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문화부에서 클래식 음악을 비롯한 공연예술 전반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ksoohyun@hankyung.com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53)는 ‘클래식 음악의 중심지’로 불리는 독일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고 있는 세계 정상급 지휘자다. 러시아 출신인 그는 현재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 뮌헨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동시에 맡고 있다.그는 1972년 지휘자 미하일 유로프스키의 아들로 태어났다. 모스크바 음악원 등에서 공부한 그는 1990년 독일로 이주했고, 1995년 아일랜드 웩스퍼드 페스티벌에서 림스키코르사코프 ‘5월의 밤’을 지휘하며 데뷔했다. 이듬해 영국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를 이끌어 주목받았다. 이후 베를린 코미셰오퍼에서 음악감독 격인 카펠마이스터(1997~2001)로 활동했다.2006년부터 2021년까지 15년간 런던 필하모닉 상임지휘자로 활약한 그는 현재 이 악단의 명예지휘자를 겸하고 있다. 유로프스키가 다음달 베를린 방송교향악단의 내한 공연을 지휘한다. 이 악단이 한국을 찾는 건 2015년 이후 10년 만이다.김수현 기자
“정형화된 캐릭터의 틀을 깨는 것이 예술가로서의 목표인데, 이 영화의 인물은 그에 완벽히 부합했습니다. 아무도 무언갈 기대하지 않고, 일상에서 늘 간과되어 온 한 사람이 비범한 일을 해내는 과정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 열망에서부터 시작했죠.”9일 국내 개봉한 영화 ‘아마추어’에서 주연을 맡은 라미 말렉은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8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를 연기해 이듬해 미국 아카데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배우다. 말렉은 “보헤미안 랩소디를 좋아한 관객이라면, 주인공이 예상치 못한 과정을 통해 영웅으로 탄생하고 여러 장벽을 넘어 끝내 특별한 성과들을 보여주는 언더독(underdog) 스토리에 깊이 공감할 것”이라고 했다.제임스 하위스 감독이 연출한 아마추어는 현장 경험이 없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암호 해독가 찰리 헬러가 아내의 죽음을 계기로 테러 조직을 향한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서사 구조만 보면 여타 첩보물과 비슷해 보이지만, 이 영화의 차별점은 주인공 찰리 헬러가 아무리 체계화된 훈련을 받아도 사람을 향해 직접 방아쇠는 당길 수 없는 인물이란 데에서 비롯된다. 그는 그만의 방식으로 테러 조직에 폭력을 가한다. 해킹, 딥페이크, 드론 등 최신 기술을 다루는 탁월한 능력과 명석한 두뇌를 통해서다.미국 작가 로버트 리텔이 1981년 발표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다만,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그와 다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하위스 감독은 “원작은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두지만 영화에선 시점에 변화를
승용차들의 요란한 경적부터 거친 버스의 브레이크 소리까지…. 교통 체증과 소음으로 가득한 프랑스 파리의 거리에서 푸른색 모자를 눌러쓴 그는 끊임없이 달리고, 자전거 위에서 페달을 구른다. 음식 배달원인 그에게 허투루 쓰는 시간이란 없다. 노숙인 보호소 신청을 위해 매일 새벽 알람에 맞춰 일어나고, 선 채로 컵에 담긴 음식이나 커피를 삼켜 허기를 채우며, 차에 부딪혀 쓰러져도 금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목적지까지 뛰어간다. 그렇게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1주일간 종일 일해도 그의 손에 떨어지는 돈은 고작 40~80유로가 전부다. 그가 경제 활동이 극도로 제한된 아프리카 기니 출신의 난민 신청자라서다.영화 ‘어느 파리 택배기사의 48시간’은 1999년생 난민 신청자 술레이만(아부 상가레 분)이 프랑스 파리에서 합법적 거주권을 얻기 위한 면접을 이틀 앞두고 겪는 이야기를 다룬다. 주한 프랑스대사관과 아트나인, 영화의전당 공동 주최로 오는 13일까지 열리는 ‘2025 프랑스영화주간’의 상영작 중 하나다. 국내엔 아직 미개봉된 작품이지만, 유럽에선 이미 높은 작품성으로 입소문을 탄 영화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심사위원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올해는 ‘프랑스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세자르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각본상을 포함해 4관왕에 올랐다.이 영화에선 파리에 으레 기대할 만한 화려한 도시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는다. 타지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청년만 존재할 뿐이다. 그는 일하기 위해 합법적 거주권을 가진 타인의 계정을 빌리는 값으로 1주일에 120유로씩 뜯기고, 본인 인증을 요청하는 앱의
승용차들의 요란한 경적부터 거친 버스의 브레이크 소리까지…. 교통 체증과 소음으로 가득한 프랑스 파리의 거리에서 푸른색 모자를 눌러쓴 그는 끊임없이 달리고, 자전거 위에서 페달을 구른다. 음식 배달원인 그에게 허투루 쓰는 시간이란 없다. 매일 노숙자 보호소 신청을 위해 새벽 알람을 맞춰 일어나고, 선 채로 컵에 담긴 음식이나 커피를 삼켜 허기를 채우며, 차에 부딪혀 쓰러져도 금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목적지까지 뛰어간다. 그렇게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일주일간 종일 일해도 그의 손에 떨어지는 돈은 고작 40~80유로가 전부다. 그의 신분이 경제 활동이 제한된 아프리카 기니 출신의 난민 신청자라서다.영화 ‘어느 파리 택배기사의 48시간’은 1999년생 난민 신청자 술레이만(아부 상가레 분)이 프랑스 파리에서 합법적 거주권을 얻기 위한 면접을 이틀 앞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주한 프랑스대사관과 아트나인, 영화의전당 공동 주최로 오는 13일까지 열리는 ‘2025 프랑스영화주간’의 상영작 중 하나다. 국내엔 아직 미개봉된 작품이지만, 유럽에선 이미 높은 작품성으로 입소문을 탄 영화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심사위원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올해는 ‘프랑스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세자르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각본상을 포함해 4관왕에 올랐다.이 영화에선 프랑스 파리에 으레 기대할 만한 화려한 도시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는다. 타지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청년만 존재할 뿐이다. 그는 일하기 위해 합법적 거주권을 가진 타인의 계정을 빌리는 값으로 일주일에 120유로씩 뜯기고, 본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는 어렸을 때부터 애증의 대상이었어요. 피아니스트라면 누구나 전곡 연주를 꿈꾸지만 지독하게도 뜻대로 되지 않는 프로그램이거든요. 미치도록 사랑했기에 가능한 작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베토벤 전문가’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최희연(57·사진)이 돌아왔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32곡)집 ‘테스터먼트’를 내놓으면서다. 9장의 음반으로 구성된 이번 신보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10년에 걸쳐 작업한 결과물이다.최희연은 1999년부터 서울대 음대 교수로 재직하다가 2023년 미국 명문인 피바디음악원 교수로 임용돼 해외에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다. 오는 1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음반 발매 기념 리사이틀을 연다.최희연은 “베토벤 음악에는 투지와 어려움을 뚫고 나가는 강한 힘이 담겨 있다”며 “내겐 베토벤이 그 어떤 드라마틱한 영화보다 신나는 작품이기 때문에 꼭 한번 전곡 녹음에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베토벤은 곡 초반에 늘 문제를 제시하는데,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고 덧붙였다.최희연이 베토벤 소나타 전곡 녹음을 제안받은 건 2003년이다. 이듬해 결혼과 출산을 거치며 계획이 중단됐고, 2015년 다시 기회가 찾아와 베토벤 소나타 전곡집을 완성했다.그가 이번 녹음에 사용한 악기는 오스트리아 명품 피아노 브랜드 뵈젠도르퍼다. 세계 최고 피아노 브랜드로 통하는 스타인웨이보다 담백하고 고풍스러운 음색을 지닌 덕에 모차르트 베토벤 같은 고전주의 시대 음악에 적합하다는 평을 받는다.“수제 악기다 보니 피아노마다 음색이 조금씩 다르지만,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는 어렸을 때부터 애증의 대상이었어요. 피아니스트라면 누구나 전곡 연주를 꿈꾸지만, 지독하게도 뜻대로 되지 않는 프로그램이거든요(웃음). 미치도록 사랑했기에 가능한 작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베토벤 전문가’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최희연(57)이 돌아왔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32곡)집 ‘테스터먼트’를 내놓으면서다. 9장의 음반으로 구성된 이번 신보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10년에 걸쳐 제작한 결과물이다.최희연은 1999년부터 서울대 음대 교수로 재직하다, 2023년 미국 명문인 피바디 음악원 교수로 임용되면서 해외에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다. 그는 오는 1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음반 발매 기념 리사이틀을 연다.최희연은 3일 서울 신사동 클래식 음반 전문점 풍월당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베토벤 음악에는 투지(鬪志)와 어려움을 뚫고 나가는 강한 힘이 담겨있다"며 "나에겐 베토벤이 그 어떤 드라마틱한 영화보다 신나는 작품이기 때문에 꼭 한번 전곡 녹음에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베토벤은 곡 초반에 늘 문제를 제시하는데,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고 덧붙였다.당초 최희연이 베토벤 소나타 전곡 녹음을 제안받은 건 2003년의 일이다. 이듬해 결혼과 출산을 거치면서 계획이 중단됐고, 2015
올해 통영국제음악제(TIMF)를 빛낸 주역은 국내 아티스트뿐만이 아니었다. 개막, 폐막 등 음악제의 주요 무대에서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TFO)를 이끌며 ‘작은 감독’ 역할을 자처한 프랑스 명지휘자 파비앵 가벨(50),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함께 상주 연주자로 활동하며 페스티벌의 ‘간판 모델’ 역할을 톡톡히 해낸 스페인 첼리스트 파블로 페란데스(34)가 있었다. 그들을 직접 만났다. TFO 지휘한 가벨 “통영의 열기…亞 최고 축제”가벨은 2004년 도나텔라 플리크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퀘벡 심포니 음악감독(2012~2021) 등을 지낸 베테랑 지휘자다. 그는 오는 9월 오스트리아 빈 톤퀸스틀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취임을 앞두고 있다.지난달 30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만난 그는 “내가 경험한 TIMF는 아시아에서 가장 위대한 축제”라며 “무게감 있는 레퍼토리부터 까다로운 프로그램까지 모두 끌어안는 도전적 페스티벌이란 점이 특히 인상적”이라고 말했다.“산과 바다, 도시가 한눈에 들어오는 통영 풍경을 마주했을 땐 너무나 환상적이었습니다. 콘서트홀 또한 최고의 음악당 중 하나였죠.”이번 음악제에서 TFO를 이끈 그는 “프로젝트 악단에는 정식 오케스트라에선 느낄 수 없는 특별한 열기와 열정이 존재한다”며 “그 에너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고 했다.“음악제의 아름다움은 한국, 스위스, 프랑스 등 언어가 통하지 않는 다양한 인종이 각각의 아이디어를 교류하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연주자들과 음악으로 긴밀하게 소통하고, 열광적인 청중의 반응을 느낄 수 있는 건 저에게도 큰 배움의 시간이었죠.”그는 협연자
올해 통영국제음악제를 빛낸 주역은 국내 아티스트뿐만이 아니었다. 개막, 폐막 등 음악제의 주요 무대에서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TFO)를 이끌며 ‘작은 감독’ 역할을 자처한 프랑스 명지휘자 파비앵 가벨(50),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함께 상주 연주자로 활동하며 페스티벌의 ‘간판 모델’ 역할을 톡톡히 해낸 스페인 첼리스트 파블로 페란데스(34)가 있었다. 그들을 직접 만나봤다.TFO 지휘한 파비앵 가벨 "특별한 열기 느껴…亞 최고의 축제"파비앵 가벨은 2004년 도나텔라 플리크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퀘벡 심포니 음악감독(2012~2021) 등을 지낸 베테랑 지휘자다. 오는 9월 오스트리아 빈 톤퀸스틀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취임을 앞두고 있다.지난달 30일 경남 통영시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만난 그는 “내가 경험한 통영국제음악제는 아시아에서 가장 위대한 축제”라며 “연주자들이 꺼릴 수 있는 무게감 있는 레퍼토리나 어려운 레퍼토리까지 모두 끌어안는 도전적인 페스티벌이란 점이 특히 인상적”이라고 했다. “이곳에 도착해 산과 바다, 도시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마주했을 땐 너무나 환상적이었습니다. 콘서트홀 또한 제가 경험한 최고의 음악당 중 하나였죠.”이번 음악제에서 TFO를 이끈 그는 “프로젝트 악단엔 정식 오케스트라에선 느낄 수 없는 특별한 열기와 열정이 존재한다”며 “그 에너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고 했다. “음악제의 아름다움은 한국, 스위스, 프랑스 등 언어가 통하지 않는 다양한 인종이 각각의 아이디어를 교류하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연주자들과 음악으로 긴밀하게 소통하고, 열광적인 청중
“그는 질병에 맞서면서 클래식 음악계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일본계 독일인 피아니스트 알리스 자라 오트(1988~)의 인터뷰 기사 제목으로 쓴 문구다. 그는 2019년 다발성 경화증 진단을 받았음에도 세계 굴지의 클래식 음반사 도이치그라모폰(DG)을 통해 신보를 내는 등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불굴의 피아니스트다.독일 뮌헨에서 태어난 그는 네 살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일찍이 탁월한 작품 해석력과 정교한 테크닉으로 주목받은 그는 스무 살이 되던 해인 2008년 DG와 독점 계약을 맺으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뉴욕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등 최정상급 악단과 연달아 협연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는 ‘맨발의 피아니스트’로도 불린다. 10여 년 전 프란츠 리스트(1811~1886)가 사용한 피아노를 연주하기 위해 하이힐을 벗은 채 건반 앞에 앉은 일을 계기로 줄곧 신발을 신지 않고 무대에 오르고 있다.알리스 자라 오트는 오는 7월 한국에서 리사이틀을 열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피아니스트 김세현(18)이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폐막한 롱티보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프랑스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이 대회에서 한국인 우승자가 나온 건 이혁(2022년) 후 3년 만이다. 그는 이날 청중상 등 3개 부문 특별상도 휩쓸며 대회 4관왕에 올랐다. 우승 상금으로는 3만5000유로(약 5600만원)를 받는다. 피아니스트 이혁의 동생인 피아니스트 이효(18)도 2위 없는 3위에 올라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 낭보를 전했다.롱티보 콩쿠르는 1943년 프랑스 피아니스트 마르그리트 롱(1874~1966)과 바이올리니스트 자크 티보(1880~1953)가 창설한 대회다. 피아니스트 삼손 프랑수아와 파울 바두라스코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자크 캉토로프 등 명연주자들을 배출한 콩쿠르로 명성이 높다. 1~3년 주기로 피아노·바이올린·성악 부문이 나눠 열린다. 한국에서는 피아니스트 임동혁(2001년), 이혁(2022년)이 1위에 오른 바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2008년)와 베이스 심기환(2011년)도 각각 바이올린, 성악 부문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김세현은 열한 살이던 2018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뒤 2023년 클리블랜드 국제 청소년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예원학교 재학 중 도미(渡美)한 그는 뉴잉글랜드 음악원 예비학교, 월넛힐예술고 등에서 수학했다. 김세현은 현재 뉴잉글랜드 음악원 피아노 석사 과정, 하버드대 영문학 학사 과정을 동시에 밟고 있다.김세현은 이번 콩쿠르 우승으로 군 면제 혜택을 받는다. 롱티보 콩쿠르는 밴클라이번 콩쿠르와 쇼팽 콩쿠르, 시벨리우스 콩쿠르, 윤이상 콩쿠르 등과 함께 예술요원 병역특례 혜택이 주어지는 국제 음악 대회다.김수현 기자
피아니스트 김세현(18)이 30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폐막한 롱티보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프랑스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이 대회에서 한국인 우승자가 나온 건 이혁(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결선에서 프랑스 공화국 근위대 오케스트라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한 그는 청중상 등 3개 부문 특별상도 휩쓸며 대회 4관왕에 올랐다. 우승 상금으로는 3만3000유로(약 5600만원)를 받는다. 이번 콩쿠르에서는 피아니스트 이혁의 동생인 피아니스트 이효(18)도 2위 없는 3위에 올라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 낭보를 전했다.롱티보 콩쿠르는 1943년 프랑스 피아니스트 마르그리트 롱(1874~1966)과 바이올리니스트 자크 티보(1880~1953)가 창설한 대회다. 피아니스트 삼손 프랑수아, 피아니스트 파울 바두라스코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자크 캉토로프 등 명연주자들을 배출한 콩쿠르로 명성이 높다. 1~3년 주기로 피아노·바이올린·성악 부문에서 나눠 열린다. 한국에서는 피아니스트 임동혁(2001년), 이혁(2022년)이 1위에 오른 바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2008년)와 베이스 심기환(2011년)도 바이올린, 성악 부문에서 각각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김세현은 11살이었던 2018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뒤 2023년 클리블랜드 국제 청소년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예원학교 재학 중 도미(渡美)한 그는 뉴잉글랜드 음악원 예비학교, 월넛힐 예술고등학교 등에서 수학했다. 김세현은 현재 뉴잉글랜드 음악원 피아노 석사 과정, 하버드대 영문학 학사 과정을 동시에 밟고 있다.김세현은 이번 콩쿠르 우승으로 사실상의 ‘군 면제’ 혜택을 받게 된다. 롱티보 콩쿠르는 밴 클라이번 콩쿠르와 쇼
“피아노의 울림이 마치 파도처럼 몰려와서 몸 구석구석에 와닿는 것 같았어요. 처음 느끼는 감정이라 눈물을 도저히 멈출 수 없었습니다.”지난 28일 경남 통영시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 통영국제음악제 개막 공연. 협연자로 나선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연주를 마치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연신 눈물을 훔친 50대 중년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그럴 만한 연주였다. 2022년 미국 밴클라이번 콩쿠르 최연소 우승, 2024년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 2관왕(피아노 부문, 올해의 젊은 예술가 부문) 등 그간 쌓아 올린 탄탄한 커리어를 증명하듯 임윤찬의 음악 세계는 놀랄 만큼 성숙해져 있었다.라흐마니노프의 중후함과 맹렬함, 시리도록 아름다운 서정을 전면에 펼쳐내면서도 오케스트라의 흐름과 구조까지 아우르는 ‘21세 피아니스트’의 비범한 연주가 끝나자 1000여 명의 관중이 일제히 일어나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가 무대에서 사라지고도 박수 세례는 멈출 줄 몰랐다.올해 통영국제음악제 상주 연주자를 맡은 임윤찬이 지휘자 파비앵 가벨,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TFO)와 함께 들려준 작품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이었다. 3년간 작곡 활동을 접을 정도로 심각한 신경쇠약 증세를 겪던 라흐마니노프를 절망의 늪에서 꺼내준 세기의 명작이다.1악장은 피아노 독주로 시작하는데, 임윤찬은 한음 한음 아주 작은 눈덩이를 굴려 몸집을 키우듯 서서히 울림과 음색의 깊이를 더하면서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장렬한 악상을 생생하게 불러냈다. 멀리서 들리던 ‘종소리’가 점차 가까이 다가오는 듯한 강렬한 도입부, 오케스트라의 거대한 음향도 거뜬히 뚫고 나오는 명료한 타건과
“피아노의 울림이 마치 파도처럼 몰려와서 몸 구석구석에 와닿는 것 같았어요. 처음 느끼는 감정이라 눈물을 도저히 멈출 수 없었습니다.”지난 28일 경남 통영시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 통영국제음악제 개막 공연. 이날 협연자로 나선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연주를 마치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연신 눈물을 훔친 50대 중년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그럴 만한 연주였다. 2022년 미국 밴 클라이번 콩쿠르 최연소 우승, 2024년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 2관왕(피아노 부문, 올해의 젊은 예술가 부문) 등 그간 쌓아 올린 탄탄한 커리어를 증명하듯, 임윤찬의 음악 세계는 놀랄 만큼 성숙해져 있었다.라흐마니노프의 중후함과 맹렬함, 시리도록 아름다운 서정을 전면에 펼쳐내면서도 오케스트라의 흐름과 구조까지 아우르는 ‘21세 피아니스트’의 비범한 연주에 1000여 명 관중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일어나 환호성을 내질렀고, 그가 무대에서 사라지고도 박수 세례는 멈출 줄 몰랐다.올해 통영국제음악제의 상주 연주자를 맡은 임윤찬이 지휘자 파비앵 가벨,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TFO)와 함께 들려준 작품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이었다. 3년간 작곡 활동을 접었을 정도로 심각한 신경쇠약 증세를 겪던 라흐마니노프를 절망의 늪에서 꺼내준 세기의 명작이다. 1악장은 피아노 독주로 시작하는데, 임윤찬은 한음 한음 아주 작은 눈덩이를 굴려 몸집을 키우듯 서서히 울림과 음색의 깊이를 더하면서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장렬한 악상을 생생하게 불러냈다.멀리서 들리던 ‘종소리’가 점차 가까이 다가오는 듯한 강렬한 도입부와 오케스트라의 거대한 음향도 거뜬히 뚫고 나오는
‘아시아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로 불리는 통영국제음악제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경남 통영시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다. 지난해 ‘클래식 음악계의 노벨상’ 격인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을 아시아인 최초로 거머쥔 작곡가 진은숙이 2022년부터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올해 음악제의 주제는 ‘내면으로의 여행(Journey Inwards)’이다. “음악을 통해 각자의 깊은 내면을 접하는 기회를 선사하고 싶다”는 진은숙 예술감독의 뜻이 담겼다.올해 통영국제음악제는 그 어느 때보다 주목도가 높다. 2024년 국제적 권위의 음반 시상식인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에서 피아노 부문을 수상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상주 연주자로 나서면서다. 일찌감치 매진된 임윤찬의 공연은 가장 저렴한 3만 원짜리 티켓이 정가의 10배를 웃도는 35만~50만원대 암표로 재판매될 정도로 엄청난 관심을 끌고 있다.임윤찬이 참여하는 정식 공연은 두 개다. 28일 개막 공연에서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선보인다. 올해 오스트리아 빈 톤퀸스틀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취임할 예정인 파비앵 가벨이 지휘봉을 잡는다. 이 무대에선 윤이상의 서곡,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등도 연주한다. 임윤찬은 이날 오전 지역 청소년을 위한 ‘스쿨 콘서트’(일반인 관람 불가)에도 참여해 같은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달 30일 열리는 피아노 리사이틀에선 임윤찬이 위촉한 이하느리의 신작과 더불어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전곡을 들려준다.임윤찬과 함께 올해 음악제의 상주 연주자로 활동하는 스페인 첼리스트 파블로 페란데스는 오는 31일 스위스
‘아시아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로 불리는 통영국제음악제가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경남 통영시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다. 지난해 ‘클래식 음악계의 노벨상’ 격인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을 아시아인 최초로 거머쥔 작곡가 진은숙이 2022년부터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올해 음악제의 주제는 ‘내면으로의 여행(Journey Inwards)’이다. “음악을 통해 각자의 깊은 내면을 접하는 기회를 선사하고 싶다”는 진은숙 예술감독의 뜻이 담겼다.올해 통영국제음악제는 그 어느 때보다 주목도가 높다. 2024년 국제적 권위의 음반 시상식인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에서 피아노 부문을 수상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상주 연주자로 나서면서다. 일찌감치 매진된 임윤찬의 공연은 가장 저렴한 3만 원짜리 티켓이 정가의 10배를 웃도는 35만~50만 원대 ‘암표’가 되어 재판매 될 정도로 엄청난 관심을 끌고 있다.국내외 아티스트 총출동…‘골드베르크 변주곡’ 등 연주임윤찬이 참여하는 정식 공연은 두 개다. 오는 28일 개막 공연에서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선보인다. 올해 오스트리아 빈 톤퀸스틀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취임 예정인 파비앵 가벨이 지휘봉을 잡는다. 이 무대에선 윤이상의 서곡,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등도 연주한다. 임윤찬은 이날 오전 지역 청소년을 위한 ‘스쿨 콘서트(일반인 관람 불가)’에도 참여해 같은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달 30일 열리는 피아노 리사이틀에선 임윤찬이 위촉한 이하느리의 신작과 더불어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전곡을 들려준다.임윤찬과 함
2021년 미국 그래미 시상식에서 다닐 트리포노프, 이고어 레비트 등 쟁쟁한 피아니스트들을 제치고 ‘베스트 클래식 기악 독주’ 부문을 수상해 저력을 과시한 비올리스트가 있다. 한국계 미국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47·사진)이다. 그는 독주(獨奏)와 합주(合奏) 두 분야에서 모두 인정받는 연주자다. 용재 오닐은 2020년부터 세계 정상급 실내악단인 타카치콰르텟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그는 1978년 미국 워싱턴주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한국 출신 입양아였다. 용재 오닐은 어머니를 입양한 아일랜드계 조부모와 홀어머니의 보살핌 속에 자랐다. 미국 줄리아드 음대 등에서 수학한 그는 뉴욕 카네기홀, 워싱턴DC 케네디센터, 런던 위그모어홀 등 명문 공연장 무대에 연이어 올라 이름을 알렸다. 그는 강효 줄리아드 음대 교수가 1994년 창단한 세종솔로이스츠, 뉴욕 링컨센터 실내악 단체인 체임버 소사이어티의 단원 등으로도 활동했다.용재 오닐은 오는 12월 한국에서 비올라 리사이틀을 열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리스트의 환생’ ‘피아노의 젊은 황제’.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이자 이 대회 역대 네 번째 그랑프리 수상자인 1997년생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사진)에게 붙는 수식어다. 섬세한 음색으로 피아노의 서정성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그는 <아르떼>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ONF)는 단원의 개성과 음악적 해석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며 “항상 생동감과 예상치 못한 감정으로 가득하다”고 했다.이번 내한 공연은 캉토로프의 진면목을 맘껏 드러낼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다. 파리에 사는 캉토로프는 ONF 단원들과 막역한 사이여서다. 기존 단원들과도 연주할 기회가 많았고, 최근 합류한 단원도 같은 음악원에서 함께 공부한 친구가 많다.캉토로프는 부모님이 모두 바이올리니스트인 집안에서 자랐다. 그도 어릴 때 바이올린을 시작했지만 결국엔 피아노를 골랐다. “저는 어릴 때 게을렀어요. 빨리 뭔가를 이해하고 바로 결과물을 내고 싶었는데 바이올린은 안 그랬어요. 제대로 된 소리를 내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요. 하지만 피아노는 보상이 비교적 즉각적이에요. 멜로디와 화음을 바로 낼 수 있고 간단한 곡도 빨리 연주할 수 있어요. 각 음표가 피아노 건반과 직접 연결된다는 사실도 논리적이고 직관적이어서 좋았어요.”캉토로프는 음악 외의 영역에선 변화를 최소화하려고 한다. 여러 나라의 공연장을 돌면서 새로운 피아노로 연주해야 하는 낯선 환경에서 안정감을 지키기 위해서다. 대부분의 시간은 악보 분석에 쓴다.“평소 연주에서의 몸짓, 음표 사이의 타이밍, 전체 곡을 하나의 유기적인 흐
타이틀리스트 어패럴이 활동성과 통기성을 강화한 봄·여름 신제품을 선보였다. 일교차가 큰 날씨에도 골퍼들이 불쾌감을 느끼지 않도록 고기능성 소재를 사용한 데 더해 정교한 디자인으로 불필요한 마찰을 최소화한 점이 눈길을 끈다.먼저 프리미엄 제품군인 투어핏 S(TOUR-FIT S) 라인에선 인체공학적 동체 패턴을 사용하고 신축성 소재를 적용해 유연성을 높인 게 이번 시즌의 핵심이다. 여기에 옷과 골퍼의 신체 사이에 여유로운 공간을 만든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쾌적한 착용감을 선사한다.공기 순환도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설계했다. 메쉬 원단을 사용해 땀을 빠르게 배출하도록 돕는다. 선수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디자인과 소재는 물론 기능에도 크게 공을 들인 라인인 만큼, 이번 시즌에도 스윙 때 움직이는 특정 부위에 공기 압축 기술을 적용해 부드러운 움직임을 만들어주는 보디 서포트 기능 등이 탑재됐다.투어핏(TOUR-FIT) 라인에선 퀵 드라이 기능 원단을 사용해 내구성을 한층 더 강화했다. 초경량의 냉감 소재를 사용해 골퍼가 무더위 속에서도 지치지 않고 퍼포먼스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골퍼가 장시간 라운드에 나서더라도 첫 스윙 때의 컨디션을 끝까지 유지하도록 만들기 위해 기능성 원사를 사용했다. 블랙, 화이트, 레드 등 기존 인기 색상에 고급스러운 멜란지 그레이 제품을 추가해 소비자의 선택 폭도 넓혔다. 오염에 취약한 밝은 색상의 제품에는 섬유 표면에 외부 물질이 묻어나지 않도록 하는 방오 가공법을 적용해 관리 용이성 또한 높였다.과감한 색감과 디자인으로 스타일리시한 골프웨어 트렌드를 이끈 플레이(PLAY) 라인도 있다. 이번 시즌에선 자연에서 영감을 얻
레 벙 프랑세(사진)는 2000년대 초반 결성한 이후 20여 년간 세계적 명성을 누려온 목관 앙상블이다.영국의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은 레 벙 프랑세를 두고 “개별 음악에 담긴 고유의 정신을 제대로 끌어낼 뿐만 아니라 그렇게 연주하는 것 자체를 즐길 줄 아는 ‘이상적인 드림팀’”이라고 극찬했다. ‘프랑스의 바람’이란 의미를 지닌 레 벙 프랑세는 플루티스트 에마뉘엘 파위, 오보이스트 프랑수아 를뢰, 클라리네티스트 폴 메이어, 바수니스트 질베르 오댕, 호르니스트 라도반 블라트코비치 등 유럽에서 솔리스트로도 호평받는 멤버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레 벙 프랑세가 한국을 찾는다. 오는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열고 브람스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 베르디 현악 4중주를 목관 5중주로 편곡해 들려준다. 루셀, 투일레의 작품과 더불어 세계 초연작인 실베스트리니의 ‘피아노와 목관 5중주를 위한 6중주’도 선보인다. 클라리네티스트 폴 메이어, 호르니스트 라도반 블라트코비치는 16일 서면 인터뷰에서 “베르디와 루셀 작품 사이의 간격은 100년이 넘는다”며 “레스토랑에서 에피타이저, 메인 요리, 디저트를 차례대로 즐기듯 우리 공연에서도 다양한 요소가 모여 완성되는 하나의 음악적 여정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레 벙 프랑세는 티에리 페쿠, 기욤 코네송 등 프랑스 현대음악 작곡가의 작품을 세상에 처음 들려주면서 정체성을 강화해 온 악단이다. 메이어는 그 이유에 대해 “현시대 작곡가에게 계속해서 새로운 작품을 의뢰하고, 좋은 작품을 후세대에 전하는 게 우리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지난달 프랑스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 파리 국립오페라단의 ‘라인의 황금’. 파격적인 첨단 기술과 영상을 앞세운 칼릭스토 비에이토 감독의 연출로 큰 화제를 모았다. 바그너 작품 속 신들이 황금으로 상징되는 권력, 탐욕을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인공지능(AI)의 노예로 종속되는 문제로 재해석한 연출은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그러나….”최근 국내 최대 문화예술 플랫폼 아르떼에 연재를 시작한 박마린 음악 칼럼니스트의 코너 ‘유럽 클래식 산책’ 중 일부다. 프랑스 공연예술 평론가협회 소속인 그는 매달 유럽에서 열리는 주요 공연 리뷰, 아티스트 인터뷰 등을 통해 ‘클래식 본고장’의 숨결을 독자에게 전한다.아르떼에 22명의 새 필진이 합류했다. 클래식 음악, AI와 미학, 회화, 법학과 미술, 건축과 영화, 세계 문화 트렌드 등을 주제로 예술에 대한 보다 깊고 다양한 시각을 제공한다.클래식 분야에선 박소현 음악 칼럼니스트의 ‘백조의 노래’가 연재된다. <미술관에 간 클래식> <클래식이 들리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책 속에 스며든 클래식>의 저자인 그는 한 시대를 빛낸 작곡가들의 마지막 작품에 대한 흥미로운 서사를 전한다. 이준화 칼럼니스트는 ‘활 끝에서 만난 이야기들’을 연재한다. 선화예중·예고에 출강하는 바이올리니스트이기도 한 그는 크라이슬러, 사라사테 같은 작곡가의 현악곡을 집중 조명한다.예술 잡지 에디터, 클래식 프로그램 작가 등을 지낸 김수미 칼럼니스트는 ‘최애의 최애’ 코너를 통해 유명 인사가 특히 사랑한 음악가 또는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레 벙 프랑세는 2000년대 초반 결성 이후 20여년간 세계적 명성을 누려온 목관 앙상블이다. 영국의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은 레 벙 프랑세를 두고 “개별 음악에 담긴 고유의 정신을 제대로 끌어낼 뿐만 아니라 그렇게 연주하는 것 자체를 즐길 줄 아는 ‘이상적인 드림팀’”이라고 극찬했다. ‘프랑스의 바람’이란 의미를 지닌 레 벙 프랑세는 플루티스트 에마뉘엘 파위, 오보이스트 프랑수아 를뢰, 클라리네티스트 폴 메이어, 바수니스트 질베르 오댕, 호르니스트 라도반 블라트코비치 등 유럽에서 솔리스트로도 호평받는 멤버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레 벙 프랑세가 한국을 찾는다. 오는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열고 브람스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 베르디 현악 4중주를 목관 5중주로 편곡해 들려준다. 루셀, 투일레의 작품과 더불어 세계 초연작인 실베스트리니의 ‘피아노와 목관 5중주를 위한 6중주’도 선보인다. 클라리네티스트 폴 메이어, 호르니스트 라도반 블라트코비치는 13일 서면 인터뷰에서 “베르디와 루셀 작품 사이의 간격은 100년이 넘는다”며 “레스토랑에서 에피타이저, 메인 요리, 디저트를 차례대로 즐기듯, 우리 공연에서도 다양한 요소들이 모여 완성되는 하나의 음악적 여정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레 벙 프랑세는 티에리 페쿠, 기욤 코네송 등 프랑스 현대음악 작곡가의 작품을 세상에 처음 들려주면서 정체성을 강화해 온 악단이다. 메이어는 그 이유에 대해 “현시대 작곡가들에게 계속해서 새로운 작품을 의뢰하고, 좋은 작품을 후세대에 전하는 게 우리의 의무라고 생
“클라우디오 아바도(1933~2014)는 ‘지휘 천재’였습니다. 그에 비하면 전 지극히 인간적인 지휘자죠. 음악을 통해 끊임없이 겸손을 배우고 있으니까요.”지난 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이탈리아 지휘자 로베르토 아바도(71)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를 지낸 ‘전설의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조카다. 뮌헨 라디오 오케스트라, 소피아 여왕 예술 궁전, 이탈리아 베르디 페스티벌 음악감독에 이어 현재는 이탈리아 볼로냐시립극장 필하모닉 상임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베테랑 지휘자지만 그는 여전히 삼촌의 조언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고 했다. “클라우디오 아바도는 평소 말수가 적었지만 ‘음악은 언어를 초월한다’는 진리를 알려주는 데는 말을 아끼지 않았어요. 지휘자로서 (지시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도 배웠죠.”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를 지휘하기 위해 내한한 그가 이날 무대에 올린 작품은 베르디의 ‘레퀴엠’이었다. 베르디 레퀴엠은 모차르트 작품과 함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레퀴엠(죽은 자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미사 음악)으로 불린다. 전곡 연주에 90분가량 소요되는 대작이다. 공연에는 소프라노 카롤리나 로페스 모레노,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테너 안토니오 폴리, 베이스 박재성, 국립합창단 등이 함께했다.아바도는 첫 곡 ‘레퀴엠과 키리에’에서 현의 비브라토(음을 위아래로 떨어 울리게 하는 기법)를 최소화할 정도로 종교음악 특유의 깨끗한 음색과 경건하면서도 고백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에 몰두했다. 이는 일순간 폭풍이 몰아치듯 강렬하게 등장하는 &ls
“클라우디오 아바도(1933~2014)는 ‘지휘 천재’였습니다. 그에 비하면 전 지극히 인간적인 지휘자죠. 음악을 통해 끊임없이 겸손을 배우고 있으니까요.”지난 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이탈리아 지휘자 로베르토 아바도(71)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를 지낸 ‘전설의 지휘자’ 고(故)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조카다. 뮌헨 라디오 오케스트라, 소피아 여왕 예술 궁전, 이탈리아 베르디 페스티벌 음악감독에 이어 현재는 이탈리아 볼로냐 시립극장 필하모닉 상임 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베테랑 지휘자지만 그는 여전히 삼촌의 조언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고 했다. “클라우디오 아바도는 평소 말수가 적었지만, ‘음악은 언어를 초월한다’는 진리를 알려주는 데엔 말을 아끼지 않았어요. 지휘자로서 (지시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단 사실도 배웠죠.”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기 위해 내한한 그가 이날 무대에 올린 작품은 베르디의 ‘레퀴엠’이었다. 베르디 레퀴엠은 모차르트 작품과 함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레퀴엠(죽은 자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미사 음악)으로 불린다. 전곡 연주하는 데 90분가량 소요되는 대작이다. 공연에는 소프라노 카롤리나 로페스 모레노,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테너 안토니오 폴리, 베이스 박재성, 국립합창단 등이 함께 했다.아바도는 초반부터 각 악기군의 음색과 리듬, 셈여림을 하나하나 섬세하게 다루면서 견고한 음향을 만들어냈다. 작품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해석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첫 곡 ‘레퀴엠과 키리에’에서 현의 비브라토(음을 위아래
“다른 얼굴과 피부를 원해. 자연은 허락하지 않는 나의 진짜 삶을.”프랑스의 거장 자크 오디아르 감독이 연출한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에서 주인공인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수장 마니타스(카를라 소피아 가스콘 분)는 이렇게 말한다. 문신을 깊게 새긴 얼굴에 저음의 허스키한 목소리, 백금으로 덮인 치아, 덥수룩한 턱수염, 나무껍질처럼 거친 손등까지…. 겉모습만 보면 영락없는 남자지만 그가 진실로 원하는 건 여자의 몸이다. 생각이란 걸 처음 한 순간부터 여자가 되고 싶었다는 그는 중년이 돼서야 새로운 삶을 준비한다. 오는 12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 공개된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는 그렇게 시작한다. 능력은 있지만 돈이 없는 변호사 리타(조이 살다나 분)는 마니타스의 조력자다. 성전환 수술을 담당할 의사를 구하고 마니타스의 죽음을 위장한다. 그렇게 수십 년을 함께 산 가족도 모르게 마니타스는 에밀리아 페레즈로 다시 태어난다.페레즈는 평생을 염원한 인생을 얻었지만, 기쁨은 잠시일 뿐. 운명을 거슬러 사들인 행복의 유효기간은 짧다. 페레즈는 변화한 삶에도 여전히 만족하지 못한다. 아이들과 함께 살고 싶은 욕심에 수술한 지 4년 만에 자신을 마니타스의 친척이라고 속인 채 아내 제시(설리나 고메즈 분)와 기이한 동거에 나서고, 다른 남성을 사랑하는 아내에게 묘한 질투심을 느끼면서도 다른 여자와의 만남을 멈추지 않는 그의 모습은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란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한다.이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건 서사만이 아니다. ‘디판’(2015)으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차지한 오디아르 감독이
2022년 국내 클래식 음악계는 ‘현대음악 대모의 귀환’ 소식에 들썩였다. ‘쇤베르크상’(2005년) ‘모나코 피에르 대공 작곡상’(2010년) ‘시벨리우스 음악상’(2017년) ‘크라비스 음악상’(2018년) ‘바흐 음악상’(2019년) ‘레오니 소닝 음악상’(2021년) 등 국제적 권위의 상을 모조리 휩쓸며 세계적 반열에 오른 작곡가 진은숙(64)이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 자리에 앉으면서다. 작은 바닷가 도시에서 시작된 음악제의 위상은 이를 기점으로 완전히 달라졌다.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 피아니스트 세르게이 바바얀 등 유럽 명문 클래식축제에 등장하는 거물급 음악가들이 모여들고, 서울에서도 좀체 듣기 힘든 세계 초연작과 아시아 초연작이 대거 연주되면서 통영은 명실상부 ‘한국 클래식의 메카’로 발돋움했다.그야말로 ‘진은숙 효과’다. 올해 음악제의 상주 연주자로 피아니스트 임윤찬을 세운 것도, 신세계의 3년 후원 약정을 끌어낸 것도 모두 그가 아니면 없었을 일이다. 지난해 ‘클래식 음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을 아시아인 최초로 거머쥘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작곡가란 점을 고려하면 놀랄 일은 아니다. 베를린필하모닉 뉴욕필하모닉 같은 명문 악단에서 연이어 신작을 위촉해 2028년까지 작곡 일정이 전부 차 있다는 진은숙. 거주지인 독일을 떠나 ‘2025 통영국제음악제’(3월 28일~4월 6일)를 위해 한국에 머물고 있는 그를 만났다.▷올해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 임기 5년 중 4년 차에 들어섰습니다. 그간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을 말씀
한국의 바둑기사 신진서 9단(25·사진)이 또 한 번 세계 무대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신진서는 28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회 난양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 2국에서 중국의 신예 강자 왕싱하오 9단에게 22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이로써 신진서는 개인 통산 여덟 번째 메이저 세계기전 타이틀을 획득했다. 역대 우승 순위에서는 중국의 구리·커제와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 프로기사를 통틀어 신진서보다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많이 한 선수는 한국의 역대 1인자인 이창호(17회), 이세돌(14회), 조훈현(9회)뿐이다.김수현 기자
“다른 얼굴과 피부를 원해. 자연은 허락하지 않는 나의 진짜 삶을.”프랑스의 거장 자크 오디아르 감독이 연출한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에서 주인공인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수장 마니타스(카를라 소피아 가스콘 분)는 이렇게 말한다. 문신을 깊게 새긴 얼굴에 저음의 허스키한 목소리, 백금으로 덮은 치아, 덥수룩한 턱수염, 나무껍질처럼 거친 손등까지…. 겉모습만 보면 영락없는 남자지만, 그가 진실로 원하는 건 여자의 몸이다. 생각이란 걸 처음 한 순간부터 여자가 되고 싶었다는 그는 중년이 되어서야 새로운 삶을 준비한다. 12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언론 시사회에서 공개된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는 그렇게 시작한다. 능력은 있지만, 돈이 없는 변호사 리타(조 샐다나 분)는 그를 돕는 조력자다. 성전환 수술을 담당할 의사를 구하고, 마니타스의 죽음을 위장한다. 그렇게 수십 년을 함께 산 가족도 모르게 마니타스는 '에밀리아 페레즈'로 다시 태어난다.페레즈는 결국 평생을 염원한 인생을 얻게 된 셈이지만, 기쁨은 잠시일 뿐. 운명을 거슬러 사들인 행복의 유효기간은 짧다. 페레
현대음악계의 중심과도 같은 존재, 작곡가 진은숙(64). 그가 기록한 수백 개의 선율은 오늘날 유럽과 미국 곳곳에서 울려 퍼진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같은 세계 최정상급 악단들이 그의 신작을 연주하기 위해 몇 년씩 기다릴 정도다.진은숙의 말엔 음악가의 삶에 대한 애증이 서려 있다. 때론 매서운 눈빛과 단호한 어투로 신랄한 자기비판을 서슴지 않다가도, 새로운 영감을 얻었던 순간이나 자연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털어놓을 때면 반달처럼 휘는 선한 눈매와 한껏 상기된 톤으로 입을 분주히 움직였다. 좋아하는 것을 하나라도 더 표현하려는 듯 빨라진 손동작에선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도 엿보인다. 베를린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같은 명문 악단에서 연이어 신작을 위촉해 2028년까지 작곡 스케줄이 전부 차 있다는 진은숙. 거주지인 독일 베를린을 떠나 2025 통영국제음악제(3월 28일~4월 6일) 준비차 한국에 머문 그를 최근 만났다.“작곡할 때만큼 스스로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없는 것 같아요. 몇 날 며칠을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악보 쓰는 데만 매달리지만, 막상 결과물을 보면 ‘쓰레기’ 같거든요. 매 작품 괴로움과 절망감에 몸서리를 치고서야 비로소 고통을 멈출 수 있죠. 한 번도 내가 쓰고 있는 작품이 대단하다는 확신을 가져본 적이 없어요. 그럴 수 있다면 정말 신날 텐데….”그가 지금껏 이뤄온 수많은 성과를 보면 이 말들이 지나친 겸손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여태 받은 상은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다. ‘그라베마이어상’(2004), ‘쇤베르크상’(2005), ‘모나코 피에르 대공 작곡상’(2010), &ls
“우리는 미국 워싱턴DC의 케네디센터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입니다. 더는 (케네디센터에서) 드래그 쇼(여장 남자 공연) 또는 반미 선전은 없을 것입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공연예술의 산실 역할을 해온 케네디센터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기’ 기조가 문화계로 확산하며 케네디센터 매출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26일 미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 케네디센터 임시 사무국장으로 측근인 리처드 그리넬 북한·베네수엘라 특임대사를 임명한 이후 1주일간 티켓 판매액이 전주 대비 50% 가까이 급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신임 이사장을 맡은 이후 다양성을 강조한 내용의 어린이 뮤지컬 ‘핀(Finn)’, 성소수자 합창단 공연이 취소되는 등 케네디센터 운영 전반에 변화가 일어난 영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케네디센터가 지난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여장 남자 공연을 올린 것을 거론하며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1971년 설립된 케네디센터는 전통적으로 여야가 균형을 이뤄온 상징적인 공간이다. 1958년 공화당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당시 대통령이 워싱턴DC에 국립문화센터를 설립하는 법안에 서명했고, 민주당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센터 건립을 위한 기금 모금을 주도했다. 오랜 기간 초당적 이사회를 구성하는 게 전통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전임자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18명의 이사를 해임하고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JD 밴스 부통령의 배우자 우샤
“우리는 워싱턴DC의 케네디센터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입니다. 더는 (케네디센터에서) 드래그 쇼(여장 남자 공연) 또는 다른 반미 선전은 없을 것입니다. 오직 최고의 공연만 있을 뿐입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 공연예술의 산실 역할을 해온 케네디센터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존 케네디센터 이사진을 해임하고 스스로 이사장직에 오른 데 이어 이사회를 측근들로 채우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기 기조가 문화계까지 확대되면서 케네디센터의 매출은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고, 예술가들의 공연 취소 사태도 잇따르고 있다. 진보 진영과 대립하며 ‘문화전쟁’을 벌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25일 미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케네디센터의 임시 사무국장으로 리처드 그레넬 북한·베네수엘라 특임대사를 임명한 이후 일주일간 티켓 판매액이 전주 대비 50% 가까이 급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된 이후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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