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문화부에서 클래식 음악을 비롯한 공연예술 전반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ksoohyun@hankyung.com
‘노래하는 인문학자’로 잘 알려진 영국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58·사진)가 슈베르트 레퍼토리를 들고 한국 청중과 만난다. 다음달 3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 무대에서다. 보스트리지의 내한 공연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이번 공연에서 보스트리지는 피아니스트 줄리어스 드레이크와 함께 슈베르트 대표 연가곡 ‘겨울 나그네’ 전곡을 차례로 들려줄 예정이다. 이 작품은 실연당한 한 청년의 겨울 여행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울하고도 절망적인 심경을 내포한 서정적 선율이 특징이다. 보스트리지는 명실상부 슈베르트 스페셜리스트로 통한다. 2004년, 2019년 각각 발매한 ‘겨울 나그네’ 음반은 오랜 기간 전 세계 클래식 애호가에게 사랑받는 명반으로 꼽힌다. 하이페리온 레이블에서 발매한 음반 슈베르트 연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로는 그라모폰 솔로 보컬상을 받았다. 그는 2016년 작품의 예술적 성격과 역사적 의미를 조명한 서적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집필해 클래식 음악계에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기기도 했다. 보스트리지에게는 ‘노래하는 인문학자’, ‘박사 테너’란 수식이 따라다닌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에서 각각 철학과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은 데 따른 것이다. 대학 강의와 연구 활동을 하던 중 성악가의 길에 도전한 그는 1993년 29세의 나이에 영국 위그모어홀에서 데뷔한 후 주요 음반상을 석권하며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35·사진)이 세계적인 클래식 매니지먼트사인 인터무지카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고 공연기획사 빈체로가 24일 밝혔다.1981년 영국에서 설립된 인터무지카는 클래식 아티스트 전문 매니지먼트사다. 바이올리니스트 르노 카퓌송·레오니다스 카바코스·미도리·제임스 에네스와 피아니스트 유자 왕·리처드 구드·알렉상드르 캉토로프,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등 정상급 연주자들이 대거 소속돼 있다. 한국인 연주자로는 바리톤 김기훈,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테너 백석종이 회사와 인연을 맺고 있다.주미 강은 2010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콩쿠르 우승, 일본 센다이 콩쿠르 1위를 차지하며 실력을 입증한 바이올리니스트다. 지난해 국내에서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전곡,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전국 투어를 마친 그는 다음 달 파보 예르비가 지휘하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의 내한 공연에서 협연자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거장의 연주는 남달랐다. 피아니스트 마리아 조앙 피레스(78·사진)는 지난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첫 내한 독주회에서 유려한 선율 표현과 세밀한 음색 조절로 자신의 이름값을 다시 한번 증명해냈다. 만 4세 때부터 독주회 무대에 오는 그가 70여년 세월을 녹여낸 연주는 원숙함의 결정체였다. 청중의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무대에 등장한 피레스는 짧게 인사하고는 곧바로 건반에 손을 올렸다. 첫 곡은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3번. 그의 특기인 가벼운 터치가 시작부터 귀를 사로잡았다. 모든 음이 튀지 않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청아하면서도 명료한 음색이 여름날 짧은 휴가로 마음에 안식을 얻던 슈베르트의 심경을 대변하듯 어울렸다. 뛰어난 해석 역량도 빛을 발했다. 이 작품에는 당시 슈베르트가 만난 소녀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담겨있는데, 그는 특유의 따뜻한 음색으로 순수한 소리와 서정적인 선율을 구현해냈다. 셈여림 변화를 이끌 때도 실력은 돋보였다. 갑작스럽거나 부자연스러운 것 하나 없이 소리 크기가 달라졌는데, 이는 선율의 흐름에 따라 손이 맞춰 움직이며 만들어낸 결과였다. 피레스의 소리는 전체적으로 큰 편이 아니었는데, 작은 소리에 모든 표현이 온전히 담기면서 오히려 청중의 집중력을 이끌어냈다. 각 음표의 길이나 느낌을 약간씩 다르게 연출한 것은 작곡 당시 고정된 형식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슈베르트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됐다.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에서는 동양을 연상시키는 5음계 선율을 신비스럽고도 오묘한 음색으로 들려줬다. 모든 음이 그의 손가락 안에서 유려하게 움직였다. 피레스의 연주는 피아노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세종문화회관 주최 사회공헌 프로그램 '천원의 행복' 무대에 오른다. 세종문화회관은 다음달 4일 오후 3시 대극장에서 '천원의 행복' 15주년 기념 특별 공연 '조수미 콘서트'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서울시 홍보대사로 활동해 온 조수미는 이번 공연에 무상 출연한다. 공연 또한 전석 무료 초대 형태로 진행된다. 세종문화회관은 서울시 약자와의동행 추진단과 협업해 자립 준비 청년, 보육원 어린이, 장애인, 학교 밖 청소년, 한부모가정, 탈북자, 노숙인 등 3000여명을 이번 무대에 초대할 예정이다.이날 조수미와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과의 동요 협연 공연도 진행된다. 무대에는 최영선 지휘의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테너 장주훈, 크로스오버 테너 크리스 영, 해금 연주자 나리 등도 출연할 계획이다.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에요. 1830년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격동의 시대를 살아간 젊은 예술가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원작에 충실한 사실적인 무대와 극중 인물의 속마음까지 끌어낸 연출로 영화나 뮤지컬보다 더 생동감 넘치는 ‘라 보엠’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토스카’ ‘나비부인’과 함께 푸치니의 3대 오페라로 꼽히는 ‘라 보엠’(국립오페라단 제작)을 다음달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리는 연출가 김숙영(52·사진)은 22일 “작품의 배경인 파리 라탄 지구의 다락방이나 모무스 카페 등을 온전히 표현하기 위해 원작 소설을 비롯한 관련 문헌 수십 권을 찾아 읽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9년 연출한 ‘나비부인’으로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을 받은 중견 연출가 김숙영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고등학생 때는 화가의 꿈을 품고 미술을 전공했지만 정작 대학은 한양대 성악과로 진학했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뒤 오페라·뮤지컬 연출 석사학위(애리조나주립대)를 받았고 귀국해서는 한양대에서 연극영화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김숙영은 “모든 것은 예술과 미에 대한 넘치는 호기심에서 시작됐다”며 “종합예술인 오페라를 연출하는 데 다양한 전공을 거친 게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라 보엠’은 앙리 뮈르제의 소설 을 바탕으로 작곡된 전 4막 오페라다. 파리 라탄 지구에 사는 로돌포와 미미, 마르첼로와 무제타의 극적인 연애담이 펼쳐진다. 이번 ‘라 보엠’ 공연의 특징은 1막과 2막, 3막과 4막 사이에 원작에 없는 팬터마임 극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배우 백승환이 자막에 뜨는 ‘로돌포의 일기
조성진, 임윤찬에 앞서 일찍이 세계무대에서 ‘K클래식’의 저력을 입증한 피아니스트가 있다. 2000년 독일 에틀링겐 청소년 국제콩쿠르 우승을 시작으로 2002년 이탈리아 비오티 국제콩쿠르에서 1위, 2011년 세계 3대 콩쿠르인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2위에 오른 손열음(36·사진)이 주인공이다. 2018년부터는 정명화·정경화 자매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일정에 빈틈을 찾기 힘든 손열음이 직접 기획한 연말 공연으로 청중과 만난다. 다음달 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손열음의 커튼콜’에서다.그는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연주가 끝나고 관객의 박수에 호응하기 위해 다시 무대로 나가는 ‘커튼콜’은 연주자가 페르소나를 벗고 자신의 본모습으로 청중과 마주하는 순간”이라며 “관객에게 더 가깝고, 덜 형식적인 커튼콜 같은 공연을 구상했다”고 말했다.‘손열음의 커튼콜’은 2017년과 2018년,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네 번째다. 이번 공연에서 손열음은 르쾨의 ‘피아노를 위한 세 개의 작품’과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 드보르자크의 ‘피아노 사중주 2번’,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5번’, 코른골트의 오페라 ‘죽음의 도시’ 중 ‘마리에타의 노래’, 수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네 개의 작품’ 등을 들려준다.드보르자크 곡은 김재영(바이올린), 이한나(비올라), 이정란(첼로)과 함께 연주하고, 코른골트 곡과 수크 곡은 서울시향 악장을 지낸 스베틀린 루세브(바이올린)와 호흡을 맞춘다.이 가운데 르쾨의 작품과 코
“오르간의 저음이 흘러나오고, 마침내 그 카랑카랑한 바이올린의 절규가 쏟아졌다. 그날 우리는 술 한잔 걸치지 않은 맨정신으로 말 한마디 없이 울 수 있었고, 그럼으로써 이 곡이 ‘세상에서 제일 슬픈 곡’이라는 점을 긍정한 셈이 되었다.” -음악 평론가 조희창, 바이올리니스트 야샤 하이페츠 연주 비탈리 '샤콘' 음반 해설지 中 일부철학자 애덤 스미스는 《도덕 감정론》에서 인간을 타인에게 공감하는 사회적 존재라고 정의하면서, 타인의 감성과 자신의 감정을 같이 느끼는 것이 행복의 뿌리라고 주장했습니다. 사회에서 공감이 사라지거나 부족해질 때 고통이 생겨난다고도 덧붙였죠.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하는 것이 공감 능력이며 이것이 바로 작동할 때 병들지 않는 사회가 자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어쩌면 당연해 보이는 이 주장은 감정까지도 빠르게 휘발하길 강요받는 오늘날 좀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제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슬픔과 고통에 마치 유통기한이 있는 듯 행동하는 사람들 속에서 공감 능력은 잠깐의 애도와 권태로 사라져버리기 때문입니다.인간이 겪는 단장(斷腸)의 슬픔을 애절한 선율로 담아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이라 불리는 작품 비탈리의 ‘샤콘’을 이 시점에 조명하고자 하는 이유입니다. 65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 사태, 수십만명의 사상자가 잇따르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하루에도 수십번씩 자식을 잃은 아픔에 속앓이하고 부모의 부재에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의 아픔이 잊혀가는 오늘, 작품이 전하는 울림의 깊이는 이전과 다를 것입니다. 무거운 분위기 속 극단적 고통을 그대로 옮겨적
피아니스트 김다솔이 자신만의 연주 노트를 들고 청중과 만난다. 다음 달 8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리는 '피아니스트의 노트' 시리즈의 올해 마지막 무대에서다.금호아트홀이 기획한 이번 시리즈는 유명 피아노 연주자가 자신에게 음악적 원천이 되는 작품을 직접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5월 피아니스트 박종해에 이어 7월에는 피아니스트 문지영이 시리즈 연주자로 무대에 올랐다. 김다솔은 이번 무대에서 총 3개의 레퍼토리를 들려줄 예정이다. 1부에서는 슈만의 마지막 작품인 '유령 변주곡'과 '피아노 소나타 3번'을 연주한다. 2부에서는 쇼팽 '4개의 스케르초' 연주가 이어진다. 김다솔은 “처음으로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작품을 나누고자 했던 소중한 기억을 떠올리며 무대를 준비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청중과 소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다솔은 열여섯 살에 일본 나고야 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로 국내 클래식 음악계에 눈도장을 찍었다. 2011년 독일 뮌헨 ARD 국제음악콩쿠르에서 3위, 2012년 스위스 게자 안다 국제콩쿠르에서 2위에 오른 김다솔은 유럽 무대를 중심으로 활발히 무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프랑스 출신의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오귀스탱 뒤메이가 2006년 이후 16년 만에 내한 공연을 연다. 오는 2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리사이틀 무대에서다.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나탄 밀스타인과 아르투르 그뤼미오의 제자로 탄탄한 기본기, 섬세한 음악성을 갖춘 그는 전 세계 무대에서 명불허전 ‘명연주자’로 통한다. 음반 녹음 중이던 그의 연주에 세계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바로 베를린 필하모닉에 뒤메이를 초청한 것은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유명 일화 중 하나다. 현재 뒤메이는 세계적 권위의 비에니아프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독일 작품 연주에 능통한 것으로 잘 알려진 뒤메이는 이번 공연에서 베토벤, 모차르트, 슈만의 작품을 들고 청중과 만난다. 여기에 자국 작곡가 프랑크의 곡을 더했다. 1부에서는 ‘베토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타나 1번’을 시작으로 ‘모차르트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8번’을 연주한다. 2부에서는 ’슈만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번‘과 ’프랑크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감상할 수 있다.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이고르 레비트(35)는 ‘요즘 잘나가는 피아니스트’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 대상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로 좁히면 그의 이름값은 더 높아진다. ‘현존하는 최고의 베토벤 전문가’가 그의 별칭이니까. 실제 레비트는 베토벤 곡으로 오푸스 클래식상은 물론 저명한 클래식 음악잡지 ‘도이치 그라모폰’이 선정한 ‘올해의 아티스트상’까지 거머쥐었다.그런 그가 베토벤 작품을 들고 한국 무대에 오르니,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레비트의 첫 내한 독주회는 지난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첫 곡은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부제로 두는 베토벤 소나타 17번이었다.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약하게 흘러나오는 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그의 이름 앞에 왜 ‘베토벤 전문가’란 수식어가 붙었는지 곧바로 알게 된다.압권은 1악장에서 저음 파트는 무겁게, 고음 부분은 빠른 터치로 명료하게 연주한 대목이었다. 어두운 운명에서 벗어나려는 처절한 몸부림을 얼마나 적절하게 표현했는지, 마치 영화나 연극을 볼 때처럼 긴장했다. 3악장은 ‘출제자의 의도’대로 연주했다. 주선율에 힘을 주면서도 이를 꾸미는 주변음은 아주 가볍게 치면서 선율을 조화롭게 연주했다. 그 덕분에 베토벤의 작곡 의도가 그대로 청중에게 전달되는 느낌이었다.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레비트의 손은 조금씩 급해졌다. 소나타 8번 ‘비창’부터였다. 베토벤이 처음으로 자신의 소나타에 표제를 붙인 이 곡의 관건은 ‘처연한 선율을 얼마나 잘 살리느냐’에 달렸다. 하지만 빠른 손놀림 탓에 처연해야 할 선율이 음미할 새도 없이 귀를 스쳐 지나
서울문화재단은 1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2022 서울예술인 NFT(대체불가토큰)' 제작 발표회를 열고 30명의 NFT 작품을 발표했다. 서울예술인 NFT 사업은 서울문화재단이 순수 공연예술 분야 NFT 제작과 유통 전 과정을 지원해 디지털 환경 내 예술인의 자생력을 키우는 프로그램이다.이번 NFT 작품 제작 인원은 △연극 산울림(극단·임영웅 연출), 김남언, 김명곤, 남명렬, 박정자, 윤상화, 이혜연 △무용 김용걸, 김재덕, 김지영, 고블린파티(무용단·지경민), 블랙토(무용단·이루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무용단·장경민), 툇마루(무용단·이동하), 차진엽 △전통 민은경, 박경소, 박다울, 방지원, 유홍, 이광수, 하윤주, 공명(단체) △음악 강순미, 김동현, 김상진, 박종훈, 서선영, 연광철, 이범주 등이다. 예술가들은 각자의 콘셉트를 기획해 이를 영상·모션그래픽·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형태의 NFT 작품으로 제작했다. 제작된 NFT 30종은 오는 18일부터 서울문화재단과 제휴를 맺은 NFT 플랫폼 메타갤럭시아를 통해 각 50개씩 순차적으로 발행된다. 최소한의 플랫폼 수수료를 제외한 판매 수익은 전액 예술인에게 전달된다. 이번 사업은 국내 예술인 NFT 시장 진입을 위한 첫 공공 지원 사례다.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NFT 사업은 새로운 예술 후원 시스템이다. 지원금 중심으로 이뤄지던 사업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예술 지원 패러다임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며 "예술가의 정체성을 담아 제작한 작품인 만큼 서울예술인 NFT만의 차별화도 이룰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이달 말로 예정된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내한 공연에 또 한 번 먹구름이 드리웠다. ‘현대 음악계의 거장’ 다니엘 바렌보임(80)으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은 크리스티안 틸레만(63·사진)마저 건강이 악화하면서다. 452년 전통의 명문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독일 출신 세계적인 지휘자 틸레만의 지휘를 기대했던 클래식 팬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틸레만의 건강 회복 속도가 관건인 가운데 베를린 슈타츠카펠레가 세 번째 지휘자를 찾아야 할 수도 있다.15일 공연계에 따르면 틸레만은 어깨 질환을 이유로 17일부터 이틀간 룩셈부르크에서 열릴 계획이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의 공연에 오르지 않는다. 독일 출신 지휘자 다비트 아프캄과 러시아 출신 지휘자 투간 소키예프가 대신 지휘에 나선다. 틸레만이 건강상의 이유로 지휘를 포기하면서 오는 28일과 30일 각각 서울 롯데콘서트홀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되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와의 내한 공연 성사 여부도 불투명해졌다.당초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월드클래스’ 바렌보임과 함께 서울을 찾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바렌보임은 공연 한 달여를 앞두고 ‘심각한 신경계통 질환’을 이유로 지휘를 못 하겠다고 통보했다. 공연 주최 측인 마스트미디어는 틸레만을 새로운 지휘자로 초청했다. 상당수 클래식 팬 사이에서는 ‘전화위복’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농익은 작품 해석으로 최상의 연주를 이끄는 틸레만의 솜씨를 접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다.마스트미디어는 틸레만 지휘의 공연을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마스트미디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지휘자 교체 계획이 없고, 틸레만과 연락 과
예술가에게 ‘아버지의 후광’만큼 부담스러운 것도 없다. 한 분야의 ‘대가’가 된 아버지의 일터에 뛰어든 자식은 그를 바라보는 대중의 ‘높은 기대치’를 피할 길이 없다. 잘하는 게 당연하고 못하면 엄청난 비난이 뒤따르는, 그야말로 ‘잘해야 본전’인 게 명망 있는 예술인 2세의 운명이다.현존하는 세계 최고 지휘자로 꼽히는 다니엘 바렌보임(80)의 아들 마이클 바렌보임(37)도 그랬다. ‘다니엘 바렌보임의 피가 흐른다’는 선입견 때문일까. 지난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건음악회 무대에 오른 그의 연주 실력에 좋은 평가를 내리기는 쉽지 않았다.시작은 괜찮았다. 빨간 넥타이를 맨 바렌보임은 만면에 웃음을 띠며 무대에 올랐다. 첫 연주곡은 슈베르트의 ‘바이올린과 현을 위한 론도 A장조’. 큰 숨을 들이쉬고 활을 움직인 바렌보임의 바이올린 음색은 화려했다. 선율을 자유자재로 갖고 노는 걸 보면 다니엘 바렌보임의 아들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거기까지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소리는 굳어갔다. 고음에선 흔들렸다. 손끝에 여유가 사라지자 쭉 흘러가야 할 리듬이 끊기기도 했다. 통통 튀어야 할 스타카토 소리는 푸석한 벽을 손톱으로 긁는 소리로 들렸다. 바이올린의 ‘과속’으로 오케스트라와의 호흡이 어긋나기도 했다. 솔리스트라면, 게다가 다니엘 바렌보임의 아들이라면 콘서트홀을 뒤흔드는 카리스마가 있을 거란 기대는 이렇게 무너졌다.실망감은 다음 곡에서 어느 정도 회복됐다. 힌데미트의 ‘비올라와 현악 합주를 위한 장송곡’에서는 기대치를 넘어섰다. 이 작품은 영국 국왕 조지 5세의 서거를 애도
피아니스트 이혁(22)이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틀레극장에서 열린 ‘롱티보 콩쿠르’에서 일본 피아니스트 마사야 가메이(20)와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했다.1943년 창설된 롱티보 콩쿠르는 ‘세계 10대 콩쿠르’로 꼽히는 권위 있는 대회다. 2~3년 주기로 피아노와 바이올린, 성악 부문 우승자를 가린다. 이 콩쿠르에서 한국인 피아니스트가 우승한 건 2001년 임동혁(38) 이후 21년 만이다. 2012년에는 피아니스트 안종도(36)가 1위 없는 2위에 오른 바 있다. 신현수와 김기환은 각각 바이올린(2008년)과 베이스(2011년)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이혁은 2012년 모스크바 국제 청소년 쇼팽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는 등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2016년에는 폴란드 파데레프스키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고, 2018년에는 하마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3위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쇼팽 작품만 연주하는 프랑스 아니마토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했다.이혁은 선화예술학교 예비과정을 거쳐 2014년 러시아 모스크바 중앙 음악원에 입학했다. 그는 2016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악원에 들어가 블라디미르 옵치니코프 교수를 사사했고, 현재 파리 에콜 노르말 음악원의 마리안 리비츠키 교수 문하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다.이날 결선 무대에선 프랑수아 불랑제가 지휘하는 리퍼블리칸 가드 오케스트라와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연주했다. 상금은 2만7500유로(약 3755만원). 상금보다 더 큰 부상은 사실상의 ‘군 면제’ 혜택을 받는 것이다. 롱티보 콩쿠르는 올해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우승을 거머쥔 밴 클라이번 콩쿠르와 쇼팽 콩쿠르,
피아니스트 이혁(22·사진)이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롱티보 콩쿠르'에서 일본 피아니스트 마사야 카메이(20)와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혁은 이번 콩쿠르의 부상으로 2만7500유로(한화 약 3755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1943년 창설된 롱티보 콩쿠르는 세계 10대 콩쿠르 중 하나로 피아노와 바이올린, 성악 부문에서 3년 또는 2년 주기로 나눠 열린다. 이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는 2001년에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1위에 올랐고, 2008년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가 우승했다. 2011년에는 베이스 심기환이 1위를 차지했다.이혁은 2012년 모스크바 국제 청소년 쇼팽 콩쿠르에서 사상 최연소로 우승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쇼팽 국제콩쿠르 결선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진출했으며, 그해 12월 쇼팽 작품만 연주하는 프랑스 아니마토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했다.이혁은 선화예술학교 예비과정을 거쳐 2014년 러시아 모스크바 중앙 음악원에 입학했다. 그는 2016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악원에 들어가 블라디미르 옵치니코프 교수를 사사했고, 현재 파리 에콜 노르말 음악원의 마리안 리비츠키 교수 문하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체코 출신 안토닌 드보르자크(1841~1904)는 활력과 생기 넘치는 1890년대 미국을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을 교향곡 ‘신세계로부터’에 고스란히 담아냈어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첼로 작품으로 불리는 ‘첼로 협주곡 b단조’를 들으면 ‘음악은 국경을 초월한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의 ‘한국을 이끄는 음악가’ 시리즈6에서 지휘를 맡은 차웅(38). 오는 22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 공연을 앞두고 만난 그는 “드보르자크 특유의 호소력 짙은 선율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걸작들을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심준호 첼리스트와의 협연도 설렌다”고 말했다. 차웅 지휘자는 2017년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브장송 콩쿠르, 말러 콩쿠르와 함께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지휘 경연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유럽과 아시아 무대에서 고루 활동하고 있다. 한경아르떼필하모닉과는 지난 8월 롯데문화재단의 여름음악축제 ‘클래식 레볼루션 2022’에서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코른골트의 영화음악과 신포니에타 B장조를 지휘해 호평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드보르자크가 미국에서 지은 첼로 협주곡과 그의 마지막 교향곡인 9번을 들려준다. 협연자는 서울시향 첼로 수석을 지낸 심준호(35)다. 심준호는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거쳐 독일 에센 폴크방 국립음대에서 조영창을 사사했다. 2010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주네스 국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클래식계에서 주목받았다. 심준호는 이번 공연에서 클래식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첼로 협주곡으로 꼽히는 곡을 연주한다. 드
“모든 약점은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을 안다면 한계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가진 한계는 우리가 자신에게 부여한 것뿐입니다.”독일 출신의 호르니스트 펠릭스 클리저(31·사진)는 연주로 자신의 말을 증명했다. 지난 9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 리사이틀에서다. 두 팔 없이 태어난 클리저는 뛰어난 호른 연주로 13세에 하노버 음대 예비 학생으로 입학한 수재다. 2016년에는 독일 명문 슐레스비히 홀슈타인 음악제에서 레너드 번스타인상을 받았다. 2018년부터는 독일 뮌스터 음대에서 후학을 양성하면서 연주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클리저는 누구보다 당당한 발걸음으로 무대에 등장했다. 박수 소리에 화답하듯 옅은 미소를 지은 뒤 자리에 앉은 클리저는 구두를 벗고서 왼쪽 다리를 얼굴 위치까지 올렸다. 왼팔 대신 호른 밸브를 누르기 위해서다. 이후 고정된 지지대 위에 놓여 있는 호른에 입을 갔다 댄 그는 숨을 불어넣었다. 클리저의 첫 호른 선율은 장애 탓에 실력이 조금은 높게 평가됐을 것이란 편견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그의 연주를 감상한 뒤 의심과 호기심은 경이로움과 확신으로 변했다. 우선 호른 특유의 진하고도 풍부한 음색을 구현하는 실력이 압권이었다. 첫 연주곡 슈만의 ‘아다지오와 알레그로’에서는 시작부터 두텁고 따뜻한 호른 소리가 홀 전체를 감싸 안았다. 작품 중간중간에 나오는 고음도 시원하게 뻗어나갔다.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기 위한 강약 조절은 노련했고, 오직 입으로 제어하는 아티큘레이션도 귀에 명확하게 꽂혔다. 연주 중 클리저는 고개를 살짝씩 돌려가면서 특정 음의 독특한 색깔을 만들어냈다. 통상 호른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스승 손민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가 미국 보스턴에 있는 명문 음악대학인 뉴잉글랜드음악원(NEC)으로 자리를 옮긴다.NEC 측은 지난 4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손 교수가 내년 가을학기부터 교수진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이어 NEC는 "오늘날 가장 인기 있는 연주자이자 교육자 중 한 명인 그를 임용한 것에 엄청난 자부심을 가진다"며 "유능한 예술가인 손 교수가 피아니스트들에게 전문 지식과 통찰력을 전수하기 위해 우리 학교에 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손 교수는 NEC 홈페이지를 통해 "모교로 돌아오게 되어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곳에서 배운 선물은 내 음악 여정의 이정표로 작용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 교수는 한예종 재학 중 미국으로 건너가 NEC에서 학사, 석사,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친 바 있다. 이 학교에서 손 교수는 피아노계의 거장 러셀 셔먼을 사사했다. NEC는 시벨리우스 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첼리스트 문태국, 피아니스트 백혜선 등 한국 유명 연주자들이 수학한 학교로도 잘 알려져 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하나의 작품 안에 다양한 색깔과 캐릭터가 살아 움직여야 합니다. 연주가 단조롭게 흑백이어서는 안 되죠. 충분한 상상력을 가지고 음표 사이사이 소리까지 만들어내면서 연주하세요.”8일 서울 여의도 신영증권 본사 내 신영체임버홀. 헝가리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69·사진)는 로베르트 슈만의 ‘유모레스크’를 연주한 신창용(28)에게 이렇게 말했다. ‘바흐 스페셜리스트’ ‘베토벤 해석의 대가’라는 수식어가 붙는 명연주자 쉬프는 ‘피아니스트들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그의 손에서 펼쳐지는 연주가 너무나 깔끔하고 완벽한 데 따른 것이다. 그가 한국에 방문할 때마다 절대 잊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한국 젊은 연주자들을 위한 마스터 클래스다. 쉬프는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2008년 피아니스트 김선욱, 2011년 조성진과 만났다. 올해는 제네바·부조니 콩쿠르 우승자 문지영(27)과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 우승자 신창용이 쉬프의 지도를 받았다. 헨레 피아노 콩쿠르 대상 수상자인 이주언 군(11)도 마스터 클래스에 참가했다. 첫 연주자로 나선 신창용이 피아노에 손을 올리자 쉬프는 미동도
국립오페라단이 자코모 푸치니의 '라 보엠'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국립오페라단 창단 60주년을 기념해 다음달 1~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오페라 '라 보엠'은 프랑스 작가 앙리 뮈르제(Henri Murger)의 소설 '보헤미안 삶의 장면들(Scènes de la vie de bohème)'(1847~1849)을 기초로, 대본 작가 루이지 일리카(Luigi Illica)와 주세페 자코사(Giuseppe Giacosa)가 공동으로 대본을 집필한 작품이다. 1830년대의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은 가난하지만 자유롭게 살아가는 젊은 예술가들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젊은 연인들의 이야기를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에 녹여낸 것이 작품의 특징이다. 작곡가 푸치니는 '라 보엠'을 통해 오페라 작곡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독일계 지휘자 세바스티안 랑 레싱이 지휘하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에 국내외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해 온 성악가들이 작품을 들려준다. 주요 출연진은 소프라노 서선영 이윤경(미미 役), 테너 강요셉 신상근(로돌포 役) 등이다. 오페라 연출은 김숙영이 맡는다. 입장권 가격은 2만~15만원.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연주 중 이미 두 번 끊어진 줄을 교체했는데 다시 풀어진 현을 튜닝(조율)하기 위해 멈춘다면 연주를 망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즉흥적으로 핑거링(운지법)을 변경해 끝까지 연주했습니다.”지난 5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최종 결선 무대. 크리스티안 바스케스가 지휘하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윤이상의 첼로 협주곡을 연주하던 한재민(16·사진)의 첼로 네 번째 줄(C현)이 두 번 끊어지고 한 번 풀어졌다. 연주자로서 충분히 당황할 수 있는 순간이었지만 한재민은 의연하게 연주를 이어갔다. 뛰어난 연주력은 물론 작품을 대하는 한재민의 성숙한 태도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첼로 신동’ 한재민이 이날 폐막한 ‘2022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최다 관객 투표를 받은 자에게 주는 유네스코음악창의도시특별상과 본선 진출자 중 가장 재능이 뛰어난 한국인에게 수여하는 박성용영재특별상도 수상했다. 한재민은 우승 상금 3000만원과 특별상 상금으로 각각 200만원을 받았다.한재민은 우승 직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준비해 온 모든 곡을 온전히 연주한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며 “작품들을 깊이 고민하고 연습하면서 새롭게 배운 것이 많아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통영 출신 세계적 작곡가인 고(故) 윤이상을 기리기 위해 2003년 시작한 콩쿠르다. 국내에서 최초로 유네스코 산하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에 가입한 콩쿠르로 매년 피아노·바이올린·첼로 부문이 번갈아 열린다.한재민은 지난해 루마니아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콩쿠
첼리스트 한재민(16·사진)이 5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했다. 한재민은 이날 크리스티안 바스케스가 지휘하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TFO)과 윤이상의 첼로 협주곡을 연주했다.결선 무대에서 최다 관객 투표를 받은 자에게 주어지는 유네스코음악창의도시특별상과 본선 진출자 중 가장 재능이 뛰어난 한국인에게 주어지는 박성용영재특별상도 한재민의 차지였다. 이로써 한재민은 1위 상금 3000만원과 특별상 각각 상금 200만원을 받게 됐다.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세계적인 작곡가 고(故) 윤이상 선생을 기리기 위해 2003년 시작한 콩쿠르다. 국내에서 최초로 유네스코 산하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에 가입된 본 콩쿠르는 매년 11월 피아노·바이올린·첼로 부문이 번갈아 개최된다. 역대 입상자로는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 나레크 하크나자리안(2006·첼로), 영국 리즈 콩쿠르 우승자 소피아 굴리악(2008·피아노), 미국 밴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 임윤찬(2019·피아노) 등이 있다.클래식계가 주목하는 신예 한재민은 지난해 중학교를 2년 만에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조기 입학했다. 한재민은 2021년 15세 나이에 동유럽의 권위 있는 루마니아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콩쿠르에서 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를 비롯해 독일 도차우어 국제콩쿠르, 헝가리 다비드 포퍼 국제콩쿠르, 일본 오사카 국제콩쿠르 등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조아키노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가에타노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 주세페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등 명작 오페라의 대표 아리아들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마티네 콘서트가 열린다. 한경아르떼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오는 10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소프라노 김순영, 테너 박지민, 바리톤 강형규, 베이스바리톤 전태현 등 한국의 정상급 성악가들과 함께 오페라 아리아의 향연을 펼친다. 매달 둘째 주 목요일에 열리는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의 11월 무대다. 지휘봉은 한국의 차세대 마에스트로로 주목받는 정한결 인천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가 잡는다. 공연은 알마비바 백작이 만능 재주꾼 피가로의 도움으로 받아 사랑을 쟁취하는 이야기를 담은 희극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로 문을 연다.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이 먼저 서곡을 연주한 후 여주인공 로지나가 사랑에 빠진 기쁨을 노래하는 '방금 들린 그대 음성'(김순영), 피가로의 흥겨운 아리아 '나는 이 거리의 만물박사'(강형규), 로지나의 음악선생 바질리오가 처음 등장하면서 부르는 '험담은 미풍처럼'(전태현)을 들려준다. 이어 시골 마을에 사는 젊은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사랑의 묘약'에서 순수한 마을 청년 네모리노가 부르는 '남몰래 흐르는 눈물'(박지민)과 약장수 둘카마라의 익살 넘치는 노래 '들어봐요 들어봐요 시골 양반들'(전태현)이 연주된다. 2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오르는 오페라인 '라 트라비아타'의 하이라이트 무대로 꾸며진다. 이 작품은 화려한 파리 사교계의 주인공 비올레타와 순수한 청년 알프레도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다. 비올레타의 대표 아리아인 '이
은행 저축성예금 중 잔액이 10억원을 초과하는 고액 계좌의 규모가 역대 최대치로 불어났다. 한국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고액 자산가들까지 예금에 뭉칫돈을 맡기는 경향이 뚜렷해진 영향이다.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은행 저축성예금(정기 예·적금, 기업자유예금, 저축예금) 중 잔액이 10억원을 초과하는 계좌의 총 예금 규모는 787조91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769조7220억원) 대비 2.4%(18조1930억원)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전년 동기(716조2350억원) 대비로는 10%(71조6800억원) 늘었다. 10억원 초과 저축성예금 잔액은 2017년 말 499조1890억원에서 2018년 말 565조7940억원으로 늘었고, 2019년 말(617조9610억원)에는 600조원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증가세는 이어졌다. 10억원 초과 저축성예금 잔액은 2020년 말 676조1610억원을 기록했고, 2021년 말(769조7220억원)에는 700조원 선을 돌파했다.10억원 초과 고액 예금 계좌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9만4000계좌를 기록했다. 관련 예금 계좌 수는 지난해 6월 말 8만4000계좌, 지난해 말 8만9000계좌로 집계된 바 있다. 10억원 초과 고액 예금 계좌 수는 2017년 말 6만2000계좌, 2018년 말 6만7000계좌, 2019년 말 7만3000계좌, 2020년 말 7만9000계좌, 2021년 말 8만9000계좌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지난 6월 말 기준 10억원 초과 고액 계좌를 종류별로 살펴보면 정기예금이 528조9780억원으로 전년 말(509조8150억원) 대비 3.8% 증가했다. 기업자유예금은 같은 기간 234조7850억원에서 237조3960억원으로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저축예금은 24조4480억원에서 21조430억원으로 13.9% 줄었다.저축성예금 가운데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잔액은 6
국내 보험사들이 암 환자 대상으로 과잉 치료를 행하는 일부 요양병원을 적발해 경찰에 수사 의뢰한 것으로 파악됐다. 3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은 최근 암 환자 과잉 진료 관련 요양병원 7곳을 적발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해당 요양병원은 환자에게 암 면책 치료로 병원비 300만원 이상이 될 경우 치료비의 10% 이상을 돌려주는 리베이트를 제안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들은 환자들이 가입한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자기 부담인 공제액까지 합산한 영수증을 발행하는 불법 행위도 일삼은 것으로 전해졌다.더불어 이들 요양병원은 환자 이탈을 막기 위해 입원 치료 중임에도 외래 치료를 받은 것으로 영수증을 허위 발급하기도 했다. 실손보험의 경우 의료비 담보에 보상 기간과 제외 기간이 있다는 점을 악용한 사례다.국내 보험사들은 이번에 경찰 수사를 의뢰한 요양병원 외에도 10곳의 요양병원을 추가 점검하고 있다. 영수증 부풀리기, 입원·통원 허위 영수증 발급, 장기 입원 허위 청구, 입원 면책 기간 내 통원 치료 유도 등 혐의에서다.국내 보험사들이 일부 요양병원의 암 환자 과잉 치료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올해 들어 요양병원 의료비 지급 보험금이 월평균 53억2000만원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는 2020년 월평균(50억원), 지난해 상반기 월평균(51억4000만원)보다 증가한 수치다.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요양병원들이 암 환자 과잉 치료로 부당한 수익을 올리면 결국 보험사 실손보험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일반 고객의 보험료 인상 결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앞으로도 일부 요양병원의 불법 행위 채증
#. 2세대 표준화 실손보험 가입자라는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눈덩이처럼 빠르게 불어나는 보험료 부담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올해 실손보험 갱신 주기가 도래하면서 보험료가 기존의 2배 수준까지 오른다는 고지서를 받았다는 김씨. 높은 인상률에 실손보험료 부담을 줄일 묘책을 수소문하던 김씨는 최근 자신이 단체 실손보험과 개인 실손보험에 중복 가입된 경우라는 것을 확인하고 둘 중 하나의 보험을 정리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단체 실손보험의 경우 상대적으로 혜택이 부족하다더라', '과거에 든 실손보험을 중지할 경우 퇴직 후 시점을 기준으로 판매 중인 상품으로만 재가입이 가능해 실질적 보장 범위가 좁다더라' 등 회사 선배들의 조언에 혼란을 느낀 김씨는 어떠한 선택도 하지 못했습니다. 섣불리 하나의 보험을 중지했다가 나중에 제대로 된 보장을 받지 못할 수 있단 우려 때문이었습니다.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이란 가입자가 질병이나 상해를 이유로 병의원에서 치료받을 때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돌려받는 상품을 뜻합니다. 실손보험은 국민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비급여 고액 치료비까지 보장하죠. 보장 범위가 넓은 만큼 국내 가입자만 4000만명에 육박해 국내에선 '제2의 의료보험'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최근 경기가 악화하는 가운데 실손보험 보험료가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전체 보험료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2017년 3월 이전까지 판매된 1·2세대 실손보험 보험료는 올해 평균 16% 인상이 결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1·2세대 상품은 4년 연속 보험료가 평균 9.9% 이상 오르게 됐죠. 3·5년 주기로 보험료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던 이웃과 그 미성년자 자녀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퍼부은 60대 여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송종선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68)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A씨는 2020년 10월 1일 저녁 강원 춘천시에 위치한 자택 베란다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던 B씨와 B씨의 미성년자 아들 C씨가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있는 것을 보고 폭언을 퍼부었다. 당시 A씨는 "장애인을 낳은 X아 이사 가라", "장애인 낳고 잠이 오냐" 등의 발언을 해 B씨와 뇌병변장애를 가지고 있는 C씨 형을 모욕하는 발언을 C씨 등에게 듣게 하는 식으로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A씨는 재판 과정에서 장애인 관련 비하적인 말을 한 사실이 없고, 관련 발언을 했더라도 정서적 학대 고의가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와 목격자 진술이 대체로 일치하고 구체성을 지닌 점 등을 근거로 공소 사실을 유죄로 판단했다.송 판사는 "이 사건 범행으로 미성년자인 피해자들에게 미친 정서적 영향을 고려할 때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 A씨는 피해자 측으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여러 정상과 피고인의 나이, 성행, 범행의 경위, 범행 후 정황 등 여러 양형 조건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미국이 연내 유럽에 최신 전술핵 무기를 배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가 이같은 움직임을 향후 군사 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29일(현지시간) 자국 관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유럽에서 벌어지는 핵무기 현대화 계획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어 그루슈코 차관은 "미국은 핵무기를 현대화하고 있다. 정확성을 높이고 핵전하의 파워를 줄였다"며 "그 결과 이 무기들은 전장용 무기로 탈바꿈해 '핵 문턱'을 낮추고 있다"고 꼬집었다.그러면서 그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이미 동맹의 군사 계획에서 핵 요소를 강화하기로 했다"며 "러시아는 이러한 움직임을 향후 군사 계획에 반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앞서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26일 미국이 내년 봄으로 예정됐던 개량형 전술 핵무기 B61-12의 나토 유럽 기지 배치를 오는 12월로 앞당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수주 내로 최신 전술핵무기 수십 기가 나토 유럽 기지에 배치될 수 있다.B61-12는 0.3kt(킬로톤: 1킬로톤=TNT 폭약 1000t의 폭발력), 1.5kt, 10kt, 50kt 등 파괴력을 조정할 수 있는 핵무기다. 폭발력 조절은 물론 정밀 타격이 가능한 만큼 미국 보유 무기 중 가장 유능한 무기로 꼽힌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미국이 최신 전술핵 무기 배치 시기를 앞당긴 데 대해선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나토의 핵무기 강화 작업에 속도를 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29일 오전 8시께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판교 제2테크노밸리 내 한 오피스텔 신축공사 현장에서 60대 A씨가 차량용 리프트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청소용역업체 직원으로 알려진 A씨는 사고 당시 지하 5층 청소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A씨는 소방대원에 의해 40분 만에 지상으로 구조됐으나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돼 결국 사망했다. 사고 현장은 지하 5층에서부터 지상 10층까지의 규모 건물 공사 마무리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경찰 관계자는 "지하에 사람이 있는 줄 모르고 리프트를 내리던 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여부 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더불어민주당이 29일 내년 예산안 심사에서 현 정부가 삭감한 일부 민생 관련 예산을 복구하겠다고 피력했다.이경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권은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초부자 감세를 밀어붙여 민생 예산을 10조원이나 삭감했다"며 "지역화폐, 공공임대주택 등 정부가 삭제한 예산을 낱낱이 찾아내겠다"고 말했다.이어 이 부대변인은 "윤석열 정부는 '사회적 약자를 선별해 지원하는 복지가 진짜 복지'라고 하지만, 겨우 몇 푼 남겨놓은 서민 예산을 '약자 복지'라고 자랑하는 것은 비정한 복지"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예산 등 민생과 관련 없는 예산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삭감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이 부대변인은 "대통령실 이전 및 위법한 시행령과 연계된 사업에 낭비되는 혈세를 찾아 삭감할 것"이라며 "민생예산, 민생법안 처리가 민주당의 1순위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기자를 구독하려면
로그인하세요.
김수현 기자를 더 이상
구독하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