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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현 기자
    김수현 기자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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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신문 문화부에서 클래식 음악을 비롯한 공연예술 전반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ksoohyun@hankyung.com

  • "바흐 무반주는 구약·신약 성서와 같다"는 23세의 로자코비치

    2016년 15세의 나이로 세계적인 명문 음반사인 도이치그라모폰(DG)의 최연소 전속 아티스트로 발탁되면서 유럽 클래식 음악계를 놀라게 한 바이올리니스트가 있다. 스웨덴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로자코비치(23)다. 로자코비치는 아홉 살 때 블라디미르 스피바코프 지휘의 모스크바 비르투오소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면서 ‘바이올린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젊은 연주자 중 한명이다. 미국 뉴욕 카네기홀,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 영국 BBC 프롬스 같은 세계 정상급 무대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치르면서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엘리트의 길을 걷고 있다. 발레리 게르기예프, 클라우스 메켈레,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등 지휘 거장들이 거듭 찾는 솔리스트로도 유명하다.‘유럽 바이올린계의 신성(新星)’으로 불리는 로자코비치가 한국을 찾는다. 9월 10일 경기 부천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바이올린 리사이틀에서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 1번, 바흐의 무반주 파르티타 3번과 2번 등을 차례로 들려준다. 내한을 앞두고 <아르떼>와 만난 그는 “바흐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는 ‘바이올린의 구약·신약성서’와도 같은 작품”이라고 했다. 로자코비치는 이어 “바흐가 악보에 써낸 모든 선율은 너무나 신비롭기에 연주할 때면 완전히 다른 시공간으로 연결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며 “마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이 강렬한 경험을 청중에게도 생생히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파르티타 3번에선 엄청난 환희와 빛나는 에너지를, 소나타 1번에선 오르간의 기묘한 음색을 초월하는 신성한 분위기를, 파르티

    2024.08.29 08:54
  • 정경화부터 카바코스까지…가을밤 울리는 '현의 거장들'

    다음달 거물급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연달아 한국을 찾는다. ‘현 위의 마녀’로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76)를 비롯해 ‘현의 이론가’로 꼽히는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58),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통하는 그리스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57), 프랑스 출신 ‘바이올린 거장’ 르노 카퓌송(48) 등이 그 주인공이다.카퓌송은 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스위스 로잔챔버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에서 솔리스트 겸 지휘자로 무대에 오른다. 그는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등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와 연달아 협연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바이올리니스트다. 카퓌송은 이번 공연에서 첼리스트 한재민, 피아니스트 이진상과 함께 베토벤 삼중 협주곡 등을 연주한다.정경화는 6일 예술의전당에서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듀오 리사이틀을 연다. 1967년 국제적 권위의 레벤트리트 콩쿠르에서 이스라엘 출신 바이올린 거장 핀커스 주커만과 공동 우승을 차지한 정경화는 세계 정상의 반열에 오른 최초의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다. 그는 이번 리사이틀에서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3번,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등을 들려준다.테츨라프는 5일(예술의전당)과 6일(서울 롯데콘서트홀)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춘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현존하는 음악가 중 가장 뛰어나고 탐구적인 아티스트 중 하나”라고 극찬한 연주자이자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위그모어홀 등이 상주 음악가로 선택한 바이올리니스트다. 그는 이번 서울시향 공연(지휘 한누 린투)에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카바코스는 11일 롯데콘서트홀 여름 음악제 &l

    2024.08.27 18:28
  • [이 아침의 피아니스트] 무결점 테크닉·섬세한 표현력 갖춘 베아트리체 라나

    “맹렬한 테크닉과 음악적 지성을 겸비한 피아니스트.”이탈리아 출신 피아니스트 베아트리체 라나(1993년생·사진)를 두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남긴 찬사다. 라나는 섬세한 표현과 결점을 찾아보기 힘든 테크닉, 탁월한 작품 해석으로 정평이 난 연주자다.네 살 때 피아노를 시작한 라나는 2011년 캐나다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3년 미국 밴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준우승하며 다시 한번 주목받은 그는 베를린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헤바우오케스트라(RCO), 뉴욕 필하모닉 등 세계 최정상급 악단과 협연하면서 명성을 쌓았다.워너클래식스와 전속 계약을 맺은 라나는 2015년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 오케스트라와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녹음한 음반으로 유명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의 ‘에디터스 초이스’, BBC 뮤직 매거진의 ‘올해의 신인상’ 등을 차지했다. 2017년 발표한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녹음 음반으로는 그라모폰으로부터 ‘올해의 젊은 아티스트상’을 받았다.라나는 오는 10월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멘델스존, 브람스, 라벨 등의 작품을 들려줄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2024.08.27 18:17
  • 정경화부터 테츨라프·카바코스까지…'현의 거장들' 줄줄이 무대 오른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기쁨은 바이올린에서 왔다는 걸 알고 있다.”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생전에 남긴 말이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모두 담고 있듯 맑으면서도 애절한 음색, 장대한 오케스트라의 소리까지 뚫고 나오는 강렬한 고음, 두 손의 움직임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테크닉까지. 아인슈타인이 그랬듯, 오랜 클래식 애호가 사이에서 유독 바이올린에 큰 매력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국내에서 ‘현(絃)의 정수’를 느껴보고 싶다면 다음 달이 적기다. ‘아시아의 표범’, ‘현 위의 마녀’로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76)를 비롯해 ‘현의 이론가’로 꼽히는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58),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통하는 그리스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57), 프랑스 출신의 ‘바이올린 거장’ 르노 카퓌송(48) 등 최정상급 연주자들의 무대가 줄줄이 이어진다.르노 카퓌송은 다음 달 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스위스 로잔 챔버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에서 솔리스트 겸 지휘자로 무대에 오른다. 카퓌송은 세계에서 가장 바쁜 바이올리니스트를 꼽을 때 늘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인물이다. 1997년 전설의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초청으로 구스타브 말러 청소년 오케스트라 악장을 맡으면서 이름을 알렸고,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등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와 연달아 협연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카퓌송은 이번 공연에서 첼리스트 한재민, 피아니스트 이진상과 함께 베토벤 삼중 협주곡을 연주하고,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1번

    2024.08.27 09:36
  • 문제 풀듯…오선지에 풀어나간 선율…과학도, 작곡도, 답을 찾아가는 과정

    거창한 꿈을 꾸기보단, 언제 뒤돌아봐도 스스로 떳떳한 작품을 남기는 걸 목표로 삼고 싶어요. 지쳐서 쓰러질지언정 조금의 후회도 남지 않도록요.국제화학올림피아드에 한국 대표로 출전해 은메달을 따고 서울과학고 졸업 이후 서울대 화학과를 다니던 그는 20대 초반까지 삶의 길이 명확하게 정해진 것처럼 보였다. 그러던 그는 대학교 4학년 때 문득 인생 전체를 뒤흔드는 질문에 휩싸였다.“화학을 공부할 땐 아무리 고민해도 앞으로 이걸로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더라. 그런데 음악을 할 때만큼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쉼 없이 떠올랐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작곡과 수업을 하나둘 청강하기 시작했다.”그는 곧 서울대 작곡과로 편입한 뒤 ‘작곡가의 길을 걸어도 되겠다’고 확신했다. 대학원까지 졸업한 그는 2011년 미국으로 건너가 인디애나대 음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샌디에이고주립대 교수로서 미국과 유럽 명문 악단이 끊임없이 찾는 현대음악 작곡가가 됐다. 2021년 국제적 권위의 미국 버를로우 작곡상을 받은 김택수 작곡가(44)의 이야기다.과학 영재 출신인 김 작곡가는 네 살 때부터 피아노를 접하고 일곱 살부터 바이올린을 배운 게 전부였다. 몇몇 음악 동아리 활동은 했지만 전업 음악가로서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진로를 바꾼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지금은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미국 악단이 그의 작품을 잇달아 무대에 올린다. 독일 앙상블 모데른 등 최정상급 현대음악 단체에서 작품을 위촉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그가 오랜만에 한국을 찾았다. 지난 20일 서울 서대문구 한 호텔에

    2024.08.22 17:21
  • '월클' 현대음악 작곡가 김택수 "현대인의 고독에서 영감 얻었죠"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미국 명문 악단들이 잇따라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앙상블 모데른(독일) 같은 최정상급 현대음악 단체에서 작품을 새로 위촉할 정도로 세계의 주목을 받는 한국계 작곡가가 있다. 2021년 국제적 권위의 버를로우 작곡상(Barlow Prize)의 수상자로도 선정되며 존재감을 과시한 현대음악 작곡가 김택수(44) 얘기다.그가 한국을 찾았다. 올해 7회를 맞은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에서 신곡 ‘네 대의 바이올린과 타악기를 위한 협주곡(with/out)’ 아시아 초연을 올리기 위해서다. 오는 2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엔 뉴욕 필하모닉의 악장 프랭크 황,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의 악장 데이비드 챈, 함부르크 필하모닉의 악장 다니엘 조, 몬트리올 심포니의 악장 앤드류 완 등이 참여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실내악단인 세종솔로이스츠가 김택수에게 위촉한 작품으로 지난 5월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세계 초연됐다.지난 20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호텔에서 김택수를 만났다. 그는 “이번 작품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한 건물(아파트)에 모여 살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철저히 고립되어있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은 곡”이라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전보다 많은 사람과 가깝게 연결되어 있으나 더 강한 고독감을 느끼는 현대인의 모습과 매우 닮았다고 느꼈다”고 했다. 김택수는 이번 작품에서 세 개의 악장을 통해 ‘현시대의 사회적 거리’에 대한 고찰을 담아냈다.그는 “1악장에선 군중 속에서의 고독을, 2악장에선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리는 집단과 정해진

    2024.08.22 10:50
  • 정명훈 손 끝서 펼쳐질 伊 라 페니체의 선율

    “라 페니체 오페라극장이 없는 베네치아는 영혼 없는 육체와 같다.”전설적인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생전에 남긴 말이다. 그의 얘기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탈리아 베네치아 라 페니체 오페라극장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영국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 등과 더불어 세계 정상급 극장을 선정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이다. ‘일 트로바토레’와 함께 주세페 베르디의 3대 오페라로 불리는 ‘라 트라비아타’ ‘리골레토’, 조아키노 로시니의 ‘세미라미데’ 등 세기의 명작을 초연한 오페라의 성지(聖地)로도 유명하다.23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라 페니체 오페라극장 소속 라 페니체 오케스트라가 처음 한국을 찾는다. 오는 10월 4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악단이 1853년 초연한 라 트라비아타를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들려준다. 공연의 지휘봉은 이탈리아 오페라에 대한 깊은 통찰로 정평이 난 한국의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잡는다.정명훈은 라 페니체 오케스트라와 인연이 깊은 지휘자다. 2013년 라 페니체 오페라극장의 평생음악상 수상자로 선정된 정명훈은 베르디 ‘오텔로’ ‘맥베스’, 바그너 ‘트리스탄과 이졸데’ 등 다수의 오페라 공연에서 라 페니체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췄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라 페니체 오페라극장 신년음악회를 지휘해 두터운 신뢰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공연 프로그램인 라 트라비아타는 1800년대를 배경으로 프랑스 파리 사교계의 꽃으로 불리는 화류계 여성 비올레타와 순수한 귀족 청년 알프레도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오페라다. ‘길을 잃은 여인’이란 뜻의 이 오페라는 프

    2024.08.13 18:30
  • '伊 오페라 성지' 라 페니체 오케스트라 첫 내한…정명훈 지휘

    “라 페니체 오페라극장이 없는 베네치아는 영혼 없는 육체와 같다.” 전설적인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생전에 남긴 말이다. 그의 얘기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이탈리아 베네치아 라 페니체 오페라극장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 등과 더불어 세계 정상급 극장을 선정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이다. ‘일 트로바토레’와 함께 주세페 베르디의 3대 오페라로 불리는 ‘라 트라비아타’ ‘리골레토’, 조아키노 로시니의 ‘세미라미데’ 등 세기의 명작들을 초연한 오페라의 성지(聖地)로도 유명하다. 23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라 페니체 오페라극장 소속 라 페니체 오케스트라가 처음 한국을 찾는다. 오는 10월 4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악단이 1853년 직접 초연한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들려준다. 공연의 지휘봉은 이탈리아 오페라에 대한 깊은 통찰로 정평이 난 한국의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잡는다. 정명훈은 라 페니체 오케스트라와 인연이 깊은 지휘자다. 2013년 라 페니체 오페라극장의 평생음악상 수상자로 선정된 정명훈은 베르디의 ‘오텔로’ ‘멕베스’, 바그너 ‘트리스탄과 이졸데’ 등 다수의 오페라 공연에서 라 페니체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춰왔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라 페니체 오페라극장 신년음악회를 지휘하면서 두터운 신뢰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공연의 프로그램인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는 1800년대를 배경으로 프랑스 파리 사교계의 꽃이라 불리는 화류계 여성 비올레

    2024.08.13 16:49
  • 악단을 뚫고 나오는 압도적 성량에 '브라보'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는 성악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 오르길 바라는 ‘꿈의 무대’다. 철저한 검증을 거치지 않고선 단역 자리 하나도 쉽사리 내주지 않는 콧대 높은 오페라 명가(名家)지만, 바리톤에서 테너로 전향한 지 2~3년 만에 두 극장에서 모두 주역 자리를 꿰차 세계의 주목을 받은 한국인 성악가가 있다. “그의 밝은 테너 음색은 어두운 오케스트라의 울림까지 뚫고 나갔다”(가디언) 등 외신의 극찬이 쏟아지는 세계 정상급 테너 백석종(38) 얘기다.그가 지난 11일 한국을 찾았다. 나폴리 산카를로 극장과 이스라엘심포니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인 단 에팅거, 해외 유수 악단에서 활동 중인 연주자들이 주축이 된 SAC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함께 ‘2024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폐막 공연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다. 백석종이 들려준 첫 곡은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 1막에서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가 포로가 된 적국 에티오피아 공주 아이다를 향한 사랑의 감정을 내보이는 아리아. 그는 시작부터 발군의 기량을 보여줬다. 명확한 발음과 호소력 강한 음색, 소리의 중심이 단단히 잡힌 발성, 깔끔한 고음 처리로 단숨에 청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바늘 하나 비집고 들어갈 틈도 보이지 않을 만큼 밀도 높은 소리로 장군으로서의 용맹함을 드러내다가도 돌연 몸에 있는 힘을 모두 빼고 따뜻한 음색으로 순수한 서정을 읊는 가창에서 그가 얼마나 음악적 표현 폭이 넓은 테너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다음 곡은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1막에서 화가 카바라도시가 한 여인의 초상화를 그리면서 연인 토스카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는 아리

    2024.08.12 18:45
  • 한국 빛내는 젊은 음악가들 한자리

    현대자동차 정몽구재단의 장학생 출신 젊은 음악가들이 다음달 대거 무대에 오른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온드림 아티스트 시리즈’와 ‘온드림 실내악 시리즈’ 등을 통해서다.리사이틀(독주회) 프로그램인 ‘온드림 아티스트 시리즈’엔 4명의 연주자가 참여한다. 첼리스트 허자경이 1일 첫 주자로 나선다. 2013년 브람스 국제콩쿠르, 2014년 앨리스·엘리노어 쇤펠드 국제현악콩쿠르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한 연주자다. 이번 무대에서는 야나체크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동화’, 브리튼 첼로 소나타, 프랑크 첼로 소나타 등을 연주한다.3일엔 지난해 체코 프라하 봄 국제 콩쿠르 비올라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준우승을 거머쥔 비올리스트 신경식이 무대에 오른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4번 중 ‘프렐류드’, ‘사라반드’, 브람스 비올라 소나타 2번 등을 선보인다. 4일 공연하는 피아니스트 김동영은 미국 줄리아드음대를 거쳐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수재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번, 라벨의 ‘거울’, 쇼팽 피아노 소나타 2번, 쇼팽 발라드 4번 등을 들려준다.6일 무대는 지난 6월 미국 지나 바카워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선율이 장식한다. 이번 공연에서 드뷔시의 전주곡, 프로코피예프 소나타 8번 등을 연주한다.5일엔 재단 장학생 선후배가 함께하는 ‘온드림 아티스트 스테이지’ 공연이 열린다. 신경식, 허자경과 함께 올해 독일 함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으로 임용된 플루티스트 유채연, 지난해 윤이상 국제 음악콩쿠르에서 준우승한 피아니스트 김송현, 벨기에 이자이 국제콩쿠

    2024.08.12 18:44
  • 오케스트라 뚫고 나오는 압도적 성량…"브라보" 뜨거운 함성 쏟아졌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는 성악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 오르길 바라는 ‘꿈의 무대’다. 철저한 검증을 거치지 않고선 단역 자리 하나도 쉽사리 내주지 않는 콧대 높은 오페라 명가(名家)지만, 바리톤에서 테너로 전향한 지 2~3년 만에 두 극장에서 모두 주역 자리를 꿰차 세계의 주목을 받은 한국인 성악가가 있다. “그의 칼라프(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남주인공)는 공연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뉴욕타임스)” “그의 밝은 테너 음색은 어두운 오케스트라의 울림까지 뚫고 나갔다”(가디언) 등 외신의 극찬이 쏟아지는 세계 정상급 테너 백석종(38) 얘기다. 그가 지난 11일 한국을 찾았다. 나폴리 산 카를로 극장·이스라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단 에팅거, 해외 유수 악단에서 활동 중인 연주자들이 주축이 된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함께 ‘2024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폐막 공연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다. 백석종이 들려준 첫 곡은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 1막에서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가 포로가 된 적국 에티오피아의 공주 아이다를 향한 사랑의 감정을 내보이는 아리아. 그는 시작부터 발군의 기량을 보여줬다. 명확한 발음과 호소력 강한 음색, 소리의 중심이 단단히 잡힌 발성, 깔끔한 고음 처리로 단숨에 청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바늘 하나 비집고 들어갈 틈도 보이지 않을 만큼 밀도 높 소리로 장군으로서의 용맹함을 드러내다가도 돌연 몸에 있는 힘을 모두 빼고 따뜻한 음색으로 순수한 서정을 읊는 가창에서 그가 얼마나 음악적 표현 폭이 넓은 테너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다음 곡은 푸치니

    2024.08.12 16:51
  • 세계 오페라극장 휩쓴 테너 마이클 스파이어스, 처음 한국 온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 등 세계 명문 극장에 연달아 오르며 평단의 극찬을 받아온 유명 테너 마이클 스파이어스가 처음 한국을 찾는다.오는 14일 경기 부천아트센터에서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트 마티유 포르도이와 리사이틀을 열고, 16일(롯데콘서트홀)과 17일(부천아트센터) 덴마크 코펜하겐 왕립 오페라극장 종신 단원인 베이스 고경일과 함께 콘서트를 연다.지난달 말 개막한 '제1회 메이지 국제 벨칸토 페스티벌'(MIBF 2024)의 일환이다. 이달 페스티벌에선 독일 도르트문트 오페라극장 전속 가수로 활약 중인 소프라노 이수연의 공연도 만나볼 수 있다.마이클 스파이어스는 해외 굴지의 명문 극장에서 80여 개의 역할을 맡아온 미국 출신의 최정상급 성악가다. 바리톤과 테너의 음역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인물로도 유명한 그는 2006년 이탈리아 나폴리 산카를로 극장에 데뷔하면서 이름을 알렸다.이후 성악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 서기를 원하는 로열 오페라하우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로마 오페라극장, 파리 국립 오페라극장,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 파리 오페라 코미크 극장 등에서 주역 자리를 꿰차면서 명성을 쌓아왔다. 올해는 독일의 저명한 음반상인 오푸스 클래식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스파이어스는 이번 내한 리사이틀 무대에서 베토벤의 연가곡 ‘멀리 있는 연인에게’ 전곡과 슈만 ‘춤의 노래’, 베를리오즈의 가곡집 '여름밤' 중 ‘장미의 정령’, 로시니의 작품집 ‘노년의 과오’ 중 ‘로미오’, 베르디의 ‘망명자’, 번스타인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중 ‘오늘

    2024.08.08 14:59
  • 차세대 음악가 한자리에…정몽구 재단, '온드림 시리즈' 연다

    현대자동차 정몽구 재단이 문화예술 장학생 출신의 젊은 음악가들을 위한 무대를 마련한다. 다음 달 1일, 3~6일 서울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열리는 ‘온드림 아티스트 시리즈’와 11~12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온드림 실내악 시리즈’다. 올해 ‘온드림 아티스트 시리즈’ 무대엔 첼리스트 허자경, 비올리스트 신경식, 피아니스트 김동영, 피아니스트 선율 등 한국의 차세대 연주자들이 차례로 오른다. 온드림 아티스트 출신으로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음악가들과 올해 온드림 아티스트들이 함께 연주하는 ‘온드림 아티스트 스테이지’도 마련된다. 1일 공연하는 허자경은 2013년 브람스 국제콩쿠르, 2014년 앨리스·엘리노어 쇤필드 국제현악콩쿠르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름을 알린 첼리스트다. 서울대학교 재학 중 도미해 뉴잉글랜드 음악원, 노스웨스턴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현재는 예일대학교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정몽구 재단 문화예술 인재로 선발된 건 2016년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야나체크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동화', 브리튼 첼로 소나타, 프랑크 첼로 소나타 등을 연주한다.3일 무대에 오르는 신경식은 지난해 프라하 봄 국제 콩쿠르 비올라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준우승을 차지한 실력파 비올리스트다. 2021년엔 브람스 국제콩쿠르, 2022년엔 안톤 루빈시테인 국제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2017년 재단 장학생으로 선발된 그는 현재 독일 베를린 국립예술대학교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다. 이번 공연에선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4

    2024.08.08 14:35
  • [이 아침의 성악가] 세계 오페라 명가 정복…테너 백석종

    “매우 인상적인 데뷔였다. 그의 밝은 테너 음색은 어두운 오케스트라의 울림까지 뚫고 나갔다.” 2022년 5월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에서 생상스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주역을 맡은 한국인 테너 백석종(1986년생·사진)의 무대를 두고 일간 가디언이 남긴 찬사다.이후 백석종은 같은 극장에서 세계적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의 대타로 맡은 마스카니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주역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2023년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MET)에서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 주역을 맡아 세계적 반열에 올랐다.놀라운 점은 그가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테너보다 음역이 낮은 바리톤으로 활동한 성악가라는 것. 백석종은 전주예고, 추계예대를 거쳐 미국 맨해튼음대에서 공부한 바리톤이었다. 2019년 만난 세계적 테너 이용훈의 권유로 테너로 전향한 그는 미국 로렌 자카리 오페라 콩쿠르, 이탈리아 빈체로 콩쿠르 등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그는 로열 오페라하우스, MET, 나폴리 산카를로 극장 등 세계 명문 극장 무대에 오르며 명성을 쌓았다.김수현 기자

    2024.08.07 18:07
  • [이 아침의 지휘자] 빈필·RCO가 사랑한 명장…투간 소키예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로열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등 세계 최정상급 악단들이 앞다퉈 포디엄을 내주는 러시아 출신 명지휘자가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 음악감독, 베를린 도이체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 등을 지낸 명장 투간 소키예프(1977년생·사진)다. 한국에선 2009년과 2023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을 이끈 지휘자로 유명하다.소키예프는 옛 소련의 전설적인 지휘자 일리야 무신(1903~1999)의 마지막 제자로 이름을 알렸다. 2003년 차이콥스키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을 지휘하며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 데뷔했다. 2009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처음 호흡을 맞춘 그는 이후 세계 명문 악단들을 지휘하며 명성을 쌓았다. 2020년엔 툴루즈 카피톨 국립 오케스트라와 녹음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8번 앨범(워너 클래식스 레이블)으로 프랑스 최고 음반상인 ‘디아파종 도르’를 받는 영예를 안았다.소키예프가 한국을 찾는다. 그는 오는 29~30일 서울시향 공연에서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 등을 지휘할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2024.08.06 18:01
  • "오텔로의 열등감, 괴로움, 연약함 생생히 전할 것"

    “백인 성악가 일색의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동양인으로 성공하기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이탈리아 밀라노 라스칼라 극장 데뷔 땐 분명 주역(퍼스트 캐스트)으로 캐스팅됐지만, 단순히 이탈리아인이 아니란 이유로 2주간 리허설 무대에도 오르지 못했으니까요. 그래서 오텔로의 감정을 그 누구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분명 보통의 오텔로와는 다른 ‘이용훈의 오텔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 등 국제적 권위의 오페라 명가(名家)에서 잇달아 주역 자리를 꿰차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인 테너 이용훈. 그는 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열린 베르디 오페라 ‘오텔로’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가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을 토대로 만든 이 오페라의 남자 주인공 오텔로는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시대 흑인으로 태어났으나 탁월한 무예 실력과 명석한 두뇌로 총독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의 부하인 이아고가 손수건 한 장으로 오텔로와 그의 아내 데스데모나 사이에 오해를 불러일으켜 이들을 파멸로 몰아넣는다는 내용의 비극을 담고 있다.베르디의 대표작 중 하나인 오페라 ‘오텔로’ 한국 공연이 오는 18~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세계적 연출가 키스 워너가 2017년 영국 런던 코벤트가든 로열 오페라하우스에서 올린 프로덕션을 그대로 서울로 옮겨온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테너 이용훈·테오도르 일린카이(오텔로 역), 소프라노 흐라추히 바센츠·홍주영(데스데모나 역), 바리톤 마르코 브라토냐·니콜로즈 라그

    2024.08.05 18:29
  • “오텔로의 열등감, 괴로움, 연약함 생생히 전할 것”

    “백인 성악가 일색의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동양인으로 성공하기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이탈리아 밀라노 라스칼라 극장 데뷔 땐 분명 주역(퍼스트 캐스트)으로 캐스팅됐지만, 단순히 이탈리아인이 아니란 이유로 2주간 리허설 무대에도 오르지 못했으니까요. 그래서 오텔로의 감정을 그 누구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분명 보통의 오텔로와는 다른 ‘이용훈의 오텔로’를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 등 국제적 권위의 오페라 명가(名家)에서 잇달아 주역 자리를 꿰차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인 테너 이용훈. 그는 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열린 베르디 오페라 ‘오텔로’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가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을 토대로 만든 이 오페라의 남자 주인공 오텔로는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시대 흑인으로 태어났으나 탁월한 무예 실력과 명석한 두뇌로 총독의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의 부하인 이아고가 손수건 한 장으로 오텔로와 그의 아내 데스데모나 사이에 오해를 불러일으켜 이들을 파멸로 몰아넣는다는 내용의 비극을 담고 있다.베르디의 대표작 중 하나인 오페라 ‘오텔로’ 한국 공연이 8월 18~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세계적 연출가 키스 워너가 2017년 영국 런던 코벤트가든 로열 오페라하우스에서 올린 프로덕션을 그대로 서울로 옮겨온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테너 이용훈·테오도르 일린카이(오텔로 역), 소프라노 흐라추히 바센츠·홍주영(데스데모나 역), 바리톤 마르코 브라토냐·

    2024.08.05 16:47
  • [단독 인터뷰] 존 길훌리 "임윤찬 배출한 한국, 좋은 음악가 키우는 비법 있는 듯"

    “카네기홀처럼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정말 위대한 음악가들이 거쳐 간 그런 장소들을 좋아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어릴 때부터 항상 꿈꿔왔던 ‘위그모어홀’ 무대에 꼭 서보고 싶어요.”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미국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하기 직전 해인 2021년 한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그의 얘기처럼 12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런던의 위그모어홀은 음악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 서기를 원하는 ‘꿈의 무대’다. 피아니스트 페루치오 부소니·아르투르 루빈스타인·블라디미르 드 파흐만, 바이올리니스트 외젠 이자이·요제프 요아힘 같은 전설적인 음악가들이 즐겨 찾았던 명문 공연장이 위그모어홀이다.‘실내악의 성지(聖地)’로도 불리는 위그모어홀을 20년 가까이 이끌고 있는 인물이 있다. 2005년 취임 당시 ‘세계적인 콘서트홀을 이끄는 역대 최연소(32세) 리더’로 화제를 모은 위그모어홀 예술감독 존 길훌리(51)다. 그는 최근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 사무실에서 진행한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의 음악교육 시스템엔 좋은 음악가를 키워내는 특별하고도 강력한 비법이 있는 것 같다”며 “피아니스트 조성진, 에스메 콰르텟, 노부스 콰르텟 등 세계무대에서 활동 중인 한국 연주자들은 대단한 테크닉은 물론 작품을 깊이 해석하는 통찰력까지 갖추고 있다”고 했다.그는 특히 기억에 남는 연주자로 지난해 1월 위그모어홀에서 영국 데뷔 무대를 치른 피아니스트 임윤찬을 꼽았다. 길훌리 감독은 “그는 이미 세계를 놀라게 할 만큼의 엄청난 실력을 갖추고도 한순간도 자신을 과시하지 않고, 늘 학생의 태도로

    2024.07.30 17:39
  • 금호문화재단, 임윤찬·조성진·김태한…K클래식 영재 발굴

    2015년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조성진, 2022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을 거머쥔 피아니스트 임윤찬, 2015년 파가니니 콩쿠르·2022년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 자리에 오른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세계무대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바로 금호문화재단의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데뷔한 연주자란 것이다.지난해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아시아권 남성 성악가 최초로 우승한 바리톤 김태한도 금호문화재단의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 출신. 지금까지 금호 콘서트를 통해 발굴된 음악 영재만 총 1000여 명에 이른다. 금호문화재단이 한국 클래식 음악의 ‘황금시대’를 연 주역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다.금호문화재단은 1977년 금호그룹이 2억원을 출자한 장학재단으로 출발했다. 음악 영재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건 1998년부터다. 금호문화재단은 연간 60억원의 전체 사업예산 가운데 20억원을 영재 지원 사업에 투입했다. 고(故) 박성용 회장이 직접 음악회장을 찾아 어린 연주자 한명 한명을 격려하고, 해외 명지휘자들이 내한할 때면 영재들과의 만찬 참석과 협연 약속을 받아낸 일화는 유명하다.2013년엔 금호아트홀을 통해 국내 공연장 최초로 상주 음악가 제도도 도입했다. 젊은 연주자들에게 1년간 4~5회의 공연을 직접 기획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등이 이 자리를 거쳐 갔다. 1993년부터는 금호악기은행 제도를 운영하며 문화재에 준하는 명기인 과다니니 바이올린 등을 빌려주고 있다.바이올리니스

    2024.07.24 16:14
  • "임윤찬 배출한 한국, 좋은 음악가 키워내는 특별한 비법 있는 듯"

    “카네기홀처럼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정말 위대한 음악가들이 거쳐 간 그런 장소들을 좋아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어릴 때부터 항상 꿈꿔왔던 ‘위그모어홀’ 무대에 꼭 서보고 싶어요.”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미국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하기 직전 해인 2021년 한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그의 얘기처럼 12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런던의 위그모어홀은 음악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 서기를 원하는 ‘꿈의 무대’다. 피아니스트 페루치오 부소니·아르투르 루빈스타인·블라디미르 드 파흐만, 바이올리니스트 외젠 이자이·요제프 요아힘 같은 전설적인 음악가들이 즐겨 찾았던 명문 공연장이 위그모어홀이다. ‘실내악의 성지(聖地)’로도 불리는 위그모어홀을 20년 가까이 이끌고 있는 인물이 있다. 2005년 취임 당시 ‘세계적인 콘서트홀을 이끄는 역대 최연소(32세) 리더’로 화제를 모은 위그모어홀 예술감독 존 길훌리(51)다. 그는 최근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 사무실에서 진행한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의 음악교육 시스템엔 좋은 음악가를 키워내는 특별하고도 강력한 비법이 있는 것 같다”며 “피아니스트 조성진, 에스메 콰르텟, 노부스 콰르텟 등 세계무대에서 활동 중인 한국 연주자들은 대단한 테크닉은 물론 작품을 깊이 해석하는 통찰력까지 갖추고 있다”고 했다.그는 특히 기억에 남는 연주자로 지난해 1월 위그모어홀에서 영국 데뷔 무대를 치른 피아니스트 임윤찬을 꼽았다. 길훌리 감독은 “그는 이미 세계를 놀라게 할 만큼의 엄청난 실력을 갖추고도 한순간도 자신을 과시하지 않고, 늘 학생의 태

    2024.07.24 09:10
  • [이 아침의 성악가] 해외 투란도트만 120회…세계 최정상 테너, 이용훈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 등 국제적 권위의 오페라 명가(名家)에서 잇달아 주역 자리를 꿰차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인 테너가 있다. 이 시대 가장 뛰어난 리리코 스핀토 테너(서정적인 음색과 힘 있는 소리를 겸비한 테너)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성악가 이용훈(51·사진)이다. 그는 해외에서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의 남주인공 칼라프 역만 120여 차례 맡은 실력파 테너로도 유명하다.서울대, 미국 뉴욕 매네스 음악대학에서 수학한 이용훈은 2007년 칠레 산티아고 시립극장에서 베르디 오페라 ‘돈 카를로’ 주역을 맡으면서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베를린 도이치오퍼, 빈 슈타츠오퍼, 로마 오페라극장,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등 세계 명문 극장 무대에 오르며 명성을 쌓았다.김수현 기자

    2024.07.21 18:38
  • 바이올리니스트 박규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부악장 됐다

    바이올리니스트 박규민이 450년 역사의 독일 명문 오케스트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제1 바이올린 부악장이 됐다.  19일 금호문화재단에 따르면 박규민은 오는 12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제1 바이올린 부악장으로 입단한다. 1년간의 연수 기간을 거친 후 최종 임용이 결정된다. 박규민은 “처음으로 도전해보는 오케스트라 오디션이었기에 나의 음악과 장점을 다 보여주고 오자는 편안한 마음으로 임했다”며 “큰 성과를 얻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딱딱한 분위기가 아니라 단원들 모두가 교감하는 데 집중했던 오디션이었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2012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박규민은 토머스 앤 이본 쿠퍼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베를린 막스 로스탈 국제 콩쿠르 등에서 입상한 실력파 바이올리니스트다.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등 국내외 유수 악단과 협연하면서 이름을 알려왔다. 지난해부터는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의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예원학교, 서울예고를 졸업한 그는 서울대 재학 중 미국으로 건너가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수학했다. 현재는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안티에 바이타스를 사사하고 있다. 그는 2019년부터 1740년산 도미니쿠스 몬타냐나(Dominicus Montagnana·금호문화재단 지원) 바이올린을 사용하고 있다.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펠릭스 멘델스존, 리하르트 바그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같은 거장들이 몸담았던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다. 한국인 단원으로는 제1 바이올린 종신 악장 이지윤

    2024.07.19 16:00
  • 국내 흥행 뮤지컬 대명사 '킹키부츠'가 돌아온다, 9월 7일

    미국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 무대를 장식하며 세계적 권위의 공연예술상을 등을 수상한 뮤지컬 ‘킹키부츠’가 돌아온다. 한국 초연 1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로 9월 7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막을 올린다. 201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뮤지컬 ‘킹키부츠’는 영국 노샘프턴의 신사화 공장들이 경영악화로 파산하던 시기, 한 회사가 드래그 퀸(여장 남자)을 위한 하이힐 부츠를 개발하면서 기사회생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브로드웨이의 대표 연출가 제리 미첼과 세계적인 아티스트 신디 로퍼가 실화를 토대로 한 동명 영화(2005)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 뮤지컬은 미국 공연계 최고 권위 토니 어워즈(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음악상 안무상 남우주연상 편곡상 음향디자인상 등 6관왕을 차지했고, 2016년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즈에서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 의상상 등 3관왕을 휩쓸었다.한국에선 2014년 CJ ENM이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을 선보였다. 2020년 네 번째 시즌까지 관람한 누적 관객 수는 35만명. 2022년엔 12만70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이전 시즌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다. 당시 유료 객석 점유율은 93%에 달했다.이번 시즌 한국 공연에선 배우 김호영과 이석훈, 김성규, 신재범이 폐업 위기를 맞은 신사화 공장의 초보 사장 ‘찰리’ 역을 맡는다. 세상의 편견과 억압에 당당히 맞서는 드래그 퀸 ‘롤라’ 역으로는 강력한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배우 최재림과 박은태, 강홍석, 서경수가 출연한다. 배우 김지우, 김환희, 나하나는 열정 넘치는 공장직원 ‘로렌’ 역으로, 배우

    2024.07.17 17:17
  • KBS교향악단 이끈 정명훈, 聖母의 비통을 끝없이 쏟아냈다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똑같은 단원들로 똑같은 레퍼토리를 연주해도 누가 포디엄에 오르느냐에 따라 소리의 질, 크기, 연주의 방향성까지 전부 달라진다. 단발성으로 무대에 오르는 객원 지휘자가 아니라 연간 공연 프로그램, 신입 단원, 협연자 등 악단의 음악 분야를 총괄하는 음악감독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지휘자 정명훈(71)이 KBS교향악단의 차기 음악감독으로 유력하다는 소식에 국내 클래식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1998년 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를 지낸 정명훈이 차기 음악감독으로 선임된다면 27년 만(내년 취임 예정)의 악단 복귀가 된다.지난 12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 지휘자 정명훈은 얼굴에 옅은 미소를 띤 채 천천히 무대를 걸어 나왔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는 성모 마리아의 비통한 심경을 담아낸 종교 음악인 로시니의 ‘스타바트 마테르(성모 애상)’ 연주. 정명훈이 1995년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처음 지휘할 때 선택한 작품이자 따로 음반까지 낸 각별한 곡이다. 정명훈은 첫 소절부터 작품에 대한 탁월한 해석을 보여줬다. 벨칸토 오페라의 거장인 로시니의 작품인 만큼 자칫 화려한 기교와 밝은 색채를 살리는 데 치우치게 되면 특유의 애달프면서도 엄숙한 선율의 매력이 반감되기 쉬운데, 정명훈은 악구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다루면서 경건하면서도 정적인 아름다움을 완연히 펼쳐냈다. 고음과 저음, 장음과 단음, 연결과 단절 등의 대비는 한순간도 놓치는 법이 없었다.악단과 합창단(안양시립합창단·인천시립합창단) 소리의 응집력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됐다. 중간중간 지휘자의 몸짓

    2024.07.14 17:43
  • KBS교향악단 이끈 정명훈, 聖母의 비통을 끝없이 쏟아냈다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똑같은 단원들로 똑같은 레퍼토리를 연주해도 누가 포디엄에 오르느냐에 따라 소리의 질, 크기, 연주의 방향성까지 전부 달라진다. 단발성으로 무대에 오르는 객원 지휘자가 아니라 연간 공연 프로그램, 신입 단원, 협연자 등 악단의 음악 분야를 총괄하는 음악감독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지휘자 정명훈(71)이 KBS교향악단의 차기 음악감독으로 유력하단 소식에 국내 클래식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1998년 KBS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를 지낸 정명훈이 차기 음악감독으로 선임된다면 27년 만(2025년)의 악단 복귀가 된다. 지난 12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 얼굴에 옅은 미소를 지은 채 천천히 무대를 걸어 나온 정명훈이 지휘한 첫 작품은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 4악장으로 구성된 보통의 교향곡과 달리 2악장까지만 작곡돼있지만, 형식적 균형과 음악적 완결성을 갖추고 있어 세계 3대 교향곡 중 하나로 꼽히는 명작이다. 정명훈은 시작부터 마치 악단 전체의 음향적 양감과 밀도를 개선해보겠다는 듯 음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짚어내면서 작품 고유의 서정과 매끄러운 음향을 끌어냈다. 통상적인 연주 속도보다 천천히 진행됐기에 단조로운 인상을 남기는 구간이 더러 있긴 했지만, 연주의 완성도를 떨어트릴 정도는 아니었다. 도입부를 책임지는 첼로와 콘트라베이스 선율에선 지하세계에서 무언가가 솟아나는 듯한 장엄한 분위기는 다소 옅게 표현된 대신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미지의 공간으로 서서히 스며 나오는 듯한 신비로움이 충분히 묘사됐고, 객석을 향해 길게 뻗어 나오는 목관

    2024.07.14 15:39
  • 스티븐 허프 "예술만큼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 없어요"

    영국 출신 스티븐 허프(63)는 국제적 권위의 클래식 음반상인 그라모폰상을 무려 여덟 차례 품에 안은 거장 피아니스트다. 지금까지 60장 넘는 앨범을 발표한 피아니스트인 만큼 평생 악기 연주에만 매달렸을 것이라 짐작하기 쉽지만 오히려 그는 ‘다재다능’이란 말이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예술가다. ‘40곡 이상의 작품을 써낸 현대음악 작곡가이자 개인전을 연 화가, 소설과 에세이를 펴낸 작가.’ 이 모든 수식어의 주인공이 바로 허프다. 2009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그의 이름을 ‘살아있는 박식가들’ 20인 명단에 올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허프가 13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피아노 리사이틀을 연다. 그가 한국에서 단독 리사이틀을 하는 건 2008년 후 16년 만이다. 허프는 이번 공연에서 샤미나드의 콘서트 에튀드 ‘가을’, ‘이전에’, 변주곡 A장조, ‘숲의 요정’과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b단조,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 등을 들려준다.허프는 11일 인터뷰에서 프랑스 여성 작곡가 샤미나드를 집중 조명하는 이유에 대해 “내 마음속에 오랫동안 자리한 작곡가의 특별한 작품들을 들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어릴 적 처음 손에 쥔 클래식 음반에 담긴 음악이 바로 샤미나드의 곡들이었습니다. 그의 작품엔 독특한 목소리와 솔직한 감정 표현, 훌륭한 감각이 녹아있습니다. 피아노로 그 모든 악상을 생생하게 불러낼 겁니다.”쇼팽과 리스트를 두고선 “‘내향형·외향형’이라고 축약해서 표현할 만큼 두 작곡가의 음악적 특성은 완전히 다르지만, 그렇기에 더욱 이들의 작품을 한 무대에 올리고 싶었다”고 했다. “

    2024.07.11 17:37
  • '다재다능' 스티븐 허프 "예술만큼 가슴 뛰게 하는 일 없어"

    영국 출신의 스티븐 허프(63)는 국제적 권위의 클래식 음반상인 그라모폰상을 무려 8차례 품에 안은 거장 피아니스트. 지금까지 60장 이상의 앨범을 발표한 피아니스트인 만큼 평생 악기 연주에만 매달렸을 것이라 짐작하기 쉽지만, 오히려 그는 ‘다재다능’이란 말이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예술가다. ‘40곡 이상의 작품을 써낸 현대음악 작곡가이자 개인전을 여는 화가, 소설과 에세이를 펴낸 작가.’ 이 모든 수식어의 주인공이 바로 허프라서다. 2009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그의 이름을 <총, 균, 쇠>의 저자인 인류학자 재러드 다이아몬드, 신경의학자 올리버 색스 등과 함께 ‘살아있는 박식가들’ 20인 명단에 올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허프가 오는 13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피아노 리사이틀을 연다. 그가 국내 단독 리사이틀을 갖는 건 2008년 이후 16년 만이다. 허프는 이번 공연에서 샤미나드의 피아노를 위한 콘서트 에튀드 ‘가을’, ‘이전에’, 변주곡 A장조, ‘숲의 요정’과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b단조,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 등을 들려준다.허프는 11일 인터뷰에서 프랑스 여성 작곡가 샤미나드를 집중 조명하는 이유에 대해 “내 마음속에서 오랫동안 자리한 작곡가의 특별한 작품들을 꼭 들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제가 어릴 적 처음 손에 쥐었던 클래식 음반에 담긴 음악이 바로 샤미나드의 곡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각별하죠. 샤미나드의 작품엔 그만의 독특한 목소리와 솔직한 감정 표현, 훌륭한 감각이 여실히 녹아있습니다. 피아노로 그 모든 악상을 생생하게 불러낼 겁니다.”쇼팽과 리스트를 두고선 “

    2024.07.11 14:08
  • "이제 나만의 음악 세계 자리 잡아…음악이 절실한 곳 찾아가고 싶어"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거암아트홀.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37·사진)은 잠시 숨을 고르더니 바이올린을 어깨 위로 올렸다. 활을 현에 밀착시키면서 단숨에 열정적 악상을 불러낸 그는 음 하나하나에 풍부한 색채를 덧입히면서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2악장 특유의 넘치는 에너지와 애수 어린 서정을 마음껏 쏟아냈다.한국계 독일인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3년 만에 전국 순회공연을 한다. 오는 9월 서울 부천 성남 통영 대구 함안 등에서 여섯 차례 무대에 오른다. 레퍼토리는 타르티니 바이올린 소나타 ‘악마의 트릴’,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소나타 1번, 쇼송 ‘시(詩)’,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등으로 채웠다. 공연의 1부는 ‘트릴’(두 음을 교대로 빠르게 연주하며 소리 내는 장식음), 2부는 ‘프랑스’가 키워드다.클라라 주미 강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고국인 한국에서의 연주는 언제나 특별하다”며 “청중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고 싶다”고 했다. “꿈속에서 들은 소리를 악보로 그려낸 타르티니의 트릴과 2차 세계대전 당시 느낀 현실의 공포를 그대로 담아낸 프로코피예프의 트릴을 연결해서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쇼송, 프랑크 등 프랑스 작곡가들의 곡이 담긴 2부에선 서정적인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겁니다.”최근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런던 위그모어홀 등에서 성공적인 데뷔 무대를 마친 그는 올 하반기 BBC 프롬스(재초청), 잘츠부르크 페스티벌(데뷔) 같은 굵직한 공연들도 앞두고 있다. 30대 후반을 향하는 그는 “바이올린을 오래 연주해온 덕분인지 이젠 나만의 음악 세계가 자리 잡혔

    2024.07.10 18:19
  • 클라라 주미 강 “나만의 음악 세계 자리 잡아… 선한 영향력 매일 고민”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거암아트홀. 환한 미소를 지은 채 등장한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37·사진)은 잠시 숨을 고르더니 바이올린을 어깨 위로 올렸다.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와 함께 들려준 곡은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2악장. 활을 현에 밀착시키면서 단숨에 열정적 악상을 불러낸 그는 음 하나하나에 풍부한 색채를 덧입히면서 작품 본연의 넘치는 에너지와 애수 어린 서정을 마음껏 쏟아냈다.탁월한 기교와 우아한 음색, 섬세한 표현으로 정평이 난 한국계 독일인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국내 청중과 만난다. 타르티니 바이올린 소나타 ‘악마의 트릴’,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소나타 1번, 쇼송 ‘시(詩)’,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등으로 레퍼토리를 채운 리사이틀 무대에서다. 클라라 주미 강은 9월 1일 경기 부천아트센터를 시작으로 5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6일 함안문화예술회관, 7일 성남아트리움, 8일 통영국제음악당,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등에서 전국 순회 공연을 갖는다.“안녕하세요. 바이올리니스트 강주미입니다.”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이름으로 자신을 소개한 클라라 주미 강은 “한국에서의 연주는 언제나 특별하다. 나의 고국인 만큼 (다른 나라에서보다) 청중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며 “각각의 스토리가 담겨있는 4개의 바이올린 작품을 듣고 많은 분이 위로와 용기를 얻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공연의 1부는 ‘트릴’(두 음을 교대로 빠르게 연주하며 소리 내는 장식음), 2부는 ‘프랑스’가 키워드다. “4~5살 무렵 처음 도전

    2024.07.10 07:40
  • [이 아침의 지휘자] 세계를 휘저은 명장, 한스 그라프

    2017년 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발표한 알반 베르크의 오페라 ‘보체크’ 앨범으로 미국 그래미상, 독일 에코 클래식상 등 세계적 권위의 음반상을 모조리 휩쓴 명장(明匠)이 있다. 오스트리아 출신 지휘자 한스 그라프(1949~·사진)다.그에겐 여러 개의 직함이 따라붙는다. 그라프는 싱가포르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덴마크 올보르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객원지휘자, 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명예 음악감독을 겸하고 있다. 앞서 그라프는 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 등에서 음악감독을 지냈다. 프랑코 페라라, 세르주 첼리비다케 등을 사사한 그는 1979년 칼 뵘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빈 필하모닉, 로열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등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의 포디엄에 오르면서 명성을 쌓았다. 그라프는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국립음대 명예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한스 그라프가 한국을 찾는다. 그는 오는 18일 KBS교향악단 공연에서 브루크너 교향곡 9번 등을 지휘할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2024.07.0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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