 평가 및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점검한다.개발사업은 시행사, 금융사, 시공사가 유기적으로 협업해 진행된다. PF 사업 주체인 시행사(디벨로퍼)는 토지를 매입한 뒤 각종 인허가 문제를 풀어간다. 금융사는 브리지론과 본PF를 통해 개발사업에 자금을 지원한다. 분양 후 건설사가 공사에 나서는 구조다.금융당국은 지난 2년간 신규 PF 대출은 막고, 브리지론을 일괄 연장하는 정책을 펴왔다. 정부가 PF 사업장 부실 악화를 유도
“상반기 부동산 시장이 바닥일 줄 알았는데 여전히 깜깜한 터널 속입니다.”(중견 건설사 대표)지난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난 뒤 건설·부동산업계가 뒤숭숭하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총선 전까지 기준금리 인하와 집값 회복으로 지방 미분양 아파트가 줄어 시장이 선순환하는 회복장을 기대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이야기가 쏙 들어갔다. 일각에선 “시장 침체가 더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들린다. 부동산 정책마다 대립각여야 간 이견이 많은 분야 중 하나가 부동산 정책이다. 사사건건 마찰을 빚고 대립각을 세우기 일쑤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사회적 부작용만 키웠다는 시각이 많다.다음달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인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처리도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 개정안은 정부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대신 주고, 임대인(집주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전세금을 회수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정부는 민간인 간 사기 사건에 예산을 지원하는 전례를 만들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돈을 갚을 수 없는 임대인이 많아 정부에 약 3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오는 5월 30일부터 시작하는 22대 국회에서 부동산 정책의 대대적인 손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 나온다. 정부와 여당은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개정(혹은 폐지)을 공언한 반면 야당은 오히려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민생토론회
분양 보증을 담당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한 달에 한 번 민간 아파트 분양가를 공개한다. 최근 HUG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민간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3700만원(3787만원)을 넘어섰다. 작년 2월과 비교해 1년 새 24% 뛰었다.서울에서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12억5000만원이라는 얘기다. HUG의 월별 평균 분양 가격은 공표일 직전 12개월 동안 분양 보증서가 발급된 민간 분양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분양시장 냉각 속에서도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왜 계속 오를까. 분양가에 희비 엇갈린 청약시장전반적인 청약시장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들어 이달 22일까지 분양된 전국 71개 단지 중 절반에 가까운 34개는 평균 청약 경쟁률이 1 대 1에 못 미친다. 지방에서는 1순위 접수자가 한 자릿수에 그친 사례도 적지 않다. 고분양가와 부동산 시장 침체가 맞물려 청약 시장이 냉랭하다는 분석이다.그나마 서울은 선방하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경쟁률 442.32 대 1), 서대문구 영천동 경희궁유보라(124.37 대 1), 강동구 둔촌동 더샵둔촌포레(93.06 대 1) 등이 대표적이다. 입지와 분양 가격이 청약 성적표를 좌우한 셈이다. 강남권은 규제지역이어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다.아파트 분양가는 통상 땅값(택지비)과 공사비, 금융비, 조합(시행사) 수익 등으로 구성된다. 땅값은 내리지 않는다. 건설업계의 가장 큰 불만이다. 공사비는 최근 3년 새 50% 가까이 뛰었다. 원자재와 인건비가 급등한 영향이다. 금융비는 사업 초기 단계의 브리지론과 그 이후 본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이뤄진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PF 금리는 연 10% 안팎으로, 2년 전에 비해 두
지난달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개시 이후 정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구조조정에 칼을 빼 들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업무보고에서 올해 부동산 PF 부실 사업장 정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자기자본의 20%를 보유해야 이른바 ‘시행’으로 불리는 부동산 개발사업을 가능하게 하는 용역을 줬다는 소리도 들린다. 미국 등 선진시장의 잣대를 그대로 적용하려는 움직임이다. 이와 관련해 곳곳에서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본금 요건 강화는 시행 생태계를 흔들어 주택 공급 기반을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 있어서다. 사업비 20% 감당할 시행사 없어업계에선 국내 시행사(디벨로퍼) 규모를 6만여 곳으로 추정한다. 시행사의 설립 자본금은 법인 3억원, 개인 6억원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시행사 추진 중인 3600여 개의 PF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들 프로젝트는 금리와 공사비 급등, 미분양 속출, PF 부실 현실화 등으로 3년째 표류하고 있다.일반적으로 개발 프로젝트의 사업비는 토지비, 공사비, 시행사(조합) 이익 등으로 이뤄진다. 그동안 시행사는 땅값의 5~10% 금액으로 계약하고 브리지론을 통해 토지를 확보했다. 토지비와 최소한의 회사 운영비만 보유하는 수준이었다. 인허가를 거쳐 분양하면서 본PF 조달로 브리지론과 공사비를 충당한다.이 같은 관행에서 시행사에 토지비가 아니라 사업비의 20%를 감당하라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라는 게 업계의 항변이다. 일반적으로 지방에서 전체 사업비가 1000억원이라고 할 때 토지비는 20%(200억원) 남짓이다. 시행사는 토지비의 10%인 20억원이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사업비 20%로는 산술적으로 10개
지난 15일 정부세종청사 대회의실에 국토교통부 사무관 주무관 등 실무 직원 80여 명이 모였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과 함께 ‘내게 맞는 주택 공급’을 위한 추진 전략에 대해 소통하는 자리였다. 10일 발표한 ‘주택 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 방안’(1·10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도 점검했다. 실·국장 중심으로 현안을 챙긴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과는 다른 행보여서 이목을 끌었다.1·10 부동산 대책에는 업계의 숙원인 소형 빌라와 주거용 오피스텔 등을 취득세 양도소득세 등 세금을 매길 때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오피스텔 문제를 건설산업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해결해가려는 정부의 의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여겨왔다. 2년가량 꿈쩍하지 않던 정부가 이번에 해결책을 내놓은 것이다. ‘박상우호(號)’ 국토부의 달라진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소통의 산물인 '1·10 부동산 대책'오피스텔만이 아니다. 이번 대책을 통해 재건축의 첫 관문인 안전진단을 하지 않고도 사업에 착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존 구조 안전성, 설비 노후도 같은 틀에 박힌 안전진단 잣대도 주차 문제, 층간소음 등 일상생활과 관련된 내용 중심으로 바뀔 예정이다. 불가침 성역처럼 여겨졌던 재건축·재개발의 패러다임을 허문 정책이란 평가가 많다. 박 장관은 “지금까지 재건축·재개발이 규제 대상이었다면 앞으로는 지원 대상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전세 사기 유탄을 맞은 빌라(다세대·연립주택)와 도시형생활주택도 은퇴자 등이 임대수익을 받기 위한 투자 상품이란 점에서 향후 2년 동안 주택 수
“올해 생존해서 다행이지만 내년이 더 걱정입니다.”요즘 건설업계 송년 분위기는 예전과 사뭇 다르다. 덕담은 온데간데없다. 이구동성으로 내년에 대한 걱정이 태산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미국이 내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민간이 국내 전체 주택 공급의 80%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민간 공급의 두 축인 건설사와 시행사(개발업체)가 붕괴 직전이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9월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금융시장을 ‘관리’하는 바람에 시장 기능이 작동하지 않은 데다 아파트 미분양이 누적돼 부실만 눈덩이처럼 커졌기 때문이다. 나름 튼실했던 건설사와 개발 사업지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시장이 꽉 막혀 생존 기로에 놓였다. 중소 건설사 고사 위기최근 중견 건설사 A건설이 유동성 위기로 부도설에 휩싸였다. 부동산 PF 대출 규모가 컸던 이 회사는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는 루머가 돌며 주가가 급락했다. 하지만 광주에 있는 한 중소형 건설사가 도래한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되면서 A건설에 대한 루머는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하지만 업계에선 대부분 건설사가 A건설과 비슷한 상황이라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부동산 경기 10년 호황 뒤 지난해 아파트값이 빠지는 등 시장은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여기에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원자재값 급등과 인건비 상승이 맞물려 공사비가 30% 이상 급등했다. 2021년 연 0.5%였던 기준금리는 열 차례 뛰며 지난 1월 연 3.5%까지 급등한 뒤 동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공사비와 금리 상승 속에 신규 단지가 미분양 늪에 허덕이면서 건설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올해 대우산업개발, HN(옛 현대BS&am
2021년 8.8% 급등했던 전국 전셋값(한국부동산원 기준)은 지난해 8.2% 뒷걸음질 쳤다. 올 들어 지난 7월 17일까지 9.18% 하락한 뒤 최근 3개월 새 1.49% 반등했다. 서울만 봐도 25주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고, 최근 몇 달 새 수억원씩 뛴 단지도 적지 않다.서민과 중산층의 대표적 주거 형태인 전·월세 시장이 최근 3년간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모습이다. 개인 간 계약이 민간 전·월세의 80%가량을 차지하는 국내 임대차 시장은 표면적으로 금리 인상과 수급 상황, 매매가 변동 등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해 왔다. 하지만 손바닥 뒤집듯 하는 정책 불확실성이 시장 안정을 해친 근본 원인으로 꼽힌다. 개인 거래에 의존하는 주택 임대국내 전체 가구(2144만여 가구·2021년 주거실태조사 기준) 중 주택을 소유한 비율인 자가 보유율은 60.6%로 나타났다. 이 중 자기 집에 거주하는 자가 점유율은 57.3%다. 나머지는 타인의 집에 전·월세로 산다는 얘기다.주택임대시장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 취약계층에 저렴하게 세를 놓는 공공임대와 민간이 주체가 돼 공급하는 민간임대로 나뉜다. 민간임대는 다시 ‘기업형 임대주택’으로 불리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제도권 내에서 전·월세 공급을 유도하기 위한 ‘다주택자 등록임대사업’, 개인 간 사적 거래 등으로 분류된다.민간 주택임대시장은 개인이 개인에게 전·월세를 놓는 비제도권(개인 간 사적 거래) 비중이 80%에 달하는 기형적 구조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게 기업형 임대주택과 등록임대사업이다.2015년 ‘뉴스테이’로 출범한 기업형 임대주택은 브랜드 아파트를 시세보다 저렴하게 장기간 거주하
한국경제신문사가 ‘2023 하반기 한경주거문화대상’ 후보작을 공모합니다. 응모 대상은 올해 준공했거나 공급 승인을 받은 주거시설입니다. 건축미, 친환경성, 실용성 등이 주요 평가 기준입니다. 종합대상 등 20여 개 부문에서 우수작을 선정해 시상합니다.● 시상 부문=종합대상 및 부문별 대상(아파트·웰빙아파트·오피스텔·고객만족·브랜드·마케팅·환경친화·단지조경·평면혁신·주상복합·도시형 생활주택·주거복지·상가·지역주택조합·지식산업센터·타운하우스·리조트·호텔·해외건설·베스트경영·레지던스·ESG 등)●응모작 접수=△서류: 응모작 소개서(A4용지 3장), 응모작 사진 5장(배치도·조감도·평면도·개념도 등), 회사 소개서(A4용지 2장, 회사 연혁·실적·경영방침 등 기술) △마감: 11월 10일 △제출: 한경주거문화대상 사무국, 한경닷컴 ‘한경주거문화대상 응모’ 코너주최: 한국경제신문후원: 국토교통부 대한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정부가 지난달 26일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을 내놓기 전 업계에서는 비아파트 규제 완화 기대가 높았다. 정부 대책에 주거용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 전용면적 85㎡ 미만 중소형을 주택 수에서 제외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하지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대책 발표 전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 등은 현실적으로 젊은 층의 주거 기능을 하지만, 도심에 빠른 속도로 공급하다 보니 주차장이나 소방 등에서 규제를 완화한 면이 있다”며 “여러 규제를 다 받는 아파트와의 형평성 문제가 자꾸 제기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제도나 형평성 문제에 부닥치다 보니 아직 결론을 낸 바 없고 고민이 깊다”고 했다. 결국 오피스텔 규제 완화는 없던 일이 됐다. 부동산 대책에 등장한 형평성역대 정부마다 수많은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올해 처음으로 ‘형평성’이라는 개념이 정책 결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일이 벌어졌다.형평성의 사전적 의미는 ‘형평을 이루는 성질’이다. 형평은 ‘균형이 맞음’이고, 균형은 ‘어느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아니하고 고른 상태’다. 양쪽이 동등한 상태인 셈이다.그런데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동등한 상태일까. 아파트는 공동주택으로 주택법을 적용받는 주거시설이다. 어린이집 경로당 등 각종 부대시설과 조경시설도 갖춰 인기가 높다. 오피스텔은 건축법을 적용받는 업무시설이다. ‘아파텔’이라고 해서 주거용으로 많이 사용하다 보니 주거시설로 이용 가능한 준주택에 포함돼 있다.이처럼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뿌리가 다르다. 정부가 주거용 오피스텔로 사용할 때는 사
한바탕 광풍이 지나고 나면 냉정하게 지난 일을 되돌아볼 수 있다. 네 탓 공방에 휩싸인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뿐 아니라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로 초래된 ‘무량판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물론 아직 논란이 사그라든 건 아니다.LH(한국토지주택공사)발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를 논란이 확산한 이달 초보다는 좀 더 객관적으로 이해하려는 사람이 늘었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 상용화된 무량판 구조(공법)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 많은 사람이 공감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건설업계의 전문성 부족과 허술한 현장 관리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더 심각한 건 국민의 불안을 진정시켜야 할 정부가 오히려 공포를 확산했다는 점이다. 설계·시공·감리 총체적 부실무량판 구조는 대들보 없이 기둥으로 천장 슬래브(콘크리트 바닥)를 지탱하는 건설 공법이다. 수평 구조 자재인 보가 없어 내부 공간이 상대적으로 더 넓어 보이고, 건설 비용과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LH는 2017년 이후 전국 공공아파트 공사에 무량판 구조를 도입했다. 문제는 지난 4월 초 검단 아파트 공사장에서 지하 주차장이 붕괴하는 사고가 벌어지면서 시작됐다. 조사 결과, 설계·시공·감리업체 모두 제 역할을 하지 않은 총체적 부실의 결과물이라는 게 밝혀졌다.LH식 무량판 구조는 기둥 윗부분에 슬래브가 내려앉지 않도록 전단보강근(철근)을 덧대 기둥이 슬래브를 뚫는 이른바 펀칭 현상을 막는다. 이 철근이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도 누락됐다. 여기에 더해 콘크리트 강도도 기준을 밑돈 것으로 밝혀졌다. 건설공사의 기본은 콘크리트 강도
지금 아파트 공급(분양)이 이뤄지지 않으면 3년 뒤 집들이는 불가능하다. 주택시장 불변의 진리다. 아파트는 분양(착공)부터 준공까지 공사기간(공기)이 약 3년이다. 절대 공기만 그 정도다. 원자재인 토지를 사고 인허가받는 과정은 길고, 더 험난하다.지난해 공사비 급등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중단 등의 여파로 올초부터 주택 공급 메커니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분양, 인허가, 착공 등 상반기 주택 공급 통계를 살펴보면 3년 뒤 ‘공급 공백’의 부작용이 눈에 선하다. 지금 공급 부족을 메우는 총력전에 나서지 않으면 3년 뒤 입주대란을 책임져야 하는 건 정부, 구체적으로 국토교통부다. 상반기 주택 인허가, 착공 반토막한 부동산 정보업체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분양 계획 물량 중 26%만 공급됐다. 4가구 중 1가구만 청약시장에 나온 것이다. 원자재값 인상과 미분양 부담 등이 더해지며 공급이 미뤄진 탓이다.분양시장 침체와 미분양 우려로 상반기 누적 분양 물량도 크게 줄었다. 지난 1~5월 전국 공동주택 분양은 4만6670가구로, 전년 동기(9만6252가구)보다 51.5% 감소했다. 이 중 수도권은 2만8554가구로 40.7% 줄었다.상반기 주택 인허가와 착공도 쪼그라들긴 마찬가지였다. 주택 인허가는 올해 들어 5월까지 15만7534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6% 감소했다. 수도권 인허가 물량은 6만581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지방은 9만6953가구로 28.6% 줄었다. 전국 아파트 인허가는 13만6242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5% 감소했다. 연립 다세대 등 아파트 외 주택(2만1292가구)은 49.1% 줄었다.5월까지 주택 착공 실적은 7만7671가구로 47.9%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PF 대출시장이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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