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문화부에서 클래식 음악을 비롯한 공연예술 전반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ksoohyun@hankyung.com
심신미약(心神微弱). 우리는 대게 이 단어를 보고 부정적 감정을 느끼기 쉽다.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이 공황장애, 조현병, 우울증, 음주 등을 이유로 감형받는 사례를 적잖이 봐와서다. 도대체 심신미약이 무엇이기에 이를 판단하고 형을 줄여주는 제도가 사회에 필요한 것일까. 또 진실로 마음이나 정신 장애를 지닌 사람과 죗값을 줄이기 위해 거짓말하는 사람을 도대체 어떻게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일까. 신간 ‘법정으로 간 정신과 의사’는 5년간 국립병무병원(치료감호소)에서 근무하며 230건 이상의 정신감정을 맡아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심신미약을 둘러싼 이러한 물음에 답을 내놓는 책이다. 형사법은 피의자의 의도를 중시한다. 사람을 죽였더라도 일부러 계획적으로 죽인 것과 실수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처벌 수위가 다르다. 심신미약은 피의자가 고의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근거가 된다. 책에서 저자는 실제 정신감정 사례들을 들어 심신미약이 법원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상세히 전한다. 가장 먼저 설명하는 것은 심신미약 판정에 대한 오해다. 흔히 사람들은 조현병에 걸렸거나, 음주로 인해 이성적 판단에 어려운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모두 심신미약으로 처리돼 감형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조현병 환자라 하더라도 사건을 일으킨 시점에 조현병 증상이 범죄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명확해야만 심신미약으로 판단될 수 있다. 술에 취해 범죄를 저지른 경우엔 정신감정 결과가 심신미약일 수도 심신건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엔 심신미약 판정이 나오더라도 감형이 이뤄지는 사례는 쉬이 찾아보기 어렵다. 음주
'세계 3대 콩쿠르' 가운데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결선에 한국인 3명이 진출했다. 26일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측에 따르면 내달 1~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결선 진출 명단(총 12명)에 바리톤 다니엘권, 베이스 정인호, 바리톤 김태한 등 한국인 3명이 포함됐다. 1937년 창설된 이 대회는 쇼팽·차이콥스키 콩쿠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콩쿠르로 꼽힌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바이올린 피아노 성악 작곡 첼로 부문 등에서 번갈아 가며 열린다. 한국에서는 작곡가 조은화(2008년) 전민재(2009년), 소프라노 홍혜란(2011년) 황수미(2014년),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2015년), 첼리스트 최하영(2022년) 등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한편 올해 콩쿠르 심사위원으로는 소프라노 조수미도 위촉됐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음반사 워너뮤직코리아가 25일 자체 제작 프로젝트 음원 '서로 바라보기를(난민과 함께)'을 전 세계 주요 음원 사이트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음원은 난민 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음원 제작에는 작곡가 박민지와 스페인 아라갈 국제 콩쿠르 우승자인 소프라노 박미자, 미국 뉴욕 카네기홀 등지에서 리사이틀을 열어 평단의 호평을 얻은 실력파 바리톤 정경 등이 참여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국내 최대 오케스트라 음악 잔치인 ‘교향악축제’가 다음달 1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올해는 서울시립교향악단, KBS교향악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등 전국 17개 국공립 교향악단이 무대에 오른다. 1989년 시작한 이 축제는 국내 유수 오케스트라가 한곳에 모여 그간 단련한 연주 실력을 뽐내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자리다. 이번 축제의 부제는 ‘무한한 도전(Infinite Challenge)’이다. 고전주의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대편성 오케스트라 작품을 대거 선보여서다. 축제의 시작과 끝은 후기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말러의 작품으로 채워진다. 개막 공연에서는 광주시향이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을, 폐막 공연에서는 부산시향이 말러 교향곡 9번을 연주한다. 고전주의 작곡 거장이자 낭만주의 선각자라고 불리는 베토벤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16일·대전시향),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17일·서울시향) 등이 연주된다. 20세기 음악으로는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4번(8일·수원시향)과 5번(4일·인천시향),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번(17일·서울시향) 등을 선보인다.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을 기리는 무대도 마련된다. 대구시향이 20일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부천필하모닉이 21일 교향곡 1번을 들려준다. 전주시향은 14일 공연 레퍼토리 전체를 라흐마니노프 작품으로 채우는 시도에 나선다. 탄생 100주년을 맞은 현대음악의 거장 죄르지 리게티의 피아노 협주곡(9일·KBS교향악단)도 무대에 오른다. 협연자의 면면도 화려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발이 묶였던 2020~2022년과 달리 올해는 다수의 해외 협연자가 축제에 참여
국내 최대 오케스트라 음악 잔치인 ‘교향악축제’가 다음 달 1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올해는 서울시립교향악단, KBS교향악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등 전국 17개 국공립 교향악단이 무대에 오른다. 1989년 시작한 이 축제는 국내 유수 오케스트라들이 한곳에 모여 그간 단련한 연주 실력을 뽐내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자리다. 이번 축제의 부제는 ‘무한한 도전(Infinite Challenge)’이다. 고전주의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대편성 오케스트라 작품을 대거 선보여서다. 축제의 시작과 끝은 후기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말러의 작품으로 채워진다. 개막 공연에서는 광주시향이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을, 폐막 공연에서는 부산시향이 말러 교향곡 9번을 연주한다. 고전주의 작곡 거장이자 낭만주의 선각자라고 불리는 베토벤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16일·대전시향),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17일·서울시향) 등이 연주된다. 20세기 음악으로는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4번(8일·수원시향)과 5번(4일·인천시향),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번(17일·서울시향) 등을 선보인다. 라흐마니노프의 탄생 150주년을 기리는 무대도 마련된다. 대구시향이 20일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부천필하모닉이 21일 교향곡 1번을 들려준다. 전주시향은 14일 공연 레퍼토리 전체를 라흐마니노프 작품으로 채우는 시도에 나선다. 탄생 100주년을 맞은 현대음악의 거장 죄르지 리게티의 피아노 협주곡(9일·KBS교향악단)도 무대에 오른다. 협연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발이 묶였던 2020~2022년과 달리 올해는 다수의 해외 협연자들이 축제
소프라노 조수미(사진)가 ‘세계 3대 콩쿠르’ 가운데 하나인 퀸엘리자베스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22일 소속사 SMI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조수미는 2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막한 퀸엘리자베스콩쿠르에서 성악 부문을 심사한다. 1937년 창설된 이 대회는 쇼팽·차이콥스키콩쿠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콩쿠르로 꼽힌다. 퀸엘리자베스콩쿠르는 바이올린 피아노 성악 작곡 첼로 부문 등에서 번갈아 가며 열린다. 한국에서는 작곡가 조은화(2008년) 전민재(2009년), 소프라노 홍혜란(2011년) 황수미(2014년),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2015년), 첼리스트 최하영(2022년) 등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조수미는 성악 부문 3대 국제 콩쿠르로 불리는 BBC 카디프싱어오브더월드(2017년), 퀸소냐콩쿠르(2019년), 퀸엘리자베스콩쿠르(2023년)에서 모두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그는 “세계적인 음악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콩쿠르인 만큼 공정하게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퀸엘리자베스콩쿠르의 성악 부문 본선 진출자는 64명이다. 이 중 18명이 한국 출신으로 알려졌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소프라노 조수미가 ‘세계 3대 콩쿠르’ 가운데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22일 소속사 SMI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조수미는 2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막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성악 부문을 심사한다. 1937년 창설된 이 대회는 쇼팽·차이콥스키 콩쿠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콩쿠르로 꼽힌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바이올린·피아노·성악·작곡·첼로 부문 등에서 번갈아 가면서 열린다. 한국에서는 작곡가 조은화(2008년)·전민재(2009년), 소프라노 홍혜란(2011년)·황수미(2014년),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2015년), 첼리스트 최하영(2022년) 등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로써 조수미는 성악 부문 3대 국제 콩쿠르로 불리는 BBC 카디프싱어오브더월드(2017년), 퀸소냐콩쿠르(2019년), 퀸엘리자베스콩쿠르(2023년)에서 모두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조수미는 "세계적인 음악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중요한 콩쿠르인 만큼 공정하게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성악 부문 본선 진출자는 총 64명이다. 이 중 18명이 한국 출신으로 알려졌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지난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미국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56)이 서울시립교향악단(지휘 마르쿠스 슈텐츠)과의 협연 무대에 등장하자 공연장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조슈아 벨의 공연에서는 연주 전부터 청중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것이 이례적인 장면이 아니다. 일단 클래식 애호가라면 그의 이름과 얼굴이 선명히 자리 잡은 음반들을 모를 수 없어서다. 미국 그래미상, 영국 그라모폰상, 독일 에코클래식상 등 국제적 권위의 음반상을 휩쓴 인물이 바로 조슈아 벨이다. 2000년 미국 주간지 피플이 선정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에 오를 만한 수려한 외모는 덤이다. 이날 조슈아 벨이 선보인 첫 작품은 쇼송의 ‘시(詩)’였다. 관능적인 분위기를 지닌 단일 악곡으로 벨이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 중 가장 아름다운 곡”이라고 말한 작품. 그는 악기에 활을 대는 순간부터 유리알 같은 맑은 음색과 섬세한 보잉(활 긋기)으로 작품 특유의 애수 젖은 서정을 펼쳐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 없이 홀로 선율을 이어가는 독주 구간에서는 속도, 길이 등 활의 움직임을 정교하게 조율하면서 긴장감을 키워냈다. 가벼운 왼손 터치와 부드러운 보잉으로 매끄럽게 선율을 처리하다가도 한순간 현에 가하는 장력을 더하면서 격정적인 악상을 표현해내는 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다음 곡은 화려한 기교와 비장한 선율로 유명한 비외탕의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이었다. 벨은 연주 초반부터 선명한 음색과 강렬한 터치로 비외탕 특유의 역동성을 살려냈다. 단숨에 저음에서 고음으로 선율의 방향을 끌어가는 추진력은 열정적인 악상을 뿜어내기에 충분했다. 그의 진가(眞價)는
전 세계에서 6억 권 넘게 팔리며 성경 이후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해리포터 시리즈’는 12개 출판사에서 출간을 거절당했다. 1986년 세워진 영국 런던의 블룸즈버리 퍼블리싱은 마침 어린이책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던 차였기에 해리포터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었다. 블룸즈버리가 없었다면 해리포터는 작가 조앤 롤링의 책장에서 운명을 다했을지도 모른다. 클래식 음악에서도 제대로 된 안목이 없어서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할 뻔한 작품들이 있다. 세계 무대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도 그중 하나다. 차이콥스키가 낳은 걸작으로 도입부의 선율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하다. 코미디 배우들이 좌절하는 척하면서 우스꽝스럽게 땅바닥에 쓰러질 때 자주 나오기 때문이다. ‘빰빰빰빰(파 레♭ 도 시♭).’ 호른이 비장한 소리를 내면 피아노 연주가 시작된다.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둘러싼 일화는 187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크리스마스이브는 차이콥스키에게 특별했다. 작곡에 대한 열의를 불태우며 완성한 첫 번째 피아노 협주곡을 음악적 동반자이자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였던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에게 처음 선보이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차이콥스키는 이 곡을 루빈스타인에게 헌정하고 초연을 의뢰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차이콥스키의 계획은 루빈스타인이 입을 여는 순간 산산이 조각나고 말았다. 루빈스타인이 비난에 가까운 악평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하찮고 흔해 빠진 곡인 데다 다른 사람의 작품을 베낀 흔적까지 보인다. 한두 페이지 정도만 쓸 만하고, 나머지는 찢어버리는 것이 좋겠다.” 차이콥스키는 심한 모욕감에 자리를
오케스트라의 광활한 협연도, 피아노의 명료한 연주도 없이 단 하나의 악기로 작품 세계를 온전히 표현해내야 하는 무반주(無伴奏)곡. 이 장르에서는 일단 한번 시작하면 연주자의 치부가 숨을 공간이란 없다. 아주 미세한 기교의 실수부터 어색한 표현, 불분명한 악상 변화까지 모든 빈틈이 모습을 드러낸다. 보통의 연주자들은 웬만한 실력과 확신 없이는 무반주곡을 무대에 올리는 일을 자처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공연 전체를 무반주곡 레퍼토리로 채웠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36)이 지난 16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무반주곡 향연을 펼쳤다. 다섯 살 때 독일 함부르크심포니 협연으로 세계 무대에 데뷔한 그는 2010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국제바이올린콩쿠르에서 우승한 실력파 연주자. 브레멘필하모닉, 도이치캄머필하모닉, 애틀랜타심포니 등 해외 유수 악단과 호흡하며 국제 무대에서 활약 중인 그가 리사이틀을 연다는 소식에 평일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은 인파로 북적였다. 오후 8시. 당찬 발걸음으로 등장한 클라라 주미 강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바이올린을 어깨에 올렸다. 1부는 바이올린의 온갖 기교와 표현이 녹아있어 ‘바이올린의 성서’로 불리는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로 채워졌다. 첫 곡은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 1번. 그는 시작부터 특유의 깔끔한 음색과 섬세한 보잉(활 긋기)으로 성스러우면서도 서정적인 작품의 매력을 드러냈다. 현에 가하는 장력, 보잉과 비브라토 속도 등을 예민하게 조절하면서 자칫하면 단조롭게 들릴 수 있는 선율에 풍부한 색채를 덧입혀 소리를 냈다. 그러자 바흐 특유의 정제된 아름다움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탄생 150주년을 기리는 무대가 온다. 오는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공연 ‘더 로망스(The Romance)'다. 2011년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소프라노 서선영과 한국인 바리톤 최초로 독일 베를린 도이체오퍼 극장에서 주역으로 활동한 이동환, 2005년 에피날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준우승을 거머쥔 피아니스트 한상일이 무대에 올라 라흐마니노프의 가곡, 독주곡 등을 들려준다. 이번 공연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전주곡 2번으로 문을 연다. 마치 오페라 서곡을 연상케 하는 피아노 연주가 끝나면 라흐마니노프가 동료 성악가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작곡한 7개의 로망스 모음집 중 7개의 작품 번호(Op. 4·8·14·21·26·34·38)에 속한 가곡의 향연이 펼쳐진다. 공연은 라흐마니노프의 첫 번째 오페라 ‘알레코’ 중 유명 아리아 ‘알레코의 카바티나’ 무대로 끝을 맺는다. ‘더 로망스’는 공연기획사 인아츠프로덕션이 마련한 '라흐마니노프 시리즈' 중 두 번째 무대다. 지난 4월에는 피아니스트 조재혁과 정한빈이 참여한 라흐마니노프 시리즈의 첫 공연 '투 피아노즈(Two Pianos)’를 열어 호평을 얻은 바 있다. 오는 9월 1일에는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라흐마니노프 시리즈의 마지막 공연 ‘트리오 인(Trio In)’으로 청중과 만난다. 이 공연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첼리스트 송영훈,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라흐마니노프의 ‘애가’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섬세한 표현과 화려한 기교로 40여 년간 최정상의 자리를 지킨 바이올리니스트. 미국 그래미상, 영국 그라모폰상, 독일 에코클래식상 등 세계적 권위의 음반상을 휩쓴 연주자. 모두 미국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56·사진)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다. 세계 최고 바이올린 연주자로 꼽히는 벨이 5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18~1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시립교향악단(마르쿠스 슈텐츠 지휘)과의 협연 데뷔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에서 쇼송의 ‘시(詩)’와 비외탕 바이올린 협주곡 5번 등을 들려준다. 벨은 지난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평생을 음악가로 살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무대에 올라 연주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얼마나 특별한 시간인지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기를 극복한 인류가 비로소 함께 생활하며 느끼는 특별한 감정과 에너지를 음악을 통해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선보이는 작품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비외탕의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은 마치 작은 오페라 같아요. 느린 악장은 정제된 아리아 선율을 떠올리게 하죠. 서정적인 선율과 극적인 전개, 강렬한 감정이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쇼송의 ‘시’는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 중 가장 아름다운 곡이라고 생각해요. 쇼송이 바이올리니스트 이자이를 위해 작곡한 곡인데, 나의 스승 요제프 긴골드가 이자이의 제자였다는 걸 곱씹어보면 마치 기나긴 인연의 끈으로 묶여있는 듯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곡이에요.” 벨은 음악적 도전을 즐기는 바이올리니스트로도 유명하다. 존 코릴리아노, 베자드 란즈바란 등 현대음
섬세한 표현과 화려한 기교로 40여 년간 최정상의 자리를 지킨 바이올리니스트. 미국 그래미상, 영국 그라모폰상, 독일 에코 클래식상 등 세계적 권위의 음반상을 휩쓴 연주자. 모두 미국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56·사진)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세계 최고 바이올린 연주자로 꼽히는 벨이 5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오는 18~1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시립교향악단(마르쿠스 슈텐츠 지휘)과의 협연 데뷔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에서 쇼송의 ‘시(詩)’와 비외탕 바이올린 협주곡 5번 등을 들려준다. 조슈아 벨은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평생을 음악가로 살았지만, 팬데믹 이후 무대에 올라 연주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얼마나 특별한 시간인지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기를 극복한 인류가 비로소 함께 생활하며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정과 에너지를 음악을 통해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작품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비외탕의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은 마치 작은 오페라 같아요. 느린 악장은 정제된 아리아 선율을 떠올리게 하죠. 서정적인 선율과 극적인 전개, 강렬한 감정이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쇼송의 ‘시’는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 중 가장 아름다운 곡이라 생각해요. 쇼송이 바이올리니스트 이자이를 위해 작곡한 곡인데 나의 스승 요제프 긴골드가 이자이의 제자였다는 걸 곱씹어보면, 마치 기나긴 인연의 끈으로 묶여있는 듯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곡이에요.” 벨은 음악적 도전을 즐기는 바이올리니스트로도 유명하다. 존 코릴리아노, 베자드 란즈바란 등
세계적인 현악 사중주단 에머슨스트링콰르텟이 한국에서도 고별 공연을 연다. 에머슨스트링콰르텟은 올해 47년간의 활동을 접고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공식 은퇴에 앞서 내한하는 에머슨스트링콰르텟은 25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연주한 뒤 26일 대전예술의전당,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28일 부천아트센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에머슨스트링콰르텟은 1976년 미국 줄리아드음대 재학 중이던 네 명의 연주자가 결성한 현악 사중주단이다. 애초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드러커·필립 세처, 비올리스트 길레르모 피게로아 주니어, 첼리스트 에릭 윌슨으로 구성됐으나 활동 중에 비올리스트와 첼리스트가 로런스 더튼, 폴 왓킨스로 각각 교체됐다. 에머슨스트링콰르텟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인 실력으로 국제적인 권위의 음반상을 휩쓸었다. 미국 그래미상 9회, 영국 그라모폰상 3회를 비롯해 미국 최고 음악가에게 주는 에이버리 피셔상을 실내악단 최초로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실내악단 반열에 올랐다. 에머슨스트링콰르텟은 이번 내한 공연에서 퍼셀의 ‘샤콘느’(브리튼 편곡 버전)와 모차르트의 현악 사중주, 하이든의 현악 사중주, 베토벤의 현악 사중주 8번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현역 바이올리니스트 가운데 세계 클래식 음악계가 첫손에 꼽는 연주자가 있다. “그의 연주는 대담하고 권위가 있으며 눈부시게 아름답다”고 뉴욕타임스(NYT)가 극찬한 인물.미국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1979~)이다. 도이치그라모폰(DG), 데카, 소니 등 굴지의 레이블을 통해 20여 장의 음반을 남긴 그는 세계적 권위의 그래미상을 세 차례 받았다. 힐러리 한의 이름 앞에 ‘바이올린 여제(女帝)’란 수식어가 붙은 이유다.그는 열 살 때 미국 명문 커티스음악원에 입학하면서 신동 소리를 들었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유수 악단과 협연하며 세계 무대에서 활약했다.완벽한 기교와 정교한 작품 해석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는 그는 2021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상을 받으며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미국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영국 런던 위그모어 홀의 상주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힐러리 한이 오는 3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리사이틀 무대에 오른다. 그는 이날 피아니스트 안드레아스 해플리거와 함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과 10번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20여 년 전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이끌고 국내 최초로 말러 교향곡 전곡을 무대에 올리며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 ‘말러 신드롬’을 일으킨 마에스트로가 있다. 4년(1999~2003년)에 걸친 집요한 도전, 음악에 대한 깊은 통찰과 강력한 리더십, 쉽사리 꺾이지 않는 끈기로 '말러는 어렵다'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 놓은 지휘자 임헌정(70·사진)이다. 그에게는 ‘뚝심 있는 거장’이란 수식어가 으레 따라붙는다. 1988년 정단원 다섯 명이었던 부천필을 맡아 25년을 이끌면서 한국 최고 교향악단 중 하나로 키워내서다. 베토벤 교향곡, 슈만·브람스 교향곡,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연주 등 한 작곡가의 작품 세계를 파고드는 고집으로 수많은 명연을 남겼다. 그런 그가 자신의 대표 레퍼토리인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을 들고 청중과 만난다. 5월 2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경아르떼 더클래식 2023’ 다섯 번째 공연에서 한경아르떼필하모닉(소프라노 황수미·메조소프라노 이아경 협연)과 호흡을 맞춘다. 그가 한경아르떼필의 지휘봉을 잡는 건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지난 11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 본사에서 만난 임헌정은 한결같았다. 기자가 인사를 건네자, 그제야 악보에서 눈을 뗐다. “이번 공연에 제 나름의 목표를 세웠어요. '새로운 말러의 세계를 펼쳐내겠다'는 거죠. 나이가 들다 보니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소리 모티브 하나, 리듬 처리 하나, 음색 표현 하나까지, 예전엔 몰랐던 게 보여요. 말러가 왜 ‘최고의 것은 음표 안에 없다’고 말했는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말러 교향곡 2번은 말러가 평생 천착했던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을 담은 곡이다. 임
세계적인 현악 사중주단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이 한국에서 고별 공연을 연다.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은 올해 47년간의 활동을 접고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공식 은퇴에 앞서 내한하는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은 5월 25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연주한 뒤 26일 대전예술의전당,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28일 부천아트센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에머슨스트링콰르텟은 1976년 미국 줄리아드음대 재학 중이던 네 명의 연주자가 결성한 현악 사중주단이다. 애초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드러커·필립 세처, 비올리스트 길레르모 피게로아 주니어, 첼리스트 에릭 윌슨으로 구성됐으나 활동 중에 비올리스트와 첼리스트가 로런스 더튼, 폴 왓킨스로 각각 교체됐다.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인 실력으로 국제적인 권위의 음반상을 휩쓸었다. 미국 그래미상 9회, 영국 그라모폰상 3회를 비롯해 미국 최고 음악가에게 주는 에이버리 피셔상을 실내악단 최초로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실내악단 반열에 올랐다.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은 이번 내한 공연에서 퍼셀의 ‘샤콘느(브리튼 편곡 버전)’와 모차르트의 현악 사중주, 하이든의 현악 사중주, 베토벤의 현악 사중주 8번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정신과 의사였던 배경 때문인지 그의 음악은 논리적이고 응집력이 강하다. 마치 작품에 진단을 내리는 듯한 깊은 통찰력이 돋보인다.”미국 뉴욕타임스(NYT)가 격찬한 ‘고(古)음악의 거장’ 필리프 헤레베허(76·사진)가 한국을 찾는다. 그가 세계적 역사주의 악단인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하는 것은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역사주의 악단이란 특정 작곡가의 작품을 그 시대에 사용하던 악기와 연주법으로 들려주는 오케스트라를 뜻한다.1991년 프랑스에서 샹젤리제 오케스트라를 창단한 헤레베허는 현재 예술감독 겸 수석지휘자로 악단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오는 1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0일 부천 중동 부천아트센터 무대에 올라 모차르트 교향곡 41번 ‘주피터’와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들려준다.내한 공연을 앞두고 한국경제신문과 서면으로 만난 헤레베허는 “모차르트 ‘주피터’ 교향곡과 베토벤 ‘영웅’ 교향곡은 계몽주의 정신과 희망, 고난과 시련을 딛고 일어서는 인간의 승리를 담고 있다”며 “팬데믹 이후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 오늘날 세계인들에게 그 어떤 것보다 절실한 메시지”라고 했다.“‘주피터’는 모차르트가 수많은 오페라를 작곡하며 발전시킨 극적인 요소와 대위법, 푸가 등의 작곡법을 집대성한 작품이에요. ‘영웅’은 베토벤의 대위법이 발전하는 과정을 발견할 수 있는 곡이죠. 제가 분석한 두 작품의 매력을 그 시대의 소리로 온전히 전하고 싶습니다.”벨기에 출신인 헤레베허는 정신과 의사로 활동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의사 아버지와 음악가 어머니의
지난 7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올해 18회를 맞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폐막 공연 ‘8중주 오딧세이’를 마지막으로 13일간 이어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공연의 레퍼토리는 국내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8중주 편성의 대규모 실내악 작품으로 채워졌다. 올해 축제 주제인 ‘다다익선(多多益善)’의 의미에 가장 가까이 맞닿아있는 무대로 끝을 맺은 셈이다. 오후 2시. 호르니스트 에르베 줄랭의 짧은 ‘알프호른’(알프스 지역 목동들이 불던 원뿔형의 긴 관악기) 팡파레 연주로 문을 연 공연의 첫 실내악 작품은 요아힘 라프의 '현악 8중주'.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을 필두로 조가현·양정윤·안희전(바이올린), 김상진·서수민(비올라), 강승민·이상은(첼로)의 연주였다. 유럽 등지에서도 근래에야 조명한 생소한 작품을 국내 청중에게 선보인다는 취지는 좋았다. 다만 전체적인 호흡에서 매끄럽지 않은 면들이 드러났고 각 악곡의 악상이 다소 흐릿하게 전달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예민한 리듬 표현과 강렬한 악상이 살아나야 하는 1악장에서는 제1바이올린을 중심으로 소리가 하나로 모이지 못하고 여러 갈래로 흩어지면서 산만한 인상을 남겼고, 2악장 스케르초(빠른 3박자로 익살스러움을 표현하는 악곡 형식)에서는 짧은 음형의 주제 선율이 악기별로 겹겹이 층을 이루며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부족했다. 같은 음형을 표현하는 연주법이 통일되지 않으면서 소리가 어긋나는 구간들도 여러 차례 생겨났다. 짧은 음표로 이뤄진 악구를 빠르게 연주해야 하는 4악장에서는 각 악기가 다른 속도로 질주하면서 리듬이 엉키거나 선율 간격이 벌어지는 순간들이 더러 있었다. 첫 무대의 아쉬움
2021년 이탈리아 볼차노에서 열린 세계적 권위의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클래식 음악계를 놀라게 한 연주자가 있다. 탁월한 기교, 압도적인 힘과 집중력으로 우승과 함께 작곡가 부조니 작품 연주상, 실내악 연주상, 타타로니 재단상, 기량 발전상 등 4개 부문 특별상을 휩쓸며 대회 5관왕 기록을 세운 피아니스트 박재홍(1999~)이다. 다른 전공생에 비해 다소 늦은 아홉 살에 피아노를 시작한 박재홍은 한국예술영재교육원,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피아니스트 김대진을 사사했다. 2014년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데뷔한 박재홍은 2015년 미국 클리블랜드 국제 영 아티스트 콩쿠르 1위, 2016년 미국 지나 바카우어 국제 영 아티스트 콩쿠르 1위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이후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미국 유타 심포니 오케스트라, 이탈리아 포메리지 무지칼리 오케스트라 등 해외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박재홍이 오는 11~12일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의 협연자로 나선다. 그는 이날 독일 출신 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으로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정신과 의사로서의 배경 때문인지 그의 음악은 논리적이고 응집력이 강하다. 마치 작품에 진단을 내리는 듯한 깊은 통찰력이 돋보인다.” 뉴욕타임스(NYT)가 격찬한 ‘고(古)음악의 거장’ 필리프 헤레베허(76)가 한국을 찾는다. 그가 세계적 역사주의 악단인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하는 건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역사주의 악단이란 특정 작곡가의 작품을 그 시대에 사용되던 악기와 연주법으로 들려주는 오케스트라를 뜻한다. 1991년 프랑스에서 샹젤리제 오케스트라를 창단한 헤레베허는 현재 예술감독 겸 수석지휘자로 악단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오는 1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0일 부천 중동 부천아트센터 무대에 올라 모차르트 교향곡 41번 ‘주피터’와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들려준다. 3일 한국경제신문과 서면으로 만난 헤레베허는 “모차르트 ‘주피터’ 교향곡과 베토벤 ‘영웅’ 교향곡은 계몽주의 정신과 희망, 고난과 시련을 딛고 일어서는 인간의 승리를 담고 있다”며 “팬데믹 이후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 오늘날 세계인들에게 그 어떤 것보다 절실한 메시지”라고 했다. “‘주피터’는 모차르트가 수많은 오페라를 작곡하며 발전시킨 극적인 요소와 대위법, 푸가 등의 작곡법이 집대성된 작품이에요. ‘영웅’은 베토벤의 대위법이 발전하는 과정을 발견할 수 있는 곡이죠. 제가 분석한 두 작품의 매력을 그 시대의 소리로 온전히 전하고 싶어요.” 벨기에 출신인 헤레베허는 정신과 의사로 활동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의사였던 아버지와 음악가였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그는 의대 재학 중인 1970년 역사주의 합창단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를 창
국내에선 좀처럼 들어보기 힘든 덴마크 음악의 정취(情趣)를 맛볼 수 있는 자리였다. 격렬한 악상과 극적인 표현, 치밀한 구조 속에서 배어 나오는 입체적인 연주는 마치 새로운 세계를 마주한 것 같은 신선함과 덴마크 음악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지난 3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덴마크 출신 토마스 다우스고르(사진)의 지휘로 막을 연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 ‘불멸’ 얘기다. 공연 시작 20분 전부터 콘서트홀은 악단 단원들의 연습 소리로 가득 찼다. 홀 전체가 쩌렁쩌렁하게 울리도록 맹연습하는 모습에서 루에드 랑고르의 교향곡 4번 ‘낙엽’이 한국에서 처음 연주되는 무대란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오후 5시가 되자 무대에 오른 지휘자 다우스고르는 기다렸다는 듯 빠르게 손을 들어 올렸다. 그는 현악기의 트레몰로(한 음을 빠르게 되풀이하는 연주) 진행과 웅장한 울림, 강렬한 터치로 이뤄진 관악기의 진행을 긴밀하게 조율하면서 작품 특유의 변화무쌍한 악상을 살려냈다. 섬세한 지휘에 응답하듯 각 악기군의 선율 또한 한쪽으로 엉겨 붙지 않고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예민하게 움직였다. 한계는 있었다. 악단조차 작품이 생소했던 탓인지 통일된 소리와 방향성보다는 악보에 명시된 내용을 충실히 수행하는 데 그친다는 인상을 남겼다. 각 악기군이 선율을 주고받으며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일정하지 않았고, 파트별로 악상이 맞물리며 고조되는 에너지도 다소 모자란 느낌이었다. 아쉬움은 러시아 피아니즘의 계승자 알렉세이 볼로딘의 협연으로 메워졌다. 그가 연주한 곡은 ‘비르투오소(기교가 뛰어난 연주자) 피아니스트’의 대명사라고 불리는 리스트의 첫 번째 피아노 협주곡
루에드 랑고르와 카를 닐센(덴마크 작곡가). 국내에선 좀처럼 들어보기 힘든 덴마크 음악의 정취(情趣)를 맛볼 수 있는 자리였다. 격렬한 악상과 극적인 표현, 치밀한 구조 속에서 배어 나온 입체적인 연주는 마치 새로운 세계를 마주한 것 같은 신선함과 덴마크 음악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4월 3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덴마크 출신의 지휘자 토마스 다우스고르의 지휘로 막을 연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 ‘불멸’ 얘기다. 공연 시작 20분 전부터 콘서트홀은 악단 단원들의 연습 소리로 가득 찼다. 연주 직전까지 전체 홀이 쩌렁쩌렁하게 울리도록 맹연습하는 모습에서 랑고르의 교향곡 4번 ‘낙엽’이 한국에서 처음 올려지는 무대란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오후 5시가 되자 환한 미소를 머금고 무대에 오른 지휘자 다우스고르는 기다렸다는 듯 빠르게 손을 들어 올렸다. 다우스고르는 긴장감을 유발하는 현악기의 트레몰로(한 음을 빠르게 되풀이하는 연주) 진행과 웅장한 울림, 강렬한 터치로 이뤄진 관악기의 진행을 긴밀하게 조율하면서 작품 특유의 변화무쌍한 악상을 살려냈다. 섬세한 지휘에 응답하듯 각 악기군의 선율 또한 한쪽으로 엉겨 붙지 않고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예민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한계는 있었다. 악단조차 작품이 생소했던 탓인지 통일된 소리와 방향성보다는 악보에 명시된 내용을 충실히 수행하는 데 그친다는 인상을 남겼다. 각 악기군이 선율을 주고받으며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일정하지 않았고, 파트별로 악상이 맞물리며 고조되는 에너지도 다소 모자란 느낌이었다. 아쉬움은 협연자로 나선 러시아 피아니즘의 계승자 알렉세이 볼로딘의 연주로 메
샹젤리제 오케스트라가 2017년 이후 6년 만에 내한 공연을 연다. 오는 1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한 뒤, 20일 부천시 중동 부천아트센터에서 청중과 만난다. 샹젤리제 오케스트라는 '고(古)음악의 대가' 필리프 헤레베허가 1991년 프랑스에서 창단한 악단이다. 현존하는 대표적인 역사주의 오케스트라로 음악이 작곡된 당시의 악기를 이용해 공연 레퍼토리를 연주하는 게 특징이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이 악단의 예술감독 겸 수석지휘자인 필립 헤레베허가 지휘봉을 잡는다. 벨기에인인 헤레베허는 정신과 의사 출신 지휘자다. 의대 재학 중인 1970년 역사주의 합창단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를 창단하며 본격적으로 지휘자의 길로 들어섰다. 한국에서는 소프라노 임선혜를 발탁한 지휘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헤레베허는 철저한 작품 분석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완성도 높은 연주를 선보이는 지휘자로 유명하다. 뉴욕타임스는 그의 지휘에 대해 “정신과 의사로서의 배경 때문인지 헤레베허의 연주는 논리적이고 응집력이 강하다"며 "작품에 흡사 진단을 내리는 듯한 통찰력이 돋보인다”는 호평을 남긴 바 있다. 헤레베허가 이끄는 샹젤리제 오케스트라는 이번 내한 공연에서 모차르트 교향곡 41번 '주피터'와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들려준다. 헤레베허는 "한국을 생각하면 젊은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와 열정으로 가득 찼던 공연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른다"며 "관객들의 신선한 기운과 오케스트라가 발산하는 에너지가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매우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그 역시 평범한 인간에 불과했군. 이제 그놈 또한 인간의 권리를 짓밟고 자신의 야망만 채우는 폭군이 되겠군.” 1804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황제로 즉위하자 베토벤은 자신의 악보 표지를 찢어버리며 이렇게 소리쳤다. ‘보나파르트’라는 문구가 선명히 적힌 그의 세 번째 교향곡 표지는 그렇게 바닥에 던져져 한참을 나뒹군 뒤에야 비로소 움직임을 멈췄다. 부조리한 세상을 변화시킬 영웅이라 믿었던 보나파르트에 대한 베토벤의 존경심이 무너져내리는 순간이었다. 그렇다. 애초에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에로이카)은 보나파르트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쓰인 작품이었다. 지독한 공화주의자로 유명했던 베토벤은 프랑스 혁명의 계승자를 자처한 보나파르트가 군주제에 맞서 유럽의 민중에게 자유와 평등을 가져다줄 인물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랬던 그가 자신의 손으로 왕관을 머리 위에 올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베토벤은 크게 좌절했다. 그 즉시 자신의 곡에서 보나파르트의 흔적을 지워버린 베토벤은 이후 작품의 새 제목으로 ‘영웅’이란 문구를 적어넣었다. 특정 개인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할 만한, 시대를 초월할 만한 이상적인 존재에게 이 곡을 바치겠다는 의미였다. 현재는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이라고 하면 ‘운명’ ‘합창’ 교향곡에 비견할 만한 걸작으로 여겨지지만, 1805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초연할 당시에는 작품에 대한 반응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당시 청중이 느끼기엔 너무나 난해하고도 생소한 형태의 음악이었기 때문이다. 우선 작품의 연주 시간이 그 시대 평균 교향곡 길이의 두 배에 달하는 50분이라는 점에서 부담스럽다는 평이 많았다. 인간이 느끼는
2006년 유럽 최고 권위의 클래식 음악 축제인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공연이 끝나자 끊임없는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극찬의 주인공은 ‘21세기 최고의 소프라노’를 거론할 때 첫손에 꼽히는 성악가 디아나 담라우(52·사진)였다. 그는 절정의 고음과 기교를 요구하는 ‘밤의 여왕’ 아리아를 완벽히 소화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지구촌 정상의 콜로라투라 소프라노(화려한 음형·복잡한 장식음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소프라노)라는 평가를 받으며 세계 오페라 무대를 제패한 담라우가 6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5월 18일 서울 잠실동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오페라의 왕과 여왕들’ 공연에 오르기 위해서다. 공연에서는 2부에 걸쳐 모두 14곡이 소개되며 담라우는 4곡을 혼자 부른다. 로시니 오페라 ‘세미라미데’ 중 ‘아름답고 매혹적인 꽃’, 도니체티 오페라 ‘안나 볼레나’ 중 ‘아무도 나의 슬픔을 들여다보지 못해’ 등 카바티나와 아리아들을 들려준다. 모두 여왕의 역할에서 쓰인 노래다.담라우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왕관에서 비롯되는 화려함과 외로움, 그 안에 담긴 아픔과 영혼을 노래하는 데서 큰 의미를 느낀다”며 “왕과 여왕의 이야기를 담은 아름다운 음악으로 청중에게 마법 같은 순간과 황홀한 기쁨을, 때로는 깊은 감정과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무대를 선사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사회적 지위는 높을지언정 그들도 사소한 감정이나 지극히 평범하고도 사적인 문제들로 끊임없이 고민하는 한 인간일 뿐이란 점에서 우리와 다를 바 없다고 봤어요.
2020년 히트곡 ‘범 내려온다’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밴드 이날치의 보컬(소리꾼) 안이호(44·왼쪽)가 판소리 무대로 돌아온다. 국립창극단이 다음달 6~7일 서울 장충단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올리는 ‘절창(絶唱) Ⅲ’ 무대에서 소리꾼 이광복(국립창극단 단원)과 호흡을 맞춘다. 연극 ‘월화’ ‘올모스트 메인’ 등으로 이름을 알린 이치민이 연출을 맡는다.절창은 아주 뛰어난 소리라는 뜻이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가 당대 최고 명창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무대로 39년간 명맥을 지켜오고 있다면, ‘절창’은 20~40대 젊은 소리꾼들이 펼쳐내는 신선한 음색과 작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마주할 수 있는 공연이다.이번 무대 역시 독특하다.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물에 몸을 던진 심청의 ‘효(孝)’와 병든 용왕을 살리기 위해 뭍으로 가는 별주부의 ‘충(忠)’을 과감히 버린다. 타인을 위한 희생이 아니라 자신의 자유를 찾아가는 참신한 내용의 판소리 ‘수궁가’와 ‘심청가’를 선보인다.공연을 앞두고 국립극장 대본연습실에서 만난 안이호는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중요한 가치의 형태도 매일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에 중시된 가치에 갇히지 않고도 판소리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온전히 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작품은 주어진 것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다음’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했다.이어 그는 ‘절창’에 담긴 또 다른 의미를 설명하며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밝히기도 했다. “절창이란 단어
피아니스트 박진형(27)이 22일(현지시간) 스페인 하엔에서 폐막한 제64회 프레미오 하엔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박진형은 이날 실내악 특별상까지 받으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이로써 박진형은 1위 상금 2만유로(약 2917만원)와 특별상 상금 8000유로(약 1166만원)를 받게 됐다. 프레미오 하엔 콩쿠르에서 한국인 피아니스트가 우승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2018년 김홍기가 1위에 오른 바 있다.이 콩쿠르는 스페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피아노 경연 대회다. 1953년 '프레미오 클럽 알피노'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1955년 국제 피아노 콩쿠르로 확대됐다. 32세 이하의 젊은 피아니스트를 대상으로 매년 열린다. 역대 우승자로는 보리스 블로흐(러시아), 하비에르 페리아네스(스페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러시아) 등이 있다.박진형은 금호영재 출신 피아니스트로, 2016년 프라하 봄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한국인 피아니스트로는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7년 슬로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연세대 음대를 졸업한 그는 현재 하노버 국립음대(아리에 바르디 사사)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박진형은 "오랜 시간 유학 생활을 이어오며 여러 성패의 순간들을 겪은 덕분에 이번 콩쿠르에서는 대회 결과보다 연주하는 순간에 더욱 집중하는 음악을 선보일 수 있었다"며 "편안한 마음으로 준비한 곡을 자연스럽게 연주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창단 10주년을 맞은 실내악단 '디 앙상블'이 오는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제16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바이올리니스트 정원순, 바이올리니스트 이혜정, 비올리스트 김성은, 첼리스트 이숙정, 피아니스트 강지은이 로베르트 슈만과 세자르 프랑크의 실내악 작품을 들려준다.이번 공연은 슈만의 현악 4중주 1번으로 문을 연다. 고전적인 형식 안에서 슈만의 자유로운 정신세계가 표현된 곡이다. 슈만은 이 작품을 작곡할 당시 하이든·모차르트·베토벤의 실내악 작품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부에서 연주되는 곡은 프랑크의 피아노 5중주다. 그의 독자적인 음악성과 명료한 악상 표현이 두드러지는 곡이다. 이 작품은 그가 사망한 이후 프랑스 음악사에 길이 남을 주요작으로 인정받고 있다.'해석 있는 연주'를 지향하는 디 앙상블은 인간의 다양한 본성을 탐구하는 종합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실내악단이다. 2021년에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 인류가 경험하는 상실감과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회복 의지에 주목해 ‘상실과 회복’을 주제로 연주를 선보였고, 지난해에는 ‘화해와 치유’를 주제로 드보르자크, 글라주노프, 아렌스키 등의 작품을 조명해 호평을 얻었다.이번 창단 10주년 기념 음악회에서는 피아니스트 김용배(전 예술의전당 사장)가 함께 무대에 올라 작품에 대한 해설을 더할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1868년 요하네스 브람스 지휘로 세기의 대작 ‘독일 레퀴엠’을 초연한 전설의 악단이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불과 1주일 전에 독일 현지 관객들로부터 호평받은 ‘브람스’ 레퍼토리를 들고서다.200년 전통의 독일 명문 악단 브레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오는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연다. 이번 무대에는 독일에서 함께 공연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28)과 첼리스트 문태국(29)이 올라 브람스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을 선보인다. 2015년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로는 최초로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임지영과 2014년 파블로 카살스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를 차지한 문태국은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젊은 연주자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인물들이다.17일(현지시간) 독일 브레멘주 디 글로케 홀에서 브레멘 필과 협연 무대를 한 임지영과 문태국은 연주 직후 전화 인터뷰에서 “브레멘 필의 연주는 마치 ‘브람스가 원한 소리와 연주는 바로 이런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악단의 연주에서 뿜어져 나오는 브람스 작품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은 놀라울 정도”라고 했다.임지영이 “이 악단은 어떤 음도 억지로 꾸며내지 않으며 이들의 음색은 그 자체로 단단하고 웅장하다”고 하자 문태국은 “브레멘 필은 브람스의 언어를 어떤 악단보다 명확히 표현할 줄 안다. 소리로 귀를 때리는 음악이 아니라 피부에 스며들듯이 다가오는 음악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두 연주자는 브레멘 필 음악감독 마르코 레토냐(61)에 대해 “연주자에게 확신을 주는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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