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문화부에서 클래식 음악을 비롯한 공연예술 전반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ksoohyun@hankyung.com
‘현대음악은 어렵고 난해하다.’ 일반 대중의 입에서만 나오는 말이 아니다. 원시적인 소리부터 파격적인 불협화음, 불규칙적 리듬, 복잡한 조성까지…. 실험적인 시도로 곳곳을 채운 ‘낯선 음악’이라서다. 그래서 현대음악은 무대 위에서도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다.그런 현대음악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지휘자가 있다.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서울시국악관현악단 수석객원지휘자 최수열이다. 서울 예술의전당 기획 공연 ‘최수열의 밤 9시 즈음에’에선 오직 현시대 작곡가의 작품으로 모든 레퍼토리가 채워진다. 지난해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공연인데, 청중 사이에서 호평이 이어지며 올해 다시 돌아왔다. 오는 4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공연에선 헬무트 라헨만의 ‘구에로’, 진은숙의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중 ‘퍼즐과 게임 모음곡’(소프라노 황수미 협연), ‘구갈론-거리극의 장면들’ 등을 조명한다.지휘자 최수열과 공연 협연자로 나선 소프라노 황수미는 2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현대음악은 그전에 볼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기호품”이라며 “짧은 지루함조차 스칠 새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고전·낭만주의 시대 음악을 생각하고 듣는다면 현대음악이 생경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들어보면 이전 음악에선 느낄 수 없는 신선한 감정들을 매 순간 접할 수 있을 겁니다. 희로애락 그 사이사이에 존재하는 비열함, 당황스러움, 불안함 같은 인간의 면면을요.”(최수열)최수열은 현대음악에 대한 탁월한 해석으로 세간의 관심을
‘현대음악은 어렵고 난해하다.’ 비단 일반 대중의 입에서만 나오는 말이 아니다. 골수 클래식 애호가들, 심지어 프로 연주자들 사이에서도 현대음악이라고 하면 일단 고개를 젓고 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악기의 것인지 인간의 것인지도 구분하기 어려운 원시적인 소리부터 파격적인 불협화음, 불규칙적 리듬, 특정할 수 없는 복잡한 조성까지…. 정형화된 아름다움에서 벗어나 실험적인 시도로 곳곳을 채운 ‘낯선 음악’이라서다. 그래서 현대음악은 무대 위에서도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다. 그런 현대음악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지휘자가 있다.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서울시국악관현악단 수석객원지휘자 최수열이다. 예술의전당 기획 공연 ‘최수열의 밤 9시 즈음에’에선 오직 현시대 작곡가의 작품들로 모든 레퍼토리가 채워진다. 지난해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공연인데, 청중 사이에서 호평이 이어지면서 올해 다시 돌아왔다. 오는 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공연에선 헬무트 라헨만의 ‘구에로’, 진은숙의 ‘퍼즐과 게임 모음곡(소프라노 황수미 협연)’, ‘구갈론-거리극의 장면들’ 등을 조명한다. 지휘자 최수열과 공연 협연자로 나선 소프라노 황수미는 2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현대음악은 그전에 볼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기호품이다. 짧은 지루함조차 스칠 새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고전·낭만주의 시대 음악을 생각하고 듣는다면 현대음악이 생경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들어보면 이전 음악에선 느낄 수 없었던 신선한 감정들을 매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이 지난달 26일 서울 잠실 시그니엘 서울에서 사인회를 열었다. 레이 첸은 2008년 예후디 메뉴인 국제콩쿠르, 2009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름을 알린 스타 바이올리니스트다. 레이 첸은 이날 사인회에 앞서 진행된 팬들과의 대화에서 “연주자는 작곡가와 청중 사이를 연결해주는 인물”이라며 “같은 작품이라도 연주하는 사람마다 전달하고자 하는 느낌이 모두 다르기에, 음악을 들을 때는 작품 자체에 대한 생각보단 연주자의 표현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이 최대한 편안한 상태로 온전히 음악을 즐기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레이 첸은 자신을 찾아온 어린 연주자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내가 왜 음악을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에 대한 생각을 주변에 계속 표현하는 것은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어준다”며 “학생들은 ‘연주할 때 실수하지 않을까’ 같은 걱정과 두려움을 숨기면서 자신을 괴롭히지만, 이를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고 함께 고민을 나눌 때 연주자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하게 된다”고 했다.유튜브,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는 그는 “난 영상 콘텐츠 제작이 매우 즐겁다”며 “‘클래식 음악은 정적이다’란 이미지에서 벗어나 흥미로운 시도를 해보려는 편”이라고도 했다. 레이 첸은 “어느 정도 연륜이 쌓였다고 생각하지만, 나 또한 새로운 도전을 할 때 무섭기도 하고 걱정도 많다. 그렇지
“그의 손에서 음악은 마치 살아있는 것 같다.” 연주자에게 이보다 더한 찬사가 있을까. 국제적 권위의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극찬한 주인공은 대만계 호주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35). 그의 바이올린 연주를 들어보면 무슨 얘기인지 알 수 있다. 레이 첸은 결점 없는 기교와 섬세한 표현으로 2008년 예후디 메뉴인 국제콩쿠르, 2009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한 스타 바이올리니스트다. 이후 소니, 데카 같은 명문 음반사를 통해 활동한 그는 2011년 독일을 대표하는 음반상인 에코 클래식 상을 안았고 2017년엔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영향력 있는 아시아인 30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이 한국을 찾았다. 28~29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지휘 바실리 페트렌코)과 ‘4대 바이올린 협주곡’ 중 두 작품인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차례로 협연하기 위해서다. 레이 첸은 26일 서울 롯데 시그니엘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한 단독 인터뷰에서 “멘델스존과 차이콥스키 협주곡엔 그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다”며 “나이가 들면서 더 깊이, 제대로 이해하게 된 이들의 심경과 감정을 나만의 소리로 생생하게 들려줄 것”이라고 했다.“평생을 부유하게 산 멘델스존의 작품에선 유려한 흐름과 발랄하면서 에너지 넘치는 기운, 우아한 색채가 두드러지고 동성애 등의 이유로 평생 자신과 끊임없이 싸워야 했던 차이콥스키의 작품에선 격렬한 악상과 극적인 표현, 풍부한 서정이 곡 전체를 에워싸고 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익숙한 선율이지
“그의 손에서 음악은 마치 살아있는 것 같다.” 연주자에게 이보다 더한 찬사가 있을까. 국제적 권위의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극찬한 주인공은 대만계 호주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35). 그의 바이올린 연주를 들어보면 무슨 얘기인지 알 수 있다. 레이 첸은 결점 없는 기교와 섬세한 표현으로 2008년 예후디 메뉴인 국제콩쿠르, 2009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한 스타 바이올리니스트다. 이후 소니, 데카 같은 명문 음반사를 통해 활동한 그는 2011년 독일을 대표하는 음반상인 에코 클래식 상을 안았고 2017년엔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영향력 있는 아시아인 30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이 한국을 찾았다. 28~29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바실리 페트렌코 지휘)과 ‘4대 바이올린 협주곡’ 중 두 작품인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차례로 협연하기 위해서다. 레이 첸은 26일 서울 롯데 시그니엘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한 단독 인터뷰에서 “멘델스존과 차이콥스키 협주곡엔 그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다”며 “나이가 들면서 더 깊이, 제대로 이해하게 된 이들의 심경과 감정을 나만의 소리로 생생하게 들려줄 것”이라고 했다.“평생을 부유하게 산 멘델스존의 작품에선 유려한 흐름과 발랄하면서 에너지 넘치는 기운, 우아한 색채가 두드러지고 동성애 등의 이유로 평생 자신과 끊임없이 싸워야 했던 차이콥스키의 작품에선 격렬한 악상과 극적인 표현, 풍부한 서정이 곡 전체를 에워싸고 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익숙한 선율이지
2019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프랑스인 최초로 우승을 거둬 세계의 주목을 받은 피아니스트가 있다. 화려한 기교, 풍부한 표현, 성숙한 작품 해석으로 피아노 부문 1위와 함께 콩쿠르 전 부문 대상(大賞)인 그랑프리까지 차지한 연주자 알렉상드르 캉토로프(1997~)다. 미국 팡파르는 캉토로프를 두고 “프란츠 리스트의 환생”이라고 표현했다.캉토로프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아버지, 바이올리니스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파리 스콜라 칸토룸, 파리국립고등음악원, 파리 에콜 노르말 음악원 등에서 수학했다. 16세 때 폴란드 오케스트라 신포니아 바르소비아와 협연하며 국제무대에 데뷔한 그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파리 오케스트라,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명문 악단들과 호흡하며 명성을 쌓아왔다. 스웨덴 명문 음반사 BIS와 작업한 앨범들로 황금 디아파종상 등 세계적인 음반상을 휩쓸기도 했다.캉토로프가 한국을 찾는다. 그는 오는 10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브람스, 리스트, 라흐마니노프 등의 작품을 들려줄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러시아 출신 미하일 플레트네프(67)는 1978년 스물한 살의 나이로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둔 유명 피아니스트다. ‘20세기 피아노의 거장’을 꼽을 때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는 음악가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그를 두고 ‘현존하는 피아니스트 가운데 가장 독특하고, 색다르게 비범한 인물’이라고 했고, 영국 더타임스는 ‘경이로운 비르투오시티와 놀라운 상상력을 타고났다’고 했다.러시아 피아니즘의 계승자인 플레트네프가 27~2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KCO·다카세키 켄 지휘)와 함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1~4번)을 두 차례에 걸쳐 연주한다. 플레트네프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라흐마니노프의 그 어떤 것도 흉내 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전설적 피아니스트 라흐마니노프의 연주를 따라 하는 게 의미 없는 일이란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만의 색깔, 서정은 절대 따라 할 수 없으니까요. 저의 사상과 시각으로 그의 음악을 풀어내는 데 집중할 겁니다.”플레트네프는 수많은 명반을 보유한 피아니스트로도 유명하다. 1996년 ‘스카를라티 소나타’ 음반으로 영국 그라모폰상을 받았고, 2005년에는 프로코피예프의 ‘신데렐라’를 두 대의 피아노 모음곡으로 편곡한 앨범으로 미국 그래미상을 거머쥐었다.40여 년간 세계 최정상 자리를 지켜온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음악할 때만큼은 매우 엄격하다”고 했다. “음악가는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매일 제가 할 수 있는 수준보다 두 배, 세 배 더 많은 것을 스스로에게 요구해왔습니다. 그래야
러시아 출신 미하일 플레트네프(67)는 1978년 스물한 살의 나이로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둔 명피아니스트다.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서 ‘20세기 피아노의 거장’을 꼽을 때 언제나 빠지지 않는 음악가로도 유명하다. 기존 틀에서 벗어난 독보적 해석과 섬세한 표현, 명료한 타건으로 순식간에 듣는 이의 혼을 빼놓는 연주 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외신의 입을 빌리자면 그는 ‘현존하는 피아니스트 중 가장 독특하고, 색다르게 비범한 인물(미국 뉴욕타임스)’이자 ‘경이로운 비르투오시티와 놀라운 상상력을 타고난 피아니스트(영국 더 타임스)’다. 러시아 피아니즘의 계승자인 플레트네프가 한국을 찾는다. 오는 27~2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KCO·타카세키 켄 지휘)와 함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1~4번)을 두 차례에 걸쳐서 연주한다. 플레트네프는 공연을 앞두고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라흐마니노프가 직접 악보에 쓰고, 연주한 모든 음표는 단 하나도 쉽게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며 “어릴 적엔 (전설적인 피아니스트였던)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을 연주하는 것 자체가 큰 도전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어느 순간부터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연주를 표면적으로 흉내는 낼 수 있지만, 그런 연주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피아니스트로서 무슨 수를 써도 그만의 색깔, 서정 같은 고유의 음악적 특성은 절대 따라 할 수 없을 테니까요. 그래서 이제 전 라흐마니노프의 그 어떤 것도 흉내 내지 않습니다. 그저 그의 음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같은 명지휘자가 몸담았던 450년 역사의 독일 명문 오케스트라다. 2018년 이 악단은 한꺼번에 세 가지 기록을 남긴 종신 악장을 임명했다. 그는 최초의 동양인 악장이자 최초의 여성 악장이며, 최연소 종신 악장이다. 지휘계 거장 다니엘 바렌보임(당시 악단의 음악감독)이 선택한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32·사진) 얘기다.그가 솔리스트로 모국을 찾는다. 오는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리사이틀에서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와 함께 바그너 ‘베젠동크 가곡집’ 중 ‘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바이올린 소나타, 로베르트 슈만 ‘3개의 로망스’,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2번 등을 들려준다.이지윤은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바그너, 슈만, 슈트라우스, 브람스는 독일에 살면서 가장 많이 연구하고, 삶에 깊이 파고들어본 작곡가”라며 “내가 가장 편하게 느끼는 이들 음악가의 언어를 한국 청중에게 선명하게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악단 공연만으로도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그에게 솔리스트 활동에 열정을 보이는 이유를 묻자 이런 답을 들려줬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보자는 주의예요. 오케스트라, 솔리스트 활동을 겸할 수 있는 건 너무나 감사한 일이죠. 주어진 기회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매일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 연주자에게 그것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이지윤은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2013), 윈저 페스티벌 국제 콩쿠르(2014), 카를 닐센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2016)에서 잇달아 우승하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푸르트벵글러, 카라얀 같은 명지휘자들이 몸담았던 450년 역사의 독일 명문 오케스트라다. 2018년 이 악단은 세 가지 기록을 동시에 남기는 종신 악장을 임명했다. 그는 최초의 동양인 악장이었고, 최초의 여성 악장이었으며 최연소 종신 악장이었다. 지휘계 거장 다니엘 바렌보임(당시 악단의 음악감독)이 선택한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32) 얘기다. 이지윤은 합주(合奏)뿐만 아니라 탁월한 독주(獨奏) 실력으로도 정평이 난 바이올리니스트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지윤을 두고 “탐스러운 음색의 독보적인 솔로”라고 극찬했고, 그가 2018년 발매한 데뷔 음반 ‘코른골트&닐센 협주곡집’은 세계적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의 ‘에디터스 초이스’, BBC뮤직 매거진의 ‘이달의 음반’ 등으로 선정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지윤이 솔리스트로 모국을 찾는다. 오는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리사이틀에서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와 함께 바그너 ‘베젠동크 가곡집’ 중 ‘꿈’, 슈트라우스 바이올린 소나타, 로베르트 슈만 ‘3개의 로망스’,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2번 등을 들려준다.그는 17일 한국경제신문과 서면으로 이뤄진 만남에서 “바그너, 슈만, 슈트라우스, 브람스는 독일에 살면서 내가 가장 많이 연구하고, 삶에 대해 깊이 파고들어 본 작곡가들”이라며 “내게 제일 편하게 느껴지는 이 음악가들의 언어를 한국 청중에게 가장 선명하게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공연만으로도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그에게 솔리스트
“감정이 풍부하며, 색채가 화려하다.”독일 출신의 명첼리스트 얀 포글러(1964~)의 연주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스가 남긴 표현이다. 그는 바로크·고전주의·낭만주의 시대 음악 연주에도 능통하지만, 특히 현대음악에 대한 이해가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난 연주자다.세계적인 현대음악 작곡가 외르크 비트만(독일)이 자신의 첼로 협주곡 ‘어두운 현(Dunkle Saiten)’을 그에게 헌정한 건 유명한 일화다. 포글러는 2003년부터 명문 클래식 레이블인 소니 클래시컬과 손잡고 20여 장의 음반을 내놨다. 그중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녹음한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 음반으로는 룩셈부르크의 피치카토 슈퍼소닉 어워드, 프랑스의 디아파종 도르 등 국제적 권위의 음반상을 휩쓸기도 했다. 그는 드레스덴 뮤직 페스티벌과 모리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포글러가 한국에 온다. 그는 다음달 레오시 스바롭스키가 이끄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공연에서 엘가 첼로 협주곡을 협연할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모차르트를 소중히 여기고, 스메타나와 야나체크에게 영감을 주고, 드보르자크를 탄생시킨 도시. 이 도시는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을 위한 천국이다.”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체코 프라하를 두고 쓴 표현이다. 오베츠니 둠(시민회관), 루돌피눔 등 유서 깊은 공연장에서 매일같이 클래식 연주 일정이 쏟아지는 곳이지만, 단순히 귀로 음악만 듣고 체코를 지나친다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격이다. 200여 년 전 유럽에서 활동한 음악가들의 발자취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그들의 숨결을 피부로 느껴볼 수 있는 ‘예술의 보물고(寶物庫)’가 바로 체코라서다. 1924년 이후 10년마다 돌아오는 ‘체코 음악의 해’, 전설들의 행적을 따라가 봤다. 베토벤 ‘운명’ 친필 악보 품은 로브코비츠 궁전‘세계에서 가장 큰 고대 성채 단지’로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로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는 체코 프라하성. 그 단지를 조금만 걷다 보면 빨간 깃발로 위치를 표시해둔 궁전 하나를 찾을 수 있다. 클래식 음악 관련 문서만 45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 로브코비츠 궁전이다. 로브코비츠 가문이 소유한 이 궁전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은 단연 ‘악성(樂聖)’ 베토벤의 악보다. 베토벤 교향곡 4번, 교향곡 5번 ‘운명’ 친필 악보 원본과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에로이카) 초판본 등이 전시돼 있다.이유는 로브코비츠 가문과의 특별한 인연 때문이다. 가문의 7대 대공 프란츠 요제프 막시밀리안은 베토벤을 평생 후원했고, 이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베토벤은 교향곡 3번 ‘영웅’과 5번 ‘운명’을 비롯해 여러 작품을 그에게 헌정했다. 이외에도 이 궁전
2009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서 선정한 ‘살아있는 박식가들’ 20인 명단에 이름을 올려 큰 화제를 모은 음악가가 있다. <총, 균, 쇠>의 저자인 인류학자 재러드 다이아몬드, 신경의학자 올리버 색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인물은 영국 출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스티븐 허프(63·사진). 국제적 권위의 클래식 음반상인 그라모폰상을 무려 여덟 차례나 받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피아니스트지만, 그가 대단한 예술가로서 인정받는 건 단지 그것 때문만이 아니다. ‘30곡 이상의 자작곡을 발표한 작곡가이자 런던에서 개인전을 연 화가, 음악·종교에 관한 책과 소설 등을 쓴 작가.’ 그의 이름 앞에 따라붙는 또 다른 수식어다.다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한 허프는 1983년 뉴욕 나움부르크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베를린 필하모닉 등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2001년엔 클래식 연주자 최초로 ‘천재들을 위한 상’으로 불리는 맥아더 펠로십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김수현 기자
“모차르트를 소중히 여기고, 스메타나와 야나체크에게 영감을 주고, 드보르자크를 탄생시킨 도시. 이 도시는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을 위한 천국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체코 프라하를 두고 쓴 표현이다. 오베츠니 둠(시민회관), 루돌피눔 등 유서 깊은 공연장에서 매일같이 클래식 연주 일정이 쏟아지는 곳이지만, 단순히 귀로 음악만 듣고 체코를 지나친다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격이다. 200여 년 전 유럽에서 활동한 음악가들의 발자취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그들의 숨결을 피부로 느껴볼 수 있는 ‘예술의 보물고(寶物庫)’가 바로 체코라서다. 1924년 이래 10년마다 돌아오는 ‘체코 음악의 해’, 전설들의 행적을 따라가 봤다. ‘운명 교향곡’ 베토벤 친필 악보가 그대로…<로브코비츠 궁전>‘세계에서 가장 큰 고대 성채 단지’로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로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는 체코 프라하성. 그 단지를 조금만 걷다 보면 빨간 깃발로 위치를 표시해둔 궁전 하나를 찾을 수 있다. 클래식 음악 관련 문서만 45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 로브코비츠 궁전이다. 로브코비츠 가문이 소유한 이 궁전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은 단연 ‘악성(樂聖)’ 베토벤의 악보다. 베토벤 교향곡 4번, 교향곡 5번 ‘운명’ 친필 악보 원본과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에로이카) 초판본 등이 전시돼있다.이유는 로브코비츠 가문과의 특별한 인연 때문이다. 가문의 7대 대공 프란츠 요제프 막시밀리안은 베토벤을 평생 후원했고, 이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베토벤은 '에로이카'를 비롯해 여러 작품을 그에게 헌정했다. 이외에
65년 전통의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한국 청중과 만난다. 오는 22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무대에서다.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내한 공연을 여는 건 10년 만이다.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1950년 크리스토프 스테프에 의해 설립된 이후 한스 스타드 마이어, 크리스토프 포펜 등 유럽의 유수 지휘자들이 이끌어 온 독일 악단이다. 바로크, 고전주의, 낭만주의 시대 작품뿐 아니라 현대음악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오케스트라로 잘 알려져 있다. 카를 아마데우스 하르트만, 소피아 구바이둘리나, 티그란 만수리안, 자킨토 스켈시, 토마스 라처, 발렌틴 실베스트로프, 윤이상, 조셉 하이든, 호소카와 토시오 등 다양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ECM 레코드를 통해 음반으로 발매해왔다. 소니 클래식을 통해선 포레의 ‘레퀴엠’ 등을 녹음한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유럽에서 ‘피아노의 시인’이라 불리는 연주자 윤홍천, 2008년 롱티보 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가 협연자로 나선다.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피아노, 현악을 위한 협주곡, 모차르트 디베르티멘토 D장조(K.136), 차이콥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C장조(Op. 48)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블라디미르 소프로니츠키, 글렌 굴드…. 국적도, 나이도, 연주 스타일도 전부 다른 불세출의 천재 피아니스트들이지만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첫 소절만 듣고도 바로 누구의 연주인지 알아챌 수 있는 ‘독보적인 음악 세계’, 같은 곡을 가지고도 수만 가지 소리를 만들어내는 ‘새로움을 향한 겁 없는 질주’가 이들에겐 있다. 피아노를 잘 치는 연주자는 많아도, 대체 불가의 피아니스트는 드문 오늘날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이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그의 음악은 보통의 피아니스트들이 보여주는 연주와 확연히 다르다. 통상적인 관념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로운 관점에서 작품을 해석하고, 과감하지만 설득력 있는 연주로 단숨에 청중을 장악한다. 이번에도 그랬다. 지난 7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임윤찬의 피아노 리사이틀은 그가 ‘이전에 없던 피아니스트’라는 걸 다시금 확인시켜준 자리였다. 새로운 무소륵스키 창조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러시아 작곡가 무소륵스키가 일찍 세상을 떠난 화가 친구 하르트만의 유작 열 점에서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인 ‘전람회의 그림’이었다. 임윤찬이 ‘전람회의 그림’을 무대에서 연주한 것은 처음이었는데, 피아니스트 호로비츠가 편곡한 버전으로 선보인 그의 음악은 원곡과 편곡 그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은 ‘새로운’ 무소륵스키의 형상이었다.임윤찬은 시작부터 건반을 누르는 깊이와 무게, 페달 움직임, 피아노의 배음과 잔향 효과를 아주 세밀하게 조율하면서 4개의 프롬나드(promenade·산책), 11곡의 성격을 각각 선명하게 들려줬다.1곡 ‘난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블라디미르 소프로니츠키, 글렌 굴드…. 국적도, 나이도, 연주 스타일도 전부 다른 불세출의 천재 피아니스트들이지만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첫 소절만 듣고도 바로 누구의 연주인지 알아챌 수 있는 ‘독보적인 음악 세계’, 같은 곡을 가지고도 수만 가지 경우의 소리를 만들어내는 ‘새로움을 향한 겁 없는 질주’가 이들에겐 있었다. 피아노를 잘 치는 연주자는 많아도, 대체 불가의 피아니스트는 드문 오늘날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이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그의 음악은 보통의 피아니스트들이 보여주는 연주와 확연히 다르다. 통상적인 관념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로운 관점에서 작품을 해석하고, 과감하지만 설득력 있는 연주로 단숨에 청중을 장악한다. 이번에도 그랬다. 지난 7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임윤찬의 피아노 리사이틀은 그가 ‘이전에 없던 피아니스트’란 걸 다시금 확인시켜준 자리였다.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러시아 작곡가 무소륵스키가 일찍 세상을 떠난 화가 친구 하르트만의 유작 열 점에서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인 ‘전람회의 그림’
“훌륭한 국제 클래식 음악 축제는 많지만 ‘프라하의 봄’은 단 하나뿐이다.”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올해 체코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의 오프닝 콘서트를 맡는다는 소식을 전하며 올린 글귀다. ‘프라하의 봄’이라는 단어를 보고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 민주화 운동이 먼저 떠올랐을 수 있다. 체코 현지인과 음악인들 사이에선 다르다. 체코 민족주의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작곡가 베드르지흐 스메타나의 서거일인 5월 12일 시작해 6월 초까지 이어지는 음악 축제의 공식 명칭이 프라하의 봄이어서다.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독일로부터 독립한 것을 기념해 창설된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과 더불어 유럽을 대표하는 명문 클래식 음악제로 꼽힌다. 마에스트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레너드 번스타인부터 바이올리니스트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예후디 메뉴인, 피아니스트 스뱌토슬라프 리흐테르·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첼리스트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까지…. 오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프라하의 봄에서 전설이라고 불린 음악가들이 수많은 세기의 명연(名演)을 토해냈다.지난달 열린 제79회 프라하의 봄 음악 축제 현장은 독일 오스트리아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각지에서 몰려온 인파로 북적였다. 올해 음악제에 담긴 의미는 예년보다 조금 더 특별했다. 체코 작곡가 스메타나 탄생 200주년이었기 때문이다.스메타나는 체코 밖에선 ‘신세계 교향곡’을 쓴 안토닌 드보르자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곡가지만, 체코 안에선
“지금껏 들어본 적 없는, 내 인생 최고의 음악이었어요. 공연 내내 소름이 끼쳐서 가만히 앉아 있기가 힘들 정도였어요!”지난달 28일 저녁 체코 프라하 루돌피눔 드보르자크홀.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프라하 필하모닉 합창단을 이끄는 야쿠프 흐루샤의 지휘봉이 움직임을 멈추자, 기다렸다는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큰소리로 환호한 50대 신사가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분명 그만 느낀 감정이 아니었다. 나비넥타이와 턱시도로 멋을 낸 청년들부터 화려한 드레스 차림의 여성들까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1200여 명의 청중은 일제히 뜨거운 탄성을 내뱉었다. 그렇게 시작된 기립박수는 무려 15분간 쉼 없이 쏟아졌다. 객석 곳곳에선 “브라보” “원더풀” 등 감탄사가 연신 들려왔다. 제79회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에서 열린 베드르지흐 스메타나 탄생 200주년 기념 공연 ‘영광스러운 리부셰(콘서트 오페라)’ 얘기다.이날 무대에선 체코의 건국 신화에 나오는 전설 속 공주 리부셰와 그의 남편 프르제미슬의 만남, 프라하의 탄생 서사를 담은 스메타나의 오페라 ‘리부셰’가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펼쳐졌다. 통상 콘서트 오페라라고 하면 주요 아리아만 선택해 부르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에선 화려한 무대 장치나 안무 등만 생략됐을 뿐 ‘리부셰’ 전막(1~3막)의 모든 악곡이 빠짐없이 연주됐다.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프라하 필하모닉 합창단을 비롯해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체코 음악가들이 총출동했다.세계적인 클래식 음악 전문지 그라모폰으로부터 ‘에디터스 초이스’ ‘2021년 최고의 클래식 음반’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같은 세계적 명문 악단들이 앞다퉈 찾는 체코 출신의 젊은 거장 지휘자가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빠르게 성장하는 지휘자”(2017)라고 평한 지 6년 만에 “오늘날 가장 인기 있는 지휘자 중 한 명”(2023)이라고 인정한 명(名)지휘자 야쿠프 흐루샤(43)다. 이미 정상에 오른 그에겐 직함이 많다. 2016년부터 밤베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로 활동 중인 흐루샤는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산타 체칠리아 국립 아카데미 오케스트라의 수석 객원 지휘자도 겸하고 있다. 내년부터 영국의 명문 로열 오페라 극장 음악감독 자리까지 꿰찬다. 그야말로 현재 유럽 클래식 음악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지휘자 중 한 명인 흐루샤를 지난달 24일 체코 프라하 루돌피눔에서 만났다. 바쁜 일정에도 지친 기색 없이 환히 웃으며 악수를 먼저 청한 그는 “‘프라하의 봄’은 내게 단순히 유명한 클래식 페스티벌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열 살이 채 되지 않았던 때부터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를 보면서 지휘자로서의 꿈을 키웠어요. 축제의 전통 중 하나가 바로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을 첫 프로그램으
“지금껏 들어본 적 없는, 내 인생 최고의 음악이었어요. 공연 내내 소름이 끼쳐서 가만히 앉아 있기가 힘들 정도였어요!” 지난달 28일 저녁 체코 프라하 루돌피눔 드보르자크홀.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프라하 필하모닉 합창단을 이끄는 야쿠프 흐루샤의 지휘봉이 움직임을 멈추자, 기다렸다는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큰소리로 환호한 50대 신사가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분명 그만 느낀 감정이 아니었다. 나비넥타이와 턱시도로 멋을 낸 청년들부터 화려한 드레스 차림의 여성들까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1200여 명의 청중은 일제히 뜨거운 탄성을 내뱉었다. 그렇게 시작된 기립박수는 무려 15분간 쉼 없이 쏟아졌다. 객석 곳곳에선 “브라보” “원더풀” 등 감탄사가 연신 들려왔다. 제79회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에서 열린 베드르지흐 스메타나 탄생 200주년 기념 공연 ‘영광스러운 리부셰(콘서트 오페라)’ 얘기다. 이날 무대에선 체코의 건국 신화에 나오는 전설 속 공주 리부셰와 그의 남편 프르제미슬의 만남, 프라하의 탄생 서사 등을 담은 스메타나의 오페라 ‘리부셰’가 콘서트 오페라
“훌륭한 국제 클래식 음악 축제가 많지만 ‘프라하의 봄’은 단 하나뿐이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올해 체코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의 오프닝 콘서트를 맡는다는 소식을 전하며 올린 글귀다. ‘프라하의 봄’이라는 단어를 보고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 민주화 운동이 먼저 떠올랐을 수 있다. 체코 현지인과 음악인들 사이에선 다르다. 체코 민족주의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작곡가 베드르지흐 스메타나의 서거일인 5월 12일 시작해 6월 초까지 이어지는 음악 축제의 공식 명칭이 프라하의 봄이어서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독일로부터의 독립을 기념해 창설된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과 더불어 유럽을 대표하는 명문 클래식 음악제로 꼽힌다. 마에스트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레너드 번스타인부터 바이올리니스트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예후디 메뉴인, 피아니스트 스뱌토슬라프 리흐테르·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첼리스트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까지…. 오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프라하의 봄에서 전
“이곳에서 리사이틀을 연 지 (벌써) 8년이 지났네요.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다시 돌아와 연주할 수 있어 매우 기뻤고, 다음에도 이 자리에서 또다시 연주할 수 있길 바랍니다.”피아니스트 조성진(30)이 지난 24일 체코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축제에서 연주를 마친 직후 리셉션장에 올라와 남긴 말이다.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축제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과 더불어 유럽을 대표하는 클래식 음악제다. 마에스트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레너드 번스타인, 바이올리니스트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예후디 메뉴인, 피아니스트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아르투르 루빈슈타인 등 그야말로 ‘전설’이라고 불린 음악가들이 줄이어 찾은 축제인 만큼, 웬만한 명성으로는 무대에 설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공연 연초부터 전석 매진그 깐깐한 음악제에 두 번이나 이름을 올린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리사이틀은 현지에서 일찍부터 화제였다. 2016년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축제 첫 무대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쇼팽 콩쿠르(2015년)에서 막 우승한 ‘신예’였던 그가 이젠 명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의 뒤를 이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돼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의 위상을 보여주듯 이날 루돌피눔 드보르자크홀 주변은 공연 시작 1시간30분 전부터 사람들로 북적였고, 조성진의 포스터 옆으론 사진을 찍기 위한 사람들로 긴 대기 줄이 생겨났다. 공연은 지난 1월부터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오후 8시5분. 장내가 조용해진 뒤에야 천천히 무대를 걸어 나온 조성진은 박수갈채가 채 끝나기 전에
“이곳에서 피아노 리사이틀을 연 지 (벌써) 8년이 지났네요.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다시 돌아와 연주할 수 있어 매우 기뻤고, 다음에도 이 자리에서 또다시 연주할 수 있길 바랍니다.”피아니스트 조성진(30)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에서 연주를 마친 직후 리셉션장에 올라와 남긴 말이다.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과 더불어 유럽을 대표하는 클래식 음악제다. 마에스트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레너드 번스타인, 바이올리니스트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예후디 메뉴인, 피아니스트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아르투르 루빈슈타인 등 그야말로 ‘전설’이라 불린 음악가들이 줄이어 찾은 축제인 만큼, 웬만한 명성으로는 무대에 설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그 깐깐한 음악제에 두 번이나 이름을 올린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리사이틀은 현지에서 일찍부터 화제였다. 2016년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 첫 무대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해외에선 쇼팽 콩쿠르(2015년)에서 막 우승한 ‘신예’에 그쳤던 그가 이젠 명(名)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의 뒤를 이을 만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되어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의 위상을 보여주듯 이날 체코 프라하 루돌피눔 드보르자크홀 주변은 공연 시작 1시간 30분 전부터 사람들로 북적였고, 조성진의 포스터 옆으론 사진을 찍기 위한 사람들로 긴 대기 줄이 생겨났다. 공연은 지난 1월부터 이미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오후 8시 5분. 장내가 조용해진 뒤에야 천천히 무
“그녀는 역사를 만들고 있다.”2019년 12월 미국 명문 샌프란시스코 오페라(SFO) 최초의 여성·동양인 음악감독으로 임명된 한국인 지휘자 김은선(1980~)을 두고 뉴욕타임스(NYT)가 남긴 찬사다. 그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마에스트라(여성 지휘자) 중 한 명이다. 지난달엔 세계 최정상 악단인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객원 지휘자 자리까지 오르면서 또 한 번 ‘최초’의 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아시아 여성 지휘자 중 베를린 필 정기 연주회를 이끈 건 김은선이 처음이다.연세대 음대에서 작곡을 전공한 그는 동 대학원 지휘과를 거쳐 독일 슈투트가르트 음대에서 공부했다. 2008년 스페인 헤수스 로페스 코보스 오페라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0년 스페인 마드리드 왕립오페라극장에서 여성 최초로 지휘봉을 잡은 김은선은 2018년 휴스턴 오페라극장의 수석객원지휘자로 임명됐고, 이듬해 SFO 음악감독 자리를 꿰찼다. 2021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을 성공적으로 선보인 그는 그해 NYT가 뽑은 ‘올해의 샛별’ 명단에 오르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김은선이 한국 청중과 만난다. 그는 오는 7월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에서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3번 등을 지휘할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전 다양한 레퍼토리의 공연을 한꺼번에 소화해내는 일에 굉장히 익숙합니다. 마치 제 삶의 일부처럼 느껴질 정도로요. 이젠 연습 시간이 아무리 짧게 주어진다고 해도 조금도 걱정하지 않아요. 제 연주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거든요. 스스로 믿지 못했다면, 그 어떤 무대에도 오르지 않았을 겁니다.”지난 5월 9~10일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에서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대타(代打)로 무대에 오른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45)은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클래식 음악계에서 솔리스트의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으로 협연이 취소되는 경우 다른 연주자가 그 자리를 채우는 일은 종종 일어나지만, 최소 2~3년 전부터 연간 연주 일정이 빼곡히 차 있는 힐러리 한 같은 거물급 연주자가 이런 긴급 섭외 요청을 승낙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공연 하루 전 섭외에 ‘와이 낫’ 외친 슈퍼스타힐러리 한이 서울시향으로부터 다급한 연락을 받은 건 공연 하루 전인 지난 5월 8일.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1~3번) 리사이틀 준비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발을 디딘 직후였다. 당초 솔리스트로 예정돼 있던 손열음이 극심한 인후통, 고열을 이유로 돌연 출연 취소를 결정했단 사정을 들은 힐러리 한의 고민은 그리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와이 낫(Why not·못 할 게 뭐야).’ 그가 서울시향과의 깜짝 협연을 승낙하면서 외친 말이다.그가 서울시향 협연자로 선뜻 나선 데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출신 지휘자 얍 판 츠베덴과의 특별한 인연도 한몫했다. 2023~2024년 뉴욕 필의 상주 예술가로 활동 중인 힐러리 한은 지난해 뉴욕 필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음악 신동이라고 해서 모두 거장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탄탄한 기본기와 독보적 음악성, 작품을 해석하는 탁월한 시선을 갖춰야만 나이가 들어도 치열한 클래식 음악계에서 살아남는다. 어릴 때부터 ‘비르투오소(virtuoso·기교가 뛰어난 연주자)’로 주목받은 영재라면 성장하는 시간은 더 혹독하다. ‘기계 같은 연주’ ‘모범생 같은 연주’ 등 선입견에 갇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기 일쑤다.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45)은 천재 연주자를 둘러싼 세간의 걱정거리를 모두 떨쳐버리고 ‘21세기 바이올린 여제(女帝)’로 올라선 인물이다. 10대 때부터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뉴욕 필하모닉 등 명문 악단의 솔리스트로 발탁되면서 출중한 연주력을 증명했다. 성인이 되고는 그래미상 세 차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상, 에이버리 피셔상 등을 잇따라 품에 안으면서 작품에 대한 깊은 탐구력, 빼어난 표현력, 탁월한 창의력까지 갖춘 진정한 음악가로 인정받았다. 지난 1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힐러리 한 리사이틀은 ‘명불허전’을 입증한 100분짜리 무대였다. 그는 피아니스트 안드레아스 해플리거와 함께 ‘역사상 가장 완벽한 바이올린 소나타’로 불리는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1~3번)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첫 곡은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1번 ‘비의 노래’. 3악장 시작 부분의 선율을 그의 가곡 ‘비의 노래’에서 따온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힐러리 한은 깨끗하면서도 명료한 음색과 밀도 있는 보잉(활 긋기)으로 비 오는 날 특유의 온화하면서도 쓸쓸한 악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서울 시내 6개 박물관·미술관 일대에서 시민을 위한 무료 콘서트를 연다.서울시향은 오는 21일부터 10월 18일까지 12차례에 걸쳐 '뮤지엄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뮤지엄 콘서트는 서울시향 단원들로 구성된 실내악단의 공연으로, 클래식뿐만 아니라 재즈, 탱고, 판소리 등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올해 뮤지엄 콘서트에선 엘가 '사랑의 인사', 비발디 '사계' 중 '봄' 1악장(현악 4중주 버전), 하이든 현악 사중주 '종달새' 1악장, 모차르트 세레나데 13번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1악장,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 그리그 '홀베르그 모음곡' 1악장, 사티 '난 당신을 원해요', 히사이시 조 '기쿠지로의 여름' OST 중 '여름', 히사이시 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OST 중 '어느 여름날', 드보르자크 현악 4중주 12번 '아메리카' 1악장, 판소리 '춘향전' 중 '사랑가', 민요 '사발가' 등을 들려준다.5월 21일 서울 중구 배재학당역사박물관 공연을 시작으로 22일 종로구 서울공예박물관, 23일 송파구 한성백제박물관, 24일 노원구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에서 시민들과 만난다. 6월과 7월 잠시 휴식기를 갖는 서울시향 뮤지엄 콘서트는 8월부터 재개된다.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8월 21일), 서울공예박물관(8월 22일), 송파구 송파책박물관(8월 23일, 15시), 한성백제박물관(10월 16일),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10월 17일),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10월 18일) 등에서 공연을 이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극은 우리 세기(our century)의 가장 큰 도덕적 실패이자 인도주의적 재앙 중 하나다.”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태생의 지휘자 바실리 페트렌코(1976~)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직후 고국에서의 활동 중단을 발표하면서 남긴 말이다. 2017년 세계적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했을 정도로 국제적 명성을 자랑하는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성명을 발표한 뒤 러시아 국립아카데미 교향악단 예술감독직에서 사퇴했다.페트렌코는 러시아인 아버지와 우크라이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94년 상트페테르부르크 미하일롭스키 극장 상주지휘자로 발탁되면서 이름을 알린 그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명문 악단의 포디엄에 오르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로열 리버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2006~2021),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2013~2020) 등을 지낸 그는 현재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과 로열 리버풀 필하모닉 명예지휘자를 겸하고 있다.페트렌코가 한국을 찾는다. 그는 다음달 20~21일 열리는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에서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 등을 지휘할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MET 오케스트라)가 1883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 온다. 다음달 19일부터 이틀간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하기 위해서다. MET 오케스트라 내한은 2022년에 예정됐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아 투어 일정이 전면 취소됐다.지휘봉은 로테르담 필하모닉 음악감독, 몬트리올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 예술감독 등을 지낸 야닉 네제 세겡 MET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이 잡는다. 성악가 라인업도 화려하다. 현역 최고의 메조소프라노로 불리는 엘리나 가랑차, 리처드 터커상 수상자인 베이스 바리톤 크리스천 반 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주역으로 활약 중인 소프라노 리젯 오로페사 등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첫날인 19일에는 바그너의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서곡과 드뷔시의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모음곡’, 버르토크의 오페라 ‘푸른 수염의 성’을 들려준다. 둘째 날인 20일에는 몽고메리의 ‘모두를 위한 찬송가’, 모차르트 콘서트 아리아,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5번을 선보인다. 야닉 네제 세겡은 “솔리스트가 자신 있어 하는 곡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며 “열정적인 한국 관객의 기대에 부응할 만한 최고의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MET 오케스트라는 말러,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등 세계적 명장들이 이끈 악단이다.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파블로 카살스, 요제프 호프만 등 전설적 음악가와 작업해온 오케스트라로도 유명하다. 밀턴 배빗의 피아노 협주곡 2번(1998), 윌리엄 볼콤의 교향곡 7번(2002), 존 하비슨의 ‘나만의 삶에 가까이’(2011) 등을 세계 초연했다.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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